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がどれほど暗くても
나카야마 시치리 / 角川春樹事務所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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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밤이 어두워도(밤이 아무리 어두워도)

나카야마 시치리

 

 

 

 

 

 

 이 소설 《아무리 밤이 어두워도(밤이 아무리 어두워도)》 맨 앞부분을 보니 이것보다 먼저 본 소설 《소설왕》(하야미 가즈마사)이 생각났다. 거기에도 출판사 편집부 사람이 나와서 그랬던가 보다. 출판사에서 일한다고 해도 만드는 책에 따라 다르기는 하다. 시가 노리미치는 <주간 슌초>라는 잡지 부편집장으로 여기에 실리는 글은 연예인 스캔들이었다. 지금은 출판사뿐 아니라 잡지도 잘 안 된다. ‘소설왕’에서도 문학잡지 만들기를 쉰다고 했다. 사람은 좋은 글도 보지만, 남의 안 좋은 얘기도 본다. 시가가 부편집장인 <주간 슌초>는 그런 사람을 대상으로 만드는 잡지다. 시가는 큰 출판사 주간지 부편집장으로 잘 나갔다.

 

 시가한테는 대학생 아들이 있었는데 경찰에서 아들 시가 겐스케가 스토킹 하던 사람을 죽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연락한다. 겐스케가 죽인 사람은 겐스케가 다니는 대학강사인 호시노 기쿠코와 남편인 호시노 류이치였다. 갑자기 그런 말 들으면 믿기 어려울 것 같다. 아들이 살아 있기라도 하면 정말이냐 묻기라도 할 텐데.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도 죽었다. 경찰은 겐스케가 호시노 기쿠코를 좋아하고 함께 죽으려다 남편까지 죽였다는 걸로 보았다. 겐스케가 다니는 대학강사 호시노 기쿠코 남편은 문과성 관료였다. 그래선지 사건을 빨리 결론 내려 했다. 겐스케가 범인이 아니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은 죽임 당했을 때와 스스로 죽었을 때 다르다고 하던데, 누군가 다른 사람이 겐스케를 죽인 것 같은 흔적이 나오지 않다니. 난 겐스케가 범인이 아니다 생각했나 보다.

 

 연예인 스캔들을 싣는 주간지를 만드는 부편집장 시가는 취재 대상이 된다. 아들이 사람을 죽였으니 말이다. 시가는 <주간 슌초>가 아닌 <슌초 48>로 자리를 옮긴다. 이 잡지는 더 심하다. 정치 잡지인데 보수쪽이다. <슌초 48>에서는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기사도 썼다. 언론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만 쓰지는 않는가 보다. 이 잡지 편집장은 시가가 오자 시가한테 연예인 스캔들 취재를 해오라고 한다. 그런 거 보니 왜 우스운지. 시가는 밑에 사람이니 어쩔 수 없지. 미성년 아이돌과 불륜을 저지른 사람한테 시가는 사진을 찍히고 만다. 그 사람은 시가가 얼마전에 스토커 살인을 저지른 겐스케 아버지라는 걸 알아봤다. 지금은 정말 가해자 얼굴뿐 아니라 가해자 식구 신상까지 다 드러나는가 보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니 사진은 마음대로 찍고 그걸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시가가 보수 잡지 설문조사를 하러 밖에 나갔을 때도 영상을 찍고 시가를 알아본 사람이 그걸 인터넷에 올렸다. 지금 세상은 무섭다. 죄를 짓지 않으면 좀 낫겠지만, 가해자 식구면 힘들겠지. 난 그런 거 찾아본 적 없지만.

 

 죽임 당한 대학강사 호시노 기쿠코와 호시노 류이치한테는 딸이 있었다. 딸 이야기는 나중에 나오다니. 시가는 그걸 잘 생각하지 못했다. 피해자 딸은 호시노 나나미로 중학생이었다. 자기 부모를 죽인 사람 부모라면 미워할지도 모르겠다. 나나미는 겐스케 부모인 시가와 아내 마리코를 칼로 공격하기도 했다. 그건 좀 심하지 않나 싶은데. 시가는 일 때문에 아내 마리코 마음을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마리코는 나나미한테 공격당하고 집에도 안 좋은 전화가 오고 누군가 집에 낙서를 해서 시가한테 이사하자고 한다. 마리코는 그런 말을 한 다음 날 집을 나가 친정으로 간다. 그때서야 시가는 마리코 마음을 몰랐다는 걸 깨닫는다. 시가는 마리코와 시간을 두기로 한다. 시가는 겐스케하고도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다. 그것보다 자신은 일한다 여기고 아이 기르기는 다 마리코한테 떠넘긴 거였다. 자신은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을 겐스케는 부끄럽게 여겼다. 시가가 하는 건 남의 사생활을 드러내는 거나 마찬가지니. 겐스케는 대학에 들어가고 집을 나가서 혼자 살았다.

 

 우연히 시가는 가해자 식구도 마음을 풀 수 있는 곳을 알고 찾아가는데, 거기에 뜻밖에 나나미가 왔다. 가해자 식구와 피해자 식구가 만난 거다. 시가는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나나미한테 미움받고 안 좋은 말 들은 게 화가 나서 나나미한테 한마디 하려고 나나미를 찾아간다. 나나미 집 밖에는 이런저런 낙서가 있고 집 창문이 깨지기도 했다. 잠깐 스친 나나미 몸에는 멍이 있었다. 사람들은 가해자 식구뿐 아니라 피해자 식구도 괴롭힌다. 그런 일 당할 만하다 여기는 사람이 있을지도. 시가는 나나미가 학교에서 괴롭힘 당한다는 걸 알고 나나미 학교 가까이에서 망을 본다. 이런 일 쉽게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시가는 어른이고 나나미는 어려서 어른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겠지. 나나미를 괴롭히는 아이는 여자아이 하나에 남자아이 둘이었다. 나나미는 부모를 잃었는데, 그 아이들은 그런 것도 거슬려 했다. 부모가 없으니 괴롭혀도 말할 사람이 없어서였겠다. 나나미가 부모가 있었을 때 자신들을 깔봤다고 여겼다. 그런 생각을 하다니. 학교도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는가 보다.

 

 나나미가 적으로 여긴 시가는 나나미를 지키다 심하게 다친다. 나나미도 양심이 있으니 그게 조금 미안했겠지. 시가와 나나미는 함께 저녁 먹는 사이가 된다. 나나미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혼자 갈 수 없다고도 했다. 시가는 나나미를 겐스케 대신으로 여기는 건가 하다가 그건 아니다 생각한다. 그래도 부모 같은 마음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시가는 몇번이나 그동안 겐스케와 말하지 않은 걸 아쉽게 여긴다. 이 소설은 어떻게 끝날까. 형사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경시청 수사1과 구도와 가쓰라기는 이 사건이 다 끝나지 않았다 여기고 수사를 더 했다. 형사가 보기에 이상한 게 나왔겠지. 그건 나중에 나온다. 사건 가해자 식구뿐 아니라 피해자 식구도 힘들겠다. 대중매체, 인터넷, 스마트폰, 학교 폭력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처럼 누구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서 누군가를 구하기도 하지만, 안 좋은 일이 더 많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름을 밝히지 않으니 인터넷에는 아무 말이나 쓰고. 자랑도 많이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런 거 보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지 않나. 언젠가 그런 기사 본 것 같기도 한데.

 

 책 제목처럼 아무리 밤이 어두워도 날은 샌다. 그런 거 생각하고 힘든 일이 일어나도 살아야 할 텐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아쉬워하기보다 그전에 생각하면 더 좋겠다. 시가는 이제 연예인 스캔들보다 다른 글 쓸 것 같다. 남한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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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8-31 0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피해자 가해자 모두를 괴롭히는 사회라니. 겐스케 사건엔 뭔가 다른 범인이 있거나 숨겨진 사연이 있을거 같아요 ~~

희선 2022-09-06 00:01   좋아요 1 | URL
피해자 식구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게 하는 것도 있는데, 여기에서는 둘 다를 생각하게 하는군요 피해자 식구와 가해자 식구는 잘 지내기 어렵기는 할 텐데... 겐스케가 죽지 않았다면 달랐을지도 모를 텐데...


희선

거리의화가 2022-08-31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세태를 아주 잘 담고 있는 책이네요. 관료 자제는 서민과 법망을 달리 제공받는 것도 그렇구요. 출판사도 힘들지만 요즘 잡지는 더 힘들겁니다. 안 그래도 안 팔리는데 가격을 많이 올릴수도 없고 그래서인지 굿즈 전쟁으로 가더군요! 정치나 사회, 시사 잡지는 성향에 따라 기사들이 천차 만별이고요 대중, 연애잡지는 그래서 더 자극적인 이슈들을 때려넣는 방식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희선 2022-09-06 00:08   좋아요 2 | URL
지금은 책이 아니어도 볼 게 많고 여기저기에서 정보를 얻기도 하겠습니다 책으로 보는 게 더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잡지에 나온 것도 영상 많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반대로 영상으로 한 게 책으로 나오기도 하는군요 잡지는 오래 가는 게 많지 않을 듯합니다 부록으로 어떻게든 이어가는 건지... 부록 때문에 잡지 사는 사람도 있겠지요 언론은 거의 올바른 것만 말하고 쓸 것 같은데 그렇지 않기도 하군요 그러고 보니 한국에도 연예인 스캔들을 쓰는 것도 있겠습니다


희선

scott 2022-09-01 0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나카야마 시치리!
이지매들이 처벌 받지 않는 사회 일본!

아베 죽음 이후 전 열도가 조용해서 기이할 정도 입니다 ^^

희선 2022-09-06 00:11   좋아요 2 | URL
남을 괴롭히는 아이한테 벌을 주는 일 별로 없군요 학교에 며칠 쉬기 같은 걸로 끝날지도 모르겠네요 한국도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다른 건 잘 생각하지 못하는 건지... 이건 어디나 다르지 않을지도...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2-09-02 1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님이 글에 쓰신 ‘학교에 보이지 않는 계급‘, 저도 학교 다닐 땐 몰랐는데 요즘 뉴스를 보면 괴롭힘과 왕따가 심각하더군요. 그 당시 저만 몰랐던 건지 아니면 그땐 그런 일이 없었던 건지 잘 모르겠어요.

희선 2022-09-06 00:13   좋아요 2 | URL
예전에도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일이 있었지만, 지금과는 달랐을 거예요 지금은 아주 심하기도 하네요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에서 안 좋은 일이 있으면 학교에서 다른 아이 괴롭히는 걸로 푸는 아이도 있는 듯합니다 그러지 않아야 할 텐데...


희선

서니데이 2022-09-05 18: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본 미스터리 소설에는 트릭을 이용한 사건도 나오지만, 당시 사회의 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는 책도 있고 소재가 다양한 것 같더라구요. 히가시노 게이고만 해도, 미스터리 장르인데, 책마다 조금씩 다르니까요. 요즘 나카야마 시치리 책을 많이 읽으시나요. 자주 보여서요.
잘읽었습니다. 희선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2-09-06 00:18   좋아요 2 | URL
본격이라고 하는 것보다 사회 문제를 다루는 미스터리가 더 좋은 듯합니다 예전에는 트릭이 나오는 것도 조금 봤지만, 그건 트릭은 잘 모르고 범인만 알아보기도 했네요 그런 건 자꾸 보다보면 범인이 보이기도 하지요 어쩌다 보니 한사람 책을 이어서 읽기도 했네요 미야베 미유키 책도 세권이나 봤군요 나카야마 시치리 책은 앞으로도 볼 듯합니다 몇권 사뒀습니다

서니데이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면 좋겠네요


희선
 

 

 

 

오늘 하루 고생 많았어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고

이런저런 말을 듣고

이런저런 일 하느라 힘들었지

 

긴 하루도 끝날 때가 와

그것만 기다렸을까

나름대로 즐거운 하루 보냈기를 바라

 

이제 다른 생각하지 말고 잘 자

좋은 꿈 꿔

 

 

 

 

*지난해 팔월에 쓴 글을 보니, 제목이 같은 게 있었다. 나도 몰랐다. 이런 일 처음이 아니기는 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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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8-31 0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도 고생하셨어요. 좋은 꿈 꾸세요 *^^*

희선 2022-09-05 23:49   좋아요 1 | URL
지금도 하루가 다 갈 시간이네요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했겠지요 태풍이 와서 걱정스럽기도 한 날이군요


희선

바람돌이 2022-08-31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하루 잘 보내고 희선님 위로를 생각하면서 잠들게요. ^^ 어제 저녁에 이글을 봤다면 더 좋았을걸 말예요. ^^

희선 2022-09-05 23:52   좋아요 1 | URL
하루 잘 가고 한주도 한달도 잘 가는군요 팔월이 가고 구월입니다 태풍이 가고 나면 맑은 하늘이 보이겠지요


희선

페넬로페 2022-08-31 1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일과를 마치고 밤에 저 혼자만의 시간이 되면 저는 저한테 토닥토닥 해주고 싶더라고요.
오늘 하루 잘 보냈다고요~~
희선님의 위로, 넘 따뜻해요^^

희선 2022-09-05 23:53   좋아요 2 | URL
다른 사람이 격려해주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자신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걸 잘하면 그렇게 쓸쓸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페넬로페 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겠지요


희선

새파랑 2022-08-31 2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를 잘 살아가는것도 결코 쉬운일이 아닌거 같아요. 그 끝에 꿈이 보상해주면 좋겠습니다~!!

희선 2022-09-05 23:54   좋아요 1 | URL
늘 같은 하루 같지만 조금씩 다른 하루겠지요 그 하루를 살아내는 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새파랑 님 오늘 고생했습니다 좋은 꿈 꾸면 좋겠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9-02 1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군가가 그랬죠. 글쓴이들은 변형해 쓸 뿐 결국 같은 주제로 계속 쓰는 거다, 라고.
이 말이 반은 맞다고 생각해요. 저도 표현만 다른 뿐 같은 주제로 글감을 잡았다가 나중에 내용이 겹친다는 걸 알고 포기할 때가 있어요. 후후~~

희선 2022-09-05 23:59   좋아요 1 | URL
작가는 비슷한 주제여도 다르게 쓴다고도 하는데, 저는 그렇게 다르지 않기도 하네요 쓸 때는 예전에 썼다는 거 모르고 나중에야 알기도 합니다 예전보다 나은 글을 쓰면 좋겠지만 그렇지도 못하네요 같은 제목도 한두번 쓴 게 아닐 거예요


희선
 
기타기타 사건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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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에는 미야베 미유키 소설 미시마야 변조괴담 두권을 이어서 봤는데, 이번에는 두 권 사이에 나온 《기타기타 사건부》로 새로운 에도 시대 이야기다. 이번 한권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예전에 썼던 다른 이야기도 아주 끝난 게 아니고 잠깐 쉬는 건가. 오하쓰와 유미노스케 말이다. 에도 시대 이야기 재미있다. 맨 처음에 본 《괴이》는 제대로 못 본 것 같지만. 책 볼 때는 재미있다고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그걸 보고 시간이 흐른 뒤에 다른 에도 시대 이야기를 만났다. 지금까지 한국말로 나온 거 거의 본 듯하다. 그렇게 봐도 다 알지는 못한다. 에도 시대 영주와 무사 그 밑에 이런저런 사람.

 

 미야베 미유키가 쓰는 에도 시대 이야기에는 신분이 높은 사람보다 서민 이야기가 더 많다. 영주가 아주 안 나오는 건 아니구나. 지난번에 본 《눈물점》에는 그런 사람도 나왔구나. 지금 생각하니 《세상의 봄》에도 나왔다. 그렇다 해도 잘 되는 사람이 아니고 조금 문제가 있기도 했다. 문제가 있어야 이야기가 되기는 하겠다. 이번에 만난 책 《기타기타 사건부》는 오캇피키 센키치 대장이 복어독으로 죽는 일로 시작한다. 복어를 요리한 건 센키치 대장이란다. 복어에 독이 있다는 거 모르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걸로 요리를 하다니. 복어독은 빼고 해야지. 그걸 몰랐던 건지, 실수한 건지. 이 책 보기 전에 본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 《일곱색 독》에는 복어보다 훨씬 독이 많은 날개쥐취가 나왔구나. 첫번째 이야기 <복어와 후쿠와라이> 보면서 신기하게 생각했다.

 

 센키치 대장은 덧없게 죽고 센키치 대장이 하던 문고상은 센키치 밑에 있던 대장 격인 만사쿠와 오타마 부부가 물려받았다. 센키치 대장은 부모한테 버림받았는지 길을 잃었는지 모르는 기타이치를 세살에 만나고 거두었다. 기타이치는 책 같은 걸 담아두는 상자인 문고를 팔러 다녔다. 문고라고 해서 책인가 했는데 종이로 만든 상자다. 센키치 대장이 죽어서 기타이치는 혼자 살게 되고 센키치 대장 부인 마쓰바도 집을 나와야 했다. 마쓰바는 어릴 때 천연두를 앓고 눈이 보이지 않았다. 눈은 보이지 않았지만 마쓰바는 소리와 냄새 낌새로 여러 가지를 잘 알았다. 이렇게 한 자리에 가만히 있고 이야기만 듣고 추리하는 사람을 안락의자 탐정이라 하는데, 그런 면이 보인다. 기타이치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마쓰바한테 해준다. 센키치 대장이 살았을 때는 그렇게 가깝게 지내지 않은 것 같은데.

 

 여기에는 이야기가 네 편 담겼다. 센키치 대장이 죽고 후쿠와라이 가면 저주를 마쓰바가 푸는 <복어와 후쿠와라이>, 놀이와 괴담을 이은 <쌍륙 가미가쿠시>, 나가야 관리인 도미칸이 누군가한테 끌려가는 <말이 없는 지킴이>, 스무해 전에 죽은 사람이 다시 태어났다는 <저승에서 돌아온 신부>. 일본은 세습이 많다. 집안 일도 그렇고, 오캇피키도 센키치 대장이 거느린 부하한테 물려줄 수도 있는 거였나 보다. 센키치 대장은 자기 밑에 사람한테 오캇피키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단다. 그런 것에 배신감이 들기도 할까. 그런 사람도 있고 그동안 자신한테 마음 써준 걸 고맙게 여긴 사람도 있겠지. 기타이치는 센키치 대장이 자신을 길러줘서 고맙게 여겼다. 기타이치는 열여섯살로 센키치 대장 부인인 마쓰바한테 마음 쓴다.

 

 이 책 제목이 왜 ‘기타기타 사건부’인가 하면 기타이치가 <말이 없는 지킴이>에서 기타지를 만나서다. 기타이치는 어떤 집에서 나온 유골을 마음 써서 파내고 모았다. 우연히도 그 유골은 기타지 아버지였던 것 같다. 기타지는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다. 본래 이름도 기타지가 아닐 거다. 목욕탕 노부부가 목욕탕 앞에 쓰러진 기타지를 도와주고 이름을 기타지라 지어줬다. 기타지는 목욕탕 가마 일을 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는 멍한 모습으로 있었다. 기타이치가 자기 아버지 유골을 모은 걸 알고 은혜를 입었다 여기고 기타이치를 도와준다. 아직 기타이치 빼고 아무도 기타지 진짜 모습을 모르지만, 다음에 마쓰바나 기타이치가 아는 사람은 알게 되지 않을까. 죽 비밀로 할지. 기타지는 닌자 같기도 하다. 기타지 이야기 자세하게 나올 날 있을지. 이 이야기가 오래 이어진다면 나올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사람이 죽기도 했다. 기타이치는 오캇피키가 되고 싶기도 한가 보다. 센키치 대장은 기타이치가 마음이 착해서 오캇피키에 어울리지 않는다 했는데. 기타이치는 만사쿠와 오타마한테 문고를 받아서 팔지 않고, 자신이 문고를 만들고 팔려고 한다. 그것도 잘 되어야 센키치 대장 부인인 마쓰바가 기뻐할 텐데. 오타마는 욕심 많은 사람 같다. 기타이치를 도와주는 사람은 더 있다. 느티나무 집을 지키는 사람, 거기 사는 사람. 말만 나온 사람도 있는데 기타이치가 그 사람을 만나는 날도 올 거다.

 

 

 

희선

 

 

 

 

☆―

 

 “죽음은 무슨 수를 써도 면할 수 없고 돌이킬 수도 없어.”  (<저승에서 돌아온 신부>에서, 3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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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8-30 16: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여사가 도쿄 혼조 후카가와(에도시대 서민 구역) 출신이여서 이 시기, 서민들의 이야기에 아주 많은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수집 했다고 합니다. ㅎㅎ

에도 시대 그 시기 서민들은 어려운 일 서로 돕고 나누며 한 마음으로 살아서 미미여사 독자들에게 옛날 옛적에 시절 속에 삶의 온기를 전해주고 싶다며 에도 시리즈에 집중 한다고 합니다 ^^

희선 2022-08-31 02:03   좋아요 1 | URL
혼조 후카가와 이야기도 있었군요 에도 시대 이야기에는 혼조 후카가와 다른 이야기에도 나왔던 것 같아요 자신이 태어난 곳이 옛날엔 어땠나를 알아보고 썼군요

오래전 이야기지만 지금을 생각하게도 하는군요 사람이 나쁜 일을 한다는 거... 그런 것도 있지만 사람들이 마음을 나누고 사는 게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한국도 그런 때가 있었다고 하기도 하죠 지금 좋은 것도 있고 예전에 좋았던 것도 있겠습니다 마음을 나누는 건 아주 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런 일 있기도 하겠지요


희선
 

 

 

 

겨울밤은 어느 때보다 길어요

따스하기라도 하면 나을 텐데

모든 게 꽁꽁 얼어요

 

달이 얼굴 내밀고

별이 빛나도

겨울밤은 더 춥고 길어요

 

아무리 밤이 길어도

아침이 오고,

해는 따스한 눈길로

언 세상을 녹일 거예요

 

 

 

 

*지난 겨울은 그렇게 춥지 않았구나, 이번 겨울은 어떨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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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8-29 07: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겨울은 어떨까요^^ 작년 여름보다 올해가 더 더웠던 걸 보면 올해는 춥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희선 2022-08-31 01:45   좋아요 2 | URL
여름 더웠으니 겨울은 추울까요 얼마전에 백두산에 눈이 왔다는 기사 봤어요 아주 덥거나 아주 추운 지구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2-08-29 2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더운건 싫은데 추운 겨을이 온다 생각하니 은근 싫어지네요.
겨울 오기전에 이 가을같은 여름, 만끽해야겠어요.
희선님도 푸른 하늘, 구름, 바람 맘껏 즐기세요^^

희선 2022-08-31 01:47   좋아요 2 | URL
며칠 가을 같은 날씨였는데, 어제는 하루 내내 비가 왔어요 가을 장마 같은... 가을 좋죠 걷기에 좋고 지내기에도 좋은... 이런 때도 빨리 지나갈지 모르니 많이 즐겨야 할 텐데... 태풍이 온다는 말이 있더군요 태풍이 와도 피해주지 않고 지나가면 좋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2-08-29 2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겨울이 좋더라구요. 추울때 꽁꽁 싸매는게 좋다는 ㅋ 반대로 여름은 싫습니다 ㅎㅎ

희선 2022-08-31 01:49   좋아요 2 | URL
겨울은 추워서 별로지만, 눈은 좋아요 이번 겨울에 눈 보고 싶네요 여름 괜찮기도 하지만 비가 많이 와서... 파키스탄은 두달 넘게 비가 온다고 하더군요 비가 그치기를...


희선

페크pek0501 2022-08-30 1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을 좋아하는 1인이에요. 땀이 덜 나서 운동할 때 좋거든요. 따스한 이불도 좋고요...
또 추운 날씨에 집에 들어오면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도 좋고요.^^

희선 2022-08-31 01:51   좋아요 1 | URL
겨울엔 밖에 나갔을 때는 춥지만 걸으면 덜 춥죠 땀이 덜 나서 운동하기에 좋겠습니다 아주 추울 때는 빼고... 따스한 이불속 생각하니 따스하네요 선선해져서 그런가 봅니다 더운 한여름에 봤다면 덥다고 느꼈겠습니다


희선

mini74 2022-08-30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겨울 좋아해요. 따뜻한 곳에서 귤 까먹는 재미 *^^*

희선 2022-08-31 01:59   좋아요 1 | URL
겨울엔 귤이죠 여름에도 귤이 나오더군요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런 거 있다는 거 알았습니다


희선
 

 

 

 

봄이 오지 않는 마음엔

여름도 가을도 오지 않고

언제나 겨울이지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봄은 어디에

 

오랫동안 꽁꽁 얼어서

봄이 가까이에 와도

알아채지 못하는 거겠지

 

바로 곁에 다가 온

봄을 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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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28 0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봄 같은 분 바로 옆에 있는 봄을 알아보는 눈이 중요하죠. 그래야 봄을 놓치지 않으니까...

희선 2022-08-29 02:27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 님 고맙습니다 봄 같다니... 그런 말 들어본 적 없어요 다른 말도... 지금은 겨울도 따듯하지만, 봄하고는 다르기도 하네요 진짜 봄인든 마음의 봄이든 잘 보면 좋겠습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2-08-28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8월에서 9월이 되지 않았는데, 계절은 많이 달라졌어요.
아침 바람이 차갑습니다.
희선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2-08-29 02:28   좋아요 0 | URL
팔월엔 여름과 가을이 함께 있기도 하네요 그래도 구월이 오고 조금 더운 날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구월에도 좀 더운 날 있었던 것 같아요 아니 추석이 가까워져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서니데이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08-28 1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 다응에 여름, 가을 겨울이 차례로 지나가니 봄이 오지 않은 마음을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그럴수도 있겠어요
근데 꼭 순서대로 살 필요가 있나요!
그냥 가을부터 시작해서 겨울 지나야하니 봄이 오려면 아직 한창 남았다고 생각할수도 있어요^^

희선 2022-08-29 02:42   좋아요 1 | URL
마음에는 자연처럼 철이 차례대로 오지 않기도 하죠 마음에 봄이 오지 않으면 그건 그것대로 살아도 괜찮겠네요 기다리면 언젠가 올 거다 하는 거죠 기다리다 지치면... 아주 바라는 건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느 순간 왔을 때 잘 알아보려면...


희선

scott 2022-08-28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년 내내 이번 주말 같은 날씨이길 바라지만
이런 날씨가 쭈욱 이어지면 생태계에 큰 문제가 생기 겠죠.

몇일 후면 9월!
추석 지나면 스웨터 입고 ,,

그리고 코트 입고,,,,

또 한 번의 봄이 찾아 오겠지만

마스크는 평생 ㅠ.ㅠ

희선 2022-08-29 02:45   좋아요 0 | URL
좋은 날씨만 이어져도 안 좋군요 세상엔 비도 와야 하니... 세계 여기저기가 물이 말라서 물속에 있던 게 드러나기도 했군요 예전엔 물이 그 정도 있었다는 건데, 지금은 많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낙동강 녹조 보기도 했는데, 걱정입니다

아직 팔월이지만 가을이 온 듯도 하군요 지내기에 좋은 가을... 마스크 평생 써야 할까요 그것도 걱정이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