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봄 2021 소설 보다
김멜라.나일선.위수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한국 단편소설에 아주 밝은 게 있었던가. 그런 거 본 적 없는 것 같아. 거의 어두웠던 것 같아. 단편소설이 그런 건지 우리 삶이 그런 건지. 그렇다고 아주 어둡지 않기도 했어. 답을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많기는 했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좋은 일 안 좋은 일이 있듯, 소설 속 사람도 그 소설이 끝났다고 해서 이야기가 다 끝난 건 아닐지도 모르겠어. 그 사람은 어딘가에서 살아가겠지. 지금 안 좋다고 해서 앞으로도 안 좋지는 않을 거고, 지금 좋다고 해서 앞으로도 좋지는 않을 거야. 사는 게 괜찮았던 이야기 별로 못 보기는 했지만. 앞에서 말했는데 또 말했군. 2021년 봄에도 소설 보다가 나왔어(2022년이 오다니). 소설은 세 편 담겼어. <나뭇잎이 마르고>(김멜라) <from the clouds to the resistance>(나일선) <은의 세계><위수정>.

 

 소설 제목이 영어였다니, 처음에는 별로 마음 안 썼던 것 같아. 소설 볼 때 제목이 영어네 했어. <from the clouds to the resistance>(나일선)는 어떤 소설인지 말하기 어려워. 일기 형식으로 영화 같은 걸 말하는데. 이런 말밖에 못하다니. 소설이 세편이 담겼으니 두번 볼 생각이었는데, 이 소설은 한번밖에 안 봤어. 다시 봐도 뭔지 잘 모를 것 같아서. 나중에 이 작가 다른 소설을 다른 데서 보게 된다면 그때는 좀 더 잘 보도록 해야겠어. 그런다고 내가 잘 알지 모르겠지만.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쓴 소설일 텐데. 이런 말밖에 못해서 미안하군. 다른 소설 두편이라고 다 아는 건 아니야.

 

 첫번째에 나온 김멜라 소설 <나뭇잎이 마르고>는 장애인과 동성애자. 이런 말이 생각나는 소설이었어. 소설에 나오는 사람은 이름이 아닌 별명이야. 앙헬, 체, 대니. 셋 다 여성이야. 대학교에서는 인정해주지 않는 마음씨라는 동아리에서 만난 세 사람이야. 동아리 사람 세 사람만 친하게 지내지는 않아. 체는 장애인이지만 여러 사람과 잘 지내. 체를 보니 예전에 내가 만난 친구가 잠깐 생각나기도 했어. 그 친구도 조금 장애가 있었거든. 체보다는 덜했지만. 그렇다고 동성을 좋아하는 친구는 아니었어. 아쉽게도 아주 친하게 지내지는 못했어. 체는 한국에서 살기 참 어려울 것 같아. 장애인에 동성애자여서. 이렇게 말하면 안 되려나. 그래도 힘들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어. 앙헬은 어떤지 잘 모르겠어. 체가 앙헬을 좋아했는데, 어쩌면 체가 앙헬한테 고백해서 앙헬은 체를 피하고 한동안 연락하지 않고 지냈는지도 모르겠어. 그렇다고 아주 마음 안 쓰는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해. 오랜만에 체가 앙헬한테 전화했을 때 받았거든.

 

 단편은 그 안에서 모든 게 다 끝나지 않아. 그거 알지. 한동안 만나지 않던 두 사람은 체 할머니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고 앙헬을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나게 돼. 체는 할머니가 앙헬을 체 대학 졸업식에서 만났다고 했는데, 실제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아. 어쩌면 체가 할머니가 곧 돌아가실 걸 생각하고 앙헬이 보고 싶었던 건지도. 할머니 핑계를 대고 한번 만나자고 한 거지. 정말 그랬을까. 소설을 볼 때는 그런 생각 못했는데, 이렇게 쓰다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군. 아마 두 사람은 앞으로도 연락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어. 그렇다고 아주 잊고 살지 않을지도. 아니 시간이 많이 지나면 잊을까.

 

 세번째 소설 위수정이 쓴 <은의 세계>는 코로나19 펜데믹이 잘 나오기도 했어. 이제 그런 때 소설이 나올 때가 되기는 했지. 내가 이야기를 쓴다면 그건 못 쓰겠지만. 뭔가 쓰지도 않으면서 이런 말을 했군. 나와는 다르게 소설가는 지금 시대를 말하기도 하니 쓰겠어. 코로나19로 지금 사람은 죽음을 많이 생각하게 됐을까. 그러면서 뉴스를 봐도 자신과 아주 가깝게 느끼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그걸 아주 가깝게 느낀 사람도 있겠지. 난 다른 일로 죽음을 많이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코로나19나 백신으로 생기는 부작용도 걱정해. 숫자를 보면서 저렇게 많은 사람은 다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 하고. 실제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람은 힘들기도 할 텐데, 뉴스에서는 그런 걸 숫자로 말하지.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사람, 집에서 일하는 사람 그런 것도 나와. 이것도 이렇게밖에 말하지 못했군.

 

 지환과 하나 그리고 명은. 주로 세 사람이 나와. 앞에서도 세 사람이고 뒤에서도 세 사람이네. 관계는 다르지만. 지환과 하나는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 만나고 사귀고 함께 살게 돼.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고 결혼식은 못하게 돼. 명은은 하나 사촌 동생으로 여러 가지 일을 겪었어. 부모가 헤어지고 하나네 집에 살게 되고 오빠는 고등학생 때 죽고 결혼했다가 남편과 헤어졌나 봐. 이렇게 쓰고 나니 명은은 정말 여러 가지 일을 겪었네. 요가 학원을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닫아야 했어. 명은이 도우미로 지환과 하나 집에 일하러 오게 돼. 지환은 하나와 명은 사이를 아주 잘 알지는 못했어. 사촌이어서 그런 걸까. 한때 하나와 명은은 함께 살았는데. 사촌이어서 거리가 있었겠어. 하나는 명은을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기도 하지만,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기도 해.

 

 소설이라고 해서 모든 게 분명하지는 않지. 단편 소설은 그게 더해. 그저 이런 이야기야 하는 것밖에 말하지 못하고 무엇을 느꼈는지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어. 내 삶도 뭐라 말하기 어렵기도 해. 소설 속에 나온 사람 삶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지만, 늘 그렇지도 않아. 앙헬이나 체가 앞으로는 잘 살았으면 하고 지환과 하나도 결혼식 올리고 명은도 다른 곳에서 지금보다 괜찮게 살았으면 해. 난 이런 말밖에 못하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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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4 07: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면 저도 뭔가 밝은 책을 읽은 적이 별로 없는거 같아요 😅 그런 책들만 찾아 읽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2022-01-16 02:32   좋아요 1 | URL
밝은 소설도 있지만, 소설에 나오는 사람은 다 잘 살지 못하기도 하네요 다른 나라 소설도 비슷하군요 한국 단편소설만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희선

프레이야 2022-01-14 08: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요즘 드라마 중 마녀식당에 오세요, 재미나더군요. 행복과 불행을 인간이 단정하는 걸 경계하는 대사가 와닿았어요. 지금을 불행하다고 단정하고 절망하거나 분노하지 말고 오래 더 지켜보라고, 마녀가 말하는데 그 말은 타인에게만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에요. 하나를 내어주고 받는 행복이 꼭 행복이지도 불행이지도 않더이다. 선택은 자신이 하지만 대가는 지불해야 하는 것. 인간사 새옹지마^^

희선 2022-01-16 02:37   좋아요 1 | URL
언젠가 책 제목 봤는데, 그 책을 원작으로 드라마를 만들었나 봅니다 책 제목만 알고 책은 못 봤어요 지금 불행도 더 지켜보면 언젠가 다르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안 좋은 일이든 좋은 일이든 바로 지금을 볼 때가 많네요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지나가는데... 그걸 나중에 알기도 하다니... 지금부터라도 지금 일어나는 일로 마음이 들뜨거나 가라앉지 않게 해야겠네요 그런 것도 훈련하면 될지도... 좋은 일은 많이 기뻐하고...


희선

책읽는나무 2022-01-14 10:2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첫 번째 김멜라 소설 읽다가 잠들었었는데 내가 잠꼬대를 알아 듣기 힘든 소리를 계속 했다더군요?
아마도 체에 빙의 됐었나 싶기도 하구요?
작년 봄편은 좀 가라앉게 되는 느낌이었던 것 같았어요.
그래도 나쁘지 않게 읽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희선 2022-01-16 02:41   좋아요 2 | URL
이 소설을 보다가 잠들다니, 그러고 잠꼬대를 하셨군요 처음에는 체가 하는 말 잘 모르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그래도 여기 나오는 사람처럼 조금 더 보니 알게 됐습니다 실제 이런 사람은 살기 어려울 듯도 합니다 그래도 체는 멋진 사람이었네요 그렇게 보였습니다 이번 3월에 봄이 나오겠습니다 그때는 어떤 소설이 담겼을지...


희선

scott 2022-01-14 11: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시대로인해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희망보다 암울한 디스토피아가 된것 같습니다

희선 2022-01-16 02:43   좋아요 1 | URL
코로나가 끝나도 예전과 같지는 않겠습니다 아직인데 이런 말을... 앞날이 어두운 느낌이 들어도 사람이 마음을 나누고 살면 좀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선

mini74 2022-01-14 16: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전체적으로 어두운 것 같기도 해요.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삶이 우울하고 암울할 것 같기도 헙니다 지치기도 하고 ㅠ

희선 2022-01-16 02:45   좋아요 1 | URL
언젠가 인터넷에서 기사를 봤는데 일자리를 구하려고 애쓰던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였네요 열심히 살려고 해도 잘 안 돼서...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희선

서니데이 2022-01-14 19: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내용은 밝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표지는 봄처럼 밝은 노란색이네요.
희선님, 즐거운 주말,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희선 2022-01-16 02:47   좋아요 1 | URL
봄을 느끼게 하는 연한 노란색이에요 지금은 겨울이지만 겨울이 가면 따스한 봄이 오겠습니다 봄에는 조금 기분이 좋기도 하죠 세상이 그대로라 해도 봄은 느끼면 좋겠습니다 벌써 봄을 말하다니...

서니데이 님 남은 주말 잘 보내세요


희선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모르겠어

답이 있기는 할까

살면서 찾아야겠지

이건가 했을 때도 있는데,

딱 맞지는 않았어

여전히 모르겠어

어떻게 하면

내가 날 좋아하고

날 믿을까

 

어쩐지 앞으로도 찾기 어려울 것 같아

적당한 답이라도 알고 싶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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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4 0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답이 안보일때는 잠시 쉬었다가 답을 찾는것도 좋을거 같아요. 그렇게 쉬는게 편하지는 않겠지만~ 아니면 모르는건 모르는데로 놔두는것도 있구요~

희선 2022-01-16 02:29   좋아요 1 | URL
바로 답을 찾으면 좋지만 어떤 건 답이 찾기 어렵기도 하네요 못 찾으면 못 찾는대로 살아도 괜찮겠습니다 어쩌면 사는 게 답일지도...


희선
 

 

 

 

좋은 날이든 슬픈 날이든

그대로 이어지지 않아

 

영원한 건 없지만

어느 한때를 잡아둘 순 있을 거야

 

기억한다면

그건 영원하기도 해

 

많은 걸 기억하지 못해도

조금은 기억하겠지

 

마음 한자리면 돼

 

 

 

 

*나도 잘 못한다, 좋은 기억보다 안 좋은 기억만 남아설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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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3 08: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영원한건 없다는게 사실이면서도 슬프네요 ㅜㅜ
조금이라도 남은 기억이 그래도 좋은 기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희선 2022-01-14 01:14   좋아요 2 | URL
생각해 보니 기억도 영원하지 않겠습니다 그때는 오래 기억해야지 해도 나중이 되면 잊어버린 게 생각나기도 해요 시간이 지나고 다시 떠올린 거니 좀 나은 건지... 좋은 기억을 잊지 않으려 하면 그게 남겠습니다


희선

scott 2022-01-13 11: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음 한자리!
좋은 날 슬픈 날이 모여서 만드는 마음의 크기!
희선님 오늘 하루 따숩게 ^ㅅ^

희선 2022-01-14 01:15   좋아요 1 | URL
좋은 날 슬픈 날이 다 자신한테 도움이 되겠지요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데... scott 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오늘은 좀 날이 풀린다고 한 듯도 합니다 그래도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2022-01-13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4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4 0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6 0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1-13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 한자리면 돼. 맘에 콕 ㅎㅎ 넘 좋아요 희선님 ~

희선 2022-01-14 01:29   좋아요 1 | URL
그런 건 마음을 많이 차지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조금만 있어도 좋은 기억은 담길 거예요 미니 님 고맙습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2-01-13 23: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기억도 안 좋은 기억도 나중에 지나고 보면 없는 것보다는 나을 지도 몰라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건 좋지 않더라구요.
희선님, 오늘도 추운 날이었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밤 되세요.^^

희선 2022-01-14 01:33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은 긍정스러우시네요 안 좋은 기억도 살면서 도움이 될 날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잘못한 거면 잘못하지 않아야지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괜찮네요 주말엔 덜 추울지... 오늘이 가면 주말이네요 이번주도 거의 다 갔군요 이번주가 이렇게 가다니... 아직 다 가지는 않았네요 남은 날이라도 조금 잘 지내려고 해야겠습니다 서니데이 님 고맙습니다


희선
 

 

 

 

 지난번에 아직 나오지 않은 귀멸의 칼날 2기 끝날 때 나오는 노래 <朝が来る 아침이 온다>를 찾아봤다고 했지요. 그때 우연히 알게 된 노래 <春はゆく 봄은 간다>도 괜찮았습니다. <아침이 온다 朝が来る> 뮤직비디오가 나왔어요. 귀멸의 칼날 2기 음악이 담긴 싱글은 1월 12일에 나와요. 이 노래 노랫말 찾아보니 <봄은 간다 春はゆく> 만든 사람과 같은 사람이 만들었더군요. 카지우라 유키梶浦由記 언젠가 본 적 있는데 했는데 건담 시드 데스티니에서 <넌 나와 닮았어 君は僕に似ている> 작곡한 사람이더군요. 제가 아는 건 그것밖에 없지만 잘 알려진 만화영화(애니메이션) 음악 많이 만들었을 듯합니다. 혹시나 하고 예전에 리사LiSA가 한 노래 찾아보니 카지우라 유키가 만든 곡이었네요. 카지우라 유키가 귀멸의 칼날 음악을 맡았나 봅니다.

 

 아쉽게도 이번주에 한 귀멸의 칼날 2기 6화는 못 봤습니다. 아쉽다고 했는데 못 봐서 슬픕니다. 그걸 못 보게 한 일이. 2022년 시작부터 우울한 일이 일어나다니. 2021년에도 그리 좋지 않았네요. 그래도 그때는 일월에는 괜찮았습니다. 2021년 일월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생각나지 않지만, <복면가왕>에서 부뚜막 고양이가 여덟번 가왕한 게 기억에 남았네요. 부뚜막 고양이가 그만 나오게 됐을 때 아이들이 울었다고 하더군요. 그 아이들 지금도 부뚜막 고양이 기억할지. 지금 가왕은 겨울아이네요. 겨울아이도 2021년 마지막과 2022년 첫번째 가왕이에요.

 

 겨울아이 잘 모르지만 누군지는 알아요. 가끔 이름이 보이기도 해서. 그때는 이름만 알고 어떤 노래 하는지 몰랐습니다. 지금도 잘 모릅니다. 이제 시작한 파릇파릇한 신인이더군요. 앞으로 겨울아이가 이런저런 노래 하고 많은 사람 기억에 남으면 좋겠네요. 이런 말 했지만 저는 여전히 부뚜막 고양이 좋아합니다. 세상에는 좋은 음악이 많으니 다른 것도 듣고 알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네요. 저는 그저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니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요.

 

 

 

 

 

 이번에도 <귀멸의 칼날>이 아닌 다른 이야기를 먼저 했네요. 2기 1화를 못 봐서. 그것뿐 아니라 그 앞에 이야기도 못 봤군요. 저는 이런 영상 보고는 잘 못 써요. 책 이야기도 잘 못 쓰지만. 영상은 여러 번 봐야 어떻게든 씁니다(안 보고 쓴 적도 있군요, 그건 거의 노래 이야기였네요). 귀멸의 칼날 2기는 유곽편이라고 했지요. 한국에서는 환락의 거리편이라 했더군요. 유곽은 요시와라예요. 요시와라는 다이쇼 때도 있었던가요. 이거 찾아본다는 게 못 찾아봤습니다. 그곳에 오니(혈귀, 사람을 잡아먹는)가 있다는 걸 알고 기둥인 우즈이 텐겐과 탄지로 젠이츠 이노스케가 함께 하게 돼요. 기둥은 오니를 없애는 귀살대에서 높은 계급으로 아주 잘 싸워요. 텐겐은 음주(音柱 오토바시라)라고 하더군요. 닌자였답니다.

 

 본래 요시와라에는 텐겐 부인 셋이 잠입해 있었는데 소식이 끊겨서 텐겐은 다른 여자아이들한테 요시와라에 가게 하려 했나 봐요. 귀살대도 아닌 사람한테. 그때 탄지로 젠이츠 이노스케가 그걸 대신하겠다고 했어요. 2화에서 셋은 여장을 하고 요시와라 가게 세 곳에 들어가요. 여장한 모습 좀 웃겼습니다. 이노스케는 우스꽝스럽게 한 화장을 지우니 얼굴이 예쁘게 보였어요. 텐겐이 이노스케한테는 말하지 마라고 했어요. 말하면 남자라는 걸 바로 들킨다고.

 

 세 사람이 요시와라 가게 세 곳에 있으면서 텐겐 부인을 만나려고 했는데 셋 다 모습이 보이지 않았어요. 벌써 오니한테 당한 건 아닐까 했는데 다행하게도 살아 있었어요. 젠이츠가 가장 먼저 오니를 알아봤는데, 그날 젠이츠가 사라져요. 탄지로와 이노스케는 밤이 되면 함께 움직이자고 했어요. 탄지로가 이노스케한테 가려고 하다 오니와 만나게 되고 싸웁니다. 이건 지난번에 말했군요. 요시와라에 있는 오니는 힘이 꽤 세요. 탄지로 혼자 그 오니와 싸울 수 있으려나 했는데. 탄지로는 물의 호흡을 썼는데 이번에 다른 걸 쓰더군요. 탄지로한테는 물보다 불이 맞는가 봅니다. 불이라기보다 해던가. 해 자체가 불덩어리네요.

 

 이번주에 한 6화에서는 탄지로 동생 네즈코도 다른 모습이 된다는데. 네즈코는 오니가 됐지만 사람을 하나도 죽이지 않았어요. 탄지로는 네즈코를 사람으로 되돌리려고 귀살대에 들어갔어요. 그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습니다. 탄지로와 네즈코 둘이 지금 싸우는 오니를 물리칠지. 탄지로와 네즈코가 위험할 때 텐겐과 젠이츠 이노스케가 올지. 탄지로가 오니와 싸울 때 이노스케는 다른 곳에서 탄지로가 싸우는 오니 한 부분과 싸우고 기모노 띠에 갇힌 젠이츠와 텐겐 부인 그리고 사람을 구했습니다. 거기에 기둥인 텐겐이 나타나요. 그곳에 먼저 가다니.

 

 귀멸의 칼날 2기 마지막에 나오는 노래 <아침이 온다 朝が来る>에는 희망이 있어 보입니다. 아침은 그런 거지요. 요시와라는 밤에도 밝은 곳이지만, 밝다고 아침은 아니군요. 여러 번 못 봐도 괜찮으니 귀멸의 칼날 2기 끝까지 보면 좋을 텐데. 저한테는 아침도 봄도 안 올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이런 말 해서 미안하네요.

 

 

 

희선

 

 

 

 

 

 

 

朝が来る(아침이 온다) - Aimer(에메)

https://youtu.be/QORbTrXHpsA

 

 

 

朝が来る(아침이 온다) - Aimer

귀멸의 칼날 유곽편(환락의 거리편)鬼滅の刃 : 遊郭編 닫는곡(ED)

 

 

작가 작곡 : 梶浦由記 카지우라 유키

 

 

 

傷だらけの世界の頭上に

闇が重たくもたれかかって

覚めない時の中

 

상처뿐인 세상 머리 위로

어둠이 무겁게 드리워져

깨지 못하는 시간 속에서

 

悲しみは何処までも追いすがって

それでも空は夜明けを探して

取りに行く未来

 

슬픔은 어디까지고 매달려

그래도 하늘은 새벽을 찾아

가지러 가는 앞날

 

僕らは弱くも儚くもないよ

信じて愛して燃え尽きて行く

 

우리는 약하지도 덧없지도 않아

믿고 사랑하고 불사르고 간다

 

繰り返し 繰り返し 血を流すたましいが

夢を見るその先に

輝いて 輝いて 新しい朝が来る

希望が棚引く方へ

 

되풀이하고 되풀이하고 피 흘리는 영혼이

꿈꾸는 저 너머에

빛나고 빛나는 새로운 아침이 온다

희망이 길게 뻗은 곳으로

 

君を呼んでいる黎明へ

 

너를 부르는 동틀녘으로

 

失うことで堕ちて行くか

それとも光を追いかけるか

選んで来た道に散らした

涙も傷も遠くなって

 

잃은 걸로 풀죽어 갈지

아니면 빛을 따라갈지

골라 온 길에 흩뿌린

눈물도 상처도 멀어지고

 

息を殺し追憶の影に焼かれ

それでも鮮やかに風を切って

手に入れる未来

 

숨을 죽이고 추억의 그림자에 타버리고

그래도 멋지게 바람을 가르고

손에 넣은 앞날

 

情熱がいつだって灯火になるよ

天高く上れと狼煙を上げて

 

열정이 언제나 불을 밝혀 줄거야

하늘 높이 올라 봉화를 올리고

 

風になり 花開き たましいを掻き鳴らす

僕らが急ぐ場所へ

華やいで 華やいで 新しい朝が来る

光が棚引く方へ

 

바람이 되어 꽃을 피우고 영혼을 울려

우리가 서두르는 곳으로

화려하게 화려하게 새로운 아침이 온다

빛이 길게 뻗은 곳으로

 

夜のもう一つ向こうまで

どうしても届かない手のひらを

支えてくれる声が

いつの間に こんなに

響いてた

 

밤의 한층 더 저쪽까지

어떻게 해도 닿지 않는 손바닥을

지지해주는 목소리가

어느새 이렇게

울려퍼졌다

 

君の行く場所に 光あれと祈った

全ての心のため

 

네가 가는 곳에 빛이 있으라 기도했어

모든 마음을 위해

 

繰り返し 繰り返し 血を流すたましいが

夢を見るその先に

輝いて 輝いて 新しい朝が来る

もうすぐ始まる歌

 

되풀이하고 되풀이해 피 흘리는 영혼이

꿈꾸는 저 너머에

빛나고 빛나는 새로운 아침이 온다

이제 곧 시작하는 노래

 

君を呼んでいる黎明へ

傷だらけの世界の頭上に

 

너를 부르는 동틀녘으로

상처뿐인 세상 머리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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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1-12 02: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희선님께서 일본어를 잘 하셔서 참 좋으시겠어요. 저번에 저에게 링크해주신 노래들 잘 들었습니다. 감사해요^^
저는 이때껏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작년에 일본 소설 몇 편을 읽어 일본 역사나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어요^^

희선 2022-01-13 02:55   좋아요 2 | URL
일본말 그렇게 잘 하지는 못하고, 말은 거의 안 하는군요 듣고 읽기만 합니다 쓰기도 쉬운 것만... 일본 소설을 보시고 일본에 관심을 가지게 되다니 좋은 일이네요 일본하고 한국 사이가 좀 안 좋지만, 코로나19 전에 더 안 좋아지기도 했군요 좀 좋아지면 좋을 텐데... 일본 사람이 한국말을 섞어서 쓰기도 한다더군요 한국말은 가타카나로, 그건 SNS에 그런다고 했던가 그 기사 보고 한국 사람은 벌써 그러지 않았나 하기도 했어요


희선

종이달 2022-01-12 02: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희선 2022-01-13 02:55   좋아요 1 | URL
종이달 님 고맙습니다


희선

책읽는나무 2022-01-12 06: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일본문학이나 애니메이션은 희선님을 일단 믿게 되네요?^^
귀멸의 칼날!!! 제목을 들어본 것도 같고? 그러네요.
일본 애니는 지브리쪽 말고는 본 게 별로 없어서;...그래도 기억해 놓아야겠죠?^^
복면가왕 보시나봐요?
예전에 몇 번 봤었는데 요즘은 티비를 통 보질 않아 복면가왕도 안본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기억나는 가왕은 김연우, 거미, 규현이 나왔었던 게 기억나요^^
아...국카스텐의 김현우도 가왕 했더라구요?
부뚜막 고양이랑 겨울아이 누군지 궁금하네요^^
가면을 쓰고 노래 부르는 사람들은 모두 다 노래를 너무 잘불러 저는 매번 깜놀했었어요.
가면 벗으면 상상하지 못한 인물들이면 또 깜놀!!!!!! 옛 생각 나네요^^

희선 2022-01-13 03:06   좋아요 3 | URL
지금 생각하니 <귀멸의 칼날 > 만드는 곳이 유포터블이라고 하더군요 이런 거 만드는 곳 잘 모르기도 하네요 지브리는 들어봤네요 지브리는 예전과는 달라지기도 했군요 귀멸의 칼날을 알고 유포터블을 알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만화영화를 잘 만드는 듯합니다 영상이 꽤 좋아요

저도 텔레비전 안 보는데 <복면가왕> 하나만 봐요 하나만 보니 시간 맞추기 그렇게 어렵지 않기도 합니다 텔레비전은 시간을 맞춰야 하잖아요 텔레비전 방송에 광고가 여러 번 나와서 좀 안 좋더군요 예전에는 중간에 한번 정도였는데 지금은 늘었어요 다른 방송도 그러는지... 그것도 보다보면 그런가 보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왜 자꾸 광고가 나오나 했는데, 지금은 광고 나오겠구나 해요

부뚜막 고양이랑 겨울아이 찾아보셨겠지요 안 찾아보셨을지... 부뚜막 고양이는 비스트, 하이라이트인 양요섭 님이에요 겨울아이는 이무진이라고 하더군요 복면가왕에는 다른 경연 방송에 나온 사람이 나오기도 하더군요 이무진도 다른 경연 방송에 나온 적 있는 것 같습니다 목소리랄까 음색이 다른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 잘 되지 않을까 싶어요


희선

책읽는나무 2022-01-13 07:12   좋아요 2 | URL
겨울아이가 이무진이었어요??
저 알아요..저 이무진 엄청 좋아해요^^
역시!!!! 라고 생각은 하는데, 가왕까지 갈만큼 잘부르는구나?? 생각 했네요??
무명가수전에서 2위를 한 걸로 아는데, 1 위 한 사람보다 더 인기가 많더군요. 1 위 한 가수도 정말 잘 불러요.
이무진의 신호등 자작곡 유행하는 것 같아요.울집은 애들이 있어서인지...젊은 가수들 노래를 그냥 강제로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ㅋㅋㅋ
따라 듣다 보면 어느새 저도 좋아하고 있더군요...그 가수가 바로 이무진이었어요^^

희선 2022-01-14 01:06   좋아요 1 | URL
책읽는나무 님은 알았군요 저는 복면가왕 보고 알았습니다 가끔 인터넷에서 이무진이라는 이름이 보였는데, 저런 사람이 있구나 했습니다 복면가왕에서 다른 사람이 <신호등>을 했는데, 겨울아이로 나온 다음에 이무진 노래라는 거 알았습니다 그 뒤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경연에 나온 거 봤더니, 자신은 신호등 같은 사람이다고 하더군요(노란 신호등이었던가 신호등은 기억나는데 다음 말은...) 그런 말하고 나중에 신호등이라는 노래를 만들고 하다니... 신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다음날엔가는 라디오 방송에서 신호등을 들었어요 이건 복면가왕 본 다음날이었던 것 같네요 그런 식으로 이어지기도 하다니, 이것도 신기했습니다 방송 못 보시면 방송 끝나고 올라오는 영상이라도 한번 찾아보세요 이번(1, 16)에 가왕전 노래해요


희선

그레이스 2022-01-12 06: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희선님이 쓰셔서 그런가 일본어 문자가 예쁘게 느껴지네요^^

희선 2022-01-13 03:08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 님 고맙습니다 다른 데서 봐도 똑같은 글자체일 텐데 그렇게 느끼신다니 기쁩니다


희선

mini74 2022-01-12 07: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귀멸의 칼날 극장판만 본 적 있어요 저는 ~ 좀 무서웠지만 ㅎㅎ 일본은 만화는 정말 잘 만드는 듯. 애니음악도 좋고요 *^^*

희선 2022-01-13 03:12   좋아요 2 | URL
저는 극장판 못 봤지만 대충 알아요 거기에는 싸우는 장면이 더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오니가 좀 무서워 보이기는 합니다 극장판에 나오는 건 더 그럴지도... 슬프면서 감동스러울 것도 같아요 예전에 극장판은 안 보고 음악 올리기도 했어요 우연히 음악 들었는데 좋더군요


희선

새파랑 2022-01-12 08: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쉬움을 넘어서 슬프기까지 하셨군요 ㅜㅜ 2021년 1월을 기억하시는군요~! 희선님의 <귀멸의 칼날> 사랑 멋집니다 ^^

희선 2022-01-13 03:13   좋아요 3 | URL
이걸 못 봐서 그런 건 아니고 다른 일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습니다 이제 새해 시작하고 얼마 안 됐는데... 앞으로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네요


희선

2022-01-13 0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4 0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2-01-12 15: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귀멸의 칼날 엔딩곡이 좋네요
아침은 오고 봄은 가는!
2022년 한해 우리가 사는 곳에 아침은 오고 코로나는 가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귀멸의 칼날 애니 챙겨 보귀롱 ^ㅅ^

희선 2022-01-13 03:15   좋아요 3 | URL
시작하는 노래는 꽤 화려해요 텐겐이 화려하게 하자는 말을 하더군요 몇 번 못 봤지만, 그 말은 잊어버리지 않았네요 2022년 좋은 소식을 들으면 좋을 텐데... 인터넷에서 기사 제목 보니 안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2-01-12 2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귀멸의 칼날, 애니가 유명해서 잡지 부록으로도 나오는 것 본 것 같았는데, 분량이 길어서 아직 시도를 못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희선님, 추운날씨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2-01-13 03:21   좋아요 3 | URL
다시 귀멸의 칼날이 해서 일본에서는 잡지 표지에 쓰기도 하는군요 다른 것도 나온 거 봤는데... 1기가 26화니 긴 편이네요 그때가 2019년이네요 갑자기 그때가 생각나기도 하는... 지금 생각하니 그 해에도 시작은 아주아주 안 좋았네요 이런 걸 떠올리다니... 서니데이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내가 되는 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3
최진영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난 나로 살 수밖에 없다고. 사람은 다 그렇기는 하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으로 살아야 한다. 바뀌고 싶다고 해서 쉽게 바뀔까. 이건 좀 다른 걸지도 모르겠다. 안 좋은 건 바꾸는 게 좋기는 하지만. 안 되는 건 안 된다. 그런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살아야 할지. 자신은 뭐 하나 제대로 못하는 것 같지만, 남은 왜 다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건 자신을 잘 몰라서일까. 자신이 가진 걸 생각하라고도 하는데. 나도 그런 말 쓴 적 있구나.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다니 좀 우습다. 중학교 졸업식 날 처음으로 친구 미지 집에 간 태희는 미지네 집 사정을 그제서야 알게 된다. 할머니하고만 사는 미지. 그동안 태희는 미지 집이 잘산다고 여겼는데. 그 뒤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어른인 태희가 미지한테 전화하는 걸 보니, 둘은 여전히 친하게 지내나 보다.

 

 난 나로 살 수밖에 없다고 하고는 다른 말을 했구나. 이 소설 《내가 되는 꿈》에는 태희가 둘이 나온다. 자란 태희가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것뿐 아니라 어린 태희도 지금을 산다. 그렇다고 둘이 다른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별난 형식이다 생각해도 괜찮겠지. 어린 태희는 엄마 아빠가 갑자기 따로 살게 되어 중학교부터는 외할머니 집에서 다니게 된다. 엄마는 자세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고 그저 일자리 때문이다 말한다. 아이는 부모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할 수밖에 없구나. 회사에 다니는 태희는 무척 힘들어 보인다. 쉬지 않고 일하는데도 상사와 마음이 안 맞고, 상사뿐 아니라 일터 분위기가 안 좋아 보인다. 남자친구와도 헤어져야 한다고 하면서도 바로 행동하지 못한다. 태희는 여러 가지 일을 할머니가 돌아가신 다음으로 미뤘다. 왜 할머니가 돌아가신 다음에 하려 한 건지.

 

 초등학교를 마치면서 태희가 담임선생님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 그런 선생님이 있다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임선생님은 여자아이한테 자신을 아빠라 하라고도 하다니. 최진영이 만난 선생님에는 실제 그런 선생님이 있었을까. 일기 검사하면서 태희 일기를 마음대로 찢다니. 어린 태희는 대단해 보인다. 선생님이 한 말을 그대로 일기에 썼으니 말이다. 어릴 때는 그랬는데 나이 든 태희는 상사한테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런 거 보니 일터에서 상사가 부하를 괴롭힌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모든 일터 상사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태희는 앞으로도 자신이 그곳에서 일하면 상사인 박수원과 똑같아지리라고 여겼다. 어릴 때는 다른 어른처럼 안 될 거다 하지만, 자라고 보면 자신도 자신이 싫어했던 어른이 되기도 하고, 일터에서는 처음에는 자신은 괜찮은 상사가 될 거다 하지만, 자신을 괴롭힌 상사를 닮기도 한다.

 

 이 책 제목 《내가 되는 꿈》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데 생각나지 않는다. 책을 다 보고 나니, 꿈을 잘 때 꾸는 꿈으로 여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내가 되는 꿈’은 어릴 때뿐 아니라 자라고도 자신은 자신일 뿐이다고 말하는 것 같다. 커서 뭐가 될 거야, 하지 않나. 그 물음에 ‘난 내가 될 거야’ 하는 거지. 자기 자신이 되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은 어려서는 부모 말 잘 듣는 착한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사춘기가 지나면 좀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어릴 때는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이 부모니 부모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나. 학교에서는 선생님이나 친구 눈치를 보겠다.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이 바라는 자신이 되겠지. 최진영이 말하고 싶은 건 이게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꼭 이런 자신없는 말을 한다.

 

 나이를 먹고 힘든 태희는 어느 날 어린 자신이 보낸 것 같은 편지를 받는다. 난 그 일이 일어나면 자신이 어릴 때 어른 태희한테 받은 편지를 떠올리지 않을까 했는데, 어른 태희 기억에는 그게 없었다. 여기에서 좀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어른 태희가 한해 뒤 자신한테 보낸 편지는 어린 태희한테 가고 어린 태희가 보낸 편지는 어른 태희한테 온다. 환상 같은 건 그거 하나다. 둘은 태희지만 다른 세계에 사는 태희일까. 어른 태희와 어린 태희는 자신한테 위로받은 느낌이 든다. 태희는 태희일 뿐일지도. 어린 태희는 미지와 더 친해지고 조금 나아졌을 것 같고, 겨우 일을 그만둔 태희도 남자친구와 아주 끝내고 괜찮아졌을 거다. 그렇다고 모든 게 확 바뀌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도 태희는 좌절하고 헤매면서 자신으로 살아갈 거다. 누구나 그렇게 살지 않을까 싶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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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1-07 09: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내가 남들에 비해서 뒤쳐지고 모자란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앞서가는 남들은 또 나를 보며 행복하게 잘 사는 느낌이 들 수도 있으니 그저 나대로 사는게 좋다는 생각도 가끔 해요.
최진영작가의 책은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는데 ‘내가 되는 꿈‘은 언제나 우리에게 주어진 화두같아요^^

희선 2022-01-08 00:09   좋아요 3 | URL
사람은 저마다 다르면서도 비슷하게 살면서 다른 사람을 부러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기보다 자기대로 사는 게 좋겠지요 겉으로 보는 것하고 다르기도 하고...

자기 자신이 되기, 자신이 아는 자신이 맞을지 이런 것도 생각할 듯합니다 되고 싶은 자신이 되자고 생각하면 좀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2-01-07 11: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과거의 내가 현재 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멋지네요~! 오늘 쓰신 시랑 잘 맞는거 같아요 ^^

희선 2022-01-08 00:11   좋아요 4 | URL
그렇게 하려고 해서 된 건 아니고 우연히 그렇게 됐어요 그 편지를 보낼 때 세상에 틈이 생겼을까요 같은 세계 같으면서 좀 다른 듯도 보이지만, 태희는 같은 사람일 듯합니다 자기 자신한테 위로 받는 것도 괜찮겠지요


희선

mini74 2022-01-07 18: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내가 자라 내가 된다는 글이 생각나요 ㅠㅠ 소설 속이지민 태희가 잘 살아나가기를 ~

희선 2022-01-08 00:12   좋아요 4 | URL
읽지는 않았지만 김애란 소설에 그런 말이 있다고 본 듯합니다 태희 잘 살아가겠지요 다른 사람이 응원해주는 걸 알면 태희가 기뻐하겠습니다


희선

scott 2022-01-08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 담 생에 지금의 저로 태어나기 싫은데 ,,,,

착한 아이 태희 행복한 태희로 살아 가기를 ~

희선 2022-01-11 23:52   좋아요 1 | URL
다음에는 다르게 태어나고 그것도 모를 듯합니다 전생을 기억한다는 사람 정말일까요 여기 나온 태희는 꿋꿋하게 잘 살아가겠지요


희선

프레이야 2022-01-09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인 중 태희가 있어 놀랐어요 ㅎㅎ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우리이기에 자라면서도 우리, 조금은 더 나은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더 낫지 않으면 또 어떤가요. 그 기준은 자신에게 있겠지요. 내적 외적 페이스오프를 해도 사람은 결국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희선 2022-01-11 23:54   좋아요 1 | URL
소설에 나온 사람 이름이 아는 사람 이름과 같으면 반갑기도 하겠습니다 저는 나쁜 아이가 제 이름과 같아서 조금 안 좋기도 했네요 제 이름 소설에 나오기도 하고 예전에는 동화에서 봤어요 괜찮은 사람이 되면 좋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네요 그러지 않아도 된다니 프레이야 님 좋은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주 나쁜 사람만 되지 않으면 괜찮겠지요


희선

2022-01-11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1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