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2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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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권을 다 보고 한번에 썼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1권을 보고 먼저 썼으니 말이다. 그것을 쓸 때도 별로 안 좋았는데 지금은 더 안 좋다. 책하고는 상관없다. 여기에 이런 말을 쓰다니. 그냥 책이야기를 써야겠다. 스키터는 백인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유색인 이야기를 쓰기로 하고, 아이빌린과 미니의 말을 들었다. 이야기를 해줄 가정부가 더 있어야 했는데 선뜻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힐리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던 율 메이가 교도소에 가게 되었다. 율 메이는 쌍둥이를 모두 대학에 보내기 위해 일해서 번 돈을 모았는데, 돈이 아주 조금 모자랐다. 율 메이는 힐리한테 돈을 빌려주면 일해서 갚겠다고 했다. 하지만 힐리는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좋지 않은 말도 했다. 율 메이는 힐리의 반지를 훔쳤다. 그것은 비싼 보석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율 메이는 교도소에 가고 벌금까지 내야 했다. 아이들은 대학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 일 때문에 가정부들은 화를 내고, 스키터한테 자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씁쓸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따듯한 이야기도 있었다. 백인이라고 해서 모두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가정부 이야기는 책으로 나왔을까. 책으로 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었지만 책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안에 스키터를 키워준 콘스탄틴 이야기도 들어갔다. 혹시라도 다른 가정부한테 해가 갈까 싶어 미니가 힐리한테 한 일도 넣었다. 힐리가 그 책을 보고 책속에 나오는 곳이 잭슨이 아니다고 말하기를 바란 것이다. 힐리가 책을 보기 시작했을 때는 그 안에 있는 가정부를 모두 밝혀내야겠다고 했다. 그러나 마지막을 보고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 그게 자신이라고 밝히는 꼴이 될 테니까. 그래도 힐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안에서 아이빌린과 미니한테 나쁜 일을 했다. 다른 사람한테는 가정부를 해고하라고 하기도 했다. 어디에든 안 좋은 일을 이끄는 사람이 있다. 그게 오래 갈까. 어쩐지 힐리는 누군가를 괴롭히고 따돌리는 일을 이끄는 사람 같다. 힐리 때문에 따돌림 당한 사람은 스키터와 셀리아다.

 

‘가정부’라는 책이 나왔을 때, 아이빌린과 미니와 스키터 마음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세사람뿐 아니라 다른 가정부도 그랬다. 다행하게도 아주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빌린이 엘리자베스 리폴터 집에서 일을 그만둬야 했지만. 엘리자베스 리폴터는 힐리 말을 그대로 따랐다. 미니는 술을 마시면 자신을 때리는 남편을 떠날 결심을 했다. 책이 모두에게 자존감을 갖게 해준 것은 아닐까. 아이빌린은 힐리와 엘리자베스 리폴터보다 자신이 더 자유롭다고 느꼈다. 파이를 먹은 게 자신이 아니다고 말해야 하는 힐리, 자기 이야기를 읽고도 깨닫지 못하는 리폴터. 힐리처럼 유색인과 자신은 다르다고 선을 긋는 사람도 있겠지만, 유색인이나 백인이나 같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미니도 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셀리아가 선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을 때 아주 이상하게 여긴 거였다. 1권 보면서 셀리아가 스키터와 친하게 지내면 될 텐데 하는 생각을 했는데, 2권에서 미니는 셀리아한테 힐리보다는 스키터와 잘 지내보라고 했다.

 

정리를 잘 해서 썼다면 좋았을 텐데. 책을 보고, 그것에 대해 쓰고 나면 늘 ‘이렇게밖에 못 쓰다니’ 한다. 미국에만 인종차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이나 백인이 많은 곳에 가면 인종차별을 당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동남아시아 사람을 차별한다. 그래도 괜찮은 것인가. 피부색하고 상관없이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전쟁도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희선

 

 

 

 

☆―

 

“스키터, 루브니아는 누구보다 용감해. 자기 문제도 힘들 텐데 앉아서 내게 말을 걸어주거든. 하루하루 버티게 도와줘. 루브니아가 나에 대해 쓴 것을 읽으면서. 자기 손자를 도와준 부분 말이야, 내 평생에 그렇게 고마운 적이 없었어. 몇 달 동안 그렇게 기분 좋은 적이 없었어.”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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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1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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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남북전쟁이 끝나고 노예제도가 없어졌다고는 해도 인종차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때는 1960대고,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심한 미시시피 주의 잭슨이다. 미시시피 하면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허클베리 핀이 살았던 시대가 더 옛날이었겠구나. 1960년에 유색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 여기에서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백인 가정에서 일하는 흑인 가정부다. 그 대표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이빌린과 미니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와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백인 여성 스키터다. 아이빌린, 미니 그리고 스키터 세 사람이 번갈아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나한테 안 좋은 점이 하나 있는데 사람이 많이 나오면 어떤 사람이 중요한지 처음에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세 사람 이름만 기억하기에도 조금 바빠서 말이다. 이 사람 이름 외워야 할까 한 사람은 힐리다. 힐리는 미니가 다른 백인집에서 가정부를 못하게 하고, 처음에 친구들과 리폴트 집에 모였을 때 가정부가 쓸 화장실을 따로 지어야 한다고 했다. 이 잭슨에서 인종차별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바로 힐리다. 이때 백인들은 유색인에서 안 좋은 병이 옮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화장실을 따로 썼다. 잘못해서 유색인이 백인이 쓰는 화장실을 쓰면 죽을 정도로 때렸다. 리폴트 집에는 가정부 화장실이 따로 없었는데, 힐리 때문에 바깥에 만들게 되었다. 아이빌린은 리폴트 집에서 아기(메이 모블리) 돌보기와 요리, 청소를 했다. 화장실을 다 지었을 때 힐리가 생색을 냈다. 혼자 화장실을 써서 좋지 않느냐고.

 

여자들 모임 안에 스키터가 있었다. 스키터는 아이빌린한테 현실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느냐는 말을 했다. 그리고 스키터를 키운 것은 유색인 가정부 콘스탄틴이었다고 말했다. 스키터가 콘스탄틴 주소를 아이빌린한테 가르쳐달라고 했지만, 아이빌린은 모른다고 했다. 스키터는 콘스탄틴이 자신을 길러준 때를 떠올렸다. 스키터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콘스탄틴과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는데, 스키터가 졸업하기 얼마전에 콘스탄틴은 일을 그만두었다. 스키터는 콘스탄틴이 스스로 일을 그만두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 일에 대해서는 아이빌린이 알고 있었는데 스키터한테 말해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니, 어쩌면 다음 권에서 말할지도 모르겠다. 스키터는 지역 신문에 글을 쓰게 되면서 살림에 대한 일을 아이빌린한테 도움받았다. 얼마 뒤 스키터는 백인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유색인 여성에 대한 글을 쓰려고 했다. 다른 사람은 쓰지 않은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서. 스키터는 가장 먼저 아이빌린한테 인터뷰에 응해달라고 했다. 처음에 아이빌린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아들 친구가 실수로 백인 화장실을 쓴 일로 눈이 멀게 된 일도 있었다. 얼마 뒤 아이빌린은 말하겠다고 했다. 힐리 때문에. 아이빌린이 쓴 글을 스키터한테 읽어주었는데, 스키터도 유색인에 대해 조금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색인은 글을 잘 쓰지 못할 것이다는. 아이빌린이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선생님은 아이빌린한테 총명함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읽고 쓰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이빌린은 기도를 글로 썼다.

 

가정부는 백인한테 말대답을 해서는 안 되었는데, 미니는 입바른 소리를 잘했다. 그래서 가정부 일을 그만두어야 했을 때가 많았다. 힐리한테는 무엇인가를 넣은 파이를 주었다는데, 이 일도 자세히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미니는 다시 가정부로 일하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잭슨에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으로 힐리가 따돌렸다.(그러고 보니 셀리아는 따돌림 당한 것이구나) 셀리아는 다른 백인 주인하고는 다르게 미니를 대했다. 백인 주인에 대해 그리 좋게 여기지 않던 미니는 셀리아의 태도도 좋게 여기지 않았다. 셀리아는 무엇인가 숨기는 게 있었다. 한번은 셀리아가 미니를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정말 친구라고 생각했다면 자신에 대한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셀리아는 혼자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미니가 셀리아 집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말할 때 좀 웃겼다. 하지만 미니한테 안 좋은 일도 있었다. 그것은 셀리아가 남편한테 가정부 쓰는 일을 숨겨서 미니가 일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온 것을 셀리아 남편으로 알고 손님 욕실에 숨어야 했던 일이다. 미니는 남편과 다섯아이가 있었다. 남편이 번 돈만으로는 살아가기 어려웠다.

 

스키터는 인터뷰할 가정부를 아이빌린한테 알아봐달라고 했다. 미니도 하게 되고, 힐리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 율 메이도 관심을 가졌다. 백인인 스키터가 아이빌린이나 다른 유색인 가정부를 만나고, 글을 쓰는 일은 꽤 위험했다. 그리고 미국유색인지휘향상협의회에서 지부장으로 일해온 사람이 총에 맞아 죽었다. 그 일은 KKK단이 한 일이라고. 스키터는 한번 잘못해서 가방을 힐리가 열어보게 했다. 그 안에는 아이빌린과 미니를 만나서 쓴 글이 들어있었다. 그래도 힐리가 그 글은 읽지 않았던가보다. 스키터는 그 일이 있고 나서는 아이빌린한테 이제 그만두어도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빌린은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는 다음 권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나서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리고 신기한 일이 있었다. 라디오 방송에서 1960년부터 인종차별에 관심을 갖게 된 미국 젊은이가 많았다는 말을 들었다. 이 책을 볼 때 그랬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봐야겠다.

 

 

 

희선

 

 

 

 

☆―

 

나는 잠시 묵묵히, 힐리가 조잘거린 화장실 계획과 가정부에게 물건을 훔쳤다고 뒤집어씌운 사실과 질병 운운하던 것을 떠올린다. 그 이름이 못쓰게 된 피칸 열매처럼 밍밍하고 씁쓸하다.  (210쪽)

 

 

우리를 갈라놓는 법이 얼마나 많은지 아연해져서 나는 총 스물다섯 쪽 가운데 네 쪽을 내리 읽는다. 흑인과 백인은 분수도, 영화관도 공중 화장실도, 야구장도, 전화박스도, 서커스도 공유할 수 없다. 흑인은 나와 같은 약국에 가지 못하고 같은 창구에서 우표도 사지 못한다. 예전에 우리 식구가 콘스탄틴을 데리고 멤피스로 놀러 가는 길에 고속도로가 거의 빗물에 잠겼는데도 호텔에서 콘스탄틴을 들이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우리는 쉬지 않고 곧장 차를 몰아야 했다. 아무도 그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우리 모두 이런 법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이곳에서 살아가지만, 이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이것을 활자로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2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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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나누미 요정 생각하는 책이 좋아 3
로이스 로리 지음, 공경희 옮김, 아이완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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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꿈은 고사머가 주고,

나쁜 꿈은 맥이 먹어줄거야

잘 자

 

 

꿈을 꾸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꿈이 생각날 때보다 생각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이 책을 읽고 자고 일어나서 꿈에 대해 쓰려고 했다. 꿈을 꾸기는 했지만, 별로 안 좋았고 확실하게 생각나지 않는다. 꿈은 밤에 잘 때만 꾸지는 않는다. 가끔 꾸는 안 좋은 꿈이 있다. 어떤 것이냐 하면 내가 학교 교실에 있는 꿈이다. 이번에도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꿈속에서 시험을 본 적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문제를 잘 푸는데 나는 첫장만 보고 있고, 다음 장에 문제가 없을 때도 있었다. 이러니 안 좋아할 수밖에. 그런데 꿈은 어떻게 꾸는 것일까. 자기 마음대로 꿈을 꾸는 사람도 정말 있을까. 이 책속에서는 꿈 나누미 고사머가 사람들한테 꿈을 준다고 나온다. 고사머는 ‘여리고 섬세한 것’이라는 뜻이다. 본래 책 제목이 고사머(Gossamer)다. 꿈을 어떻게 사람들한테 주느냐 하면, 사람이 모두 잠든 밤 고사머는 사람 집에 와서 물건을 만진다. 아주 살짝만 대야 한다. 여러가지 물건에 담겨 있는 추억을 모으고 섞어서 사람한테 꿈을 주는 것이다.

 

꿈 나누미 일을 시작하게 된 꼬맹이는 장난끼 많고 이런저런 것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어했다. 처음에 꼬맹이를 가르치던 깐깐이는 그런 꼬맹이를 싫어했다. 그래서 최고령자는 다른 꿈 나누미한테 꼬맹이를 맡겼다. 그 일을 맡은 것은 비쩍 노인이다. 꼬맹이와 비쩍 노인이 꿈을 주러 간 곳에는 노부인과 개가 살고 있었다. 꼬맹이는 고사머답게 물건을 아주 살짝 만졌다. 꿈을 주는 일도 잘 배웠다. 얼마 뒤 노부인 집에 남자아이 존이 오게 된다. 잠시 노부인이 존을 맡게 된 것이다. 존한테 부모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가 존을 때렸고, 엄마는 아직 존과 함께 살 수 없었다. 존 마음에는 상처가 있었다. 꼬맹이는 존이 좋은 꿈을 꾸게 해주려고 했다. 꿈 나누미가 나오지 않고, 노부인과 존이 함께 살면서 상처를 치료해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그것대로 좋기는 하다.

 

존 엄마도 조금 나왔다. 어떤 모습이냐 하면, 존과 함께 살기 위해 일을 찾고, 집 안도 깨끗하게 정리하고 담배도 바깥에서 피웠다. 존 엄마한테도 꿈 나누미가 찾아왔다. 훤출이인데, 존 엄마한테 존의 꿈을 꾸게 해주었다. 꿈 나누미가 잘못하면 악마가 된다. 꿈 나누미는 사람한테 좋은 꿈을 주지만, 악마는 힘 없는 사람한테 무섭고 나쁜 꿈을 주어서 괴롭혔다. 악마는 존 마음에 힘이 없는 것을 알고 찾아왔다. 꼬맹이는 존을 도와주려고 했다. 살아있는 것에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는 규칙을 어기고 개를 만졌다. 그렇게 해서 꼬맹이는 존 마음에 힘을 주었는데, 악마가 떼를 지어 몰려왔다. 꼬맹이와 비쩍 노인은 존뿐 아니라 노부인한테까지 힘을 주는 꿈을 주었다. 존과 노부인은 나쁘고 무서운 꿈을 이겨냈다. 존한테 꿈을 주던 꼬맹이는 몸이 조금 단단해지고 덜 투명해졌다. 그리고 꼬맹이는 새 꼬맹이를 만났다. 존과 헤어지게 된 것을 아쉬워했지만, 앞으로 꼬맹이는 새 꼬맹이한테 꿈 나누미 일을 가르칠 것이다.

 

우리가 꿈을 꾸는 것은 정말 꿈 나누미가 꿈을 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꿈 나누미를 볼 수는 없다. 꿈 나누미 고사머는 조심성이 많아서 사람 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면 고사머가 나오는 꿈을 꾸면 될까. 좋은 꿈이든 나쁜 꿈이든 꿈을 꿀 수 있다는 게 좋은 게 아닌가 싶다.

 

 

 

꿈나라로 가는 일은 아주 쉬워

그냥 누운 다음 눈을 감으면 되거든

하지만 꿈나라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돼

네가 살아가야 할 곳은 바로 여기야

그래도 늘 좋은 꿈꿔

 

 

 

희선

 

 

 

 

☆―

 

“개를 건드려야 해요. 물론 가볍게요. 고사머답게. 그러면 아이한테 사랑의 감정을 줄 수 있어요. 상냥한 번데기의 감정이랑, 따듯한 행복이 깃든 조가비의 감정도요. 사진 속의 좋은 감정들도요. 꿈에 개에 대한 감정을 더하면 훨씬 좋아질 거예요. 확실해요. 아이가 무서운 꿈에 맞설 수 있도록 훨씬 더 힘이 세지게 만들어야죠.”  (97쪽)

 

 

“알고 계신가요, 비쩍 노인 할아버지? 슬픈 부분도 중요해요. 제가 어린 꿈 나누미를 훈련시키게 된다면, 바로 그런 점을 가르쳐 줄 거예요. 슬픈 부분들도 꿈에 넣어야 한다고 가르쳐 줄래요. 슬픔도 이야기의 한부분이니까. 꿈의 한부분이 되어야 하니까요.”  (114쪽)

 

 

“그 아이를 떠올리고 제 몸이 차는 것을 생각하니 무척 슬퍼요.”

 

“그럴 게다. 변화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두고 가는 것이니 슬프게 마련이지.(줄임)”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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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조지 워싱턴 비숍 문학의 즐거움 32
리사 그래프 지음, 지혜연 옮김 / 개암나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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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끔 비슷한 책을 보게 된다. 그게 우연일 때도 있고, 그냥일 때도 있다. 잘 모르고 읽게 될 때 더 신기하기는 하다. 이 책은 그냥 보게 된 것이다. 먼저 본 《아름다운 아이》(R.J.팔라시오)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서 어거스트와 어거스트 식구, 친구를 떠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조지 워싱턴 비숍은 어거스트와는 사정이 다르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조지는 남보다 키가 작다. 확실하게 왜인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고, 척추에 문제가 있고 손목을 구부리기 어렵고 손마디가 짧아서 연필 잡기도 어렵다고 나왔다. 키가 자라지 않는 것에도 여러가지가 있을 텐데 말이다. 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뼈가 잘 부러져서 키가 크지 못하기도 했다.

 

부모님은 조지가 큰 사람이 되라고 이름을 미국 초대 대통령과 같은 조지 워싱턴이라 지어주었다. 엄마 아빠는 교향악단 전문 연주자다.(하프, 첼로) 조지가 태어나기 전에 조지가 어떤 악기를 연주하게 될까 하고 기대했다. 하지만 조지는 몸 때문에 악기를 연주할 수 없었다. 조지는 그런 점을 부모님한테 미안해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조지한테 동생이 생기게 된다는 거였다. 조지는 겉으로는 동생이 생기는 것을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짜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동생이 언젠가는 자기보다 키가 크리라는 것 때문에 걱정했다. 성탄절 전날에는 엄마한테 문제가 일어나서 아빠와 병원에 가고, 조지는 단짝 친구인 앤디네 집에서 보냈다. 그리고 그날 조지는 앤디와 싸웠다. 앤디가 러스하고 친하게 돼서. 앤디는 조지와 러스와 함께 잘 지내고 싶어했는데. 자기와 친한 친구가 다른 친구 이야기를 하면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다. 아직까지 조지 마음은 좁다. 이제 아홉 살인 걸.

 

앤디와 멀어졌는데, 선생님이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과제를 내주었다. 앤디와 싸우지 않았다면 조지는 앤디와 함께 과제를 했을 텐데, 조지처럼 짝이 없는 심술쟁이 제니와 함께 해야 했다. 처음에는 조지가 꽤 애를 먹었다. 그런데 나중에 제니한테 엄마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제니는 조지와 같은 사람에 대한 글이 쓰인 ‘커다란 세상에서 작은 사람으로 살아가기’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단 한사람이었다. 제니는 조지와 친구가 되고 싶어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 조지는 제니가 그저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심술쟁이 제니라고 했다. 제니가 그런 것은 아버지와 두 오빠와 살아서가 아닐까 싶다. 조지는 앤디와도 화해했다. 앤디네 집에 함께 살게 된 외할머니를 조지가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지는 러스에 대해서도 좋게 생각했다. 아니 조지는 처음부터 러스가 나쁜 아이가 아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학교에서 하는 연극에서 조지는 대통령 가운데서 키가 가장 컸던 에이브러햄 링컨을 맡았다. 본래 조지는 워싱턴 대통령을 쓰려다 아무것도 쓰지 않았는데, 링컨 대통령 이름을 쓴 것은 제니였다. 제니와 조지가 함께 한 과제가 링컨 대통령에 대한 것이었고, 조지가 링컨 대통령이 위대하다고 해서다. 조지는 연극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제니가 조지를 도와줘서 조지는 링컨 대통령을 잘 해냈다. 제니는 5학년 때는 둘이서 연극을 하자고 했다. 조지의 연기를 본 부모님도 칭찬해주었다. 그리고 조지는 태어날 동생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바로 이런 말을 쓰다니. 조지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다르게 바라보는 것처럼 러스나 제니를 그렇게 보았다. 자기 마음도 잘 알기 어렵지만 남의 마음은 더 알기 어렵다.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조지는 러스와 제니를 잘 보려고 했다. 그리고 부모님도. 동생이 태어나도 부모님은 지금처럼 조지를 사랑할 거다고. 조지 마음에는 분명 걱정도 있었을 것이다. 부모님이 건강한 동생을 더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이것은 보통 아이도 한다. 그러니 조지가 이상한 것은 아니다.

 

장애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조금 불편할 뿐이지 다른 사람과 같다고. 조지도 그랬다. 요즘은 마음의 장애를 가진 사람이 더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사람 마음도 잘 살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쓰고 보니 이 말은 옮긴이가 한 말이기도 하구나. 키는 106센티미터지만 마음은 그것보다 더 큰 조지 워싱턴 비숍이다. 어거스트처럼 조지도 앞으로 살아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

 

 

 

희선

 

 

 

 

☆―

 

“아니예요, 싫어해요. 제가 얼마나 오랫동안 조지와 친구가 되려고 했는지 몰라요. 아무리 애써도 조지는 저를 싫어해요.”

 

조지가 놀라서 물었다.

 

“뭐? 넌 친구가 되려고 한 적이 없어. 넌 나한테…….”

 

“그리고 내가 말을 붙이려고 하면 제 별명만 말해요. 저를 심술쟁이 제니라고 한다고요. 제가 얼마나 싫어하는데요.”  (177쪽)

 

 

사실 러스도 괜찮은 아이였다. 조지는 쭉 러스를 미워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러스는 못된 행동을 하나도 하지 않았으며 지나치게 친절하게 굴지도 않았다. 사람들은 거의 조지와 함께 있을 때면 마치 갓난아이 대하듯 모든 행동을 하나하나 도와주려고 했다. 러스는 그저 친구처럼 대할 뿐이었다. 결국 조지는 더 이상 러스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193쪽)

 

 

“……. 그래, 맞아. 아빠와 나는 네가 태어나기 전에 너도 악기를 연주할 수 있기를 바랐단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더 큰 것을 바라고 있어. 우리는 네가 너 자신이 바라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있단다.”         (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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チ-ズスイ-トホ-ム 6 (KCデラックス) (コミック)
こなみ かなた / 講談社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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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른 책보다 빨리 볼 수 있는데 미루다가 이달에 봤다. 앞으로도 그냥 천천히 볼까 한다. 빨리 봐 버리면 볼 게 없어서 아쉬울 테니까. 그때는 다른 책을 보면 되기는 하지만. 요새 따듯할 때도 있었고, 바람이 차갑게 불 때도 있었다. 고양이도 차가운 바람이 불 때보다는 햇빛이 따스할 때를 더 좋아하지 않을까. 그리고 볕을 쬐며 잠자는 거다. 이것은 개가 더 좋아하려나. 아니다, 봄볕은 고양이가 더 좋아할 것 같다. ‘치도 그렇지?’ ‘야옹, 당연하지.’ 사실 치는 새끼고양이라서 말을 어린이처럼 한다. 그런 것도 아주 귀엽다. 이번 6권을 보면서 요헤이네 엄마 아빠가 아주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본래 좋은 사람이니까 치와 살려고 이사까지 했겠지만. 치가 이번에만 사고를 친 것은 아니기도 하구나. 아이가 집 안을 어질러놔도 화내는 부모가 있을 텐데, 치가 문제를 일으켜도 엄마 아빠는 그저 어이없어하며 웃었다. 그리고 치한테 위험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했다. 치가 뜨거운 다리미를 만지려고 했을 때 엄마가 나타났고, 고양이한테 안 좋은 식물도 먹으면 안 된다고 했다. 치는 엄마 아빠가 자기하고 놀아주지 않는다고 여겼다. 치는 티슈 상자 속에 있는 티슈를 꺼내서 놀았다. 그러고는 ‘이것은 내 차지다’고 했다.

 

치가 또 어떤 문제를 일으켰냐 하면, 요헤이가 태어난 날을 축하하려고 준비해둔 케이크를 앞발로 찍어 먹어보고, 선물을 묶은 리본을 풀어서 놀기도 했다. 요헤이는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치와 사진을 찍었다. 치가 케이크 망쳐놔서 같이 놀지 않을 것 같았는데. 요헤이도 착하구나. 아빠가 2층 문 앞에 물건을 두었다. 치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계단 끝에 있는 것을 밀어서 떨어뜨렸다. 거기에 재미를 붙였다. 헤드폰 끼고 음악을 듣던 아빠는 바깥에서 나는 소리를 알아챘다. 치가 시계를 떨어뜨리려고 했을 때 아빠가 문을 열고 나와서 시계를 잡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치가 굴러 떨어지려 했다. 아빠는 시계를 놓고 치를 잡았다. 시계는 밑으로 떨어져서 부서지고 치는 괜찮았다. 치가 문제만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요헤이하고 놀기도 하고, 바깥에 놀러나가기도 했다. 요헤이하고는 이상하게 처음에는 잘 안 맞는다. 시간이 좀 지나서야 마음이 맞는다. 간식인 아이스크림도 함께 먹었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다른 사람들이 키우는 개, 토끼, 고양이(앨리스), 앵무새를 치가 만났다. 앵무새와 만났을 때 가장 웃겼다. 앵무새가 치 목소리를 흉내내서 치가 어리둥절해했다. 말하고 목소리 흉내를 낸 것이니까 앵무새 맞겠지. 그러고 보니 실제는 고양이 소리만 들렸겠다.

 

제목에는 새친구라고 썼는데 아직 새친구 이야기는 하나도 못 썼다. 치는 비둘기를 잡으려고 쫓아가다가 공원까지 가게 된다. 내가 지난번에 치가 길을 잃었을 때 자기가 사는 집에 데리고 간 고양이를 얼룩고양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삼색털고양이(미케)였다. 공원에서 만난 고양이가 바로 얼룩고양이다. 검정색과 흰색이 있으니까. 크기는 치와 비슷한데 치보다는 좀 더 산 고양이가 아닐까 싶다. 치를 꼬마라고 하고 얕봤다. 얼룩고양이는 분수에서 자기 얼굴을 비추고 있던 치한테 와서 여기는 자기 영역이니 나가라고 했다. 치는 얼룩고양이한테 놀자고 하고는 혼자 신나서 달리고 숨었다. 그러다 다시 나타나서 또 달렸다. 얼룩고양이도 치와 함께 뛰어다니며 즐거워했다. 한동안 뛰다가 쉬면서 치가 이제 뭐하고 놀까 하니, 얼룩고양이가 자기는 바쁘다고 했다. 치는 다음에 또 같이 놀자고 하고 집으로 갔다. 집에 가서는 바로 잠들었다. 밤에 아빠가 거실문을 닫지 않고 잠시 어디 갔을 때 치가 밖으로 나갔다. 아빠는 치가 나간 것도 모르고 문을 닫았다. 치가 밖으로 나가서 바로 만난 것은 검정고양이였다. 검정고양이는 고양이들이 모여 있는 공원으로 갔다. 치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다 얼룩고양이를 만났다. 이때 치 목에 방울 달린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치가 나무밑을 걸을 때 작은 나뭇가지가 치 목과 목걸이 사이에 끼었다. 치는 아주 싫어했다. 앞서 가던 얼룩고양이가 뒤돌아서 치를 보고 놀고 싶으면 자기가 있는 곳까지 오라고 했다. 치는 그 말에 기뻐하며 뛰었다. 그때 목걸이가 풀렸다. 둘은 공원을 빠져나갔다.

 

치가 밤에 나가다니, 집에 잘 돌아갈 수 있을까. 검정고양이가 치한테 ‘멀리 가지 마’ 했는데. 치는 정말 제멋대로다. 새끼고양이니까 어쩔 수 없나. 치 혼자 있는 것은 아니니 괜찮겠지. 그리고 앞으로도 얼룩고양이가 나올 것 같다. 어떻게 아느냐면, 책 뒷면에서 치와 함께 있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둘이 친한 친구가 될 것 같다. 벌써 친구인가. 얼룩고양이 이름은 치코인가 보다. 치는 새끼고양이니까 목걸이는 달아주지 않는 게 좋을 텐데. 빠져버렸지만. 그림이어서 치 머리가 실제 고양이보다는 큰 거겠지. 목걸이를 단 치 답답해 보였다. 그것을 달 때도 조금 웃겼다. 어두운 밤에 치는 얼룩고양이와 무엇을 하며 놀까. 다음 권은 좀 빨리 볼지도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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