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은 말을 나누고 사람을 알 텐데 난 그랬던 적 거의 없다. 말을 워낙 안 하고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듣기만 했다. 난 편지 써서 말했다. 어떤 때는 편지에 쓰려고 말하지 않기도 했다. 그건 좀 웃기는구나.

 

 책 이야기를 편지에 쓴 적도 거의 없다. 어릴 때는 내가 책을 잘 몰랐고, 책 읽는 친구도 없었다. 그때 무슨 말 썼지, 별거 아닌 말했겠지.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다. 한때는 글 잘 써 보고 싶어서 일기나 편지를 쓰기도 했다. 자꾸 그러다 보니 말을 더 못하게 된 건가. 아니 사람을 안 만나서 그럴지도. 만나도 응, 아니밖에 말하지 않았겠지만.

 

 몇해 동안 책 읽고 쓰다보니 거기에 쓰려고 편지에 책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한번 한 말 또 하기 멋쩍어서. 이런 생각도 좀 웃긴 것 같다. 책 보고 쓸 때 쓰려고 아껴둬도 내가 쓴 걸 편지 받는 사람은 안 보기도 할 텐데. 내가 글에 쓴 걸 다른 사람이 기억하지 못하면 좀 아쉽다. 그런 걸 바라다니. 난 그걸 조금 잘 기억하는 편이다. 내가 그런다고 다른 사람도 그러기를 바라면 안 되겠지. 편지가 아닌 글에 쓰려고 안 쓰는 말도 있지만, 여러 번 되풀이하는 말도 있다. 그런 건 쓰면서 또 이 말하다니 한다.

 

 아무래도 난 말보다 글을 더 잘 기억하는 것 같다. 그나마 글이 있어서 다른 사람과 말을 나눈다. 이건 다행이다. 글이 없었다면 난 혼자였을 거다. 아니 그때는 책하고 말했을까. 그랬을지도.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이고 나는 나다. 조금 어긋나면 어떤가. 이 빠진 동그라미도 거기에 딱 맞는 조각보다 빈 틈이 있는 게 낫다고 여겼다. 마음과 마음에도 틈이 있는 게 좋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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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0-12-19 0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과 마음의 틈. 좋은 표현이에요^^

희선 2020-12-21 01:51   좋아요 0 | URL
행복한 책읽기 님 고맙습니다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하시고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숨이 차도록 달리기보다

천천히 걷는 게 좋아요

걸으면서 바라보는 세상은

천천히 지나가요

 

파란하늘

흰구름

푸른나무

웃는 꽃

노래하는 새

날갯짓하는 나비

 

걷기에 만날 수 있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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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0-12-18 2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걷기 참 좋아하는데. 달리기의 땀과 숨참이 주는 쾌감도 있더라구요.^^
이 시를 읽으니 희선님이랑 숲을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희선 2020-12-19 01:07   좋아요 0 | URL
학교 다닐 때 오래달리기 무척 싫었어요 그거 하고 나면 토할 것 같아서... 달리기도 자꾸 하다보면 그런 것도 없어질 텐데, 걷기도 잘 안 걷던 사람이 많이 걸으면 힘들잖아요 가끔 숨차게 달리는 것도 나쁘지 않지요


희선
 
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 소설집
정세랑 지음 / 아작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난 밑에 걸 샀다, 이건 동네 책방에서만 살 수 있단다

 

 

 

 앞날을 그린 만화영화를 보면 인류는 우주로 나갔다. 지구는 인류가 살 수 없는 별이 되어 지구를 버리고 다른 별을 지구와 비슷하게 만들었다. 그런 건 만화에서나 일어나는 일이겠지. 아직 인류는 우주로 가지 못한다. 우주에 도시를 만든다니 그런 거 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있어야 할 거다. 그전에 인류가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인류가 지구를 망친 걸 생각하니 앞날이 그리 밝지 않다. 지구온난화로 지구 온도는 올라가고 빙하는 녹고 자연재해가 일어나니. 이건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다. 지금도 일어나는 일이다. 2020년에는 더했다. 코로나19부터 시작해 긴 장마 센 태풍. 무언가를 망치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지만, 좋게 만드는 데는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릴 거다. 되돌아갈 수 있을까. 이러다 정말 대멸종이 일어나는 거 아닐까. 걱정이구나.

 

 이 소설집에는 대멸종이 일어나고 200년이 지난 지구가 나오기도 한다. <7교시>. 겨우 200년 뒤에 인류가 다시 살아갈까. 시간 더 걸리지 않을까. 인류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본 소설에 아주아주 나중이 나왔는데 자연으로 둘러싸인 곳에 사람이 살았다. 난 그걸 보고 의문을 가졌다. 앞날이면 과학이 발달해서 기계가 많을 것 같았는데 그 반대였으니. 자동화 기계가 있는 앞날, 자연으로 둘러싸인 앞날. 어느 쪽이든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앞날 사람은 20세기, 21세기 사람을 보고 어떻게 그럴 수 있나 할지도. <리셋>에서는 앞날 사람이 커다란 지렁이를 보내 지구를 아주 바꾸려 한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것도 모르고 죽은 사람도 많을 거 아닌가. 커다라 지렁이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구나. 지렁이가 흙을 좋게 해도.

 

 사람 몸 한부분만이 시간 여행할 수 있을까.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그걸 찾으러 간다.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이다. 몸 한부분이 멋대로 시간 여행하는 사람이 한사람이 아니었나 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연고를 만들었으니. 점핑 걸은 미싱 핑거와 손가락 찾으러 가는 걸 즐거워했지만. 이 소설은 <시간 여행자의 아내>가 생각나는 이야기다. <11분의 1>은 평범해 보였는데 평범하지 않은 일이 나왔다. 몸이 아픈 사람을 얼렸다가 다시 살리는 거다. 사람은 몸이 없어도 정신(마음)이 그대로면 괜찮을까. 그렇게 되는 건 아니지만 몸이 예전과 달라진다. 그래도 열한번째 오빠인 기준은 유경을 만나서 기뻐했다. 기준을 치료하는 데 든 돈을 목성 위성에 가서 일해서 갚아야 했다. 지구 어딘가가 아니고 목성 위성 에우로파라니. 언제가 사람은 몸을 버리기도 할까. 그런 이야기가 처음은 아니구나.

 

 지구를 바라보는 누군가는 지구와 비슷한 걸 만들기도 할지. <모조 지구 혁명기>에서 디자이너가 그랬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만든 건 지구와 많이 달랐다. 그런 거 보니 돈 많은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걸로 집을 꾸미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걸 만드는 게 생각나기도 했다. 정세랑은 이 이야기를 독재자를 물리치는 거다 했다. 그렇구나. 여기에는 천사도 나오고 고양이 인간 나팔꽃 언니도 나온다. 이런 상상을 하다니. <리틀 베이비 블루 필>은 알츠하이머병 때문에 만든 약이 여러 가지에 쓰이는 이야기다. 부작용이 없다고 했지만, 그걸 쓰고 80여 년이 지나고 아이들한테 인지장애가 나타났다. 지금도 알츠하이머병은 어떻게 하면 나을지 연구하겠지. 이 소설에 나온 것처럼 수험생이나 애인이 좋은 날을 기억하려 하고 범죄 증인이 되거나 고문에 쓰이지 않아야 할 텐데. 약을 먹고 세시간 동안 일을 다 기억한다면 약 먹는 사람 있을지도. 그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소설집 제목과 같은 <목소리를 드릴게요>에는 어떤 힘을 가진 사람이 나온다. 그걸 초능력이라 할 수도 있겠구나. 초능력 하면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는 힘일 듯한데. 목소리가 살인자가 되게 하고 머리카락이 사람을 선동하고, 자신은 괜찮지만 남한테 바이러스를 옮기는 사람이 있었다. 시체를 먹는 구울도. 그런 사람을 정부에서 관리했다. 여기에는 몇 사람만 나왔지만 그런 사람이 더 있었겠다. 연선은 여러 사람이 무언가에 중독되게 해서 수용소에 들어왔는데 몸이 아팠다. 어떤 힘이 있는 사람끼리는 영향을 주지 않았는데, 수용소 사람은 연선은 괴물이 아니다 하면서 연선이 거기에서 빠져나가게 한다. 연선은 정말 아니었을까. 아니면 승윤 생각처럼 모두를 중독에 빠지게 했을지. 얼굴이 기억에 남지 않는 연선, 수수께끼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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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선 나를 좋아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어느 날엔가는 현실에서처럼

다른 사람을 더 좋아하잖아

그 꿈 꾼 날엔 슬펐어

 

이젠 꿈속에도

날 좋아하는 사람이 없구나 했지

 

꿈속에 나오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기도 하다는데

꿈속에서도

나를 좋아하지 않게 된 걸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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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다르지만

찔레와 장미는 닮았어요

 

하지만

둘은 다르다 할까요

 

장미는 장미

찔레는 찔레

그렇겠지요

 

닮았다 해도

찔레와 장미는 다르기도 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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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6 1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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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7 02: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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