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와

나를 불렀지


바람을 따라 밖으로 나가니

땅에 떨어진 나뭇잎이 뒹굴고

길을 가는 사람은 옷깃을 여미었어


바람은 나뭇가지를 흔들고

깃발을 펄럭이게 했어


바람을 더 떠라가고 싶었는데

자꾸 바람과 멀어졌어


잘 가 바람아,

나중에 또 만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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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1-09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은 신기한 존재죠. 사진을 찍으려면 찍히지 않는... 흔들리는 깃발을 찍어야 바람인지 알 수 있는... 이처럼 세상에는 신기한 것들이 있죠. 소재가 바람, 인 게 좋습니다.^^

희선 2025-01-13 23:58   좋아요 0 | URL
보이지 않아도 있다는 걸 아는 게 바람이네요 바람은 무언가를 흔들고 펄럭여서 자신이 있다는 걸 알리는군요 바람이 있어서 더울 때는 시원하기도 하네요 겨울엔 좀 춥지만...


희선
 






가을엔 편지를 하겠다는

시구가 있지만,

편지는 가을에만 쓰는 게 아니고

언제 쓰든 괜찮아


오래 연락하지 못한 친구한테,

말로 하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떠오르면

망설이지 말고 편지 써


편지가 조금 천천히 간다 해도

며칠 지나면 갈 거야

보내면 바로 가는 문자메시지보다

며칠 걸려가는 편지가 더 멋져


어때, 이제 편지 쓰고 싶어졌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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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01-08 1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눈이 와서 하얗게 된 나무가 추워보이는 건 오늘 날씨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사는 곳은 한파주의보인데, 내일 아침엔 더 추울 거라고 하거든요.
날씨가 며칠간 추울 것 같아요.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2025-01-08 23:51   좋아요 1 | URL
어제 밤부터 눈이 오고 새벽에는 더 많이 와서 새벽에 눈 쓸었습니다 두번이나... 눈이 많이 쌓였을 때는 좀 힘들었어요 다음에는 날씨 보니 눈이 덜 올 것 같아서 자기 전에 한번 더 쓸었습니다 오늘보다 내일 더 추울 듯합니다 바람이 세게 부는 걸 보니... 겨울 같은 느낌이네요 서니데이 님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서니데이 2025-01-09 17:35   좋아요 1 | URL
새벽에 눈 쓸러가셨으면 너무 추웠겠는데요. 오늘과 내일은 많이 추울 것 같은데, 제가 사는 곳도 강풍주의보예요.
눈 소식이 뉴스에서 또 나오는데, 오늘은 눈이 많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희선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5-01-13 23:54   좋아요 0 | URL
지난주 9일에는 추웠어요 전날보다 눈이 조금 많이 온 것 같기도 합니다 며칠 지난 오늘은 덜 추웠네요 눈이 다 녹지 않았지만, 시간이 가면 녹겠지요 이번주에 또 추위가 온다고 하더군요 서니데이 님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좋은 밤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5-01-09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편지만이 갖는 낭만과 멋이 있는 건데 요즘 사람들은 카톡 문자에 길들어져 편지를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부터도요. 킁킁..ㅋㅋ

희선 2025-01-13 23:56   좋아요 0 | URL
예전엔 학교에서 편지 쓰기도 했는데, 요새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그런 편지 쓰는 것도 괜찮았던 것 같아요 한번뿐이어도...


희선
 
소설 보다 : 봄 2024 소설 보다
김채원.이선진.이연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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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자꾸 오르는구나. ‘소설 보다’는 책값이 싸서 봤는데, 이번에 꽤 올랐다. 어렵게 느끼면서 한국 단편소설을 보는구나. 잘 못 봐도 아주 조금만 알아도 좋을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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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01-08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르긴 올랐네요. 올리는 입장으로도 편치는 않겠죠? 저같은 독자는 중고샵에나 있으면 사고 없으면 말고. 그렇게 되는 거죠. ㅠ

희선 2025-01-08 23:48   좋아요 1 | URL
어느새 지난해가 되었네요 지난해에 올랐는데, 이번에 또 조금 오를지... 지난해에 올랐으니 바로 오르지는 않겠지요


희선
 
세 발로 하는 산책
문소리.류영화 지음, 강숙 그림 / 마음산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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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는 오래 살면 스무해까지 살기도 하던가. 열다섯해가 가장 많을지도. 제주도에 사는 풋코 생각나는데 풋코는 열다섯 넘었다. 지금은 어떨지(풋코는 스무살에 무지개다리를 건넜구나). 이 책 《세 발로 하는 산책》에 나온 달마와 보리는 살아 있을까. 책이 나왔을 때 둘은 열다섯살이었다. 보리는 건강했지만, 달마는 잘 걷지 못하고 누워 있을 때가 많다고 했는데. 책이 나왔을 때가 아니고,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 볼 때는 책에 나온 동물이 살아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구나. 지금도 살아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 보리는 살아 있을 것 같다. 달마는 모르겠다.


 달마와 보리는 진돗개다. 진돗개는 진도에만 산다고 한 듯한데, 그러지 않는 진돗개도 있구나. 문소리는 아는 사람이 백양사 스님과 알아서 함께 백양사에 다니곤 했단다. 백양사에는 진돗개 덕구가 있었다. 덕구라고 하니 수컷 같은데 덕구는 암컷이었다. 덕구가 새끼를 여러 마리 낳았다. 문소리는 식구들과 마당이 넓은 집으로 이사했다. 둘레에는 다른 집이 없어서 밤엔 좀 무서운 느낌이 들어 집 지키는 개가 있었으면 했다. 그때 생각난 게 덕구가 낳은 새끼였다. 스님은 건강한 개와 막내를 함께 데려가기를 바랐다. 개 이름은 스님이 지어주었다. 달마와 보리. 보리달마는 깨달음을 뜻한단다. 스님이 지어준 개 이름 멋지구나.


 처음엔 달마와 보리를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달마와 보리는 마당에서만 지내지 않고 집 밖으로 나가 뛰어다녔다. 그러다 쥐 새 뱀을 잡아왔다. 고양이도 그런다는데. 진돗개는 야생성이 남아서 훈련이 잘 안 된다. 그래도 문소리는 달마와 보리가 자라자 반려견 훈련센터에 보내서 예절을 배우게 했다. 문소리 어머니 아버지는 비싼 돈 내고 학교에 다니고 배워 온 게 ‘앉아, 일어나, 기다려’ 세 개뿐이냐고 잔소리를 했단다. 개를 훈련 시킬 때는 개만 하지 않고 함께 사는 사람도 하는가 보다. 훈련을 받고는 목줄을 매고 산책을 시키려 했다. 달마와 보리는 산책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문이 제대로 닫혀 있지 않으면 밖에 나갔다 왔다. 어릴 때 자유롭게 돌아다녀서 늘 그러고 싶었을지도.


 어느 날 달마가 집을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여러 날이 지나고 문소리는 전단지를 붙이고 멀리로 가서 찾아보기도 했다. 달마는 개를 풀어 놓고 기르는 집에 있었다. 거기에는 암컷이 있었다. 달마, 재미있구나. 언제 그런 곳을 찾아내고 갔을까. 달마를 집으로 데리고 오자 밥을 잘 먹지 않았다. 얼마 뒤 달마가 집 밖에 나갔다가 돌아와서는 집 앞에 쓰러져 있었다. 다리를 다쳤는데도 집을 찾아오다니. 달마를 병원에 데리고 가니 교통사고 같다고 했다.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했지만 부러진 뼈는 붙지 않았다. 앞다리를 자를 수밖에 없었다.


 함께 사는 동물이 아프면 마음 아프겠지. 다리 하나 없는 개를 보는 마음도 아프겠다. 의사는 개 모습이 달라졌다 해도 전과 똑같이 대하라고 했다. 다리 하나가 없는 개를 불쌍하게 여기면 개는 그 마음을 안단다. 동물도 감정이 있다. 문소리는 처음에는 달마와 보리가 집을 잘 지켜주는 개가 되기를 바랐는데, 함께 살다 보니 달마와 보리가 그저 건강하게 살기를 바랐다.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과 비슷하구나. 문소리와 식구가 사는 마당이 있는 집과 둘레를 개발한다면서 그 집에서 이사하라고 했단다. 한국은 어디든 개발하는구나. 그냥 놔두면 안 되나. 문소리와 식구는 낮은 아파트를 구하고 4층에 살게 됐다. 4층 사람은 옥상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다. 달마와 보리는 아파트에 사는 데 빨리 적응했다. 문소리 식구들이 달마와 보리한테 마음을 써줘서 그랬겠지.


 시간이 흐르고 달마와 보리는 열다섯살이 됐다. 사람이 나이드는 것도 금세일지 모르겠지만, 동물은 더 빠르겠다. 산책 나가면 보리가 잘 못 걷는 달마를 기다려 주기도 했단다. 다리 하나 없이 걷는 건 쉽지 않겠지. 달마는 나이를 먹고는 걷는 게 힘들어졌다. 달마가 아픈 모습 보면 마음 아파도 달마 앞에서는 울지 않는 게 좋겠지. 문소리나 식구들은 그랬을 거다. 달마와 보리뿐 아니라 식구들 이야기도 조금 나왔다. 문소리 딸과 조카인 연두와 수영은 동물에 마음을 썼다. 둘은 유기견 보호소 개 한마리씩을 후원했다. 그런 것도 있구나. 문소리는 달마와 보리와 함께 살고 동물권을 생각하게 됐단다. 고기는 먹지 않으려 했다. 다른 식구도 개를 싫어했는데 달마와 보리와 살게 되고는 개를 싫어하지 않게 됐다. 개가 사람을 달라지게 했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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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꾸는 꿈은 그저 꿈일까

꿈이어도 진짜 같을 때 있잖아


꿈속 나는 다른 세계 나는 아닐까

나는 여러 곳에 사는지도

그렇게 믿고 싶기도 해


꿈속 나는 훨씬 괜찮아

무서운 일이 일어날 때도 있지만,

내가 꿈에서 깨면 괜찮을 거야

나 좋을 대로 생각하는 거군


어딘가에 다른 세계가 있을지도 모르지

그곳에 사는 난 나보다 낫기를 바라





*이런 생각 처음이 아니구나, 자꾸 생각하는 건 그러기를 바라서일지도. 여기보다 다른 곳 내가 더 잘 살기를 바라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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