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읽어도 된다 - 50에 꿈을 찾고 이루는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23
조혜경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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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사람은 이 세상에 오는 걸까. 누구나 할 일이 있다고 하기도 하고, 사람이 세상에 오는 데 큰뜻은 없다고도 한다. 어느 하나만 맞지 않겠다. 사람이 이 세상에 오는 데 큰뜻이 없고 사는 게 덧없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살면 안 되겠지. 그런 걸 오래 생각하는 사람은 철학자가 될지도. 난 어쩌다 한번 생각하고 하고 싶은 거라도 하면서 즐겁게 살자고 생각한다. 잘하는 것도 없고 꼭 이루고 싶은 것도 없구나. 이 말은 반은 진짜고 반은 거짓일지도.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 끝없이 게으른 나와 뭐라도 하자고 하는 내가 싸우는 것 같다. 아직은 뭐라도 하자고 하는 내가 이기는 듯하다. 게으르게 하루를 보내면 죄책감을 느끼는 내가 있어서구나.

 

 이 책 《책만 읽어도 된다》를 보고 나도 좀 뭔가 하려고 해야 하는데. 그저 이 책을 쓴 조혜경이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몇해 전에 조혜경은 작가와 번역가를 꿈꾸었다고 했는데, 어릴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고 공부하기를 좋아해서 그런 꿈을 꾼 게 아닌다 싶다. 난 어릴 때 책 하나도 안 봤다. 나이를 먹고 책을 읽고 재미있어서 나도 재미있는 이야기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상상력도 없는 내가 그런 생각을 하다니. 잠시 책을 별로 안 보던 때도 있었다.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다시 책을 보게 됐는데, 그때는 그저 책만 읽고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조선시대 벼슬 없는 선비도 아닌 내가 그런 생각을 했구나. 그 생각은 이루고 지금도 한다고 해야겠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어서. 그때는 생각하지 못한 일이 시간이 흐르고 생겨서 좀 우울했다. 그런 걸 생각도 못한 내가 좀 한심했다. 어떻게 보면 그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앞에서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 우울한 이야기를 썼다. 무슨 일인지 말하지 않고. 사람은 나고 자라고 살다 늙고 아프다 죽는다. 이 정도만 말할까 한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게 있다면 크게 아프지 않고 살다가 죽는 거다. 큰병에 걸리면 병원에 갈 돈이 없다. 하기 싫은 거 못하는 거 안 하니 가난하게 살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내가 긍정스러운 생각을 하고 꿈꾸는 사람 이야기를 만났다. 어둡고 비관스러운 생각을 하는 나여서 미안하구나. 꼭 자신과 비슷한 책을 읽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 그래도 조혜경과 같은 거 하나 있다. 책을 읽고 그걸 쓴다는 거. 난 거의 감상문이지만. 어느 때는 내 생각을 쓰려고 하는데, 책 내용을 쓸 때가 더 많다. 그건 내가 알고 싶은 거여설지도(난 읽지 않은 책 내용도 가끔 알고 싶다). 책은 다른 사람이 쓴 글로 아는 것보다, 그 책을 보는 게 더 낫지만. 그걸 알아도 책을 본 다음 잘 쓰기 어렵다.

 

 난 책읽기 모임 해 본 적 없는데, 조혜경은 열다섯해 동안 책을 보고 그걸 편지로 써서 보냈다. 그런 걸 해서 나중에 블로그에 글쓰기 괜찮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글쓰기 쉬운 건 아니겠지만. 여전히 글쓰기 쉽지 않아도 꾸준히 자기 나름대로 쓰겠다. 이 책을 보고 여전히 난 대충 하는구나 했다. 뭔가 열심히 해 본 적 없다. 학교 다닐 때 공부도. 하는 척했을지도. 조혜경은 공인중개사 자격증 공부를 하루에 열시간 정도 했단다. 대단하지 않나. 나중에 공부하는 중간에 운동하지 않은 걸 아쉬워했지만. 그런 건 경험으로 알아야 할지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조혜경은 책읽기든 공부든 운동하면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겠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하고 싶은 걸 하려면 건강해야 한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내가 자주 우울함에 빠진다 해도 다시 살아야겠다 생각하는 건, 책을 보고 글을 써서가 아닐까 싶다. 사는 데 달관하면 그런 거 없이도 괜찮을까. 그건 그냥 얻지 못하겠지. 책이라도 보고 공부하고 생각해야 어딘가에 이르겠다. 어딘가는 어디일까.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쓰고 그걸 하려고 애쓰면 하기도 한다. 쓰면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난 그러지 못했구나.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앞에서 말했듯 책만 읽고 사는 건 이뤘다. 책을 봐도 난 별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아니 겉으로 보이는 건 그래도 예전과 다르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 정도라도 있으니 다행이지. 어떤 건 해 보고 싶다 하고 한 것도 있다. 큰 일은 아니고 나만 알지만. 아무것도 안 한 것보다는 낫겠지. 난 다른 사람한테 말하기 창피해서 그냥 혼자 한다. 생각하고 그걸 하면 혼자 좋아한다. 아주 잘 하지 못해도.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도 있는 거 아닌가. 다른 사람한테 희망과 꿈이 되는 사람이 더 멋지기는 하다. 조혜경이 그런 사람이구나. 이 책을 보고 조혜경처럼 꿈꾸는 사람 있겠다. 부정하는 힘보다 긍정하는 힘이 더 클 거다. 자신을 긍정하고 응원해도 괜찮겠다.

 

 책에는 길이 없다고 하지만, 책을 보다보면 길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나는 길을 못 찾은 건가. 어쩌면 길만 찾다가 삶이 끝날지도. 그러면 또 어떤가. 자기대로 사는 게 좋겠다. 그렇다고 내 맘이야 하면서 남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되겠지. 남한테 피해는 주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조혜경이 하고 싶은 거 즐겁게 하기를 바란다. 늘 건강하길.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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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1 01: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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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2 0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리의화가 2023-02-21 09: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만 읽고 살고 싶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가면 갈수록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것이 느껴져서인지... 하지만 또 미래를 생각하면 누가 내게 돈을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니고, 책을 보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 법이라.
책에 길이 있고 답이 있다기 보다는 읽는 행위 자체로 독자에게 위로가 되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희선 2023-02-22 01:10   좋아요 2 | URL
책 보고 싶다 하면서 잘 못 보기도 하네요 어떤 때는 많이 보고 어떤 때는 아주 조금 봅니다 이달엔 별로 못 보는군요 사람이 모든 책을 다 보기는 어렵겠지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좀 여러 가지 보고 공부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는군요 거리의화가 님은 역사 공부 하시는군요 멋집니다

책을 읽다 보면 뭔가 생각이 날지도 모르죠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고, 보기만 해도 된다 여기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희선

2023-02-21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2 0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2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3 0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2-21 23: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득 저도 책 제목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50 대가 되면 꿈을 찾고 이루는 습관이란 부제목을 읽으면서 과연 50 대가 되면 가능할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50 대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희선 2023-02-22 01:19   좋아요 2 | URL
책을 읽다보면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길지도 모르죠 책읽는나무 님은 이 책과 딱 어우리네요 책읽는나무니... 꿈은 언제 가져도 괜찮겠지요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고 하잖아요 작가도 나이 많이 먹고 된 사람도 있고 그림도 늦게 시작하고 오래오래 그린 사람도 있군요


희선

서니데이 2023-02-22 2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저도 이 책 나중에 읽어보려고요.
리뷰를 먼저 읽으면 안될 것 같아서, 나중에 책 읽고 다시 읽을게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3-02-23 01:04   좋아요 1 | URL
좀 게으르게 지냈지만, 그런 하루를 보내는 것도 다행이다 싶어요 큰일은 없는 거니... 서니데이 님 이 책 즐겁게 만나세요 이 책을 보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질 것 같네요

서니데이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차고 거친 바람이 불어요

바람은 화가 난 걸까요

 

바람은 먼지를 날리고

나뭇가지를 거칠게 흔들고

머리카락을 제멋대로 흩트리고

옷깃을 여미게 만드네요

 

바람이 잠잠해지길,

바람 마음이 평안해지길 바라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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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2-21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에 바람이 불면 더 춥게 느껴지는거 같아요 ㅜㅜ 오늘 아침은 좀 춥더라구요~!!

희선 2023-02-22 01:01   좋아요 1 | URL
어느새 날이 바뀌고 오늘 아침 지나면 좀 낫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추위가 바로 다 가지는 않겠습니다


희선

책읽는나무 2023-02-21 2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그럴 수 있겠군요?
바람이 화가 나서 말입니다.

희선 2023-02-22 01:02   좋아요 1 | URL
바람 기분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겠죠 차가운 바람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지...


희선
 

 

 

 

톡톡톡

빗방울이 창을 두드려요

오랜만에 비가 놀러왔지만

함께 놀지는 못해요

 

비가 창을 두드리는 건

그저 자신이 왔다는 걸

알리는 거예요

 

비는 비끼리 놀다가

돌아가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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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2-20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점심시간 무렵에 나왔더니 땅이 젖어 있더라구요. 아마도 새벽부터 오전까지 비가 왔던 모양인지. 많이는 안 온 것 같고...ㅎㅎ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 저도 때맞춰 보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희선님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희선 2023-02-21 01:13   좋아요 0 | URL
비가 좀 더 와야 하는데 조금밖에 안 왔네요 아주 안 오는 것보다 낫다고 해야겠습니다 동해쪽은 여전히 건조한가 봅니다 어제는 바람 차고 춥더군요 오늘 더 춥다고 해요 거리의화가 님 감기 조심하세요 며칠 지나면 풀린다고 합니다


희선
 




멋진 풍경을 그린 그림을

벽에 걸어두었는데,

이튿날 보니 흰색 도화지만 남았어요


거리를 걷다보면

그림 속 풍경이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사라지고

꿈 속에선 그림 속 풍경을 거닐어요


어딘가에,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풍경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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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오늘 하루 중 '별것 아니지만 그래도 좋았어' 하고 느낀 순간을 적어보자



 하루에서 별것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걸 생각하니, 예전에 썼던 것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걸 하면 좋고 못하면 조금 아쉽기도 하니.


 별것 아니지만 책을 읽으면 조금 처진 마음이 괜찮아진다. 이것도 어떤 날은 못하기도 한다. 어떤 날은 아주 오래 하지만, 그런 날은 어쩌다 한번이다. 그건 내가 게을러서겠지. 빨리 일어나고 다른 걸 빨리 하고 책을 보면 되는데 그런 날보다 늦게 일어나는 날이 더 많으니 말이다.


 조금이라도 걸으면 좋다. 지난달보다 이달에 덜 걸은 것 같다. 음악을 듣거나 편지를 써도 좋다. 음악 들으면서 편지쓰기. 이렇게 하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구나. 책을 볼 때는 음악 듣기 조금 어렵다.


 쓸 게 없는데도 글을 쓰면 좋다. 이거야말로 별것 아니지만 좋은 거구나. 거의 유치하고 왜 썼대 하는 생각을 하지만, 아주 가끔은 괜찮네 하기도 한다. 나 혼자 그러지만. 그런 것도 괜찮겠지. 이달에 다른 건 잘 못했지만, 글은 거의 날마다 썼는데 이틀 못 썼다. 억지로 쓰고 쓴 거 또 쓴 느낌이 들어서 아쉽지만. 썼다는 게 중요하지.


 이렇게 쓰고 보니 오늘 하루는 아니구나. 날마다 느끼는 것에서 생각하다니. 하루에 하나 정도 별거 아니어도 좋은 게 있으면 그날 하루는 괜찮겠다. 지금은 작은 일을 더 소중하게 여기기도 한다. 큰 일이 아니면 어떤가.








10 꿈꾸었던 돈을 다 모았다면 지금부터 어떻게 살고 싶어?


 딱히 꿈꾸었던 돈은 없지만. 예전에 그런 거 생각하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그랬다면 좀 더 일하는 게 나았을 텐데 말이다. 힘들다 해도 돈을 모을 때까지 일해야지 했을지도.


 집을 살 돈을 모았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한 적 있다. 지금 사는 곳은 지은 지 오래되고 1층이다. 기후변화로 여름이면 비가 많이 오지 않는가. 2012년에는 물난리가 나고, 지난 2022년에도 그럴 뻔했다. 지난해에만 비가 많이 온 건 아니다. 다른 때도 많이 왔다. 새벽 내내 천둥소리 들려서 잠을 잘 수 없었던 날도 있었다. 지난 8월에 한시간인가 한시간 좀 넘었는지 어쨌든 비가 많이 쏟아져서 뉴스에도 나온 듯하다. 그 뉴스 인터넷에서 봤다. 다행하게도 비가 그쳐서 물난리는 나지 않았다. 조금 더 왔다면 또 겪을 뻔했다. 불도 무섭지만 물도 무섭다.


 여름에만 물난리 걱정하지 않는다. 2012년 뒤로는 여름에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기를 바라고, 새해가 오면 이번 여름 별 일 없이 가야 할 텐데 한다. 지진은 거의 자연재해구나. 얼마전에 일어난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 무섭다. 난 터키가 튀르키예가 된 걸 이제야 알았다. 그동안 그런 것도 모르고 살았다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도 스물네시간 비가 오고 물난리가 났다는 거 봤다. 늪에 살던 악어가 도심에 나타났다고.


 지구가 많이 아프구나. 지금만 그런 건 아니다. 지구를 살리려고 해야 할 텐데. 이건 어느 한 나라만 해서는 안 된다. 어느 나라나 해야 한다. 잘사는 나라에서 지구를 망치고 피해를 보는 건 가난한 나라다. 여러 가지 하는 것 같은데 바로 좋아지지는 않겠지. 좋아지게 하기보다 지구가 나빠지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기를 바란다.


 물음으로 돌아와, 돈을 모았다면 좀 괜찮은 집 2층이나 3층을 사고 여름이 와도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 이건 나만 생각하는 거구나. 누구나 여름이 오면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할 텐데. 지난해에는 서울에 난 물난리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텐데.




*더하는 말


 난 어느 날 갑자기 많은 돈이 생기는 거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돈을 모으려면 열심히 일해야 하고 아껴써야 한다. 그래도 가끔 복권 당첨되는 사람이 있구나. 어떤 사람은 아이유 꿈을 꾸고 복권 샀더니 당첨됐다고 한다. 며칠전 라디오 방송 들으니 연예인이 나와서 복권 샀더니 당첨됐다고 했다. 나도 어쩌다 한번 나오는데, 그때 복권을 사 볼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잊어버릴 것 같구나. 누가 나왔다는 것만 기억하고 좋아하겠지.








11 내가 요즘 애용하는 물건은 어떤 거야?




만년필





 화숙이 태어난 날 화숙은 친구 혜은을 만났다. 혜은이 화숙한테 만나자고 전화를 했다.


 두 사람은 서로가 사는 가운데쯤 되는 카페에서 만났다. 그곳은 두 사람이 자주 만나는 곳이었다. 커피와 케이크가 맛있는. 혜은은 작고 긴 상자를 꺼내 화숙한테 건넸다.


 “화숙아, 태어난 날 축하해.”


 “뭐, 이런 걸. 그냥 만나고 커피만 마셔도 되는데. 어쨌든 고마워. 이거 바로 뜯어봐도 돼?”


 “조금 부끄럽지만, 응, 봐.”


 화숙은 혜은이 건넨 작고 긴 상자 포장을 조심스럽게 뜯고 상자를 열어 보았다. 거기엔 만년필이 들어 있었다. 화숙은 활짝 웃고 혜은한테 말했다.


 “만년필이잖아. 고마워. 잘 쓸게.”


 두 사람은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다. 다섯해 전쯤 화숙은 혜은이 태어난 날 선물로 만년필을 주었다. 지금 혜은이 화숙한테 준 만년필은 그때 받은 것과 같은 거였다. 혜은은 여전히 화숙한테 받은 만년필을 썼다.


 “예전에 네가 준 거랑 같은 거지만, 우리 같은 거 오래오래 쓰자.”


 “그러자. 난 글 별로 안 쓰지만, 이 만년필 쓸 때면 혜은이 네 생각 나겠다.”


 “나도 그래. 네가 준 만년필 쓸 때마다 네 생각해.”




*더하는 말


 이건 제 이야기가 아니고 지어 쓴 겁니다. 처음엔 조금 다르게 생각했는데. 쓰고 나니 이렇게 됐군요. 친구한테 준 것과 똑같은 만년필 받으면 좋을지. 저는 만년필 안 쓰고 볼펜이나 유성펜 연필 샤프펜슬 씁니다. 여러 가지 쓰는군요.








12 나만의 가게가 생긴다면 어떤 가게로 만들고 싶어?



 뭔가 파는 건 나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만약 가게를 한다면 책방이 가장 좋을 것 같아. 다른 건 손님과 잘 어울려야 할 것 같지만 책방은 손님하고 많이 친해지지 않아도 괜찮겠지.


 이런 말하고 나니 언젠가 본 책이 생각나네.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웬디 웰치)이야. 여기는 헌책방이야. 웬디와 남편 잭은 애팔래치아 산맥의 시골 마을 빅스톤갭에 갔다가 그곳에 집을 사고 헌책방으로 만들어. 시골이어서 사람들이 별로 오지 않을 것 같기는 해. 그래도 거기 사는 사람이 자주 오더라고.


편하게 들어오세요

https://blog.aladin.co.kr/798715133/6638897



 요즘 한국엔 작은 책방, 동네 책방이라고 하는 책방이 생기기도 하더군. 그런 책방 잘 되는 곳도 있고, 코로나 때문에 문 닫은 곳도 많을 거야. 책방은 크든 작든 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어. 그 지역 동네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문 닫지 않을지. 솔직히 말하면 난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해서. 이런 난 책방도 잘 못하겠어.


 나만의 가게, 책방이니 잘 안 되면 어때. 내가 책방에서 책을 읽으면 되지. 책을 팔아야 하는데 내가 거기 있는 책을 읽겠다니. 내가 주인이 아니고 일하는 처지라면 참 힘들겠지만, 내가 주인이라면 마음대로 해도 돼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 것 같군.


 가끔 책방에서 행사를 해도 괜찮겠어. 시 읽기나 소설 읽기. 자신이 읽고 싶은 부분을 읽고 듣는 거지. 노래해도 괜찮고. 이런 거 벌써 한다고. 그렇겠군. 나도 그런 거 본 적 있어서 생각한 거겠어.








13 어린 시절, 친구와 가장 행복했던(즐거웠던) 기억은?



 이 물음에 ‘행복했던’이라는 말이 있지만, 난 ‘즐거웠던’으로 쓰겠다. 난 행복이라는 말 잘 안 쓴다. 여전히 이게 뭔지 잘 모르겠다. 즐거웠던 것도 행복과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친구와 즐거웠던 기억은 있던가. 그래도 좋았던 기억이라면 어릴 때 만난 친구와 함께 밖에서 놀았던 거다. 지금은 밖에서 노는 아이들 별로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없지는 않다. 아파트 옆을 지나다 보면 놀이터에서 친구와 노는 아이 있기도 하다.


 난 놀이터에서 논 적은 없다. 어릴 때 살던 곳에는 놀이터 없었다. 학교도 멀었다. 초등학교다. 걸어서 삼십분 넘었다. 그때부터 학교에는 걸어 다녔다. 그때 걸어서 나중에 좀 낫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지금도 어디든 걸어 다닌다. 어릴 때 살았던 곳도 다른 데서 이사한 곳인데, 거기에 나랑 같은 나이 친구가 있었다. 하나는 같은 학년이었지만, 하나는 한 학년 위였다. 어릴 때는 나이만 같으면 친구 아닌가. 한 학년 위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 친구는 뭐든 잘했다. 고무줄 공기놀이 다.


 친구가 셋이면 별로 안 좋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두 친구가 나하고 말을 안 했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둘만 놀고 나를 따돌렸다. 이건 즐거웠던 기억이 아니구나.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 말 몇 번을 쓰는 건지. 시간이 가고 다시 말했다. 그때는 한 학년 위인 친구한테 다른 친구가 언니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나도 그랬다. 어릴 때 난 좀 어수룩했구나. 지금도 다르지 않던가.


 조금 안 좋은 기억이 있지만, 그래도 그때 친구와 놀던 때가 가장 즐거웠다. 다른 친구하고는 별로 놀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동네 친구는 그때 뒤로는 사귀지 못했다. 어쩐지 아쉽구나. 지금은 친구가 별로 없다. 아니 거의 없나. 실제 만나는 친구는 없지만 이렇게 인터넷에서 만나는 친구는 있으니 괜찮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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