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 우인장 24

미도리카와 유키

白泉社  2019년 05월 02일

 

 

 

 나츠메 외할머니 레이코는 요력이 세고 요괴가 보였다. 레이코는 사람과도 요괴와도 그리 잘 지내지 못했다. 나츠메가 물려받은 우인장은 레이코와 싸우고 진 요괴 이름이 적힌 종이로 묶은 거다. 전에 레이코가 그걸 하게 된 이야기가 나왔는데. 산에서 만난 친구와 내기하다가 그걸 요괴와 하게 된 거구나. 친구라고 했지만 레이코는 사람이든 요괴든 깊이 사귀지 않았다. 어쩌면 안 한 게 아니고 못한 건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과 다른 걸 볼 수 있으면 좋을지 안 좋을지. 난 괜찮을 것 같다. 다른 사람이 못 본다면 말 안 하면 되지 않을까. 친구라고 해도 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친구가 별로 없는 건 이래선가. 내 이야기를 잘 안 해서. 소설이나 드라마 같은 거 보면 친구한테 별걸 다 말했다. 그렇게 한다고 친한 사이는 아니겠지만. 지금도 난 친구 사귀기 어렵다.

 

 레이코 외손자 나츠메도 요괴가 보인다. 레이코는 일찍 죽고 나츠메 엄마 아빠도 나츠메가 어릴 때 죽었다. 혼자였던 나츠메는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살다가 겨우 후지와라 부부 집에 눌러살게 됐다. 나츠메도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요괴도 좋아하지 않았다. 야옹 선생을 만나고 우인장을 알고 요괴한테 이름을 돌려주다가 요괴하고 사이가 좀 나아졌다. 학교에서도 친구를 사귀었다. 친구는 나츠메가 요괴 때문에 가끔 이상한 모습을 보여도 그걸 깊이 파고들지 않았다. 그런 친구는 니시무라와 키타모토다. 타키와 타누마는 나츠메가 요괴를 볼 수 있다는 걸 안다. 많은 사람은 배우로 알지만 남모르게 요괴를 물리치는 일을 하는 나토리 슈이치도 있다. 하나가 나아지니 다른 것도 나아진 건가. 예전에는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게 지금은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건지도. 예전에는 나츠메도 어려서 여유를 갖고 다른 사람을 대하지 못했을 거다.

 

 학교에서 타키한테 멋진 남자친구가 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나츠메는 그게 정말일까 했다. 나츠메는 우연히 밖에서 타키를 보았는데 타키는 무슨 걱정이 있는 듯 보였다. 나츠메는 타키한테 무슨 일이 있는지 묻는다. 타키는 자신보다 여섯살 많은 오빠가 갑자기 집에 돌아왔는데 집에서 밥도 안 먹고 집 안에 오래 있지 않는다고 했다. 나츠메는 타키와 타키 집에 갔다. 집앞에서 타키 오빠 이사무를 만난다. 이사무는 요괴나 전설을 믿지 않았다. 그런 걸 증명하려고 이상한 이야기가 있는 곳에 다녔다. 그것 때문에 요괴가 씌인 거였다. 타키 할아버지는 요괴를 볼 수 없었는데 요괴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졌다. 집에 부적을 붙이고 결계를 쳤다. 이사무한테 씌인 요괴는 그것 때문에 편하지 않았다. 그런 게 이사무한테도 영향을 미쳤다. 나쁜 요괴가 아니어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언젠가 떠날거다고. 이사무가 집에 온 건 오래된 공책에서 열쇠를 찾아서다. 열쇠를 보니 자신이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걸 잊어버린 것 같았다고 했다. 나츠메는 그 열쇠가 들어갈 걸 함께 찾기로 하고 이사무한테는 야옹 선생을 안고 다니라 한다. 이사무는 야옹 선생을 안고 다니자 할아버지가 쳐둔 결계에 영향을 덜 받았다. 이사무도 타키처럼 야옹 선생을 귀엽게 여겼다.

 

 이사무는 어렸을 때는 할아버지와 친했는데, 보이지 않는 건 없다 여겨서 타키와 할아버지가 즐겁게 요괴 이야기를 해도 끼어들지 못했다. 열쇠는 책장 뒤에 있는 벽장에 맞았다. 거기에는 타키가 태어나기 전날 이사무와 할아버지가 강가에서 주워온 돌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꽃무늬가 있는 돌이 좋다고 하고 이사무와 찾으러 갔지만 그런 건 없었다. 그냥 예쁜 돌에 꽃을 그렸다. 언젠가 타키한테 주려고. 할아버지가 말한 꽃무늬가 있는 돌은 이시아라이가 돌을 정화하려고 그린 그림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요괴가 보여야 보인다. 타키 할아버지는 요괴를 못 봤지만 그런 타키 할아버지를 좋아하고 찾아온 요괴도 있었다. 할아버지가 그 요괴를 봤다면 기뻐했을 텐데. 그 이야기 조금 쓸쓸하지만 따스하기도 하다. 이사무는 요괴가 없다고 여겼지만 요괴가 잘 씌이는 체질일지도. 자기 몸이 이상하면 믿을 것도 같은데, 안 보이면 믿지 않는구나. 이사무는 앞으로도 요괴가 없다는 걸 증명하려고 여기저기 다닐 것 같다.

 

 타누마는 요괴가 보이지 않지만 느끼기는 한다. 나츠메를 만나고 나츠메가 보는 것과 같은 걸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츠메는 그런 타누마를 걱정한다. 요괴에는 위험한 것도 있어서. 날마다 타누마 집에 손님이 왔다. 그 손님은 학교에도 왔다. 나츠메는 그 사람을 본 친구가 하는 말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집에 가서도 나츠메는 자꾸 마음 쓰여서 타누마한테 전화하고 타누마네 집으로 간다. 나츠메는 타누마와 함께 그 손님을 만난다. 나츠메는 그 사람이 미스즈라는 걸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알아챈다. 미스즈는 나츠메가 가진 우인장에 이름이 있는 요괴로 본래는 말처럼 생겼다. 타누마를 찾아올 때는 사람 모습이었다. 한동안 미스즈 타누마 나츠메 야옹 선생은 여기저기 다닌다. 미스즈가 타누마를 찾아온 건 타누마 안에 있는 요괴를 만나려고였다. 둘 다 늪주인이지만 미스즈는 형태가 있고 사사메는 없고 갈수록 힘도 약해졌다. 둘은 심심풀이로 누구 힘이 센지 나무 인형에 들어가서 대결했다. 이번에는 사사메가 나무 인형이 아닌 타누마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그랬지만 타누마 몸에서 나왔다.

 

 요괴는 사람과 다르다. 그렇다고 친구가 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조금 위험하기도 하다. 나츠메는 미스즈를 만나는 타누마를 보면서 나토리가 자신을 걱정하는 게 어떤 건지 알았다. 좀 위험해도 타누마는 즐거웠다고 한다. 나츠메와 같은 걸 본 것 같아서. 타누마가 나츠메가 보는 걸 보고 싶다 생각하는 건 나츠메와 더 친해지고 싶어서겠지. 그러고 보니 나도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에 조금 관심 가지려 했다. 그러면 그 사람 마음을 조금 알 수 있을까 하고. 여러 사람이 같은 걸 봐도 다르게 볼 텐데. 다르게 본 걸 이야기하면 괜찮겠구나. 지금까지 그런 적은 없다. 조금 쓸쓸하구나. 여기에는 나츠메 키타모토 니시무라 타누마 넷이 나토리가 나오는 영화를 보러가는 이야기도 담겼다.

 

 

             

 

     

 

          

 

 

 

 

 밤에 나츠메는 마당에서 누군가 우는 꿈을 꾼다. 이튿날 나츠메는 마당에서 종이인형을 찾아낸다. 그건 전날 이름을 돌려받은 요괴가 떨어뜨린 거였다. 그 요괴는 종이인형과 여기저기 다녔다. 종이인형에 들어간 요괴구나. 요괴는 며칠 뒤에 종이인형을 찾으러 오겠다고 잘 맡아달라고 한다. 그날밤 나츠메와 야옹 선생은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는 꿈을 꾼다. 그건 종이인형이 자신을 맡아준 답례로 보여준 거였다. 멋진 풍경이 나오는 꿈은 며칠 더 이어졌다. 나츠메는 그런 종이인형이 고마워서 종이인형한테 예쁜 저녁놀을 보여주고 여기저기 다닌다. 말은 야옹 선생만 알아들었다. 종이인형에 들어간 요괴는 자기 모습을 나츠메한테 보이고 자신이 괜찮게 생겼다면 좋았을 텐데 한다. 종이인형이 떠난 날 나츠메 방은 꽃그림으로 가득했다. 그건 종이인형이 그린 거다. 나츠메가 사람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한테 꽃을 준다고 해서. 종이인형은 나츠메와 야옹 선생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겠지. 마당에 떨어진 자신을 줍고 며칠 동안 함께 있었으니. 큰일은 일어나지 않지만 어쩐지 따스한 이야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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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동안 깨어있던 건 잠들고

낮동안 잠들었던 건 깨어나는

신비로운 밤

너를 생각하는 내 마음도

깨어난다

 

차고 기울고 차고 기우는 넌

쓸쓸하지 않을까

 

지구에서 바라보는 넌 지구에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까맣고 넓은 우주 공간에 있다

사람과 사람이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처럼

지구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구 둘레를 돌고 도는 너

그것만으로도 좋은 거지

 

지구도 가까운 곳에 네가 있어 기쁠 거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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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이 내리면 도시에는 하나 둘 불이 들어오고 늦은 밤에도 불은 쉬이 꺼지지 않는다. 그래도 한밤이 되면 사람들은 잠을 자는지 불 꺼진 창이 많이 보인다.

 

 누군가는 잠자리에 들 시간에 불을 밝히는 곳이 있다. 그곳은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간판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이야기 들어드립니다>는 말이 적힌 팻말이 있다. 그런 곳을 가게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곳에 가 본 사람은 가게라 여긴다. 따스한 음식과 차를 마시는 가게.

 

 그곳은 쉽게 갈 수 없다. 그곳은 늦은 밤 무척 쓸쓸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한테만 보인다. 아니 꼭 쓸쓸해야 하는 건 아니다. 마음이 답답하고 괴로워서 누군가한테 그걸 털어놓고 싶은 사람한테도 보인다.

 

 늦은 밤에 누가 바깥에 나갈까 할지도 모르겠는데. 늦은 밤까지 바깥을 헤매다 그곳을 찾을 수도 있겠지. 이렇게 말하니 나도 한번 그곳에 가 보고 싶다. 별로 할 말은 없지만. 할 말이 없어도 괜찮다. 잠시 누군가 옆에 있기만 해도 괜찮을 때도 있지 않은가.

 

 캄캄한 어둠속에서 따스한 불빛을 찾아봐도 괜찮겠다.

 

 

 

 (실제 이런 곳은 없습니다, 제가 지어낸 겁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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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없어도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보다보니 어릴 때 본 한국 만화영화 <달려라 하니>가 생각났다. 생각나는 건 별로 없지만. 하니가 단거리 달리기 선수였다가 다리를 다치고 장거리 달리기를 하려고 애쓰던 건 생각난다. 그때 하니는 중학생이었던가. 이건 잘 생각나지 않는구나. 어쨌든 하니는 엄마가 보고 싶으면 달렸다. 단거리 달리기와 장거리 달리기는 달리는 방법이 달라서 쉽게 바꿀 수 없을 거다. 그래도 하니는 달리고 싶어서 힘든 훈련을 했다. 이건 좀 다른 건데 야구 선수에서 투수는 공을 많이 던지면 어깨를 다치기도 한다. 어깨를 다치면 더는 투수를 할 수 없겠지. 어떤 선수는 오른팔에서 왼팔로 바꿔서 열심히 하다 다음에는 타자가 되기도 했다. 이건 만화에 나온 사람이지만, 실제로도 그런 사람 있지 않을까.

 

 이치노세 사라는 중학생 때부터 달리기를 하고 지금은 스무살로 이백미터 달리기에서 좋은 기록을 냈다. 그런데 사라는 옆집 친구 사가라 다이스케가 졸음운전하다 낸 사고에 휘말려 왼쪽다리를 잃는다. 사라는 하니보다 더 심하게 다쳤다. 왼쪽다리를 잃고 사라는 더는 달릴 수 없었다. 사라가 그렇게 됐는데 다이스케는 사과하러 오지도 않고 다이스케 어머니는 손해배상금을 사라한테 주지 않으려고 빚을 내서 변호사를 구했다. 그 변호사는 돈만 밝히는 미코시바 레이지다. 사가라 다이스케는 어릴 때는 사라와 학교에 함께 가기도 했는데, 중학생 때 아버지가 회사 돈을 횡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 때문에 성격이 어두워지고 은둔형 외톨이가 됐다. 그래도 어머니는 사고를 냈다 해도 자기 자식이 소중한 걸까. 부모가 자식을 감싸고 도는 건 한국 부모와 비슷하게 보이기도 한다. 아니 한국에도 자식이 잘못을 해도 감싸려는 부모가 있는 거겠다.

 

 사라는 재활치료를 마치고 집에 온 날 밤 온 동네 사람이 다 듣게 다이스케한테 안 좋은 말을 했다. 자기 꿈을 빼앗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런데 며칠 뒤 사가라 다이스케가 집에서 누군가한테 죽임 당한다. 형사 이누카이는 사라나 사라 부모를 의심하기도 했다. 사가라 다이스케가 죽임 당한 일보다 사라가 달리기 선수로서 날개를 꺾이고 어떻게 하는지 하는 데 중심을 두었다. 사라는 달릴 수 없게 되고 회사에서 일을 하지만 그 일은 익숙해지지 않고 함께 일하는 사람은 사라가 빨리 일을 그만두기를 바랐다. 사라는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가 경기용 의족을 끼고 달리는 선수를 본다. 사라는 자신도 그렇게 하려 한다. 사라가 스무살이어선지 몰라도 희망을 가졌다. 장애인 스포츠에. 하지만 시작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그래도 사라는 그만두지 않고 자신이 기회를 만들고 그걸 잡았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을 해서 자신이 있었던 건지, 달리기를 좋아해서 그렇게 힘있게 밀고 나갔는지. 둘 다겠지.

 

 일본에서 장애인 스포츠를 덜 생각하는 모습을 보니, 한국도 다르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올림픽이 끝나면 장애인이 겨루는 패럴림픽이 열리지만 거기에 관심 갖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패럴림픽은 거의 본 적 없다. 그저 한다는 것만 안다. 그래도 장애인은 거기에 자기 삶을 걸기도 하겠지. 사라가 그랬다. 사라는 달리기 대회에서 자신보다 잘 달리는 다키가와 사나에를 알고 다키가와 사나에와 같은 몸을 만들고 달리는 방법도 똑같이 했다. 둘레 사람은 그건 사라 몸에 안 좋다 하지만, 사라는 그런 건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멋지다, 사라. 이 소설을 쓴 나카야마 시치리는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고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단다. 이건 처음 알았다. 그런데도 소설을 자주 쓰다니, 나카야마 시치리도 대단하다.

 

 누구나 날개가 꺾여도 다시 날 수 있을까. 그렇게 쉽지 않겠지만 아주 못하지 않겠지. 마음이 단단해야 할 듯하다. 그리고 둘레에 도와주는 사람도 있어야겠다. 그것은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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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어느 밤 세상은 빛으로 가득찼어요

그건 아주 순식간이었어요

누군가는 텔레비전을 보고

누군가는 책을 보고

누군가는 라디오 방송을 듣고

누군가는 친구를 만나고

누군가는……

저마다 무언가를 하던 사람은 갑작스러운 일에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어요

움직이려 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자신조차도

아주 조용한 몇 초가 흐르고

온 세상은 외마디소리로 들썩였어요

“이건 대체 무슨 일이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세상이 끝나는 거야”

“어둠은 어디로 갔지”

정말 어둠은 어딘가로 사라졌을까요

 

다행하게도 곧 세상은 본래대로 돌아왔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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