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네


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인연은

많지 않고

먼저 생긴 인연은

줄어드네


흘러가게 두어야지

앞을 막으면 옆으로 피해갈 거야


잠시라도 누군가를 알았다는 걸

고맙게 생각해


언제나 사람은 혼자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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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25-01-31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함께 했던 시간들이 많았는데 어느새 멀어져있으면 허전한 맘이 들어요. 하지만, 억지로 만들 수는 없으니 흐름에 맡겨야겠죠? 그럴 인연이었나보다 하면서....희선님 손가락은 어떠세요?

희선 2025-02-04 01:15   좋아요 0 | URL
친했다가 시간이 흐른 다음에 멀어지면 자신이 뭔가 잘못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것 때문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시간이 문제일지도... 흘러가는 대로 두어야겠네요 지난달 15일 정도부터 쓰는 걸 줄였어요 예전과 똑같아지지는 않았지만... 해 보라는 거 찾아보고 해 봅니다 그걸 했을 때는 좀 나은데 시간이 가면 그대로인 것 같기도 합니다 글자를 덜 써서 조금 나은 듯도 합니다


희선
 
특수청소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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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청소란 사는 곳에 배어 있는 한까지 닦아내는 일이야. 스님처럼 성불시키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집에 서린 고인의 넋을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  (<절망과 희망>에서, 156쪽)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태어나는 건 차례가 있어도 죽음에는 차례가 없다고 하지 않나. 죽음, 이제 혼자 살다 죽는 게 나이 많은 사람에 한한 일만은 아니다. 한국 자살률이 아주 높다고 들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시간이 많이 지나고 발견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 이야기 다른 책에서 본 적 있구나. 지금은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 그런 건 일본이나 한국이나 비슷할 것 같다. 혼자 살고 만나는 사람이 없으면 죽고 나서 시간이 지난 뒤에 발견될지도 모르겠다. 나도 걱정이다. 내가 죽고 발견이 늦지 않아야 할 텐데.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 《특수청소부》에는 죽은 사람 흔적을 청소하는 사람이 나온다. 이제는 특수청소를 아는 사람이 많아졌겠다. 사람이 죽고 시간이 흐르면 썩는데, 거기에는 벌레가 생기기도 한다. 예전에는 그저 냄새와 벌레만 생각했는데, 이번에 이 책을 보고 그런 곳에 세균이 많다는 걸 알았다. 사람이 죽고 며칠 지난 곳에는 그냥 들어가면 안 되겠다. 특수청소하는 사람은 병균에 감염되지 않게 무장하고 들어간다. 겨울에는 좀 괜찮아도 여름엔 참 힘들겠다. 오염물질은 지정된 곳에 버리고 태워야 한다는 법도 있다고 알려준다.


 여기에는 네 가지 이야기가 담겼다. 네 사람이 죽은 곳을 청소하는 거구나. 병으로 자연사 하고, 사고사, 열사병으로 죽고, 지병으로 죽었다. 나이는 삼십대, 사십대, 이십대, 팔십대다. 나이 많은 사람만 죽음을 맞지는 않는다. 함께 사는 사람이 있다면 죽은 사람을 조금이라도 빨리 발견하겠지만, 모두 혼자 살았다. 드나드는 사람이 있다 해도 그때는 쉬었다니. 사람이 죽고 하루나 이틀은 좀 나을까. 한주 두주 길면 한두달 뒤에 발견될지도. 앞에서 말했는데 죽은 사람은 썩는다. 자신이 죽었을 때 누군가 뒷정리를 해줘야 하다니. 그런 건 별로지만 어쩔 수 없는 거기는 하겠다. 죽을 때가 되면 그런 거 생각해야겠구나. 지금부터라도 정리를 잘 해야 할 텐데. 이런 책 보면 생각하는 거 이번에도 했다.


 혼자 살다 죽는 거 하면 가난을 떠올리겠지만, 그런 사람만 혼자 살지 않는다. 네 번째 이야기 <엇갈린 유산>에서 그랬구나. 돈을 많이 벌어도 식구와 잘 지내지 못하면 쓸쓸할 것 같은데. 세 딸에서 두 딸이 신흥종교에 빠지고 재산을 거기에 갖다 바치다니. 그런 사람은 옆에서 누가 말해도 그 말 듣지 않겠지. 어떻게 하면 괜찮아지려나. 재산을 노리고 다가오는 신흥종교 사람이 더 나쁘지만. 두 딸이 어쩌다 거기에 빠졌는지, 그런 이야기는 없구나. 그런 게 있다고 해서 이해할지 어떨지.


 부모도 그렇고 자식도 부모한테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지도. 그래도 부모가 자식한테 어느 정도는 해주면 좋겠지만. 사십대 벤처기업 사장이었던 사람은 안 좋은 어린시절 때문에 가정이라는 걸 갖지 않고 쾌락만 생각하고 산 듯하다.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기도와 저주>에서 죽은 사람은 부모한테라도 인정 받았다면 죽음에 이르지 않았을지도 모를 텐데. 아니 부모가 아니어도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절망에 빠져 집안에만 있지 않았을 것 같다. <절망과 희망>에서는 특수청소를 하는 시라이가 대학 친구가 죽은 걸 청소했다. 그런 일도 있다니. 시라이는 죽은 친구 마음을 알려고 했다. 그런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구나.


 소설에 담긴 것처럼 특수청소를 하는 사람이 죽은 사람이 어땠는지 알아보기도 할까. 여기에서는 유품정리도 해서 그랬던 걸지도. ‘엔드 클리너’ 대표인 이오키베는 예전에 경찰이었다. 그래선지 경찰한테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오키베뿐 아니라 시라이와 가스미도 죽은 사람을 생각했다. 이오키베는 특수청소하는 사람이 죽은 사람 집에 서린 그 사람 넋을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말은 시라이뿐 아니라 가스미도 들었겠다. 이 이야기 한권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다음 편 나와도 괜찮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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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보이지 않지요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려면,

마음으로 봐야 해요


말 안 해도 알지, 보다

말을 하세요


세상엔 마음을 잘 보려는 사람도 있지만,

잘 못 보고 안 보는 사람도 있어요

사람은 다 달라요


기대하지 않으면

마음 편하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지요


말로 하기 어려운 건

글로 나타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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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5-01-31 0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사람은 다 달라요.
전 세계에 단 한 명도 같은 사람은 없죠.
비슷한, 어쩌면 꽤 많은 부분이 닮은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누구도 완전히 같은 사람은 있을수 없어요.

당연히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는 없겠죠. 심지어 내 마음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만 가끔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나보다 더 내 마음을 아는 사람은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 나를 아껴주고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다면요.

희선 2025-02-04 01:31   좋아요 0 | URL
쌍둥이도 다르다고 하는군요 DNA는 같은가 봅니다 뭔가 다른 게 있을지... 지문은 다를 것 같네요 성격은 당연히 다르고... 세상에는 닮은 사람이 있기도 하네요 그런 건 신기하기도 해요

마음 모르겠지요 자기 마음도 잘 모르는데... 보려고 해야 아주 조금은 보겠습니다 대충 보면 잘 모를지도... 자기 마음을 다른 사람이 더 알면 좋을지 안 좋을지, 조금은 괜찮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주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면... 자기 마음도 잘 보는 게 좋죠


희선
 




밤엔 공기가 차갑지

따듯하다고


한여름 밤공기는

덥겠구나


무언가를 했던 밤이

떠올랐다고


비슷한 때여서

그랬다고


그렇지

그럴 때 있지

비슷한 때

비슷한 걸 하면

지나간 시간이 떠오르지


쓸쓸하다고

쓸쓸해도 어쩔 수 없지


겨울,

차가운 밤공기는

피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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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5-01-29 0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눈이 무척 많이 내렸는데 밤 사이 기온이 많이 떨어졌네요. 내일 친가에 가야 해서 움직여야 하는데 좀 걱정이 드는. 이번 설은 친가 식구들과 밥만 먹기로 했습니다. 희선님 따뜻한 명절 되시기를 바라요^^

희선 2025-01-30 01:13   좋아요 1 | URL
제가 사는 곳에도 바람 불고 눈이 왔어요 바람이 불어서 더 춥게 느껴졌습니다 설날에 눈이 와서 산소에 가려던 사람은 못 갔겠습니다 요새는 설날보다 다른 때 갈지도 모르겠네요 그날 가면 사람이 아주 많을 테니... 친가 식구와 밥만 먹는다고 해도 가야 하니 힘들겠네요 거리의화가 님 잘 다녀오셨기를 바랍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5-01-29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사시는 곳도 눈이 많이 왔는지요?
날씨가 추워지네요.
건강하고 편안한 설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선 2025-01-30 01:15   좋아요 1 | URL
눈이 많이 오기는 했는데, 지난번보다 덜 왔어요 바람이 세게 불어서 새벽엔 눈보라 치는 느낌이 들더군요 눈이 어느 정도나 왔나 보고 그때 눈을 쓸었어요 그냥 놔두어도 낮에 녹았을지도 모르겠지만... 페넬로페 님 남은 연휴 편안하게 보내세요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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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과테말라 SHB 디카페인, 쓸데없는 말을 길게 쓸까 하다가 그냥 백자가 안 되는 백자평으로 쓴다. 난 오후부터 밤에 커피 마신다. 가끔 잠이 안 오는 건 잠을 많이 자서다. 커피는 아직 괜찮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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