릿터 Littor 2020.4.5 - 23호 릿터 Littor
릿터 편집부 지음 / 민음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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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거의 잡지는 1/2, 3/4 이런 식으로 나오지 않던가. 내가 그런 걸 자주 본 건 아니지만. 요즘은 잡지 많이 사라졌구나. 거기에서 문학잡지는 더 어려울 것 같다. 이런 거 알면서 나도 잘 보지 않는구나. 전에는 <악스트> 봤지만. 릿터는 다른 데서 나온 문학잡지다. 책 크기가 같아선지 이걸 보니 악스트 볼 때가 떠오르기도 했다. 예전에 문학잡지는 철마다(넉달에 한번) 나왔는데 그런 건 이제 나오지 않던가(문학동네 아직 나오는구나). 문학잡지는 릿터 말고 악스트밖에 모르는데 다른 것도 있는지. 미스테리아. 이건 문학잡지 아니다 말하려나. 난 나누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 나한테 이야기는 다 소설이다. 소설이 다 이야기인 건 아니기도 하구나.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문학잡지 만들지도 모르겠다. 나와는 다르게 그런 거 잘 챙겨보는 사람도 있겠다.

 

 잡지에는 말 그대로 이런저런 게 실린다. 그건 문학잡지도 다르지 않다. 어떤 게 실리냐고 물으면 바로 대답하기 어렵지만. 문학잡지마다 어떤 특색이 있을까. 그때그때 주제를 정하거나 그때 말하면 좋을 것을 여러 작가한테 쓰게 할 것 같다. 릿터는 그런 게 ‘이슈’다. 이번 스물세번째 릿터 이슈는 ‘탈/진실 문학사’다. 어쩐지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혜석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염상섭 하면 《삼대》와 <표본실의 청개구리>가 떠오르는데, 염상섭은 나혜석과 나혜석 남편과 둘레 사람을 모델로 소설을 쓰기도 했다. 그게 좋은 이야기냐 하면 그렇지 않다. 염상섭은 신여성을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혜석 이야기도 실제와는 다르게 쓴 것 같다. 소설이 허구라 해도 거기에 참된 것을 써야 할 텐데. 소설가라고 해서 자기 주관이 없지는 않겠지.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대상과 거리를 두어야 할 것 같다. 시대가 그래서 거기에 갇힌 생각밖에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이슈가 나오기 전에 짧은 소설 세편이 나온다. 소설 세편에서는 참된 것에서벗어난 일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소설 속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 짧은 소설은 이슈를 생각하고 쓴 걸까. <구글 신은 알고 있다>(윤고은)에서 소설가 윤은 구글에서 외설작가로 분류됐다. 그런 글을 쓰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구글에서 실제 그런 일 일어날까. <어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되기도 한다>(김병운>에서 ‘나’는 예전에는 말하지 않은 것을 말하려 한다. 그건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거다. ‘나’는 소설가인데 자신과 다른 소설을 썼다. 소설이라고 다 자기 이야기를 써야 하는 건 아닐 텐데. 그걸 안 쓴다고 자신이 거짓말 하는 것처럼 느끼다니. <지금 날씨>(김지연)에서 한솔은 친구 미진한테 자신이 하지 않는 트위터 계정에서 자신을 봤다는 말을 듣는다. 미진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 계정을 한솔로 여겼다. 한솔은 자신이 아니다 말했는데, 그 계정을 찾아보고 그 사람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걸 보니 그 사람은 한솔이 되고 싶은 모습이었다. 그래서 따라한다. 그런 게 오래 갈 리 없겠지. 시간이 흐르고 그 계정이 한솔이 아닌 게 드러난다. 한솔은 딱히 거짓말 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은 한솔이 거짓말 했다고 여긴 것 같다. 자기 뜻과 다르게 거짓말 한 것 같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책을 읽고 쓴 글을 보면 나도 잘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 몇해째 써도 그리 달라지지 않는구나. 이런 말보다 글을 보니 어떤 책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게 나을지도. 인터넷 책방에서 제목 본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케이틀린 도티)은 장의사 일을 하는 사람이 쓴 거였다. 처음 책 제목 봤을 때 내가 어떤 생각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먼저 죽음을 생각했겠다. 글은 의사나 그런 것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이 썼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의사도 자주 죽음을 만나겠지만, 장의사는 더하겠다. 그런 일을 처음 했을 때는 힘들었을지도. 사람은 누구나 나면 죽음으로 나아간다. 그걸 기억하고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지만 그걸 바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도 잘 살다 죽어야지 생각하지만, 그런 생각은 가끔만 한다. 죽음을 말하는 책이라 해도 거기에는 삶이 있을 거다.

 

 단편 소설 두편은 페미니즘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김혜지 소설 <나쁜 피>에서 나쁜 피를 가진 건 누굴까. 보윤 남편일지 남편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보윤일지. 이렇게 말하고 보니 남편일 것 같다. 남편 피를 이은 아이여서 보윤은 낳고 싶지 않았던 거겠지. 그건 나쁜 피가 아니고 싫은 피라 해야 할 것 같다. 보윤이 마지막에 밝힌 말을 보면 보윤이 나쁜 피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는 단편소설과 시 산문도 실렸다. 김신회가 쓴 <뭐라도 쓴다>를 보니 나도 뭐든 써야지 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여기까지 썼다. 김신회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글쓰기 숙제를 하고 선생님한테 ‘넌 작가가 될 거다’는 말을 들었다 한다. 그런 일 부럽구나. 김신회는 선생님 말처럼 작가가 됐으니 말이다. 선생님 말이 김신회가 힘들 때 힘이 되었다. 그런 게 없다 해도 자신이 자신을 인정해줘도 괜찮다. 나도 잘 못하는 건데. 가끔은 내가 나를 좋게 생각해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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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5-26 15: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작년인가? 운이 좋아서 한 1년쯤 무료 구독을 했었죠.
좋더라구요. 근데 무료 구독 만료가 되니 영 안 보게 되더군요.
제가 원래 잡지를 잘 안 보는 스타일이라.
잡지도 오래 묵혔다 다시 보면 좋을 것 같더라구요.
잡지만큼 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것도 없을테니.
잡지 읽으면서 책도 열심히 읽기는 어려운 것 같더라구요.ㅋ

희선 2020-05-27 02:02   좋아요 2 | URL
그 말 예전에 본 것 같기도 하네요 책이 보이면 보기도 하겠지만 일부러 보기 어려운 게 잡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 저는 PAPER 사면 조금밖에 못 봤어요 어쩌다 한번 다 보고... 그래도 악스트는 볼 때 거의 다 봤네요 뒤에 장편 소설은 끊어지는 느낌이 있어서 보다 말다 했지만... 이제는 안 보는군요 어쩐지 미안하네요 값 올랐다고 안 보다니... 아직도 나오는 거 보니 다행이기도 합니다 잡지는 그때 일이나 책을 말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른 다음에 보면 예전에 이런 걸 말했구나 하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05-28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꾸준히 볼 수 있는 문학 잡지가 있었으면 해서 한때 찾아서 봤는데 실패했어요.
딱 맘에 드는 게 없더라고요. 너무 두꺼운 것도 싫고요. 그중 녹색 평론이 괜찮았어요.
부지런히 읽지 못해 쭉 이어서 보긴 어렵고 해서 여러 권에서 핵심적인 내용만 모아서
한 권으로 만든 녹색 평론이 있길래 그걸 사 보고 그랬어요.

희선 2020-05-28 01:23   좋아요 0 | URL
문학 잡지에는 주제(이건 이슈더군요)가 있을 테니 그걸 보고 관심 가는 걸 말하면 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이런 생각이 지금 들었지만 제가 그걸 찾아보지는 않는군요 우연히 주제나 이슈를 보게 되면 한번 볼까 하는 마음이 들지도... 문학 잡지 오래 보기 어렵군요 녹색 평론은 나중에 핵심을 모아서 책을 내기도 하는군요 그런 것도 괜찮겠습니다


희선
 

 

 

 

 세상에는 사람한테 도움을 주는 책도 있지만 저주를 거는 책도 있지 저주라는 건 책 안에 사람을 가두는 거야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책속에 갇혔는지 정확한 숫자는 몰라 그건 그저 소문일 뿐이고 아주아주 오래전에 저주의 책을 만든 사람만 그 안에 갇혔을지도

 

 저주의 책은 평범하지만 사람마다 다르게 보인대 누군가한테는 화려하고 알록달록하게 누군가한테는 새빨간색 또 누군가한테는 밤보다 어두운 색으로

 

 이런 말도 있어

 

 사람과 사귀기를 아주 힘들어하던 사람이 자신만이 살 세계를 책속에 만들고 그속에 들어갔다는 가끔 그 책이 누군가한테 보이기도 한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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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요시(친한 친구, 친구)   2019년 8월호
講談社  2019년 07월03일

 

 

 

 만화 잡지 산 건 이번이 두번째군요. 지난번에는 <나츠메 우인장>이 실린 거로 CD가 부록이었는데, 여기에는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가 실렸어요. 그것도 가장 앞에. 저도 잘 모르지만 만화 잡지에 만화 실리는 차례는 바뀌겠지요. 예전에 본 만화에 인기 많으면 앞에 실리고 인기 떨어지면 뒤에 실린다던데, 그거 정말일까요. 이 책 살펴보니 엽서는 없네요. 자기 마음에 드는 만화가 뭔지 쓰는 거. 선물에 응모하라는 말은 있는데. 그것도 엽서는 자기가 준비해야 하는가 봅니다. 다른 것도 있을 텐데 다 안 봐서 모르겠습니다. 만화 잡지에는 이걸 보는 사람이 그린 그림이 실리기도 하는군요. 여기에도 있습니다. 그림 보내는 사람도 있고, 이런 거 보고 만화가가 되고 싶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여기에 만화 많이 실렸는데 두편 봤습니다.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35화하고 <이 사랑, 이뤄질까요?>. 다른 건 그림만 넘겨 봤습니다.

 

 두번째로 본 건 시리즈에서 두번째인 듯합니다.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나오는 이야기. 이 잡지에는 순정만화가 실리는 걸까요. 그런 것 같군요. 이 말은 예전에도 했지만 전 순정만화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골라 본 게 서로 좋아하는 사람이 나오는 이야기라니. 그런 건 괜찮은데 삼각관계 사각관계 이런 건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상한 걸까요. 순정만화 하면 그런 게 먼저 떠오르다니. 삼각관계 많겠군요. 한국에서는 순정만화라 하는데 일본에서는 소녀만화라 해요. 소년 소녀 이렇게 나누는 것도 별론데. 그러면서 저는 ‘난 소년만화를 좋아하는가 봐’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런 건 잘 바뀌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만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군요.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제가 본 만화 제목은 ‘이 사랑 이뤄질까요?’로 고등학생이 나와요. 남자아이가 전철에서 날마다 잠깐 보는 여자아이한테 마음 쓰는. 2학년이 되고 그렇게 만나게 됐답니다. 어쩌면 여자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더군요. 하루는 비가 와서 남자아이는 서둘러 전철을 타야 했어요. 그때 남자아이는 전철을 타고 여자아이 발을 밟았어요. 그래도 그 일로 둘은 이야기하게 되고 이름도 알게 됐어요. 주말이 지나고 여자아이가 며칠 보이지 않았어요. 남자아이가 걱정하자 친구가 연락처 모르느냐고 해요. 다시 여자아이를 만난 날 남자아이는 여자아이가 내린 역에서 함께 내리고 여자아이한테 좋아한다고 말해요. 그렇게 바로 말하다니. 여자아이는 조금 놀랐지만 기뻐해요.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다음으로 이어지는가 봅니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둘은 전철이 아닌 다른 데서 만나고 싶다고 했어요.

 

 지난해 9월에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7권 나왔는데 아직도 못 봤네요. 지난달에는 8권 나왔어요. 두권이나 밀리다니. 이번 이야기는 8권에 실렸을지. 앞에 이야기도 보면 더 잘 알 텐데. 여전히 사쿠라는 갑자기 꿈을 꾸는 것 같아요. 아키호가 사쿠라를 자신의 꿈속으로 끌어들이는 걸지도. 거기에서는 사쿠라가 앨리스가 되고 깨고 나면 그걸 다 기억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느낌은 남는가 봅니다. 아키호는 마법사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마력이 없어서 마법을 쓰지 못했어요. 그런 걸 아쉽게 여기던 사람들이 아키호는 새하얀 책이니 거기에 쓰자고 합니다. 아키호 집안 사람은 아키호 몸에 마법을 새겨넣고 마법도구로 만들었습니다. 카이토가 영국 마법협회에서 가지고 나왔다는 마법도구는 아키호가 맞는 것 같군요. 카이토가 그걸 쓰는 데 사쿠라가 만든 카드가 있어야 하는 건지도. 사쿠라는 정신을 차리고 아키호를 보고 조금 쓸쓸하게 여겨요.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이야기 많이 나아갔을 것 같군요. 이건 지난해에 나온 거니. 이제는 책을 만나야겠습니다.

 

 

 

*더하는 말

 

 이걸 보고 며칠 지나고 7권 봤습니다. 저는 여기 실린 35화 보고 사쿠라가 아키호 때문에 꿈을 꿨다 생각했는데, 7권을 보니 아키호가 아니고 카이토가 그렇게 만든 거였더군요. 그건 다음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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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 - 설국에서 만난 극한의 허무 클래식 클라우드 10
허연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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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이름은 알지만 다른 건 잘 모르는 작가예요. 소설 제목은 아는군요. 《설국》. 이 소설로 노벨문학상을 받았지요. 본래 《설국》은 장편이 아니고 1935년부터 1947년까지 여러 단편으로 썼어요. 이 말 어디선가 들은 적 있군요. 연작이기에 모아서 장편이라 해도 괜찮겠습니다. 가장 좋게 만들려고 여러 번이나 고쳐썼다고 합니다. 그렇게 했기에 노벨문학상도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소설을 영어로 옮긴 것도.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는 군대에서 일본말을 배웠어요. 일본말 배운 게 아까워서 외교관이 되지만 외교관이 적성에 맞지 않아 프리랜서 번역가가 됩니다. 그렇게 해서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 《설국》을 영어로 옮겼어요. 의역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 소설 분위기가 잘 전해졌나 봐요.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는 한국에도 관심이 있었다는데, 한국말은 배우지 않았군요.

 

 어릴 때부터 죽음이 가까이 있으면 어떨지.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일찍부터 죽음을 알았습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두살일 때 아버지가 세살일 때 어머니가 일곱살에는 할머니가 죽고 누나도 죽어요. 부모가 죽었을 때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았는데 할머니가 죽고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와 둘이 살았어요. 그 할아버지도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열다섯살일 때 죽어요. 어렸을 때는 무척 쓸쓸했겠습니다. 아니 그건 늘 그랬겠네요. 부모도 친척도 없는 사람도 있지만, 함께 살던 사람이 죽는 걸 겪는 게 더 힘들 것도 같아요. 많은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죽음을 받아들이기도 하잖아요.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어릴 때 죽음을 알아서 지금 삶이 덧없어진 걸지도. 아름다움은 잠시일 뿐이지만, 그걸 생각하는 마음은 영원할지도 모르겠어요.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아름다움을 나타내려 했어요. 시대와는 상관없이.

 

 소설 ‘설국’에는 그곳이 어디인지 나오지 않지만, 그곳은 에치고유자와라 합니다. 겨울이면 눈이 많이 온다고 해요. 지금도 많이 올까요. 소설 첫문장에 나오는 터널은 현실 세계와 환상 세계를 가르는 장치예요. 실제 기차가 터널을 지나 에치고유자와 역에 도착하면 아주 다른 분위기라 합니다. 그건 눈이 왔을 때 가야 느낄 수 있겠네요. 이 책을 쓴 허연은 일본으로 연구원 자격으로 가고 겨울이 오기를 기다렸답니다. 겨울에 그것도 눈이 내린 에치고유자와에 가려고. 전 이 소설(《설국》)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읽어도 잘 모를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설국’에 나오는 시마무라는 서양 무용 평론을 쓴다는데 실제 무용을 보지는 않는답니다. 그걸 안 보고도 평론을 쓰다니.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소설에 나온 사람은 가와바타 야스나리 자신일 때가 많답니다. 이 책을 보니 정말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허연은 에치고유자와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가요.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살았던 곳, 소설에 나오는 곳에. 《이즈의 무희》는 인상에 남았습니다. 본래 제목은 ‘이즈의 춤추는 아이’더군요.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대학에 들어가고 이즈에 가 봤답니다. 어딘가에 가고 소설을 쓰기도 하다니.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교토를 좋아했어요. 교토를 잘 알리는 소설은 《고도》라 합니다. 죽기 전까지 살았던 곳은 가마쿠라예요. 허연이 말한 여러 가지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소설 《츠바키 문구점》 만화 <슬램덩크> 말고도 가마쿠라가 나오는 이야기 많을 거예요. 거의 책 이야기를 해서 그곳이 잘 드러나지 않는데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도 가마쿠라가 배경이에요. 실제 이런 책방은 없지만. 이 소설에는 지역 이름도 나오더군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하세나 즈시. 성이 가와바타(川端)인 사람도 나와요. 그건 가와바타 야스나리 때문에 썼을지도. 거기에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은 안 나왔군요. 아주 오래된 책이 아니어설지도, 언젠가 나올지.

 

 노벨문학상을 받고 네해 뒤 1972년에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로 보이는데 정확하지 않은가 봅니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으니.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기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로 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남기다 마음이 바뀔 수도 있잖아요. 1970년에 죽은 미시마 유키오 영향도 조금 있었을지도. 그때 둘레 사람이 하나 둘 죽었나 봐요. 그래도 사는 사람이 있겠지만,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더 살기 힘들었을지도. 몸이 안 좋아서 마음도 약해졌을 것 같아요. 이건 그저 짐작이군요. 가와바타 야스나리 마음은 알 수 없겠습니다. 소설을 봐도 다 알기 어려울 듯해요.

 

 언젠가 소설 볼 수 있을지.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은 딱 한권 봤어요. 《명인名人》. 다른 소설과 달라 보이는 듯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아요. 여기서도 아름다움 같은 걸 쓰려 했어요. 바둑과 삶인가. 나중에 명인은 죽고. 명인은 바둑을 예술처럼 두려 했군요. 앞으로는 그런 사람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한 듯도 합니다. 이 책 보다보니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 조금 보고 싶기도 했어요, 언젠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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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흘러가는 시간을

바라보기만 하니

평화롭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하루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조금 쓸쓸해도

그럭저럭 괜찮다

 

마음속은 조용히 가라앉는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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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9: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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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23: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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