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지 못해도

오해하지 않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있는 그대로는 어떤 걸까

사람한테는 여러 가지 면이 있지

어떤 모습일지라도

그런 것도 있었구나 하길


안다고 여긴 사람이 가진

몰랐던 면을 만나는 건

기쁜 일이야


자신한테도 새로운 면이 있을지 몰라

잘 찾아 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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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는 쓸쓸하다.


 혼자는 불안하다.


 혼자는 편하다.


 혼자는 즐겁다.


 혼자는…….


 사람, 호모사피엔스는 무리 지어 산다. 혼자 있는 사람을 한마리 늑대다 하는구나. 늑대는 혼자 살아갈까. 늑대는 무리 지어 사는 것 같은데. 무리 지어 사는 늑대가 많고 무리에서 홀로 떨어져 사는 늑대는 많지 않을지도.


 인류가 채집과 사냥을 할 때는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혼자보다 여럿이 있는 게 나았겠다. 무서운 동물도 있고 자연재해도 일어나서 말이다(지금도 자연재해는 일어나지만). 그때는 누군가를 따돌리지 않았을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다니. 그런 건 어느 시대든 있었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자기 일을 안 한다거나 협조하지 않는 사람을. 지금은 조금 다르면 따돌리는구나.


 농경 생활를 하고 한 곳에 정착하고는 사람 생활은 달라졌다. 여전히 공동체라는 게 있다 해도 개인으로 살게 되지 않았을까. 어쩌다 이렇게 흘러간 건지, 제대로 쓰지도 못할 텐데. 르네상스 때 사람, 개인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신이 아닌 사람이었나. 어쩌면 개인을 생각한 건 나중일지도. 민주주의가 나타났을 때일지도. 그건 언제 나타났던가.


 모두도 하나도 중요하다. 모두를 위해 하나를 희생하는 일은 없어야겠지. 예전에는 그런 일이 있기도 했을지. 그건 이야기에 나온 것 같기도 한데. 실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하니 아주 없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내가 쓰려고 한 게 아닌 쪽으로 간 것 같다. 사람이 함께 해서 좋은 것도 있지만, 혼자여서 괜찮은 것도 있다. 혼자여도 즐겁게 사는 게 좋지. 혼자와 혼자인 점과 점이 이어지면 선이 된다. 사람은 점이면서 선이기도 하구나. 누군가와 늘 함께 하기는 어렵다. 그걸 알아도 잘 생각하지 않을지도.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겠다.


 어차피 사람은 혼자다. 누구나 죽을 때는 혼자다. 그걸 생각하고 혼자를 쓸쓸하게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쓰려 했구나. 그런 거 써도 또 혼자라는 걸 생각하는데. 이런 내가 좀 우습구나. 혼자여도 함께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오면 좋겠다. 무엇이 함께일지. 사람보다 물건일지도. 책이나 글이면 어떤가. 그건 나를 떠나지 않겠다. 책은 그래도 글은 어떨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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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오지 마

선을 그었지요


선을 넘는 사람은 없었어요

그러자 혼자가 되었어요

선을 그으면 그렇게 될지


선을 그었지만

살짝 넘어가기도 했어요

몰랐지요

자꾸 왔다 갔다 했더니

선이 지워졌어요

아니,

일부러 선을 지웠어요


선이 있든 없든

마음은 선을 넘기 어려워요

마음이 보이지 않는 선을 조금 넘기를,

넘지 않아야 하는 선도 있겠지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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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조영주 지음 / 마티스블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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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에 나오는 사람 이름이 처음부터 나오는 건 아니기도 하지. 조금 뒤에 나오기도 하고 끝까지 안 나오기도 하고, 끝나기 전에 나오기도 한다.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에 나온 여자 이름은 거의 끝날 때가 되어서 나온다. 자신도 잊어버린 이름이 말이다. 자기 이름을 듣고 그는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더 들었을 것 같다. 이 말을 이렇게 앞에서 하다니. 그는 죽으려고 한 날 죽지 못했다. 그가 죽지 못한 게 다행이겠지.


 지금까지 살면서 알게 된 건데,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더 힘들다는 거다. 죽고 싶은 사람한테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을 생각해 봐 하면 그 말이 제대로 와 닿을까. 그 말에 별로 귀 기울지 않을 것 같다. 즐거운 일이 있어야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사람은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죽고 싶기도 하겠지. 누군가는 별거 아니다 생각할 만한 게 있을지도. 나도 죽고 싶을 때가 있기도 한데, 죽고 싶어하는 사람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한다. 난 다른 사람이 왜 죽고 싶은지 말하면, 어떤 까닭이든 나보다 낫네 할 것 같다. 내가 이렇구나. 내가 죽고 싶어하는 사람 말을 듣는 건 거의 책에서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나지 못할 일도 있겠다. 누군가 죽으려 할 때 소설에 나온 것처럼 카페 은달이 나타나면 좋을 텐데, 어렵겠지.


 다른 날과 다르게 은달이 뜬 밤 그는 죽으려고 했다. 목을 매달았는데 그는 죽지 않고 시간이 멈추고 카페 은달이 나타났다. 카페 은달은 은달이 뜬 날에만 문을 열었다. 카페 은달에는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라고 하기보다 이름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걸. 할머니가 하트 여왕이라는 말을 해서, 혹시 앨리스인가 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그는 카페 은달에서 할머니와 지내다 할머니가 만들어준 초콜릿을 먹고 혼자가 된다. 다시 할머니가 돌아오기를 바라고 그는 할머니가 만들어준 초콜릿을 만들어 먹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빵을 만들면 카페 은달이 하늘로 뜨고 다른 시간으로 간다.


 집이 회오리 바람에 날아가 오즈로 가는 이야기가 생각나기도 하지. 그는 도로시인 듯한 아이를 스쳐지나기도 한다. 카페 은달은 일제 강점기도 가고 달의 뒷면에도 간다. 거기에서는 닐 암스트롱을 구했다. 이건 실제 닐 암스트롱이 겪은 ‘공백의 48분’을 상상한 게 아닐까 싶다. 난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는구나(내가 못 찾아서 그런지 몰라도 안 나오는구나. 닐 암스트롱은 달의 뒷면에 갔을까). 사람은 어딘가에 가고 누군가를 만나면 조금 바뀌겠지. 그때 좋은 일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다르지 않구나.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좋은 일이 있기도 하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아주 힘든 일이 일어나면 좌절하고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기도 하겠다. 소설 속 그도 다르지 않았구나.


 어떤 때 사람은 살고 싶다 할까. 어두운 밤이 가고 밝은 아침이 오는 때. 목이 아주 말라서 시원한 물 한잔 마셨을 때. 읽고 싶은 책을 읽을 때. 쓰고 싶은 글을 쓸 때. 누군가 자신을 생각하고 보내준 편지를 받았을 때. 좀 더 생각나면 좋을 텐데 떠오르지 않는구나. 한국 작가가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받은 걸 알았을 때. 살다 보니 이런 때를 맞기도 하는구나 할지도. 다른 사람이 상 받는 게 뭐가 그리 기쁠까 싶지만, 노벨문학상은 다른 듯하다. 여기 나오는 사람은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했다. 여자도 한국 작가가 노벨문학상 받은 걸 알고 기뻐했을 것 같다. 현실과 소설은 다른 세계겠지만 같은 일도 있겠지. 그러기를 바란다.


 떠나면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러고 보니 이야기에서도 이건 다르지 않구나. 아주 다른 곳에 머무는 사람이 없지는 않지만. 그건 그곳을 그 사람이 있을 곳이다 여겨서가 아닐까. 카페 은달은 그가 죽으려던 때로 돌아오고 멈췄던 시간이 흘러간다. 그는 죽지 않는다. 앞으로 살아간다고 해야겠다. 죽으려고 했을 때보다 따듯하게 느낀 세상에서 이연정으로. 여기 나온 사람은 이연정이다. 연정이 앞으로 즐겁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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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4-12-21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인공 이름이 이연정이군요. 그녀가 죽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괴로운
일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한 가지라도 좋아하는 게 있다면.. 낫지 않을까요.
12월이 이제 열흘 남았네요. 어느때보다 혼란한 시절을 보내고 있군요. 우리는.
잘 해결되고 안정되어서 마음이 편안해지면 좋겠습니다.
감기조심하시고 잘 지내세요. 희선님.^^

희선 2024-12-22 01:47   좋아요 0 | URL
죽고 싶다 생각해도 뭔가 일이 일어나면 죽지 않기도 하겠습니다 그게 아주 작은 일이어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죽으려고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살아보면 좋겠네요 힘들어도...

2024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이번은 더 빨리 간 듯합니다 나라에 좋은 일이 있기도 했지만, 혼란스러운 날들이 이어지는군요 자기 자리에서 사는 게 좋을 듯합니다 저는 별로 하는 거 없군요

모나리자 님도 건강 조심하시고 2024년 남은 시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차가운 겨울 하늘은

투명한 파랑이지


하늘을 나는 새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가

더 잘 보여


마음은 무슨 색일까

투명한 파랑도 멋질 듯한데


어떤 마음인가에 따라

색깔은 바뀌지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보면 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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