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색 도라지꽃을 보니 ‘하얀 꽃은 하얀 감자, 자주 꽃은 자주 감자’ 하는 시가 생각났다. 도라지꽃을 보면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심신 삼천에 도라지/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로 반실만 되누나’ 하는 민요를 떠올려야 할 것 같지만. 혹시나 하고 인터넷에서 노랫말을 찾아보니 내가 기억하는 것과 조금 달랐다. 감자는 하얀 것밖에 못 봤다. 고구마는 여러 색을 봤는데. 감자는 꽃 색에 따라 달라도 도라지는 꽃 색에 상관없이 다 희다.

 

 

 

감자꽃

 

권태응

 

 

 

자주 꽃 핀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동시다. 일제강점기 때 쓴 동시라고 한다. 그런 건 몰랐다. 시대에 따라 다르게 볼 수도 있겠지. 지금은 다른 뜻을 생각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봐도 좋다고 생각한다.

 

 

 

 

 

 

 

 

 

빈 집

 

 

 

여름 오고

능소화는 피었는데

반겨줄 이 하나 없네

그 앞을 지나는 사람만이

잠시 멈추어설 뿐

 

당신은 언제 돌아오세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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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소파
조영주 지음 / 해냄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무슨 말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책을 보고 느낌을 쓰는 건 갈수록 힘들다. 느낀 점만 쓰는 건 아니기는 하지만. 정석주는 사진작가다. 지금은 사진작가로 사진을 찍기보다 붉은 소파를 가지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그것만 찍었다(붉은 소파에 앉은 사람). 그게 열다섯해다. 열다섯해 하면 생각나는 건 뭘까, 살인 공소시효다. 정석주 딸은 열다섯해 전에 누군가한테 붉은 소파 위에서 죽임 당했다. 그건 303 연쇄살인사건으로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정석주 스스로 범인을 찾으려고 붉은 소파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람 사진을 찍었다. 정석주는 범인이 거기에 앉으면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정석주 제자 이재혁이 찾아오고 정석주는 시체 사진을 찍게 된다. 죽은 여자는 어떤 아파트 303호에서 살던 사람이고, 얼마 뒤에 정석주 딸이 죽임 당한 빌라와 같은 곳에서 죽은 여자와 불륜관계였던 남자가 죽임 당한다. 정석주는 사진을 찍다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낸다. 그것도 있지만 사진기를 잘 아는 사람이 알 수 있는 것을 보고, 그게 범인을 잡는 일로 이어진다.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 정석주는 딸 은혜와 닮은 형사 김나영을 만난다.

 

정석주가 시체 사진만 찍은 건 아니다. 엄마가 사라지고 열여덟해 만에 영구시체로 나타난 번역가 김명희 프로필 사진도 찍으려 한다. 사진작가는 사람을 찍을 때 그 사람을 알아야 더 잘 찍을 수 있을까. 정석주는 김명희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제대로 찍으려 했다. 붉은 소파에 앉은 사람한테도 정석주는 말을 걸었는데. 김명희도 붉은 소파에 앉힌다. 자기 목에 상처를 내는 김명희를 보고 정석주는 예전에 자신이 사귄 모델을 떠올렸다. 그때 정석주는 모델이 보내는 구해달라는 신호를 못 들은 척하고 달아났다. 이제는 달아나지 않은 건가. 붉은 소파에 앉으면 자기 이야기를 더 잘할까. 붉은 소파 때문은 아닌 것 같다. 말할 기회가 온 걸 거다. 정석주는 그걸 말하게 하는 자리를 만든 거겠지. 죄를 짓고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괴로움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여기에 나오는 사람은 다 괴로워한다. 그런 사람이 더 많다면 좀더 나은 세상이 될 텐데 싶다.

 

죄를 지으면 죗값을 치르는 게 낫겠지. 죗값을 치르지 않고 살면 그 일에 갇혀 살지도. 공소시효가 지나면 죗값을 치르지 못하겠다. 마음의 상처는 공소시효가 없다고 한다. 상처받는 것도 괴롭지만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것도 괴로울 거다. 늘 속죄하는 마음으로 산다 해도 힘들겠지.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싶다. 용서 받을 수 없으면, 스스로 용서할 수밖에 없을지도. 둘레 사람이 그런 말해도 자신은 받아들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죄를 솔직하게 말할 기회가 있는 사람도 있지만, 기회가 없는 사람도 있다. 사라진 사람이 언젠가 돌아오기를 바라고 기다린 것 같은데. 그 사람은 죽었을까. 좀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자기 상처를 낫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걸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고 싶어서. 그걸 안고 죽을 수밖에. 죽을 때는 미련이 없는 게 낫겠지. 아무리 잘 살려 해도 그렇게 하는 거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정석주 딸을 죽인 범인을 찾아낸다고 말하면 이상할까. 멀리 있지 않았지만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살아있기라도 해야 피해자 식구는 범인을 원망할 텐데, 그런 사람이 없다니. 정석주가 알게 되는 건 별로 좋지 않다. 그 일이 더 중요할지도. 그건 정석주 자신을 아는 거다. 사이코패스라는 누군가와 똑같은 자신이다. 사람은 자신을 얼마나 알까. 자기 자신을 다 알기는 어렵겠지. 안다 해도 거기에서 눈을 돌리기도 한다. 정석주도 힘들어했다. 자신을 사진작가로 만든 건 다른 사람이라 생각했다. 누군가한테서 도움을 받는다 해도 재능이 없으면 잘되기 힘들다. 정석주는 재능이 있었던 거다. 재능만 있으면 안 되고 그걸 좋아해야 한다. 정석주는 자신이 사진을 좋아한다는 걸 깨닫는다. 자신이 담은 사진을 누군가 보고 감동하면 기뻐했다. 이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걸로 칭찬받으면 기쁜 거. 그런 걸 사이코패스라 할 수 있을까. 정석주는 이제라도 자신과 닮은 사람이 뒤를 돌아보게 했다. 누구한테나 지난날은 있다. 지난날이 있고 오늘이 있는 거지. 역사와 다르지 않구나.

 

이걸 보기 전에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할 수 없다 생각했다. 그건 그 사람을 놓아버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도 든다. 가까운 사람이 그 사람을 생각하고 나아지게 해야 할 텐데, 하는. 이건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것과 다르지 않겠다. 남을 괴롭히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도 괴롭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것과 앞에서 말한 건 좀 다를까. 사람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도 될지도. 아무리 마음을 써도 바뀌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난 긍정스러운 사람이 아니다. 나도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은 피하고 싶다. 그런 사람 피하기만 하면 안 될지도. 그게 나쁘다는 걸 말하면 조금은 생각하지 않을까. 그건 끈기가 있고 그 사람을 믿어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해서 조금 달라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또 같은 말이구나. 5장 태초에를 보다보니 앞에서 본 것은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렸다. 앞에도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이라도 정리했다. 앞에 이야기가 있어서 뒤에 이야기도 나온 거다.

 

좀더 좋은 생각을 쓰고 싶었는데, 이런 말은 안 하는 게 나았겠다. 정석주는 앞에 드러나는 사람이고 잘 보이지 않는 곳에 한사람이 더 있다. 그 두사람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떤 일은 내가 생각한 게 맞았다. 그건 일부러 알게 한 걸지도. 잘못, 죄를 지은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그다음을 말한다. 작가는 죄를 지은 사람도 구원받기를 바라는 걸지도.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건 참 힘든 일이다. 처지를 바꿔 생각하면 다를지도. 사람은 다 죄인이라는 말도 있다. 살다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른다. 그것을 그냥 두기보다 제대로 마주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 상처도 그렇구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다는 아니지만, 무언가에 매여 사는 것도 안 좋다. 안 좋은 걸 알아도 그렇게 사는 사람 많겠지. 이런 책을 보고 조금씩 풀어가면 좋겠다. 나도 그래야 할 텐데.

 

 

 

*더하는 말

 

이것을 올리면서 내가 제목을 왜 저렇게 지었지, 하는 생각을 했다. 다시 바꾸기도 그래서 그냥 썼는데 생각났다. 한 사람 때문에 그런 거였다. 정석주가 구원하려고 한 사람. 그게 지난날과 상관있어서. 살인 공소시효는 열다섯해였다가 2007년에 스물다섯해(25년)로 바뀌었다. 2013년에도 법이 바뀌고 달라지고, 지금은 공소시효가 없어졌다. 우리나라도 살인 공소시효가 없어졌구나. 누군가를 죽이고 죗값을 치른다고 해도 그걸로 끝난 건 아니다.

 

 

 

희선

 

 

 

 

☆―

 

“범인 검거는 단순히 피해자와 그 유족을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것도 살인자를 구원하려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살인자는 잡힐 때까지 자신이 지은 죄 안에서 허우적 거립니다. 누군가 그 사람이 저지른 죄를 눈치챌 때까지는 속죄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135쪽)

 

 

“(……) 제가 아는 인간다움이란, 과거에서 오는 것입니다. 지금껏 자신이 축적해 온 것들, 그것들을 똑바로 보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모든 것을 감당하는 일입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잘한 것은 칭찬하고,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는 것입니다.”  (3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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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두 개의 초록

  마종기

  문학과지성사  2015년 05월 26일

 

 

 

 

 

 

 

 

 

 

 

 

 

 

루시드 폴과 나눈 편지를 보고 마종기 시집을 보아야겠다 했는데, 그건 못 보고 몇해 뒤에 나온 것을 먼저 보았다. 이건 2010년에 나온 《하늘의 맨살》 다음에 나왔다. 내가 보려고 한 건 2006년에 나온 《우리는 서로를 부르고 있는 것일까》다. 그때 그 시집에 관심을 가진 건 루시드 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몇해 전에 ebs 라디오 방송에 마종기가 나왔다. 시집이 나왔을 때였는지 루시드 폴과 나눈 편지를 묶은 책이 나왔을 때였는지 잘 모르고, 무슨 말을 했는지 다 잊어버렸는데 라디오 방송에 나온 것은 생각난다. 별거 아닌 일이지만 시인 목소리를 방송에서 듣는 건 신기한 일이다. 시인만 그런 건 아니구나. ebs 라디오 방송에서는 가끔 들을 수 있다(다른 데서도 들을 수 있겠다). 그걸 알아도 챙겨서 듣지 않는다. 내가 우연히 일어나는 일을 좋아하는 거겠지. 이 시집 나온 것도 우연히 알았던 것 같다. 지금까지 마종기 시 제대로 본 적 거의 없는데, 이 시집에는 어떤 시가 담겨있을까 생각했다. 생각해도 떠오르는 건 없었다.

 

시집에 담긴 시를 천천히 깊이 보고 싶었는데 다른 때와 다르지 않게 보았다. 이런 말을 또 하다니. 자세하게 말하기 어려운데 시에서 느껴지는 건 쓸쓸함이다.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와 친구 부인 이야기. 오래 사귄 친구나 둘레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슬프고 쓸쓸하겠지. 친구 부인 영안실에 가서는 자신의 장례식에서는 밝은 노래가 나오기를 바랐다. 사람이 죽는 건 슬픈 일이지만 그걸 받아들여야 하는 거겠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으니까.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아버지도 그린다. 마종기는 어머니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알았구나. 나는 모르는데. 어머니와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사람은 나이를 아무리 먹고 자식이 있다 해도 부모를 그리는 것일지도. 정확한 건 잘 모르지만 마종기는 자유롭게 살려고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갔다. 정치와 상관있는 일을 해서 여러가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미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마종기는 미국에서 의사로 지내면서 시를 썼다. 사는 것과 시를 쓰는 일은 아주 동떨어진 건 아닐 거다.

 

 

 

함께 붙잡고 울 수 있는 것도 행복이란 것을 아는 이, 남의 깊은 속까지 다 믿고 있는 이가 희망의 신호다. 당당히 걸어서 사람 마음속까지 들어갈 수 있는 것이 바로 희망이다. 내가 처음 품었던 희망과 지금의 희망은 달라졌다. 희망은 구름같이 변하는 것인가. 벌판같이 나른한 것인가. 희망이 등을 다독이고 속삭였다. 희망은 땅도 아니고 사람이다. 산천초목도 아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고른 섞임이다.

 

내가 세상과 작별할 때에도 나는 희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희망은 아마 날개가 되어줄 것이다. 내가 가진 작은 희망들 때문에 나는 누구라도 용서할 힘이 생겼다. 내 손을 보라, 허영이 치유되는 침묵의 소리. 손해보고 상처받았다고 괴로워하던 남루한 내 생을 안아주면서 가벼워지라고 희망은 오늘도 내게 말해준다.  (<희망에 대하여>에서, 22~23쪽)

 

 

 

희망은 바라는 것이고 빛이다. 바라는 것을 말할 때보다 ‘빛’으로 생각할 때가 더 많지 않나 싶다. 희망은 아주 멀리 있지 않다. 사람은 가까이 있는 것보다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에 있는 걸 더 그린다. 그렇게 헤매다 가까이 있는 것을 알아보면 좋을 텐데. 어딘가로 떠났나 돌아오는 일도 아주 헛된 건 아니겠지. 그게 사람 삶이 아닌가 싶다. 다른 곳에서 자신이 바라는 것을 찾을 수도 있겠지. 그것도 찾으려 해야 찾을 수 있겠다. 뒤에서는 빛이 아닌 바라는 것이 되었구나.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잘 보아야 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살면 좋겠지.

 

 

 

3

 

그래 맞아, 시인이 되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어.

한동안 그 초심을 잊고 살아왔구나.

안 보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해서였어.

맞아, 느끼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했어.

그래서 현자가 된다고 했어.

눈으로 생각도 하고 심장으로 보기도 한다고,

날렵한 세상을 천천히 한눈팔고 걸으면서

탈 없이 욕심 없는 모습으로 산다고 했어.

 

우리는 자주 착각 속에서 살지.

많이 알고 있어서 똑똑한 줄 알지.

사실 알아야 할 것은 하나뿐이야.

우리는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

안 보이는 것은 없는 것일까.

그리고 어느 날 편하게 날개를 펴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잊고 사는 이가 많아.  (<날개>에서, 45~46쪽)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야 하고, 보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겠지. 이 말은 누가 가장 먼저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 말 들은 적 없다 해도 살다보면 깨달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이는 것을 더 믿을지도. 사람은 모두 천사라고 하는 걸까. 천사한테 날개가 달렸다고 상상하니까. 그것도 있지만 자유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날개를 펴면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마종기는 고비 사막에서 만난 젊은 여자한테 한국에서 왔느냐고 물어본다. 한국사람처럼 보여서 그랬는데 몽골사람이었다. 한국사람처럼 보이는 몽골 여자를 보고 마종기는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간 고려 여인을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다 어떻게 됐을까. 고비 사막에서 신기루를 보고 그것을 꿈이라 한다. 사람이 사는 것을 사막을 건너는 것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꿈이 있어야겠지. 진짜 사막에서 보는 신기루는 어떨까.

 

나이를 먹고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것도 마종기는 좋게 받아들인다. 나는 가끔 바깥에서 들리는 이런저런 소리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하는데, 차라리 잘 안 들리면 나을까. 그때가 찾아오면 조금 우울할 것 같다. 그런 때는 누구한테나 찾아오겠다. 지금 나중을 생각하면 안 좋을 것 같지만, 천천히 그때를 맞으면 아무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언제든 그때 나로 살면 되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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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에는 보름달이었을 텐데,

지금은 기울고 있겠다

달이 차고 기우는 것처럼,

삶도 차고 기울기를 되풀이한다

그것보다 올라갔다 내려온다고 해야 할까

올라가면 내려와야 하는 건 이치구나

조금 힘들 때는 오르막길

조금 편할 때는 내리막길

이것도 생각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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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남천

수국

금계국

자귀나무꽃

 

유월에도 이런 저런 꽃이 피는군요

제가 본 건 얼마 안 되지만, 접시꽃에 개망초꽃도 봤어요

 

 

 

 

 

 

 

 

 

 

저 아파트를 여러 해 지나다녔는데 저걸 본 건 얼마전입니다

빛나는 물고기...

낮에만 다녔으니 그럴 수밖에 없기는 하네요

아주 가끔 좀 어두울 때도 지나갔는데, 그때는 못 봤습니다

늘 봐서 새로운 게 없는 것 같지만, 더 잘 둘러보면 지금까지 못 본 걸 볼 수 있을 거예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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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랑 2016-06-25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천 꽃> 처음 보는데 예쁘네요. 향은 어떨지 궁금해요.

<자귀나무 꽃>을 보니 중국 드라마 [후궁 견환전 (옹정황제의 여인)]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갑작스런 비를 맞으며 자귀나무 꽃을 주워담던 녕귀인과 궁녀를 시켜 비를 피하게 하는 견환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었는데...

희선 2016-06-27 00:44   좋아요 0 | URL
저도 저 꽃 이름 처음 알았어요 꽃을 봤을 때는 싸리꽃인가 했는데, 찾아보니 싸리꽃은 산에서 볼 수 있을 듯하더군요 가까이에서 봤는데 냄새 안 맡아봤어요 진하지 않을 듯해요 어떤 건 꽃이 하얗고 작은데 진했거든요 그것도 이제야 이름을 알았네요 쥐똥나무 꽃... 열매가 쥐똥처럼 생겨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그때 이야기를 많이 다룬다고 합니다 옹정황제...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도 여러 편 나오고 드라마로 만들기도 했더군요 황자가 왜 그렇게 많은지... <보보경심> 생각나네요 책은 못 봤지만... 지금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 8월에 드라마 하는군요 <보보경심 : 려> 이걸 우리나라에서 하면 조선시대로 갈까요 좀더 보니 고려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