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건너기 소설의 첫 만남 30
천선란 지음, 리툰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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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상처 없이 자란 사람이 있을까. 부모한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은 상처가 별로 없을까. 그건 모를 일이다. 부모한테 사랑 받아도 상처가 있겠지. 그래도 부모한테 사랑 받은 사람이 사랑 받지 못한 사람보다 나을 것 같다. 어릴 때 겪은 안 좋은 일 같은 거 오래 기억하지 않을 거다. 상처 받은 자신을 위로하는 건 자기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이 해주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을까. 아주 없지 않을지도. 자라고도 부모한테 받으려는 사람 있을 거다. 어릴 때도 주지 않은 걸 자란다고 줄까. 부모도 그렇고 자식도 바라지 않는 게 좋겠다.


 공효는 우주 비행사로 자아 안정 훈련을 해야 한다. 그건 어린 자신을 만나는 거다. 시간이 흐른 뒤 약을 먹으면 AI가 구현해 낸 여러 자신을 만나게 될까. AI는 공효가 어릴 때 살던 곳을 재현했는데, 아주 똑같지는 않고 엉성했나 보다. 그렇게라도 하는 거 대단하구나. 그건 머릿속에 나타나는 거겠다. 꿈하고도 닮았구나. 꿈에서 자신이 어린 자신을 만나는 일은 없겠지만. 글로는 만나겠다. 그런 이야기를 쓴다면. 이 이야기 《노을 건너기》가 그렇구나.


 아버지가 없는 아이 공효는 말이 별로 없고 친구도 많지 않았다. 엄마는 그런 공효를 걱정했다. 아버지가 없어서 그런 거다 생각하기도 했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엄마는 자기 외로움에 빠져서 공효를 제대로 못 본 것 같기도 하다. 엄마라고 어른이어서 괴롭지 않은 건 아니기도 하다. 그런 걸 어릴 때는 잘 모르기는 하는구나. 그렇다고 공효가 엄마를 원망한 건 아니다. 엄마는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 그런 것에 빠지다니. 그런 게 또 공효를 외롭게 만들었겠다.


 우주 비행사는 정신 건강도 보는 것 같다. 체력도 좋아야 하지만 정신도 건강해야겠지. 어릴 때 상처가 우주 공간에서 어떤 안 좋은 일을 일으킬지 모르겠다. 공효는 어린 자신한테 어릴 때 하지 못한 걸 시간이 가고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어린 자신이 자신을 만나는 일이 실제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가상이어도 그렇게 하면 자기 마음이 안정될 것 같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든다. 공효가 무서워하던 거미도 무찌른다. 왜 난 거미가 불쌍하게 보이는지.


 결국 자신을 좋아하고 자신을 위로해 주는 건 자기 자신이다. 앞에서 말했구나. 자기 자신을 먼저 받아들이고 좋아하면 좋겠다. 나도 잘 못하는구나. 자기 안에 있는 어린이도 잘 돌봐야겠다. 자신이 가진 좋은 점을 조금이라도 찾으면 괜찮을 것 같다.




희선





☆―


 “나는 너를 좋아해, 공효야.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너를 아주 좋아한단다.”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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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해도 쓴다





마음속에선 하루 안 써도 괜찮아 속삭여

그 유혹에 질 것 같아


하루 정도는 괜찮다고

그럴지도 모르지

마음은 하루만 쓰지 마라 하지 않아

날마다 ‘쓰기 싫다’ 그래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쓰는 것밖에 없어

뭐든


하루 넘어가면

다음날이 다가올 테지만

그날도 잘 넘어갈 거야


아무것도 쓰지 않는 아쉬움보다

잘 못 썼다 해도

썼다는 기쁨이 더 커


글을 썼다는 기쁨을 느끼려고

유치해도 써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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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여름 2025 소설 보다
김지연.이서아.함윤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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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담긴 소설 세 편, 어쩐지 다 처음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본래 소설이 이런 건가 하기도. 아주 다르지 않지만 그때 느낌이 그랬다. 내 문제였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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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포포프 - 잊힌 아이들을 돕는 비밀스러운 밤의 시간 다산어린이문학
안야 포르틴 지음, 밀라 웨스틴 그림, 정보람 옮김 / 다산어린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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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어릴 때 부모든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아기 때는 더하겠다. 나이를 먹는다고 괜찮아질까. 어릴 때 누군가한테 사랑 받지 못하면 자라서도 그걸 바랄지도. 그런 거 생각하지 않고 자기 가정을 가지고 아이한테 사랑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런 사람은 잘 자란 거구나. 부모나 부모 비슷한 사람이 없었다 해도 자기 아이한테 사랑을 주는 건. 다들 그렇게 자라면 좋겠지만, 그건 어렵겠지. 사랑을 받아도 우울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왜 그럴까. 애쓰지 않아도 모든 게 갖춰져서 그런가. 사람 마음은 참 이상하구나.


 이 책을 보기로 한 건 제목에 ‘라디오’가 들어가서다. 《라디오 포포프》는 안야 포르틴이 썼다. 이름 처음 들어본다. 핀란드 사람이다. 잠이 오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다가 현관 깔개에서 자려고 한 알프레드. 알프레드는 아홉살로 엄마는 없고 아빠는 어디론가 여행을 갔다. 일하러 간 걸지. 아빠가 여행을 떠나고 집에는 먹을 것도 없고 돈도 없었다. 아이가 집에 있는데 먹을거리도 사다두지 않고 돈도 두지 않다니. 늘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잊어버린 거겠다. 현관에서 자려던 알프레드는 새벽에 집 앞에 누군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알프레드가 바깥에 서 있는 사람한테 누구냐고 물었는데, 아무 말도 들리지 않고 우편물 넣는 곳으로 신문이 들어왔다. 신문배달인가 했는데, 신문 안에는 먹을 것과 양말이 들어 있었다.


 다음날 알프레드는 기다렸다. 신문배달을 하는 사람이 오자 알프레드는 말을 걸고 떠나려는 그 사람을 따라간다. 늦은 밤에 신문배달을 하는 사람은 아만다였다. 아마다는 밝은 귀로 잊힌 아이가 쉬는 한숨을 잘 들었다. 여기에는 이런 사람이 나온다. 알프레드한테 도움이 필요했는데 누군가 나타나고 먹을 걸 놓고 가서 신기했는데, 밝은 귀여서 그랬던 거였다. 현실에도 있으면 좋을 텐데 없구나. 알프레드는 아만다 집에서 지내게 된다. 거기에는 고양이 후비투스와 까마귀 하를라모르프스키가 함께 살았다. 집 뜰에는 사과나무가 많았다. 거기에서 딴 사과를 아이들한테 갖다주기도 했다. 아만다가 돌아 보는 잊힌 아이는 여섯이었다. 알프레드 집에도 갔다면 일곱이겠다. 알프레드가 잠시 아만다를 따라가기도 했다.


 아만다 집에는 물리학자 알렉산드르 스테파노비치 포포프가 만든 라디오 송신기가 있었다. 우연히 그게 된다는 걸 알게 되고 아만다는 알프레드한테 라디오 방송을 해 보라고 한다. 방송은 토요일 새벽 3시에서 4시까지고 방송 이름은 <라디오 포포프>다. 그렇게 늦은 시간에 방송을 하다니. 잊힌 아이들은 그 시간에 라디오 방송 듣는 거 그렇게 힘들지 않으려나. 아만다가 먹을 거나 양말을 갖다주는 아이들 부모가 다 아이를 그냥 내버려두는 건 아니다. 일하는 게 힘들어서 아이한테 마음 쓰기 어려운 부모도 있었다. 한 아이 부모는 아이가 어렸을 때 아팠다가 나았는데, 밖에 내 보내지 않았다. 집 안에만 있어야 하면 답답하겠다. 부모는 평생 아이와 함께 할 수 없는데.


 방학이어서 알프레드가 아만다 집에서 마음 편하게 지냈는데, 방학이 끝났다. 한국에는 없는 가을방학이 핀란드에는 있는가 보다. 아만다는 알프레드한테 학교에 가라고 한다. 얼마 뒤에 아빠가 집에 왔다. 아빠는 알프레드를 찾으려고 전단지를 붙였는데, 자신이 한 것과 다르게 써두었다. 아빠가 알프레드가 먹을 것을 채워두고 돈도 줬다고. 알프레드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알프레드 아빠는 조금 수상한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어쩌다가 그런 일을 하게 된 건지. 다행하게도 알프레드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았다. 아만다는 알프레드가 어른이 될 때까지 자신과 살아도 되는 서류를 준비해뒀다.


 잊힌 아이들에서 알프레드는 잘 된 거구나. 아이 한숨을 잘 듣는 밝은 귀 아만다와 살게 됐으니. 엄마가 없어서 아빠가 집에 없을 때는 혼자 지냈지만. 알프레드와 이리스는 성탄절을 <라디오 포포프>를 듣는 잊힌 아이들과 함께 보내려고 한다. 이리스도 잊힌 아이다. 둘은 학년은 다르지만, 같은 학교에 다니고 우연히 만났을 때 이리스가 ‘라디오 포포프’ 진행을 하는 알프레드 목소리를 알아들었다. 알프레드 담임 선생님도 밝은 귀였다. 밝은 귀는 여럿이고 여기저기에서 아이 한숨을 들으려고 했다. 잊힌 아이들은 모두 아만다 집에 모이고 성탄절을 즐겁게 보낸다. 이야기에는 성탄절을 함께 보내는 것만 나왔지만, 그 뒤에도 아이들 모였겠지. 그랬기를 바란다. 어릴 때는 잊힌 아이로 슬프게 지냈다 해도 밝은 귀를 만나고 그 슬픔이 사라졌기를 바란다. 자라고는 자신처럼 잊힌 아이한테 관심을 가지기를. 알프레드는 커서 더 많은 사람이 듣는 라디오 방송을 해도 괜찮겠다. 그게 아니고 다른 걸 해도 괜찮다. 오랫동안 잊힌 아이들이 듣는 방송을 하는 것도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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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는 편지다





소식을 전하려고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할 말이 없어도

편지를 써요


편지는 다른 말로 하기 어려워요

편지라는 말 자체는 설레죠

쓰기, 받기 둘 다


이제 편지 쓰는 사람은 얼마 없어요

아주 없지 않아 다행이죠


긴 편지가 쓰기 힘들면

짧게 엽서 써요


오랜만에 친구한테 편지 써 보세요

친구뿐 아니라 가까운 사람 누구한테나

쓸 거죠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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