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추위로 움츠러둔 마음은

따스함으로 부푼다

 

둥실둥실 들뜨게도,

꾸벅꾸벅 졸게도 하는

봄기운

 

추운 겨울을 잘 지냈다는

선물일까

 

 

 

2

 

겨울 동안 언 마음은

봄이 오자 스르르 녹았다

참 이상도 하지

 

봄은

따스함으로 차가움을

녹일 수 있다 말하는 걸까

 

 

 

3

 

봄이 왔다고

비가

새싹이

바람이

속삭인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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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없는 달 - 환색에도력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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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한 사람이 살기에 나은 때는 겨울보다는 여름이겠지. 여름과 봄가을도 좀 나을까. 봄은 늦봄 가을은 초가을. 가난한 사람만 그때를 편하게 지내는 것은 아닐 거다. 하지만 지금 여름은 많이 더워서 없는 사람은 지내기 힘들겠다. 이런 말로 시작하다니. 그냥 그런 게 먼저 떠올랐다. 옛날에도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이 있었지만 옛날에는 인정이 있어서 잘사는 사람이 못사는 사람을 돕기도 했다. 지금이라고 그런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저 형식일 뿐인 것 같다.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사람이 어떤지 잘 모르고 돈만 턱 내놓지 않을까. 다시 생각하니 그런 거라도 있어야겠구나. 경제가 나빠지고는 그런 것도 줄어서 힘들다고 하던데. 한사람이 돈을 많이 내지 않아도 많은 사람이 조금이라도 내면 나을 텐데. 그것도 줄었을지도 모르겠다. 못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사람 마음을 알아서 조금이라도 냈는데.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사람을 돕는 마음이 다시 살아나기를 바란다.

 

 미야베 미유키가 에도 시대를 그린 책에서 처음 본 건 《괴이》인지 《외딴집》인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이건 언젠가 썼던가). 잘 생각나지 않는 걸 보면 《괴이》를 처음 봤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제목처럼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외딴집》이라고 현실만 말하지 않지만. 이번 책 《신이 없는 달》을 볼 때 《괴이》가 떠오르고 전설의 고향이 생각났다. 일본 에도 시대는 한국 조선 시대와 비슷한 때가 아닐까 싶다. 《외딴집》을 볼 때는 그걸 많이 느꼈다. 전설의 고향이 조선 시대 이야긴지 잘 모르겠지만 조선 시대가 많지 않았을까. 전설의 고향에 귀신이 나와서 무서운 이야기 같기도 한데, 거기에 무서운 이야기만 있었던 건 아닐 것 같다. 따듯한 이야기도 있었겠지. 무서운 이야기를 더 많이 기억해서 전설의 고향은 무섭다고 생각하는 건지도. 여기 나오는 이야기에 아주 무서운 건 없다. 아니 하나 있던가. <다루마 고양이>는 조금 오싹할지도. 그렇다 해도 나중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과 같은 길을 가지 않기를 바랐다. 사람은 자신만 안 좋은 일을 당한다 여기면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기도 한다. 그런 마음에 지지 않아야 할 텐데. 그건 사람이 약해서 그런 건지도. 미야베 미유키는 약한 사람이라 해도 크게 뭐라 하지 않는다. 본래 그렇기는 하다. 소설가는 판단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약한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건지도.

 

 자신이 놓인 처지를 생각하고 한해에 한번 안 좋은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신이 없는 달>에 나오는 사람이다. 신이 없어서 자신을 지켜보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기도 했다. 그 사람은 자신이 편하게 살려고 그런 건 아니다. 아이가 아파서 자신이 버는 돈만으로는 아이를 돌보지 못한다 생각하고 돈을 훔쳤다. 그렇다 해도 난 그게 좋은 것 같지 않다. 아무리 자식이 아프다고 다른 사람 것을 훔치다니. <붉은 구슬>에서 남편은 아픈 아내를 잘 보살피려면 더 많은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은 그 시대에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하고 돈을 벌지만 잡혀간다. 돈이 있으면 이것저것 할 수 있겠지만 돈으로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난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나 같은 사람은 돈이 없으면 굶어 죽을지도. 세상은 그런 사람을 미련하다 하겠지. 내가 그런 걸 어쩌라고. 세상에는 나 같은 사람도 있는 거지.

 

 마지막 이야기 <종이 눈보라>에서는 자신의 부모를 죽게 한 고리대 장사를 하는 사람한테 복수한다. 그 모습이 어쩐지 슬프게 보인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그대로 돌려주고 싶기도 하겠지만 그걸 한다고 마음이 풀리지는 않을 거다. 여기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한발 떨어져 있다. 미야베 미유키 소설은 거의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니 소설은 거의 그렇겠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거겠지. 소설을 보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를 쓰면 조금 다르기도 하다. 무척 놀랄 만큼은 아니지만. 그런 경험도 괜찮은 것 같다. 어떤 것이든 한쪽에서만 보지 않고 여러 곳에서 봐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여기에는 열두 가지 이야기 담겼다. 일월에서 십이월까지인가 보다. 달은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것도 잘 봤다면 좋았을 텐데. <신이 없는 달>은 시월을 생각했다. 에도 시대를 사는 서민 이야기다. 따스한 이야기 안타까운 이야기에 조금 슬픈 이야기도 있다. 사람 사는 게 그렇기는 하구나. 살다보면 좋은 일이 있기도 하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누군가한테 마음을 쓰는 사람도 있고 자신을 더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남을 돕는 게 자신한테도 좋은 일이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 나도 그러도록 애써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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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

나는 나

서로 다르니

마음도 다르겠지

 

함께 사는 사람 마음도 다 알 수 없고

왜 그걸 모르는 거야 하고 아쉽기도 할 거야

 

자기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건

자기 자신일까

자신도 자신을 잘 모를 때도 있겠어

그래도

너는 나일 수 없고

나는 너일 수 없어

 

다르기에

모르기에

돌아설 수도 있고,

다르기에

모르기에

알려 할 수도 있겠지

 

어떻게 결정하든

그건 같은 마음이어야겠어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마음도 흘러

흐르는 건 거스를 수 없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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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가 우거진 숲을 걸어본 적은 없지만 그런 곳에 가고 싶기도 하다. 여러 나무에 둘러싸이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그런 곳에 혼자 가면 조금 무서울까. 숲에 같이 갈 친구가 없으니 혼자 가야지. 새가 날갯짓 하고 작은 동물은 내 발자국 소리에 바로 숨겠다. 벌레는 어떨까. 벌레는 내가 숲에 들어가도 별로 상관하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하겠지.

 

 숲에는, 아니 세상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 있을까. 이야기에 나오는 귀신 도깨비 요괴 요정 그밖에 여러 가지는. 그런 걸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있다 없다 말하기 어렵다. 마음은 있으면 좋겠다 쪽이다. 그냥. 서로 간섭하지 않고 살면 괜찮을 테지. 어쩌면 동물이나 식물하고도 그렇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시 생각하니 그건 어려울 것 같다. 사람도 지구, 자연의 한 부분이니 자연에서 먹을거리를 얻을 수밖에 없다. 동·식물도 살려고 애쓴다. 모두 함께 살아야겠구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하는 것만 얻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기. 그러면 지구에서 사라지는 동·식물이 많지 않을지도 모를 텐데. 동·식물이 꼭 사람 때문에 사라지는 건 아닐지라도 사람 때문에 더 빨리 사라지기도 할 거다.

 

 숲과 바다는 닮은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숲은 땅 위여서 다니기 괜찮지만 바다는 물 때문에 다니기 힘들다. 바다는 그 안에 들어가는 것도 좋겠지만 바깥에서 보는 것도 좋다. 바닷속에 들어가는 걸 즐기는 사람도 있구나. 바다 생물도 사람이 많이 잡아서 얼마 남지 않았다. 가까운 바다에서 물고기 잡는 사람도 사라질까. 언젠가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바다도 잘 지켜야 할 텐데.

 

 세상에 없는 것을 말할까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내가 생각한 건 아니지만. 그런 건 어떻게 생각한 걸까 싶다. 만화나 소설에는 세상에 없는 게 많다. 아니 세상에 없는 게 아니고 세상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게 있겠다. 동·식물에는. 사람도 동물이다. 지구에는 사람뿐 아니라 다른 생물도 함께 산다. 그런 것도 잘 보면 좋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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祈りの幕が下りる時 (講談社文庫) (文庫)
히가시노 게이고 / 講談社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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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막이 내릴 때

 

 

    

 

 

 

 몇해 전에 이 책이 나온 것을 알고 책소개를 읽고는 가가 형사 시리즈 마지막인가 보다 했어요. 그때 무슨 말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2017)에 이 책이 일본에서 2016년에 문고로 나온 걸 알고 보려고 샀어요. 지난해에 못 보고 해가 바뀐 올해(2018) 보다니. 뭐 하다 이렇게 됐는지. 다른 책을 먼저 봐서 그렇군요. 저는 어떤 책이든 읽으면서 이걸 어떻게 쓰나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 사건이 일어났지만 그런 일이 일어난 건 오래전 일 때문이기도 해요. 그것을 보니 예전에 다른 일 없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일 하나 때문은 아니군요. 사람 삶은 한번 잘못되면 안 좋은 쪽으로만 흐를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 그런 건 아닐지도.

 

 도쿄 한 아파트에서 오시타니 미치코 시체가 발견되고 오시타니 미치코가 왜 도쿄에 온 건지 알기까지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때 알게 되는 사람은 오시타니 미치코와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로 지금은 연극 연출을 하는 가도쿠라 히로미예요. 히로미 본래 성은 아사이예요. 오시타니 미치코가 죽임 당한 사건은 경시청 수사1과에서 맡았습니다. 거기에는 가가 사촌 마쓰미야가 있었습니다. 마쓰미야는 오시타니 미치코가 목졸려 죽임 당한 것과 오시타니 미치코 시체가 있던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홈리스가 목졸려 죽임 당한 일이 상관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합니다(홈리스는 불에 타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가가한테 했더니 가가는 오시타니 미치코 시체가 있던 아파트 주인 고시카와 무쓰오 DNA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전에 홈리스가 죽임 당한 곳에 본래 살던 사람을 찾았습니다. DNA 감정을 다시 해 보고서야 오시타니 미치코 시체가 발견된 아파트 주인과 죽임 당한 홈리스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돼요. 고시카와 무쓰오 집에는 달력에 다리 이름을 써둔 게 있었어요. 그건 가가가 아는 사람과 상관있었습니다. 수사는 대체 어떻게 되는 건가 하고 앞에서 잠깐 말한 아사이 히로미는 또 어떤 상관이 있는 건지 했어요.

 

 앞에서 수사가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말을 했는데, 책을 다 본 저는 압니다. 알아도 그걸 말할 수 없군요. 책을 봐도 여기에 나온 거 바로 알아채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그런 거지만. 이 책 아직 한국말로 나오지 않았지만 곧 나올 겁니다. 가가 형사 시리즈는 지금까지 나온 거 다 나왔으니까요. 다른 책은 더 빨리 한국말로 옮겼는데 이건 좀 늦는군요. 일본에서 올해 영화 나온다는 말 지난해에 봤는데, 그때 벌써 영화 다 만들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일본에서 영화 했는지(찾아보니 했더군요). 가가 형사 시리즈는 드라마도 있고 영화도 있어요. 그건 갈릴레오 시리즈도 마찬가지네요.

 

 가가가 니혼바시 경찰서에 간 건 《신참자》부터예요. 그 뒤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가가가 알고 싶어하던 걸 이번에 알게 됩니다. 가가 자신이 알아내는 거군요. 그건 가가가 열두살 때 집을 나간 어머니 일이에요. 어머니 일은 가가 형사 시리즈 첫번째에 잠깐 나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걸 쓸 때 언젠가 가가한테 어머니 이야기를 알게 하려고 했을까요. 가가 어머니는 왜 집을 나가고 그 뒤 어떻게 살았는지. 오시타니 미치코 시체가 발견된 아파트 주인 고시카와 무쓰오는 가가 어머니 다지마 유리코가 알고 지낸 사람 와타베 슌이치였어요. 와타베 슌이치, 고시카와 무쓰오 이름이 여러 개라니 하겠네요. 이번 이야기는 진행이 느린 것 같기도 합니다. 경찰이 수사하는 게 자세하게 나온다고 할까. 하지만 가가가 생각하고 알게 되는 건 거의 끝날 때쯤에야 나오지만.

 

 한 사람 이름이 여러 가지라는 건 무언가 숨기는 게 있는 거겠지요. 가가는 그 사람이 왜 그래야 했는지 알아냅니다. 그 이야기는 슬프기도 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더군요. 부모는 자신이 어떻게 되든 자식만은 잘 살기를 바라겠지요. 그러지 않는 부모도 있지만. 어쨌든 여기 담긴 건 그런 마음입니다. 가가 어머니도 자신 때문에 남편이나 아들인 가가한테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집을 나간 거였어요. 예전에는 우울증을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도 나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때문인지 몰라도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 이야기도 조금 해요.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 마음이 대단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조금 극단스러운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제가 그런 형편에 놓이지 않아서 이렇게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건 때문이기는 해도 가가가 와타베 슌이치면서 고시카와 무쓰오였던 사람이 누군지 알아내서 다행입니다. 가가 어머니와 관계있는 사람이어서 더 알아내려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가가는 죽은 사람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아내려는 형사 같아요. 꼭 죽은 사람만 생각하는 건 아니군요. 어떤 일을 저지른 까닭을 안다고 해서 그걸 받아들일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걸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조금 낫겠지요. 처음부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더 좋겠지만. 사람 일은 알 수 없군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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