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난 만화영화 좋아했다. 만화영화는 어린이만 보는 게 아니다. 내가 좋아한다고 이런 말을 하다니. 늦은 밤에 만화영화 보는 게 얼마나 좋은데. 어릴 때 난 왜 밤에는 만화영화 안 하나 했다. 지금 생각하니 케이블 방송에서는 했을지도.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은 지상파 방송밖에 안 봤다. 지금 딱 하나 보는 <복면가왕>은 컴퓨터로 방송국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방송(on air)으로 본다.

 

 만화영화에는 주제곡이 있다. 한국에서는 일본 만화영화를 해줄 때 주제곡을 새로 만들어서 보내줬다. 그것도 앞에 노래만. 케이블 방송에서는 노랫말을 한국말로 바꾸기도 하고 그대로 내 보내주기도 하는 것 같다. 일본 사람 이름을 한국 사람 이름으로 바꾸기도 하는구나. 어릴 때는 그런 거 보고 한국 만화영화로 생각했던 것 같다. 자라고 나서 그런 게 일본 만화였다는 걸 알았다. 지금 아이들은 예전 아이들과 다르게 자신이 보는 만화영화가 일본 만화영화인지 알겠다.

 

 내가 주로 듣게 된 일본 노래는 만화영화 주제곡이다. 한국에서 만든 만화영화 주제곡은 어쩐지 동요 같기도 하다. 그래도 어릴 때는 그런 거 좋아했구나. 만화영화 주제곡 듣기도 했으니. 일본 만화영화 주제곡은 가수가 하기도 하고 성우가 하기도 한다. 일본에서 성우면서 가수인 사람 많다(얼마전에도 한 말). 배우면서 가수인 사람도 많구나. 만화영화 주제곡은 나중에 싱글 음반으로 나온다. 일본 만화영화는 시작할 때뿐 아니라 끝날 때 노래도 있다. 모든 만화영화가 그런 건 아니구나.

 

 노래를 듣다가 괜찮으면 노랫말 찾아보고 싶었다. 인터넷에서 찾으면 일본말을 한국말로 옮긴 것도 나오지만, 난 일본말만 적힌 걸 찾고 싶었다. 예전에 일본 사이트에서 노랫말이 있는 홈페이지 여러 곳 찾았다. 그런 곳은 글을 복사할 수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노랫말 복사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노랫말을 복사한 건 일본말을 한국말로 옮겨보고 싶어서였다. 그런 거 많이 못 해 봤다.

 

 

http://www.littleoslo.com/lyj/home/

https://www.lyrical-nonsense.com/

https://j-lyric.net/

 

 내가 일본 노래 노랫말 찾는 곳이다. 혹시 나처럼 일본말만 나오는 노랫말 찾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해서. 내가 말 안 해도 벌써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더하는 말

 

 이걸 쓰고 나서 알았다. 뭐냐 하면 구글 재팬에서 노랫말 찾으면 바로 나온다는 거(구글 재팬이 아니어도 괜찮을지도). 평소에는 구글에서 안 찾는데, 일본에서 나온 책이나 작가 그런 거 찾을 때 구글을 쓴다. 얼마전에는 네이버에서 찾아도 나온다는 거 알았다. 아니 나도 잘 모르겠다. 찾던 데서 안 나오면 다른 데서 찾아보는 것도 괜찮겠지.

 

 밑에는 얼마전에 다시 들은 노래다. <기동전사 건담 SEED 데스티니>에 나온 노래다. 데스티니는 한글로 쓰다니. 이 노래는 몇해 전에 한국말로 옮겨 보기는 했는데, 아직도 잘 모르는 곳이 한 곳 있다. 일본말 잘 아는 사람은 그거 틀렸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이 건담 시리즈는 ‘시드’와 ‘시드 데스티니’ 두 가지다. 여기에서 말하는 건 평화. 아주 짧게 말하다니. 많은 사람이 죽은 다음에야 싸우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그전에 알아야 할 텐데.

 

 

 

희선

 

 

 

 

 

 

 

君は僕に似ている(넌 날 닮았어) - See-saw

https://youtu.be/ORW1BKBe0DE

 

 

 

君は僕に似ている(넌 날 닮았어)

 

 

작사 : 石川智晶(이시카와 치아키)

작곡 : 梶浦由記(카지우라 유키)

노래 : See-saw

 

 

 

君の姿は僕に似ている

静かに泣いてるように胸に響く

 

네 모습은 날 닮았어

조용히 우는 듯 가슴에 울려퍼져

 

何も知らない方が幸せというけど

僕はきっと満足しないはずだから

うつろに横たわる夜でも

僕が選んだ今を生きたい それだけ

 

아무것도 모르는 게 행복하다지만

난 분명 만족하지 않을 거야

공허하게 가로놓인 밤에도

내가 바란 지금을 살고 싶을 뿐

 

君の速さは僕に似ている

歯止めのきかなくなる空が怖くなって

僕はいつまで頑張ればいいの?

二人なら終わらせることができる

 

네 속도는 나와 비슷해

멈출 수 없는 하늘이 무서워졌어

난 언제까지 힘내면 돼?

둘이라면 끝낼 수 있어

 

どうしても楽じゃない道を選んでる

 

어떻게 해도 편하지 않은 길을 가

 

砂にまみれた靴を払うこともなく

こんな風にしか生きれない

笑って頷いてくれるだろう 君なら

 

모래투성이 신을 털지도 못하고

이렇게밖에 살지 못해

너라면 웃으며 고개 끄덕여주겠지

 

君に僕から約束しよう

いつか僕に向かって走ってくる時は

君の視線を外さずにいよう

きっと誰より上手に受け止めるよ

 

내가 네게 약속할게

언젠가 나한테 달려올 때는

네 눈길 피하지 않도록

꼭 누구보다 잘 받아들일게

 

君の姿は僕に似ている

同じ世界を見てる君がいることで

最後に心なくすこともなく

僕を好きでいられる

僕は君に生かされてる

 

네 모습은 날 닮았어

같은 세상을 보는 네가 있어서

마지막에 마음도 잃지 않고

날 좋아할 수 있어

네가 날 살려(나는 너 때문에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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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플라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0
혼다 데쓰야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 《셰어하우스 플라주》(혼다 데쓰야)를 보면서 무슨 말을 쓸까 먼저 생각했어요. 요새 책을 천천히 봐서 전보다 더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책을 다 본 다음에 생각해도 괜찮은데, 왜 먼저 어떻게 쓰지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보다보니 별로 할 말이 없을 것 같더라구요. 집중도 못한 느낌입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고. 저랑 다르니 모르는 거군요. 저와 비슷한 점이 있다 해도 알기 어려운 면이나 제 마음에 들지 않는 면이 있겠지요. 저는 죄를 짓고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 마음 잘 모릅니다. 제가 그런 처지가 아니니까요. 아니 지금 생각하니 정말 그럴까 싶기도 하네요. 엄청난 잘못은 아닐지라도 작은 잘못은 저질렀을지도 모르겠네요. 겸손해야 할 텐데.

 

 플라주라는 곳은 아래층은 카페 겸 술집이고 위층은 전과가 있는 사람이 세 들어 사는 곳으로, 여기는 문이 없어요. 세상은 죄 지은 사람한테 엄한 잣대를 댑니다. 죄를 짓고 형을 살고 나와 새롭게 시작하려는 사람도 있을 텐데, 세상은 그걸 제대로 보지 않지요. 저도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한번 어떤 잘못을 저지르면 또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멀리 할 것 같아요. 그런 마음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아예 모르고 시작하면 괜찮을지도. 어느 정도 그 사람을 겪어보고 나중에 알게 되면, 예전과 다른 사람이다 여길지도. 그건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많은 사람은 예전 일을 알게 되면 아주 달라지기도 하지요. 죄를 지었던 사람이 다시 죄를 짓는 건 그럴 때가 아닐까 싶어요.

 

 죄를 짓기 전에 한번 생각하면 참을 텐데 싶기도 합니다. 요시무라 다카오도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어서 딱 한번 각성제를 하고 집행유예를 받았어요. 그것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카오가 살던 곳에 불이 나고 지낼 곳이 없어져요. 그때 다카오는 이 플라주에 들어가요. 거기에는 다카오까지 여섯 사람이 살았어요. 모두 전과가 있는 사람이었어요. 다카오는 다시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지만 잘 안 됐어요. 어느 날엔가는 예전에 일하던 곳 사람을 만나요. 그 사람은 다카오 때문에 회사에도 피해가 있었다고 말하고 다카오한테 예전에 했던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라고 해요. 차갑게 들리는 말이지만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죄를 지으려다가 참는 건 자신이 죄를 지었을 때 자신뿐 아니라 둘레 사람한테도 피해가 가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그런 생각 안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카오는 자신 때문에 회사나 회사 사람이 안 좋았다는 걸 몰랐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분명 한사람 목숨을 빼앗았다.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 그러나 이 나라는 법치국가다. 설령 죄를 지었다 해도 제대로 벌을 받으면 용서해주어도 좋지 않은가. 그 사람이 제대로 갱생했는지 어떤지, 재범 가능성이 높은지 낮은지 그건 또 다른 문제일 터다. 일단 벌을 받은 사람한테는 다시 시작할 기회를 준다. 그 정도는 사회가 보장해 주어도 좋지 않은가. (346쪽~347쪽)

 

 

 앞에 옮긴 말은 셰어하우스 플라주를 만든 준코가 한 생각이에요. 준코 아버지는 잘못해서 사람을 죽이고 감옥에 들어갔다 나와요. 준코 아버지는 다시 시작하려고 했지만 잘 안 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요. 다른 죄도 무겁기는 하지만 잘못해서 사람을 죽게 하면 그것도 무거운 죄지요. 벌을 받았다고 해서 그게 끝은 아니다 생각해요. 하지만 그건 다른 사람이 심판할 수 없는 거겠지요. 죄를 뉘우치고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려는 사람도 있을 텐데. 죄인이다 하고 아무것도 못하게 하면 안 되지 않을까요. 준코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를 생각하고 자신이 전과자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곳을 만들려고 했어요. 세상에 플라주 같은 곳이 많다면 좋을 텐데 싶네요.

 

 죄는 한번 지으면 씻기 어려워요. 죄를 지은 사람은 그걸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회뿐 아니라 많은 사람 마음도 바뀌어야 하지만. 한번 진 십자가는 내려놓기 어렵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제 생각 엄격한 건지도. 그래도 기회는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 죄를 뉘우치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니. 믿어야지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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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5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범죄 경력자의 셰어하우스라니 특이한 내용이네요. 제가 읽고 있는 책이랑 왠지 느낌이 비슷한거 같아 흥미롭네요~!!

희선 2021-06-17 00:00   좋아요 1 | URL
범죄를 지은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방 구하기도 어렵겠습니다 처음에는 잘 몰라서 방을 빌려줘도 나중에 죄를 지었다는 걸 알면 거의 쫓겨나잖아요 여기에는 문이 없는 게 별납니다 어쩌면 다시 죄를 짓지 않기를 바라고 그렇게 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scott 2021-06-15 15: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혼다 데쓰야 한동안 레이코 형사 시리즈물 독파 했었는데
언젠가 부터 안찾아 읽게 되었네요.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사회, 세상은 죄인을 어떻게 처벌 한후 어떤 방법으로 새로운 인간으로 만들어 야 할지 이책 쉽게 읽기 힘든 책인 것 같습니다.

희선 2021-06-17 00:05   좋아요 2 | URL
히메카와 레이코, 예전에 일본 드라마 <스트로베리 나이트> 봤어요 그 드라마에 나온 사람이 바로 다케우치 유코였네요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생각나서... scott 님 글 보고 알았던 것 같습니다 몇해 전에 다시 그 드라마 만들었더군요 저는 히메카와 레이코 시리즈 몇 권밖에 못 봤습니다

죄를 지었다 해도 형을 마치면 살아야 할 텐데, 사회나 세상은 그런 사람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하네요 이런 건 앞으로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희선
 

 

 

 

같은 세상에 살아도

너와 난 만날 수 없을 거야

 

만나지 못해도 괜찮아

만나지 않는 게 나아

 

그저 네가 거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기뻐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

저세상에 간다면

그때 만나

 

넌 거기서,

난 여기서,

잘 지내자

 

 

 

 

*이 글 차례가 오다니, 왜 썼을까 싶은 글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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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5 0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날 그날 쓰시는게 아니라 미리 써놓은 시가 있는거군요~! 만나지 못해도 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

희선 2021-06-16 23:58   좋아요 1 | URL
거의 고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바로 쓴 걸 올리는 것보다 시간이 조금 지난 게 나은 듯하더군요 쓸 때 감정과 시간이 지난 뒤 감정이 달라질 때도 있어서 그걸 어떻게 하나 싶을 때도 있지만... 어떤 건 창피해도 올리는군요 잘 못 썼다 해도 버리지 못합니다 만나지 못하면 못하는대로 사는 것도 괜찮겠지요


희선
 
초록지붕집의 마릴라
세라 매코이 지음, 손희경 옮김 / 클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사람은 어릴 때 자기 부모한테도 어린시절이 있었다는 걸 잘 생각하지 못한다. 부모는 언제나 어른이니 그렇구나. 하지만 자신이 나이를 먹으면 어릴 때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겉모습은 어른이어도 마음은 어린이기도 하구나.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살아간다. 사람은 나고 자라고 살고 죽는다. 지금 어른인 사람한테도 어린시절이 있었다는 걸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이렇게 썼지만 그런 거 잘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 나이와 다르게 철없이 구는 사람 별로기도 하다. 나이에 맞게 사는 건 어떤 건지. 그런 것도 생각하고 살아야 할 텐데. 지금 세상에는 나이만 먹고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 많지 않나 싶기도 하다. 나도 다르지 않구나. 그런데 이런 말을 하다니.

 

 책을 여러 번 못 보는데 《빨강머리 앤》(루시 모드 몽고메리)만은 여러 번 만났다. 그걸 보면서 앤과 함께 살기로 한 마릴라와 매슈가 예전에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해 본 적 없다. 그저 예전에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겠지 생각했을지도. 나이를 먹은 사람과 그 사람이 어렸을 때는 조금 다를지도 모를 텐데. 나도 그렇구나. 나도 어릴 때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려 하기도 했다. 지금은 그게 무척 싫지만. 아니 어릴 때도 사람 사귀는 거 무척 힘들었다. 난 왜 이렇게 사람과 잘 사귀지 못할까 했다. 늘 자신없다 생각했다. 자신없다 하면서도 어릴 때는 이것저것 했던 것 같다. 지금은 하기 싫다. 예전에는 하기 싫어도 해야 했지만, 지금은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서 다행이다. 재미없는 내 이야기를 하다니.

 

 마릴라와 매슈는 나이 차이가 많았던가. 이 책 보고 처음 안 것 같다. 여기에서는 마릴라는 열세살 매슈는 스물한살부터 나온다. 두 사람 부모인 휴와 클라라는 초록지붕집을 짓고 클라라는 아기를 가졌다. 열세살인 마릴라는 앤이 만난 마릴라와 어쩐지 다르게 보인다. 이건 당연한 건가. 어린 마릴라를 보니 앤이 떠오르기도 했다. 앤하고 다 같지는 않지만. 마릴라 어머니 클라라와 이모인 이지는 쌍둥이였다. 이지 이모는 프린스 에드워드섬을 떠나 혼자 살았는데 클라라가 아이를 낳을 때가 다가오자 초록지붕집에 온다. 마릴라는 그때 이지 이모가 어머니와 같은 얼굴인 걸 보고 몹시 놀란다. 마릴라가 이지를 본 건 아주 어릴 때여서 어머니가 쌍둥이라는 건 몰랐다. 어머니와 이모가 쌍둥이면 어떤 느낌이 들까.

 

 친구가 없던 마릴라가 이지 이모와 에이번리 사람들이 하는 바느질 모임에서 레이철 화이트를 만나는 모습은 앤이 다이애나를 만나는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마릴라와 레이철은 앤과 다이애나처럼 맹세는 하지 않았다. 앤이 길버트를 만나고 얼마 안 되어 석판으로 길버트 머리를 치는 일이 있었지만, 마릴라가 레이철 집에서 존 블라이드를 만난 느낌은 좋았다. 존은 아들인 길버트보다 짓궂지 않고 나이도 좀 많았구나. 마릴라를 보면서 앤을 생각하다니. 그건 어쩔 수 없다. 마릴라도 존한테 마음이 기우는 듯한 모습이 보이지만 어머니 클라라가 아이를 낳다 죽고는 마음을 조금 닫는다. 마릴라는 자신이 초록지붕집을 지켜야 한다 생각했다. 누군가와 결혼하면 초록지붕집을 떠나야 하니. 마릴라라면 정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죽어서 마음이 더 안 좋았겠지. 마릴라가 존과 소풍을 갔을 때 어머니가 아이를 낳으려 하고 아이는 죽어서 나오고 어머니는 피를 많이 흘렸다. 마릴라는 자기 집에 있었다면 달랐을지도 모른다고 죄책감을 느꼈다. 그건 아닐 텐데.

 

 스물한살 매슈는 어땠을까. ‘빨강머리 앤’에서 매슈가 다른 사람을 잘 만나지 않고 여자를 편하지 않게 여겼다. 스물한살 매슈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농사짓고 살고 싶지 않다고 하고 돈이 많은 사람과 결혼했다. 매슈는 좋아하는 사람과 잘 안 되고는 모임 같은 곳에 가지 않고 여자와도 말하지 못하게 됐다. 그럴 수 있겠지.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다시 만나기 어렵다. 매슈가 존하고는 이야기 잘 했다. 그런 모습 보고 젊었을 때 매슈는 좀 달랐구나 했다. 시대 이야기도 좀 나온다. 노예가 달아나는 것. 마릴라와 이지 이모는 그런 사람을 돕기도 한다. 캐나다에도 영국 사람이나 유럽 사람이 가서 살았던가. 지금 생각하니 그런 거 잘 몰랐다. 난 왜 미국에만 영국 사람이 갔다고 여겼을까. 노예제도는 캐나다에서 먼저 없어졌나 보다.

 

 이 이야기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쓰지 않았구나. 세라 매코이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 소설을 좋아해서 이 소설을 썼겠다. 이 이야기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좋아할까. 어쩐지 난 루시 모드 몽고메리보다 앤이 더 좋아할 것 같다. 앤이 마릴라와 매슈 이야기를 읽는 모습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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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1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빨강머리앤을 읽어야겠군요. 읽어보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ㅎㅎ 희선님 이야기도 재미있어요 ^^

희선 2021-06-13 02:26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 아직 빨강 머리 앤 만나지 못하셨군요 언젠가 만나야겠다 생각했으니 만나시겠지요 앤은 참 밝고 괜찮은 아이예요 좀 엉뚱한 면도 있지만, 그런 것도 괜찮게 보입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6-11 14: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라 매코이라는 작가분도 빨강머리 앤의 열혈 독자가 아니었을까요? 그러니 앤에서 뻗어나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거 같아요.
아! 우리의 매력적인 앤, 그 매력은 항상 파도 파도 나오는 듯합니다. ^^

희선 2021-06-13 02:30   좋아요 1 | URL
그렇지요 새라 매코이는 빨강머리 앤을 읽고 마릴라와 매슈 이야기를 쓰고 버지 윌슨은 앤이 어릴 때 이야기를 썼네요 그 책은 《빨강 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로 나왔는데, 책으로 본 것보다 만화영화로 볼 때 앤이 어릴 때 저렇게 힘들었다니 하면서 조금 울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다른 거 생각하고 울었던 걸지도... 그 책은 지난해에 만화영화 원화가 담긴 《안녕, 앤》으로 나왔어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6-12 16: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들도 제가 이십 대 때 사진을 보고 놀라더군요. 그렇게 젊은 적이 있었다는 게 깜놀이래요. 아니 그러면 제가 태어나서부터 아줌마 얼굴이었겠습니까. ㅋㅋ

빨강머리앤을 작년인가, 너무 늦게 읽은 1인입니다. 그래도 생각할 거리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희선 2021-06-13 02:34   좋아요 2 | URL
사람은 다 비슷하겠습니다 부모한테도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 거 생각하지 못하는 거, 사진을 보면 그런 걸 생각하기도 하는군요

늦었다고 해도 빨강머리 앤을 만나셨군요 아니 그렇게 늦은 건 아닐 거예요 아주 못 만나는 사람도 있을 테니... 페크 님은 여러 가지 생각하셨겠습니다


희선
 

 

 

 

날 찾아온 슬픔아

넌 언제까지 내 옆에 있을 거야

네가 온 게 얼마 안 됐지만

빨리 떠났으면 좋겠어

내 마음이 괴로워

가끔 너도 만나야겠지만

오래 만나고 싶지는 않아

 

응, 뭐라고

슬픔 넌 언제나 내 옆에 있었다고

그렇구나

널 가끔만 알아봐서 미안해

 

괴로워도 좀 더 참아볼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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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1 0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시는 특히 더 좋네요. 슬픔은 언제나 함께 가는 동반자 같아요. 기쁨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희선 2021-06-13 02:21   좋아요 1 | URL
사람은 감정도 안 좋은 건 오지 않으면 좋겠다 생각하기도 하는군요 어떤 감정이든 사람과 함께 하겠지요 새파랑 님 고맙습니다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6-11 1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 인사이드아웃 생각나요. 맞아요. 모든 감정은 내 안에 살고 있는데 우리가 모르거나 거부하거나 그러겠죠. 느껴지는 감정을 다 받아들이라, 그렇게 읽힙니다.^^

희선 2021-06-13 02:23   좋아요 1 | URL
살다보면 여러 가지 일이 있고 감정도 여러 가지 느끼는데 어떤 건 모르는 척하고 싶기도 해요 그런 걸 잘 받아들이는 것도 사는 데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해도 잘 못할 것 같지만...

행복한책읽기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