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단단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없고

겉으로는 마음이 단단해 보이는 사람도

그렇게 보이려 애쓰는 걸지도

 

마음이 단단하지 않으면 어떤가

두려움을 아는 사람이 용기를 낼 수 있듯

약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자신과 같은 사람 마음을 알 수 있다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시간이 흘러 마음이 단단해지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도 괜찮다

약한 마음을 좋은 점으로 만들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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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늑대의 피
유즈키 유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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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사람이 괜찮다고 하길래 나도 한번 볼까 하고 봤는데, 왜 그렇게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지. 또 다 읽는 데 시간 좀 걸렸다. 이 책보다 먼저 본 것도 그랬는데. 그것보다 조금 빨리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런 생각도 든다. 이 책을 만날 때가 아니었나 하는. 그것과 상관없이 요새 책을 잘 읽지 못한다. 집중이 잘 안 된다고 할까. 가끔 이런 때가 찾아온다. 평소에도 그렇게 잘 보는 건 아니구나. 더 못 보는 때가 왔다고 해야겠다.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안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건 또 못한다. 잘 읽히지 않아도 책을 조금이라도 봐야 한다 생각한다. 안 하는 게 많아서 책 읽기라도 쉬지 않아야 한다 생각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마음이 내키지 않을 때 볼 만한 책은 없을까. 그럴 때는 조금 가벼운 걸 보는 게 나을지도. ‘다 괜찮아’ 하는 말을 하는. 그런 거 보면 ‘뭐가 다 괜찮아’ 할지도. 나도 참 심술맞구나.

 

 일본에 폭력 조직, 야쿠자라고 하는 게 생긴 건 에도 시대일까 하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는데, 옮긴이 말을 보니 맞았다. 에도 시대 소설을 보면 지금 폭력 조직과 비슷한 사람을 볼 수 있다. 이 말을 먼저 하다니, 그렇게 잘 아는 것도 아닌데. 경찰 소설도 그렇게 많이 보지는 못했다. 일본 드라마에서 형사를 더 봤을지도. 경찰이 어떻게 나뉘는지도 잘 모른다. 그런 거 몰라도 보다니. 수사1과가 살인사건을 다룬다는 것만 안다. 과와 계로 나뉘고, 계는 반이라고 해도 괜찮을까. 경찰 숫자는 얼마나 될지. 적지 않을 것 같다. 사건은 언제나 일어나니 말이다. 여기에서는 구레하라 동부서 수사2과 주임 폭력단계 반장 오가미 쇼고와 폭력단계로 가게 된 히오카 슈이치가 중심인물이다. 중심인물이라고 하다니, 두 사람 말고도 많은 사람이 나온다. 이 책이 나온 건 2015년인데 1988년이 배경이다. 이때 일본에는 폭력 조직이 한창이었다고 한다.

 

 수사2과 주임 폭력단계 반장 오가미 쇼고는 폭력 조직 사람과 친하기도 하다. 경찰은 그걸 알아도 그냥 둔다. 누군가는 그런 걸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싶다. 폭력 조직이 날뛰지 못하게 제어하는 사람이라고 할까. 그것도 마음먹는다고 할 수 있을지. 오가미 쇼고는 경찰이지만 폭력 조직 사람 같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그것 또한 신념일지도. 폭력 조직을 알려면 그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오가미 쇼고가 그렇게 하는 건 시민을 지키려는 마음에설까. 오가미 쇼고가 더 마음을 쓰는 조직도 있고, 더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있다. 그건 어떨까, 괜찮을까. 어쩌면 난 오가미 쇼고가 하는 것을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지도. 오가미 쇼고는 경찰 간부가 잘못한 것도 알았다. 그건 자기 몸을 지키려고 모은 정보겠지. 폭력 조직 사람이 한 일도 알았다. 그걸로 폭력 조직이 싸움을 못하게 하려 했는데 잘 안 됐다.

 

 폭력 조직 사이에서 싸움이 일어나면 보통 사람도 해를 입었다. 대부업체에서 일하던 우에사와 지로가 사라지고 죽임 당한 일은 다른 폭력 조직이 싸움을 일으킬 재료가 될 수 있었다. 폭력 조직 사이는 균형을 지키는데 이게 깨지면 싸움이 일어난다. 오가미 쇼고는 그걸 막으려 했다.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오가미 쇼고밖에 없었다. 오가미 쇼고 때문에 폭력 조직 사이의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오가미 쇼고가 아는 것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 이걸 좋게 여긴 건 폭력 조직 사람만은 아닐 거다. 경찰 간부도 오가미 쇼고를 눈엣가시로 여겼다. 히오카가 바다에 빠져 죽은 사람을 보고 오가미라고 했을 때도 믿기 어려웠다. 정말 죽은 거 맞나 하면서. 오가미는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좀더 잘 봤다면 오가미를 잘 알았을지.

 

 난 오가미를 다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오가미와 함께 일한 히오카 슈이치는 오가미 마음을 잇기로 한다. 그건 괜찮게 보였다. 그렇게 본 내가 조금 신기하구나. 히오카가 오가미 마음을 잇는다 해도 오가미와 아주 똑같이 하지 않을 것 같아설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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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당신은 단 한 사람이에요

조금 닮은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당신과는 다른 사람입니다

알지요

쓸쓸해도 잘 참고 살아가세요

사람은 다 쓸쓸해요

많은 사람은 그저 그걸 말하지 않고

쓸쓸함을 잊을 방법을 찾았겠지요

당신도 찾아봐요

그걸 찾다보면 쓸쓸함을 느끼지 않을 거예요

아니 당신을 찾아오는 쓸쓸함도

반갑게 맞이하세요

쓸쓸함이 오래 머물지 않도록

 

자, 이제 조금 웃어봐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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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난 여기 있다는 신호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난 살아 있다는 신호로

너에게 편지를 쓴다

 

 

 

2

 

사람은 모두 신호를 보낸다

 

 

 

3

 

네가 보내는 신호는

잘 알아보고 싶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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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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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소설집을 내고 죽 소설을 쓰고 두해가 지나고 두번째 소설집을 내는 건 어떨까. 빠른 걸까, 보통일까. 첫번째는 얼떨결에 내고 두번째는 걱정이 많을 것 같아. 음악하는 사람도 많이 그러잖아. 처음에 잘 되어서 두번째를 냈더니 잘 안 되는 일, 영화가 더 걱정스러울까. 그냥 하나만 만들지 왜 두번째를 만들었을까 하는 영화 많잖아. 그렇다 해도 원작이 있다면 첫번째 만들고 두번째를 만들어도 그렇게 걱정 없을 듯해. 아니 원작이 뭐든 그건 영화와는 달라서 꼭 그렇지 않을지도. 원작을 좋아하고 영화도 좋아한 사람은 다음 편 기다릴 듯도 해. 이건 최은영 두번째 소설집이야. 첫번째 책을 내고 오랫동안 소식이 없는 소설가도 있던데 최은영은 다시 소설집을 냈더군. 내가 먼저 읽어본 건 한편밖에 없어. 그건 <그 여름>으로 제8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에서 만났어. 여기에 소설이 일곱편 실렸는데 단편보다 중편이 많은 듯해. 지금 다시 보니 중편 세편에 단편 네편이군. 이상하네, 중편이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들다니. 단편도 그렇게 짧게 느끼지 못한 건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어.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여성이 많이 나왔어. 남성이 아주 나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소설을 다 보고 여기 나온 사람 이름 적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 <그 여름>에는 이경과 수이. 그밖에 더 있는데, 한사람 더 적는다면 이경이 수이와 헤어지고 잠시 만난 은지도 있어. <601, 602>는 옆집에 사는 친구 사이 주영과 효진. <지나가는 밤>에는 자매가 나와. 윤희와 주희. <모래로 지은 집>에서 세 사람은 고등학교 때는 PC통신으로만 알고 지내고 대학생이 되고 만나 PC통신으로 알아서 진짜 이름보다 공무 모래 나비라는 이름을 써. <고백>은 수사가 된 종은이 마지막으로 사귄 여자친구 미주가 해주는 친구 이야기를 듣는 거야. 주나 미주 진희 이렇게 세 친구야. <손길>은 혜인과 숙모 정희. <아치디에서>는 브라질 사람 랄도(에두아르두)와 한국 사람 하민이 아일랜드에서 잠시 만나. 첫번째 소설집에도 한국 사람과 아프리카 사람이 만난 이야기 있었는데. 그런 게 있었을 뿐 같은 이야기는 아니야. 아니 아주 다르지 않은가.

 

 앞부분은 생각한 것과 조금 다르게 썼군. 본래 그렇지. 생각하는대로 쓰지 못하는 거. <그 여름> 예전에 봤을 때와 다른 느낌은 뭐였던가. 거의 없었어. 아니 조금 아쉬웠던가. 끝나버리는 사랑이. 두 사람 수이와 이경이 만난 건 기적일지도 모를 일인데 헤어지고 열세해가 흐르도록 다시는 만나지 않았어. 이경은 수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라. 다시 만나고 어떻게 사는지 아는 게 좋을지 안 좋을지. <고백>에서 세 친구 주나 미주 진희에서 한사람은 이제 이 세상에 없어. 어렸을 때 여러 가지를 받아들이고 세상에는 이런저런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친구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았을 텐데. 미주는 오래도록 자신을 탓하고 죄책감을 느껴. 그리고 진희가 자신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을 했을 때 자기 얼굴이 어땠는지 나중에 주나한테 들어. 미주는 진희가 자신을 버렸다 느꼈는데 실제는 자신이 진희를 버렸다는 걸 알게 돼. 그런 말을 미주는 종은한테 해. 시간이 흐른 뒤에라도 그걸 말해서 미주 마음이 조금 나았을까. 주나 미주 진희가 함께 어른이 되고 그 뒤에도 친구로 남았다면 좋았을 텐데.

 

 여기 실린 소설은 거의 지난날을 생각해. 돌아갈 수 없는 날의 이야기야. 시간은 그렇게 많은 걸 바꿀까. 누군가를 좋아한 마음 같은 것을. 그때 몰랐던 것을. <601, 602>에서는 효진이 오빠한테 맞는데도 효진 부모는 그걸 내버려뒀어. 주영은 그런 효진이 안됐다 여기고 자신은 그런 집에 살지 않아 다행이다 여기지만, 주영 엄마는 아들을 낳으려고 일을 그만둬. 아들이 뭐라고. 부모가 자기 아이를 지키지 않다니. <모래로 지은 집>에서 공무도 아버지와 형한테 맞았어. 어머니는 그걸 막지 못하고. 정말 그런 집 있을까. 공무 모래 나비는 세 사람이 만나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고 여겨. 공무가 그런 생각을 했던가. 공무와 나비를 늘 생각한다면서 모래는 떠나. 왜 떠났을까. 셋이어서 그랬는지. <고백>에서 주나 미주 진희는 서로 쓸쓸하다 느끼던데. 그 마음 알 것 같기도 해.

 

 다른 사람 마음을 다 알 수 없을 거야. <손길>에서 혜인은 숙모가 자기 나이와 같을 때 자신과 함께 살았다는 걸 생각해. 우연히 숙모인 정희를 만나고. 숙모는 혜인한테 친구 같기도 했어. 숙모는 혜인한테 언제나 곁에 있겠다 했지만, 삼촌이 죽고 모습을 감췄어. 숙모는 왜 그랬을까. 마음이 아파서였을지. 이제라도 숙모와 혜인이 이야기 했으면 해. 그러고 보니 이 이야기는 그런 희망이 보였군. <아치디에서>는 배경이 아일랜드야.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이 터져서 랄도는 브라질로 돌아가지 못하고 돈이 없어서 아일랜드 시골 아치디에 있는 과수원에서 일하게 돼. 한국 사람인 하민은 간호사로 일하다 자신이 사람 같지 않아서 그 일을 그만두고 아일랜드로 왔어. 아니 어쩌면 하민이 진짜 한국을 떠난 건 아들을 생각하는 엄마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 여기에도 아들을 위해 딸이 희생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군. 그런 일은 지나갔으니 나은 건가. 랄도는 아치디에서 한국 사람인 하민한테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해. 아버지가 힘이 없고 다른 아이한테 괴롭힘 당한 자신을 싫어했다고. 랄도는 그런 이야기 처음 했을 거야. 그렇게 말해선지 랄도는 조금 바뀌어. 두 사람 사이는 거기까지였어. 좀더 깊은 사이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어. 그런 인연도 있는 거겠지.

 

 자매는 다 사이좋게 지낼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다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어. 자매는 경쟁하는 사이기도 하군. <지나가는 밤>에서 윤희와 주희는 그런 사이는 아니지만. 어렸을 때는 버스 정류장에서 엄마가 일하고 돌아오는 걸 함께 기다리기도 했는데 엄마가 죽고 둘 사이는 멀어졌어. 서로 달랐어. 윤희는 그런 주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그래도 다시 만나고 하룻밤을 함께 보내. 그날이 지나가면 저마다 살지도 모르겠지만. 자매기에 아주 헤어지지는 않겠지. 이번에도 이런저런 사람을 만났어. 안타까운 일이 더 많지만 살다보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옛날 일을 뒤돌아 봐도 바꿀 수 없겠지만 그런 시간 중요하겠지.

 

 

 

희선

 

 

 

 

☆―

 

 어쩌면 여자도 울고 싶었는지 모른다. 혜인한테 기대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행동들이 혜인과 자신 사이를 망쳐버릴까봐, 혜인을 떠나게 할까봐 자제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명랑한 사람이고, 나는 심각하지 않은 사람이고, 나는 가벼운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어야지 버림받지 않고 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고 배우고 자랐는지도 모른다. 더이상 웃음으로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순간이 되었을 때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혜인은 생각했다.  (<손길>에서, 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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