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십이월이 가기 전에 쓰고 싶었는데, 미루다가 늦었다. 2025년은 아주아주 안 좋은 해였다. 2025년만 그럴까. 어쩐지 2026년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벌써부터 이런 생각을 하다니. 새해니 밝게 생각해야 하는데. 난 그런 거 잘 못한다. 안 좋으면 늘 안 좋을 거다 생각한다. 실제로 사람은 나이들수록 안 좋아진다.






 이번 2026년은 말띠 해다. 붉은 말이란다. 말을 가까이에서 본 적은 한번도 없다. 말은 제주도 말이 좋다지. 아니, 말이 살기에 좋은 곳이 제주도인가. 지금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은 없다. 말 타고 다니는 사람은 역사 드라마에서나 보는구나. 본 적 없지만 경주마도 있다. 승마도. 길에서는 말을 타지 않아도 말 타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다.


 말은 달린다. 달리지 못하면 말은 끝일까. 다리를 다쳐서 달리지 못하는 말은 죽임 당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한데.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건 경주마겠다. 개인이 말을 가지고 말을 돌보는 건 쉽지 않겠다. 말이 달리지 못한다고 죽이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자연에서 사는 말도 달리지 못하면 쉽게 죽을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이 좋을 대로 이용하고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동물만 버림 받지 않는구나. 사람도 사람한테 버림 받는다. 이런 생각으로 흘러가다니. 새해엔 좋은 생각을 더 많이 해야 하는데. 새해가 오고 얼마 안 됐을 때는 기분이 조금 나아도 한달 한달 지내다 보면 그 마음이 희미해진다. 언제나 그렇구나. 좋은 기분이 오래 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거 생각해도 답은 찾지 못하고 그냥 산다. 달리 답은 없을지도.


 새해 계획 없다. 다른 해도 다르지 않았지만, 전에는 좀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2026년엔 그런 생각도 안 했다. 하고 싶은 건 늘 하는 것밖에 없다. 새로운 것도 하려고 하면 좋을까. 새로운 거, 모르겠다. 지금보다 좀 나아지면 생각해 봐야지. 나아질까. 어쩐지 그런 때는 오지 않을 것 같다. 갈수록 안 좋아지기만 하겠지. 밝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글을 좀 더 써야겠다 한 적 있는데, 2025년엔 별로 못 썼다. 우울하고 안 좋아도 가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쓸 것도 없으면서.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글쓰기를 말하는 책 자주 안 보는데 한권 샀다. 아직 못 봤지만. 그 책 《쓰는 몸으로 살기》(김진해) 나왔을 때 제목 보고 이런 게 나왔구나 했다. 라디오 방송에서 그 책 말하는 걸 듣고 한번 봐도 괜찮겠다 싶어서 샀다.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건 10분인가 15분인가 쉬지 않고 글쓰기였다. 그 말 처을 들은 것도 아닌데 그때는 왜 나도 해 보고 싶다 했을까. 나탈리 골드버그가 한 말이기도 하구나. 다른 사람도 시간을 정해두고 쓰라는 말했을 거다. 그렇게 쓰면 늘 같은 것만 쓸 것 같다. 일기처럼 말이다. 아직 10분이나 15분 동안 글쓰기 안 해 봤다. 책을 한번 본 다음에 해 볼 만한 게 있으면 해야겠다.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나도 없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있는 게 낫겠지. 책을 읽고 글쓰기는 늘 할 거기는 하다. 운동도 조금 해야 할 텐데, 걷기. 얼마전에는 달리기를 해 볼까 잠깐 생각했다. 밖에서 달리지 않고 집에서 제자리에서 달리기. 오래전에 그렇게 해 봤는데. 생각만 하고 안 할지도. 걷기라도 자주 해야겠다. 죽을 때까지 다른 사람 도움 받지 않고 나 스스로 걷고 싶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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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바다





하늘에 펼쳐지는 구름 바다는

나타나기도 사라지기도 해


바다에선 헤엄쳐도

구름 바다에선 헤엄치지 못해


사람은

구름 바다에 닿지도 못하는군


새는 가끔 구름 바다를

헤엄치고 나아갈지도


구름 바다는

새하얗기도

먹을 풀어놓은 듯 잿빛이기도

때로 지는 해에 붉게 물들기도 해


하늘 한번 올려다 봐

어떤 구름 바다가 나타났는지

구름 바다가 없을 땐

파란 하늘을 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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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씨





1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해

불조심은 자꾸 해도 모자라

넘치게 해야 해




2


마음속 불씨는 꺼뜨리면

안 되지

그건 꺼져도 다시 나타날까


꺼졌다 여긴

마음속 불씨는 잘 꺼지지 않기도 해

잊고 지내면 불쑥 빛을 내지


불씨에 바람을 불어넣어

좀 더 타오르게 하면 좋을 텐데

그건 또 어렵지

꺼지지 않을 만큼만

바람을 불어넣어도 괜찮을 거야


마음속에 불씨가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조금 낫겠지

자신을 살아가게 해주는

작은 불씨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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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31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1-04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25-12-31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하듯 마음의 불씨는 안 꺼졌는지 다시 봐야겠어요.
날이 많이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선 2026-01-04 18:21   좋아요 1 | URL
꺼진 불은 다시 보고 아주 끄도록 해야겠습니다 마음의 불씨는 아주 꺼지지 않게 하면 좋을 듯해요 꼬마요정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march 2025-12-31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불씨는 살려두고, 나쁜 불씨는 확실하게 꺼버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희선님 벌써 2025년 마지막 날이네요. 올 한해도 감사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선 2026-01-04 18:22   좋아요 0 | URL
마음의 불씨가 좋은 것뿐 아니라 나쁜 것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나쁜 건 끄면 좋을 텐데, 사람은 그런 거 더 꺼뜨리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끄지 못한다면 아주 커지지 않게 조심해야겠습니다

march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6-01-01 1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망, 열정이 마음속에서 작은 불씨로 살아 있으면 좋겠어요. 큰 불씨보다 좋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희선 2026-01-04 18:30   좋아요 0 | URL
큰 불씨보다 작은 불씨... 작은 불씨는 오래 갈 것 같습니다 열망 열정... 언제까지나 꺼지지 않으면 좋겠네요

페크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풀벌레 소리





여름에 들리는 매미 소리는

더운 느낌을 주지만,

여름이 얼마 남지 않은 밤에 들리는

풀벌레 소리는 시원한 느낌이야


여름이 다 가지 않아

조금 더운 밤이어도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

서늘한 가을이 온 듯해


부지런한 풀벌레야

풀벌레가 가을을 부르는 걸까

가을은 풀벌레 소리를 듣고 찾아오는 건지


풀벌레는 노래로 가을을 부르고

가을은 풀벌레 소리를 듣고

길을 잃지 않고 우리를 찾아오는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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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6-01-01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을 좋아하는데, 어제는 어찌나 춥던지 찬 공기에 두 귀가 잘려 나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순간 여름이 그리웠죠.ㅋㅋ

희선 2026-01-04 18:00   좋아요 0 | URL
다른 겨울보다 덜 추운 것 같은데, 밤에는 많이 춥네요 낮에도 바람이 차가워서 춥겠습니다 여름은... 한국은 겨울은 짧아지고 여름은 길어졌다고 합니다


희선
 
친절한 유령 도마뱀 그림책 5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스기타 히로미 그림, 인자 옮김 / 작은코도마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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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친절한 유령》에 나오는 노노코가 사는 집은 오래되고 기울었습니다. 집이 기울면 위험해서 못 살 것 같은데 할아버지 엄마 아빠 그리고 노노코는 오래된 집에 살았군요. 비가 새고 바람이 불면 흔들리기도 했나 봐요. 오래된 집을 할아버지는 ‘골동품’이다 하고 아빠는 ‘위험한 집’, 엄마는 ‘낡은 집’이다 했어요. 마을 사람은 ‘유령이 나오는 집’이다 했답니다. 사람이 사는 집을 유령이 나오는 집이다 하다니.


 마을에는 노노코 또래가 많았지만, 아이들은 노노코와 놀지 않았어요. 노노코를 유령이다 하면서 따돌렸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바빠서 그걸 몰랐지만, 할아버지는 노노코가 혼자 논다는 걸 알았어요. 노노코는 아이들이 자신을 유령이다 하는 걸 안 좋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건 다행이죠. 노노코는 자기 혼자만 유령이어서 좋다고 했어요. 혼자 노는 것보다 아이들과 노는 게 재미있을지. 어릴 때는 또래 친구와 어울리기도 하는 게 좋기는 하겠네요.


 할아버지는 노노코한테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주는 친절한 유령이 되라고 해요. 할아버지가 그런 말을 하다니. 어느 추운 밤, 집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노노코는 집이 오래돼서 난 소리겠지 했는데, 그건 할아버지가 쓰러진 소리였어요. 다음 날 의사가 할아버지 방에서 나오고 아빠와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노노코는 할아버지 방으로 갔어요. 할아버지는 노노코한테 자신은 곧 죽고 하늘 별이 된다고 했습니다. 노노코는 그것도 좋게 여겼습니다. 노노코가 처음 알게 된 죽음이겠네요.


 숨을 후우 길게 쉬고 할아버지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빠는 여기저기에 전화를 했어요. 사람들이 집으로 찾아왔어요. 노노코는 할아버지 말처럼 친절한 유령이 되겠다고 하고 장례식 때 할아버지 관에 눈을 넣어뒀어요. 그건 장난이 아니고 할아버지를 마중 온 눈이 밖에 와서 그런 거였어요. 노노코는 자기 나름대로 친절한 유령이 되려고 애썼는데, 노노코가 한 일은 아빠를 조금 화나게 했어요. 아빠는 다 장난으로 여긴 거죠. 집이 기울어서 방석이 움직이는 걸 보고 노노코는 방석에 접착제를 발랐어요. 스님은 바닥에 묻은 접착제를 밟고 발이 붙어서 넘어졌어요. 집 균형을 잡으려고 노노코는 할아버지가 모은 돌을 집 가운데 모아뒀는데, 아빠가 돌에 걸려 넘어졌어요. 집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집이 아예 무너졌어요. 사람들은 모두 집에서 나갔습니다.


 장례식장이 아수라장이 됐네요. 집이 무너져서 노노코네 집을 새로 지었어요. 새 집에 살게 되고 노노코한테는 친구가 생겼어요. 노노코는 친구를 사귀게 되어 좋았지만, 조금 쓸쓸하기도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없어서기도 하고, 이제 유령이 아니기도 해서겠습니다. 가끔 아이가 엉뚱한 일을 하는 걸 책에서 보기도 하는데, 아이가 하는 게 다 장난은 아니겠습니다. 아이 나름대로 도움을 주려고 하는 거겠지요. 그걸 알아봐야 할 텐데. 노노코 아빠는 노노코가 한 여러 가지를 장난으로 여겼어요. 할아버지는 달랐을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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