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리고 하늘에 달이 뜨면 언제나 당신을 생각해요. 이곳을 떠나 달로 떠나버린 당신은 그곳에서 잘 지낼지.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르지 않을 것 같지만, 당신은 달만은 다르리라 생각했지요.

 

 저는 당신 마음을 다 알 수 없어요. 당신이 이곳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당신은 저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슬픈 얼굴만 했잖아요. 왜 당신이 그렇게 슬펐는지 제가 알려고 했다면 조금이라도 알았을까요. 당신한테 그것을 묻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이 달로 떠나겠다고 했을 때 저는 당신을 잡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제가 잡아주기를 바랐을지. 아니 제가 당신을 잡았다 해도 당신은 그곳으로 떠났겠지요. 당신이 그곳에서 편안하고 즐겁다면 저도 괜찮습니다.

 

 가끔 날씨가 흐리거나 달이 보이지 않는 날이면 조금 슬퍼요. 달을 보면 당신을 만나는 것 같은데. 달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곳에 없는 건 아니군요. 잠시 그걸 잊어버렸습니다. 당신은 가끔이라도 이곳을 생각할지.

 

 당신이 이곳에서 지낼 때 늘 힘들었던 건 아니겠지요. 기쁜 일이나 즐거운 일도 있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곳에서 지내도 힘든 일 있을 것 같아요. 그때 당신은 어떻게 하세요. 당신은 그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도 당신은 그랬잖아요. 그랬던 당신인데. 당신이 좋다면 저도 괜찮다고 했는데 또 아쉬워합니다.

 

 지금 하늘에서 눈이 와서 달은 보이지 않습니다. 달에도 눈이 내리는지 모르겠네요. 진짜 눈은 아닐지라도 가끔 오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눈길을 걸을 수 있게. 눈이 내리면 좋아서 밖으로 뛰어나가던 당신이 생각나네요. 당신을 떠올리게 하는 게 달만은 아니군요.

 

 달이 보일 때도 달이 보이지 않을 때도 당신을 생각할 것 같습니다. 당신은 그저 그곳에서 잘 지내세요. 슬픈 일이 당신한테 찾아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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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는

아무리 좋은 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겠지요

그럴 때일수록

세상을 보고 세상에 귀 기울여요

그대 아픈 마음을 위로하는 게 보이고 들릴 거예요

 

어때요

보여요

들려요

 

그대가 보지 않고 듣지 않으면

세상도 쓸쓸할 거예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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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과 영혼의 경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송태욱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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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예전에 한번 읽었다. 그때(2008) 내가 본 건 다른 데서 나온 거였다. 그때는 책을 읽기만 하고 쓰지는 않았다. 그때에서 시간이 조금 더 지난 뒤에야 책을 읽고 쓰기 시작했다. 두번째 보는 건데, 예전에 봤다는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어렴풋이 생각났지만, 다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이런 게 책만은 아닐 거다. 책을 읽고 쓰면 좀더 기억한다고는 해도, 큰 일만 기억하지 자잘한 건 기억하지 못한다. 사람이 아주 많은 걸 기억하고 살면 더 안 좋겠지. 잊기도 하고 새로운 걸 머릿속에 집어 넣을 거다. 시간이 흐르면 잊어버리는 게 정상이라 해도 잘 기억하고 싶기도 하다. 그러려면 더 관심을 가져야겠구나.

 

 사람은 누구나 그 사람만 해낼 수 있는 사명이 있을까. 이런 말을 처음 듣는 건 아니다. 자신이 왜 이 세상에 왔는지 뜻을 찾아야 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게 정말 있을까. 아침이 오고 낮이 지나고 밤이 오는 것처럼 사람도 세상에 태어나고 언젠가는 떠난다. 사람이니까 제대로 살기를 바라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게 있다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자기 삶을 다 살고 가는 것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자신이 하는 일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사명이라는 걸 그렇게 받아들이면 괜찮겠다. 경찰은 경찰 일을 하고 의사는 의사 일을 하고 회사 사장은 자기 일을 온 힘을 다해 하면 좋겠다.

 

 두 사람에서 한 사람 히무라 유키에는 지금 수련의로 심장혈관외과에서 일한다. 유키가 이 일을 하기로 한 건 유키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대동맥류 수술을 받다 세상을 떠나서다. 유키는 심장혈관외과 의사 니시조노 요헤이가 아버지를 일부러 죽게 한 건 아닐까 의심하고 옆에서 니시조노를 지켜 보았다. 다른 한 사람 나오이 조지는 아리마 자동차 회장 시마바라 소이치로를 죽이려 했다. 아리마 자동차에서 만든 차가 문제를 일으켜서 다른 데서 사고를 당하고 응급차로 실려가던 조지 여자친구 간바라 하루나는 병원에 빨리 가지 못했다. 그래서 죽었다고 말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간바라 하루나 남자친구 조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일로 조지는 시마바라 소이치로한테 원한을 가졌다. 어떻게 보면 사람을 죽이기에 좀 약해 보이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아리마 자동차 회장인 시마바라는 차를 탈 사람 안전보다 차를 빨리 만드는 데 더 관심이 있었다.

 

 경찰이 시민 안전을 지키려고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중학생을 쫓아도 괜찮을까. 오토바이를 탄 중학생도 시민일 텐데. 난 의심스럽다고 경찰이 누군가를 쫓다 사고나는 거 경찰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부드럽게 해도 될 텐데. 유키와 니시조노 사이는 이런저런 일로 얽혀 있어서 니시조노가 유키 아버지를 죽인 게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데 그건 일부러 그렇게 했나보다. 책 읽는 사람 헷갈리게 만들려고. 니시조노는 어떤 형편에 놓여도 자신이 할 일을 제대로 했다. 아마 유키 아버지 수술 할 때도 그랬을 거다. 온 힘을 다했지만 살리지 못한 거겠지. 그런 걸 보면 의사는 신이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자동차 회사 회장도 돈만 생각하지 않고 차를 탈 사람 안전을 생각하기를 바란다. 그게 멀리까지 내다보는 게 아닐까 싶다. 어디 차는 문제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는 입소문이 퍼진다면 말이다.

 

 일본에는 정말 자동차가 문제를 일으켜서 죽은 사람 있는가보다. 내가 모를 뿐이지 한국에도 그런 일 있을지도 모르겠다. 차는 아니지만 가습기 생각난다. 의료과실도 일어나지 않게 의사가 자기 할 일을 하기를 바란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할 일을 제대로 하면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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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한다는 것은 조수간만처럼 침식해 들어오는 뜻없는 삶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 -김영하

 

 

 

 요새는 무척 쓸쓸하다. 그런 생각 하고 싶지 않은데. 아주 친한 친구가 있다 해도 이런 마음일까. 그건 나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그런 친구가 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어서. 없어서 바라는 걸까. 친한 친구뿐 아니라 식구도 서로가 어떤 마음인지 다 모를 거다. 가까운 사람 마음을 안다 해도 도움은 별로 주지 못한다. 그렇다 해도 누군가 곁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를 것 같다. 꼭 가까이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구나. 멀리에서 자신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떠올리면 마음이 따스하겠다.

 

 두사람에서 한사람만 다른 사람이 자신을 생각하겠지 하면 어쩌지. 난 이런 생각에 잘 빠지기도 한다. 별로 좋지 않은 거구나.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다른 사람이 말하지 않는다고 다르게 생각하다니. 하지만 그 생각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난 눈치없는 사람으로 비치고 싶지 않다.

 

 무슨 일이 있다 해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혼자라는 게 그렇게 쓸쓸하지 않을까. 바로 좋아지지는 않더라도 조금 괜찮겠지. 덧없는 세상, 덧없는 삶. 그렇다 해도 사는 게 아주 안 좋은 건 아닐 거다. 살아서 느낄 수 있는 건 많다. 부질없다 해도 살아야 한다. 부질없는 것 안에는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 있다. 살면서 그것을 찾는다면 좋고 찾지 못해도 괜찮다. 아니 벌써 찾고도 알아보지 못하기도 할 거다.

 

 가끔 쓸쓸함이 찾아와도 그것만 생각하지 않아야겠다. 내 안이 아닌 바깥을 보면 나을까. 이제야 이런 생각을 하다니. 다들 쓸쓸해도 어떻게든 사는 거겠지. 그걸 생각하고 나만 쓸쓸하지 않다고 되뇌어볼까 보다. 그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내 안에 갇히는 것보다는 낫겠다.

 

 이런 마음을 글로 잘 나타내면 좋을 텐데, 그것도 잘 못하는구나. 생각만 하는 것보다 그것을 적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혼잣말일지라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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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언제부터 음악을 즐겼을까, 원시시대부털까. 원시인이 모닥불을 피우고 그 둘레를 돌면서 노래하는 게 떠오르는데. 그건 그저 나중 사람이 상상한 걸까. 그림은 남아 있다 해도 음악은 남아 있지 않다. 아니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왔겠다. 그것도 많이 사라졌겠지만. 한국에도 그런 게 있다. 판소리 전래동요라는 게 있다는 거 알지만 전래동요는 어떤 음인지 잘 모른다.

 

 한때 음악은 궁에서만 즐겼다. 이건 클래식이구나. 한국에도 궁중음악이 있고 백성은 풍물을 좋아했던가. 그런 것도 있고 일하면서 하는 노래도 있었다. 노래하면서 일을 하면 일이 덜 힘들겠지. 궁중음악과 백성이 즐기는 음악은 조금 달랐구나. 지금은 신분제도가 없어서 누구나 어떤 음악이든 즐길 수 있다. 음악은 말을 몰라도 괜찮다. 노랫말이 있는 음악도 있지만 노랫말 몰라도 음악이 괜찮으면 많은 사람이 그걸 좋아한다. 그렇지 않은가.

 

 난 어렸을 때부터 대중음악을 좋아했다. 고전음악을 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잘 듣지 않아서 잘 모른다. 그것도 관심을 가지고 여러 번 들으면 기억할지도 모를 텐데. 대중음악도 여러 번 들어야 귀에 익는다. 처음 듣고 좋으면 여러 번 듣고 멜로디나 노랫말을 외기도 한다. 예전에는 노랫말을 외는 노래 많았는데, 지금은 별로 없구나. 예전에 알았던 것도 이젠 조금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몇해 전에는 일본 노래(만화영화 주제곡)를 듣고 좋아했다. 지금도 우연히 듣고 마음에 드는 노랫말이 들리면 찾아보기도 한다. 일본 노래를 듣다가 예전에 한국 노래 노랫말 적던 게 생각나서 일본 노래도 노랫말을 적었다. 연습장에 적었다 다른 데 다시 옮겨 쓰려 했는데 별로 못했다. 그것도 잠깐 했다. 그때보다 일본말 좀더 알게 됐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아직도 모르는 거 많다. 여러 나라 말을 공부하고 익히는 사람도 있는데, 난 일본말 하나만으로도 벅차다.

 

 음악은 사람을 그때로 바로 데려간다. 그 노래를 듣고 좋아한 때. 어떤 음악과 상관있는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도 있고 슬픈 기억이 있는 사람도 있겠다. 누군가는 어떤 노래를 듣고 자기 이야기라고 느끼기도 한다. 난 그런 거 없지만(이런 말을). 아주 없는 건 아닐지도. 세상에 사랑 노래만 있는 건 아니니. 음악은 사람을 위로하기도 한다. 그런 음악이 세상에 있어서 다행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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