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안전가옥 오리지널 8
천선란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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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모두 외롭다고 한다. 외롭지만 그걸 견디고 살아가겠지. 식구나 친구가 잠시 외로움을 달래주기는 해도 아주 없애주지 못할지도. 누군가한테 기대기보다 자기 혼자 버텨야 할까. 나도 잘 모르겠다. 나도 잘 못하는 거다. 그냥 산다. 쓸쓸하면 쓸쓸한대로. 이렇게 책을 보고. 책도 쓸쓸함을 모두 없애주지는 못한다. 책을 보다보면 내가 작게 느껴지는 때가 더 많다. 이야기 속 사람이 다 모두한테 사랑받고 잘 살아가지는 않지만, 그런 사람을 보면 부럽다.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되고 싶냐면 그렇지 않다. 좀 이상한 마음이지. 모두한테 사랑받는 사람 보면 부럽다면서 그건 바라지 않는다니. 난 모두는 바라지 않는다. 그저 한둘이면 된다. 아니 진짜 한사람이면 된다. 어떻게 보면 이건 큰 바람일지도. 이루지 못할. 나도 기대하지 않는다.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다는 걸 알기에.

 

 천선란 작가 이름은 들어봤는데 소설은 처음이다. 다른 소설은 SF던가. 이 소설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는 뭐라 해야 할까. 굳이 그런 걸 따져야 하는 건 아니구나. 난 소설은 다 소설이다 생각한다. 그러면서 이걸 보면서는 미스터리나 판타지 같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없는 뱀파이어가 나와서. 뱀파이어는 정말 없을까. 뱀파이어 이야기는 벌써 많이 나왔다. 그런 이야기 많이 보지는 못했다. 뱀파이어가 나오지만 이건 뱀파이어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면 뭐라 해야 할까. 사람을 죽이는 뱀파이어를 쫓는 이야기. 그거 하나만은 아니구나.

 

 철마 재활병원에서 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여러 번 이어졌다. 이 일을 수사하는 형사 수연은 이 일에 의문을 가졌다. 어느 날 수연은 뱀파이어를 쫓는다는 완다를 만난다. 완다가 수연한테 뱀파이어가 나이 든 사람 피를 빨고 죽였다고 하자 수연은 처음에는 그 말을 믿지 못했다. 시간이 가고서야 믿는다. 사람도 아닌 뱀파이어 잡기는 더 어려울 것 같다. 그 뱀파이어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서난주는 간호사로 뱀파이어를 돕는 사람이다. 난주가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다. 난주는 재활병원에서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고 여기는 사람을 찾았다. 병원에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쓸쓸한 사람이다. 쓸쓸한 사람이 쓸쓸한 사람을 알아보는 건지. 아프고 재활병원에 있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고 죽는 게 나을까. 살다보면 힘들게 살기보다 죽는 게 편하다 생각할 때도 있겠다. 사람은 쓸쓸해서 죽기도 한다.

 

 이 책 제목에 나오는 구원자는 뱀파이어지만, 뱀파이어는 사람을 구원하지 않는다. 그건 다 알겠다. 사람이 쓸쓸하면 뱀파이어 속삭임에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지금처럼 외롭게 힘들게 사느니 죽으면 편할 거다 하는 말에. 난 어떨까. 아직 그런 말에 마음이 기울지는 않을 것 같다. 희망은 별로 없지만, 하고 싶은 건 있다. 책읽기와 글쓰기(이것도 소용없을 때가 올지도). 책을 잘 못 보고 글도 잘 못 써서 아쉽지만.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 되지, 왜 잘 하고 싶어하는 건지. 남한테 인정받고 싶어서구나. 그런 마음을 버리면 편할 텐데. 아파서 집중하기 어려운 사람한테 책을 보라거나 글을 쓰라고 말하기는 어렵겠다. 그런 사람한테는 뭘 하라고 해야 할지. 사람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죽고 싶다는 생각 덜 할 것 같다. 이건 그저 내 생각일 뿐일지도. 사는 것보다 죽는 게 편하기는 하다. 이 말을 하고 말았다. 나도 아직 죽지 않았는데.

 

 죽음이 구원이 되는 사람 아주 없지 않을지도. 난 쓸쓸한 사람을 홀로 두지 마라는 말은 못하겠다. 사람이 사람한테는 힘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이 아니면 어떤가. 사람이 아니어도 자신을 이 세상에 붙잡아 주는 걸 찾기를 바란다.

 

 

 

희선

 

 

 

 

☆―

 

 “사람은 1이 아니라 0이야. 0과 0은 만나고 아무것도 되지 못하지. 단지 0옆에 또 다른 0이 있을 뿐이야. 그러니까 인정은 하되, 그 외로움에 지지 않으면 돼. 언제나 네 안에서 치열하게 싸우면서 외로움을 잘 끌어안아 주면 된다.”  (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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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0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1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06-10 0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천선란 작가의 책은 아직 읽지 못했어요.
이 작가의 sf는 어떻게 다가오는지 알고 싶은데 요즘 다른 책 읽느라 좀 미뤄야겠어요.
사람마다 구원의 종류는 다 다를거예요
희선님의 책읽기와 글쓰기!
언제나 좋아요.
그것이 하고 싶은것이니 그 마음만 잡고 가면 될 것 같아요^^

희선 2022-06-11 23:50   좋아요 1 | URL
천선란 작가 책도 여러 권 나왔던데 이 책 한권 봤어요 예전에 단편 보다가 끝까지 못 봤네요 도서관에서 빌려 온 거여서... 가끔 늦게 갖다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다 못 보면 말지 하게 됐습니다 나중에 다시 봐야지 하고는... 이건 장편이어서 어떻게든 봤습니다 구원은 다른 사람이 해주는 게 아니고 자기 자신이 해야 할 거예요 자신이라도 구하고 살면 좋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2-06-10 06: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너무 좋네요. 무언가 막혀있는 느낌의 0 이랑 외로움이 딱 맞는거 같아요~!

희선 2022-06-11 23:53   좋아요 2 | URL
영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영을 좋아할까 하는 생각이...


희선

프레이야 2022-06-10 08: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지의 파란 색이 묘하게 신비하네요
희선 님 지금처럼 읽고 쓰고 꾸준히 하시면 좋겠어요. ^^ 잘해야겠다는 것보다 즐기면서 하는 게 중요하겠지요. 파이팅! 마지막 문장 좋네요. 0이라 생각하고 만나면 서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1이라 생각하니 자신을 내세우게 되겠습니다.

희선 2022-06-11 23:57   좋아요 2 | URL
잘 못해도 하고 싶은 걸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건데, 그런 걸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코로나 뒤로는 게을러지고 2022년에는 더 게을러졌습니다 이제 여름이니 좀 나을지... 서늘할 때보다 더울 때 기분이 조금 나은 듯하더군요 몇해 전 여름에 그랬는데... 1이 아닌 0이라는 것도 잊지 않고 싶습니다

프레이야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6-10 08: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천선란 작가의 글 <천개의 파랑>으로 접해봤는데요. 재밌게 잘 읽었던 책이었어요. 앞으로가 기대가 되는 작가랄까~ 인간이라면 외로움과 고독이란 감정을 죽을 때까지 안고 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외로움에 지지 말고 외로움을 잘 끌어안아 주면 된다는 문장 참 좋네요~

희선 2022-06-12 00:06   좋아요 2 | URL
파랑색으로 된 《천개의 파랑》 어떤 이야길까 생각만 했습니다 어쩌면 SF라는 말에 바로 못 봤던 걸지도... SF도 나름 괜찮을 텐데, 그걸 자주 안 봐서... 이제 한국도 SF 쓰는 사람이 늘어난 듯합니다 그것도 있지만 거기에 관심 가진 사람이 늘어난 걸지도...

사람은 죽을 때까지 외롭겠지요 누가 있어도 그렇기도 할 텐데, 자신이 그걸 잘 끌어안으면 좀 낫겠습니다 이런 말 보면 그래야지 하는데...


희선

mini74 2022-06-10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천개의 파랑 만 읽어봤어요 그냥 0일뿐이란 말. 제가 오형인데 이게 알파벳 오 가 아니라 없다는 제로의 뜻이라더군요 ㅎㅎ 저도 1이 아니라 0 입니다. ~~

희선 2022-06-12 00:08   좋아요 1 | URL
파랑이 천개일지... 오형이 제로... 오형은 다른 사람 피는 받지 못하지만 다른 혈액형인 사람한테는 줄 수 있군요 실제 그렇게 한 적 있을지... 그건 맞는 피가 없을 때 그랬겠습니다

미니 님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누군가와 함께 한 기억이 좋겠지만,

혼자 지낸 기억도 괜찮아

 

날마다 같은 걸 되풀이해도

시간이 흐르면

처음 그걸 했을 때가 떠오르기도 해

그때 있었던 일은 아니고

그때 느낌이랄까

그것도 나쁘지 않아

 

같은 걸 한다 해도

그때그때 다르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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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6-10 0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혼자 지낸 기억이나
혼자만의 기억이 저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제 자신이 뭔가를 혼자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또 아닌것도 같고요~~
한달에 한번이라도 혼자만의 추억을 만들어 볼까 하고 있어요^^

희선 2022-06-11 23:40   좋아요 2 | URL
한달에 한번 혼자만의 추억 만들면 좋겠네요 새로운 것도 좋지만 날마다 하는 것도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도 괜찮은 것 같아요 그때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지 하지만... 이런 생각은 어느 해에 어떻게 지냈더라 할 때 하는군요 날마다 하고 쌓는 것도 괜찮겠지요


희선

그레이스 2022-06-10 0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간속에서 나는 항상 처음이고 흘러간 시간속의 내가 아니죠^^

희선 2022-06-11 23:41   좋아요 1 | URL
늘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도 않군요 지금도 시간이 가고 바뀌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2-06-10 06: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자 지낸 기억도 옆에 뭐가 있었냐에 따라 좋은것 같아요. 그때 읽은 책이나 여행지? ㅋ 전 나쁘지는 않은데 막 좋지도 않았던거 같아요

희선 2022-06-11 23:43   좋아요 2 | URL
혼자 있다고 하지만 아주 혼자가 아니군요 책 같은 물건이 함께 하네요 저는 다른 건 거의 없네요 라디오... 요새는 라디오 잘 못 듣는군요 듣고 싶은데...


희선

mini74 2022-06-10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조용히 혼자 그때그때 다른 책들을 만나는게 좋더라고요 ㅠㅠ ㅎㅎ

희선 2022-06-11 23:44   좋아요 1 | URL
책은 조용히 혼자 만나면 좋지요 책을 만나니 아주 혼자는 아니군요 그때는 책이 좋은 친구네요


희선
 

 

 

 

봄이 오면 녹고 사라지는 눈사람,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그리고 겨울에도 함께 하고 싶었어

눈사람이지만

눈이 아닌 다른 걸로 눈사람을 만들었어

 

솜 털실 스티로폼……

 

눈사람은 봄이 와도 사라지지 않았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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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6-10 06: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남극에 가면 눈사람이 녹지 않고 있을까란 어이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ㅎㅎ

희선 2022-06-11 23:36   좋아요 3 | URL
남극에서는 녹지 않으면 좋을 텐데, 낮에는 녹겠지요 요즘은 빙하도 많이 녹았는데...


희선

mini74 2022-06-10 13: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눈사람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던 거 생각나네요.

희선 2022-06-11 23:37   좋아요 4 | URL
냉장고 안에 두면 다 녹지는 않아도 조금씩 작아질 듯합니다 어쩌면 눈사람은 겨울에만 봐야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scott 2022-06-13 23: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눈!이 내리는 풍경을 많이 사랑하는데
지난 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아서
올해 산불의 화마가 ㅜ.ㅜ

이제 가뭄이 해갈 될 비를 기다립니다

희선 2022-06-14 00:10   좋아요 3 | URL
겨울에 눈이 오기는 했는데 거의 녹았네요 겨울부터 봄까지 가뭄이라니... 여름에는 많이 오는 거 아닐지 걱정스럽기도 하네요 여름에 온 비를 어딘가에 잘 모아두면 좋을 텐데 그게 쉬운 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언어가 삶이 될 때 -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
김미소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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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다른 나라 말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인터넷이 있으니 말이다. 세계가 다 이어져 있다. 그런 거 자주 느끼는 건 아니지만. 아니 꼭 그렇지도 않던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때 바로 알기도 한다. 내가 별로 관심을 안 가져서 그렇지(스마트폰이 없어서 그런가). 요새 참 안 좋은 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일으킨 거다. 내전이 끊이지 않는 곳 소식도 듣지만. 그런 것도 없어져야 할 텐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구나. 미얀마에서도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고 그 나라 사람이 많이 죽었다. 지금도 그리 괜찮지 않겠지. 《사피엔스》(이 책 읽었다고 말 하는 것 같구나)에서 유발 하라리는 지금은 전쟁보다 평화롭게 사는 게 더 낫다고 했는데. 여전히 무력으로 자기 뜻을 이루려는 사람이 있구나. 세계에서 전쟁이 하루 빨리 사라지기를 바란다.

 

 다른 나라 말 공부 말하다가 다른 말로 흘렀다. 다른 나라 말이라 했는데 영어다. 한국 사람뿐 아니라 세계 사람은 다 영어 공부 하려고 할까. 한국이나 일본 그밖에 몇몇 나라에서는 영어를 알아야 한다 할 것 같다. 난 영어 하면 영국보다 미국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 이 책 《언어가 삶이 될 때》를 보니 영어를 알면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말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나라 사람도 있을 거다. 프랑스 사람은 영어를 알아도 프랑스말만 쓴다지. 지금도 그럴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쓰는 말이 바로 영어겠다. 그런 사람에 난 들어가지 않지만. 난 영어 잘 모른다. 아주 쉬운 것만 조금 안다. 그걸 안다고 할 수 있을지. 그런 걸 부끄럽게 여기는구나. 영어 모른다고 못 사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다른 나라 사람은 다른 나라 말을 아주 조금만 알아도 안다고 말한다고 한다는 게 생각난다.

 

 김미소는 미국에서 영어 글쓰기를 가르치고 지금은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친다고 한다.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데 벌써 미국과 일본을 다니다니 했다. 아버지가 엄마하고 헤어지고 베트남 사람과 결혼해서 베트남 엄마(언니라 했지만)가 있고, 동생도 있다. 김미소는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지 않고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 들어갔다. 학교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그런 결정을 하고 하다니 대단하다.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기도 했구나. 그런 것도. 난 다른 곳에 갈 생각이 없다. 가고 싶다 생각한 적도 없구나. 그런 내가 영어 공부 해 보고 싶다 생각하기도 하다니. 말은 못해도 읽을 수 있으면 된다 생각했다. 한국말로도 말 거의 안 하고 사는데. 영어 공부 생각만 하고 여전히 시작도 못했다. 우울해서. 우울하다고 못하다니.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도 많을 거다. 김미소는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영어 글쓰기를 가르쳤다. 학생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잘 안 되기도 했다. 잘 안 됐다고 그만두지 않고, 다음엔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로 했다. 미국에서 일자리를 바로 구하지 못해서 일본에서 일할 수 있는지 찾아본 듯하다. 그때가 2020년이다. 2020년은 코로나로 세계가 문을 걸어 잠그기도 한 해다. 일본은 더했다. 한국에서는 아예 못 갔던가. 김미소는 미국에 있어서 일본에 가기가 좀 쉬웠다 한다. 일본에서는 학생보다 교수여서 그것 때문인지 자신이 일본말 모르는 걸 부끄럽게 여긴 듯도 하다. 일본말 모르면 그냥 영어로 하면 될 거 아닌가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강의를 해서 밖에 나갈 일이 거의 없었다 한다.

 

 일본에서 김미소는 일본말을 모르는 다른 나라 사람이었다. 미국에서라고 쉽지는 않았겠지만, 거기에서는 처음엔 학생이어서 좀 나았던 게 아닐까 싶다. 학생이기에 열심히 공부했다. 일본에서 김미소는 일본말을 배우러 다니고 온라인으로도 잠깐 배우고(여러 곳에서 쓰는 말을 물어보고 익혔다) 발레 학원에도 다녔다. 지금은 일본말 잘 한단다. 영어뿐 아니라 일본말도 알다니 부럽다. 이제 중국말 공부도 시작했나 보다. 다음엔 중국에 가서 영어를 가르칠까. 그런 일 없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하니 일본에서도 중국 사람한테 영어 가르칠 수 있겠다. 그런 때 중국말을 하나도 모르는 것보다 알면 더 낫겠다.

 

 여전히 난 다른 나라 말을 공부하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그 나라 문화를 아는 것이다 하는데, 그것만 있지 않을 것 같다. 사람은 같은 말을 쓰지 않아도 조금 알기는 하는구나. 난 나라가 다르고 다른 말을 써서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해도 같은 사람이다 생각한다. 영어에서는 다른 나라 사람을 에일리언 alien(외계인)이라고도 한다던데. 지금까지 난 에일리언을 외계인으로만 알고, 다른 나라 사람은 포리너foreigner라고 한다고 알았다. 미국에서는 포리너보다 에일리언이라는 말을 더 쓸까. 이 말은 다른 나라 사람을 자신과 다르게 여기는 거 아닐까. 한국말에도 다른 나라 사람을 차별하거나 여러 사람을 차별하는 말이 있을 거다. 다른 나라 말을 안다면 그걸 좀 더 잘 알지도 모르겠고, 자기 나라 말에 갇히지 않고 좀 더 넓게 생각하겠다. 그래야 할 텐데.

 

 난 영어 공부 언제 할지, 할 수 있을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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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6-04 1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은 일본어 잘하시잖아요. 일본어 원서도 읽으시는 고수이신데요. ^^
저는 한국어 외에는 아무것도 안됩니다. 언어는 정말 열과 성이 있어야 되는 것 같더라구요. 저는 그 열과 성을 도저히 못내서 언어공부는 그냥 패스 ㅎㅎ 근데 의외로 유럽에서도 영어 안통하는 나라 많아요. ㅎㅎ

희선 2022-06-09 23:47   좋아요 2 | URL
일본말도 말은 거의 안 하고 그냥 읽기만 해요 여전히 모르는 거 많아요 한국말이라고 다 알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본말은 어떻게 익히기는 했지만, 영어는 시간이 없다고 하기도 하네요 그러면서 알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욕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씩이라도 하자고 하지만 다음날엔 또 늦게 일어나는군요 이런 말 창피하네요

영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몸짓으로 말하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6-04 14: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영어 하나만 하면 어디가도 조금은 통할 수 있으니 영어공부하고 싶은데 여의치가 않아요.
희선님은 일본어 잘 하시니 부럽습니다.
그 나라말을 익히면 다양하게 더 이해할 수 있어 더 좋을듯 해요^^

희선 2022-06-09 23:49   좋아요 3 | URL
어디 다른 나라 갈 일은 없지만 가끔 영어를 보면 대체 무슨 말인가 할 때도 있네요 컴퓨터 쓰다보면 나오기도 하니... 그런 거 몰라도 그냥 쓰지만... 어떤 때는 쉬운 것도 알아듣는 데 시간 걸리기도 해요 조금이라도 알면 좋기는 할 텐데... 게을러서 영어 공부 못하는군요


희선

mini74 2022-06-04 2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본어원서 읽으시는 희선님 부러워요 ㅎㅎ 영어 뭐 그까이거. 우리에겐 파파고가 있짆아요 희선님 ㅎㅎ 저도 여러 언어 하시는 분들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

희선 2022-06-09 23:53   좋아요 2 | URL
지금은 인터넷에 영어뿐 아니라 여러 나라 말 사전이 있기도 하더군요 다른 나라에 가도 그런 게 도움이 되겠습니다 갈 일은 없겠지만... 일본말로 읽기 여전히 느립니다 자주 보고 조금 빨라지면 좋을 텐데...


희선

감은빛 2022-06-04 23: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요즘은 외국어 배우기 좋은 환경이죠. 저는 앱으로 여러 나라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조금씩 그 나라 말을 배우려고 하고 있어요. 비록 말을 배무는 건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지만, 아주 먼 나라의 사람들과 대화를 한다는 재미는 있지요. 남미쪽 사람들과 대화하면 시간대가 정반대라 재미있어요. 제가 좋은 아침이라고 얘기하면 그쪽에서는 좋은 밤이라고 하니까요.

희선 2022-06-09 23:58   좋아요 2 | URL
저는 한국 사람하고도 말을 거의 안 하는군요 감은빛 님은 다른 나라 사람하고 말을 하다니 천천히 한다 해도 대단하시네요 영어뿐 아니라 여러 나라 말을 알려고 하시기도 하고... 혼자 하기보다 누군가와 말을 하면 더 잘 알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한다는 거 어딘가 싶어요 실시간이어서 시간대가 다르기도 하다니, 그럴 때 신기하겠습니다 감은빛 님 앞으로도 여러 나라 사람과 즐겁게 이야기 나누시기 바랍니다


희선

scott 2022-06-06 0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두 언어 다 알고 있지만
언어는 쉼없이 학습의 끈을 쥐지 않으면
순식간에 백지가 되어 버립니다

언제 공부 시작을 정해 놓기 보다능

하루에 단어 몇개, 단 한 문장 학습 하면
1년 365일 후
학습하게 되는 양이 만만치 않은 양으로 차오릅니다
희선님 영어 공부
시!작^^

희선 2022-06-10 00:02   좋아요 2 | URL
그러고 보니 scott 님은 영어뿐 아니라 일본어도 다 잘 아시는군요 전에 스페인말도 공부했다는 말 본 듯합니다 그거 말고 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 그렇게 공부를 하셨는지...

뭐든 해야 할 텐데 생각뿐이네요 다른 나라 말을 잘 아는 사람은 그만큼 시간을 들여서 아는 건데 부러워하다니... 사람에 따라 익히는 시간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조금이라도 하면 남는 것도 있겠지요 그런 거 알면서도 안 하다니... 우울하다고... 다행하게도 책을 보면 좀 낫기는 해요


희선
 

 

 

 

씨앗은 싹을 틔우고

작은 나무로 자랐습니다

 

나무가 작았을 땐

이런저런 걱정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나무는 비바람과 폭풍우를 잘 견뎠어요

이제 나무는 어리지 않아요

 

바람이 말하는 푸념과

사는 게 힘들다고 하는 새 말을

곤충이 날아오는 걸

흘러가다 나무뿌리에 스며든 시냇물 이야기를……

 

나무는 한자리에서

모든 걸 보고 모든 걸 들었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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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6-04 1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자리에서 그렇게 많은걸 보고 듣고 있어주는 나무 같은 사람. 음... 옆에 있으면 좋겠네요. ^^

희선 2022-06-09 23:31   좋아요 1 | URL
늘 그곳에 있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한곳에 있으면 여러 가지를 오래 보고 많이 듣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2-06-04 14: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무 같은~~
넘 좋아요.
그런 사람도, 또 제가 그런 사람이 되는 것도요^^

희선 2022-06-09 23:32   좋아요 2 | URL
나무는 어디 가지 않아서 좋기는 하네요 가끔 사람이 옮기거나 벨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나무 친구도 괜찮겠습니다


희선

mini74 2022-06-04 2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불면 잎들이, 그렇게 알게 된 이야기들 수다떨거같아요. ㅎㅎ

희선 2022-06-09 23:33   좋아요 1 | URL
바람이 찾아오면 나뭇잎들은 말이 많아지겠습니다 무슨 이야기 할지...


희선

scott 2022-06-06 2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가 왕창 내려서 숲 속 나무들이 쑥쑥 자라야 하는데
서울은 비가 스치는 정도만 내렸습니다 ^^

희선 2022-06-09 23:35   좋아요 1 | URL
비가 별로 안 왔네요 남쪽은 다른 곳보다 많이 온 듯하지만 가뭄이 나아지지는 않은 듯합니다 비가 와서 며칠 서늘했어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