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는 사람이 찾아오던

숲속 오두막에

이제 사람은 오지 않고

비와 추위를 피하려는

동물만이 찾아온다

 

오두막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동물이 찾아와서 괜찮았다

앞으로도 오두막은 가끔 동물이 오기를 기다리고

힘을 낼 거다

언젠가 마지막 날이 올 때까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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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에

세잎 토끼풀 안에

네잎 토끼풀이 섞여 있었다

 

세잎 토끼풀은

네잎 토끼풀이

이상하다고 놀렸다

 

그 모습을 보던

하느님이

네잎 토끼풀한테

넌 행운을 나타낸다고 했다

 

사람들이 세잎 토끼풀을 짓밟고

네잎 토끼풀을 찾으려고 하자

하느님은

세잎 토끼풀을 행복이라 했다

 

그 뒤

세잎 토끼풀과

네잎 토끼풀은

사이좋게 지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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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택배 스콜라 창작 그림책 1
이시이 히로시 글.그림, 엄혜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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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어린이 책이 보고 싶기도 한데 자주 못 봐. 그림책이라기보다 동화가 보고 싶어. 어릴 때는 책을 별로 못 봐서. 지금 나오는 책이 다 내가 어릴 때 나온 책은 아니지만. 내가 어릴 때도 그림책이나 동화 나왔을 텐데. 어릴 때 봤다면 좋아했을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그렇게 싫어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해. 글자를 모를 때는 그림을 보고 알았겠지. 나이를 먹으면 그게 더 어렵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어. 그림책을 펼쳐보면 글자가 얼마 없어서 아쉽기도 해. 글밥이라고 하던가. 이젠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 사람은 그때그때 느끼면 좋은 게 있는 것 같아. 아니 꼭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 그때 모르고 나중에 조금이라도 알면 어때.

 

 동물이 물건을 배달한다면 빨라야겠지. 바닷가에는 갈매기가 많으니 갈매기가 날아서 물건을 배달하면 빠를 거야. 바닷가 마을에는 갈매기 택배 회사가 있어. 일이 바쁘고 힘들어서 일을 그만두는 갈매기가 많았어. 점장은 배달원 지원서에서 사진 한장을 봐. 그 사진 속 동물은 눈매가 깐깐해서 일을 오래 잘할 것 같았어. 점장이 연락해서 오라고 했더니 거기 나타난 건 갈매기가 아닌 펭귄이었어. 사진에는 머리만 찍혀 있어서 그게 갈매기인지 펭귄인지 알아볼 수 없었어. 그런데 펭귄 눈매가 무섭던가. 펭귄을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어서 실제는 어떤지 잘 모르겠어.

 

 

 

 

 

 갈매기는 날아서 물건을 배달하는데 펭귄은 날 수 없지. 점장은 처음에 펭귄한테 택배 접수를 받으라고 해. 그런데 펭귄 눈매가 무서워서 손님이 다가오지 못했어. 다음에는 물건을 나누게 했더니 갈매기들이 무서워했어. 갈매기도 펭귄을 무섭게 생각하다니. 얼마 뒤 비가 내리자 갈매기가 배달을 나가지 않았어. 갈매기는 비가 오면 날기 싫어했어. 펭귄이 점장한테 일이 다 끝났느냐고 하니 비가 와서 배달할 갈매기가 없다고 했어. 펭귄이 자신이 배달을 가면 어떠냐고 하자, 점장이 펭귄한테 날지 못하는데 어떻게 배달하느냐고 해. 펭귄은 자신이 날 수 없다는 걸 그때 깨달았어. 그런데 점장도 펭귄이 헤엄칠 수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아. 무언가를 깨닫는 거 좀 늦지 않나 싶군.

 

 앞에서 한 말로 알겠지. 펭귄은 헤엄쳐서 물건을 배달해. 펭귄은 하늘은 날지 못해도 바닷속에서는 빠르잖아. 바닷속을 난다고 해도 괜찮을지도. 그걸 보면서 난 물건이 젖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어. 그저 펭귄도 자신이 가진 점을 살려 일하는구나 해도 좋을 텐데. 책을 다 보니 <미운 오리 새끼>가 생각나기도 했어. 어릴 때는 오리와 달라 구박받지만 자라서 하늘을 날잖아. 그건 진정한 자신을 찾는 건가.

 

 누구나 잘하는 거 하나는 있다고 생각하면 좋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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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유격수 소설의 첫 만남 12
스콧 니컬슨 지음, 노보듀스 그림, 송경아 옮김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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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평등하지 않다. 그렇다 해도 난 평등하기를 바란다. 평등한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이 많다면 그렇게 될까. 그런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는. 그렇다고 사람만 뛰어나다 생각하면 안 된다. 사람은 생각하고 힘든 일을 잘 해 내고 과학을 발전시켰다. 과학이 모든 걸 해주지는 않는다. 그걸 잊지 않아야 한다. 마음은 스스로 가꾸어야겠지. 차별하지 않는 마음. 동물, 식물 그리고 사람 사이에서도.

 

 우리가 사는 세상 어딘가에는 정말 뱀파이어가 있을까. 뱀파이어는 사람이라 해야 할지. 겉모습은 같아도 다르구나. 만화나 소설에서는 뱀파이어와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을 그리기도 한다. 사로 싸우고 사람이 뱀파이어를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건 무서워서겠지. 뱀파이어는 사람 피를 마시고 사람을 죽인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뱀파이어와 사람은 함께 살기 어려울까.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 마음을 열고 서로 다른 걸 받아들인다면 뱀파이어와 사람도 함께 살 수 있을 거다. 잘 하면 친구도 될 수 있다. 난 그런 친구 있으면 좋겠다. 오노 후유미 소설에 나오는 시귀가 생각난다. 거기에서는 사람과 시귀가 함께 살지 못했다. 시귀라고 하는데 뱀파이어랑 비슷하다. 사람들은 시귀는 다 죽여야 한다 했던가. 그랬는데 그곳에 평범한 사람은 거의 남지 않았다.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었을지. 그건 나도 모르겠다.

 

 여기에 나오는 뱀파이어 제리 셰퍼드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제리는 그저 야구를 하고 싶어할 뿐이다. 오래전에는 사람들이 뱀파이어를 무섭게 여겼지만, 지금은 뱀파이어와 사람이 함께 사는 듯하다. 그래도 옛날 사람처럼 뱀파이어를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제리가 들어간 리틀 야구팀 메이너드 솔러 레드 삭스는 야구 경기에서 줄곧 이겼다. 사람들은 뱀파이어인 제리가 있어서 이기는 게 아니냐 생각했다. 제리가 야구를 잘 하기는 했다. 그렇다고 야구를 제리 혼자 하는 것도 아닌데. 메이너드 솔러 레드 삭스 안에서도 제리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없다. 다른 사람이나 다른 팀 사람만 제리를 받아들이지 않은 건 아니구나. 같은 팀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인다니. 제리는 쓸쓸하지 않았을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결승전 상대는 턴불 컨스트럭션 클로 해머스로 야구 경기를 보는 사람은 제리한테 야유를 퍼부었다. “뱀파이어 죽여라!” “말뚝을 박아버려!” 하고 소리쳤다. 제리가 타석에 섰을 때는 공으로 얼굴을 맞추었다. 공격 수비가 바뀌고 제리가 수비하러 가자 상대팀 타자는 날가롭게 간 방망이로 공을 치고, 누로 나갔다가 타임을 부르고는 신발을 바꿔 신었다. 신발 밑바닥은 나무로 만든 스파이크였다. 그 신발을 신고 달리다 신발 바닥을 제리 가슴에 박았다. 보통 사람이어도 그런 신발 바닥에 맞으면 엄청 아플 텐데. 제리는 그것을 참고 공을 받고 주자를 아웃시키고 흙이 된다. 공을 받았을 때 제리는 감독한테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다.

 

 그저 다치는 걸로 끝나지 않고 아주 사라지다니. 사람은 정말 잔인하기도 하다. 뱀파이어라고 해서 야구를 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뱀파이어가 보통 사람보다 운동을 잘 할지 몰라도 그것을 안 좋게 여기다니. 세상에 뱀파이어는 없지만 장애인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똑같지 않겠지만, 아주 다르게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다른 점이 있다 해도 마음은 다르지 않다. 장애인도 운동을 좋아하고 그것을 하고 싶어할 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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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지구 어디에 있든

난 내 마음을 너한테 보낼 수 있어

 

정말이냐구

정말이기는 한데

네가 있는 곳 주소가 있다면

하나 더

그곳에 집배원이 있어야 해

우편물 배달이 어려운 곳도 있을 거 아냐

그렇게 외진 곳은 아니지

 

가장 중요한 걸 말 안 했어

내 마음이 너한테 가는 표를 붙이는 거야

 

나보다 먼저 내 마음을 보낼게

네가 기뻐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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