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의 파수꾼 이판사판
신카와 호타테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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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제목 《공정의 파수꾼》이 일본말로 쓰인 걸 보고 공정이 아닌 경쟁인데 하는 생각을 했다. 일본에서는 공정(公正)을 경쟁으로 쓰던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는데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본래 제목은 ‘경쟁의 파수꾼’이다. 왜 이런 제목인지는 책을 보다 보면 나온다. 끝까지 책을 봐도 제목이 뜻하는 게 뭔지 모르는 것도 가끔 있지만, 그건 내가 책을 제대로 못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작가인 신카와 호타테는 본래 변호사였다고 한다. 변호사가 되고 작가가 된 게 아니고 신카와 호타테는 소설을 쓰려고 변호사가 됐던 거였다. 어쩐지 대단하구나. 소설보다 뒤에 담긴 편집자 후기를 더 재미있게 본 것 같기도 하다. 신카와 호타테는 바둑이나 마작도 잘 하는가 보다.


 한국에도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게 있던가. 세상에는 내가 잘 모르는 일도 많겠다. 경찰만이 나쁜 짓을 한 사람을 잡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한테 경찰이 가진 것 같은 수사권이나 체포권은 없다. 여기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이 나온다. 사람은 감시하는 게 없으면 나쁜 짓을 저지르는 걸까. 있다 해도 몰래 하는구나. 법이 있다 해도 어떻게 하면 그걸 이용할까 한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법에는 회사나 사업하는 사람이 지켜야 하는 것도 있겠다. 그런 걸 지키지 않아서 피해를 보는 건 힘 없고 돈 없는 사람이겠다. 그런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려고 공정거래위원회를 만든 거겠다.


 이번 일은 호텔 웨딩 카르텔과 하청업체 갑질을 알아보는 거다. 그런 거 증거를 잡아야 경찰에 넘어가는구나. 호텔 웨딩을 하는 지역 호텔 세곳이 담합해서 값을 올렸다. 함께 값을 올리다니. 그렇게 하면 잘될까. 싸고 질 좋은 결혼식을 하게 해주는 곳도 있을 텐데. 그런 곳은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에도 이런 일이 있는가 보다. 코로나19 뒤로는 결혼식뿐 아니라 장례식도 작아졌다고 하는데, 그런 건 그리 오래 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결혼하는 사람이 줄기도 해서, 그런 일이 있을 때 웨딩업체는 돈을 벌려고 할지도.


 웨딩업체에서 하는 하청업체 갑질도 심하다. 거래를 하게 되면 무언가를 바라고 꽃장식을 결혼식 날 고치라고 하고는 돈을 더 주지도 않았다. 그런 걸 손님한테 말하는데, 손님은 그날 꽃장식이 마음에 안 들면 다시 해준다는 말을 듣고 좋아하기보다 그걸 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좋겠다. 그런 거 쉽게 생각하기 어렵겠지. 꽃집끼리 새로운 꽃집이 웨딩 일을 못하게 하기도 했다. 서로 같은 처지일 텐데 그러다니. 힘 없는 사람이 서로 힘을 합치는 게 더 좋을 텐데. 사람은 약해서 그러지 못하는구나. 아니 그렇게 해도 괜찮은 세상이 되어야겠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회사나 사업하는 사람이 공정한 자유 경쟁을 하게 하려는 기관이다. 자유 경쟁을 하려는 사람이 더 많겠지만, 그러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구나. 돈을 어떻게 버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 사람도 있는데, 정말 그럴까. 나쁜 짓해서 번 돈으로 기부한다고 해도 나쁜 짓한 건 사라지지 않는다. 남을 짓밟고 돈을 벌면 뭐가 좋을까. 돈은 쓰는 것뿐 아니라 어떻게 버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보다 힘 없는 사람한테서 빼앗거나 비리를 눈 감아주고 돈을 받는 건 안 될 일이다.


 책을 보면서 다음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일본에서 책이 나왔나 보다. 거기에도 시로쿠마와 고쇼부가 나올지. 나와도 괜찮을 것 같다. 시로쿠마 가에데는 가라테 유단자로 본래는 경찰이 되려 했다. 경찰인 아버지가 다치자 어머니가 시로쿠마한테 경찰이 되지 마라 했다. 어머니는 그건 시로쿠마가 결정한 일이다 말했다. 그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머니가 그렇게 하게 한 거나 마찬가진데,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누가 못하게 한다고 해서 그만두는 것도 마음이 약한 걸까.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 시로쿠마는 어머니 말대로 하지 않으려고 했다. 고쇼부는 기억력이 아주 좋았다. 그 기억력 때문에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도 했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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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01-25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오늘부터 연휴가 시작인데,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네, 우리나라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있습니다. 독과점이나 여러가지 공정거래법이 적용되는 분야가 있어요.
일본과 우리나라는 비슷한 제도도 많이 있지만, 조금씩 다른 점도 많을 거예요.
연휴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선 2025-01-26 05:20   좋아요 1 | URL
설 연휴가 왔군요 시간 잘 가네요 이번주는 더 빨리 간 듯합니다 설 연휴 길게 보내는 사람도 있고 거의 쉬지 않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저는 명절하고 상관없이 똑같이 지내는군요

한국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있겠지요 그런 곳에서 잘 감시하면 좋겠네요 감시 같은 거 안 해도 지킬 거 지키면 좋을 텐데...

서니데이 님 한번 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설 연휴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마지막은 쓸쓸하지

어떤 마지막은 후련해

마지막은 하나가 아니군


마지막이어서

쓸쓸하거나 슬프거나 후련해도

마지막은 괜찮아야지


“아름다운 마지막”


마지막 만남이

아름답길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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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난 모르는 사이

너와 난 그냥 아는 사이

너와 난 조금 친한 사이

너와 난……


너와 내가 친구가 되기를


친한 사이가 되면

친구일까


아는 사이에서

벌써 친구일까


너와 난 친구,

고마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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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져야 할 텐데

자고 일어났을 때

가장 안 좋아


꿈 때문일까


자꾸 잠이 와서 자면

기분 안 좋은 꿈을 꿔

그러면 더 일어나기 싫어


자고 나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려면,

자기 전에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을까,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나을까

둘 다 괜찮겠어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면

기분 좋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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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3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1-24 0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을 지나가다 소설, 향
조해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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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법칙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다. 끝이다 해서 다 끝은 아니다로 이어지기도 하는구나. 이건 인류가 오랫동안 이어져 오면서 생각한 걸지도. 그냥 끝이면 아쉽지 않나. 자신이 영원히 살지 못한다 해도 인류는 다른 사람,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는 걸 안다. 이건 인류만 그런 건 아니다. 나무 동물 목숨 있는 건 다 그렇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살아가도 사람은 살아가는 뜻을 찾으려고 하는구나. 삶의 보람이 있어야 한다 하고. 사람이 사는 데도 큰 뜻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지구에 나타나는 작은 생물로 살다가 죽는다. 죽음이 슬픈 건 더는 상대를 만나지 못하고 이야기하지 못해서겠지. 그런 슬픔은 동물도 느낀다고 생각한다.


 조해진 소설 《겨울을 지나가다》 는 밤이 가장 긴 <동지>부터 아주 추운 <대한>을 지나 <우수>로 이어진다. 우수는 비가 많이 오는 절기던가. 우수는 잘 모르는구나. 비가 오니 눈이 녹고 봄이 가까이 왔겠다. 부모가 죽는 일은 슬픈 일이다. 그걸 받아들이는 시간도 있어야겠지. 이 소설 ‘겨울을 지나가다’에는 그런 시간이 담겼다. 그렇다고 정연이 가진 슬픔이 다 사라진 건 아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슬픔은 언제나 마음속에 있고, 시간이 갈수록 조금 희미해지겠지. 동생인 미연도 다르지 않겠다.


 엄마가 죽은 다음 장례식장에서 누군가 한 ‘딸이 있어야 한다는 말’ 나도 싫다.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지 않나. 자식이 없으면 어떤가.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말할 때도 있겠다. 부모가 자식을 낳는 게 자식 덕을 보려는 건 아니지 않는가. 예전에 나도 비슷하게 생각했을지도. 지금은 다르다. 아픈 부모를 꼭 자식이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간병을 다른 사람한테 맡기거나 요양시설에 들어가는 것도 돈이 있어야 하는구나. 돈이 있는 사람은 돈으로 하면 된다. 아픈 부모를 돌보다 미워하는 것보다 낫지 않나. 결혼 안 하고 혼자여도 괜찮다(내가 그렇구나). 사람이 꼭 결혼하고 자식도 낳아야 할까. 어쩌다 보니 이런 말로 흘렀구나. 자식은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딸이라고 해서 다 부모한테 말을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아들인데 부모한테 말 잘 하는 사람도 있다. 왜 사람들은 아들은 어떻고 딸은 어떻다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사람은 다 다른데 말이다.


 정연은 하던 일을 잠시 쉬고 엄마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 했다. 바로 일하러 돌아가지 않고, 정연은 J읍에 머물고 엄마 옷을 입고 엄마 화장품을 썼다. 이건 애도겠다. 정연은 엄마가 하던 칼국수 식당에서 칼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엄마와 함께 살던 개 정미와 산책하기도 했다. 정미는 식당 이름이기도 하다. 정연과 미연 이름에서 가져온 거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겠지. 어느 날 가게 문에 정미 집이 다 됐다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정연은 엄마 휴대전화기로 찾아보다가 지도 어플로 목공소를 찾게 된다. 다행하게도 거기가 맞았다. 목공소 이름은 ‘숨’이었다. 목공소를 하는 영준은 예전엔 주택공사에서 일을 했다.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재개발 되는 곳에 가서는 거기 사는 사람을 내보내는 일도 했던가 보다. 거칠게 나가라고 하지는 않았겠지. 세상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옛날에 영준이 만난 다연이는 어쩐지 인터넷 기사에서 한번쯤 본 요즘 청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는 갈 곳이 없어 벼랑 끝에 몰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지금도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자신을 구할 사람은 자신이기도 하지만, 누군가한테 손을 내미는 것도 자신을 구하려는 게 아닐까. 나도 잘 못할 텐데. 영준은 자신 때문에 다연이가 죽은 건 아닐까 하면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 말 다른 사람한테는 하지 못했겠지. 정연이 그 말을 들어주었다. 엄마와 만난 인연으로 그런 인연이 생기기도 하는구나. 다연이가 살았던 아파트는 꽤 나중에 허물게 됐다. 지금 세상은 다연이 같은 청년이 살아가기에 삭막할까. 그럴지도.


 다연이가 살던 아파트에 정연과 영준이 함께 간다. 정연은 자신의 엄마와 다연이가 저세상에서 만났기를 바란다. 거기에서 엄마가 다연이 엄마가 되어도 괜찮다고. 하지만 아주 멀리 가지 않기를 바랐다. 다연이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해야겠지. 겨울을 지나갈 때 혼자가 아니면 덜 추울지도. 아니 혼자여도 아주 혼자는 아닐 것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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