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아니 두 해 전에 얼마 안 되는 돈으로 두 해짜리 적금을 들었다. 그냥 저금하는 것보다 적금은 이자가 조금 더 많지 않나. 그때 그렇게 한 건 다른 사람(블로그 친구 아드님)이 한해 동안 그렇게 돈을 모았다는 말을 봐서다. 한해지만 내가 두 해 동안 든 적금보다 많았다. 돈이 많고 적고는 상관없겠지. 그저 하는 게 중요하다.

 

 그때 두 해 동안 돈 모아서 싼 노트북 컴퓨터 살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싸다 해도 내가 모은 돈보다 더 들 것 같다. 두 해 동안 모은 돈은 백만원도 안 된다. 이번에도 못 살 것 같다. 여전히 노트북 컴퓨터 욕심을 가지고 있다니. 컴퓨터 고장날까 봐.

 

 한해 길면서도 짧기도 하다. 두 해는 한해보다 더 길게 느껴지지만 지나고 나니 그렇지도 않다. 두 해가 지나고 또 두 해짜리 적금 들었다. 금리랄까 이자가 예전보다 조금 올랐다. 그런 거 계산 잘 못하지만. 그걸 하고 내가 두 해 뒤에도 살아 있을까 했다. 크게 아프지 않고 별 사고 없으면 괜찮겠지. 사람 일은 모르는 거여서.

 

 평소에는 그런 거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가끔 생각하고, 정리하지 못한 방을 보고 이러다 죽으면 안 될 텐데 한다. 그런데도 다음 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정리는 하나도 못하고(안 하고구나) 겨우 책만 조금 본다. 한해 마지막 달에도 생각한다. 십이월 마지막 날까지 살고 새해를 맞이해야 할 텐데 하는. 잠시 지난 두 해 동안 어떻게 지냈나 생각해 보니, 게으르게 지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해마다 이런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내가 사는 동안 두 해마다 적금 들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두 해는 잘 살려고 해야겠다.

 

 난 길게 잡은 계획 없다. 그저 하루하루 산다. 하루를 잘 살아야 할 텐데. 그렇다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건 아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 보면 부끄럽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다르니 자기한테 맞게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적금은 두 해 뒤에 내가 나한테 주는 상으로 생각해도 괜찮겠다. ‘두 해 동안 잘 살았어’ 같은. 지금 생각했지만, 그런 거 하나 있으면 기분 좋겠다. 자신이 모은 돈이면 어떤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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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5-04 0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 해 뒤에 희선님이나 저는 당연히 살아 있겠죠~~
세상일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지만 그 정도는 자신있게 말해도 될 것 같아요.
오늘 넘 피곤해서 낮잠을 잤는데 악몽을 꿨어요.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나봐요. 꿈 때문에 조금 기분이 우울했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하루하루를 살자고요.
희선님과 저는 오늘 같은 생각을 하네요^^
꽃과 하늘, 초록
요즘 오늘을 더 잘 살게 해주는 고마운 자연이예요~~

희선 2022-05-05 02:19   좋아요 1 | URL
두 해 뒤에도 별 일 없이 책 읽고 살면 좋겠네요 두 해 전에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군요 그때는 2020년 코로나가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던 때네요 갑자기 그게 생각나다니... 기분이 안 좋을 때 자면 안 좋은 꿈 꾸죠 꿈이니 크게 생각하지 않아야 하는데 가끔 그런 게 뭔가 말해주는 건 아닐까 하기도 하네요 페넬로페 님도 꿈 크게 생각하지 마세요

하루하루 사는 게 좋겠지요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면 한주 한달 한해가 가겠지만... 그날 좋은 걸 생각하면 괜찮겠습니다 이번주는 날씨가 좋네요 어제까지였는데, 오늘도 좋다고 날씨에서 들었어요


희선

2022-05-04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5 0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5 0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5 0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5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7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ta4 2022-05-04 05: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끔 낚시 방송을 봐요. 그냥 낚시만 했으면 좋겠어, 하면서. 밤낚시에 집중 야광 찌만 바라봐도 좋거든요. 그때 그것은 저기 우주 어디쯤의 별, 그러다 자요. 그런데 유투브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듣잖아요. 문득 일어나요.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설명하는 것 때문에 화를 내요. 오늘밤 내가 바라본 그 밤하늘의 별이 어제와도 같을까, 가끔 생각하는데, 그런 별 가운데 하나를 보고 있는 듯. 화를 내실 수 있지만 저는 하나씩 또 하나씩 버리는 삶 살아요. 적금도 보험도 예금도.. 2년씩 가다리면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을 기다리면, 나은 삶 그러다 100년까지 있겠지요. 미안해요. 밤새 하나 쓰느라 상태 좋지 않아서. 그래도 화이팅 하고 맺고 싶지는 않군요.

희선 2022-05-05 04:21   좋아요 0 | URL
하나씩 버리는 삶 멋지네요 버리고 살면 더 편할 텐데, 저는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게 많네요 요새 생각하는 게 버리기인데 생각만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건 물건보다 마음이에요 제 마음은 뭘까 생각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좀 이상한 말을 했네요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희선

scott 2022-05-04 16: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계획을 길게 잡는 성격이 아니라서,,,
항상 유동적인데
시시각각 변하는 시기에 이런 성향이 그런데로 잘 굴러 갈 때가 있습니다.
초 분 단위로 계획적이게 활동해도
다다르는 점은 비슷 ㅎㅎㅎ

희선님의 알뜰함!
두 해 동안 잘 살았고 올해도 무사하게 잘 살귀 ^ㅅ^

희선 2022-05-05 02:33   좋아요 0 | URL
계획 잘 세우고 그것대로 사는 사람 대단합니다 그렇게 해서 얻는 것도 많겠습니다 사는 게 계획대로 잘 되는 건 아니지만... 그날 할 것이라도 조금 하면 괜찮겠지요 제가 그래서 이렇게 말하네요 이것저것 많이 하고 싶은 사람은 하고 조금만 해도 괜찮다 하는 사람은 그래도 되겠지요

2022년도 끝까지 즐겁게 살면 좋겠네요 하루하루 사는 것도 대단한 거겠지요 별로 하는 거 없지만...


희선

서니데이 2022-05-04 17: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적금 만기 되셨군요. 2년동안 시간 지나고 남은 게 있으면 좋은 것 같은데, 기분 좋으실 것 같아요. 그 때는 적금이자가 작았을 것 같은데, 요즘에 조금 이자가 올라가긴 했어요. 그래도 이자보다는 원금이 모이는 게 적금의 좋은 점일거에요. 꼭 사고 싶은 것 사고 나머지는 다시 저금 하셔도 좋을 것 같은데요.^^ 희선님, 좋은 하루 되세요.^^

희선 2022-05-05 02:37   좋아요 2 | URL
돈이 얼마 안 되지만, 저한테는 적지 않군요 조금 쓸 거 남겨두고 다 저금했습니다 앞으로 조금씩 빼서 써야죠 조금씩 늘어나는 돈을 보는 즐거움도 좋죠 그렇게 힘내서 모으는 건 아니지만... 정말 얼마 안 됩니다 그냥 두는 것보다 적금으로 넣는 게 더 낫죠 한국은 아직 이자 줘서 다행입니다 일본은 은행에 돈을 내고 맡긴다고 한 듯하네요 마이너스 이자였던가 다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희선

mini74 2022-05-04 17: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 해 동안 부지런히 종잣돈 모으셨군요. 그것만으로도 대단하세요. 적금 타면 저도 저한테 무언가 하나를 선물합니다. 그 돈이 그 돈이라도 뭔가 뿌듯한 느낌. 열심히 살지 않아도 ,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ㅎㅎ
희선님 적금만기 축하축하드려요 *^^*

희선 2022-05-05 02:43   좋아요 1 | URL
얼마 안 되는 돈이어서 부끄럽네요 책 많이 사는 사람은 책 서너번 사면 다 없어질 것 같습니다 저는 책 조금 사는군요 그래도 다른 건 안 사고 책만 조금 사요 적금 다 된 날 미니 님은 미니 님한테 선물을 하시는군요 그날 많이 기쁘시겠습니다 그냥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대충 살지만...


희선

감은빛 2022-05-04 19: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평소에 계획을 잡지 않고, 그때 그때 생각나는 대로 움직이는 편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고, 하기 싫은 좀 미뤄뒀다가 나중에 하고,
미루다가 도저히 안 될 시점이 되면 급하게 해치우는 편이죠.
다만 길게 보고 어떤 대략적인 목표는 세워두고 살아요.
계획을 길게 세우지는 않지만,
언제쯤인가 이런 사람이 되어 있어야지 뭐 이런 거요.

희선 2022-05-05 02:52   좋아요 1 | URL
해야 할 게 있으면 더 하기 싫기도 하겠습니다 그게 즐거운 거면 괜찮을 텐데, 해야 할 건 즐거운 게 아닐 때가 더 많네요 해야 할 걸 즐겁게 하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하는 거 좋네요 생각하면 그렇게 되려고 애쓰기도 하고 시간이 가면 그렇게 되어 있기도 하죠 저도 그런 게 있으면 좋을 텐데, 없네요 저는 책을 보고 글을 잘 쓰면 좋겠습니다 이건 해도해도 잘 안 되는군요 지금 생각하니 글보다 좀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별말을 다했네요

감은빛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서니데이 2022-05-05 1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어린이날 공휴일인데, 날씨가 참 좋네요.
기온이 올라가면서 공기가 많이 더워진 느낌이예요.
희선님, 즐거운 휴일 보내시고, 좋은 시간 되세요.^^

희선 2022-05-07 00:41   좋아요 2 | URL
어린이날엔 날씨가 좋아서 어린이가 좋아했겠습니다 이번 어린이날은 지난해보다 즐거웠겠지요 아직 조심해야 하지만... 어린이날이 있어서 주말이 빨리 왔습니다

서니데이 님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5-06 2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길게 생각할 필요가 없이 하루를 충실히 살면 그 하루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는 것이니
하루를 잘 보내면 그게 잘 사는 거라고 봅니다.
저도 계획을 길게 잡지 않아요. 변동 사항이 생길 수도 있고 길면 지루하더라고요.
일주일 계획을 세울 때가 좋은 것 같아요.
내일 주말 시작... 잘 보내세요.^^

희선 2022-05-07 00:44   좋아요 2 | URL
하루가 짧은 것 같아도 하루하루가 모이면 그렇게 짧지 않겠습니다 날마다는 어렵다 해도(이런 말을 하네요) 하루 즐겁게 보내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는데... 앞으로는 자고 일어나면 그것을 고맙게 여기고 하루를 지내야겠습니다

계획을 세워서 하면 좋은 것도 있겠지요 저는 그런 거 잘 못하지만... 하다보면 되기를 바라는... 좀 게으르죠

이번주 주말이 빨리 왔습니다 페크 님 주말엔 더 편안하게 쉬세요


희선
 

 

 

 

내 마음이 아주 작아

담을 수 있는 게 얼마 없네

 

내 마음이 넓고 깊다면

얼마나 좋을까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마음이라면

 

작은 마음은

작은대로

괜찮을까

 

작은 게 잘 보일지도 모르잖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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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02 07: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큰 것 보다는 작은게 좋을지도 몰라요 ㅋ 소소하게? 근데 마음의 크기는 가늠할수 없는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

희선 2022-05-04 00:14   좋아요 3 | URL
마음을 가늠하기 어렵다 해도 자신이 작거나 크게 느끼기도 하지요 자기 마음은 작은 듯 느끼고 누군가는 참 크게 느껴지기도 하죠 자신도 그러면 좋을 텐데 하기도... 작아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겠지요


희선

페넬로페 2022-05-02 10: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넓고 깊은 맘을 꿈꿀때가 있었지만 그것 역시 욕심이라는 사실도 깨달았어요.
작아도 더 맘 예쁘게 잘 간직할 수 있고
더 잘 보이고 괜찮아요~~
어쩌면 작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큰 마음일 수도 있어요^^

희선 2022-05-04 00:18   좋아요 4 | URL
자기 마음이 넓고 깊으면 참 좋을 텐데, 그런 거 어렵기도 하네요 잘 안 되면 작아도 좋게 여기고 살면 괜찮을지... 작은 것도 잘 보려고 하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겠지요 큰 건 잘 보여도 작은 건 마음을 써야 보이잖아요 가까이에 있는 자기 발밑에 있는 거... 개미...


희선

페크pek0501 2022-05-02 11: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작아서 더 소중할 듯해요.
추억이 많은 것보단 적을 때 더 많이 떠올릴 수 있는 것처럼요.

희선 2022-05-04 00:21   좋아요 4 | URL
작기에 소중하게 여기기, 그것도 좋을 듯합니다 좋은 게 많아서 많이 떠올리는 것도 좋지만, 적어서 같은 걸 떠올리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2-05-02 18: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람마음은 다 비슷비슷하게 작을 거예요.
가끔 큰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희선님, 어제부터 5월이 시작되었어요. 좋은일들 가득한 한 달 되세요.^^

희선 2022-05-04 00:23   좋아요 4 | URL
사람 마음은 거의 비슷비슷할까요 그러면 조금 위로가 될 듯도 합니다 가끔 크고 깊은 사람도 있겠지요 그런 사람은 많은 사람이 존경하겠습니다 어느새 오월이 됐네요 오월은 덜 게으르게 지내야 할 텐데... 서니데이 님한테도 좋은 오월이기를 바랍니다


희선

scott 2022-05-02 22: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넓은 마음을 가질려고 해도
정글 같은 사회에서는 상처 받는 일이 많죠!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오월 ^ㅎ^

희선 2022-05-04 00:27   좋아요 3 | URL
다른 사람한테 상처받으면 더 마음이 작아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것에 마음 많이 안 쓰는 게 좋을 듯해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저도 잘 못하는군요

scott 님 오월엔 마음의 여유가 많기를 바랍니다


희선
 
合唱
나카야마 시치리 / 寶島社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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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돌아온 미사키 요스케(미사키 요스케의 귀환)

나카야마 시치리

 

 

 

 

 

 

 이제 한국에 이름이 잘 알려진 나카야마 시치리는 2010년에 《안녕 드뷔시》로 소설가가 되었다. 그때 나카야마 시치리 나이가 만으로 마흔아홉살이었다. 한국 나이로는 쉰살이구나. 그거 이제 안 것 같다. 그저 마흔이 넘어서 소설가가 됐다고만 알았는데. 그해 2010년에는 소설을 많이 쓰지 않고 2011년부터 줄줄이 쓴 듯하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작가가 되고 열두해째인데 지금까지 쓴 소설이 예순권 가까이 된단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작가가 되고 열해째인 2020년에는 책을 한달에 한권 내겠다고 하고 그걸 지켰나 보다. 대단하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작가가 되고 열해째를 기념해서 쓴 소설에 이번에 본 《합창 : 돌아온 미사키 요스케(미사키 요스케의 귀환)》도 들어간다. 이 책은 2020년에 나왔다. 문고는 한해가 조금 지나고 나왔다. 이 책 언제 나오려나 찾아봤는데 내 생각보다 늦게 나와서 책이 나온 다음에 알았다.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이 언제 한국에 처음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2017년인가 2016년부턴가 책이 꾸준히 나온 듯하다. 내가 가장 처음 본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은 《살인마 잭의 고백》이다. 내가 읽고 쓴 걸 찾아보면 책을 언제 봤는지 알겠지만, 처음에 뭘 봤는지 기억하는 게 어딘가 싶다. 그 뒤에는 드라마도 보고 책도 보게 됐다. 부검의가 나오는 소설은 못 보고 드라마만 봤다. 다시는 죄없는 사람을 잡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그런 형사가 된 와타세가 나오는 것은 드라마 먼저 보고 책을 봤다. 거기에는 판사인 시즈카도 나온다. 와타세는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에서 고테가와 가즈야 상사로 나오기도 한다. 어릴 때 가까운 곳에 사는 아이를 죽인 미코시바 레이지는 자라고 변호사가 된다. 미코시바 레이지 이야기는 몇권 못 봤는데 다른 데서 보기도 했다. 왜 이런 말을 하느냐면 이 책 《합창》에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에 나온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나와서다. 제목이 합창이 아닌가. 베토벤 교향곡 제9번.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을 보고 여러 사람을 알아도 괜찮고 몰라도 괜찮기는 하다.

 

 이건 피아니스트 탐정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로 볼 수도 있다. 미사키 요스케는 쇼팽 콩쿠르에서 짧은 시간 동안 싸움을 멈추게 하고 자기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상은 못 받았지만. 그 뒤에 미사키는 일본으로 돌아오지 않고 여러 나라에서 피아노 연주를 했나 보다. 그렇게 오랫동안 다른 나라에서 연주를 할 수도 있는지. 다른 것도 잘 모르지만 피아니스트는 연주 일정을 언제까지 잡아두는지 하나도 모른다. 많은 나라에서 미사키한테 피아노 연주를 해달라고 했나 보다. 그런데 미사키가 그걸 취소하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열해전 미사키와 사법연수를 함께 한 아모 다카하루를 도와주려고. 미사키가 아모를 만나고 사법연수 받는 모습은 《다시 한번 베토벤》에 나온다. 그 소설 마지막에는 다음 소설을 알리는 듯한 말이 나온다. 아모는 자신하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미사키한테 자신을 도와달라고 한다. 그때 미사키는 자신이 어디에 있든 오겠다고 말했다. 그 일이 열해 전 일이었구나. 아모는 검사가 됐다. 여전히 베토벤을 좋아하고 일하다가도 머리를 식히려고 음악을 들었다.

 

 센가이 후히토는 각성제를 하고 유치원에 들어가 교사 두 사람과 아이 셋을 칼로 찔러 죽였다. 센가이는 각성제를 하고 난 뒤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신은 각성제를 자주 했다고 한다. 법에는 심신상실로 죄를 물을 수 없는 조항이 있다. 이건 예전에도 나온 적 있구나. 《연쇄살인마 개구리 남자》였던가. 센가이는 그걸 알고 사람을 죽이고 경찰에 잡히기 전에 각성제 주사를 놓았다. 이걸 맡은 검사가 바로 아모 다카하루다. 재판을 하기 전에 검사가 다시 조사한다. 드라마에서 봤는데 검찰은 경찰한테 잡힌 사람을 거의 범인으로 보는 것 같던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텐데. 이번에는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그게 정말인지는 알 수 없다. 아모는 센가이를 취조하다 잠이 들었다. 조금 뒤 일어나 보니 센가이는 총에 맞아 죽고 아모 곁에는 권총이 있었다.

 

 책을 보는데 갑자기 아모가 잠이 온다고 해서 일하는데 잠이 올까 했다. 누가 아모가 마신 차에 약을 넣었나 보다. 아모가 잠이 들었다 일어났을 때는 자신이 살인자가 되어 있었다. 이건 어떻게 봐도 누가 꾸민 일이지 않나. 그게 누구고 왜 그랬는지 알아봐야겠지. 하지만 검찰은 아모가 법으로 벌을 줄 수 없는 센가이한테 벌을 줬다고 여기고 아모를 범인으로 생각했다. 현장 검증이나 증거는 아모가 범인임을 가리켰다. 아모 옷에 초연반응이 있고 권총에는 아모 지문이 있었다. 그건 아모가 범인이다 여기고 한 게 아닐까 싶다. 과학수사가 그렇게 허술할까. 다른 드라마 같은 거 보면 철저하게 하던데, 어쩐지 여기에서는 대충 하는 것 같았다. 센가이 부검도 다르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이 책을 다 봐설지도. 미사키 요스케가 이것저것 알아보는 모습을 봐서 말이다. 아모를 수사하는 검사는 미사키 요스케 아버지인 미사키 교헤이였다. 아모 변호는 미코시바 레이지가 맡았다. 미사키 요스케가 미코시바한테 부탁했다.

 

 나한테 수사하라고 하면 못하겠지만 이런 형사가 나오는 소설을 봐서 그런지 대충 짐작은 했다. 정말 그럴까. 내가 나를 못 믿는구나.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과 다음에 일어난 일은 상관없지 않았다. 그런 걸 생각하고 움직일 형사나 검사는 거의 없겠다. 그나마 미사키 요스케가 나타나서 다행이었다. 미코시바 레이지가 다치고 미사키 요스케가 변호를 맡게 된다. 미사키가 아모 변호를 하게 하려고 미코시바가 총을 맞게 하다니. 법은 모두한테 평등하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법을 자신한테 좋게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피해자 식구 마음을 좀 더 생각한다면 좋을 텐데. 범인을 잡고 그 사건은 끝이다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아무 벌도 받지 않는다면 피해자 식구는 얼마나 마음이 안 좋을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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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4-30 2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카야마 시치리, 생각보다 나이가 많네요.
최근에 소개된 책을 보아서 젊은 작가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주말 날씨가 기온이 내려가서 조금 차갑습니다.
일교차 큰 날씨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2-05-01 00:19   좋아요 2 | URL
나카야마 시치리 보면 히가시노 게이고 같은 느낌도 듭니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나이를 좀 먹고 소설을 썼네요 그때까지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쓸 거리를 많이 찾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 쓰면서 이것저것 떠올리기도 하겠네요

비 오고 기온이 내려갔네요 새로운 주에는 따듯해진다고 하더군요 오월이네요 몇 분 사이에 달이 바뀌었습니다


희선

mini74 2022-05-01 1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일본 책 작가 마니아!! 전 처음 들어보는 작가인데 표지가 예뻐서 확대해서 봤습니다~ 내용은 범죄군요 ㅎㅎ

희선 2022-05-02 01:12   좋아요 1 | URL
사진은 크기가 작군요 책을 보기는 하는데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여러 권 보고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는 거의 봤네요 지난해에 한권 더 나왔더군요 다음은 모차르트예요 문고는 아직이지만... 책 제목에 음악가 이름이 들어가요 《합창》 아직이지만 다른 건 한국말로도 나왔어요

https://tkj.jp/bookimage/TD016751_20210603103504_1_l.jpg

이건 이 책 표지 그림이에요


희선

scott 2022-05-01 1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 드뷔시 작가
책과 드라마 모두 챙겨 봤습니다
원래는 일드 분기별로 챙겨 봤는데
봐야 할 영상이 넘쳐나서
이제 일드는 시들 시들 ㅎㅎ
나카야마 시치리가 다양한 장르를 쓰는 다작 작가죠^^

희선 2022-05-02 01:18   좋아요 2 | URL
클래식을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소설을 썼더군요 아주 안 들은 건 아니지만, 소설 쓰면서 더 듣고 그걸 글로 나타내기도 했네요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가 되고... 여기엔 나카야마 시치리가 쓴 소설에 나온 사람이 많이 나와서 재미있기도 합니다 다른 소설도 봤다면 재미있게 느껴질지... 지금은 재미있는 게 많군요


희선

페넬로페 2022-05-01 15: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0세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 다작을 남기시군요. 시작하는 시기보다 계속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아요.
희선님 글에서 제가 모르는 일본 작가를 많이 만나요~~

희선 2022-05-02 01:21   좋아요 3 | URL
나카야마 시치리는 소설을 늦게 써서 더 많이 쓰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여러 사람 시리즈가 있어요 형사 검사 변호사 여기 나오는 사람은 피아니스트군요 드라마로 만들기도 좋은가 봅니다 그렇게 쓰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희선
 

 

 

 

그래도 처음에는 좋았어요

그걸 어떻게 버려요

오랫동안 내버려 두고

이런 말을 하네요

 

다시 보니 그때 마음이 되살아나서

더 버릴 수 없었어요

마음을 먹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도 언젠가 정리해야겠지요

버리고 싶지만 버리지 못하는 마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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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01 0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버리고 싶지만 버리지 못하는 마음 왠지 어떤 건지 알거 같아요 ㅋ 언젠가는 버릴 수 있을 겁니다 ~!!

희선 2022-05-02 00:59   좋아요 2 | URL
버려야지 하면서 버리지 못하다니... 어쩌면 버리고도 버렸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mini74 2022-05-01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제가 받은 편지들을 버리면서 이런 기분이었어요 희선님. 초딩때 받은 친구가 그려준 크리스마스카드며 군대간 동기가 제발 편지 한 장만 하고 구걸? 하는 편지들 ㅠㅠ 이사오면서 버려야지 하곤 매번 다시 들고오는 마음 ㅠㅠ

희선 2022-05-02 01:01   좋아요 1 | URL
초등학생 때 받은 게 아직도 있는지... 어쩐지 그런 건 버리려다 못 버릴 것 같기도 합니다 그때 친구는 잊었다 해도... 친한 친구였다면 잊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오래된 건 버리기도 해야 할 텐데, 마음도 마찬가지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5-02 1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듯이,
버리게 되는 순간이 오면 그때 버리면 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뭐든 서둘러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마음이 흐르는 대로...

희선 2022-05-03 23:54   좋아요 2 | URL
어느 순간 가지고 있던 것도 버릴 때가 오기는 하겠지요 억지로 버리려다 왜 못하는 거야 하는 것보다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게 낫겠습니다 뭐든 자연스러운 게 좋겠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2-05-02 1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버릴 수 없으면 예쁜 상자에 담아서 넣어둘까요? 막 정리하다가 이전에는 버리지 못했던 물건을 버릴때가 있잖아요? 그때가 올때까지!

희선 2022-05-03 23:55   좋아요 1 | URL
예쁜 상자에 넣어두기 좋을 듯하네요 예쁜 상자가 없으면 예쁘게 꾸미면 되겠습니다 물건도 안 쓰는 건 버리면 좋을 텐데, 언젠가 쓸지도 몰라 하면서 못 버리는군요


희선
 

 

 

 

살아서 괴롭고 힘든 일도 있지만,

살아서 기쁘고 즐거운 일도 있지


괴로움도

즐거움도

살아서 느끼는 거군


죽는 날까지

살아야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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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4-29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삶의 고통과 괴로움은 언제 끝나는가?
- 우리가 죽을 때.

희선 2022-05-01 00:12   좋아요 0 | URL
고통과 괴로움은 살아서 느끼는 거니 그걸 다르게 느끼려고 하면 좀 나을 것 같습니다 잘 못하지만...


희선

새파랑 2022-04-29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얼마전에 책에서 태어날때는 적어도 두명이지만 죽을때는 혼자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희선 2022-05-01 00:14   좋아요 1 | URL
사람이 죽을 때는 누구나 혼자죠 그걸 자신만 알고 다른 사람은 모르기에 더 쓸쓸할 듯도 합니다 꼭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죽으면 여러 가지에서 벗어나니... 힘들게 죽지 않으면 좋을 텐데 싶어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