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이탈리아

 

  아트인문학 여행

      - 이탈리아를 거닐며 르네상스 천재들의 사유를 배우다

  김태진, 백승휴

  카시오페아  2015년 05월 25일

 

 

 

 

 

 

 

 

 

 

 

학교 다닐 때 르네상스라는 말 들었지만 이게 뭔지 잘 모른다. 생각나는 건 ‘문예부흥기’라는 말이다. 이건 무슨 과목에서 배웠을까. 역사일까, 미술이까. 르네상스는 14~16세기에 일어난 문화운동으로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유럽 여기저기로 퍼져갔다고 한다. 그전에는 고딕 양식이었나. 이건 건축이 그랬다고 해야겠다. 르네상스 좀더 자세하게 봐야 했는데 앞에 것만 조금 보고 말았다. 책 볼 때도 조금 아는 게 있으면 더 나을 텐데. 이런 생각한 게 처음이 아니구나. 우리나라도 여러나라로 나뉜 때가 있었다. 르네상스가 일어난 이탈리아도 한나라가 아니었다. 로마가 무너지고. 이탈리아에서 르네상스가 일어났을 때 우리나라는 조선이었을까. 다른 나라를 봐도 우리나라는 그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 해도 시대나 조금 알고 다른 건 잘 모른다. 얼마전에 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4》에도 비슷한 때가 나온다. 거기에서는 한때가 아니고 더 긴 시간을 다뤘다.

 

이 책을 보기 전에 한 생각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이제는 세계 어디든 갈 수 있어서 이런 책이 나오는구나다. 아주 예전에도 바다를 건너 다른 나라에 갔다온 적 있겠지만 그때 기록은 별로 없는 듯하다. 지금은 우리나라 곳곳뿐 아니라 아주 먼 나라까지 다녀오는 사람 많다. 이곳에서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즐거움과 놀라움이 있을 듯하다. 좋아하는 주제를 정해 거기에 집중하는 여행 괜찮을 것 같다. 아는 사람 없고 조용한 곳에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도 괜찮겠지. 이건 말 그대로 쉼이구나. 무엇인가 배우기 위해 떠났다 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다른 나라에 자주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평생에 한번밖에 못 간다면 이것저것 많이 보고 오고 싶겠다. 먼저 공부하고 가면 더 잘 볼 수 있을지도. 이건 주제를 정했을 때겠다. 그저 마음 편하게 보내고 오고 싶을 때는 그냥 가도 괜찮겠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지만. 내가 게을러서 이런 말을 하는구나. 알고 가서 잘 볼 수도 있겠지만 모르고 가서 보는 놀라움이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러면서 앞에서 르네상스가 뭔지 잘 몰랐다고 했구나. 이 말을 모르는 아쉬움 때문에 한 건지도.

 

여기에서 가는 곳은 이탈리아 피렌체, 밀라노, 로마 그리고 베네치아 네 곳이다. 피렌체에서 브루넬레스키와 보티첼리, 밀라노에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로마에서는 미켈란젤로 부로나오티, 베네치아에서는 티치아노를 만난다. 네 도시 다섯 사람이지만 가까이에 있었던 사람 이야기도 있다. 브루넬레스키는 처음 듣는 이름이다. 이 사람은 금은세공과 조각을 했는데 건축을 배우기로 하고 로마로 갔다. 그때는 건축을 배우려면 프랑스로 갔는데 브루넬레스키는 고대 로마 건축을 혼자 공부했다. 그것도 열일곱 해나.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 공부할 곳도 마땅하지 않았는데 거기에 뛰어들다니 대단하다. 브루넬레스키는 두오모 성당 쿠폴라(돔)를 짓고 두오모 성당을 마무리했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은 다 짓기까지 150년이 걸렸다. 지금은 건물 겨우 몇달 만에 뚝딱 지어내는데 예전에는 꽤 오래 걸렸다. 어떤 나라 성당은 아직도 짓고 있던가. 그렇다 해도 일백만년 뒤에는 없을지도(이런 생각을). 브루넬레스키와 관계있는 사람은 조각가 도나텔로, 원근법으로 그림 그린 마사초, 건축가와 예술이론가인 알베르티가 있다. 원근법 이때 처음 쓴 건가보다. 브루넬레스키가 원근법을 마사초한테 가르쳤다고 한다.

 

보티첼리는 종교 그림을 많이 그리던 때 고대 신화를 그렸다. 신화 그림 그린 게 이때가 처음일까. 보티첼리가 여러가지 할 수 있었던 건 메디치 집안이 도와줘서다. 아는 사람은 알지도 모르지만, 나는 ‘메디치’라는 집안 잘 몰랐다. 얼마전에 다른 책에서 <동방박사의 행렬> 봤는데, 거기에 메디치 집안 이야기가 짧게 나왔다. 여기에도 다 알만큼 나온 건 아니다. 메디치 집안은 귀족이 아니어서 시민이 좋아했다고 한다. 코모시 데 메디치와 손자 로렌초는 예술가한테 도움을 주었다. 지금은 그것을 투자라고 하겠지. 예술은 잘될지 안 될지 알 수 없는 거다. 그래도 메디치 집안은 그것을 믿은 듯하다. 피렌체는 아직도 17세기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지금 21세긴데. 거기에는 건물을 새로 짓지 못한다. 피렌체에 가면 17세기로 시간여행 간 것 같을지도(17세기가 어땠는지 모르는데).

 

밀라노는 지난날과 지금이 함께 있는 도시다. 여기에도 두오모 성당이 있다. 이곳 두오모 성당은 다 짓기까지 오백년이 걸리고 세상에서 세번째로 큰 성당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피렌체 작은 마을에서 서자로 태어났다. 예술가한테 신분이 뭐 중요한가 싶지만 이때는 아주 상관없지 않았다. 다 빈치는 자기 능력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간 곳이 밀라노다. 다 빈치는 그림을 완벽하게 그리려고 했다. ‘빈 틈없이 완벽하게’ 하는 말과는 좀 다를지도 모르겠다. 다 빈치가 그림에 담으려고 한 것은 그리려는 대상이 가진 본질인 듯하다. 그림 그리기 전에 적는 게 아주 많았다. 관찰하고 생각한 다음에 그림을 그렸나보다. 천재라고 해도 애쓰지 않은 게 아니다. 이건 로마로 간 미켈란젤로도 마찬가지다. 미켈란젤로는 다 빈치보다 좋은 집안에서 나고 로렌초 눈에 띄어 양자처럼 지내기도 했다. 그 시간이 그렇게 긴 건 아니었다. 미켈란젤로는 조각뿐 아니라 그림과 건축도 했다.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는 그리기 싫었지만 결국 그려서 대단한 작품이 되었다. 보티첼리는 아름다운 성모를 그리고 미켈란젤로는 아주 젊은 성모를 조각했다.

 

베네치아는 열려 있고 잘 받아들여서 그것을 융합했다. 티치아노는 캔버스에 유화를 그렸다. 그전에는 나무판에 그림을 그렸다. 앞에 그림 가운데는 나무판에 그린 것도 있을까. 티치아노 제자 틴토레토는 데생과 색감을 섞어서 나타냈다. 누가 더 낫고 누가 더 잘 그렸다고 가려야 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건 잘하는 사람일 때 그렇구나. 책을 보다보니 건축, 조각, 그림은 종교 때문에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동양도 다르지 않다. 절을 짓고 불화를 그리고 불상을 만들었다. 종교와 떨어진 예술이 된 건 좀더 뒤겠지. 이 책을 보면서 나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잘 모르겠다. 이 책을 쓴 사람은 여기에서 말한 사람마다 도전, 과감한 투자, 몰입, 헌신, 개방에 이른 다시 창조하기라는 말을 했지만, 다들 남을 따라하기보다 자신의 것을 하려고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거 하나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쿠바, 잘 모르는 나라

 

  쿠바, 혁명보다 뜨겁고 천국보다 낯선

  정승구

  아카넷  2015년 06월 15일

 

 

 

 

 

 

 

 

 

 

 

 

제목에 쿠바를 잘 모른다고 했는데, 내가 잘 아는 나라 별로 없다. 다른 나라만 모르는 게 아니고 우리나라도 잘 모른다. 누군가는 지도를 보면서 자신이 모르는 곳을 상상하기도 한다는데 나는 그런 거 거의 안 해봤다. 다른 곳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아서겠지. 쿠바가 어디에 있는지 자세히 모른다. 쿠바가 섬이라는 것을 안 지 오래되지 않았다. 예전에 본 어떤 책에 그런 말이 나와서 알았다. 일본도 섬나란데 어쩐지 쿠바는 일본하고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둘레 나라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다. 쿠바는 스페인 지배를 받다 다음에는 미국에 간섭을 받았다. 그게 200년쯤이라고 한다. 스페인은 여러 나라를 지배하기는 했다. 그것 때문에 지금 스페인말 쓰는 나라가 많은 건지도. 예전에 본 책에서 영어 다음으로 많이 쓰는 말이 스페인말이라고 했다. 평면으로 된 지도를 보면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이 아주 멀다고 생각한다. 실제는 바로 옆인데, 그래서 나온 게 지구본이겠지. 늘 그런 건 아닌데 잘 모르는 곳이 있으면 지도가 보고 싶기도 하다. 생각만 하고 찾아보지 않았다.

 

이 책을 보기 전부터 그저 쿠바에 다녀온 이야기가 아니리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정말 그랬다. 쿠바 하면 생각나는 사람은 체 게바라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도. 체 게바라는 쿠바 혁명을 이끈 사람으로만 안다. 어쩌다 보니 체 게바라 평전 보기는 했는데 잘 못 봤다. 천식이 있고 의사가 되려고 공부하고 남아메리카를 돌아보았다는 것밖에. 평전에서 봤을 텐데 잊어버린 게 있다. 그것은 체 게바라가 태어난 곳은 쿠바가 아닌 아르헨티나라는 거다. 체 게바라가 쿠바에서 혁명을 일으킨 건 쿠바만 생각한 건 아니었나보다. 체 게바라가 사회주의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 공산당 사회주의가 그렇게 나쁜 건 아닐 텐데, 우리나라가 남과 북으로 나뉘면서 공산당 사회주의를 나쁘게 말해서 그것을 믿은 때도 있었다. 하지만 공산당 사회주의도 완벽한 건 아니라 생각한다. 세상에 완벽한 건 없지만. 사람이 하나만 생각하고 그것만 옳다고 여기면 안 되는데.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가 만나 혁명을 일으켰지만 한쪽으로 치우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체 게바라 때문에 바뀐 건 교육과 의료다. 쿠바에서는 교육과 의료에 돈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는 의료보험제도 때문에 살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나는 병원에 거의 안 가서 잘 모르지만.

 

쿠바에는 체 게바라와 함께 피델 카스트로가 있다. 체 게바라는 죽었지만 피델 카스트로는 아직도 살아있다. 피델 카스트로의 독재가 영조가 왕으로 지낸 시간과 비슷하다고 한다. 피델 카스트로는 죽을 고비를 많이 넘겼다. 이 사람 잘 모르지만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다. 이 말을 여기에서 하다니.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를 다스리면서 굶주리는 사람은 없게 됐지만 딱 그것뿐이었다. 평등주의 때문에 돈을 많이 버는 일이 별로 없다. 이게 동성애자한테는 좋지 않았다. 혁명을 했을 때 많은 사람을 죽였다. 그 안에는 억울한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피델 카스트로가 오랫동안 독재정치를 하다니 어쩐지 대단하다. 미국한테 지배받지 않기 위해 애썼다. 미국하고 사이가 안 좋았는데 앞으로는 미국하고도 잘 지내려고 한단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거리가 있어서 미국 식민지까지 되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세계에는 다른 나라 지배를 받다가 독립한 나라가 많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 이야기는 쿠바에서 할 수 없다. 자본주의에 지배받지 않아 느슨한 듯 보이지만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없기도 하다. 이 책 한번 보고 이런 말을 하다니. 어쩐지 쿠바가 북한보다 좀 나을 것 같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자주 쓸 수 없지만 쿠바에서는 인터넷을 쓰게 했다. 중국은 페이스북 같은 데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이건 북한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쿠바에서는 운동선수를 잘 키운다. 예술가도. 전에 EBS에서 그런 다큐멘터리 보려다 말았는데. 발레를 하려는 쿠바 여자자이 이야기였다. 쿠바에는 세계에 이름이 잘 알려진 발레리나가 있다. 그 사람이 있어서 쿠바에는 발레리나 꿈을 가진 아이가 많을지도. 야구도 꽤 잘하는가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우리나라한테 졌지만. 그걸 보거나 알았던 것도 아닌데. 쿠바 사람은 다른 남아메리카 사람과는 다르게 여유롭고 평화주의라고 한다. 이건 섬이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 싶기도.

 

우리나라 사람은 예전에 속아서 멕시코에 갔다. 멕시코에 간 사람 가운데 그곳을 떠나 쿠바로 간 사람도 있단다. 쿠바에는 조선에서 건너간 사람 후손이 일천명쯤 산다. 쿠바에는 그곳을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공부를 해도 쿠바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얼마 없어서다. 사람은 굶지 않는 것만으로 채울 수 없는 게 있다. 돈이 있는 사람은 미국으로 가기도 하지만 돈 없는 사람은 어렵다. 가짜 국제결혼으로 떠나기도 한단다. 이것도 돈이 있어야 하겠구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 같기도 하지만 그것을 지루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다. 쿠바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쿠바는 헤밍웨이가 가서 살기도 했다. 헤밍웨이한테 알코올 의존증과 망상증이 있었다는 건 처음 알았다. 헤밍웨이가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했는데, 이제야 의문이 조금 풀렸다.

 

 

 

*더하는 말

 

앞에서 우리나라가 미국 식민지까지 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 책을 볼 때는 잘 몰라서 그런 말을 했다. 나중에 다른 책에서 우리나라가 독립한 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금 보았다. 그것만으로 다 안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미국은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려고 계획했던 것 같다. 지금 우리가 진정 미국 지배를 받지 않고 산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전히 미국 눈치를 보는 것 같으니 말이다. 쿠바가 앞으로 바뀐다고 한다. 지금까지 미국한테 영향을 덜 받았는데, 쿠바 젊은이는 미국을 좋아한단다. 미국이 아주 나쁘다 말하기 어렵겠다. 미국 사람이 다 나쁜 건 아니니 말이다. 나라보다 사람을 생각해야겠다.

 

 

 

희선

 

 

 

 

☆―

 

쿠바는 공산당 사회주의 체제여서 거의 모든 인민이 공무원이고, 그들은 모두 넉넉지 못한 월급으로 살아간다. 의사, 교사, 판사, 경찰, 야구선수 모두 봉급이 비슷비슷하다. 이런 평등 때문에 사회, 경제문제가 많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쿠바에는 적어도 아이를 사랑하지 않거나, 교육의 사명감이 없는 사람이 선생이 되는 경우는 없다.  (330~331쪽)

 

 

 

 

 

올해 나온 크리스마스 씰은 이렇습니다 케이 리그 12개 구단 마스코트예요

한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를 지나오면서 좋은 것보다 안 좋은 것만 늘어난 듯한 느낌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지만, 찾아보면 좋은 것도 있겠네요 그걸 찾아야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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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1
EBS 역사채널ⓔ.국사편찬위원회 기획 / 북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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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말은 잊지 않고 알아야 한다는 거다. 지나간 시간이지만 지금을 사는 사람한테 거울 같은 게 아닐까 싶다. 나라처럼 큰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생각해도 그렇다. 어제가 있어서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어서 내일이 있다. 어제 잘못을 고치는 오늘이 되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다 잊어버리는 건 아니지만 잘못한 것을 잊어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기도 한다. 개인이 이런데 나라라고 다를까. 나라도 잘못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그 일이 다시 일어난다. 우리 역사에도 그런 일이 있다. 전쟁 때문에 여자가 겪은 일, 왕이 백성을 버리고 달아난 일. 고려에서는 중국에 여자를 공녀로 보내고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로 여자들이 많이 끌려갔다. 청은 돈을 받고 여자들을 돌려주었다. 그렇게 돌아온 여자를 환향녀(還鄕女)라고 했다. 이 말은 시간이 흘러서 서방질한 여자란 뜻인 ‘화냥년’으로 바뀌었다. 일제강점기 때는 여자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다시 돌아와도 제대로 살기 어려웠다.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제자리다. 일본은 그 일을 인정하지 않았구나. 언제쯤 자신들 나라가 잘못한 일을 깨달을까. 일본에 그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닐 거다. 역사를 제대로 알고 올바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우리나라가 늘 해만 입은 건 아니다. 고려는 불교사회여서 고기를 잘 먹지 않았다. 소와 돼지를 잡는 사람은 북방 유목민이었다. 백정이라는 말은 본래 농사짓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한다. 이거 처음 알았다. 이 말도 시간이 흘러서 소와 돼지 잡는 사람만 가리키고 그 사람들을 차별했다. 그때도 인종차별이 있었다. 그러면서 양반은 고기를 즐겨먹다니. 그때 차별이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한테 옮겨간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차별이라는 것은 없어지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참. 나라고 아무 거리낌없이 다른 나라 사람을 대할 자신은 없지만, 다 같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일본은 사진으로 조선사람이 야만스럽고 미개하다는 인상을 만들었다. 그런 사진을 서양과 일본에 퍼뜨렸다. 사진이 있는 그대로만 보여주지 않는다는 거 알아야겠다. 그것을 찍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인상일 때도 있다는 거. 통신사가 일본에 갔을 때는 달랐는데, 그건 더 예전 일이구나. 그런 관계를 죽 이어왔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왜나라 무사로 조선에 쳐들어온 사야가는 그 싸움이 잘못됐다 여기고 조선에 귀화했다. 전쟁이 끝나고 사야가는 김충선이 되었다. 이 이름 한번쯤 들어본 것도 같은데 정말 들어본 건지 잘 모르겠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뿐 아니라 조선을 위해 싸운 사람 많았을 거다. 광해군은 그때 왕세자가 되어서 싸움터를 다니면서 백성을 살펴보았다. 나중에 왕이 되고는 중립 외교를 펼쳐서 조선이 전쟁터가 되는 걸 막았다. 북쪽에서는 정문부가 의병을 이끌고 가토 기요마사 부대와 싸워 이겼다. 그 일을 북관대첩비에 새겼는데 일본이 러시아와 싸울 때 일본으로 가져가서 야스쿠니 신사 한구석에 두었다. 그 뒤 일백년이 지나서야 우리나라, 정확하게는 북한 함경도에 돌아왔다. 사야가 김충선 이야기는 어쩌면 처음 안 건지도. 이번에 제대로 안 것이라고 해야 할까. 그것을 보니 그때 조선에 귀화한 일본 사람 많았을 것 같다. 일본에 끌려간 조선 사람도 많았다. 임진왜란, 정유재란이 끝나고 일본에서는 조선과 잘 지내려고 했다. 처음에는 조선에서 끌려간 포로를 데리고 오다가 시간이 갈수록 문화교류로 바뀌었다. 통신사는 200년 동안 열두번 일본에 다녀왔다. 그 길 그렇게 쉽지 않았을 텐데. 통신사로 가게 된 사람 가운데는 가기 싫어한 사람도 있었을지도. 그래도 누군가한테는 좋은 기회가 됐다. 김명국 그림은 조선사람보다 일본사람이 더 좋아했다.

 

조선이 왕이 있고 신하가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예전에 국사 시간에 조선에 무엇무엇이 있다는 말 들었는데. 대간은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었다. 대간 말을 잘 듣는 왕도 있지만, 말을 못하게 한 왕도 있었다. 연산군은 역사가 두렵다고 했으면서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나는 조선에 제대로 말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 별로 없었다고 생각했는가보다. 그럴 수가. 사관은 왕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다 적었다고 한다. 사관 생각도. 사관이 쓴 사초는 왕이 죽은 다음에 실록을 쓰고 물로 씻었다. 조선왕조실록이 그렇게 대단한 건지 몰랐다. 그저 왕조 기록이겠거니 했다. 그게 있어서 우리가 지금 조선을 알기도 하는구나. 조선왕조실록에는 정치, 경제, 법률, 교통, 천문, 음악, 과학에 걸쳐 그때 사람을 담았다. 왕은 그것을 볼 수 없었다. 죽은 왕 실록은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그것도 못 보다니. 도움이 되는 것은 《국조 보감》으로 정리했다. 왕은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니 왕이 잘못하지 않게 하는 장치가 있어야 했다. 그런 게 있어도 폭군이 된 연산군도 있지만. 광해군은 동생과 인목왕후를 잘 대했다면 좋았을 텐데. 자신의 왕권을 지키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을지도.

 

우리가 일본 때문에 근대로 들어서지 않고, 흥선대원군이 잘 생각해서 미국과 수교를 맺었다면 좀 나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지구촌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만 생각하지 않고 둘레 나라와 세계를 다 생각해야 한다. 어디든 자기 나라만 잘살려고 하지 않아야 할 텐데. 기록은 있는 그대로 잘 해야 한다. 좋은 기록을 남겨야 할 텐데, 그리 좋은 것만 남지 않을 듯하다. 역사 더 자주 알려고 해야 하는데 가끔만 보는구나. 가끔이라도 보면 기억에 남기도 한다. 얼마전에 달력 생각했는데 세종은 중국에서 받은 달력, 그러니까 시간이 중국과 우리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우리 시간을 알려고 애썼다. 일본과 우리나라 시차 없다고 알았는데 실제는 도쿄와 30분 차이 난다고 한다. 세계화 나쁘지 않지만 우리 것도 마음 썼으면 좋겠다.

 

 

 

*더하는 말

 

첫번째 것을 보고 썼는데 이것보다 먼저 세번째 책을 보았다. 두권을 건너뛰어 세번째 것을 가장 먼저 보다니. 세번째 것에는 다른 책에서 본 것이 좀 나왔다. 조선후기 과거제도나 사람들한테 책을 읽어주고 다니는 전기수 이야기. 조선시대에 아주 많았던 호랑이가 일제강점기 때 다 사라져버린 일. 세번째와 첫번째를 보고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때 이야기가 많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세번째에는 고려청자 이야기와 신라 유리병 이야기가 나온다. 다른 시대 이야기도 조금 있구나. 교육방송(EBS)에서 하는 <역사채널 ⓔ>는 한번도 본 적 없다. 긴 글이 나오기 전에 조금 큰 글자로 짧은 글이 나오는데 그건 방송에서 하는 것처럼 쓴 거 아닐까 싶다. 거기에는 그림이나 사진을 함께 실었다. 두번째는 아직 못 봤는데 언제 볼 수 있을지. 재미있어서 보고 싶기는 하다.

 

 

 

희선

 

 

 

 

☆―

 

사진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 눈앞에 있는 이미지가 현혹시키는 힘을 꿰뚫어보는 것이다. 우리는 사진에서 피사체보다 먼저 보이지 않는 눈길, 카메라 뒤에 선 이들 눈길을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때 비로소 참된 것을 볼 수 있다.  (2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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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부터 써야지 생각하고 자꾸 미루다 못 썼습니다. 꼭 써야 하는 것도 아니군요. 그런 건 써서 뭐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쓰자, 쓰지 말자 하는 생각이 왔다 갔다 했지요. 앞부분 조금 썼다가 지웠습니다. 글이 우울해서. 요새 좀 우울해서 만화영화(애니메이션)를 봤거든요. 그 이야기가 하고 싶었습니다. 꼭 우울해서 만화영화를 보는 건 아니고 일본말을 듣기 위해서 봅니다. 한때 만화영화만 봐서 그림이 아닌 진짜 사람도 봐야겠다 하고 일본 드라마를 조금씩 보기도 했어요. 저는 드라마보다 만화영화가 더 재미있습니다. 말도 훨씬 잘 들리고 그림이 마음 편하다고 할까. 만화영화는 어릴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그때는 우리말로 들었지요. 어릴 때 왜 밤에는 만화영화 못 볼까 했습니다. 지금은 보려고 하면 볼 수 있군요.

 

새로운 걸 본 건 아니고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봤다고 해야겠네요. 예전에 처음 봤을 때는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했는데, 여러번 보고 성우를 안 다음에야 잘 듣기도 했습니다. 만화영화를 보면서 성우는 누굴까 하면서 찾아본 적도 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는군요. 성우와 그 사람이 어떤 것을 했는지 잘 정리된 홈페이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그것을 복사라도 해서 다른 곳에 저당해뒀다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지금 드네요. 전에는 성우 이름 많이 외웠는데, 한동안 별로 생각 안 해서 많이 잊어버렸습니다. 아는 목소린데 하다가 이름 겨우 떠올리기도 합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 이름은 거의 모릅니다. 얼굴과 목소리로 기억하는군요. 일본 성우는 거의 연예인이더군요. 우리나라 성우도 노래 잘할 테지만, 일본 성우는 거의 노래도 합니다. 만화영화를 만들면 거기에 나오는 캐릭터 노래를 하고, 주제곡을 부르는 사람도 있고 라디오 CD(드라마에 가까운)가 나올 때도 있습니다. 성우와 가수를 함께 하는 사람도 많아요. 일본에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걸 해도 잘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전에 본 만화영화는 <금색 코르다>예요. 이것을 보니 <노다메 칸타빌레>가 보고 싶어지더군요. 둘 다 음악과 관계있는 거네요. <금색 코르다>는 히노 카호코라는 여자아이가 학교에서 열리는 음악 콩쿠르에 나가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바이올린과 음악을 좋아하게 되는 이야깁니다. 카호코가 다니는 학교는 일반과와 음악과가 있어요. 그곳을 지은 사람은 오래전에 음악의 요정을 구해주었는데, 그 요정이 학교에 음악의 축복을 내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사람들은 요정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도 가끔 요정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는데 그때 음악 콩쿠르가 열린다는 종이 울립니다. 히노 카호코는 일반과 학생인데 요정을 봤습니다. 카호코는 지금까지 악기를 배운 적 없습니다. 요정 리리가 카호코한테 마법의 바이올린을 주고 그걸로 연주하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콩쿠르에 나가지만, 자신은 진짜가 아니다 하는 생각을 합니다. 카호코가 열심히 연습하고 잘 하려고 하지만, 처음처럼 음악을 즐기는 마음이 없어지고 바이올린 줄은 끊어집니다. 음악 좋아해도 자기 실력이 늘지 않으면 괴로워질지도 모르겠네요. 카호코는 바이올린을 그만두려고 했는데, 자신이 바이올린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그때는 마법이 사라진 보통 바이올린으로 자기 나름대로 연주합니다. 그렇게 연주하는 음악도 모두 좋아하더군요.

 

카호코만 다른 사람 때문에 음악을 좋아한 건 아닙니다. 다른 사람도 카호코 때문에 전과는 달라집니다. 카호코는 아주 잘하지 않지만 카호코만의 음악이었거든요. 그런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카호코 이야기밖에 안 했네요. 콩쿠르에 나오는 사람 가운데는 여자아이도 하나 더 있지만 다른 사람은 다 남자아이예요. 악기도 저마다 다릅니다. 바이올린, 트럼펫, 플루트, 첼로, 오보에, 피아노. 이거 처음 봤을 때 저도 바이올린 연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어렸을 때 잠깐 배운 건 피아논데 더 배우지 못해서 지금도 아쉽습니다.

 

코르다는 이탈리아 말로 현이라는 뜻이고 인연이라는 뜻도 있다고 합니다. 카호코는 음악으로 여러 사람을 만나서 자기 세계가 넓어졌다고 하더군요.

 

 

 

 

 

클래식이 멋지다는 것을 알게 해준 것은 <노다메 칸타빌레>예요. 칸타빌레는 노래하듯이 라는 뜻으로 노다메가 그런 식으로 피아노를 치는군요. 노다메는 피아노를 잘 치고 재능도 있지만 악보를 보고 피아노를 치기보다 듣고 외워서 쳤습니다(그렇게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일 텐데. 귀가 아주 좋은 거죠. 예전에 본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도 그런 식으로 나온 것 같네요). 그것도 마음가는대로. 그게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노다메는 피아노 치는 걸 그저 좋아했습니다. 피아니스트가 되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치아키 신이치를 만나고 치아키와 함께 있으려면 지금과 같으면 안 된다 생각합니다. 나중에 치아키와 파리에 가서 공부해서 대학에 다닐 때와는 달라집니다. 그래도 노다메가 가진 개성(대단함)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들 노다메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생각하더군요. 노다메라고 했는데, 이건 노다 메구미를 줄인 말입니다. <노다메 칸타빌레>에서도 노다메뿐 아니라 다들 자랍니다. 노다메한테 영향을 받는 사람도 있고, 치아키한테 영향 받는 사람도 있고 서로가 서로한테 영향을 주고받더군요. 치아키는 지휘자가 꿈인데 피아노뿐 아니라 바이올린 연주도 아주 잘합니다. 파리에 가서는 지휘자 콩쿠르에 나가서 1등 합니다.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음악 콩쿠르에서는 자유롭게 연주할 수 없더군요. 악보대로 연주해야 한답니다. 그렇다고 해도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소리가 다를 듯합니다. 노다메가 치는 피아노는 다들 즐겁게 듣고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나오니까 그런가보다 했네요. <노다메 칸타빌레>에서는 피아노곡뿐 아니라 오케스트라 음악도 들을 수 있습니다. 잠깐 나오지만 좋더군요. 만화에서는 음악을 들을 수 없지만, 만화영화에서는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는 못 봤지만 이건 드라마로도 만들었군요.

 

 

 

 

 

재미있게 본 만화영화가 하나 더 있습니다. <내 이야기>예요. 제목은 내 이야기여도 둘레 사람 이야기도 나옵니다. 오래 사귄 친구, 처음 사귄 여자친구. 내 이야기에 나오는 고우다 타케오는 잘생겼다기보다 남자답습니다. 타케오 친구 스나카와 마코토는 잘생겼습니다(그렇게 말해서). 여자아이들은 거의 타케오가 아닌 스나를 좋아합니다. 타케오가 좋아한 여자아이들은 스나한테 고백하는데 다 차입니다. 왜 그랬는지 고등학생이 되고서야 스나가 타케오한테 알려주더군요. 타케오가 좋아한 여자아이들은 타케오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했습니다. 스나는 그것을 들었던 거죠. 스나 참 좋은 애예요. 잘생긴 아이가 주인공이 아니어서 더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여자아이는 귀여운데 스나가 아닌 타케오를 좋아하고. 타케오가 여자한테는 인기 없지만 남자아이들한테는 인기 많습니다. 타케오와 스나의 우정도 좋습니다. 그런 친구 사귀기 어렵지 않을까 싶더군요. 말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네요. 만화여서 좀 지나친 것도 있지만, 현실과 아주 다른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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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4 - 교토의 명소, 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세번째를 보고 한해가 넘게 지나서야 마지막 네번째를 만났습니다. 책을 다 보고 나서 쓰려고 하니 떠오르는 게 하나도 없더군요. 앞에 세권 보고 어떻게 썼는지 신기합니다. 그때는 이것저것 할 말이 생각났는데, 그건 첫번째를 봤을 때였나봐요. 오래전에 한반도 사람이 왜(일본)에 건너가 문화를 전한 게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이제 그 사람들은 다 일본 사람이지만. 한반도 사람이 왜에 갔지만 그곳에서 살고 그곳 사람과 함께 새로운 문화를 꽃피웠지요. 도래인 자취가 모두 다 사라지지 않아 다행입니다. 그런 게 없었다면 이 책 나오기 어려웠겠습니다. 그때는 다른 모습으로 나왔을까요. 지금도 나라와 나라가 영향을 주고받을 테지만 그때는 더 자유롭게 오고 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바다를 건너는 건 힘들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가는 건 좀 쉬웠겠지요. 앞에서 말 조금 잘못했습니다. 나라와 나라를 자유롭게 오고 갔을 거다 한 거 말이에요. 자유로웠겠지만 쉽게 오고 가지는 못했겠네요. 탈 것이 별로 없어서. 나라와 나라를 쉽게 다닐 수 있는 건 지금이죠. 위험한 곳만 빼고 어디든 갈 수 있겠습니다.

 

저는 어디에 다녀오고 그곳 이야기를 하는 책 자주 안 봅니다(그런 책 안 보여서 안 보는 거기도 하네요). 그런 거 보면서 다른 곳이나 다른 나라가 어떤지 아는 것도 좋을 텐데. 지금 사는 이곳이 아주 좋은 건 아니지만 이곳을 떠나 다른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서 잘 안 보는가봐요. 그런 책이 아니어도 현실에서 떠나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얼마전에도 거의 같은 말을 했군요). 늘 그런 걸 생각하고 책을 보는 건 아니지만, 무의식으로 할지도 모르죠. 예전에도 한 말인데 이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처음 나오고 스무해가 넘었습니다. 예전에 우연히 첫번째를 보고 재미있게 느끼고 그 뒤에도 좀더 본 것 같기도 한데, 한동안 잊기도 했습니다. 제주도 이야기를 보고 이 책 아직도 나오는구나 했네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이 책은 남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고전이 될지도. 지금 나오는 책 가운데 오랫동안 이어질 책은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네요. 문화유산도 그렇군요. 오래전 것이 지금까지 남아서 우리가 그때 일을 생각하잖아요. 사라진 것도 많겠지만 남을 건 남기도 하겠지요.

 

 

역사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증언한다.  (10쪽)

 

 

가끔 저도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말은 하는데 열심히 찾아보지는 않습니다. 역사 공부하는 사람 아니면 늘 역사에 관심 갖기 어렵습니다. 그건 저만 그렇고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띄엄띄엄 기회가 오면 역사와 관계있는 책을 보기도 하는군요. 그때마다 새로운 것을 알아서 재미있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잊어버리지만. 거기에 나오는 게 다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의심 자주 안 하는데 하는 것처럼 말했네요. 책을 볼 때는 거기에 나온 거 거의 믿습니다. 역사나 역사와 관계있는 책 쓰는 분은 틀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처럼 잘 모르는 사람은 틀린 게 나와도 잘 모르고 그대로 받아들일 테니까요. 틀린 걸 모르는 건 공부를 게을리 한 제 탓이겠네요. 보통 사람은 유물 봐도 겉만 보지 그게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잘 모릅니다. 그것을 유홍준 같은 분이 가르쳐주는 게 아닌가 싶어요. 문화유산과 이어서 역사를 말하는 책 이것만은 아닐 것 같은데 제가 다른 건 못 만나봤습니다. 사람이 어떤 책을 처음 만나는가도 중요하군요. 제가 예전에 이 책 첫번째 것을 만나지 못했다면 쉽게 이 책 안 봤을 거예요. 지금 제가 이 책 칭찬하는 거군요(《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다예요). 아니 일본편 나왔을 때 처음 알았다 해도 봤을 겁니다.

 

시대마다 지은 절과 별궁, 그 안에 만든 정원을 이야기합니다. 정원, 건축, 역사, 선종, 다도. 책을 보기는 해도 여기 나온 걸 설명하기는 어렵겠네요. 앞에 세권 보고는 책 속에 나온 거 말했는데. 지금까지 일본 조금 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아는 건 얼마 안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로 일본 문화나 역사를 알아본 적 거의 없습니다. 그저 책을 보고 조금 알았습니다. 아는 이름은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일본 와비사비 다도를 완성한 센노 리큐 7철 한사람인 후쿠타 오리베뿐이네요. 센노 리큐는 다도 시도 썼습니다. 리큐햐쿠슈(利休百首)라고 합니다. 예전에 후루타 오리베가 중심인 만화영화를 봤는데 거기에는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센노 리큐가 나왔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거의 다도와 역사 이야기였어요. 잘 봤다면 좋았을 텐데. 일본은 역사 만화도 많이 그립니다. 그런 걸 많이 본 건 아니고 많다는 것만 아는군요.

 

예전에 천황한테 힘이 별로 없었다는 거 잘 몰랐습니다. 사카모토 료마가 나온 데서 천황한테 정권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게 생각났습니다. 정치하는 사람은 무사만이 아니고 능력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말도 한 듯합니다. 지금 민주주의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것 때문에 사카모토 료마는 같이 일을 꾸민 사람한테 죽임 당했군요. 그거 하나 때문만은 아니었을지도. 정확하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앞에서 역사 잘못 알려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하고는 제가 잘 모르면서 아는 척을 했군요. 천황한테 힘이 없어서 천황은 별궁을 짓고 정원을 만들기도 했네요. 일본에는 신이 아주 많기도 합니다. 이건 민간 신앙일까요. 불교가 활발하게 퍼질 때도 있군요. 우리나라에서 팔만대장경을 받아가다니. 아니 조선이 유교사회여서 불교와 관계있는 것을 주었다고 합니다. 우리도 그렇고 일본도 문화재를 생각하지 못한 때가 있었군요.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이 우리 문화재를 많이 가지고 갔네요. 조선시대 때도. 일본 지은원에는 고려불화와 조선초기불화가 있다고 합니다.

 

일본은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것을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잘 만듭니다. 일본 하면 아주 작은 것이 생각나는데, 작은 것뿐 아니라 아주 큰 것도 있더군요. 극과 극이 함께 있습니다. 아주 화려한 것과 아주 수수한 것도. 저는 정원은 꽃이나 나무를 심은 곳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일본에는 독특한 정원이 있습니다. 마른산수(가레이산스이)라고 하는 거 말이에요. 그건 일본에 선종이 들어오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원을 바라보고 선수행을 하는 거죠. 좋은 풍경을 바라보면 마음이 가라앉고 기분 좋아지겠지요. 용안사에는 선정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하얀 모래에 줄 같은 게 있어서 저건 사람이 만든 걸까 했습니다. 갈퀴질로 만드는 거더군요. 그건 자주 할지 한달에 한번 할지. 일본 정원은 만들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우리나라 정원은 자연스럽게 보이게 한답니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 말할 수 없는 거네요. 저마다 가진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겠지요.

 

윤동주, 정지용 시비가 교토 도시샤 대학 교정 한쪽에 있군요. 우리나라 사람이 그곳에 가면 반갑겠네요. 고려미술관을 만든 정조문은 처음 알았습니다.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나뉘지 않았을 때 일본에 갔다면 자신이 남쪽 사람인지 북쪽 사람인지 결정할 수 없겠지요. 정조문은 조선 국적이어서 우리나라에 올 수 없었습니다. 어쩐지 슬프네요. 일본에서 사는 동포들이 자랑스러워하도록 우리나라 미술품을 모아서 미술관을 만들었는데. 우리나라를 위해 애쓴 사람 가운데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분 많겠습니다. 아스카, 나라, 교토로 이어져온 일본 문화유산 이야기 이걸로 끝이네요. 문화재는 다른 데도 있을 텐데. 교토에 가장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교토가 수도였던 게 일천년이니까요.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갔을 때 조선도 돈을 썼다면 나았을 텐데요. 십년에 한번이었다 해도.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가 앞으로 좀더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한국을 싫어하고 역사를 사실과 다르게 비트는 일본 사람도 있겠지만, 역사를 제대로 알고 바로잡으려는 일본 사람도 있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합니다.

 

 

 

*더하는 말

 

220쪽, 223쪽 노무라 미술관 한자 잘못 쓰였습니다. 野村(노무라)인데 野田(노다)라고 쓰여있네요. 224쪽에 사진 있습니다. 노다(野田)라고 쓰여있어서 노무라(野村)는 어떻게 쓰더라 했네요. 읽기는 해도 쓰는 건 잘 안 해서 바로 생각나지 않았는데 사진 보고 ‘저렇게 쓰지’ 했습니다. 일본말 쓰기도 가끔 해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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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夜行 (文庫)
히가시노 게이고 / 集英社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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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에 우연히 이 책과 같은 제목 일본 드라마를 보았다. 그게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알았을 것 같다. 그 드라마를 보고 얼마 뒤에 책 《환야》를 봤으니까. 영상을 보고 그것을 잘 만들었는지 못 만들었는지 잘 아는 건 아니다. 괜찮을 때도 있고 별로일 때도 있을 뿐이다. 그래도 드라마 <백야행>은 괜찮았다(우리나라에서 만든 영화는 어땠을까). 그때 바로 책을 안 본 건 드라마가 인상 깊어서였을지도. 이 책을 보면서 드라마 안 봤다면 더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를 보고 시간이 흘렀지만 기억하는 것도 있어서다. 책을 본 다음에 드라마 보는 건 괜찮을 것 같다. 책에 없는 게 드라마에는 조금 나오니까. 책이나 드라마 가운데서 하나만 봐도 문제없겠다. 그러면서 나는 시간 차이를 두고 둘을 다 봤구나. 언젠가 책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권으로 나뉘어서 나왔지만 일본에서는 한권으로 나왔다. 지금까지 본 히가시노 게이고 책에서 가장 두껍다고 생각했는데, 《환야》도 그리 짧지 않다. 《환야》 읽었지만 생각나는 게 얼마 없기도 하다. 왜 그럴까. 그게 좀 생각나면 같이 이야기 해도 좋을 텐데. 하나만 말한다면 둘 다 제목에 ‘밤’이 들어간다. 보통 사람처럼 낮을 살 수 없는 사람 그리고 나쁜 여자.

 

책 《환야》를 보고 그것과 관계있는 글이 없을까 찾아본 적 있다. 아니 그 책 때문은 아니었을지도. 한때 인터넷에서 일본 작가 인터뷰 같은 걸 찾아보았다. 일본말을 우리말로 옮겨볼까 하고. 그것도 있지만 일본 작가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그때 히가시노 게이고도 찾아봤는데 그게 《환야》와 관계있었던 것 같다. 그런 글 찾기만 하고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 《환야》가 나왔을 때 히가시노 게이고가 한 짧은 인터뷰 글은 조금 봤다. 거기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백야행’과 ‘환야’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다. 나쁜 여자 이야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스칼렛 같은. 그런데 스칼렛이 그렇게 나쁜가. 스칼렛 알지만 책은 제대로 못 봤다. ebs 라디오 방송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읽을 때 잠깐 들었다. 그걸 듣고 느낀 스칼렛은 자기 마음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깨달았을 때는 늦어버린.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이 책 속에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떤 두 사람을 잇는 중요한 실마리다. 드라마를 먼저 안 봤다면 그거 보고 놀랐을지도. 아니 그 두 사람이 아는 사이라는 건 더 빨리 나왔구나. 어쩐지 이름도 말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이 책 맨 뒤에는 두 사람 이름이 쓰여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책을 많이 써서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왔다. 어떻게 그렇게 많이 쓸까 싶다. 늘 쓸 게 떠오르는가보다. 하나를 쓰면서 거기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생각하고 쓰는 것 같다. 이야기가 이야기를 부르는 건가. 내가 만난 히가시노 게이고 책 가운데서 이건 다른 것과 많이 다르다. 형식이라고 할까, 아니 말하는 방법일까. 마음먹고 쓴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다른 것을 쉽게 썼다는 건 아니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도 그 사람 마음은 알기 어렵다. 그저 둘레 사람이 바라보는 것만 나온다(그 사람이 아닌 둘레 사람이 말하는 것을 보는 거 처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건 앞에서 말한 두 사람으로 두 사람이 함께 나오는 장면은 하나도 없다. 두 사람이 남 모르게 연락한다는 건 알 수 있을지도, 이건 드라마를 봐서 안 것 같기도 하다. 왜 둘이 그렇게 됐는지는 거의 끝날 때쯤 알 수 있다. 그것도 두 사람이 말하는 게 아니고 여러가지 안 뒤에 형사 사사가키가 생각하는 거다. 다시 생각하니 가끔 아주 작은 실마리를 주기는 한다. 작가가 ‘의심해’ 하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건 내 생각일 뿐일지도. 작가는 자신이 만들어 낸 사람 마음이 착하든 못됐든 좋아할 테니까. 사람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면 되돌아올 수 없는 걸까. 이건 선을 넘고 다시 돌아오지 못한 사람 이야기기도 하다.

 

두 사람에서 한 사람은 상대를 좋아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그 마음이 덜한 듯하다. 아니 아무도 좋아하지 못하는 사람 같다. 그러니 가져도 가져도 더 가지려고 하지. 어릴 때 안 좋은 일을 겪었다고 사람이 다 그렇게 될까(예전에 비슷한 이야기 봤구나). 본성이 그런 걸지도. 뇌과학 책을 보니 사람은 엄마 배 속에 생겼을 때 많은 게 정해진다고 한다. 그런 말 봤지만 자라는 환경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싶다. 뇌과학 책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그것을 안 봤다면 자란 환경 때문에 그렇게 됐나보다 생각했을 거다. 거기에서 벗어나고 나은 데서 살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괜찮아지지 않아서 본성이 그런 걸까 한 거다. 두 사람 일을 누군가 바로 알았다면 많이 달라졌을지도. 형사 사사가키도 오래전에 나쁜 싹을 자르지 못한 것을 아쉽게 여겼다. 진작에 누군가 알았다면 이런 이야기가 안 됐겠다. 소설은 그런 것을 이야기 해야 하는 건지도. 현실에서는 어떤 생각을 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때가 많다.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을 소설에서 보고 그 길로 가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할까. 그것보다 그러지 않아야겠다. 생각할 때가 많구나.

 

뇌과학이 떠올랐지만, 사람 마음은 쉽게 부서지고 한번 부서지면 본래대로 돌아가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왜 여자가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는지 알려고 하는구나. 남자는 여자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로 무슨 일이든 했다. 남자는 유령 같은 사람이 되었다. 밝은 곳에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남자는 낮에 여자와 손을 잡고 걷고 싶어했는데 여자한테도 그런 마음 있었을까. 자기 앞을 가로막는 사람은 내버려두지 않는 여자여도 믿고 싶다, R&Y에 담은 마음만은. 모든 게 거짓이어도 그것 하나만은 참된 것이기를 바란다. 그게 아무것도 아니면 남자가 아주 불쌍하잖아.

 

 

해가 뜬 길을 너와 함께 걸을 수 없다 해도

네가 있다면 괜찮아 (R)

 

너 없이 나홀로

하얀 밤길을 걸을 수 있을까 (Y)

 

 

조금 유치해 보이는 말을 했다. 마지막에 여자는 슬퍼했을까. 별로 슬퍼하지 않았을 것 같다. 아니 겉은 그렇게 보여도 마음속은 울고 있었다고 할지도. 이것은 내 멋대로 생각하는 거구나. 여기에 담긴 시간은 짧지 않다. 열아홉해다. 처음부터 여자 남자가 아니었다. 둘은 여자아이 남자아이였다. 둘이 아이였을 때 가까이에 좋은 어른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싶다. 그저 둘뿐이어서. 이 말은 안 하는 게 나았을지도. 별로 생각나는 거 없는데 더 써야 해 하는 마음으로 썼다. 때는 1973년에서 1992년까지인가. 《환야》는 여기 나온 때보다 뒤다. 여자는 모든 것을 숨기고 《환야》로 넘어간 건지도. 조금 다르게 보이지만. 같은 사람이기보다 조금 비슷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백야행’과 ‘환야’에 나오는 여자가 바라는 건 같다. 그것으로 정말 괜찮은 걸까. 하나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부서지고 텅 빈 마음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몰라서였을지도. 이렇게 생각하니 여자가 조금 안됐구나. 평범하게 살 수 없었으니 말이다.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지도 못했다. 앞으로도 죽 그렇게 살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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