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드뷔시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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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이 내가 만나는 나카야마 시치리 책에서 몇번째일까. 안 세어봐서 잘 모르겠다. 여전히 다 못 봤지만, 많이 만난 느낌이다. 이건 피아니스트 미사키 요스케가 탐정처럼 나오는 이야기에서 첫번째면서 나카야마 시치리 책에서 첫번째기도 하다. 《연쇄살인마 개구리 남자》도 비슷한 때 썼다는데, 무엇을 먼저 썼을까. 내가 가장 처음 본 건 《살인마 잭의 고백》이다. 이 책 《안녕, 드뷔시》는 예전에 한국말로 나온 적 있는데 다시 나왔다. 그때는 많은 사람이 몰랐으려나. 나도 몰랐구나. ‘살인마 잭의 고백’이 나오고도 나카야마 시치리 책은 더 나오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야 책이 여러 권 나왔다.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 와타세 형사 그리고 피아니스트 미사키 요스케. 고엔지 시즈카가 판사를 그만두고 탐정처럼 나오는 이야기도 있다. 그동안 쓴 게 많아서 나카야마 시치리 책은 끊이지 않고 나오는구나.

 

 옮긴이 글을 보고 조금 놀랐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클래식 음악가 이름이 나오는 소설을 여러 권 써서 클래식을 잘 아는가 보다 했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클래식을 즐겨듣지는 않았던 듯하다. 그래도 아내와 아들이 클래식을 알았다. 자신이 들으려 하지 않아도 음악 듣지 않았을까. 소설 쓰는 사람은 자신이 잘 아는 걸 쓰기도 하지만 잘 모르는 것도 쓴다. 잘 모르는 건 공부하고 쓰겠지. 공부하면 전문가에 가까워질지도. 그런 거 조금 부럽구나. 소설 쓰는 게 부러운 건지 무언가를 알게 되는 게 부러운 건지. 둘 다일 듯하다. 내가 피아니스트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에서 첫번째를 건너뛰고 두번째 세번째를 먼저 만났는데 이번 걸 보고 미사키를 좀 더 알았다. ‘안녕, 드뷔시’는 전주곡도 있다. 그건 번외편이라 해야겠다. 그것도 한권이 아닐지도.

 

 고즈키 하루카는 부모가 집을 비운 밤 할아버지와 사촌 루시아와 함께 별채에서 잤는데 거기에 불이 났다. 할아버지와 루시아는 죽고 하루카는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었다. 앞부분에서 어떤 생각을 잠깐 했다가 다음을 보고 아닌가 했는데. 열여섯살 여자아이가 온몸에 3도 화상을 입고 피부이식을 받으면 어떨까. 하루카는 온몸을 붕대로 감고 잘 걷지도 못했다. 그런 하루카한테 할아버지가 재산을 2분의 1이나 남겨 주었다. 12억 엔에서 6억 엔이다. 그런 게 신데렐라로 보일까. 그렇다 해도 그 돈은 하루카가 피아니스트가 되려는 데 쓸 수 있었다. 손에도 피부 이식을 해서 피아노 치기 힘들었다. 하루카 재활 치료로 피아노를 가르치는 건 미사키다.

 

 피아니스트 탐정이라 했지만 미사키는 그저 피아니스트일 뿐이다. 탐정은 일이 아니다. 미사키는 사법 시험을 치르고 수석으로 합격했는데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했다. 그 일로 아버지가 미사키와 인연을 끊었다고 한다. 이 말 봤을 때 한번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어쩌면 두번째 이야기에서 본 것일지도. 그때는 그냥 넘겨버렸구나. 미사키는 피아노만 생각했는데 고등학생 때 돌발성 난청에 걸렸다. 이건 잘 알기 어려워서 치료할 때를 놓친다고 한다. 돌발성 난청은 생기고 두 주 안에 치료해야 하는데 미사키는 그때를 놓쳤다. 의사가 제대로 몰라서. 미사키는 지금도 귀가 안 들릴 때가 있다. 약을 먹기는 해도 다 낫지 않았다. 미사키는 자신한테 장애가 있어서 하루카를 돕기로 했을까.

 

 하루카가 음악 고등학교에 갔을 때 교장은 하루카가 피아노를 잘 치지 못하면 그 학교에 다닐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아이들은 하루카를 구경거리로 여겼다. 그러면서도 할아버지가 하루카한테 남겨준 재산을 부러워 했다. 그 일은 많은 사람이 알았던 듯하다. 할아버지가 부자여서 그런 소문이 쉽게 퍼진 걸까. 하루카는 돈은 별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자신한테는 피아노밖에 없다 여기고 피아노를 치기로 했던 거다. 미사키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루카는 미사키한테 피아노를 배우고 얼마 안 돼 조금 잘 치게 되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교장은 하루카한테 피아노 콩쿠르에 나가라고 한다. 교장은 하루카를 학교를 알리는 데 이용하려 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할아버지 재산 때문인지 누군가 하루카 목숨을 노렸다. 그리고 하루카 엄마도 죽는다. 미사키는 하루카 엄마가 죽은 곳을 보고 무언가를 알아챘다. 그것뿐 아니라 다른 것도. 처음에 난 할아버지 재산을 노리고 누군가 별채에 불을 질렀을까 했는데 그건 사고였다. 하루카한테 위험한 일이 일어나서 누가 그런 짓을 했을까 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도 하루카는 잘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으로 콩쿠르에 나갈 곡을 연습한다. 쇼팽 곡과 드뷔시 곡이었다. 장애인은 피아노 치면 안 될까. 왜 그걸 동정 받으려 한다고 여기는지. 하루카는 자신을 나타내는 게 피아노밖에 없어서 했는데. 하루카는 콩쿠르에서 연주 잘 해 낸다. 몸이 안 좋은데 잘 한다기보다 그냥 잘하는구나 한다면 더 좋겠다. 나도 이 책을 보기 전에는 몸이 편하지 않은 사람이 무언가를 잘하면 대단하다 생각했다. 몸은 생각하지 않고 잘하면 잘한다고 여기면 좋겠지.

 

 무언가로 다른 사람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 부럽구나. 미사키도 피아노 잘 쳤다.

 

 

 

*더하는 말

 

  

 

 

 

 어제(6, 20) 새벽에 이 시리즈 네번째인 《어디선가 베토벤》이 한국말로 나온다는 거 알았다. 그거 몇달 전에 샀는데, 그때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기만 했다. 이달에는 꼭, 하는 마음이었는데. 아직 유월 다 가지 않았으니 보면 좋을 텐데. 그건 미사키 요스케가 고등학생일 때 이야기다. 그러니까 돌발성 난청이 생긴 때다. 올해 4월에는 《합창》이 나왔다. 이것도 미사키 시리즈에 들어가는 건가 했는데, 찾아보니 여기에는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에 나온 여러 사람이 나온다고 한다. 변호사 형사 해부의 그리고 미사키. 그래서 제목이 ‘합창’인가 보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작가가 된 지 열해가 됐는가 보다. 어느새 그렇게 됐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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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6-22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 여름은 무척 덥다고 하고 게다가 코로나19로 외출도 꺼려지니
책과 함께 여름을 보내야겠어요. 더움을 잊은 채...
한 가지를 정해 시리즈로 읽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희선 2020-06-23 01:09   좋아요 1 | URL
어제 라디오 들으니 자꾸 덥다고 해서 정말 많이 더운가 했어요 3시 넘었을 때는 아주 덥지 않던데, 12시쯤에는 볕이 많이 뜨거웠겠지요 며칠 뒤에 비 온다고 하니 조금 나을지, 비 많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책 보면서 코로나19뿐 아니라 더위도 잊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희선
 

 

 

 

한번 맞았던 시간은

신이 변덕을 부려

엇갈리고,

엇갈린 시간을

되돌리려고 머나먼 길을 돌아왔지만

돌릴 수 없었다

 

엇갈린 시간은

마음을 엇갈리게 했다

 

머나먼

네 마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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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도 괜찮아

다른 사람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눈치 보고 사는 거 힘들잖아

다른 사람 마음에 들려고

자신을 꾸미는 것도 힘들지

있는 그대로 사는 게 마음 편해

 

괜찮아, 하고 마음속으로 말해

너 자신이 네 편이 되면 돼

다른 사람 마음은 붙잡을 수 없어

 

괜찮아, 혼자여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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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여행자
무라야마 사키.게미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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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지금 2020년 봄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게 별로 없을 것 같다. 다른 봄이라고 기억할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2020년에는 봄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꽃 피고 꽃잎이 바람에 날렸구나. 사람은 많이 움직이지 못하는데, 어김없이 봄이 와서 다행이다 생각했다. 겨울은 겨울답지 않고 봄은 짧았지만. 봄이 오기는 했지만 꽃이 일찍 피고 추위가 찾아오기도 해서 꽃이 얼어죽기도 했다. 겨울이 추웠다면 꽃이 추위를 잘 견뎠을지도 모르는데. 사람도 죽 덜 춥다 갑자기 많이 추워지면 힘들지 않은가. 추운 겨울을 견뎌야 다른 때도 견디지 않을까 싶다.

 

 걷다가 꽃을 만나면 반갑지 않은가. 아파트 옆에 심어둔 것도 있지만, 어딘가에서 날아온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도 한다. 그런 거 대단한 듯하다. 민들레 씨앗은 바람이 불면 잘 날아가는구나. 들꽃이 아닌 누군가 심은 꽃은 별로 못 봤다. 시에서 철마다 다른 꽃을 심는 게 있기는 하다. 나무도 있구나. <꽃게릴라의 밤>에 나온 것처럼 다른 사람 모르게 살짝 꽃씨를 심고 알뿌리를 심는 사람 진짜 있을까. 난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는 곳에 없는 것뿐이고. 리나 집에는 대학에서 장미꽃 연구를 하는 사유리가 방을 빌려 살았다. 사유리는 꽃씨나 알뿌리를 가지고 다니면서 심었다. 꽃게릴라는 공원이나 남의 집 마당에 꽃씨나 알뿌리를 심는 사람을 말한단다. 어떤 게릴라보다 멋지지 않나. 리나도 사유리를 따라 다니기도 했다.

 

 리나는 마음이 안 좋았다. 친한 친구가 다른 아이한테 미움을 사고 괴롭힘 당해서 리나는 친구를 피했다. 리나는 사유리는 그런 일 하지 않으리라 여겼는데, 사유리는 어렸을 때 자신도 친구를 도와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리나 마음은 조금 나아졌을지도. 리나가 친구 집 앞에 심은 꽃씨가 꽃을 피우면 리나는 용기를 내서 친구한테 말할 거다. 그러기를 바란다. <봄의 여행자>에서 봄의 여행자는 누굴까. 그건 거북이다. 우주 거북이. 그렇다 해도 고향은 지구다. 지구에서 나고 우주를 다니다가 쉰한해째에 지구로 돌아오고 알을 낳고 죽는다. 이런 상상을 하다니 재미있구나. 우주 거북이는 그리 오래 살지 못하는구나. 우주를 돌아다녀서 그럴까. 우주 어디를 갔다가 오고 그런 이야기 누군가한테 할지. 우연히 사람을 만나면 잠깐 이야기 할지도. 아니 그럴 틈 없을지도. 알을 낳으면 죽으니.

 

 유원지에서 일하던 할아버지는 어릴 때 전쟁이 한창일 때 우주 거북이를 만났다. 전쟁 때문에 우주에서 지구로 오던 거북이는 거의 죽고 겨우 한마리만이 알을 낳았다. 할아버지는 거북이가 알 낳는 걸 돕고 거북이가 죽자 알이 깨어날 때까지 지켰다. 며칠 뒤에 알이 깨고 새끼 거북이는 바로 우주로 떠났다. 그때 공습이 있어서 새끼 거북이가 모두 우주로 가지는 못했다. 할아버지는 그때에서 쉰한해가 지나고 벚꽃이 피는 봄을 맞고 거북이를 기다렸다. 할아버지가 어릴 때 태어난 거북이가 돌아오기를. 그때 알에서 깬 거북이 모두는 아니었지만 스무 마리가 지구로 돌아왔다. 스무 마리가 모두 알을 낳으면 그다음에는 더 많은 거북이가 나고 우주로 떠나겠다.

 

 여기에는 이야기 세 편이 담겼다. 마지막은 이야기보다 동시 같다. 사탕색에 따라 무엇인지를 말한다. 색깔 사탕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도 괜찮겠다. 난 그런 적 거의 없지만. 여기 담긴 글뿐 아니라 그림도 예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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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한테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좋아하지 못했다

아니

누군가를 좋아했지만

언제나 버림 받았다

 

버림 받을 때마다

마음속 아픔은 커졌다

또 같은 아픔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사람은 변덕스럽다는 걸

받아들였다면 좋았을걸

바뀌지 않는 마음 따윈 없다고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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