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난 컴퓨터 쓰다가 글을 날려 본 적은 별로 없어. 처음 쓴 컴퓨터는 하드가 작아서 그랬는지 가끔 멈추기도 했지만, 처음에만 그러고 괜찮았어. 컴퓨터가 힘들 만한 건 거의 안 해서 그랬을지도.

 

 또 중고를 쓰게 됐지만 먼저 쓴 것보다 훨씬 나은데, 이틀째에 내가 공책에 써둔 글을 메모장에 타이핑 하는데 갑자기 모니터가 캄캄해졌어. 타이핑 하면서 노래 듣다가 동영상을 봤거든. 그래서 그렇게 된 걸까. 지금까지는 그렇게 해도 별 일 없었는데. 그때만 프로그램이 부딪친 거면 좋겠는데. 음악을 잠깐 끄고 동영상을 봤다면 괜찮았을지. 동영상이라고 해도 책 광고여서 굳이 음악을 끄지 않아도 괜찮겠다 생각했는데. 음악 들으면서 타이핑만 해야 하는데 동영상을 보려 했다니. 지금 생각하니 조금 우습군. 사실은 타이핑 하면서 다른 거 보고 거기에 짧게 썼어. 내가 늘 그러는 건 아니야. 어쩌다 한번이야.

 

 모니터가 검게 되고 소리만 나고 컴퓨터가 다시 돌아오지 않아서 리셋 버튼을 눌렀어. 그때 생각한 건, 지금까지 해둔 타이핑 저장 안 했는데였어. 난 언제나 컴퓨터 끌 때 메모장을 저장했어. 어쩌다 한번 저장하는 메모장에 글을 써두지 않아 날린 일은 있지만, 중간에 날린 일은 거의 없었어. 아니 컴퓨터가 켜지지 않게 된 날에도 열심히 타이핑 한 거 날렸군. 컴퓨터가 그렇게 돼서 또 그러면 어쩌나 걱정됐어. 중고라 해도 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컴퓨터 다시 켜고는 타이핑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우울했어. 다른 때보다 많이 해뒀는데 그걸 날려 버렸으니. 그때는 타이핑 조금 하고 저장하기를 되풀이했어. 다행하게도 그 뒤에는 컴퓨터에 문제 없었어. 글 쓰다 날린 게 아니어서 조금 나았지만, 다시 타이핑 해야 하는 것도 앞이 조금 캄캄해지는 일이야.

 

 한번에 하나만 하고 다른 데 마음을 쓰면 안 될지도. 다른 때는 그렇게 하는데 컴퓨터 쓸 때는 그러지 못하는 듯해. 예전에는 하나씩 했는데. 어쨌든 앞으로는 메모장에 타이핑 한 글은 바로 저장해둬야겠어. 컴퓨터 쓰다 무슨 일 일어날지 알 수 없잖아. 저장한 걸 다른 데 쓰려면 자동 줄 바꿈을 해야 하지만, 타이핑 한 글 날리는 것보다는 낫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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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화로 글을 쓰라고도 하지만

그건 어떤 화를 말하는 걸까

마음에 들지 않는 세상에 내는 화인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한테 내는 화인지

둘 다일까

 

화를 내려면 날 것 그대로가 아닌

냉정하게 생각하고 말을 골라야 한다

누군가한테 전해지게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난 아무 마음없이 쓰고 싶다

화도 사랑도 아닌

좋아하는 것에 조금 더 가까울까

 

멋진 세상

멋진 삶일지라도

어둠에 빠지기도 한다

어둠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힘은

글이 나를 살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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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밖에 나가지 않지만 밤동안 문을 여는 가게가 있으면 좋겠다. 만화에 나오는 <심야식당>이나 소설에 나오는 빵집은 아니어도 괜찮다. 편의점에는 거의 가지 않지만, 거기에는 사람이 사는 데 있어야 하는 건 거의 있지 않나. 비싸지만. 내가 편의점에 가지 않는 건 비싸서다.

 

 늦은 밤에도 문을 열었으면 하는 곳은 컴퓨터 고치는 곳이다.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는 건 어쩌다 한번이지만 밤에 컴퓨터를 못 쓰면 아주 우울하다. 얼마전에 컴퓨터가 이상해져서 쓸 수 없었는데 무척 쓸쓸한 기분이었다. 여러 가지 쓸데없는 일들도 떠올랐다. 난 왜 그런지.

 

 아침에야 컴퓨터를 가지고 갔다. 고칠 수 있기를 바랐는데 고칠 수 없었다. 본래 문제가 있어서 DVD 롬은 쓸 수 없었다. 더 나중에 사고 싶었는데, 또 중고다. 언제나 중고만 쓰는구나. 언젠가 내가 아주 괜찮은 새 컴퓨터 쓰는 날 올까. 그렇게 좋지 않아도 되지만, 어쩐지 새 것은 어려울 듯하다. 헌 거여도 잘 쓰면 괜찮다.

 

 컴퓨터 없는 생활은 할 수 없구나.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기는 없어도 괜찮은데. 예전에는 컴퓨터 없어도 아무렇지 않았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새벽에 라디오 방송 듣던 때로 돌아갈 수 없다. 예전에 듣던 라디오 방송도 이젠 없구나. 새벽에 다른 걸 해 볼까. 아니다, 그냥 컴퓨터 써야지. 낮에는 밝아서 안 좋다. 낮에는 낮에 할 게 있다.

 

 전기가 생겨서 많은 사람은 늦은 시간에도 깨어있다. 컴퓨터 가게는 밤에 열어도 그렇게 잘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나쯤 있어도 괜찮을 테지만 내가 모르는 곳이나 집에서 먼 곳이면 갈 수 없다. 밤에는 집에서 편안하게 쉬는 게 좋겠다. 컴퓨터에 무슨 일이 있으면 날이 밝기를 기다려야지.

 

 늦은 밤에 문을 열면 괜찮은 곳은 어딜까.

 

 

 

*미처하지못한말

 

 내가 정말 바라는 컴퓨터 가게는 여자가 컴퓨터를 고치는 곳이다. 왜 컴퓨터 가게를 하는 건 다 남자일까. 가기 편하지 않게. 내가 모르는 거고 어딘가에는 컴퓨터를 고치는 사람이 여자인 곳도 있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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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자꾸 말해서 또 말하면 지겨울 것 같지만, 난 어렸을 때는 책을 읽지 않았다. 어렸을 때가 언제냐 하면 고등학생 때까지다. 그 뒤부터 책을 읽었는데 그렇게 많이 읽지는 못했다. 나도 한해에 삼백권 넘게 본 적 있기는 한데, 그건 겨우 한해 정도다. 그때 읽은 거 기억하느냐면 기억 못한다. 그냥 한권 다 읽으면 또 다른 책을 읽었다. 잠시라도 읽은 책을 생각했다면 조금 기억했을지도 모를 텐데. 책을 읽고 쓴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 잊어버린다. 좋아하는 건 여러 번 보는 사람도 있던데 난 여러 번 본 책도 별로 없다. 좋아하는 책 한권을 볼 때마다 새로운 걸 찾아내면 참 기쁠 텐데, 아직 그렇게 하고 싶은 책은 만나지 못했다. 맞다. 이렇게 생각해야겠다. 여러 번 깊이 보고 싶은 책을 만나지 못했으니 앞으로 조금 더 즐겁게 책을 만날 수 있겠다. 내가 찾는 책이 어떤 건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평생 책을 봐도 못 찾을까. 세상에는 사람도 많고 책도 많으니 내가 바라는 책을 만나는 건 쉽지 않겠다. 사람찾기는 내가 할 수 없겠지만 책찾기는 할 수 있겠다.

 

 나쓰키 린타로는 어렸을 때 부모가 헤어지고 어머니가 일찍 죽어서 초등학생 때부터 할아버지와 살았다. 린타로는 학교에 잘 가지 않고 할아버지가 하는 고서점에서 책을 자주 읽었다. 린타로가 고등학생 때 갑자기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지금 생각하니 린타로가 고등학교 몇학년인지 나오지 않았다. 1학년일까. 린타로는 잘 모르는 고모와 살게 되었다. 나쓰키 책방을 떠날날을 기다리던 어느 날 그곳에 얼룩고양이가 나타난다. 얼룩고양이는 사람 말을 하고 자신을 얼룩이라 한다. 얼룩이는 린타로한테 자신을 도와 갇힌 책을 풀어달라고 한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슬프고 앞으로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던 린타로는 얼떨결에 얼룩이를 돕는다. 얼룩이는 린타로한테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을 하는데 얼룩이와 린타로 그리고 같은 반 친구 유즈키 사요가 함께 미궁에 가는 건 어린 왕자가 생각나게 한다. 어린 왕자가 자기 별을 떠나고 지구로 오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모습이.

 

 첫번째는 아주 많은 책을 읽고 읽은 책은 다시 책장에 꽂아두기만 하는 사람을 만난다. 책을 많이 읽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책을 책장에 꽂아두고 유리문에 자물쇠를 달아두는 건 좋지 않겠지. 그 사람은 세상에 있는 많은 책을 보려면 한번만 봐야 한다 생각했다. 두번째 세번째도 별로 다르지 않은 듯하다. 두번째 사람은 두껍고 어려운 책은 줄거리와 요약만 보면 된다 여겼다. 세번째 출판사 사장은 좋은 책보다 세상이 바라는 책을 만들고 팔았다. 한마디로 돈만 생각했다. 지금 세상은 아주 빨리 돌아간다. 책이 아니더라도 볼 건 많다. 책은 가만히 앉아서 집중해야 한다. 세상에는 그걸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걸 시간을 버리는 일이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린타로와 얼룩이 그리고 사요가 만난 사람은 지금 사람과 다르지 않다. 그래도 다행이라 해야 할까. 린타로는 세사람이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어떻게든 책을 남기려고 한 일이지만 중요한 것을 잊었다. 그건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겠지.

 

 네번째에는 책을 만나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고 책 마음이 일그러졌다. 그건 그걸 읽은 사람 때문일까. 오래전에는 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마음을 주었을 거다. 지금이라고 그런 사람이 아주 없지 않겠지만 앞에 나온 세사람 같은 사람이 많겠지. 책은 거기에 상처받았을 거다. 사람은 왜 책을 읽게 됐을까. 지식이나 정보 때문에 봤겠다. 소설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게 한다. 린타로가 말한 건 이거다. 린타로는 고전을 많이 읽었다. 나쓰키 책방이 고서점이어서 그런 책이 많았다. 린타로 할아버지는 남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라고 책방을 했다. 책을 읽기만 하면 안 되고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행동으로 옮겨야겠지. 그런 사람이 늘어나면 마음이 일그러진 책은 다시 괜찮아질까.

 

 사람이 좋아하면 마음을 갖는 책도 있을까. 그런 말이 나와서. 린타로는 책을 봤지만 다른 데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게 뭐 어떤가 싶기도 하지만. 린타로는 얼룩이를 만나고 돕고는 세상으로 조금 눈을 돌렸다. 적극성을 가지고 세상에 나가지 않겠지만, 학교에 다니고 반장인 유즈키 사요가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린타로는 이제 자신이 혼자다 생각하지 않는다. 친구나 선배뿐 아니라 책속에서 만난 것도 친구라 여긴다. 린타로가 얼룩이를 도왔지만, 린타로는 얼룩이가 자신을 도왔다고 말한다. 둘 다 맞다.

 

 책이든 사람이든 펼쳐야 알 수 있다.

 

 

 

희선

 

 

 

 

☆―

 

 “시대를 뛰어넘은 오래된 책에는 큰 힘이 담겨 있단다. 힘이 있는 아주 많은 이야기를 읽으면, 넌 마음 든든한 친구를 많이 얻게 될 거야.”  (26쪽)

 

 

 “책에는 마음이 있지. 소중히 대한 책에는 마음이 깃들고, 마음을 가진 책은 주인이 위기에 빠졌을 때 반드시 달려가서 힘이 되는 법이야.”  (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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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팔랑 날갯짓 하는

하얀 나비는

누구 넋일까

 

누구를 만나려고

찾아왔을까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를

그 사람이 하얀 나비를 알아보기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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