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비우지

버리지 않고

비우기는 어려워


마음도 다르지 않지

여러 가지 욕심, 바람을 버려야

가벼워지겠지


비운 자리를

다시 채우기보다

그대로 두는 것도 괜찮아

여백 좋잖아


버리고 비우기를

생활로


─버리기가 안 되어

비우지 못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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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5-28 0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잘 버려서 탈인 사람 저요. ㅠ.ㅠ

희선 2025-05-29 02:57   좋아요 0 | URL
못 버리는 것보다 잘 버리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희선
 
녹나무의 여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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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산 나무한테는 뭔가 힘이 있을 것 같지 않나. 한국은 마을 어귀에 느티나무가 있고 거기에 사람들이 모이기도 했다더군. 이제는 그런 일 거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마을을 바라보고 사는 느티나무나 여러 나무가 있을 거야. 동양은 비슷한 정서가 있기도 하지. 나무를 영험하게 여기는 거. 그런 걸 당산나무다 하던가. 일본은 신사에 신사를 지키는 커다란 나무가 있는 듯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만화에서 줄을 묶어둔 나무 자주 본 듯해. 그건 뭔가를 지키려는 거더군. 그걸 잘 알면 자세하게 말할 텐데 조금밖에 몰라.


 이번에 만난 《녹나무의 여신》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작가가 되고 서른다섯해를 기념해서 쓴 《녹나무의 파수꾼》 다음 이야기야. ‘녹나무의 파수꾼’과 ‘녹나무의 여신’은 온 세계에 동시에 나왔던가 봐. 히가시노 게이고는 세계에 알려진 작가군. 지난 2023년에 백번째 책을 냈다지. 정말 대단해. 작가가 되고 책을 백권이나 내다니. 이제 백권 넘었겠어. 히가시노 게이고 책 백권 다 못 봤지만 꽤 많이 만났어. 세어보지 않아서 얼마나 만났는지 정확하게 몰라. 몇해 전에 ‘녹나무의 파수꾼’을 만났는데, 그걸 자세하게 말하기는 어려워. 내가 기억하는 건 나오이 레이토가 지금까지 몰랐던 이모를 만나고 이모 일을 이어서 녹나무가 있는 신사를 지키는 일을 한다는 거야. 녹나무에 마음을 남기면 그건 핏줄인 사람만 받을 수 있다고 해. 지난번 이야기에서는 식구를 말한 듯해. 핏줄이 아닌 사람이 나온 것 같기도 한데. 그 일은 야나기사와 집안이 사회봉사로 하는 일이다 했던가.


 두번재 이야기에서도 나오이 레이토는 녹나무가 있는 월향신사를 지켜. 여기는 다른 신사와 다르게 사람이 많이 오지는 않지만. 입소문으로 녹나무 힘을 알게 된 사람이 찾아오겠지. 레이토 이모인 치후네는 경도 인지장애로 일상생활은 어떻게든 하지만 가끔 기억이 한번에 사라지기도 해. 자신이 한 일이나 말을 수첩에 적어둬. 그게 언제까지 이어질지. 시간이 더 흘러가면 혼자 일상생활하는 것도 힘들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거야. 그런 거 생각하면 하루하루 사는 게 무서울 것 같기도 해.


 강도사건이 일어나고 월향신사에 왔던 사람이 용의자로 잡혀. 고등학생으로 자신이 쓰고 만든 시집을 월향신사에 놓고 팔리기를 바라는 하야카와 유키나, 중학생인데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뒤부터는 자고 일어나면 전날 기억이 모두 사라지는 하류 모토야. 수술 받기 전까지 기억은 있어. 새로운 건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 유키나와 모토야는 레이토를 사이에 두고 만나고 유키나가 이야기를 쓰고 모토야가 그림을 그려서 그림책을 만들게 돼. 두 사람이 만든 그림책 그림에 녹나무는 여신으로 나타나. 예전에 뇌를 다치고 수술한 뒤부터 일은 기억하지 못하게 되어 글을 적어두고 소설을 쓰던 사람 이야기를 봤는데. 여기 나온 모토야는 중학생이고 뇌종양 수술 뒤부터 그렇게 됐군. 모토야는 ‘내일의 자신한테’ 일기를 써. 자신이 썼지만 쓴 기억은 없는. 그래도 하루하루 이어서 살아.


 녹나무는 기억을 담아두는 거기도 하군. 기억을 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다르지만. 자신이 기억을 맡기고 시간이 흐르고 자신이 받을 수도 있대. 그건 한번이고 그 뒤에 다른 사람은 받지 못해. 치후네는 기억을 잃어가고 모토야도 새로운 건 기억하지 못하다니. 다르면서도 비슷하군. 모토야는 뇌종양 수술을 한 뒤 살아가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레이토를 만나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워즈 이야기를 하고 즐거워해. 유키나하고는 그림책을 만들면서 오늘을 사는 즐거움을 알게 돼. 그날 기억은 사라진다 해도 일기가 있어서 괜찮았어.


 히가시노 게이고가 하고 싶은 말은 유키나와 모토야가 함께 만든 그림책 《소년과 녹나무》에 담은 것 같아. 지나간 날이나 다가올 날이 아닌 지금을 사는 것. 지금 자신이 살아 있는 건 자기 혼자만의 힘이 아니다는 것도. 지금 힘들어도 살아 있기에 여러 가지를 느끼겠어. 지나간 날을 아쉬워하고 다가올 날을 걱정해도 어찌하지 못해. 그런 거 알아도 사람은 아쉬워하고 걱정해.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지금, 오늘을 소중하게 여겨야지. 그래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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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5-26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 진짜 다작 작가죠. 그래서 그런지 책마다 차이가 많이 나서 저는 무슨 공장에서 협업해서 내는건가 싶더라구요. ㅎㅎ

희선 2025-05-28 03:17   좋아요 0 | URL
한해에 여러 권 내는 듯합니다 한국에서는 그게 시간 차이가 나지 않게 나와서 더 많이 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을 거예요 개정판도 나오고...


희선

책읽는나무 2025-05-26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 권이나 넘게 소설을 썼다구요?
와…대단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은 오래 전에 몇 권 읽었던 듯한데 너무 다작을 하니까 따라가기가 힘들더라구요.
일본 작가들은 정말 다작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녹나무의 파수꾼>은 가지고 있는데..아직 읽진 않았네요.^^˝

희선 2025-05-28 03:35   좋아요 1 | URL
정말 많이 썼지요 일본에는 소설 많이 쓰는 사람 많은 듯합니다 한국에도 책을 한해에 여러 권 내는 사람 있을 거예요 일본은 편집자가 작가한테 이런저런 도움을 주는 것 같기도 해요 한국은 좀 다르지 않을까 싶은데, 잘 모르면서 이런 말을 했군요

이것보다 앞에 나온 책 가지고 있으시군요 시간 내서 한번 만나 보세요 집에 있으니 언제나 보시겠습니다


희선

march 2025-05-26 2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녹나무의 파수꾼은 못 읽었는데, 이 책은 읽었어요.인간의 기억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 책에서도 기억을 잃어가는 분이 나오죠.

희선 2025-05-28 03:40   좋아요 0 | URL
기억이 사라지면 힘들 듯합니다 처음엔 그걸 알아도 시간이 흐르고는 그것조차 잊어버리겠지요 그건 더 슬플 것 같기도 한데... 자신보다 지켜보는 사람 마음이 아플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네가 머문 자리가

이젠 비었다


빈 네 자리

있을 땐 잘 몰랐어

네가 거기 있어서

괜찮았다는 걸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언젠가 돌아와

네가 돌아올 곳은

늘 비워둘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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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5-26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워두는 마음은 돌아오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마음. 그런 마음이 있어서 사람들은 떠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희선 2025-05-28 03:15   좋아요 0 | URL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돌아갈 곳이 있는 게 더 좋겠지요 어딘가에 자신을 위해 비워둔 마음이 있다면...


희선
 
MAJOR 2nd(メジャ-セカンド) 30 (少年サンデ-コミックス)
미츠다 타쿠야 / 小學館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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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세컨드 30

미츠다 타쿠야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야구 경기를 하던가. 프로야구 말이다. 난 그런 거 잘 모르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하는 것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봄, 여름, 가을대회가 있는 걸 보니. 지난 <메이저 세컨드> 29권을 보고 지금 하는 게 봄대회인지 여름대회인지 잘 모르겠다 했는데, 여름대회다. 고등학교 야구는 고시엔에서 하는 여름대회를 목표로 한다. 중학교 야구도 여름이 중요할 것 같다. 어느 학교 야구부든 이기려고 야구를 하겠다. 이런 운동은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그건 아니겠지. 이기는 것보다 운동해서 얻는 것도 많을 거다. 운동하는 아이들이 그런 걸 더 생각하면 좋겠다. 그러면 운동하는 거 즐겁겠지.


 이번 <메이저 세컨드> 30권은 후린 오오비 합동팀이 하는 준결승전 선발투수를 누구로 하는지 정하려는 것부터 시작했다. 마유무라 미치루와 치요는 3이닝을 겨뤘다. 치요는 선발투수로 뽑히지 않으려고 일부러 볼을 던지기도 했다. 치요가 그러자 니시나가 타임을 말하고 치요한테 가서 말을 했다. 니시나는 치요가 투수가 되고 반년밖에 안 됐는데 잘 해서 존경한다고 하고 치요가 준결승에서 공 던지는 걸 보고 싶다고 말한다. 감독 토시야는 치요한테 어떻게 말하면 야구하고 싶은 마음이 들까 했는데, 치요는 니시나 말을 들은 뒤 잘 던진다. 마지막까지 던지고 미치루와 똑같았다. 선발투수는 감독이 생각하겠다고 했다. 치요가 야구에서 이기고 싶다 생각하게 하는 건 니시나인가. 그럴지도. 치요가 야구부에 들어온 것도 니시나가 있어서였다.


 준결승 상대는 코타 중학교였다. 선발투수는 미치루도 치요도 아닌 니시나였다.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처음에 감독은 미치루한테 선발투수를 시키겠다고 했는데, 미치루가 긴장하고 화장실에 가야 했다. 다음에 치요를 말하니 치요도. 그렇게 해서 니시나가 선발투수가 됐다. 경기 십분 전에. 투수는 경기하기 전에 공을 던지고 어깨를 푼다. 니시나는 그걸 할 시간이 얼마 없었다. 1회초에 5점이나 내주었다. 여러 가지가 안 좋게 흘러가서. 니시나는 결승전에서 던져야 해서 미치루로 바꾸었다. 그러고 보니 미치루는 긴장 잘 한다. 예전에도 그랬구나. 니시나는 꽤 미안하게 여기고, 미치루는 자기 때문에 지면 안 된다 여겼다.


 운동 경기에서 지는 건 누구 한사람 때문은 아니겠지. 누군가 한사람만 탓해도 안 되겠다. 자기 때문에 졌다 생각하는 사람 있을 것 같다. 그러지 않기를. 이런 것 때문에 난 그런 거 못하겠다. 여러 사람과 뭔가 하는 거. 경기가 아니어도. 다이고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후린 오오비는 3회말까지 점수 내지 못했는데, 4회말에 동점을 만들었다. 처음에 점수 많이 빼앗기면 질 거야 하는 마음이 들 것 같은데, 후린 오오비는 그런 생각에 빠지지 않았다. 다행이다. 미치루는 잘 던졌다. 5회초에 코타에 1점을 주고 말았다. 다음 5회말 처음 공격은 미치루였다. 미치루는 루로 나갔다.


 이번 준결승에서는 미치루와 치요가 던지기로 했다. 치요는 7회에 던져야 해서 어깨를 풀었다. 5회말에서 미치루가 아슬아슬하게 처음 들어오고, 그 뒤로 자꾸 들어왔다. 미치루에서 시작했는데 한번 돌고 미치루 차례가 또 왔다. 5회말에서 후린 오오비는 13점을 내고 콜드로 이겼다. 이렇게 흘러가다니. 치요는 어깨만 풀다 끝났다. 치요는 점수 차이 많이 나서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겠다 했는데. 5회 뒤에 7점 차이가 나면 콜드로 이긴다고 한다. 다음 상대팀이 될 거다 여긴 에이호는 카와에다 중학교에 콜드로 졌다. 카와에다에는 하나무라 삼형제가 있었다. 세쌍둥이 같기도 한데. 이름이 재미있다. 리쿠(陸 땅), 카이토(海 바다), 소라(空 하늘)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아이들이었다. 셋은 다른 지역에서 리틀, 시니어팀에서 야구를 하다가 거기가 없어지고 이쪽으로 오고 카와에다 중학교 야구부에서 야구를 했다. 아버지는 감독이다.


 토시야 감독은 하나무라 삼형제를 후지미하라 후루야가 셋이 있다는 걸로 말했다. 삼형제를 이겨야 한다고. 하나도 힘든데 셋이나 있으면 더 힘들겠다. 후린 오오비는 하나무라 삼형제와 싸우는 거구나. 이기면 좋겠지만, 쉽지 않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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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5-05-25 2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가 온 것도 아니고 7점 차이 난다고 콜드로 이기다니... 신기합니다. 준결승은 이겼는데 남은 경기가 쉽지 않겠군요. 이기면 좋겠습니다.

희선 2025-05-26 03:36   좋아요 1 | URL
경기를 더 하면 7점 상대팀이 넘을지도 모르겠지만, 5회말 뒤에는 그런 규칙이 있다고 합니다 처음엔 잘 안 됐는데, 나중에 점수를 그렇게 많이 내서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결승은 쉽지 않을 듯합니다


희선
 




숲에선 숨쉬기 좋아요

공기가 맑잖아요


새가 노래하지 않으면

숲은 조용하지만,

아주 조용하지는 않아요

식물이 소리 낸다는 거 아세요


숲은 사람이 듣지 못하는

식물 소리로 가득해요

식물이 내는 소리 주파수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 주파수가

달라서 다행이죠


식물은 감정을 느낄까요

아마도 느끼겠지요

숲에 가면 식물 잘 만나봐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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