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자신을 좋아하면

어떤 기분일까


서로 좋아하면 괜찮아도

한쪽만 좋아하면

그건 무섭겠다


상대를 무섭게 만드는 건

정말 좋아하는 게 아니지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상대가 바라는 대로 해야 해

잡아두기보다 자유롭게 놓아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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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비전 만화영화 <귀멸의 칼날>은 2019년에 시작했어. 여섯해가 흐르다니. 이것과 함께 시작한 <닥터 스톤>은 만화책을 봤지만 <귀멸의 칼날>은 만화영화만 봤어. 만화책 그림보다 만화영화 그림이 훨씬 괜찮아. ‘귀멸의 칼날’은 만화영화로 만들었더니 만화책이 더 많이 팔렸다는 말 보기도 했어(들었던가). 만화를 그린 작가 고토게 코요하루는 성별뿐 아니라 본명도 모른다고 하더군. 지금 생각하니 한국에도 이런 작가 있어. SF 소설을 쓰는 듀나. 더 있을지도 모르겠네.


 만화가나 소설가 아는 만화영화 많지 않을지도. 그걸 알면 책이 보고 싶을 것 같아서 원작 작가 모르는 채 보는 것 같아. 그것보다 만화영화를 보다 인터넷에서 원작을 찾아보는 것과 찾아보지 않는 게 있군. 원작 찾아도 작가 이름 기억하지 않기도 해. 이런 나 좀 우습군. 관심이 가면 기억하고 그저 그러면 잊겠지. 거기에서 나아가 더 보고 싶으면 책도 보는 거군. ‘귀멸의 칼날’은 별로 안 좋아한 것 같군. 솔직히 말해서 아주 좋아하는 건 아닌 듯해. 여러 번 보다보니 남은 건 어떨지 알고 싶기도 해.






 지난해 오월에서 유월까지 <귀멸의 칼날> 4기, 합동 강화 훈련편이 했어. 이건 8화였어. 다른 때보다 짧아서 아쉬웠어. 마지막화에서 나머지는 극장판 세편으로 만든다는 예고가 나왔어. 마지막까지 텔레비전 만화영화로 만들지, 극장판으로 만들다니. 처음 만든 극장판 <무한열차>는 2기 하기 전에 텔레비전 방송으로 길게 만들기도 했는데. 극장판 보기 어려울 것 같아서 남은 건 책으로 볼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어.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 책이 있어야 할 텐데. 벌써 다 팔렸다면 못 사겠어. 일본에서 나온 거.


 이 <귀멸의 칼날>은 일본 다이쇼 시대야. 흡혈귀와 같은 오니(도깨비, 한국에서는 혈귀라 했어>가 나타난 거 꽤 옛날(헤이안 시대)로 거의 일천년이 다 됐다는 설정이야. 천년이나 살면 지루할 것 같은데 첫번째 오니면서 오니를 만들 수 있는 키부츠지 무잔은 여전히 영원히 살고 싶어해. 오니(혈귀) 본능대로 살고 싶다고 해야겠군. 사람을 잡아먹고 즐겁게 사는 거.


 숯을 만들어 파는 집에서 태어난 카마도 탄지로가 숯을 팔러 간 날 엄마와 동생들이 오니한테 죽임 당했어. 탄지로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모두 죽었는지 알았는데 아직 네즈코가 살아 있었어. 탄지로는 네즈코를 업고 마을로 가려고 했어. 얼마 뒤 네즈코가 이상해지고 네즈코는 오니가 됐어. 탄지로는 오니가 된 네즈코를 본래대로 되돌리려고 오니를 없애는 귀살대에 들어가. 탄지로는 냄새를 잘 맡아서 키부츠지 무잔 피 냄새를 알았어.


 만화가 끝나서 네즈코가 사람이 된다는 건 알아. 그런 거 알아도 어떻게 그렇게 될까 보고 싶기도 하군. 오니를 없애는 귀살대는 나라에서 만든 건 아니고 우부야시키 집안에서 만든 걸로 키부츠지 무잔은 이 집안 사람이었다고 하더군. 키부츠지 무잔이 나타나고는 우부야시키 집안 대가 끊기려고 했어. 우부야시키 집안이 귀살대를 만들고 오니를 없애게 되고는 대가 끊기지 않았지만 병 때문에 일찍 죽었어. 그래도 당주는 대대로 귀살대 큰어른으로 키부츠지 무잔을 없애려고 했나 봐.


 큰어른은 지난번에 죽었어. 병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키부츠지 무잔이 찾아온 날 큰어른은 집에 설치한 폭탄을 터뜨렸어. 그건 키부츠지 무잔 힘을 조금이라도 약하게 하려는 거였어. 그 뒤는 귀살대한테 맡긴 거지. 귀살대 주(기둥)뿐 아니라 탄지로도 그곳으로 갔어. 모두가 무한성으로 떨어져. 무한성은 키부츠지 무잔이 만든 공간이 아닌가 싶어. 이 세상과는 다른 곳이야. 혈귀술 같은 걸로 만들었겠군. 흩어져 있던 귀살대 대원은 모두 거기에 빨려 들어가. 키부츠지 무잔은 귀살대를 없애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어. 키부츠지 무잔이 바라는 건 탄지로 동생인 네즈코였어. 아직 네즈코는 사람이 되지 않았지만 햇볕을 쬐어도 괜찮았어. 네즈코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렇게 바뀌어 온 거야. 키부츠지 무잔은 그걸 알게 되고 기뻐했어. 네즈코를 잡아먹으면 자신도 해 아래를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거지. 정말 그렇게 될까.


 카마도 탄지로 이야기만 조금 했는데, 여기 나오는 사람은 다 이야기가 있어. 본래 그러기는 하지. 오니한테도 이야기를 만들어 주었군. 본래 오니는 사람이었으니 그러겠어. 귀살대에는 거의 십대에 들어간다더군. 그렇게 어릴 때 들어가다니. 거의 탄지로처럼 오니한테 식구가 죽임 당한 듯해. 부모한테 학대 받은 아이도 있었군. 큰어른은 귀살대 대원을 자기 아이다 말하기도 했어. 큰어른도 나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 이십대 초반인가 봐. 키부츠지 무잔도 스무살 때 그렇게 됐던가. 열아홉이었을지도. 오니여서 늙지 않는다 해도 그렇게 안 보이는데.


 이야기가 끝난 만화는 만화영화로 끝까지 만들기 좋을 듯해. 연재하는 건 그렇게 안 하기도 하고 만화와 다른 이야기로 만들 때도 있군. 일본에는 만화 연재를 오래한 걸 만화영화로 죽 만드는 것도 있어. <귀멸의 칼날> 처음 봤을 때 마지막까지 만들까 했는데, 만들기는 하는군. 극장판 볼 수 있을지, 책으로 볼지. 어떻게든 보고 싶기는 해.





 *이걸 써두고 이제야 올린다. 글 쓴 뒤에 <무한열차> 극장판 한번 봤다. 만화영화 다음 이야기가 나오는 <귀멸의 칼날> 16권부터 23권까지 책도 다 샀다. 사두고 아직 한권도 안 봤다. 책이 많이 보고 싶은 날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날도 있어서. 앞으로 한권씩 보면 다 보겠지.




희선






夢幻 -  MY FIRST STORY x HYDE

https://youtu.be/1a3b7ZpUcn4




夢幻(몽환) -  MY FIRST STORY x HYDE




永遠の意味 知らぬ君に

答えを示す時だ

夢幻に続く螺旋の先へ


영원의 뜻을 모르는 너에게

답을 보여 줄 때야

몽환에 이어지는 나선의 끝으로


言い訳に聞こえた理由は

儚い未来手繰った弱さ

それを強さとはき違えている


변명으로 들린 까닭은

덧없는 앞날을 더듬는 나약함

그걸 강함이라 착각해


憎い 憎い

醜い 醜い

月を隠すほどの

黒く 黒く

淀む 心

君さえ居なければ


미워 미워

추해 추해

달을 가릴 만큼

검고 검은

고이는 마음

너마저 없다면


ゆらいでる ゆらいでいる

花のように意思をつなぐ

奪っていく 奪っていく

嵐のように心を裂く

永遠の意味 知らぬ君に

答えを示す時だ

夢幻に続く螺旋の先に

待つのは誰


흔들려 흔들려

꽃처럼 뜻을 이어

빼앗아 가 빼앗아 가

폭풍처럼 마음을 찢어

영원의 뜻을 모르는 너에게

답을 보여줄 때야

몽환으로 이어지는 나선의 끝에서

기다리는 건 누구


生まれ落ちた運命を飲んだ

背負った数の名前を覚えた

爛れるほど 心燃やす感情


태어난 운명을 삼켰어

짊어진 숫자의 이름을 기억했어

짓무를 만큼 마음을 태우는 감정


憎い 憎い

醜い 醜い

世界を分かつほどの

怒り 怒り

燃やす 心

君さえ居なければ


미워 미워

추해 추해

세상을 가를 만큼의

분노 분노

태우는 마음

너마저 없다면


ゆらいでいる ゆらいでる

花のように意思を繋ぐ

奪っていく奪っていく

嵐のように心を裂く

永遠の意味 知らぬ君に

答えを示す時だ

夢幻に続く螺旋の先で


흔들려 흔들려

꽃처럼 뜻을 이어

빼앗아 가 빼앗아 가

폭풍처럼 마음을 찢어

영원의 뜻을 모르는 너에게

답을 보여줄 때야

몽환으로 이어지는 나선의 끝으로


鬼哭に耳を傾けた仕舞よ

この身に宿る万物で終いよ

夢幻を他者に託した弱き人


귀신 울음에 귀 기울인 끝에

이 몸에 깃든 만물로 끝내

몽환을 남한테 맡긴 약한 사람아


命の輝きは幾星霜に

祈りの瞬きが照らす斜陽に

千夜を身に宿し

解を押し付ける


목숨의 반짝임은 오랜 세월에

기도의 반짝임이 비추는 석양에

천날 밤을 몸에 깃들이고

답을 강요해


枯らしていく 枯らしていく

夢幻の夜に花を裂く

繋いでいく繋いでいく

嵐に種を撒いていく


말라 가 말라 가

몽환의 밤에 꽃을 찢어

이어 가 이어 가

폭풍에 씨앗을 뿌려 가


ゆらいでいる ゆらいでる

花のように意思を繋ぐ

奪っていく奪っていく

嵐のように心を裂く

永遠の意味 知らぬ君に

答えを示す時だ

夢幻に続く螺旋の先で

待つのは誰


흔들려 흔들려

꽃처럼 뜻을 이어

빼앗아 가 빼앗아 가

폭풍처럼 마음을 찢어

영원의 뜻을 모르는 너에게

답을 보여줄 때야

몽환으로 이어지는 나선의 끝에서

기다리는 건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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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가만히 보면

못 보던 게 보일 거야


이른 아침 해가 뜨는 모습

새가 나무에 앉아 노래하는 모습

꽃잎이 바람에 나부끼며 떨어지는 모습

구름이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도 있군


세상이 조금씩 움직이는 걸

가만히 바라보고

느껴도 괜찮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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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지 못하는 중얼거림

누군가 듣기를 바라지 않네

그저 하는 혼잣말


아,

어,

오,

우……

혼잣말도 아니네

그저 웅얼웅얼

할 말이 없어

혼자서는 더 할 말이 없어


혼자하는 혼잣말은

그저 혼자하는 말이야

뜻 없는 말,

혼잣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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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essa 2025-04-27 15: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혼자서. 하는말. 좋아요^^ㅠㅠㅎㅎ

희선 2025-04-27 18:21   좋아요 0 | URL
혼자서라도 말을 하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활자 잔혹극 복간할 결심 1
루스 렌들 지음, 이동윤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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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생각나지 않지만, 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글을 조금 배운 듯하다. 그렇다고 잘 익힌 건 아닌 것 같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받아쓰기 틀리기도 한 걸 보면 말이다. 그때는 그게 참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런 일은 누구한테나 일어나기도 하겠지. 어릴 때부터 글을 쉽게 익히고 한자에 영어까지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늘 그랬던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국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부모가 공부를 시키기도 한다. 모든 부모가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고,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겠지. 아니 여자아이는 글공부 안 시켜도 남자아이는 시켰겠다. 그것도 거의 양반집이나 잘사는 집만 그랬겠다. 다른 나라도 아주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어떨지.


 이 책 《활자 잔혹극》(루스 렌들)에서는 유니스 파치먼이 커버데일 네 식구를 죽이고, 그건 유니스가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해서였다고 처음에 말한다. 살인사건은 일어나고 범인과 동기도 다 밝혀졌다. 예전부터 범인을 밝히고 그 일이 일어나기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게 있었구나. 이런 구성은 지금도 나온다. 읽고 쓰지 못하는 것 때문에 사람을 죽이기도 할까(이 소설은 1994년에 나왔다). 이런 생각은 쉽게 하기 어렵다. 난 이 이야기 다른 것도 생각했다. 모두가 잘 지낼 수도 있었다는 걸로. 그런 이야기가 아주 없지는 않겠다. 유니스가 다른 사람한테 솔직하게 자기 일을 털어놓고 누군가와 잘 사귀기는 어렵기는 하다. 그게 글을 읽고 쓰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겠다. 읽고 쓰는 게 어려운 건 아니지만, 그걸 못해서 느끼는 굴욕감은 많은 사람이 모를 거다. 그러니 멜린다가 유니스 일을 알았을 때 자신이 알려주겠다 말했겠지.


 멜린다는 커버데일 집안 막내딸이다. 조지와 재클린은 재혼한 사이고 조지는 세 아이가 있고 재클린은 아들이 하나 있었다. 집을 떠나 사는 조지 아이 둘은 죽지 않아서 다행이구나. 멜린다가 유니스 비밀을 알았을 때 그동안 참 힘들었겠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말했다 해도 유니스는 화를 내고 멜린다를 협박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멜린다가 조와 재클린한테 잘 말했다면 좀 나았을까. 그것보다 멜린다가 유니스 이야기를 했을 때 조지와 재클린이 좀 더 깊이 생각했다면 좋았을걸. 이런 생각은 다 쓸데없는 거다. 아니 꼭 그렇지는 않다. 이 이야기를 보고 난 뒤여서, 내가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섣불리 그걸 알려주겠다 말하지 않겠다. 어쩌면 알고도 모르는 척할지도.


 글을 알면 새로운 세상이 보이지 않는가. 이 느낌 다 아는 건 아닌 듯하다. 이 소설이 그런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는데. 유니스가 어렸을 때 좋은 사람을 만났다면 말이다. 아쉽게도 유니스는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학교에는 드문드문 다녔지만 선생님이 제대로 보지 않고 전쟁이 일어나고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유니스가 글을 읽고 쓰지 못한다는 걸 알았지만, 글을 알려주지는 않았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유니스한테 읽고 쓰는 걸 가르쳤다면 좋았을 텐데. 어머니는 아파서 죽고 아버지가 아프자 유니스가 돌보다가 죽이고 만다. 유니스는 우연히 다른 사람 비밀을 알게 되고 그걸로 협박하고 돈을 뜯어냈다. 유니스는 다른 사람한테 공감하지 못했다. 그건 글을 읽고 쓰지 못하면 일어나는 일이기도 할까. 다른 일도 영향을 미쳤겠지. 유니스는 사이코패스 기질도 있었던 거 아닐까. 예전엔 작가가 그런 생각 못했겠지만, 그런 느낌도 든다. 유니스가 남한테서 돈을 뜯어내기는 해도 아주 똑똑하지는 않았다. 사이코패스와는 조금 거리가 있을 것 같다.


 누군가 유니스한테 글을 알면 좋다는 걸 알려줬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사람은 없었다. 유니스는 그런 말 들었다 해도 관심 갖지 않았으려나. 호기심이 있었다면 글을 익혔겠지. 글을 익히지 않고 그걸 공포로 여기다니. 그렇게 무섭게 여길 바에는 글을 배울 텐데. 유니스는 바라는 게 그리 많지 않았다. 텔레비전과 초콜릿 바가 있다면 괜찮았다. 가정부로 일하러 간 커버데일 집에서는 자신이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걸 들키면 안 된다 여긴 듯하다. 왜 그랬을까. 그 집에는 책이 많고 그 집 사람은 책 읽기를 즐겼다. 재클린은 유니스한테 말로 하지 않고 쪽지를 남겼다. 유니스는 그것을 스트레스로 여겼을 것 같다. 글을 모르면 상상력도 덜할까. 나도 잘 모르겠다.


 사람도 잘 만나야 한다. 유니스는 커버데일 집 로필드 홀에서 일하게 되고 식구들이 모두 휴가를 떠나자 혼자 편하게 지낸다. 하필 그때 텔레비전이 고장나고 유니스는 만나지 않아야 할 사람을 만났다. 조앤 스미스는 부모한테 사랑 받았는데 왜 이상해진 걸까. 시간이 갈수록 조앤은 미치고 유니스는 그런 것에 별로 마음 쓰지 않았다. 유니스가 글을 읽고 책을 봤다면 사람을 알아봤을 텐데. 아니 나도 모르겠다.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게 모든 일이 일어나게 한 건지. 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밖에 못하겠다.




희선





☆―


 그는 활자로 도배된 세상이 끔찍했다. 활자를 자신한테 닥친 위협이다 생각했다. 활자는 거리를 두고 피해야 할 대상이었고, 그에게 활자를 보여주려는 사람 또한 마찬가지였다. 활자를 피하려는 버릇은 몸에 깊이 배어 있었다. 더 이상 생각하고 하는 행동이 아니었다. 따듯한 마음이나, 남을 생각하는 애정, 사람다운 열정이 솟아나는 샘은 이런 걸로 오래전에 말라 버렸다. 이제는 고립되어 지내는 일이 자연스러웠고, 이러한 자신의 태도가 인쇄물이나 책, 손으로 쓴 글자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행위에서 비롯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유니스가 문맹이라는 사실은 유니스의 동정심을 앗아갔고 상상력을 위축시켰다. 심리학자들이 애정이라고 하는, 남한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은 그의 기질 안에 설 자리가 없었다.  (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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