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어도

살 수 있다

 

그 한 사람을 만나는 일이

가장 어렵다

 

한 사람이 없다 해도

살기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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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글과 인연을 맺은 지 얼마나 됐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어렸을 때 쓴 건 일기나 편지였다. 그때 책을 봤다면 이야기 같은 거 쓰고 싶다 생각했을까.

 

 글쓰기 나쁘지 않지만, 이게 자신을 구원해줄 것 같지는 않다. 언젠가도 이런 말 했던가. 그때도 마음이 안 좋아서 썼겠지. 내가 해 보니 글을 써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겠다 싶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작가 마음을 조금 알 것도 같다. 글을 쓴다고 우울함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는다.

 

 자신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밖에 구할 수 없지만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있기를 바란다. 자신이 어때도 받아들이고 마음 쓰는 사람이랄까. 그런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가끔 우울해도 살아갈 거다. 그걸 자신이나 책 아니면 글이라 생각하면 나을까. 나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했는데, 그건 잠시만 견디게 한다. 어차피 혼잣말이니까. 누군가는 자신이 쓰는 글에 나오는 사람과 살아라 했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름이 알려진 작가는 그 사람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 그거면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것도 아닌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답도 없는 투정을 썼구나. 내가 이런 건 내가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해설지도. 글을 쓰고 나아졌다는 사람도 있던데, 난 왜 더 가라앉지. 글을 써도 좋은 일도 없는데 그만두지 않다니. 참 이상하구나. 이게 사는 거여서 그만두지 않는가 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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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세상이 어둠에 싸이면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

아이 하나가 나타났다

 

아이는 혼자

미끄럼을 타고

그네를 타고

놀이터를 한바퀴 돌고

돌아갔다

 

언제나 아이는

모두가 떠난 밤에야

놀이터에 오고

잠시 놀다가 돌아갔다

 

시간이 흐르고

밤 놀이터에는

아무도 오지 않고

가로등 불빛만이 놀이터를 채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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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로 산다는 것 낭만픽션 4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예술은 무엇일까. 이 말을 해도 나도 잘 모르겠다. 예술 하면 그림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예술에는 보이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도 들어갈 거다. 오래 남길 수 있는 것도 있고 남기지 못하는 것도 있다. 지금 생각하니 여기에는 보이는 것만 한 사람 이야기가 담긴 듯하다. 다도는 좀 다르구나. 다도는 정신, 마음과 상관있겠지. 그것도 작고 수수한 것보다 크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니 다도는 화려하지 않아야 할까.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금으로 다실을 짓고 그 안도 금색으로 채웠다. 그런 걸 센 리큐는 아주 싫어했다. 오다 노부나가는 리큐의 다도를 알아주었는데. 히데요시는 노부나가를 따라하려 했지만 달랐다. 히데요시는 다도를 좋아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리큐가 어두운 색 다완을 쓰고 다실도 아주 좁게 짓자 히데요시는 리큐가 무인이 아닌 상인이어서 그렇다 했다. 이런 마음을 바로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리큐는 죽어야 했다. 윗사람이 죽으라고 하면 죽어야 하는 시절도 있었다.

 

 와비사비라는 걸 만든 센 리큐 제자는 많았다. 후루타 오리베는 센 리큐를 이어 히데요시 다두가 된다. 오리베는 리큐와는 다른 다도를 하려 했다. 좀더 화려하고 무인에 가까운. 오리베가 다도를 했지만 무인이었다. 히데요시한테는 오리베 다도가 괜찮았지만 이에야스는 오리베가 자신을 배신하려 했다 여겼다. 오리베도 배를 가르고 죽는다. 리큐와 오리베에서 이어진 사람은 고보리 엔슈다. 본래 이름은 고보리 마사카즈다. 마사카즈는 오리베 제자로 리큐나 오리베처럼 죽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마사카즈는 다실, 정원, 다완, 다실 꽃 장식, 도예, 다구 감정, 시가나 문장 같은 여러 영역에 재능이 있었다. 하지만 마사카즈는 무인이었다. 무인으로 공을 세우지 못했다. 그래선지 뜰을 만들 때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윗사람)이 바라는대로 했다. 그러면서도 보이지 않게 저항했다. 전국시대에는 무인이 많았다. 무인이라고 해서 모두 싸움을 잘하지는 않았겠지. 무인에는 싸움이 없을 때 뜰을 가꾸거나 다른 걸 한 사람도 있었을 거다.

 

 지배자가 바뀌면 자기 뜻을 펼치지 못하기도 했다. 앞에서 말한 센 리큐도 그렇고 흉내내기극 사루가쿠를 한 제아미도 그랬다. 제아미가 하는 사루가쿠를 좋아하던 쇼군이 죽자 제아미는 사루가쿠를 하지 못하게 되고 사루가쿠를 하는 이야기만 썼다. 시간이 더 흐르고 또 쇼군이 바뀌었을 때는 먼 곳으로 쫓겨났다. 그런 일은 조선에도 많았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힘들겠지. 본래 있던 것이 아닌 좀 다른 것을 하려는 사람도 있었다(여기 나온 사람은 거의 다 그랬다). 운케이는 불상을 조각했는데 그 시대 양식과는 다른 걸 하려고 했다. 불상은 그 시대 양식을 따르지 않으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옛날에 다르게 하려는 사람이 있어서 예술이 더 넓어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절에 불이 나고 불상이 사라지면 아쉽게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운케이는 그걸 더 좋게 여겼다. 그건 자신이 새로운 걸 만들 수 있어서였다. 예전 것뿐 아니라 새로운 것도 함께 있으면 괜찮을 텐데. 이렇게 생각하는 난 고집이 없는 걸까. 아니 나도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게 더 좋다.

 

 여기 실린 사람은 일본 사람이고 내가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이 사람들한테는 공통점이 있다. 그건 본래 있던 것이 아닌 다른 걸 하려 한 거다(앞에서도 말했구나). 도요 셋슈는 오랫동안 애써서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다. 이와사 마타베에는 그림을 잘 그렸지만 잘되지 않았다. 나이를 먹고 좀 살만 해지니 높은 사람이 마타베에를 불렀다. 그때 마타베에는 시골에 살았다. 지금은 교통이 발달해서 먼 곳에 쉽게 갈 수 있지만 옛날에는 힘들었다. 살던 곳을 떠나면 다시 돌아갈 수 없었겠지. 그래도 마타베에는 집을 떠났다. 고에쓰는 서예에 뛰어났는데 다른 것도 잘하는 것처럼 보이려 했다. 예술이라는 건 하나가 아니고 이어져 있기는 하지만 고에쓰는 다른 건 그저 그랬다. 그런데 왜 여러 가지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려 했을까. 우키요에 작가로 이름이 알려진 샤라쿠도 그림 그리기 쉽지 않았다. 샤라쿠는 먹고 살려고 잘 팔리는 그림을 그리는 데 타협한다. 그렇게 해도 잘 팔린 건 아닌 듯하지만. 샤라쿠는 열달 정도 활동했다는데 지금도 이름이 남아 있다니 신기하다. 나도 이름 들어본 적 있다. 그림은 봤는지 못 봤는지 잘 모르겠다.

 

 세이초가 옛날 예술가로 소설을 쓴 건 의뢰를 받아서였다. 처음에는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쓰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는 마지막에 실린 <조불사 도리>를 쓰려고 하는 소설가 이무라 이야기로 썼다. 이 소설에서 이무라는 세이초 분신이겠지. 도리는 백제에서 왜로 건너간 시바 닷토 손자였다. 이 말을 보니 도리를 잘 몰라도 그냥 반가웠다. 내가 한국사람이어서 그렇겠지. 그리고 내가 사는 곳이 옛날에는 백제였다. 세이초가 쓴 것과 여기 나온 사람이 같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소설이니 그건 괜찮지 않을까. 아니 아주 다르지는 않을 거다.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한 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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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일

 

 

 

 

연필은 많은 글을 쓰고 길이가 짧아졌어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연필심으로

마지막까지 글을 쓰리라 마음먹었어요

한 삶을 살다 가는 건

멋진 일이겠지요

 

 

 

 

 

 

 

한 삶

 

 

 

 

나고 살고 병들고 죽는

한 삶

누구나 다 그렇지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화나고

때로는 괴로운

한 삶

 

살아보세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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