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복이 이야기 2
공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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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먼저 길들인 건 개겠지. 고양이가 사람한테 길들여졌지만, 아주 길들여진 건 아닐지도. 그것보다 개와 고양이가 조금 다른 거겠다. 개는 사람을 잘 따르고, 고양이는 기분 내킬 때만 사람을 따른다. 개와 고양이는 사이가 안 좋다 하지만, 둘이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면 친하기도 하다. 개가 고양이를 돌보기도 할까. 개는 고양이 돌볼 것 같다. 언젠가 스치듯이 본 텔레비전 방송에서 고양이가 토끼를 돌보았다. 고양이도 다른 새끼 돌볼 때도 있겠다. 쥐가 고양이를 돌본 이야기 있던가.


 의균 어머니는 친정에 갔다가 의균이 아프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 거였나 보다. <금복이 이야기> 2권 앞부분에서 어머니가 금복이를 보고 내쫓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어머니는 의균이 금복이를 보여주고 웃는 걸 보고는 아무 말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고양이를 무서워하는가 보다. 가끔 의균은 금복이 발톱에 다치기도 했다. 어머니는 금복이를 무서운 모습으로 떠올렸다. 같은 걸 봐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겠다. 이런 거 생각하니 자신이 보는 게 다 맞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든 그것이 가진 본질을 잘 봐야 하는데.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볼 때가 많구나.


 금복이는 귀엽다. 금복이가 의균 집에 오고 시간은 어느 정도나 흘렀을까. 이제 2권인데. 아직 새끼 모습이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거 보니 예전에 본 만화 <치즈 스위트 홈>이 생각나기도 했다. 언제나 치는 새끼 고양이였다. 료헤이 식구가 이사하고도. 금복이도 죽 새끼 고양이일지. 금복이가 집을 나갔다가 만난 풀색 동물은 뭘까. 처음 보는 거다. ‘복성이’라는 말이 쓰여 있는데. 그 복성이가 어떤 꽃을 뿌리까지 갖다줬다. 의균이 그걸 보고 화분에 심었다. 금복이 발톱에 자꾸 다쳐서 의균은 금복이 발톱을 깎는다. 대장간에 발톱깎기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밤에 의균과 친하게 지내는 승건이 와서는 하루 재워달라고 한다. 자기 아버지와 싸웠다면서. 금복이는 의균이 승건의 집에 갔다가 묻혀 온 다른 고양이 냄새를 맡기도 했는데, 금복이는 승건을 보고 낯설어 했다. 밤에 사람이 됐을 때는 승건한테 들킨다. 그래도 승건은 고양이가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어릴 때 승건은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의균이 아프다 해도 함께 놀았다. 의균은 결핵인가. 아니 폐렴일지도 모르겠다. 옛날엔 폐렴으로 죽기도 했으니 말이다. 의균이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건 집이 부자고 부모가 마음 써서겠다. 승건은 멀리로 공부하러 간단다. 그 말을 의균한테 바로 하지 못했다. 미안해서 말이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먼 곳으로 가면 아쉽겠다. 의균이 건강했다면 그런 마음 덜했을까. 언젠가 만날 수 있을 테니. 의균은 승건이 떠나는 쓸쓸함을 금복이로 달랬다. 금복이가 더 일찍 죽을지도 모르는데. 의균이 아파서 그런 생각 못할지도. 금복이는 의균 아버지와도 많이 친해진다. 아버지가 금복이를 귀엽게 여기고 멸치도 많이 사주었다. 동이는 금복이한테 놀이기구를 만들어준다. 혼자 노는 건 아니고 사람이 들고 같이 노는 거다. 막대에 실을 매달고 끝에는 천으로 만든 잠자리를 달았다. 이런 장난감은 지금도 있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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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맑고

아침 공기는 상쾌했어요

오늘도 평화롭기를 바랐지요


겉으로 보이는 세상은 평화로워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전쟁으로 사람이 죽겠지요


진짜 바라는 건

세계 평화지만

어려운 거네요


이곳이 아닌

자신이 아닌

다른 곳과

다른 사람은

가끔 생각해요

미안해요


당신이

편안한 하루를 보내길 바라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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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4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6-25 0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5-06-25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쟁이란 서로 손해 보는 짓을 깔고 있지요.

희선 2025-06-29 17:29   좋아요 0 | URL
서로 손해 본다는 걸 알아도 하는 거군요 손해 보는 것보다 다른 걸 생각하면 더 좋을 텐데...


희선
 




활활 타오르다가

조금씩 사그라들다

바람 한번 불면 꺼질 것 같아

안 돼


처음 마음은 뜨겁고

불타오르지만

시간이 가면 불꽃은 줄어들어


불꽃이 꺼져도

불씨는 꺼뜨리지 마

아주 뜨거운 것보다

미지근한 게 나을지도 몰라


마음도

바람도

조금 남겨 둬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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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5-06-24 2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뜨거운 것보다 미지근한 게 나을지도 몰라.
맞는 말이라고 절로 끄덕여집니다.
마음도 바람도 모든 건 조금은 남겨둬야겠죠.^^

희선 2025-06-25 02:28   좋아요 1 | URL
저는 뜨거웠던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별로 생각나지 않기도 하네요 뭐든 뜨겁게 하는 사람도 있기는 한데, 그건 늘 그러지는 않겠지요 다 타버리면 아쉬울 듯합니다 다 타지 않게 남겨두면 좋겠네요 마음이나 바람이 아주 사라지지 않게...


희선
 
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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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일 하면 뭐가 생각나세요. 저는 가장 먼저 비가 생각납니다. 수요일은 물(水)이니까요. 단순하군요. 수(물)요일에 비 오는 날은 한해에 얼마나 될까요.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수요일은 한주 가운데 날입니다. 한국 달력은 그래도 다른 나라 달력은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일본은 월요일부터 시작해서 수요일은 한주 세번째 날이에요. 저는 학교 다닐 때 수요일이 가면 이제 반이 갔다 했던 것 같네요. 학교 다니기 싫었던가 봅니다. 싫기는 했지요. 안 빠지고 다니다니 대단하네요.


 언젠가 글월이라는 편지 가게를 하는 사람이 쓴 《편지 쓰는 법》을 봤는데, 글월에서는 편지를 쓰고 모르는 사람 편지를 받을 수 있어요. 자신이 쓴 편지는 거기에 두고 다른 편지를 가지고 가는. 일본에는 ‘수요일 우체국’이 있답니다. 수요일에 편지를 쓰고 그걸 수요일 우체국에 보내면 다른 사람 편지를 보내준답니다. 이 책 《수요일의 편지》는 실제 있는 수요일 우체국을 모티브로 썼답니다. 편지 가게 글월도 소설이 나왔어요. 저는 아직 만나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수요일에 편지 쓰고 싶기도 하네요. 저는 어느 요일이든 상관없이 쓰지만.


 어쩐지 편지는 솔직하게 평소에 하지 못하는 말을 쓸 것 같기도 한데, 꼭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무라 나오미는 시부모와 아르바이트 하는 곳 상사와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일기에 썼어요. 친구가 수요일 우체국을 알려주고 거기에서 오는 여러 사람의 수요일 이야기를 보는 게 즐겁다고 해요. 그날 나오미는 친구와 안 좋게 헤어져요. 그 뒤 나오미는 일기를 쓰다가 친구가 알려준 수요일 우체국을 알아보고 수요일에 편지를 쓰는데, 실제 있었던 일은 아니고 자신이 빵집을 하는 꿈을 이룬 걸 상상하고 써요. 책을 보는 저는 그걸 알아도 나오미를 모르는 사람은 그걸 그대로 믿겠습니다. 나오미는 그 편지를 쓰고 조금 달라져요. 독을 뱉어내는 일기를 쓰지 않게 돼요. 그건 잘된 거겠습니다.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지만 현실을 생각하고 회사에 다니는 이마이 히로키. 히로키는 약혼자인 카키자키한테서 수요일 우체국 이야기를 들어요. 히로키는 같은 회사에서 일하던 동기가 프리랜서로 그림을 그리고 전시회 여는 걸 보고 조금 질투합니다. 그런 자신을 못났다 여기기도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합니다. 아래층 사람이 죽은 고양이를 묻는 걸 보고 죽음을 생각하다 삶을 생각해요. 단 한번뿐인 삶이니 아쉬움 없이 살아야겠다고. 히로키는 인터넷에서 수요일 우체국을 찾고 거기에 맞는 양식으로 편지를 씁니다. 히로키가 쓰는 건 앞으로 자기 마음에 귀 기울이고 하고 싶은 걸 지금부터라도 조금 시작하겠다는 다짐 같은 거였어요.


 잠시 쉬어가는 걸까요. 세번째에는 수요일 우체국에서 일하는 사람 미쓰이 겐지로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쓰이 겐지로는 동일본 대지진을 겪고 아내가 죽고 딸하고만 살아요. 그때 하던 일은 해일로 모두 쓸려가서 못하게 되고 수요일 우체국 일을 이웃과 함께 하게 됩니다. 돈은 많지 않아도 미쓰이 겐지로는 그 일을 즐겁게 생각해요. 겐지로가 편지를 받는 건 아니어도 편지를 보내줘야 하니 읽을 거 아니예요. 그런 편지를 읽다보면 세상에는 이런저런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겠습니다. 누군가 정해진 사람한테 보내는 편지는 읽으면 안 되겠지만, 수요일 우체국에서는 편지를 봐야 하는군요. 쓰지 않아야 하는 게 있을지 봐야 하니. 본래 편지는 무작위로 보내주는데 겐지로는 나오미와 히로키 편지를 보고 두 사람 편지를 서로한테 보내주면 좋겠다 생각하고 그렇게 합니다.


 편지를 쓰는 건 앞에 나오고 편지를 받는 이야기는 뒤에 나옵니다. 앞부분 보면서 편지 받는 건 안 나오려나 했는데 나왔군요. 누군가의 편지가 힘이 되거나 자신을 바꾸게도 할까요. 책을 읽었을 때도 그런 일 일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러지 못했지만. 어떤 글을 보고 나도 달라져야지 하는 적 있는데, 그게 오래 가지 않습니다. 소설 속 사람은 다르군요. 아니 불안이 없는 건 아닐 거예요. 나오미뿐 아니라 히로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려고 합니다. 두 사람 편지는 두 사람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달라지게 해요. 저도 그런 편지 받아보고 싶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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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06-22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요일 우체국의 편지 시스템은 쓰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서로 정해지지 않은 방식이라서 독특한 것 같습니다. 좋은 일들을 상상하고 편지를 쓰고 실현하고 그런 과정은 선순환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희선님,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5-06-24 03:20   좋아요 1 | URL
편지를 쓰고 모르는 사람 편지를 받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늘 다른 사람 편지를 받아서 여러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알지도 모르겠네요 편지를 보고 다른 사람이 힘을 얻으면 그것도 좋은 거겠지요 여기엔 몇 사람만 나왔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이 그럴 듯합니다

서니데이 님 오늘 비가 온다고 하지만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너에게 편지를 쓰려고

편지지를 사러 갔어


문방구에는 편지지가 없어서

다른 곳에 갔더니 조금 있었어


옛날엔 편지 쓰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별로 없다니 아쉬워


아니

아주 없지 않아서 다행이야


너에게 편지를 쓰려고

편지지를 고르는 일은 즐거워


내가 보낸 편지를 받고,

네가 즐거웠으면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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