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또 보자고(말하자고) 하지만,

다음은 올까


약속하지 못하는 다음인데,

언제나 다음이 온다고 믿지


지금이 마지막인 듯,

아니 지금이 끝이 아니길 바라


다음에 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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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3-25 11: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서 ‘다음에 보자‘ 라는 말 보다는
날짜를 정하는게 좋더라구요 ^^

희선 2023-03-27 01:02   좋아요 1 | URL
언제 한번 만나자고 하는 말도 하겠습니다 그럴 때 새파랑 님은 언제 만날지 지금 정하자고 하시는군요 그렇게 만날 약속을 하는 것도 좋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03-27 0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다음에 또 보자를 저도 싫어해요.
헤어질땐 그냥 안녕!
그리고 만나고 싶을땐 만나자고 연락해요^^

희선 2023-03-27 02:23   좋아요 1 | URL
헤어질 때는 잘 가, 하고 만나고 싶을 때 만나자고 하면 좋겠습니다 별 일 없겠지만, 사람 일은 모르기도 하네요 삼월 마지막 주예요 벌써 그렇게 되다니... 페넬로페 님 삼월 마지막 주 잘 보내세요


희선
 




34 최근 나를 들뜨게 했던 일이 있었어?




 나를 들뜨게 한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별로 없었던 것 같기도 했다. 겨울이 가고 따듯한 봄이 오면 조금 들뜨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마음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겨울이 별로 춥지 않아서 그랬을까. 추운 날도 있었는데. 꽃이 핀 걸 보면 마음이 조금 들뜰지도 모르지.


 읽고 싶은 책을 살 때 조금 들뜨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게 그렇게 길지 않다. 책을 사고 그게 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만이다. 좀 짧구나. 읽고 싶어서 책을 사지만 그걸 바로 읽지 못한다. 읽어야 할 책이 많은 것도 아닌데, 내가 산 책은 뒤로 밀리기만 한다. 산 책만 그러지 않던가.


 난 책을 그렇게 많이 사지 않는다. 많이 안 사도 그게 해가 가면 늘어나니 다른 것보다 책이 많구나. 책을 살 때는 참 설레는데, 시간이 가면 그 마음이 조금 식다니. 왜 그래. 책한테 미안하구나. 샀으면 잘 만나야 하는데. 언젠가는 만나겠지. 사두고 끝내 못 보는 책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책한테는 더 미안해해야겠구나.


 새로운 책을 만나는 것도 들뜨는 일이다. 꼭 새로 나오는 책은 아니고 보고 싶어서 보는 책 말이다. (20230320)








35 사랑에 빠진 나는 어떤 모습일까?




 이런 걸 물어보다니. 나도 잘 모른다. 내가 어떻게 아나.


 누군가를 좋아하면 세상이 좋아 보인다던데 정말 그럴까. 그럴지도 모르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과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에서 어떤 게 더 좋을까.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도 좋겠지만,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더 기분 좋을지도. 그냥 그런 느낌이 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좋아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건 없겠지. 그렇게 만난 사람은 하늘에 고마워해야 할까. 모든 것에 고마워해야 할지도. 하지만 서로 좋아해도 시간이 가면 서로 미워하기도 하는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괜찮을지. 이것도 잘 모르겠다. 마음이 엇갈리는 건 어쩔 수 없을지도. 그렇게 되기 전에 서로 잘해야겠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늘 기분 좋을 것 같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지. 아니 이건 아닌가. (20230321)








36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난다면 어디로 가고 싶어?




 아쉽게도 저는 어딘가에 가는 거 아주 싫어해요. 세상엔 어딘가에 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예요. 아마 어딘가에 가기 싫어하는 사람보다 어딘가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 많겠지요. 여행책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어딘가에 가면 가 볼 곳 같은 걸 알려주는 책도 많잖아요.


 저는 조금 걱정이 많아서 집에 아무도 없으면 큰일 날 것 같기도 해요. 실제 어렸을 때 집에 도둑이 든 적이 있어요. 별로 가져갈 것도 없는 집에 들어오다니. 그런 일 때문에 어딘가에 가는 거 싫어하는 건 아니고, 그저 귀찮습니다. 그래도 어릴 때 기차 타는 거 좋아하기는 했는데. 차를 타면 멀미를 하게 되고는 차 타기 싫어졌어요. 기차 타도 멀미하더군요.


 지금 바로 간다면 꿈나라에 가고 싶네요. 제 꿈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아주 좋은 꿈을 꿔 본 적도 없어요. 언젠가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꿈꾸기도 했어요. 그건 별로 안 좋은 거였어요. 꿈속 하면 좋을 것 같은데. 가끔 꿈속에서 멋진 풍경 볼 때 있기는 해요. 그런 거 보면 저거 찍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지만, 늘 찍지 못합니다.


 어딘가에 가기 좋아하는 사람은 가면 되고, 가기 싫은 사람은 안 가도 되겠지요. (20230322)








37 지난 시간 중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때는 언제였을까?




 이걸 보니 <내가 가장 예뻤을 때>라는 시가 떠올랐다. 제목만 알고 시가 어떤 내용인지 몰랐는데, 찾아보니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었다. 시를 쓴 이바라기 노리코 자신이 가장 예뻤을 때 세상, 일본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런 걸 썼으리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꼭 사람이 어느 나이 때만 가장 예쁠까. 그건 아닐 것 같다. 겉모습은 그럴지 몰라도 마음은 언제든 예쁠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가장 젊은 때는 바로 오늘이다 하는 말도 있지 않나.


 사실 난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 없었다. 갓난 아기였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쓸데없는 생각도 안 하고 그저 살기만 했을 테니. 난 기억하지 못하지만 갓난 아기였을 때 가장 좋았을 것 같다.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 가장 예쁘게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 (20230323)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이바라기 노리코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거리는 와르르 무너져 내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파란 하늘이 보이곤 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둘레 사람이 많이 죽었다

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는 섬에서

난 멋 부릴 기회를 놓쳤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아무도 다정한 선물을 건네주지 않았다

남자들은 거수경례밖에 모르고

해맑은 눈길만을 남긴 채 모두 떠나갔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 머리는 텅 비고

내 마음은 고집스러워지고

손발만이 밤색으로 빛났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내 나라는 전쟁에 졌다

그런 어이없는 일이 있단 말인가

블라우스 소매를 걷어붙이고 비굴한 거리를 느릿느릿 걸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라디오에서 재즈가 넘쳐흘렀다

금연을 어겼을 때처럼 어질어질하면서

난 이국의 달콤한 음악을 탐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난 몹시도 불행했고

난 몹시도 엉뚱했고

난 무척이나 쓸쓸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할 수 있다면 오래 살기로

나이 들어 무척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프랑스의 루오 영감님*처럼

말이지



(*프랑스 화가 겸 판화가 조르주 루오, G. Rouault 1871~1958)








38 나에게 시간이 단 하루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굴까.

 

 난 앞날 나를 만나고 싶다. 어떻게 사는지 알고 싶어서. 시간이 많이 흘러도 지금하고 많이 달라질 것 같지 않기는 하지만. 앞날 나를 만난다고 해서 내가 지금 다르게 살지는 않을 것 같다. 이것저것 힘든 일이 있을 것 같지만 어떻게든 살아 가는 나를 보고 싶다고 할까. 그런 일은 언제나 있기도 하다.


 단단하게 살려면 지금부터 마음을 잘 먹어야겠구나. 쓸데없는 욕심 내지 않고 흘러가는대로 살기. 그러면 나중이 좀 낫지 않을까. 이런 건 예전부터 생각한 건데 여전히 못하는 거다. 나도 내가 왜 그런지 모르겠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고 다 괜찮아지는 건 아니구나.


 여전히 마음이 흔들리는. 다시 생각하면 다 부질없는데. 왜 그때는 그러는지 나도 모르겠다. 뭐든 시간이 가면 그때 마음이 아니다. 그런 시간이 빨리 오면 좋을지,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는 게 좋을지.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도 문제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모르겠다.


 먼 앞날 난 좀 편안하게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걱정 덜 하고. 그때는 슬픔이 더 많을 것 같지만. 지금 이 생각을 하니 마음이 조금 아프네. 사람 앞날은 모르는 건데, 내가 오래 살 것처럼 생각하다니. 나도 죽겠지. 난 그날이 오면 마음 편할 것 같다.




*

 난 만나고 싶지만 만나지 못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하루가 있다면으로 생각했는데, 이건 살 날이 하루만 남았다면으로 봐야 하는 건가. 내가 잘못 본 건가 보다. 물음을 좀 알아듣기 쉽게 해야지. 다시 생각하니 자신한테 시간이 단 하루만 있다면으로 봐도 이상하지 않겠다.




 살 날이 단 하루 남은 날 누구를 만나나. 만나고 싶은 사람 없다. 그냥 하루를 조용히 보내다 갈 거다. 그때도 늦게 일어나고 깨어 있는 시간은 아주 적은 거 아닐까. 그러면 그런대로 보내야지 어떡하나. (20230324)





 한주가 또 가는구나. 하루도 빨리 가고 한주도 빨리 가는 느낌이다. 이번주도 게으르게 지냈다. 아니 지난주보다 아주아주 조금 덜 게으르게 지냈지만 거의 비슷했다. 지난주보다 책을 좀 더 봤다고 해야겠구나. 다른 것보다 책 읽은 걸로 덜 게으르게 지냈다고 하다니. 덜 게으르게 지낼 때 책을 더 보기는 한다. 조금씩 나아지겠지. 다음주는 이번주보다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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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5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27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노래도 바로 올리려고 했는데, 게을러서 늦었다. 우연히 지난 3월 8일이 오기 전에 ReoNa 유튜브를 보니 3월 8일 0시에 뮤직비디오가 나온다는 말이 있었다. 0시가 되려면 몇 분 남지 않아서 기다렸다. 그렇게 바로 보기는 처음이구나. 가끔 그런 우연도 일어나는구나.

 

 뮤직비디오가 그림책을 보여주는 거였다. 노래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고 할까. 요새 한국 노래를 그림책으로 만들기도 하는데, 그런 게 생각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그림책은 한권밖에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완전생산반을 사는 사람한테는 그림책도 끼워주면 좋아할 것 같은데, 자세히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거기에 그림책은 없었던 것 같다.

 

 이 노래 제목은 일본에서 헤어질 때 하는 말인 <さよナラ 사요나라>다. 본래는 さようなら사요오나라 라고 말하는데 짧게도 말한다. 이 글자를 보니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섞여서 왜 그럴까 했다. 그러다 곧 깨달았다. 헤어질 때 말하는 잘 가(잘 있어) 같은 인사말이면서 이름이라는 걸. 이 노래에는 여자아이 사요코와 늑대 나라가 나온다. 노래 제목인 <さよナラ 사요나라>는 사요코와 나라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림책을 넘기는 뮤직비디오라니. 이런 건 처음 보는 것 같다. 예전에도 있었으려나. 이것도 괜찮아 보인다. 사람(여자아이)과 늑대가 친구가 되지만, 사람들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구나. 이런 거 보니 《폭풍우 치는 밤에》(키무라 유이치)가 생각났다. 몇해 전에 난 그림책이 아닌 만화영화로 봤다. 거기에서는 친구가 될 수 없는 늑대 가브와 염소 메이가 폭풍우 치는 밤에 만나 친구가 된다. 폭풍우가 쳐서 비를 피하려고 들어간 오두막에서 만났는데, 그곳은 어두워서 서로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다. 이건 좀 억지가 있어 보인다. 냄새가 다를 테니 말이다. 감기 때문에 냄새 못 맡았다고 했던가. 어쨌든 맑은 날 둘이 만나고 서로 놀라지만, 그 뒤에도 친구로 지내기로 한다. 하지만 염소와 늑대가 반대를. 둘은 둘이 함께 살 수 있는 곳으로 떠난다. 그런 이야기다.

 

 앞에서 말한 그림책은 힘든 일이 있었지만, 함께 떠나는데. 이 노래 <さよナラ 사요나라>에 나오는 사요코와 나라는 제목처럼 헤어진다. 나라가 죽임 당하고. 그래도 둘은 아무것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 것도 괜찮겠지.

 

 

 

희선

 

 

 

 

 

 

 

さよナラ(사요나라) - ReoNa

https://youtu.be/-bLnNHBDbFo

 

 

 

 

さよナラ(사요나라) - ReoNa

 

 

 

 

 

 

おおかみのナラ にんげんのさよこ

森であそぶ ふたりは友だち

海にいったり 花をつんだり

きのこをかたてに 笑いあうふたり

 

늑대인 나라 사람인 사요코

숲에서 노는 둘은 친구야

바다에 가거나 꽃을 꺾고

버섯을 들고 둘은 함께 웃었어

 

 

 

 

おおかみはてき にんげんを食べる

だいたいの人 そう思ってる

いつか離される

ぜんぶわかってる

 

늑대는 적이고 사람을 먹는다고

거의 모든 사람은 그렇게 생각해

언젠가 헤어져야 해

모두 알아

 

それでもいま、笑う

「いつまでもいっしょ」

 

그래도 지금, 웃지

<평생 함께야>

 

 

 

 

きっと生まれかたを

まちがっちゃったんだね

やさしいふたり やくそくをした

 

분명 태어난 모습이

잘못된 걸 거야

다정한 둘은 약속했어

 

“たとえふたりが引きさかれても

何もうらまない 何もにくまない”

 

“설령 둘이 떨어진다 해도

아무것도 원망하지 않고 아무것도 미워하지 않아”

 

 

 

 

 

さよこの母さん しんぱいした

おおかみなんて 近づいちゃダメ!

 

사요코 엄마는 걱정했어

늑대한테 가까이 가면 안 된다고

 

さよこの父さん てっぽうもって

사요코 아빠는 총으로

 

 

 

 

ナラをうった

 

나라를 쏘았어

 

 

 

 

ふたりは友だち

 

둘은 친구

 

 

 

 

そのあとのさよこ ひとしきり泣いて

もう二度となまえは よべなかった

せめて願った

私がひとりのとき

あなたはひとりでいないといい

 

그 뒤 사요코는 한껏 울고

이제 다시는 이름을 부르지 못했어

적어도 바랐어

내가 혼자일 때

넌 혼자가 아니면 좋겠어

 

天国のナラ ひとしきり泣いて

もう二度となまえは よべなかった

せめて願った

私がひとりのとき

あなたはひとりでいないといい

 

하늘 나라에서 나라는 한껏 울고

이제 다시는 이름을 부르지 못했어

적어도 바랐어

내가 혼자일 때

넌 혼자가 아니면 좋겠어

 

 

 

 

何をうらむでもなく

何をにくむでもなく

ナラとさよこ

ふたりはさよナラ

 

뭔가를 원망하지도 않고

뭔가를 미워하지도 않고

나라와 사요코

둘은 헤어졌어

 

 

 

 

 

평생 친구

라는 말이 있지만

분명 둘은 평생 이상의 친구

 

카사무라 토타, Re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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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4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25 0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3-25 0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특히나 희선님의 친절한 해석도 좋아요^^
근데 내용이 좀 슬프네요?

희선 2023-03-25 01:50   좋아요 1 | URL
사람과 늑대도 친구가 될 수 있을 텐데... 이런 건 잘되는 게 더 좋기도 하죠 지금은 헤어져도 저세상에서 다시 만날지... 이런 생각밖에 못하는군요


희선
 




흔들리지 마

흔들려도 돼

둘 다 맞습니다


흔들리면서도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기

그때그때 다릅니다


사는 게 참 쉽지 않네요

그렇다고 그냥 살 수도 없고

조금이라도 생각하면

잘못을 덜할까요


다시,

사람 목숨이 달리지 않은 건

잘못해도 괜찮아요

잘못한 다음이 중요합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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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접어 너에게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노나카 히라기 지음, 기우치 다쓰로 그림, 고향옥 옮김 / 우리학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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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좋은 아침 키리리는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았어요. 여러 가지 하다보니 그걸 잊었는데, 무언가 날아와 키리리 머리에 부딪쳤어요. 아, 키리리는 줄무늬다람쥐예요. 숲속에 살았어요. 키리리 머리를 치고 떨어진 건 하늘빛 종이비행기였어요. 키리리가 종이비행기를 펴 보니 거기엔 ‘저녁 무렵에 거기에 갈 거야’ 하고 적혀 있었어요. 누군가 키리리를 찾아온다는 걸 알고 키리리는 손님한테 뭘 대접할까 하고 음식을 만들었어요. 찾아오는 게 모르는 누군가인데도 키리리는 반가웠나 봅니다. 저는 누가 온다고 하면 집에 없는 척하거나 밖에 나갈지도 모르겠네요. 온다는 사람 없어서 다행입니다.


 저녁에 키리리 집에는 삼색다람쥐 미쿠가 찾아왔어요. 다른 동물 친구가 아닌 다람쥐 친구여서 다행이네요. 둘은 처음 만났는데도 반갑게 인사하고 키리리가 만든 저녁을 함께 먹었어요. 미쿠는 바로 떠나지 않고 자고 가기로 했어요. 하루 이틀 미쿠는 여러 날을 키리리와 함께 지냈어요. 미쿠는 민들레 차를 끓이고 해바라기 씨앗 가루로 팬케이크를 구웠어요. 미쿠 배낭에는 여러 가지가 들어 있었어요. 그걸 보고 키리리는 요술가방이다 했어요. 미쿠는 바람 따라 여기저기 다니지만 가방을 다 채우지 않았어요. 미쿠는 새로 배우고 잊어버린다고 했어요. 키리리는 그 말이 조금 슬프게 들렸어요. 모든 걸 기억할 수는 없겠지요. 그것도 맞는 말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기억하는 것도 얼마 안 되겠지요. 중요한 건 오래 기억해도 별거 아닌 건 쉽게 잊지요. 잊기도 중요하긴 해요.


 어느 날 미쿠는 떠나야겠다고 해요.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고. 미쿠는 한곳에 머물러 살지 않는군요.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가는 것도 괜찮기도 하겠지만. 키리리는 이런 날이 올 거다 생각했지만 미쿠가 떠난다고 해서 아쉬웠어요. 미쿠는 배낭에서 가위를 꺼내더니 나무에 올라가서 하늘을 오리고 거기에 무언가 적고는 날려 보냈어요. 하늘을 오리는 가위라니 좀 멋지네요. 미쿠는 그 가위를 키리리한테 건넸어요. 키리리가 갖고 있는 게 좋겠다면서. 미쿠는 길을 떠나요. 미쿠는 키리리를 떠나는 게 아쉽지 않았나 봅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다니. 키리리가 미쿠와 함께 떠나도 괜찮았겠지만. 어떻게 쉽게 떠나겠어요.






 미쿠가 떠나고 키리리는 미쿠를 그리워했어요. 키리리는 미쿠가 준 가위로 하늘을 오려내 편지를 썼어요. 그게 미쿠한테 갈지 어떨지 몰랐지만. 얼마 뒤 키리리는 자신이 오린 하늘을 낡은 여행 가방에 넣어두었어요. 여행 가방이 키리리가 오려낸 하늘로 가득 차자 움직였어요. 낡은 여행 가방 안에서는 많은 나비가 나오고 나비는 어디론가 날아갔어요. 가방 안에는 종이비행기 하나만 남았어요. 키리리는 그걸 펴봐요. 그건 미쿠가 쓴 편지였어요. 미쿠는 키리리한테 또 만나자는 말을 남겼어요. 그건 미쿠가 떠나기 전에 날린 거였군요. 키리리는 미쿠가 보고 싶어서 낡은 여행 가방을 들고 길을 떠나요. 키리리는 미쿠를 만날지.


 키리리가 길을 떠났을 때 미쿠도 키리리를 떠올렸어요. 둘은 친구 맞군요. 미쿠는 키리리가 어떻게 지낼까 생각했어요. 미쿠한테 키리리가 쓴 편지가 날아와요. 그렇게 받을 사람(다람쥐군요)한테 가다니. 미쿠는 배낭을 가득 채우지 않았는데, 지금은 키리리가 보낸 편지로 가방이 가득 찼어요. 미쿠는 키리리가 보낸 마음을 버리지 못했어요. 배낭은 무겁기보다 가벼웠어요. 다행이네요. 키리리 마음이 무겁지 않아서. 미쿠도 키리리가 보고 싶었어요. 둘이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맞았네요. 둘은 다시 만나요. 미쿠가 키리리한테 하늘을 오리는 가위를 줘서 둘은 다시 만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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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3-23 17: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하늘이 어쩜 저렇게 맑을 수 있나요?^^
저는 가위로 오려서 날리지 않고, 접어 호주머니나 책갈피로 갖고 싶군요.

희선 2023-03-24 01:39   좋아요 1 | URL
어제도 그렇고 그저께도 밝지 않아서 공기가 안 좋은 날만 이어진다고 생각했는데, 맑은 날도 있었습니다 하늘을 오려서 책갈피로 쓰면 좋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03-23 19: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늘을 오린다!
넘 좋은 생각인데요~^
파란 하늘도 좋지만 해 지는 노을이 있는 하늘도 좋더라고요^^

희선 2023-03-24 01:41   좋아요 1 | URL
하늘은 여러 가지 모습이 있군요 해가 질 때 하늘색도 예쁘죠 그런 모습 자주 보는 건 아니지만... 어쩌다 한번 우연히 봅니다 해가 진 조금 진한 파란 하늘도 괜찮아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