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일기 - 우리가 함께 지나온 밤
김연수 지음 / 레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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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는 자신만 보는 글인데, 작가가 쓰는 일기는 가끔 책으로 묶이기도 한다. 김연수도 열해 동안 쓴 일기를 이렇게 책 한권으로 묶었다. 열해 동안 썼으니 실제로는 이것보다 훨씬 많았겠지. 무엇을 실을지 고르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걸렸겠다. 자신의 이야기는 빼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것만 골랐을까. 아니면 뺀 일기도 다 이런 식일까. 여기 실리지 않은 걸 내가 어떻게 알리오. 남한테 알리고 싶지 않은 것도 썼겠지. 일기니. 그런 것도 빼지 않고 묶은 일기도 있을 거다. 그건 죽은 사람 일기일 때일 것 같다. 그것도 빼는 게 있겠지만. 누군가의 일기는 역사와 맞물리기도 한다. 많은 사람 삶은 잊히지만. 그게 뭐 어떤가 싶기도 하다. 자기대로 살다 가면 괜찮겠지.

 

 오랫동안 일기를 썼지만 정말 못 썼다. 누군가한테 보여주려고 쓴 게 아니니 상관없지만. 일기는 쓰고 나도 거의 안 본다. 누군가는 그날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적는다고도 하던데, 나 그런 건 잘 안 쓴다. 별 일이 없어서 그렇기는 하구나. 어릴 때는 좀 다르게 써도 좋았을 텐데 그때는 그저 쓰고 싶은 걸 썼다. 누군가와 말하지 못해서 그렇게 일기에 썼을까. 어릴 때도 난 말을 못하고 안 했는데, 누군가와 좋아하는 것도 같이 말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은 그런 거 같이 얘기하기도 하던데. 왜 난 그러지 못했을까.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친구가 없어서였겠지. 그것뿐 아니라 난 내가 좋아하는 걸 다른 사람한테 말하는 게 부끄러웠다. 그런 마음은 지금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사람 부럽기도 하다.

 

 앞에까지 쓰는 데 시간 많이도 걸렸다. 이 책을 읽고 할 말이 별로 없으면서 쓰려 하다니. 이런 나 좀 우습구나. 책을 읽고 나면 늘 그렇다. 책을 보면 마음에 드는 부분을 조금 만날 때도 있지만, 끝까지 보고 나면 잊어버린다. 여기에서는 마음에 들었다기보다 인상 깊었던 게 있다. 그건 세월호와 상관있는 이야기다. 그 일이 있고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하는 걸 생각하니 좀 슬펐다.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나고 많은 목숨이 졌다. 지금 바로 돈을 아끼기보다 안전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 일이 있고 한국은 바뀌었을까. 그렇지 않은 듯하다. 여전히 사람 목숨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경쟁도 줄지 않고. 어떤 일이 일어난 다음에 아쉬워하면 늦는다. 목숨이 걸린 일은.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안전을 늘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조심하기는 하지만. 2014년 4월 16일 잊지 않고 같은 일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할 텐데. 여전히 그 시간에 멈춰 있는 사람 많겠다.

 

 지금은 덜 할지 모르겠지만 옛날에 글을 쓴 사람은 그리 잘 살지 못했다. 하이쿠를 쓴 고바야시 잇사도 어릴 때부터 힘들었다. 어머니는 일찍 죽고 새어머니하고 잘 지내지 못했다. 나이를 많이 먹고 결혼했는데 아이가 다 죽는다. 네번째 때는 아내도 죽는다. 예전에는 아이가 죽는 일이 많았다지만, 그렇게 다 죽다니. 고바야시 잇사는 그래도 시(하이쿠)를 썼다. 그렇게 글을 쓰고 살 수밖에 없었겠지. 사는 건 괴로운 일이다.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런 건 한순간이다. 괴로움이나 아픔은 지금 삶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면 언제 사라질까. 죽으면 사라지겠지. 그렇다고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순간의 기쁨은 찾아올 테니. 고바야시 잇사는 힘든 일이 더 많았지만 기쁨을 느낀 순간도 있었겠지. 그랬기를 바란다.

 

 김연수가 쓴 일기는 보통 일기는 아닌 듯하다. 그런 건 뺐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쓰는 일기는 이런 게 아니다. 이 말은 앞에서도 했구나. 일기와는 다르게 날마다 글을 써야지 하고 쓰기도 했는데, 이제는 날마다 안 쓴다. 그래도 날마다 뭔가 쓴다. 그걸 써도 글은 별로 늘지 않고 쓸 게 떠오르지 않는구나. 이 책을 보고 글쓰기를 생각하다니. 소설이나 시를 보는 것도 생각했다. 자꾸 나빠지는 세상에서 자신을 지킬 방법은 그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신인지 남을 생각하는 마음일지. 남을 생각하는 마음도 중요하다. 세상이 나빠져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세상이 조금 따듯해지지 않을까. 사실 난 왜 세상은 나빠지기만 할까 하는 생각 별로 못했다. 그런 생각은 안 했지만 조금 느낀 것 같기는 하다. 세상이 무섭다고 생각했구나. 지금 세상은 무척 빠르다. 여유를 가지면 좋을 텐데. 좀 느리면 어떤가. 자기 속도대로 살면 좋겠다. 내가 느려서 이런 말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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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8-23 1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일 쓰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일기를 써요.
쓰고 나면 머릿속이 정리가 되는 것도 같고 기분 전환이 되는 것도 같아요.
이런 것도 글쓰기의 효과인 듯해요.

희선 2020-08-23 23:16   좋아요 0 | URL
뭔가 쓸 수 있기라도 한 게 나은 듯합니다 아주 못 쓰면 더 괴롭지 않나 싶어요 제가 이달에는 일기뿐 아니라 다른 것도 거의 안 썼는데, 이달 남은 날 동안에는 그냥 써야겠습니다 바라는 일이라도,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마음은 조금 낫겠지요


희선
 

 

 

 

언제나 난 혼자 지내요

혼자라고 혼자일까요

난 나랑 나랑 나랑 놀아요

아주 재미있지 않지만

아주 쓸쓸하지도 않아요

 

나랑 나랑 나랑은

좋은 친구예요

언제까지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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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메 우인장 25

미도리카와 유키

白泉社  2020년 06월 05일

 

 

 

 이 책 <나츠메 우인장>은 한해에 한권 나와서 다행이다. 한권에 이야기가 여러 편 담기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특별편 두편에 긴 이야기 하나다. 그건 끝나지도 않았다. 2화로 끝나도 긴 듯한데 3화로도 끝나지 않다니. 뭐라 하면 좋을지 모를 말도 나온다. 핫카야키(백하 굽기), 주구, 요리시로. 야옹 선생 몸인 마네키네코는 도기로 된 요리시로다. 야옹 선생 본래 모습은 커다란 요괴다. 요괴가 요리시로 안에 들어가면 누구한테나 보인다. 힘 센 요괴를 봉인할 때 요리시로에 가두면 힘이 덜 들까. 요리시로는 아무거나 되지 않는다. 거기에도 힘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요괴를 가두지 못한다. 그런 걸 만드는 사람도 힘이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나츠메가 눈토끼를 만든 적이 있는데 그 안에 요괴가 들어갔다. 그 요괴는 쉽게 움직이지 못했는데 나츠메 요력이 담긴 눈토끼 안에 들어가고는 움직일 수 있었다. 요리시로는 힘을 잃은 요괴가 쉬는 그릇이 될지도.

 

 요리시로(依代)라는 말은 음양사가 나오는 만화영화에서 들었다. 요괴를 없애려 하는 나토리나 마토바도 음양사 같은 것과 다르지 않구나. 주구도, 이건 주술도구라 해도 될까. 보통 사람은 보이지 않는 요괴여서 무서워한다. 무서우니 아예 없애려 하는 사람이 있겠다. 그런 사람도 있고 힘이 있는 걸 모으는 사람도 있는가 보다. 이번에 본 이야기가 그런 사람과 상관있다. 나츠메는 밖에 나간 야옹 선생이 집에 오지 않아서 걱정했다. 이튿날 타누마가 야옹 선생 몸에서 떨어진 듯한 도기 조각을 주웠다면서 보여줬다. 그걸 보고 나츠메는 야옹 선생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닐까 한다. 타누마는 도기 조각이 어렸을 때 본 것과 비슷하고 그런 도기를 굽는 곳을 나츠메한테 알려준다. 나츠메는 그 마을로 간다.

 

 사람인 나츠메가 요괴인 야옹 선생을 걱정하다니. 야옹 선생은 힘이 없는 요괴도 아닌데. 거의 식구 같고 정이 들어설지도. 나츠메가 간 마을에는 이제 사람이 거의 살지 않고 도기도 굽지 않았다. 겨우 한사람이 도기를 구웠다. 나츠메는 야옹 선생을 찾으러 마을에 왔는데 야옹 선생은 나츠메 가방 안에 있었다. 야옹 선생은 언제 집에 오고 나츠메 가방 안에 들어갔는지. 나츠메는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서 둘레를 돌아보다 소리가 난 곳으로 간다. 건물이 나타나서 안에 들어가니 어쩐지 수상해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곧 주인인 듯한 사람이 와서는 거기에는 별난 물건이 없다고 한다. 남자는 나츠메가 안은 야옹 선생도 갖고 싶다 했다. 남자가 무언가를 꺼내서 나츠메는 바로 그 자리를 피한다.

 

 남자는 반이라고 마토바 집안 밑에 있었는데 지금은 주술도구를 모으는 사람 밑에서 일한다고 했다. 반은 그 마을에 있는 도기로 만든 주술도구를 모두 바라고 결계를 쳤다. 나츠메가 위험에 빠졌을 때 마토바가 나타나고 곧 나토리가 왔다. 마토바는 나토리가 데려왔다. 모두 잠시 어떤 건물에 숨었다가 반이 숲으로 들어가자 도공을 구하러 간다. 마토바는 뭔가 다른 게 보고 싶었던 건지도. 도공을 데리고 오다가 창고 안에서 야옹 선생과 닮은 마네키네코 여러 마리를 본다. 거기에도 요괴가 들어간 건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던 듯했다. 그건 쓰쿠모가미였다. 오래된 물건에 마음이 깃드는 거 말이다. 이 마을에서 만든 것에는 그런 힘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걸 만들 사람이 없다. 나토리는 마네키네코가 똑같다고 여겼는데 마토바는 다 다르다고 했다. 마토바는 어릴 때 이 마을 사람이 만든 마네키네코 도록을 봤다. 야옹 선생은 거기에 실려 있지 않은 거여서 처음 만났을 때 놀랐단다. 그런 일이. 나츠메는 마토바가 그런 걸 봤다고 해서 뜻밖이다 여겼다.

 

 반이 쳐둔 결계 때문에 야옹 선생이나 나토리를 따르는 요괴는 마을에서 나갈 수 없나 보다. 결계를 없애고 거기에서 떠나야 할 텐데. 나츠메가 하늘에 뜬 부적 같은 걸 보았다. 그건 이 마을에서 만든 도기가 있는 곳을 가리키는 거였다. 마토바가 그걸 찾으면 결계를 없앨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해서 나츠메는 마토바와 함께 부적이 있는 곳으로 간다. 그 부적은 나츠메가 가장 잘 봤다. 마토바도 집중해서 봐야 보였다. 그러면 나츠메 요력이 셋 가운데서 가장 센 건가. 마토바와 나츠메가 간 곳에는 관 같은 나무상자밖에 없었다. 그건 도기로 만든 인형 같은 걸로 혼자 돌아다녔다. 마네키네코들이 없애야 한다고 한 건 반이 아니고 그거였다. 그건 옛날에 힘이 있는 사람이 만든 걸로 만들면 안 되는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걸 만들고 위험을 느끼고 봉인해뒀다. 반은 그걸 찾던 게 아닐지. 마토바도 관심 가진 것 같다. 이번에 이야기가 끝나지 않다니. 다음해까지 기다려야 어떻게 되는지 알겠다.

 

 도기로 만들면 안 되는 모양은 사람과 같은 모양일까. 나토리와 야옹 선생 뒤에 나타난 건 그런 모습이었다. 크기도. 마토바는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고 그저 마토바 집안이 센 힘을 가지기를 바라는 건지도. 처음에 나온 특별편에는 나츠메가 나오지 않고, 중급이 어딘가 이상한 곳에 가서 복숭아를 따고 그 복숭아를 요괴한테 주고 요괴가 잡은 새와 바꾼다. 중급은 새를 풀어준다. 그건 나츠메 부탁이었다. 사람이 갈 수 없는 곳이어서 중급이 갔다. 나츠메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나츠메는 호리병 속에 있었다. 마지막은 야옹 선생을 때리고 머리에 리본을 묶은 범인을 찾는 이야기다. 야옹 선생은 누군가한테 맞았을지. 실제로는 야옹 선생이 감나무에 머리를 부딪쳐 쓰러진 걸 보고 어떤 여자아이(키타모토 동생인 듯)가 야옹 선생 머리에 보냉제를 대고 리본으로 묶은 거였다. 별일 아니지만 좀 웃겼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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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네 마음에 이르는 길

 

잡힐 듯

잡히지 않네

 

놓는 게

잡는 걸지도

 

아직 힘들지만

언젠가는

닿기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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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소년 - 2012 책따세 선정도서
최지혜 지음, 레지나 그림 / 글로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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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처럼 별이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어

 쌍식이 너도 그랬을 것 같아

 보고 싶은 미현이도 못 만나고 가다니

 좀 더 힘내지 그랬어

 왜 그렇게 가 버린 거야

 

 내가 어렸을 때 <소나기>란 소설을 봤는데,

 그건 꽤 옛날 이야기야

 지금 읽어도 괜찮을 것 같아

 시골에 사는 남자아이와

 시골에서 가장 부잣집 손녀인 여자아이가

 만나고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같이 놀아

 하지만 여름에 짧게 내리는 소나기처럼

 둘은 헤어져

 거기에서는 여자아이가 하늘나라로 떠나

 그건 무척 갑작스러운 일이었어

 남자아이는 혼자 슬퍼했겠군

 그 마음을 말할 사람도 없었을 것 같아

 

 쌍식이 넌 언제 아이일까

 옛날 이름 같아

 미안해, 이런 말 해서

 어릴 때 소 뒷발에 차이고

 귀가 들리지 않게 된 너한테는

 너와 나이가 같은 개 복길이만이 친구였구나

 아니 미현이도 있었지

 옆집 주영이 사촌인 미현이는 명절이면 찾아오고

 너와 놀기도 했구나

 

 쌍식이 네가 미현이를 좋아한 건

 미현이가 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겠구나

 다음해 설날에 미현이가 오지 않아서 슬펐겠다

 추석에도 오지 않다니……

 중학교 3학년이어서 그랬을까

 

 넌 다음 설날까지 기다리지 못했구나

 그래도 멀리 떠나기 전에 미현이 만났지

 그랬을 것 같아

 이제는 저 하늘에서 미현이를 내려다 보겠다

 

 별이 된 쌍식이 네가 이젠 쓸쓸하지 않았으면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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