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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 : 나, 너 그리고 우리 ㅣ 인생그림책 3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6월
평점 :
누군가와 함께 논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아주 오래 전 일 같다. 아주 어릴 때 살던 곳에서 이사해서 그때 친구는 없다. 하나 있었는데, 어려서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그곳을 떠났다. 지금 그 아이는 잘 지낼까. 나보다는 잘 지내겠지. 초등학교를 들어가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먼 곳으로 이사했다. 거기는 전에 살던 곳보다 시골이었다. 둘레에 논이 많았다. 동네에 같은 또래도 있었다. 내가 말은 잘 안 했지만, 어릴 때 친구와 밖에서 놀기도 했다. 그런 일이 아주 없지 않아서 다행일지도.
언제나 친구와 함께 놀지는 못한다. 아이도 저마다 할 일이 있을 테니 말이다. 난 어릴 때 뭐 했던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 학교에서 내 준 숙제 하거나 시험기간엔 공부도 했겠지(공부한 기억 별로 없다). 요즘 아이는 거의 밖에서 놀지 않겠다. 지금은 아파트에 놀이터가 있기도 하다. 그 아파트에 살지 않으면 거기에서 놀지 못할지도. 이건 슬픈 일이구나. 학교 놀이터에서는 누구나 놀아도 괜찮겠지. 놀이터엔 미끄럼틀, 그네, 정글짐, 철봉 그리고 시소가 있던가. 다른 건 혼자 놀아도 괜찮지만 시소는 그러지 못한다.
이 그림책 《시소》에 나온 남자아이도 놀이터에서 혼자 시소를 타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남자아이는 비눗방울로 반대쪽에 사람 같은 걸 만들었다. 그건 남자아이보다 가벼웠다. 다음엔 놀이터에 있던 동물한테 반대쪽에 타게 했더니 이젠 무거웠다. 동물은 진짜는 아니고 놀이터 놀이기구에 있는 거다. 시소 반대쪽이 자신보다 가벼우면 자신은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자신보다 무거우면 자신은 내려가지 못한다. 시소 타는 두 사람이 몸무게가 같아야 하는 건 아니다. 시소를 함께 탈 친구는 자신보다 아주 가볍거나 무겁지만 않으면 된다. 아니 함께 탈 마음이 있으면 되겠다.
남자아이는 시소를 혼자 탈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때 여자아이가 나타났다. 둘은 함께 시소를 탄다. 한쪽이 발을 굴러 위로 올라가면 한쪽은 내려왔다. 올라갔다 내려오고 올라갔다 내려왔다. 시소 타고 위로 올라가는 기분 좋겠다. 시소는 혼자가 아닌 친구와 함께 타야 재미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도 그걸 잘 알았다.
내가 어릴 때 친구와 시소 탄 적 있던가. 오래전 일이어서 잘 생각나지 않는다. 아마 한두번은 타 봤겠지. 누군지 잊었지만, 어릴 때 나랑 시소 탄 친구야 고마워.
*이런저런 걸 써 두면 나중에 책과 비슷한 걸 썼다는 걸 알기도 하는구나.
시소 타기
올라갔다
내려오는
혼자 타기 어려운 시소
네가 있어
올라가고
네가 있어
내려온다
네가 있기에
나도 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