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음이 커다란 충격에

개어지고 부서져도

다시 붙기를 바라


조각난 마음을 다시 붙이려면

시간이 있어야겠지

네게 그런 시간이 있기를

잠시 멈춰 서서

마음을 추스를 시간


깨어지고 부서진 마음이

다시 붙으면

전보다 단단해질 거야

아니 그 반대일지도

그것도 괜찮아


네게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기길 바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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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4-11-28 1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딱 깨지고 부서진 상태처럼 느끼며 지내고 있었는데요. 희선님의 이 글이 저를 위로해주시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고맙습니다!

희선 2024-11-30 10:17   좋아요 0 | URL
별로 안 좋으시군요 한해가 끝나갈 무렵입니다 오늘은 십일월 마지막 날이고... 남은 한달 동안은 좀 나아지시기 바랍니다 새해가 오면 밝은 마음으로... 감은빛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고양이와 작은 새
다테노 히로시 지음, 나카노 마미 그림, 마루 옮김 / 요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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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좋은 날엔 창문을 열고 바람이 통하게 하면 좋지. 그건 이 책 《고양이와 작은 새》에 나오는 고양이도 마찬가지인가 봐. 편안하게 쉬면서 차를 마시면 그것만큼 좋은 건 없지. 이렇게 말했지만 난 그런 시간 별로 가지지 않아. 거의 책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거든. 가끔 홍차도 마셔. 홍차를 좋아하는 친구가 보내준 게 있거든. 고양이는 홍차를 마셨어. 고양이가 느긋하게 홍차를 마시는데 차 소리가 들렸어. 트럭엔 목련 가지가 있었어. 고양이는 목련 가지를 예쁘게 정리하고 묶는 일을 했어.


 고양이가 일을 시작하려는데 밖에서 새 소리가 들렸어. ‘짹짹’은 참새소리로 자주 쓰는데, 여기 나온 새는 참새가 아닌 것 같아. 어쨌든 작은 새는 고운 노래를 하면서 고양이집 창가에 앉아. 작은 새는 고양이한테 목련 가지를 조금만 나눠 달라고 해. 새가 나뭇가지로 하는 건 뭘까. 집 짓기지. 작은 새는 둥지를 지으려고 나뭇가지를 찾아다니다 좋은 냄새가 나는 고양이 집으로 찾아왔어.


 작은 새는 목련 가지가 일곱개 있어야 한다고 해. 고양이는 목련 가지를 하나 주고는 날마다 오라고 했어. 고양이가 마음 좋지. 여러 날 누군가를 만나면 친해지기도 해. 고양이와 작은 새도 친해졌어. 작은 새는 고양이 집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고 해. 목련 가지 냄새, 홍차 냄새, 꽃 냄새. 고양이는 냄새를 못 맡지만 상상할 수 있다더군. 고양이가 한 말에 조금 놀랐어. 냄새를 맡지 못하는 고양이였다니 말이야.


 뭐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지. 고양이를 찾아오던 작은 새는 이레가 지나고 더는 찾아오지 않았어. 고양이는 작은 새를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어. 일도 별로 못해서 돈도 얼마 못 벌었어. 고양이가 작은 새를 아주 좋아하게 됐군. 현실에서 고양이는 새를 잡는데. 이런 생각은 잠시 한쪽으로 밀어둬야지. 시간이 흐르고 작은 새가 고양이를 다시 찾아와. 식구와 함께. 새끼가 세 마리고 조금 큰 건 어미 새군. 작은 새는 파란색인데 어미 새는 연한 밤색이야. 새끼 새가 아빠라고 해서 작은 새가 수컷이라는 걸 알았어. 그랬군, 그랬어.


 식구와 함께 온 작은 새를 고양이는 아주 반갑게 맞이해. 작은 새는 고양이한테 꽃다발을 줘. 그 꽃은 약초 같은 거였어. 그 꽃 냄새를 맡으면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작은 새가 찾아다녔대. 고양이는 이제 냄새를 맡을지. 그림을 보니 작은 새가 준 꽃은 제비꽃 같기도 하고 팬지 같기도 해. 무슨 꽃일지. 크기가 큰 걸 보면 팬지 같지만, 고양이한테는 제비꽃이 크게 보일지도 모르지. 작은 새가 물고 오기에도 제비꽃이 낫겠군. 고양이는 작은 새 식구한테 또 놀러오라고 해. 고양이와 작은 새는 또 만나겠지.


 이 책 《고양이와 작은 새》에 담긴 그림 참 예뻐. 세밀화여서 진짜 같기도 해. 고양이도 예쁘고 작은 새도 예뻐. 나무와 꽃을 보니 숲속에 온 듯도 해. 고양이는 참 좋은 곳에 사는군. 나도 목련 가지 냄새와 홍차 냄새 그리고 꽃 냄새가 나는 고양이 집에 놀러가고 싶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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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널 좋아해


어떤 게 좋아


모두 좋다고


대단해, 멋져


앞으로도 널 좋아해

자신을 좋아하다 보면

다른 좋은 것도 생기겠지

혼자여도

자신을 좋아하면

많이 쓸쓸하지 않을 거야

너 자신이 친구잖아


넌 언제나

너 자신을 떠나지 않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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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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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그렇게 잘 읽은 건 아니지만, 첫번째인 《흑백》부터 여덟번째인 《삼가 이와같이 아뢰옵니다》를 만났다. 미시마야 변조괴담 이번이 여덟번째구나. 이걸 책에 써뒀다면 기억할 텐데 그런 건 없다. 몇번째인지는 읽는 사람이 세어야겠구나(일본에서 나온 책에는 쓰여 있는 것 같기도).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는 건 재미있다. 어떤 이야기든 재미있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미시마야는 에도에 있는 주머니 가게다. 처음에는 미시마야 주인 이헤에 조카인 오치카가 흑백방에서 이야기를 들었다. 오치카한테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은 사람은 그 뒤 마음이 좀 나아졌을까. 그랬기를. 누구한테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했으니 말이다. 지금은 미시마야 집 둘째인 도미지로가 오치카 뒤를 이어 이야기를 듣는다.


 흑백방에서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바뀐 건 예전에도 썼지만, 이 책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서 또 썼다. 미시마야 흑백방에서는 이야기를 하고 버리고 듣고 버린다. 어쩌면 이게 마음 편할지도. 그 이야기가 쓰인 책을 보는 사람이 있지만, 도미지로나 흑백방에 찾아오는 사람은 그걸 모르겠지. 모르기를 바란다. 이런 것 때문에라도 시대는 옛날이어야 했겠다. 지금이라면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할 테니 말이다. 에도시대니 이건 옛날 이야기다 생각하면 된다. 지금을 사는 사람에도 흑백방에 가고 싶은 사람 있을까. 에도시대로 타임슬립한 사람이 흑백방에 가는 건 어떨지. 이런 생각이 들다니. 언젠가 그런 사람 나타날지도 모르지. 아니 에도시대 사람이 지금 시대에 머물렀다 돌아가는 게 더 나을까.


 미시마야 변조괴담 여덟번째인 《삼가 이와같이 아뢰옵니다》에는 이야기 세 가지가 담겼다. 세 편은 <주사위와 등에> <질냄비 각시> <삼가 이와같이 아뢰옵니다>다. 일본에는 신이 참 많다. 뭐든 신으로 삼는 것 같다. 주사위는 노름할 때 쓰는 거구나. 그걸 육면 님이라 했다. 그런 신을 모시는 곳도 있다니. 그 육면 님이 노름을 좋아하고 자주 이겼지만, 크게 진 다음엔 등에 신도 함께 모시게 했다. 등에는 그리 좋지 않은 것인데. 거기 사는 사람은 좋은 건 육면 님한테 빌고 안 좋은 건 등에 신한테 빌었다. 흑백방을 찾아온 첫번째 사람은 누나가 받은 등에의 저주를 대신 받고 다른 세계로 갔다. 그곳은 신들이 노름하는 곳이었다.


 신들이 노름하는 곳에서 남자아이는 주사위와 함께 청소를 하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주사위가 말하는 모습 상상하니 조금 재미있기도 했다. 뭐든 끝이 있는 법이다. 현실 세상에 큰일이 일어나니 노름하던 곳도 사라졌다. 남자아이가 힘들게 고향으로 돌아오니 식구나 마을 사람이 없었다. 육면 님을 모시는 곳도. 영주가 바뀌어서였다. 영주가 바뀌면 많은 게 바뀐다. 거기 사는 사람은 그대로 살게 하지, 모시는 신 때문에 죽이기도 하다니. 아니 죽였다기보다 다른 안 좋은 땅으로 보냈나 보다.


 두번째 <질냄비 각시>라는 제목 봤을 때 우렁 각시가 생각났는데,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한해전 죽은 오빠 이야기를 하러 동생 오토비가 흑백방에 찾아왔다. 오토비는 도미지로한테 오치카가 순산하기를 빈다면서 순산을 기원하는 날치 지느러미를 주었다. 그런 거 보고 날치 지느러미 괜찮을까 했다. 잘 말리면 괜찮겠지. 오토비가 한 이야기보다 도미지로가 날치 지느러미를 오치카한테 전해주러 찾아가야겠다 하는 게 더 기억에 남는다. 오치카가 임신하고 도미지로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형인 이이치로는 먼저 만나기도 했다. 이이치로 혼사 이야기와 오토비 오빠 혼사 이야기는 비슷한 걸까. 아니 비슷하지는 않으려나. 질냄비 속에 든 건 신이었다. 오토비 오빠는 사람이 아닌 신과 살기로 하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오토비 오빠는 자신이 좋아서 그렇게 했겠지만, 남은 사람은 아쉽고 마음 아프겠지.


 마지막 이야기 <삼가 이와같이 아뢰옵니다>에는 좀비가 나온다. ‘부귀’나 ‘인간이 아닌 자’다 했는데. 좀비는 생각 안 해도 무섭다. 이 이야기는 정치를 생각하고 쓴 것 같기도 하다. 정치가가 제대로 정치를 하지 않는. 좀비는 이곳이 아닌 다른 세상에 나타난 걸로 그렸다. 평행우주구나. 살던 곳에 더 이상 살기 어려우면 떠나야 한다. 하뉴다 마을이 있는 세상은 좀비만이 사는 세상이 됐을지도. 좀비도 먹을 게 없으면 죽을지. 어떨까. 세번째 이야기를 듣고 도미지로는 잠시 이야기 듣기를 쉰다. 오치카가 아이를 낳은 다음에 다시 시작한단다. 미시마야 첫째아들 이이치로가 집으로 돌아왔다. 오치카를 도우려고 오시마가 떠났는데, 얼마 뒤에 첫째아들이 돌아오다니. 사람은 떠나기도 돌아오기도 한다. 이이치로가 돌아오고 어떤 게 달라질지. 그건 다음 권을 보면 알겠다. 그건 얼마전에 나왔다. 곧 보면 좋을 텐데, 지금 바로 못 보고 나중에 볼 듯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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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엔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네


크지 않아도 돼

작은 기적이면 돼


아주 작은 차이로

죽지 않고 살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할 때

다시 살아보고 싶은 일이 일어나는

작지 않은 기적인가


죽어보지 않았지만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더 힘들겠지


살아서 맛보는 좋은 것도 많을 거야


성탄절엔

밝은 거 좋은 걸 더 생각해

다른 날과 같은 날이어도……





*성탄절은 좀 더 남았지만, 먼저 생각해 봤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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