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말 못한다. 좋은 말이라기보다 남이 듣기 좋은 말이라 해야겠다. 말을 해야 안다고 하지만 말하기 힘든 것도 있지 않을까. 말하지 않는다고 모르는 게 아닌데 말이다. 누군가는 말만 하고 자기가 가장 잘났다고 한다. 이런 말 어쩐지 남의 뒷말 같구나.

 

 친하게 지내는 사람 앞에서는 평범하게 말하고 그 사람이 없는 곳에서 안 좋은 말 하는 사람도 있다. 그게 아주 나쁜 말은 아니다 해도 옆에서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 별로다. 그 사람이 없다고 마음대로 말하다니. 그렇게 말하는 건 그 사람을 잘 아는 걸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과 함께 말하고, 자신만 아는 사람이 가진 안 좋은 점은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 문제 있는 사람 이야기도 아예 하지 않는 게 나을까.

 

 말 많은 사람한테는 물에 빠지면 입만 둥둥 떠다닐 거다 말한다. 정말 그렇게 될까. 난 어떤 일을 말로만 하기보다 행동으로 옮기는 게 좋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은 처음부터 말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살다 보니 이것만 옳은 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 말을 할 때만은 그런 마음으로 한 것일 테니, 그 말을 거짓말이다 할 수 없겠다. 누군가 자신한테 하는 말을 듣고 기대하기보다 그런가 보다 하는 게 낫겠다. 어쩐지 이제 난 기대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기대하면 아쉬움도 커서.

 

 말뿐 아니라 글도 잘 생각하고 써야 한다. 이런 나 좀 답답할까. 말하거나 글을 쓰고 잘못했다 하기보다 어떤 말이 좋을까 생각하는 게 더 낫다고 본다. 누구나 그래야 한다고 말하면 안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뭐라고 남한테 어떻게 해라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다른 사람도 나 같기를 바란다. 어쩌면 이건 바랄 수 없는 일일지도. 어쨌든 난 좋은 말이나 글을 쓰고 거기에 맞게 살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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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저는 어떤 공간을 좋아한 적 없습니다. 그런 곳이 있다면 자주 갈지 그것도 모르겠습니다.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집에, 자기 방이 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어디보다 제 방을 편하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건지도. 제가 만약 집을 떠나 제 방이 사라진다 해도 그렇게 섭섭하게 느끼지 않을 겁니다. 그런 일이 없어서 그런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때와 똑같지 않을 텐데. 예전과 똑같지 않은 건 그곳이 바뀐 것이 아니고 자신이 바뀌어서겠지요.

 

 왜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까요. 만약 반대 처지였다면 전 아무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여긴 내가 예전에 지낸 곳인데 이렇게 바뀌다니’ 같은 말. 이런 거 쓴다고 좋아질 리 없는데. 저를 이상하다 여길지도 모르겠군요. 다들 저와는 다를 테니까요. 집을 떠났다가 돌아가면 그곳이 그대로길 바라잖아요, 그렇지요.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게 있다면 자신이 챙겨야지, 그런 거 하지도 않고 없어졌다고 아쉬워하다니.

 

 어딘가 숨을 곳 하나 있으면 좋겠습니다. 편하게 갈 수 있는 곳보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갈 수 있는 곳. 저는 그런 곳이 없습니다. 저만 없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책속은 어떨까요. 어릴 때 그랬다면 좋았을 텐데. 현실을 잊으려 책을 보는 것이겠지만, 그것만 있을까요. 책을 본다고 현실을 다 잊을 수 있을지.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다 알고 있겠습니다.

 

 맨 앞에서 말한 것과 바로 앞에서 말한 거 조금 다를까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어릴 때 좋아한 책을 떠올리는 것과 자신이 어린시절을 보낸 곳을 떠올리는 건 비슷할지도. 실제 보이는 것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게 없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자신이 지낸 곳이나 책이 사라져서 더 아쉬워하는 건 아닐까요. 사람은 지금 자신한테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을 더 좋게 생각하기도 하잖아요. 제 생각에 반대하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어떤 곳이나 물건보다 그때 기억이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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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국 총파업 때문에 두달 넘게 MBC 라디오 방송이 쉬었다. 그렇게 되고 얼마 안 됐을 때는 이런 거 오래 가지 않겠지 했다. 한달이 가고 두달이 가자 걱정스러웠다. 이러다 뭔가 하나 없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별 걱정을 다했다. 지난 11월 19일에 <복면가왕>이 본래 방송하는 걸 보고 라디오도 하려나 하고 틀어봤지만 하지 않았다. 내가 늘 듣는 <음악캠프>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니, 게시판에 라디오 듣는 사람이 쓴 글에 11월 20일부터 라디오 방송 다시 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 말 보고 기뻤다. 며칠 전에 MBC 라디오 방송 올해가 다 갈 때까지 안 하려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이 맞지 않아서 다행이다.

 

 라디오 방송 MBC만 듣는 건 아니지만(MBC EBS 두곳이구나), 그동안 날마다 듣던 <음악캠프> 듣지 못해서 아쉬웠다. 음악만 나오는 걸 들을 때는 주인 없는 집에 놀러간 느낌이었다. 주인 없는 집에 놀러갈 수 없으려나. 음악만 나오는 것하고 진행자 말소리가 나오는 거 아주 다르다. 음악도 진행자가 있을 때 틀어주는 게 훨씬 좋다. 라디오는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들려야 좋다는 걸 깨달았다.

 

 MBC 라디오 방송에서 <음악캠프>만 듣는 건 아니다. 이 방송하기 전에 하는 <오후의 발견>이나 <두시의 데이트>도 가끔 들었다. <두시의 데이트>는 지석진이 하는데, 어머니 합창단 목소리로 노래하는 거 좀 웃긴다. 두시에는 못 듣겠지만 세시 넘어서 책 읽지 않는다면 가끔 들을지도. <오후의 발견>도 마찬가지다. 오랜만에 <음악캠프> 시작하는 음악 들으니 무척 반가웠다. 그날 내가 잠을 못 자서 집중해서 듣지 못했지만 다시 돌아와서 좋았다.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기뻐하고, 다른 나라에서 MBC 라디오 방송 즐겨듣는 사람도 좋아했겠다.

 

 오랫동안 MBC 라디오 방송 못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다시 들으니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예전과 다르지 않아서였을지도. 십이월 첫날은 MBC FM 패밀리 데이로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방송을 바꿔서 한다. 이걸 한 지 몇해나 됐을까. 하루 내내 MBC FM을 들어본 적 없지만, 그런 거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그거 들을 수 있겠다. 음악캠프 하는 시간에는 누가 하든 라디오 틀어두겠지만, 다른 시간에는 누가 하는지만 알아볼 것 같다. 한해에 한번(진행자가 쉬면 한두주) 다른 사람 목소리를 듣는 것도 괜찮다. 라디오 방송 진행자도 십이월이 다가오면 올해 패밀리 데이에는 어떤 방송을 할까 할 것 같다.

 

 이렇게 오래 방송이 쉬는 일 또 일어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앞으로는 방송을 만드는 사람이 자유롭게 일하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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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1-22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시의 데이트를 지석진이 하는군요.
저는 김기덕 아마도 1대 DJ였을 것 같은데
아닌가? 고인이 된 이종환 씨가 그전에 했으려나...?
암튼 희선님 페이퍼에서 두시의 데이트 들으니까 되게 반갑네요.

저는 라디오 거의 안 듣습니다.
K클래식에서 하는 <세상의 모든 음악>이 거의 유일하죠.
KBS도 파업하면서 아침에 방송하던 <장일범의 가정 음악>을
이어서 하더군요. 파업 전엔 무슨 실황 음악을 했는데
장일범을 재방송으로 들으니까 아주 좋더군요.
솔직히 그 음악은 좀 듣기가 어려웠거든요.
장일범도 끝까지 듣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것도 쌓이니까
귀가 조금은 열리는 느낌입니다.^^

희선 2017-11-24 00:25   좋아요 1 | URL
kbs fm은 주파수가 mbc fm 바로 옆이에요 그게 앞 뒤로 둘이나 있어요 두곳이 같은 지역 방송인지 다른 지역인지 잘 모르겠지만, MBC FM보다 훨씬 잘 나와요 MBC는 잡음이 나와서 듣기 안 좋기도 합니다 잘 나올 때도 있었는데... 잡음이 덜 나오게 라디오를 옮기면 될 테지만 그냥저냥 듣습니다 잘 맞추면 들을 만해요 요즘은 라디오로 라디오 방송 듣는 사람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없지 않겠지요

주파수를 맞출 때 KBS FM을 가끔 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 생각만으로 끝납니다 그런 것도 자주 들어야 조금은 알 텐데... 가끔 책에서 어떤 음악 이야기를 보고 들어보고 싶다 생각하고 그걸로 끝날 때도 많습니다 요새는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들을 수도 있을 텐데, 게으르네요

두시의 데이트 오래된 방송이군요 오래 하는 방송이 있는 것도 괜찮지요


희선
 

 

 

 

새파란 하늘 닮은 새파란 바다

아니

새파란 바다를 새파란 하늘이 닮았을까

 

하늘을 떠가는 새하얀 구름

바닷가로 밀려와 부서지는 새하얀 파도

 

새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사람은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난다

물고기는 자유롭게 바닷속을 헤엄치고

사람은 배를 타고 바다를 떠다닌다

 

하늘이 흐려지면

바다도 흐려진다

 

닮은 게 많은 하늘과 바다는 이란성 쌍둥이

둘은 서로를 좋아할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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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일기
롤랑 바르트 지음, 김진영 옮김 / 이순(웅진)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얼마나 슬프고, 슬퍼하는 기간은 어느 정도나 될까. 이건 정해져 있지 않겠다. 식구가 세상을 떠나면 슬픔이나 아픔은 평생 가겠다. 부모의 죽음과 자식의 죽음에서 어느 쪽이 더 슬플까. 이것도 가늠할 수 없겠다. 어쩐지 부모가 죽는 것보다 자식이 죽는 게 더 마음 아플 것 같기도 한데. 경험한 적도 없는 일은 알기 어렵겠다. 언젠가 부모의 죽음을 경험할 텐데, 어떨지 모르겠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 무척 마음 아파하고 오래 슬퍼하는 사람을 책에서 봤는데, 정말 그럴까 싶기도 하다. 부모와 자식 사이가 어떠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유난히 부모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은 부모의 죽음을 무척 크게 느낀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야 할 텐데. 아니 그것보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걸 생각하고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낫겠다. 내 일이 아니어서 이렇게 거리를 두고 말할 수 있는 거겠지.

 

 롤랑 바르트는 어머니와 사이가 좋았나 보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다음 날(1979년 10월 26일)부터 롤랑 바르트는 일기를 썼다. 긴 글은 아니고 짧은 글이다. 롤랑 바르트는 어머니가 생각날 때마다 글을 썼을까. 여기에는 롤랑 바르트가 두해 동안 쓴 글을 모아두었다. 롤랑 바르트가 책으로 내려고 글을 쓴 것은 아닐 텐데, 롤랑 바르트가 죽고 다른 사람이 짧은 글을 모아서 책으로 묶었다. 롤랑 바르트가 어머니를 생각하는 건 마치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것 같다. 그저 그런 느낌이 드는데, 부모가 죽고 그 일을 오래 아파하고 슬퍼하는 사람도 있겠지. 시간이 흐르면 슬픔은 조금 희미해질 것 같은데 롤랑 바르트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니 조금 그렇게 됐을 때 롤랑 바르트도 세상을 떠난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죽은 사람을 덜 생각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롤랑 바르트는 그것에 죄책감을 느낀 건 아닐까. 그런 사람도 책에서 봤다. 난 실제 보기보다 책에서 만나는구나. 슬퍼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것 같다. 사람은 다 슬퍼하고 산다. 그것을 자주 끄집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쩌다 한번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앞에서 말했듯 누군가 세상을 떠났을 때 슬퍼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고 끝나지 않을 거다. 오래 슬퍼하는 사람을 보면 그만 하고 자기 삶을 살라고도 한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상대를 걱정해설까, 오래 슬퍼하는 모습이 보기 싫어설까. 누군가 슬퍼하면 곁에 있는 사람도 그 감정에 물들기도 한다. 잠깐 그렇게 되는 거 안 좋은 걸까. 슬픈 일이 일어나면 실컷 슬퍼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서 나도 롤랑 바르트 글을 보면서 참 오래도 슬퍼하는구나 했다. 롤랑 바르트는 1980년 2월 25일에 트럭에 치이고 3월 26일에 죽었다. 그때 몸은 치료했지만 마음은 치료하지 않았다니. 사고가 나면 마음도 돌봐야 하는가 보다. 한국은 그러지 않는 것 같기도 한데(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못한 사람은 정신과 치료도 받게 하겠지). 사람한테는 몸뿐 아니라 마음도 중요하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프기도 한다. 롤랑 바르트는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나 보다. 어쩌면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없었던 건지도.

 

 우리는 슬퍼하는 사람한테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오래 슬퍼하면 죽은 사람이 좋아하지 않으리라고. 이 말은 산 사람이 하는 거지만 아주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그 마음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죽었는데 남은 사람이 언제까지나 슬퍼하면 마음 아플 거다. 이런 말 조심스럽다. 오래는 아니지만 가끔 슬픔에 빠져 살면서.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슬퍼하되 살 마음은 잃지 않기를 바란다. 나한테 그런 일이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는데 이런 말을 했구나. 난 가끔 사는 걸 덧없게 여긴다. 잠깐 그러다 만다. 내게는 나를 살게 하는 게 있는 거겠지. 누구나 자신을 살게 하는 게 있다면 괜찮을 거다. 롤랑 바르트한테 그런 게 없었던 건 아니다. 롤랑 바르트한테는 문학이 있었다. 그게 있다 해도 힘이 빠질 수도 있겠지. 아침이 오는 걸 기적으로 여겨도 좋겠다. 하루가 지나고 아침이 오는 건 늘 기적이다.

 

 살다보면 아픔이나 슬픔이 찾아온다. 그것을 안 좋게 여기지 않고 잘 받아들이면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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