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말했네

‘언제나 난 널 기다려

마음이 내킬 때

언제든 날 펼쳐봐’


내가 말했네

‘고마워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정말 책이 말했을까

진짜로 책이 말하지 않았다 해도

책은 언제나 널 기다려

잊지 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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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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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추리소설가에서 첫번째인가 두번째인가로 알게 된 작가가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다. 어쩌면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많이 봐서 작가도 첫번째나 두번째로 알았다고 생각하는 건지도. 내가 가장 먼저 본 일본 추리소설은 다른 작가가 쓴 걸지도. 미야베 미유키와 히가시노 게이고 책은 한국에 많이 나오고 나도 많이 만났다. 히가시노 게이고 책은 제목이 바뀌고 개정판이 많이 나오기도 했다. 어느새 이런 추리 미스터리를 보고 열해는 넘었다. 거의 열다섯해일지도. 2009년에도 읽은 것 같지만, 일본 추리 소설이라는 걸 생각하고 만난 건 2010년부터다. 미나토 가나에 소설 《고백》은 2009년 12월에 봤던가.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만났다.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가 일본에서 나온 해가 2016년이라는 걸 알고 예전에 나온 적 있지 않던가 했다. 몇 줄 보다가 이 책 본 적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 본래 제목은 《위험한 비너스》고 예전에 이 제목으로 나왔다. 책을 봤다는 게 떠올랐지만, 한번 더 보기로 했다. 책을 읽다가 열여섯해 전에 일어난 살인사건 범인은 기억났다. 열여섯해 전에 일어난 일은 사건이 아닌 사고다 했지만.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데시마 하쿠로는 아버지가 다른 동생 야가미 아키토와 결혼했다는 가에데한테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가에데는 아키토와 미국에서 결혼하고 아키토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일본에 왔는데, 며칠 전에 아키토가 사라졌다고 한다.


 한번 읽은 적 있다고 해도 잘 생각나지 않는 것도 있는데 이건 대충 생각났다. 잊어버린 것도 조금 있었다. 하쿠로가 아키토 아내다 하는 카에데한테 관심을 가진 거다. 소설을 재미있게 이끌어 가려고 그런 건지, 실제 그런 사람도 있는 건지. 일본 소설이나 만화에는 형이나 동생이 사귀거나 결혼한 사람을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다. 거의 만화던가. 그런 일은 정말 일어나기도 할까. 모르겠다. 그저 재미로 막장 이야기를 쓰는 건지. 사람은 못하게 하면 더 하려고 하는구나. 다행하게도 이 소설에서는 선을 넘지는 않는다. 위험한 비너스는 가에데인가. 하쿠로가 가에데를 좋아하는 모습은 로맨틱 코미디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하쿠로 캐릭터 재미있을지도.


 하쿠로 아버지는 화가로 하쿠로가 어릴 때 죽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죽고 세해 뒤에 두번째 결혼을 한다. 하쿠로는 새아버지와 친하게 지내지 못하고 대학에 가게 됐을 때는 혼자 살고 친아버지 성으로 살기로 한다. 하쿠로는 아홉살 어린 동생 아키토하고도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 하쿠로가 야가미 야스하루를 아버지로 받아들이지 못한 건 야가미 집안이 부자여서였을지. 그것도 조금 있겠지만, 야가미 야스하루가 동물 실험을 해서인 것 같다. 어릴 때 하쿠로는 우연히 야가미 야스하루가 동물로 실험하는 걸 알게 됐다. 그런 일이 있어서 하쿠로는 수의사가 되었나 보다.


 열여섯해 전 하쿠로와 아키토 어머니는 외갓집에서 죽었다. 그때 경찰은 사고로 처리했다. 아키토는 하쿠로한테 그 집 열쇠는 누구든 만들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예전에는 그 말을 그냥 넘겼지만, 하쿠로는 그 말을 떠올린다. 야가미 집안 사람이 유산 때문에 아키토를 어딘가에 가둬둔 건지, 다른 사건에 휘말린 건지. 하쿠로는 아키토를 찾다가 예전에 야가미 야스하루가 후천성 서번트 증후군 연구를 했다는 걸 알게 된다. 그 일은 하쿠로 아버지와도 상관있었다. 하쿠로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은 본래 그리는 것과 많이 달랐다. 그 그림도 없고 야스하루가 연구한 데이터도 없었다. 두 가지를 찾으면 아키토도 찾을지.


 서번트 증후군은 태어날 때부터 나타나기도 하지만, 뇌를 다치고 그렇게 되기도 한다. 하쿠로 아버지는 뇌종양으로 정신착란을 일으켜서 전기치료를 받는다. 그건 허가된 건 아니었다. 전기치료를 받고 정신착란을 일으키지 않게 됐지만, 이번엔 서번트 증후군이 나타났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을 그리다 무언가를 깨닫는다. 야스하루는 일부러 서번트 증후군을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연구를 그만둔다. 수학에 미친 사람은 그러지 못했구나. 잠깐 나왔지만 동물실험을 생각하게도 한다. 동물실험은 해도 괜찮을까. 사람이 좋을대로 살아 있는 목숨을 마음대로 이용하다니. 동물실험을 해서 여러 가지 약을 만들었구나.


 사람은 신이 되지 못하고 신이 되려고 하면 안 되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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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5-04-29 0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바꿔 다시 나온 책을 한번 더 읽으셨군요. 이미 읽었어도 시간이 지나면 디테일은 잘 기억나지 않지요. 근데 범인이 생각나버렸으면 다시 읽기 싫어졌을 것 같아요.

희선 2025-04-30 02:43   좋아요 0 | URL
그건 예전에 일어난 일이고, 다른 일도 있으니 괜찮습니다 사고였다고 여긴 일이 사건이었다니, 그런 건 소설에만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떨지... 읽기 시작했으면 끝까지 봐야죠 저는 거의 끝까지 봅니다 보다가 못 보거나 안 보는 건 얼마 안 돼요 책을 보는 것도 사람마다 다른 거죠


희선
 




네가 떠나던 날

하늘은 맑았어


맑은 하늘을 보면

눈물이 난다는 사람도 있군

나도 그래


세상은 맑아도

내 마음은 흐리고 비가 왔어


네가 떠나는 길이

편안했길 바라


언젠가 저세상에서

다시 만나도 괜찮고

만나지 못해도 괜찮아


널 기억할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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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도 여름도 가을도 오지만

마음은 언제나 겨울이야


겨울에만 머문 마음은

쓸쓸하고 춥겠지


삶에 겨울은 단 한번이 아니고

여러 번 찾아올 거야


처음 겨울을 맞이할 때는

움직이지 못해서

늘 거기에 머물지도 몰라


움직이기 힘들어도

한발 내딛어 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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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4-27 1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천 리 길도 첫 걸음으로 시작되는 법이죠.^^

희선 2025-04-27 18:37   좋아요 0 | URL
한 걸음이면 괜찮겠지요 그게 쉽지 않은 사람도 있겠습니다


희선
 




떠날 땐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돌아오려고 가는 거잖아

아주 멀리 간다면 슬프겠지만

돌아올 거지


사람 일은 모르기도 해

돌아오려고 했는데,

그곳에서 운명을 만난다면

돌아오기 어렵겠어


운명이 뭐냐고

여러 가지지

사람일 수도 있고

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어


떠나는 길이

가볍고

즐겁길 바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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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4-27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가는 것, 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긴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집이 반가울 것 같습니다. 집이 있기에 떠날 수 있는 것이겠지요.^^

희선 2025-04-27 18:36   좋아요 0 | URL
어딘가에 떠났다가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도 다행이겠습니다 떠나도 돌아갈 곳이 없으면 쓸쓸할지도... 돌아갈 곳을 다른 곳에서 찾을지도 모르겠네요 그것도 괜찮겠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