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영원히) 쇼팽
나카야마 시치리

클래식 아직도 모른다. 이 말 지난번에도 했던가. 지난번에는 라흐마니노프였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인가는 여러 번 들어서 조금 기억했는데, 쇼팽 음악은 잘 모른다. 아마 들으면 나도 아는 게 있을 것 같기는 한데. 클래식은 제목과 음악을 잘 잇지 못한다. 그걸 하려면 많이 들어봐야겠지. 어쩌다 한번 듣는 걸로 기억할 수 없다.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은 알겠지만.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은 음악하겠구나. 지난번에 <피아노의 숲> 이야기 했는데, 피아노의 숲에서 피아노 치던 카이는 자라고 쇼팽 콩쿠르에 나간다. 피아노의 숲을 보면 쇼팽 음악 실컷 들을 수 있다. 카이는 한번 들은 곡은 바로 피아노로 칠 수 있었다. 아지노가 친 쇼팽 곡 <강아지 왈츠>만은 그러지 못했다. 아지노는 카이가 숲에 있는 피아노 치는 걸 듣고 피아노를 알려주려 했는데 카이는 싫다 했다. 그런 카이가 쇼팽이 치고 싶다면서 아지노를 찾아간다. 지금 생각하니 카이가 나중에 쇼팽 콩쿠르에 나가게 되는 건 이때 나온 거였구나. <피아노의 숲>은 이 소설과 별로 상관없지만 쇼팽 콩쿠르 때문에 그게 자꾸 생각났다.
쇼팽을 잘 알지는 못한다. 폴란드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로 가야 했다. 건강이 별로 좋지 않았고 조르주 상드와 사귀고 리스트 덕분에 피아니스트로 많은 사람한테 알려졌다. 쇼팽은 건강이 안 좋아서 연주회를 자주 할 수 없었다. 폴란드 사람은 쇼팽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고 누구나 쇼팽 음악을 좋아하는가 보다. 2015년에 열린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 사람인 조성진이 1등 했다고 들었다. 그런 말 들어도 별로 관심 가지지 않았구나. 쇼팽 콩쿠르는 열일곱살에서 서른살까지 나갈 수 있고 다섯해에 한번 열린다. 열일곱살에 나가면 두 번 정도 나갈 수 있을지도. 두번 세번 나가는 사람도 있을까. 피아노의 숲에서 카이 친구인 아마미야 슈헤이는 다음에 또 나가겠다고 했다. 아마미야는 쇼팽 콩쿠르에 나가고 자신만의 피아노를 찾아냈다. 피아노 콩쿠르는 거기에 나간 사람을 한층 더 자라게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모습은 이 소설에서도 볼 수 있다.
맨 앞에는 폴란드 대통령이 비행기 사고로 죽는 모습이 나온다. 그 일은 2010년 4월 10일에 실제 있었던 일이다. 그때 폴란드에서 테러가 자주 일어났다는 것도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2010년 10월에는 쇼팽 콩쿠르가 열렸다. 거기에 일본 사람인 미사키 요스케도 나간다. 이건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기도 하다. 그렇기는 한데 미사키 이야기보다 폴란드에서 콩쿠르에 나가는 얀 스테판스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 얀 집안은 음악가를 했다. 얀 아버지는 얀이 쇼팽 콩쿠르에서 1등 하기를 바라고 어릴 때부터 얀한테 피아노를 가르쳤다. 얀은 그게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 같기도 하다. 아버지 꿈을 자신이 이루게 하려는 것 같아서. 그렇다고 얀이 피아노를 못 치는 건 아니다. 쇼팽 콩쿠르에 나갈 정도니 잘한다고 해야겠지. 나도 잘 모르지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나가려면 이름이 알려진 사람 추천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얀은 열여덟살이다. 보통 열여덟살과는 다르게 지내기는 했겠지만 부모한테 반항할 나이가 아닌가 싶다.
얀은 콩쿠르 전에 바람 쐬러 간 와젠키 공원에서 스승인 카민스키를 만났다. 카민스키는 얀한테 얀과 맞먹는 상대를 알려준다. 그 사람은 둘 다 일본 사람이었다. 한사람은 눈이 보이지 않는 사카키바 류헤이고 다른 한사람은 쇼팽 콩쿠르 참가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미사키 요스케였다. 미사키는 지금 스물일곱살이다. 얀은 일본 사람은 로봇처럼 악보에 나온대로 피아노를 친다고 여겼다. 다른 나라에서 일본 사람을 그렇게 생각하려나. 사카키바 피아노 연주를 듣고 얀은 깜짝 놀란다. 사카키바는 얀과 같은 열여덟살이다. 미사키는 사카키바 피아노 연주를 칭찬했다. 얀은 1차 예선 때는 자신 있게 피아노를 쳤는데, 2차 예선 때 사카키바와 미사키 피아노를 듣고 조금 자신없어한다.
바르샤바에서 쇼팽 콩쿠르가 열리는데 여기에서 테러가 일어난다. 경찰은 테러범인 피아니스트를 잡으려 했다. 피아니스트라고 해서 진짜 피아니스트일까 했는데 정말이었다. 폭탄 테러를 일으키지만 본래 하는 일은 피아니스트였다. 쇼팽 콩쿠르 장에서 형사가 누군가한테 죽임 당하고 범인은 형사 열손가락을 잘라 갔다. 그런 일이 일어나고 폭탄 테러도 일어난다. 앞으로 쇼팽 콩쿠르는 어떻게 되려나 했는데 콩쿠르 심사위원장은 쇼팽 콩쿠르를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 죽임 당한 형사를 처음 알게 된 건 쇼팽 콩쿠르에 나오고 눈이 보이지 않는 사카키바였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귀가 보통 사람보다 잘 들리고 다른 감각도 뛰어나다고 한다. 피아노 치는 사람은 악보를 보고 작곡가 마음을 알려고 한다. 하지만 사카키바는 악보를 볼 수 없다. 어쩌면 그래서 또 다르게 피아노를 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얀은 사카키바 눈이 보이지 않는 걸 조금 부러워하기도 했다. 피아노 신한테 사랑받는다고. 그런 말을 들은 미사키는 사카키바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말을 한다. 다른 피아니스트 손은 매끄러운데 사카키바 손은 흠집투성이였다. 눈이 아닌 손으로 알아봐야 하니 말이다.
얀은 2차 예선에서는 피아노를 잘 치지 못했다. 그래도 붙었다. 얀이 생각하는 것만큼 아주 엉망은 아니었나 보다. 얀은 폭탄 테러가 일어난 곳에 있기도 했다. 다행하게도 얀은 다치지 않았다. 파이널을 앞두었을 때 와젠키 공원에서 폭탄이 터진다. 거기에는 미사키도 함께 있었다. 얀과 미사키가 와젠키 공원에서 만난 여자아이 마리는 폭탄이 터진 곳과 가까운 곳에 있었는지 죽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그 일은 얀한테 슬픈 일이었다. 그 일로 얀 연주는 바뀐다. 자기 감정을 더 나타내게 됐달까. 그러면서도 폴란드 사람이 바라는 쇼팽을 연주했다. 피아노의 숲에도 그런 모습 나왔다. 폴란드 사람은 폴란드 피아니스트가 쇼팽을 잘 연주하기를 바랐다. 다른 나라 사람은 쇼팽을 이해할 수 없다고 여겼다. 그 말이 아주 틀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맞다고 할 수도 없을 듯하다. 얀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피아노를 쳤다. 마지막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다. 얀은 박수를 많이 받았다.
미사키도 마지막까지 남고 마리가 죽은 걸 무척 슬프게 여겼다. 미사키는 와젠키 공원에서 마리가 다른 곳으로 뛰어가는 걸 막았다면 좋았을걸 했다. 미사키는 귀가 안 좋았다. 돌발성난청이었다. 그런데도 피아노 콩쿠르에 나오다니. 마지막은 오케스트라와 맞춰서 피아노를 치는데 미사키는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치다가 멈춘다. 그리고 녹턴을 친다. 그건 마리가 미사키를 만났을 때 흥얼거린 곡이었다. 미사키는 마리를 위해 그 곡을 친 게 아닌가 싶다. 2차 예선 때도 폭탄 테러로 죽고 다친 사람을 생각하고 친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마리를 생각하고 쳤겠지. 미사키가 연주한 음악은 싸움을 잠시 멈추게 했다. 제2차 세계전쟁 때 어떤 음악이 나오면 싸움을 멈췄다는 말 들은 적 있는데. 미사키가 친 녹턴은 많은 사람 마음을 어루만져주었지만 콩쿠르여서 미사키는 떨어진다.
소설이어서 음악을 들을 수는 없지만 음악이 사람 마음을 움직인다는 건 조금 알겠다. 이런 거 보면 클래식 듣고 싶기도 한데. <피아노의 숲>이나 한번 더 볼까 보다. 폭탄 테러범 찾기보다 피아노 콩쿠르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기도 한다. 폭탄 테러범도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어서 그럴지도. 책을 보면서 그게 누굴까 했다. 미사키는 조금 이상한 행동을 했다. 그건 쇼팽 콩쿠르에 나오는 사람과 심사위원과 악수한 거다. 난 미사키가 폭탄 테러범 이야기를 형사한테 듣고 그랬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맞았다. 복수한다고 죄 없는 사람까지 죽게 해도 괜찮을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싶기도 하다. 폭탄 테러범은 가까이에 있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많은 나라가 평화롭지만 여전히 전쟁이 일어나는 곳은 있고, 거기에 군인을 보내는 나라도 있다. 폴란드에서도 다른 나라에 군인을 보냈다. 그 일로 범인은 아들을 잃었다.
이 책 읽기 힘들었다. 클래식을 몰라서도 그랬지만 악보에 나오는 조이름이 나와서. 일본말로 쓰인 조이름 한국말로 어떻게 읽는지 모른다. 읽으면서 찾아보기라도 할걸. 장조는 밝고 단조는 어둡다는 것만 조금 아는구나. 학교 다닐 때 조이름 배웠는데. 음악은 듣지 못했지만 쇼팽 콩쿠르 본 것도 같다. 실제 그런 거 볼 일은 없겠다. 다음에 미사키는 어떤 음악을 할까. 베토벤 음악이라는 것만 안다.
*더하는 말
지난 쇼팽 콩쿠르는 2015년에 열렸다. 다섯해 뒤는 바로 올해 2020년이다. 쇼팽 콩쿠르 열릴까. 도쿄 올림픽도 다음해(2021)로 미뤘는데. 베토벤 음악도 아는 건 얼마 없다. 왜 다음이 베토벤인지 알겠다. 베토벤은 나중에 귀가 들리지 않게 된다. 그런데도 음악을 지었다. 이건 많은 사람이 아는 거구나. 미사키도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돌발성난청은 갑자기 귀가 안 들리고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낫지 않는다고 한다. 미사키는 치료할 때를 놓쳤다. 어제 새벽에 《어디선가 베토벤 どこかでベ-ト-ヴェン》 다음인 《한번 더 베토벤 もういちどベ-ト-ヴェン》이 다음 달 4월에 문고로 나온다는 거 알았다. 단행본은 벌써 나왔지만. 아직 《어디선가 베토벤》도 안 샀는데. 그래도 다음 책이 나온다니 반가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