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을 때뿐 아니라

비가 오고

눈이 올 때도

우체통은 기다린다

누군가 편지를 넣기를

 

우체통은 편지가 하나라도

배 속에 들어오면 기뻤고

그 편지가

누군가한테 기쁨을 주기를 바랐다

 

편지는 잠시 우체통 안에서

멋진 꿈을 꾸었다

 

우체통과 편지는

겨우 한번밖에 만나지 못하지만

그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헤어질 때는

서로를 위해 기도했다

우체통은 편지가 잘 가기를

편지는 우체통에 다른 편지가 오기를

 

우체통과 편지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어딘가에 잘 닿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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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곳에 머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네

모든 건 흘러가고 바뀌지

 

겉모습은 바뀌어도

마음만은 쉽게 바뀌지 않기를

조금씩이라도 자라기를

 

모든 것이 달라진다고 아쉬워하기보다

자신을 지키면 좋겠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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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1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법의학자는 무슨 일을 할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누군가한테 죽임 당한 사람을 부검하는 거다. 책이나 일본 드라마에서 그런 모습을 봐서 그렇게 생각한 듯하다. 이건 법의학자가 하는 일을 좁게 보는 게 아닌가 싶다. 법의학자와 부검의는 다를까. 이건 나도 잘 모르겠다. 한국에는 법의학자가 겨우 마흔 사람 있다 한다. 병원에서 죽은 사람은 그곳 의사가 해부할까. 그것도 자주 하지는 않을 거다. 부검, 해부는 사건성이 있을 때만 한다. 병원 중환자실에 있던 사람이 죽으면 바로 병원 장례식장으로 간다. 병원에 장례식장이 없으면 다른 장례식장으로 옮기겠지. 지금은 많은 사람이 병원에서 죽는다. 그런 죽음은 별로 좋지 않을 듯하다. 평소에 말 안 하던 사람이 어떤 일이 있다고 해서 말 하는 건 아니겠지만. 병원에서 맞는 죽음은 어쩐지 쓸쓸하다. 드라마에서는 식구가 다 모인 가운데 눈을 감고 한줄기 눈물을 흘리던데. 실제는 드라마와 많이 다르다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한국에서 범죄가 많이 일어난다고 느꼈는데, 누군가한테 죽임 당하는 사람이 아주 많지 않다고 한다. 누군가를 잔인하게 죽이면 뉴스에서 그 일을 크게 다룬다. 그런 것 때문에 한국에도 범죄 피해자가 많다고 생각한 건지도. 일본에서는 범죄소설이 많이 나오는데 거기는 한국보다 누군가한테 죽임 당하는 사람이 적다고 한다. 알려진 일이 끔찍한 사건이어어서 세상이 무섭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사이코패스가 저지르는 사건도 있을 테지만, 갑작스럽게 사람을 죽이는 일도 많을 거다. 그렇다 해도 죗값을 치러야 한다. 가장 안 좋은 건 어린 부모가 아기나 어린이를 때리고 죽이는 거다. 요즘 그런 일이 늘지 않았나 싶다. 이건 사회문제겠구나. 지금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못하고 화난다고 죽이거나 잔인하게 죽이기도 하는데, 이것도 경쟁이 심한 지금 사회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

 

 군대에서 죽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 일이 일어나서 아들이 있는 부모는 아들이 군대에 갈 때가 되면 많이 걱정하겠다. 사람을 무척 심하게 때리면 죽기도 하는구나. 맞아 죽었다는 말을 듣지 못한 건 아니기는 하다. 법의학자는 무엇 때문에 죽음에 이르고 그게 안에서 일어난 건지 바깥에서 어떤 일을 한 건지 알아본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렇지 않아도 잘 살펴보면 참된 것을 알겠지. 죽은 사람은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 말한다. 사람은 머리를 단단한 걸로 맞거나 부딪치면 죽기도 한다. 누군가한테 머리를 단단한 걸로 맞고 깨어났다가 죽는 건 소설에서 보기도 했다. 머리를 어딘가에 부딪치거나 맞으면 병원에 가 보는 게 좋겠지.

 

 언젠가 세계에서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은 2위라 한다. 그렇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줄어든 건 아니다. 더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나라가 있어서다. 안락사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건 뭐가 다를까. 비슷한 것 같은데. 하나는 의사 도움으로 죽고 하나는 스스로 자신한테 무언가를 하는 거구나. 한국에도 스위스에 가서 죽으려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소설에서 그런 이야기 봤는데, 실제 일어나는 일이었구나. 사람한테는 죽을 권리도 있을까. 심한 병에 걸리고 더는 낫지 않고 몸이 무척 아픈 사람은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 해도 남은 삶을 살았으면 한다. 이제는 연명치료를 할지 안 할지 밝히면 그렇게 한다. 이 부분은 괜찮은 듯하다. 그런 건 식구가 결정하게 하기보다 자신이 생각하고 먼저 말해두는 게 좋겠다. 평소에 죽음을 생각하고 사는 사람 별로 없을 거다. 나도 그렇다. 삶은 언제든 갑자기 끊길 수 있다. 끊긴다기보다 끝난다고 해야겠구나.

 

 이 책을 쓴 유성호는 여전히 한국 사회가 죽음을 말하기를 꺼린다고 했는데 내가 볼 때는 몇해 사이에 죽음을 많이 말하게 된 것 같다. 그런 책이 자주 나오니 말이다.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다르게 보이겠지. 이제는 제대로 죽기라는 말도 한다. 제대로 죽기가 제대로 살기구나. 커다란 일보다 작은 일에 기뻐하고 고맙게 생각하면 사는 것도 괜찮겠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죽음을 말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까. 책이 있다 해도 모든 사람이 그걸 보지는 않겠구나. 어릴 때부터 그걸 배우면 좋을 텐데.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고. 목숨 있는 건 다. 이 우주와 지구도 언젠가는 사라지겠지. 그건 아득히 먼 앞날일 거다. 사람이 죽지 않으면 좋을까. 죽음이 있기에 삶은 아름답고 빛난다. 건강하게 즐겁게 하루하루 살다보면 자기 삶을 마무리할 때가 다가오겠지. 그때를 잘 마주한다면 괜찮은 삶일 것 같다. 많은 걸 이루지 못하면 어떤가. 끝까지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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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목소리

──신용목 시인

 

 

 

언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가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왔어요

예전에 가끔 들었는데 하다가

이름을 떠올렸어요

그 목소리 주인은 신용목 시인이었어요

 

오랜만이어서 반가웠어요

한주에 한번

신용목 시인이 라디오 방송에 나오기도 했는데

다 챙겨듣지 못했어요

 

신용목 시인은

시보다

목소리로 기억할 듯합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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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든 잘 버리지 못한다. 언젠가 쓸지도 몰라 하는 마음이 크지만 무엇이든 버리기 아깝고 귀찮아서다. 무엇보다 게을러서겠다. 쓰지 않는 건 마음먹고 버려야 할 텐데. 버릴 걸 만들지 않으려고 잘 사지 않는다. 그래도 버려야 할 게 생기다니 정말 이상한 일이다. 물건뿐 아니라 마음도 버려야 할 텐데.

 

 대상없는 원망,

 

 대상있는 원망.

 

 둘 다 부질없는 건데 잘 버리지 못한다. 그런 거 해 봤자 내 마음만 더 안 좋은데. 언제쯤이면 그것도 잘 버릴 수 있을까. 모르겠다.

 

 난 작은 걸 바란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한테는 그게 어려운 걸지도. 다른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 걸 난 무척 크게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 좀 나을까. 이것도 모르겠다. 자꾸 모른다는 말을 하다니.

 

 하나는 버릴까 한다. 그건 남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다고 싫어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그냥 사람 마음을 얻기가 무척 어렵다는 걸 느꼈을 뿐이다. 내가 별로여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별로기는 하다. 잘하는 것도 없고 성격도 어둡고. 이런 나여도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니 다행이다. 친구라 해도 그 마음이 영원하지 않지만. 늘 그대로길 바라지 않으면 좀 낫겠다. 언젠가 마음이 바뀐다 해도 지금 잘 지내면 괜찮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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