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사귀는 아주 특별한 방법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19
노튼 저스터 글, G. 브라이언 카라스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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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난 친구를 잘 못 사귀었어. 그래도 친구가 아주 없지는 않았군. 난 친구를 어떻게 사귀었을까. 학교에 다닐 때는 가까이 앉은 아이와 조금 말했어. 내가 먼저 말했던 적은 거의 없었을지도. 반 아이 모두 친구다 생각하면 좋겠지만, 친구는 좀 더 친해야 할 것 같잖아. 다른 아이들은 친구 잘 사귀던데. 다른 친구와 사귄 아이는 더 친구가 되기 어려웠어. 이것도 나만 그랬을까. 다른 사람은 친구의 친구하고 친구가 되던데. 그저 나한테 문제가 있어설지도 모르겠어. 지금도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여전히 친구 별로 없군. 나 혼자만 친구다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해. 친구가 되고 싶다 생각하는 것도 나뿐인 것 같아. 한심한 말을 했네. 책 제목인 《친구를 사귀는 아주 특별한 방법》 나도 알고 싶군.

 

 부모는 아이 생각을 하고 이사하기도 할까. 거의 부모 사정으로 이사하겠지. 아이는 부모가 하는대로 따를 수밖에 없기는 해. 이사한다면 이사하는구나 하고. 익숙한 곳을 떠나면 새 집에 살고 새 학교에 다녀야 해. 친구가 하나도 없는 학교에 다니기 쉽지 않지. 나도 초등학생 때 이사하고 학교를 옮겼는데 그때 참 쓸쓸했어. 난 학년만 바뀌어도 학교 가는 거 힘들었어. 친구가 없어서. 친구 없다고 학교에 못 가냐고 하는 사람 있을지도. 새로운 걸 좋아하고 누구하고나 잘 사귀는 사람도 있지. 그런 사람 부러워. 겉으로만 그렇게 보이는 거고, 그런 사람도 용기를 내고 새로운 곳에서 친구를 사귈까, 어떨까.

 

 여기 나오는 아이는 이사하고 새로운 곳에 살게 됐어. 아이는 친구가 없어서 쓸쓸했어. 엄마는 아이한테 동네를 한번 돌아보라고 해. 동네를 돌아다닌다고 친구를 사귈지. 아이 엄마는 걸으면서도 친구 바로 사귀는가 봐. 대단하군. 동네에 다른 아이가 없으면 어떻게 하지. 내가 별 생각을 다 했군. 예전에는 한 동네에 아이가 어느 정도 있었지만, 지금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이건 내가 아이가 아니어서 잘 모르는 걸지도 모르겠어. 아이는 아이를 쉽게 찾을지도.

 

 동네를 걷던 아이는 “네빌” 하고 소리쳤어. 이 동네에 네빌이 있을까. 아이가 네빌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한 아이가 아이한테 다가와서는 좀 더 크게 소리치라고 해. 곧 그 아이도 아이와 함께 “네빌” 하고 소리쳐. 자기 친구도 아닌데 같이 부르다니. 다음엔 여자아이가 나타나. 여자아이는 두 아이한테 목소리를 맞춰서 부르라고 해. 두 아이는 함께 “네빌” 했어. 두 아이 목소리가 맞았어. 그 뒤 아이가 하나 둘 여럿이 나타나고 모두 아이처럼 “네빌” 하고 소리쳐. 많은 아이가 아이와 함께 네빌이란 이름을 외쳤어.

 

 아이들이 한숨 돌리려고 멈춰서고, 아이들은 저마다 아이한테 네빌이 어떤 아이인지 물어봐. 잘 모르는데도 그런 걸 물어보다니. 그건 아이여설까. 난 관심 가지지 않을 것 같아. 아니 뭔가 찾는 사람이 있으면 잠시 도와줄지도. 그렇게 해도 그 사람과 친구는 안 될 것 같아. 내가 이래, 미안. 난 그래도 아이는 여러 아이를 만난 일이 기뻤던 것 같아. 아이는 집에 가서 이 동네도 괜찮다 생각해. 이튿날 학교에 가면 아이는 동네에서 만난 아이들 또 만나고 친구가 되겠지. 아이한테 친구가 많이 생길 것 같아서 다행이야. 아이는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누구하고나 바로 친구가 되기도 해. 나이를 먹으면 그런 일은 어렵군.

 

 네빌이 누구냐고. 누굴까. 이 책 본래 제목은 《네빌》이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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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7-14 0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귀엽네요.
아이만의 존재론?!

희선 2022-07-15 01:06   좋아요 2 | URL
아이는 스스럼없이 말하기도 하네요 그게 쉽지 않을 때도 있지만, 다른 아이가 그렇게 대하면 자신도 그러죠 어릴 때는 그러는데...


희선

서니데이 2022-07-14 18: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네빌 하면 해리포터에 나오는 네빌 롱바텀이 먼저 생각납니다.
제 친구는 아닌데도 그렇더라구요.
희선님, 오늘도 시원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희선 2022-07-15 01:08   좋아요 2 | URL
해리포터에 네빌 롱바텀이라는 아이가 나오는군요 이름이 같은 사람이 보이면 누군가 생각나기도 하겠습니다 책속에 나오는 사람도 친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책속 친구 좀 있기도 하네요

서니데이 님 오늘 즐겁게 지내세요


희선

stella.K 2022-07-14 19: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친구 사귀는 건 정말 어렵긴해요.
근데 어느 순간 깨닫게 되죠.
가만 있으면 친구는 오게 되어 있다. 또한 가만 있으면 떠나게 되어 있다.
고로 오는 친구 안 막고 가는 친구 안 붙든다가 되는 것 같습니다.ㅋㅋ

희선 2022-07-15 01:15   좋아요 2 | URL
어떤 때는 친구가 별건가 싶다가도 어떤 때는 친구가 뭔가 싶기도 합니다 저는 오래오래 가기를 바라기도 하는군요 그건 어려운 일일지도 모를 텐데... 사람은 오고 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게 아쉽기도 한... 삶도 다르지 않네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거...


희선
 

 

 

 

오늘부터 해야 하는데

언제나 ‘내일부터’ 해

 

조금 일찍 자고

조금 일찍 일어나기

덜 게으르게 지내기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몸

마음 깊은 곳은 여전히 게으른 걸 좋아하는지도

 

오늘부터면 더 좋겠지만

내일부터 해도 괜찮아

죄책감 갖지 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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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14 06: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일부터 그럼 열심히 책읽기로 ^^

희선 2022-07-15 00:54   좋아요 3 | URL
어제의 내일은 오늘... 새파랑 님 열심히보다 즐겁게 책 만나세요 늘 조금은 볼 것 같기도 하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2-07-14 08: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까지만 이렇게 하고 내일부터 열심히~~
제가 가장 잘 하는 말이예요.
그렇게 그럭저럭 살아가요^^

희선 2022-07-15 00:54   좋아요 2 | URL
날마다 잘 하기는 어렵기도 해요 하루나 이틀밖에 못할지도... 저는 거의 하루 정도만... 그런 날이 하루라도 있다면 괜찮겠지요 그럭저럭 살기... 저도 그렇게 삽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07-14 08: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이야기!

희선 2022-07-15 00:55   좋아요 2 | URL
미루기 버릇은 비슷하기도 하네요 미루지 않아야 할 건 그때 하겠지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14 08: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스로를 제어하는 데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건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하긴 하는 듯합니다. 게으름과 귀차니즘은 무엇보다 편하고 지기 쉬운 마음이라 여겨지지만 또 그러면 어떤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너무 옥죄는 것도 삶에 재미가 없어질테니까요^^;

희선 2022-07-15 01:01   좋아요 3 | URL
저는 거의 게으르지만, 많은 사람은 가끔 게을러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럴 때 쉬어도 괜찮지요 쉬면 다시 하기 더 좋기도 하니... 쉬었다는 걸로 죄책감 느끼기도 하겠지만, 편하게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늘 죄책감을 느끼는군요 가끔이라도 덜 게으르게 지내야겠습니다 이런 말을...


희선

mini74 2022-07-15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일을 위해 오늘은 푹 쉬는걸로 ㅎㅎ 죄책감 갖지마가 위로가 됩니다 ㅎㅎ

희선 2022-07-16 01:21   좋아요 1 | URL
오늘 하기 어려우면 내일 해도 괜찮겠지요 오늘 해야 하는 것도 있겠지만, 조금 미뤄도 되는 게 더 많을 것 같습니다


희선
 

 

 

 

달라도 모두 같은 사람인데

세상은 똑같이 여기지 않아

보이지 않는 막이 가로 놓였지

여기와 저기로

 

여기에서 저기로 가는 많은 사람

여기에만 있어야 하는 적은 사람

 

많은 사람은

적은 사람을

잘 받아들이지 않아

 

누구나 형편에 따라

적은 쪽이 될지도 모르는데……

 

적든 많든 같은 사람이야

좀 더 생각해 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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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13 08: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차피 우리는 한 인류죠 ㅋ 다수와 소수를 나누는게 인간의 안좋은 특성인가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부터 그러면 안되는데 ~~

희선 2022-07-13 23:43   좋아요 2 | URL
지구촌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말만 그런 것 같네요 여전히 여러 가지로 나누니... 다르기는 하겠지요 거기까지만 생각하면 참 좋을 텐데...


희선

mini74 2022-07-13 08: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면 너무 많은 것들로 나누는 거 같아요. 생각 주장 색깔 외모 인종 국가 … 오늘도 좋은 생각 *^^* 희선님 고맙습니다 ~

희선 2022-07-13 23:52   좋아요 2 | URL
사람이 다르기도 해서 그렇게 나누기도 하겠지요 나라나 자란 환경에 따라 사람은 많이 다르지만, 아주 다르지 않기도 하겠지요 다른 건 그대로 받아들이면 괜찮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못할 때 있을지도... 생각이라도 하면 조금 그러려고 하겠지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13 0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희선님 시 읽으면서 시작하니 좋습니다^^ 오늘은 비가 제법 내리네요^^
귀이 여기는 마음이 있다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희선 2022-07-13 23:59   좋아요 1 | URL
어제부터 흐린 날씨였는데, 비는 오늘 왔네요 제가 사는 곳은 그렇게 많이 오지는 않았어요 위쪽에 비 많이 왔다는 말 들었습니다 밤과 새벽에는 남쪽에 많이 온다고...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닐 텐데, 가끔 다른 걸 틀리다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러지 않아야 할 텐데...


희선

서니데이 2022-07-13 2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수와 같은 선택을 했을 때 조금 더 안전한 것처럼 느끼게 되지만, 결과는 늘 다를 수 있어요.
그러니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희선님, 여긴 비가 많이 옵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희선 2022-07-14 00:03   좋아요 2 | URL
많은 사람이 고르는 게 늘 좋은 건 아닐 텐데, 그런 식으로 정하는 게 많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된다 해도 많은 사람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도 생각해야겠지요 그러면 좋을 텐데, 저도 잘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가 와도 피해는 적기를 바랍니다 서니데이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 아침달 시집 13
창작동인 뿔 지음 / 아침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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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집은 제목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를 보고 보기로 했어요. 제목 보고 시집 본 게 처음은 아니군요. 창작동인 뿔에는 최지인 양안다 최백규 세 사람만 있는 건지 다른 사람도 있는 건지. 세 사람은 최지인이 1990년, 양안다 최백규가 1992년에 태어났더군요. 세 사람이 나이가 비슷해서 함께 시를 쓸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세 사람 시집이 나왔을 텐데 본 적은 없습니다. 잘 모르는 시인 세 사람이 쓴 시집을 봤습니다.

 

 여기 담긴 시 그렇게 안 좋지는 않은데 잘 모르겠어요. 이 말 안 하고 싶었는데. 제목은 멋진데 말이지요.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는 어떤 뜻일까요. 잘 모르면서 멋지다고 하다니. 아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어디에서나 네가 보인다, 늘 너를 생각한다일 것 같습니다. 잊지 못하는 사람이 꼭 좋아하는 사람은 아닐지도 모르지요. 친구나 그밖에 사람일지도. 그래도 제목 봤을 때는 바로 좋아하는 사람을 잊지 못하겠구나 했어요. 자신만 좋아한다면, 그때도 잊지 못할까요. 잊지 못하는 건 그렇다 해도 찾아가고 마음을 강요하면 안 될 텐데. 사귀던 사람한테 죽임 당한 사람 이야기가 생각나서.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잘 해야 하지만 헤어지는 것도 잘 해야 한다더군요. 그런 것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3.

 “그가 숨을 못 쉴 때까지 그렇게 했어요.”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 ‘숨을 못 쉴 때까지’가 아니라 안 쉴 때까지 그렇게 했다는 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도 그런 적이 있어요

 누구의 호흡을 막았어요?

 저의 호흡이 잠깐 멎었어요

 

 “사랑했어요?”

 

 사랑했어요, 대답했지만 그녀가 창밖을 보고 있어서 눈을 마주하지 못했다 그리고 의문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사랑이 무엇이지? 그게 뭐라고 누군가를 죽이고 죽이려 하고 누군가를 살리는 거지? 그래도 되는 거야? 사랑하면 모든 걸 주고 싶으니까? 살의까지 주고 싶은 거야? 사랑하니까?

 

 멍청하게도

 

 나는 편지를 적었어요 사랑하니까  (<마음 편지>에서, 99쪽~100쪽, 양안다)

 

 

 

 이야기에는 자신이 좋아하면 죽여서라도 자기 걸로 만들려는 사람이 나오기도 하더군요. 그건 진짜 좋아하는 게 아닐 텐데. 이 시 옮긴 부분을 보다가 좋아한다고 살의까지 주면 안 되겠지 했습니다. 좋은 마음을 주는 게 자신뿐 아니라 상대한테도 좋을 텐데요. 내가 널 좋아하는데 넌 왜 내 마음을 모르는 거야 하면 안 좋겠습니다. 이런 생각하고 쓴 시가 아닐지도 모를 텐데.

 

 세 사람이 시를 썼지만 시가 나온 곳에는 이름이 없어요. 누가 어떤 시를 썼는지는 뒤에 나왔어요. 제가 괜찮다고 여긴 시는 양안다가 쓴 거더군요. 앞에 옮긴 것도 양안다가 쓴 시예요. 뭔가 할 말이 떠오르는 시가 있으면 좋을 텐데, 별로 없네요. 시 제목과 내용 따로따로인 느낌도 듭니다. 그건 불협화음일까요. 갑자기 이 말이 생각났습니다. 불협화음이라고 해서 아주 안 좋지는 않겠지만. 일부러 그런 곡을 쓸 것도 같네요. 불안함을 나타내려고. 음악 잘 모르면서 이런 말을 했군요.

 

 

 

 열고 열고 끝없이 열어도 사라지지 않는 꿈에 대해 들려줘 그날 우리는 무너지는 안식처에 누워 하염없이 한낮의 창문을 바라보았지

 

 인적 드문 공터에서 한 아이가 돋보기로 죽은 개미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올 나간 학생복에서 흙 냄새가 나, 부러진 파스텔을 주워 그림을 그리며 꿈을 훔쳐보았지 개미는 타버린 지 오래인데

 

 우리가 수놓은 프랑스자수에서 밤의 장미가 개화한다 듣자마자 죽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줘 너무 슬퍼서 죽고 나서도 슬픈 꿈이 필요해, 감은 두 눈 위로 빛이 번지다 비행하다 발작하는 새들

 

 우리 팔에 새긴 검은 꽃이 시들지 않도록 서로의 팔과 몸을 씻겨주고 나면 그렇게 밤이 왔다 커튼에 엮은 전구들이 그라데이션으로 빛난다 과실주를 먹으면 다음 날 몸에서 과일향이 난대, 우리는 고깔모자를 쓰고 웃지 두 뺨에 분가루를 묻히고

 

 내가 사랑한 건 돌림노래, 하지만 너를 미워하진 않았어 네가 들려준 건 숲속을 헤매는 어느 노인의 이야기 나무 속을 벗어나고 벗어나도 또 다른 나무 사이를 헤매는 이야기, 그리고 우리는 이 악몽과 사랑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을 기울인다

 

 커튼 달린 창문은 어쩐지 아름다워 보여 우리는 이불에 온몸을 묻었잖니 꿈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이곳이 꿈일까 봐 무서워 이 슬픔을 반의 반이라도 토해냈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을까? 응?

 

 우리의 작은 안식처, 디퓨저에서 비누향이 난다 우리 슬픔속에서는 무슨 냄새가 날까 마트료시카, 그래 그날 우리는 마트료시카 같았지만 자꾸만 눈을 뜨고 감고 뜨고 감다가 이대로 영원히

 

-<우리 영원 꿈>, 114쪽~115쪽, 양안다

 

 

 

 시 <우리 영원 꿈>이 무엇을 말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처음 봤을 때 마음에 남았습니다. 어쩌면 마지막에 실린 시여서 그랬을지도. 마지막 말 ‘이대로 영원히’를 봤을 때는 갑자기 끊겨버린 느낌이었는데, 조금 다르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이 시도 양안다 시예요. 언젠가 인터넷 책방에서 양안다 시집 나온 거 본 것 같기도 해요. 이름이 ‘안다’여서 뭐든 아느냐는 말 많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양안다 님 이런 말 써서 미안합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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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12 11: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완전 좋네요~!! 서점가면 한번 들춰봐야 겠습니다 ^^

희선 2022-07-13 00:42   좋아요 3 | URL
그렇지요 제목 좋죠 저도 제목 때문에 봤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시집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7-12 14: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는 참 손이 안 가는 종목입니다.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읽어야하기에 언제나 소설에 밀리네요.
그날 우리는 마트료시카!
이 구절이 좋네요^^

희선 2022-07-13 00:45   좋아요 2 | URL
몇해 전에는 시집을 한달에 한권 봐야지 했는데, 그거 못 지키는군요 보려고 사둔 시집 몇권 있는데, 그거 봐야겠습니다 마음이 찔립니다 정성들여 못 보는 것 같아서... 시를 조금이라도 알려면 천천히 봐야 할 텐데... 잘 못 봐도 가끔 보고 싶네요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는 것도 좋지요


희선

scott 2022-07-12 2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시집의 시어는 응축된 시어가 아닌
장면과 순간이 담긴 산문 같습니다.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한건,,,,,

카톡이 넘 많이 와서 ^ㅅ^

희선 2022-07-13 00:47   좋아요 2 | URL
산문시가 많이 담겼습니다 지금 시인은 시를 길게 쓰는군요 시에서도 할 말이 많은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시 보니 저도 그런 거 써 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쉽지 않더군요

카톡... 그걸 생각할 수도 있군요


희선
 

 

 

 

마음이 아름다운 그대

그대 마음이 언제나 아름답길 바라요

 

세상이 그대를 내버려두지 않아도

거기에 지지 마세요

 

져야 할 때와

지지 않아야 할 때가 있겠네요

 

미안해요

그대한테 어려운 걸 바라서

 

세상에 바뀌지 않는 거

하나쯤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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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7-12 0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의 아름다운 마음이 여기까지 느껴집니다. 따뜻해졌어요.

희선 2022-07-13 00:41   좋아요 2 | URL
거리의화가 님 마음이 따듯해졌다니 제 기분도 좋네요 거리의화가 님 고맙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