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컵





오래전에 난 흙이었어

흙이 되기 전에는 돌이었어

돌에서 흙이 되고

흙에서 컵이 됐어


지금 이 모습이 끝일까


어느 날 난 탁자에서 떨어졌어

도자기는 높은 데서 떨어지면

깨지고 말지


슬프고 아쉽지만

도자기 컵인 내 삶은 끝났어

난 흙으로 돌아가


언젠가 다시 흙에서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지도

그런 날이 올까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읽는나무 2026-02-04 2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 날은 오겠죠?^^

희선 2026-02-05 03:52   좋아요 1 | URL
오기를 바랍니다


희선

감은빛 2026-02-06 0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자기 컵이 깨지면 신문지 등으로 싸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하죠. 그 봉투는 쓰레기 수거 차량에 실려 소각장으로 가고, 소각장에서 고온의 불에 타서 재가 될 거예요. 그 재는 쓰레기 매립장으로 옮겨져 쌓이겠죠. 매립장의 재는 아주 오랫동안 방치될거예요. 최근에는 모든 쓰레기를 소각하고 그 재를 매립하도록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생활 쓰레기를 그냥 그대로 매립했기에 매립장에서는 유독가스가 계속 올라오고 악취가 아주 심하기 때문에 그 땅은 다른 용도로 쓸 수 없죠. 아주 오랫동안 아마도 몇십년이 아니라 몇 백년이 지나야 그 땅의 유독가스와 악취가 조금은 나아지겠지요. 그때 즈음이 되어야 비로소 이 컵이었던 재는 다른 흙들과 섞여 다른 형태가 될 기회를 얻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흙이 압력과 다른 요인으로 다시 바위가 되려면 또 수백 아니 수천년이 걸리겠지요. 고작 백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이 상상하기에는 엄청난 규모의 이야기가 되겠네요.

희선 2026-02-12 03:07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것과 조금 다르군요 도자기 컵은 마대자루에 버려야 하던데, 다시 생각하니 그것도 종량제 봉투군요 아주 다른 건 아니네요 타지 않는 건 묻는가 봐요 마대자루로 만든 쓰레기 봉투에는 묻는다(매립)는 말이 있더군요 예전엔 쓰레기 태우지 않고 그냥 묻었군요 어쩐지 쓰레기 봉투에 언제부턴가 ‘타는 쓰레기’가 쓰여 있더군요 태워서 묻으면 냄새가 덜 난다 해도 그걸 태울 때 쓰는 연료뿐 아니라 안 좋은 가스가 많이 나오겠습니다 쓰레기도 덜 버리면 좋을 텐데 싶지만... 그게 온 세계 사람이 되면 그 양이 어마어마하겠지요 그래도 한사람 한사람이 한다면 조금이라도 낫지 않을까 싶은데... 사람이 사는 데는 이런저런 흔적이 남네요 무엇보다 쓰레기가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하나가 다른 게 되려면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군요 되지 않을지도 모르고...


희선
 


위로





내가 쓴 글이

위로가 되면 좋겠네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면

조금이라도 그렇게 될까


좋은 마음은 잠시고

다시 안 좋은 마음이 돼


글은 화로 쓰는 건가

그런 적 있어

부끄러운 글이 되지만

그때 쓰지 않았다면 더 안 좋았겠지


화나는 거든

다른 거든

쓰면 좀 낫겠지

겉으로 드러내는 거니까


이건 위로가 안 되겠어

미안, 미안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감은빛 2026-02-04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쓴이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어떤 글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화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구요. 하지만 그것이 글쓴이의 잘못이거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희선 2026-02-05 03:54   좋아요 0 | URL
많은 사람이 좋다고 하는 책도 저는 뭐가 좋은데 할 때 있기도 하네요 그럴 때마다 저는 제가 이상한 건가 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겠습니다 그런 생각이 있기도 하면서, 그게 아니어도 괜찮다 생각하기도 합니다 위로해주지는 못해도 상처주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


희선
 
작은 새들의 백화점 사각사각 그림책 69
간다 스미코 지음, 마루야마 아야코 그림,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날씨가 좋은 날 마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밀짚모자를 쓰고 밖으로 놀러 나왔어. 바람이 불어와서 밀짚모자를 어딘가로 날려 버렸어. 마이가 밀짚모자를 찾고 있자 비둘기가 마이한테 뭘 찾느냐고 물어봐. 비둘기가 말을 하다니. 마이가 밀짚모자 찾는 걸 비둘기가 도와준다면서 마이한테 자기 등에 타라고 해. 마이 크기는 비둘기에 탈 만큼 작아졌어. 비둘기 타고 나는 기분 괜찮겠어.


 비둘기가 하늘로 날아오르자 집이 아주 작게 보였어. 커다란 나무 하나가 보이자 비둘기는 거기가 《작은 새들의 백화점》이다 해. 백화점에는 여러 가지 물건이 있을 테니 모자도 있겠지. 비둘기 친절하군. 사람인 마이한테 말을 걸고 함께 새들의 백화점에도 가다니 말이야.


 작은 새들 백화점은 사람이 하는 백화점과 비슷해 보여. 지금 생각하니 난 백화점에 가 본 적 없어. 그래도 조금 알기는 해. 1층은 휘파람새가 있는 ‘예쁘게 층’으로 새들을 예쁘게 꾸며주고 마이 손톱에도 분홍 매니큐어를 칠해줘. 2층은 ‘멋지게 층’으로 모자와 스카프에 넥타이도 있고 망토도 있었어. 마이 밀짚모자는 없었어. 마이가 분홍 리본을 보고 예쁘다고 하자 비둘기가 해바라기씨 한알로 그걸 사줬어. 여기에서는 씨앗 하나만 내면 돼.


 다음 층은 올빼미가 하는 책방이었어. 그다음 4층은 직박구리가 하는 레스토랑이어서 마이와 비둘기는 주스와 케이크를 먹어. 그건 마이가 가지고 있던 사탕으로 샀어. 직박구리는 단 걸 좋아한대. 5층은 새들의 둥지였어. 둘러보다 보니 거기에 마이 밀짚모자가 걸려 있었어. 마이가 어치한테 밀짚모자를 돌려달라고 하자 어치는 안 된다고 해. 마이가 모자 속으로 들어갔을 때 옥상에서 음악회가 시작됐어.


 음악회를 듣고 마이가 멋지다 외치자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어왔어. 밀짚모자가 바람에 날아가자 마이가 도와달라고 했는데 새들은 듣지 못했어. 얼마 뒤 비둘기가 마이한테 모자를 꽉 잡으라고 해. 마이가 날아가는 걸 비둘기가 알아채서 다행이지. 곧 모자는 땅에 살짝 내려앉았어. 마이가 눈을 뜨고 보자 거기는 마이 집앞이었어. 마이는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어. 마이는 또 비둘기와 작은 새들의 백화점에 갈까.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에 물을





물이 없는

물이 많은


사람 몸에는 물이 많지

그건 언제나 그 정도여야 해

줄어들면 안 돼

많아도 안 되던가


마음은 어떨까

메마른 마음보다

물기 가득한 마음이 좋겠어


마음엔 물을 어떻게 주지

다른 사람이 주는 것도 있고

자신이 주는 것도 있어


남이 주는 물이 더 좋아도

늘 바라지 못해

마음 물이 마르지 않게

스스로 마음에 물을 줘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BU 케어 보험
이희영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사람은 이것저것 보험이 많은 듯하다. 난 다른 건 없다. 누구나 기본으로 하는 ‘국민 건강 보험’ 하나밖에 없다. 병원에 가는 일이 없어서 내가 낸 보험료는 그냥 쌓이겠다. 다른 데 쓰이려나. ‘국민 건강 보험’도 없는 사람도 있겠다. 노숙인이나 다른 나라 사람. 다른 나라 사람은 병원비가 비싸서 병원에 쉽게 가지 못하겠다. 한국사람이 다른 나라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겠다. 보험이 좋은 걸까. 아플 때는 도움이 되겠지만, 안 아플 때는 보험 요금 들어가는 거 아까울 것 같다. 이런 거 때문에 난 ‘국민 건강 보험’밖에 없구나. 암이나 치매 그런 보험을 드느니 은행에 저금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대비를 안 하는 건가. 그러면 어떤가. 아프면 그냥 죽어야지 뭐.


 산후조리원에서는 돈을 싸게 해주는 조건으로 세미나실에서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그곳에 같은 때 아이를 낳고 들어간 사람이 넷이었다. 그밖에 다른 사람 있었을지도. 간가영, 라라미, 남나희, 단다빈 네 사람은 산후조리원에서 만나고 오래 만남을 이어갔다. 이것보다 중요한 건 책 제목인 《BU 케어 보험》이다. Break Up, 곧 이별이다. 누군가와 헤어지는 건 꼭 이성을 사귄 사람만 해당될까. 다른 것도 있으면 괜찮을 텐데 말이다. 부모나 가까운 사람과 헤어지는 거 말이다. 그건 사별이구나. 헤어져서 힘든 건 그것도 들어갈 텐데.


 네 사람 간가영, 라라미, 남나희, 단다빈은 ‘이별(BU) 케어 보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별로 관심 가지지 않았다. 혼자가 되고 그걸 생각해 보고 돈이 얼마 안 되니 들어볼까 한다. 이 보험은 아이를 위한 거다. 아이가 자라고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졌을 때 도움이 될까 하고. 보험이란 그런 거지. 일어날지도 모를 일을 생각하고 드는 것. 산후조리원에서 만나고 잠깐 만나다 연락이 끊기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네 사람 간가영 라라미 남나희 단다빈은 오래 만났다. 네 사람 아이는 친구가 되지 않았나 보다. 사는 곳이 가깝지 않으면 친구 되기 어렵겠다. 네 사람 아이는 자라고 ‘BU 케어 보험’ 도움을 받는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게 좋을 듯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겠다.


 누구나 누군가를 사귀거나 이성을 사귄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부모는 자식이 누군가를 사귀는 것에 관심 갖기는 하겠지. 만나고 헤어진다면 잘 헤어지기를. 누군가를 사귀고 헤어지면 그걸 다른 사람한테 말하기 어려울까. 어려울 것 같구나. 그때 ‘이별 전문 상담가’한테 상담을 하면 된다. 사귀는 사람과 제대로 헤어지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난 사람 때문에 힘들고, 결혼할 생각이었던 사람이 갑작스런 사고로 죽고, 헤어진 사람한테 스토킹 당하는 사람도 있었다. BU 케어 보험에서 일하는 나 대리와 안 사원은 티격태격 하면서도 함께 일한다. 사귀는 사람도 티격태격 해야 할까. 사람 마음이 다 맞는 건 아니기는 하겠다. 난 싸웠다가도 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거 싫은데. 나도 모르겠다. 사귄 사람이 스토커가 되면 정말 무섭겠다. 요즘은 그런 일이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잘 만나고 잘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지만, 그런 생각 안 하는 사람도 있겠다.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면 마음 아프겠지. 죽음으로 헤어지는 건 더 아프고 슬프겠다. 마음을 챙겨주는 건 괜찮은 듯하다. 상대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는 조금 복수도 해주는데. 그것도 그렇게 안 좋은 일은 아닌 듯하다.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해준단다. 아무한테도 자기 이야기를 하지 못해서, 나 대리와 안 사원을 만나 말한 사람은 마음이 조금 나아졌을지도. 실제로 이런 보험 있으면 들 사람 있을까. 조금은 있을 것 같다. 마음을 돌봐주는 보험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있다 해도 난 안 들겠지만. 힘든 대로 살아야지 어쩌나. 정신과는 보험이 안 돼서 비싸겠지. 심리치료는 어떨까.




희선





☆―


 “좋은 만남만큼 성숙한 이별도 필요하지.”  (282쪽)



 “사랑의 또 다른 시작도 이별이지. 결국 이별의 후유증이 없어야 새로운 사랑도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잖아.”  (283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은빛 2026-02-04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독특하네요.
간 씨, 라 씨, 단 씨 성을 가진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은 한번도 없네요.
연예인 간미연 씨는 본명일까요? 라미란 씨는?
노동운동 판에서 유명한 단병호 위원장님은 확실히 본명이 맞다고 들었어요.
남 씨는 그래도 위 세 개의 성씨 보다는 흔해서 여러명 본 적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 생각보다 희귀 성씨가 많더라구요.

희선 2026-02-05 03:30   좋아요 0 | URL
아주 없지 않겠지요 한국에 많은 성도 있지만 얼마 없는 성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 씨는 나 씨로 쓰기도 하던데... 제가 중학생 때는 라 씨였던 아이가 나중에 나 씨가 되기도 했어요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편하게 말하는 걸로 바꾼 걸지...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