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김홍모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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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해야 할 날이 사월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사월은 더 슬프기도 합니다. 슬프다기보다 아프다고 해야 할까요. 다음에는 화가 나기도. 다른 때는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처럼 책을 안 보면. 《홀》은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예요. 세월호를 말하는 글을 보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그걸 다 찾아본 건 아니지만. 볼 때마다 마음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겠군요. 그렇다고 아주 안 보면 더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보고 기억하려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슬프고 아프고 화 나도. 이렇게 말했지만, 저도 제 일에 빠질 때가 더 많습니다. 벗어나지 못하는 우울함 같은 거. 자신이 하고 싶은 거 많았을 많은 아이가 별이 된 걸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합니다. 사는 게 더 힘들기는 하지만, 늘 안 좋기만 한 건 아니기도 하지요.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아주 괴롭다고 하지요. 5·18 광주민주항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아직도 그 시간에 머물러 있다더군요. 세월호가 가라앉고 일곱해가 흘렀습니다. 저도 일곱해 전에 라디오 방송에서 배 사고가 났지만 모두 구했다는 말 듣고 다행이다 했는데, 그건 아니었군요. 그 보도는 누가 한 걸까요, 그렇게 말하라고 한 건지. 배는 사고가 나면 빠른 시간 안에 사람을 구조해야 살 수 있겠지요. 배가 바닷속에 들어가면 사람은 살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아이가 살아올 거다 믿다니. 그건 방송 탓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지금도 왜 그때 가만히 있으라 했을까 싶습니다. 배 바깥으로라도 나왔다면 많은 사람이 죽지 않았을 텐데. 거기에서 구조된 사람도 남은 사람이 구조되리라 믿었겠지요. 그런 믿음이 깨지다니. 해경은 왔다가 선원만 구하고 돌아가고. 다른 민간 배에도 돌아가라고 했더군요.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고가 나면 사람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구조하는 분 많겠지요. 배 사고가 날지 아무도 모르고 대비도 안 했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했다면 괜찮았을 겁니다. 드라마에서는 사고가 일어난 곳에 사람을 구하러 가면, 거기 있는 사람이 판단하고 사람을 구조하던데 실제로는 그러지 않는 걸까요. 드라마는 환상일 뿐인가 봅니다. 제가 본 일본 드라마에서 일어난 일은 차 사고로 가스가 터지거나 지진이 일어난 거기는 했지만. 김민용 씨는 아직 배에 사람이 많고, 기자한테 자신이 아는 걸 말했는데 그런 건 방송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민용 씨는 배가 가라앉으려 했을 때 사람들을 구했어요. 나중에는 구하지 못한 사람을 생각하다 견딜 수 없게 됐어요. 그 일은 김민용 씨 혼자 감당하지 못하고 김민용 씨 아내와 아이도 괴로워했습니다. 이건 김민용 씨 한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니예요. 세월호에서 구조된 사람 모두의 이야깁니다.

 

 그때 2014년 4월 16일에 괜찮았던 사람은 없겠습니다. 한국 사람 모두가 충격 받았겠지요. 그걸 지켜보는 거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으니. 거기 있었던 사람은 얼마나 더 괴롭고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김민용 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한해가 되어갈 때쯤 손목을 긋고 여러 번 목숨을 끊으려 했습니다. 그런 건 누가 보상해줘야 하는 건지. 나라에서 해줘야 하는 걸까요. 그때 나라는 없었다고 말하기도 하는군요. 일곱해가 지나는 동안 시원하게 밝혀진 것도 없네요. 알아내려고 하는 거기는 할까요. 이거 쓰다보니 한숨이 나오네요. 제가 뭔가 하는 것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책을 보고 쓰는 것밖에는.

 

 시간은 자꾸 흘러갑니다. 더 많은 시간이 흐르기 전에 세월호 참사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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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15 0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월호는 우리나라 모든 국민의 트라우마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그날의 기억은 시간 순서대로 다 기억에서 잊혀지질 않네요. 그걸 옆에서 봣던 분들은 얼마나 깊은 상처가 되었을지....

희선 2021-08-17 01:03   좋아요 2 | URL
가까운 곳에서 안 본 사람도 그게 충격으로 남아 있는데, 가까이 있고 사람을 구한 사람을 더했겠습니다 바로 가까이 있는데 구하지 못하기도 해서 더 괴로웠겠지요 자꾸 그때로 돌아가서 더 힘들었겠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본래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힘든 일을 겪었을 때 자꾸 그때로 돌아가는 거...


희선

새파랑 2021-08-15 08: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월호 사건은 정말 충격이었죠. 특히 희생자 다수가 학생들이란게 너무 가슴아팠어요. 구조된 사람들도 엄청난 트라우마가 남았을텐데 ㅜㅜ

희선 2021-08-17 01:06   좋아요 2 | URL
정말 그렇지요 많은 학생 그것도 한 학교 아이들... 남은 사람이나 그 학교 학생도 마음 아팠겠습니다 큰일에서 살아 남아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그런 사람한테도 도움을 줘야 할 텐데...


희선

그레이스 2021-08-15 1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만 봐도 가슴이 쿵 내려앉아요

희선 2021-08-17 01:09   좋아요 1 | URL
이런 그림 보면 늘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2021-08-16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7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21-08-16 23: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ㅜㅜ 네 정말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그리고 일곱해가 지났에요.
끝으로 말씀하신 것처럼 ‘밝혀 졌으면 좋겠습니다! 꼭.‘

희선 2021-08-17 01:12   좋아요 2 | URL
시간은 잘 갑니다 많은 일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시간만 보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일이 쌓이면 안 될 텐데 싶기도 한데, 자꾸 쌓이는 듯하네요 밝혀지는 날이 와야 할 텐데...


희선

han22598 2021-08-17 0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월호 관련된 생각이 잠시만 스쳐도 마음이 너무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기억해내고 진상을 규명해내야만 하고,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들이 남아있는 사람들이 해야할 일들 인 것 같아요.

희선 2021-08-19 00:57   좋아요 0 | URL
시간은 흘러가고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니 시간에 묻히는 일도 있겠지만, 세월호는 그러지 않아야 할 텐데 싶어요 그러지 않겠지요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할 텐데, 안전 사고가 일어났다고 하면 여전한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아니 조금씩은 좋아진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희선
 
Dr.STONE 18 (ジャンプコミックス) (コミック)
이나가키 리이치로 / 集英社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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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톤 18

이나가키 리이치로 글   Boichi 그림

 

 

 

 

 

 

 세상에 과학자는 많다. 삼천칠백년 전에 모두가 돌이 되었다 해도 센쿠처럼 초를 세고 스스로 깨어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걸 미국에서 알게 됐구나. 그런 사람 앞으로 더 나올 수도 있을까. 그건 더 봐야 알겠다. 센쿠는 고등학생으로 그저 과학을 좋아했을 뿐이다. 과학자가 다 센쿠 같다면 지금 세상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이런 생각하면 안 되겠다. 사람이 다 똑같으면 안 될 거 아닌가. 사람이 다르다 해도 제대로 생각한다면 좀 나을지도. 제대로 생각하는 것도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안 좋다는 걸 알면 그만두기, 그런 생각으로 여러 가지를 하면 좋겠다.

 

 겐은 여기에 있는 과학자 제노를 만나고 자신과 있는 과학자를 타이주라 말했다. 센쿠라 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바로 들었겠지. 크롬과 코하쿠는 겐이 간 곳과 멀지 않은 데서 망을 보고 센쿠한테 연락했다. 그걸 제노가 들을지도 모른다 여기고 짧게 말했는데, 제노가 연락했다. 제노는 과학자 타이주와 말하고 싶다고 한다. 다들 겐이 거짓말 했다는 걸 알고 타이주가 말하게 했다. 타이주가 처음 한 말은 사람을 총으로 쏘는 건 안 좋은 일이다였다. 제노는 자기네 쪽은 암모니아 공장이 있어서 총알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하고, 돌이 된 사람한테는 질산을 끼얹어서 깨어나게 했단다. 제노는 질산으로 무기를 만들고 돌이 된 사람을 깨우는 건 만들지 않았다. 타이주는 제노한테 돌이된 사람을 깨우는 건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주지 않겠다고 한다. 그건 아예 말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는데. 말했으니 어쩔 수 없나.

 

 제노와 센쿠는 조금 달랐지만 같은 생각을 했다. 제노는 과학자라 한 타이주를 죽이려고 했고, 센쿠는 제노를 잡으려고 했다. 그걸 맡은 사람은 츠카사 효가 우쿄 그리고 스이카다. 스이카도 넣다니. 제노는 저격수 스탠리한테 과학자 타이주를 죽이라고 했다. 스탠리는 자기쪽에 있는 사람 루나한테 타이주가 있는 배에 가서 타이주를 알아내고 손으로 가리키라고 했다. 스탠리는 멀리에서 루나가 신호를 보낼 때까지 기다렸다. 루나를 본 센쿠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러려면 돌려서 말해야 할 것 같은데, 센쿠는 바로 루나한테 제노가 어떤지 말하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잘 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프랑소와와 류스이는 먹을 걸로 루나 마음을 열게 하자고 한다. 프랑소와는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다. 센쿠는 루나가 하는 말을 듣고 제노가 나사에서 일한 과학자였다는 걸 알았다. 제노는 센쿠가 로켓 만들 때 도움을 준 과학자였다.

 

 아주 모르는 사람이 아니면 좋을 것 같지만 그게 그렇지 않다. 예전에 제노는 나사에서 누군가 석기시대에 떨어진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하자 자신은 과학으로 독재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센쿠와 이야기할 때도 과학은 어리석은 사람을 지배할 무기다 했다. 츠카사는 젊은이만 깨우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려 했는데, 제노는 츠카사보다 더 안 좋다. 자신이 바라는 걸 과학으로 이루려 하니 말이다. 제노와 센쿠는 딱 한번 마주쳤다. 센쿠가 아버지 뱌쿠야를 만나러 미국에 갔을 때다. 그런 인연도 있었다니. 센쿠가 돌이 된 제비를 알았을 때 제노도 그걸 알았다. 제노는 과학장비가 있는 곳에 있어서, 돌이 된 제비가 살아 있다는 걸 알고 질산에 반응한다는 것도 알았다. 제노는 스탠리와 여러 사람을 만났다. 그날 지구는 이상한 빛에 싸이고 사람은 모두 돌이 되었다. 제노는 돌이 되어도 정신을 차리고 있으면 언젠가 깨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둘레 사람한테 말했다. 그 말은 스탠리가 외쳤구나. 거기에 루나도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센쿠와 제노는 거의 같은 때 돌에서 깨어났다.

 

 두 사람 센쿠와 제노가 과학자고 거의 같은 때 깨어났다 해도 생각은 달랐다. 제노는 과학으로 독재자가 되려 했고, 센쿠는 과학으로 모든 인류를 구하려 했다. 센쿠와 타이주는 친구고, 제노는 스탠리와 친구였다. 이런 것도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니. 아이와 어른이어설까. 꼭 그런 건 아니겠다. 배에서 루나는 타이주를 가리켜야 하나 하다가 가리키지 않았다. 루나는 제노가 센쿠와 아는 사이냐고 물어봤다. 말소리는 안 내고 입만 움직였다. 그때 통신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류스이는 루나가 움직인 다음에 그랬다는 걸 알고 저격수가 가까이 있다고 생각했다. 스탠리는 배쪽을 보다 타이주를 알아냈다. 제노가 기다리라고 했다. 제노는 미나미가 센쿠라 한 걸 듣고, 예전에 자신이 로켓 만드는 걸 알려준 아이였다는 걸 기억한 것 같다. 제노는 스탠리한테 진짜 과학자는 센쿠라고 말했다. 제노가 과학자라는 걸 알게 해주려는 듯 제노가 센쿠 키를 계산하는 걸 보여줬다. 지금 생각하니 언젠가 만화 <헌터X헌터>에서 목소리를 들으면 여러 가지 알 수 있다고 했는데, 제노는 녹음한 센쿠 목소리를 알아내고 키가 얼마인지 계산했다(앞에서 제노는 센쿠쪽 주파수를 알고 이야기를 했고 그걸 다 녹음해뒀다).

 

 스탠리는 제노가 알려준 키에 맞는 사람을 보고 거기에서 센쿠를 가려냈다. 스탠리는 과학보다 감으로 하는 사람 같기도 한데. 아니 감보다 경험을 쌓은 걸 살리는 건가. 그 짧은 시간 동안 센쿠는 위기를 벗어나려 했다. 그걸로 총알 위력을 줄이기는 했지만 센쿠는 많이 다쳤다.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여겨야 할까. 의사도 없고 사람을 돌로 만드는 것도 이제 못 쓰는데. 그럴 때 딱 맞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루나는 의대생이었다고 한다. 그렇기는 해도 공부를 잘 한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아무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크롬과 코하쿠가 있는 곳에 츠카사 효가 우쿄 스이카가 왔다. 츠카사는 효가와 우쿄와 땅을 파서 제노를 잡으러 가야겠다 한다. 배에 연락했더니 센쿠가 다쳤다는 소식이 왔다. 이건 말로 하지 않고 암호를 썼다. 지금 과학자는 크롬이고 크롬이 힘을 내야 했다.

 

 예전에도 센쿠 죽었다 살아났는데, 이번에도 낫겠지. 여러 사람이 있으니. 제노나 스탠리도 좋게 생각하면 좋을 텐데 독재자가 되겠다니. 남을 지배하는 거 재미있을까. 난 그런 마음 잘 모르겠다. 다음 이야기 어떻게 될지 기대되는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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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얼지 않게끔 새소설 8
강민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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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오면 춥고 움직이기 싫어서 사람도 겨울잠을 자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적도 있어. 잠시만. 바로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생각했어. 언제부턴가 겨울 하늘이 맑지 않았는데, 어렸을 때 겨울 하늘은 맑았어. 겨울 냄새는 좀 맵기도 한데, 이제 그걸 느낄 수 있는 날이 적어졌어. 학교 다닐 때 한국 겨울은 삼한사온이라고 배우잖아. 사흘 춥고 나흘 따듯한. 그렇다고 아주 따듯한 건 아니지만. 추위가 조금 풀린 것 같고, 차가운 겨울 바람에서 봄기운을 느끼기도 했어. 추운 겨울이어도 파란 하늘이고 어쩌다 눈이 오면 좋았는데. 지구온난화로 괜찮은 겨울은 사라졌어. 아주 옛날에는 겨울 더 추웠을지도.

 

 몇달전에 병원에 가야 할 일이 있었어. 내가 아픈 건 아니었어. 난 병원 싫어하고 아파도 그냥 나을 때까지 기다려. 다행하게도 자주 아프지 않아. 어쩌다 한번이야. 코로나19 때문에 병원에 들어갈 때는 체온을 재야 했어. 그때 내 체온은 좀 낮았어. 35.6인가 35.7이었어. 어쩌면 일어나고 얼마 안 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어. 사람 체온은 36.5가 정상이라는데, 꼭 그렇지는 않대. 그것보다 1도 낮아도 이상한 게 아니래. 체온이 조금 낮아서 더 추웠는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책에 춥거나 더운 게 나오면 나도 그걸 조금 느끼기도 해. 이 책 《부디, 얼지 않게끔》을 볼 때는 어쩐지 추웠어. 난 체온이 바뀌지 않는데. 난 여름 아주 힘들지 않아. 인경 만큼은 아니지만, 걸으면 땀이 나고 가만히 있으면 괜찮아(더울 때 체온 재니 1도 올랐어).

 

 여행사에서 일하는 최인경은 일로 베트남에 가게 돼. 여행사 사람은 함께 가는가 봐. 회계를 맡은 송희진도 같이 가. 인경과 희진은 말을 자주 나눈 사이는 아니었어. 희진은 더운 여름을 아주 싫어해서 베트남에 안 가겠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가야 했어. 회사 사람은 희진이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서 여름을 싫어한다는 말도 해. 잘 모르면서 그런 말을 하다니. 인경은 다른 사람이 덥다고 해도 더위를 느끼지 않고 한국보다 더운 베트남은 지내기 편했어. 희진이 그런 인경을 봐. 인경은 희진이 왜 자신을 볼까 해. 얼마 뒤 인경은 기분이 나빠서 희진한테 따져 물어. 그랬더니 희진은 인경한테 인경이 땀을 흘리지 않는다고 말해. 희진이 본 게 그거였다니. 인경도 그제야 자신이 땀을 흘리지 않는다는 걸 깨달아.

 

 사람은 다 더우면 조금이라도 땀을 흘려. 땀이 체온을 조절하잖아. 인경 몸은 대체 어떻게 된 걸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던 것 같아. 천천히 바뀌었겠지. 그걸 자신은 몰랐다니. 인경은 그저 자신이 남보다 여름을 잘 견디나 생각했을지도.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 변온동물, 아니 변온인간이 되어 버렸어.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시간이 더 지나고 인경이 그걸 깨달았다면 어땠을까. 그랬다 해도 난 인경이 어떻게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해. 여기에서는 희진이 먼저 알아채고 인경한테 도움을 줘. 혼자보다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있으면 견디기 더 낫겠지. 희진이 있어서 인경이 아주 쓸쓸하지 않았을 것 같아. 혼자였다면 힘들었겠어.

 

 여름에 인경은 달리기를 해. 운동 같은 거 잘 안 했는데, 겨울 날 준비를 여름부터 하게 된 거야. 지금 생각하니 나중에 알았다면 좀 힘들었겠어. 준비는 빨리 하는 게 좋잖아. 인경은 회사 사람 누군가 한사람과 친하게 지내지 않았는데 희진과는 친해졌어. 그런 것은 좋은 거겠지. 난 이런 건 소설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생각하지만. 이야기 세상에라도 그런 게 있어서 다행이기는 해. 여름은 인경이 지내기에 좋았지만, 가을이 올 때쯤부터 인경은 차가운 기운을 느껴. 그런 때는 차가운 것도 못 먹다니. 가을 장마가 찾아오기도 했어. 인경은 겨울을 나려고 난방 기구도 사지만, 첫눈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쯤에는 일상생활을 거의 못했어. 전기요금을 내려면 돈을 벌어야 하는데. 회사에는 휴직계를 냈지만 다음에 돌아갈 수 있을지.

 

 변온동물은 겨울잠을 자. 인경도 겨울잠을 자기로 해. 그 준비는 희진이 해줘. 인경은 눈을 감으면서 희진을 만나려고 봄에 꼭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해. 인경은 봄이 오면 일어나겠지. 인경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여름에는 희진과 다시 제주도에 갔으면 해. 난 겨울잠 자고 싶다고만 생각했지, 겨울잠 자는 사람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못했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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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8-10 0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맘에 들어요. 겨울잠을 자는 인간이라니. 발상이 발칙합니다. 전 죽을날이 앞당겨지고 있어 겨울잠 거부!!!^^;;

행복한책읽기 2021-08-10 01:31   좋아요 3 | URL
아 글고 겨울의 맵싸한 냄새. 희선님도 아는군요. 코끝을 때리는 그 매운내 저 넘 좋아해요. 지난겨울 모처럼 추웠고 그 냄새에 취해 밤산책을 날마다 했다지요. ^^

희선 2021-08-12 00:08   좋아요 1 | URL
언젠가 그런 사람이 나타날지... 인류가 그렇게 진화한다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것 같기도 하네요 사람이 잠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면 아쉽기도 하겠습니다 여기 나온 사람은 몸이 그렇게 돼서 어쩔 수가 없기도 하네요

겨울이 따듯하기도 해서 맵싸한 냄새를 맡지 못하는군요 지난 겨울에는 추운 날이 있기도 했네요 그때 행복한책읽기 님은 밤산책을 하셨군요


희선

바람돌이 2021-08-10 0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겨울잠 자고싶습니다. 아니 지금은 더위를 피해서 여름잠을....
우리 인간이 모두 겨울잠을 자야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무척 재밌을거 같아요. ^^

희선 2021-08-12 00:11   좋아요 1 | URL
여름잠... 이번주부터는 덜 덥다고 하는데 한낮에는 여전히 덥네요 그래도 아침에는 좀 선선한 듯해요 열두시 넘으면 덥지만... 모두가 겨울잠을 자면 그동안 목숨을 지키는 장치 같은 걸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새파랑 2021-08-10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특한 소재군요. 변온인간이라니! 그래서 땀이 안나는 거군요. 저도 겨울잠을 자고 싶어요 ㅜㅜ

희선 2021-08-12 00:16   좋아요 1 | URL
여기 나온 사람은 여름 온도가 살기에 아주 좋은 온도였어요 땀 많이 안 흘리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아주 안 흘리지는 않겠지요 추운 겨울에는 잠 더 자고 싶기도 하죠


희선
 
나무의 세계 - 80가지 나무에 담긴 식물과 사람 이야기
조너선 드로리 지음, 루실 클레르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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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는 사람한테 많은 걸 줍니다. 더울 때 시원한 그늘을 주고 나무는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드는 데 쓰입니다. 나무 속을 다니는 수액은 또 어떻고요. 어디어디에 쓰이는지 잘 모르지만 사람한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코르크참나무라는 것도 있더군요. 병뚜껑으로 쓰이는 그 코르크가 나무에서 얻는 거였군요. 몰랐습니다. 지금은 코르크 마개 잘 보이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프루스트가 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온 마들렌을 적셔 먹은 차는 유럽피나무에 핀 피나무꽃을 우린 차였어요. 저는 홍차인가 했는데. 아니 그것도 홍차 종류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책 《나무의 세계》를 쓴 사람은 영국 사람으로 왕벚나무로 일본 문화를 말하더군요. 왕벚나무는 제주도가 원산지라는 말이 있던데. 저는 한국 사람이어서 그걸 그냥 넘어가지 못했네요. 콜라나무도 있어요. 이건 콜라에도 들어간다고 합니다. 콜라나무는 콜라를 만들고 콜라나무라 한 건지, 콜라나무로 콜라를 만들어서 콜라라 한 건지. 콜라나무 열매는 수단 커피라 합니다. 콜라에 카페인이 들어간 건 콜라나무 때문이군요. 커피나무도 여러 종류가 있고 이름이 여러 가지일지도 모르겠네요. 요폰호랑가시나뭇잎도 홍차가 된답니다. 원주민이 한 의식 때문에 요폰홍차는 널리 퍼지지 않았답니다. 저는 그게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나무를 본래 살던 곳이 아닌 다른 나라에 퍼뜨리면 좋을지. 나무도 환경에 따라 바뀌기는 하겠지만, 생태계에 안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아니 그건 나무 자체가 아니고, 사람이 한가지 나무만 심어서 생태계를 안 좋게 하겠습니다.

 

 예전에는 제국이라는 게 있었지요. 그런 곳은 다른 나라에 쳐들어가고 그곳을 식민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런 일 때문에 나무가 아주 많이 잘렸습니다. 잘 몰랐을 때는 그대로 둬도 뭔가를 찾으면 나무를 거의 베고 나무 밑에 있는 화석도 모두 캐냈습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지요. 자연을 생각하게 된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사라지려는 나무 많겠지요. 제주도에 있는 구상나무 생각나네요. 구상나무가 다른 지역에서 자란다는 말을 본 것 같기는 하지만 괜찮을지. 나무도 유전자가 하나면 안 좋더군요. 다 같으면 병에 약해요. 자연에서 자라는 나무는 스스로 병이나 곤충을 몰아낼지도 모를 텐데, 사람이 기르는 건 그러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나무만 그런 건 아니군요. 농작물뿐 아니라 동물도 그렇겠습니다. 바이러스가 나타나는 것도 다 사람 탓이겠지요.

 

 여기 담긴 나무 그림은 참 멋집니다. 실제 나무는 더 멋지겠습니다. 어떤 나무는 중금속을 흡수하기도 하더군요. 브라질너트는 방사성원소를 흡수한답니다. 그런 걸 이용하면 좋을 것 같기도 한데, 아주 많이 이용하면 안 될 것 같기도 하네요. 미세먼지가 심해진 건 나무가 많이 줄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큰물도 마찬가지군요. 사람이 자연재해를 막을 수 없다지만 요즘 나타나는 재해는 사람이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어요. 이런 말 꼭 빼놓지 않는군요. 나무를 보면 좋지만, 그 나무를 베는 걸 보면 안 좋기도 합니다. 한국은 은행나무 안 좋다면서 베지 않나 싶군요. 한때 아까시(아카시아)나무도 많이 없앴지요. 나무 뿌리가 배관을 뚫기도 하더군요. 그건 나무 때문이 아니고 사람이 그런 걸 만들어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거겠지요. 사람은 동물이 사는 곳뿐 아니라 나무가 살 곳도 많이 빼앗았습니다.

 

 무척 오래된 나무도 있더군요. 아주아주 옛날 공룡이 살던 시대 나무가 오스트레일리아 울레미국립공원에 있었습니다. 이름은 울레미소나무예요. 나무는 사람보다 오래 삽니다. 한국에도 마을 어귀에 커다란 나무가 있고 그곳에 사람들이 모이기도 했지요. 다른 나라 사람도 나무 밑에 모였습니다. 그런 건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니 신기하기도 하네요. 그 땅에 사는 사람은 나무를 신성하게 여기고 지키기도 했을 텐데, 제국이 쳐들어 가고는 그런 게 사라졌겠습니다. 울레미소나무와 비슷하게 오래전 나무 하나 더 있더군요. 그건 칠레소나무예요. 소나무는 한국사람이 좋아하는 나무고 한국에 많기도 하겠습니다. 다른 나라 나무 이야기를 보면서도 한국에 있는 나무를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아는 나무는 그리 많지 않지만. 여기 나온 것에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나무 더 있지 않을까 싶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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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8-07 05: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무 좋아요. 특히 저는 소나무랑 감나무 좋아하는데요. 두개 모두 우리나라에만 있는 나무는 아닌데, 저에게는 한국의 정경이랑 두 나무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희선 2021-08-08 00:50   좋아요 1 | URL
집에 감나무 많이 심는 듯해요 집집마다 한두그루... 거의 한그루만 본 것 같기도 한데 가을에 보면 감이 잘 열리더군요 han22598 님은 감나무랑 소나무 좋아하시는군요 나무 보시면 한국을 떠올리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08-07 0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는 잘 모르지만 숲속에 가는건 좋더라구요 ^^ 그렇다고 나무 힘들게 하지는 않습니다 ㅎㅎ 구경만!

희선 2021-08-08 00:52   좋아요 1 | URL
나무가 사람 기분을 차분하게 해주죠 피톤치드를 곤충은 안 좋아해도 사람은 좋아하겠지요 피톤치드라 했지만 이거 제대로 아는 건 아닌 듯하네요 그냥 숲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거, 그 정도밖에...


희선

새파랑 2021-09-10 16: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9월 당선 축하드려요~!!

희선 2021-09-10 23:52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 고맙습니다 곧 주말이네요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scott 2021-09-10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이달의 당선 추카~
금요일 행복한 오후 보내세요^ㅅ^

희선 2021-09-10 23:53   좋아요 2 | URL
scott 님 고맙습니다 이번주도 이제 다 갔네요 아니 하루 남았군요 주말은 이틀이지만... scott 님 주말 즐겁게 지내세요


희선

그레이스 2021-09-10 16: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희선님 리뷰가 피톤치드예요~

희선 2021-09-10 23:55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 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주말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서니데이 2021-09-10 18: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희선 2021-09-10 23:56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 님 고맙습니다 주말이 빨리 오는군요


희선

초딩 2021-09-1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
 
Dr.STONE 17 (ジャンプコミックス) (コミック)
이나가키 리이치로 / 集英社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닥터 스톤 17

이나가키 리이치로 글   Boichi 그림

 

 

 

 

 

 

 모두가 돌이 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 혼자 깨어난다면 어떨까. 움직일 수 있게 돼서 바로는 좋아도 혼자 살아가려면 무척 힘들 것 같다. 난 그래도 센쿠는 그러지 않고 한동안 혼자 살았구나. 그거 대단하다 싶다. 사람은 없고 위험한 동물이 나타날지도 모르는데, 센쿠는 과학 지식으로 여러 가지를 했다. 조금 재미있는 건 센쿠 혼자일 때는 사자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센쿠와 타이주가 함께 있을 때 사자가 나타난 거다. 그 사자를 물리친 건 세번째로 깨어난 츠카사다. 마침 츠카사가 까가운 곳에 있어서 그렇게 됐구나. 아니 본래 이야기는 그런 거다. 츠카사는 인류 모두가 깨어나면 예전처럼 가진 사람과 못가진 사람이 있으리라 여기고 과학으로 문명을 발전시키려는 센쿠를 죽이려 했다. 센쿠는 한번 죽었다 살아났다 해야 할까. 처음에는 츠카사가 센쿠와 맞섰지만 지금은 같은 편이 됐다. 같은 편이 됐다고 하다니, 그러면 적이 있을 것 같지 않나. 아주 없지 않을지도.

 

 츠카사는 효가 창에 찔려 폐를 다쳤다. 센쿠는 츠카사를 얼리고 사람을 돌로 만드는 장치를 찾기로 하고 생각보다 일찍 찾았다. 그건 센쿠 아버지와 우주비행사가 살았던 섬에 있었다. 츠카사는 돌이 되었다가 깨어나면서 다친 곳이 나았다. 이건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니 그런가 보다 하자. 사람을 돌로 만드는 장치는 이제 쓸 수 없지만, 그건 하늘에서 내려왔던 거로 지금도 그 위협이 있었다. 사람일지 다른 걸지 알 수 없는 건 달에 있었다. 센쿠는 많은 사람을 깨우고 우주선을 만들어 달에 가려고 했다. 그건 여러 가지를 먼저 한 다음이겠다. 돌이 된 사람을 깨우려면 질산과 알코올이 있어야 했다. 질산은 백금을 찾아서 됐고 많은 알코올은 옥수수에서 얻으려고 먼저 미국으로 가기로 한다. 이렇게 썼는데, 그렇게 힘든 일을 하려고 하다니 하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사람은 그냥 한곳에서 나고 살다 거기에서 죽겠구나. 모든 인류를 구하려 하는 센쿠 대단하다.

 

 배를 타고 일본에서 미국으로 가기 쉽지 않겠지. 센쿠와 류스이는 바닷길 문제로 싸운다. 옥수수를 얻으려면 빨리 가야 한다는 센쿠, 사람 안전을 생각하고 분명한 길로 가려는 류스이. 센쿠가 가려고 하는 바닷길은 미국까지 40일 걸리고 류스이가 가려는 바닷길은 70일 걸렸다. 그걸 정하려고 센쿠와 류스이는 카드 게임을 한다. 그런 것도 놀이처럼 하다니. 겐이 류스이와 한편이 되고 코하쿠와 센쿠가 한편이 되었다. 코하쿠는 겐이 속임수 쓰려는 걸 아주 좋은 눈으로 감시했다. 겐이 일부러 코하쿠한테 보이게 해서 코하쿠 눈을 그곳에 잡아뒀던 걸지도. 그렇다고 센쿠가 아무것도 안 했을까. 센쿠는 옻을 썼다. 보이지 않고 냄새 나지 않는 옻을 카드에 발라놓았다. 그걸 어떻게 알아봤느냐 하면 바로 센쿠 자신이다. 옻에 민감한. 둘 다 속이려 한 거니 상대를 더 잘 속인 사람이 이기겠지. 카드는 센쿠가 이겼다. 결과는 예상하기는 했다.

 

 짧은 시간 동안 배를 타고 가려면 배에서 일하는 사람이 힘들 거 아닌가. 센쿠와 류스이는 그런 걸 생각했을까. 배에 놀 곳을 만들고 먹을 것도 더 주기로 했다. 프랑소와는 바를 만들어서 한사람 한사람한테 맞는 칵테일을 만들어주었다. 술은 없나 하는 사람도 있었다. 경찰이었던 요. 긴로도 술이 있으면 일 더 잘 할 텐데 말했다. 긴로는 미국에 가는 배 타고 싶지 않았던가 보다. 그런데도 배에 있는 건 마츠카제가 있어서였다. 마츠카제는 몇백년 전 사람이었다. 몇백년 전 두령이 긴로와 닮았다. 그 사람은 그때 죽고 마츠카제는 돌이 되었다. 마츠카제는 긴로가 예전에 자신이 모시던 두령이 아닌지 알았다. 그래도 긴로를 지키는구나. 배에는 츠카사도 있었다. 효가는 어떻게 됐을까 했는데, 배에 있고 이때 돌에서 깨웠다. 츠카사는 효가가 마츠카제한테 무술을 알려주기를 바랐다. 다행하게도 효가는 전과 달랐다. 모즈와 호무라를 깨워달라고 했다. 모즈도 여기 있었구나. 잘 싸우는 사람이 늘었다. 이건 좋은 일이구나.

 

 얼마 뒤 땅이 보였다. 드디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바다에서 폭풍우를 만나고 해가 보이지 않기도 했지만. 해로 방향을 잡았다. 해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 방해석이 있어서 괜찮았다. 그건 프리즘인가 보다. 오래전에 바이킹도 그 돌로 해가 있는 곳을 알았단다. 땅을 보고 가장 좋아한 건 싸우는 사람들이었다. 고기 때문에. 잘 싸우지 못하는 사람은 무서운 동물이 나타나지 않기를 바랐는데, 츠카사는 그 반대였다. 무서운 동물이 공격하면 그걸 잡아서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커다란 악어가 실험차를 둘러쌌다. 악어가 더 불쌍하게 보이다니. 프랑소와는 악어로 햄버거를 만들었다. 악어 고기 먹어도 괜찮을까. 츠카사가 악어를 자르다가 악어 안에서 뭔가를 찾아냈다. 그 안에 옥수수가 들어 있었다. 그건 초식동물이었을지도. 찾으려 하는 게 그렇게 나타나다니.

 

 인류가 모두 돌이 되었다고 여겼는데, 미국에도 센쿠처럼 자기 힘으로 돌에서 깨어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된다. 여기 사람은 총도 있었다. 센쿠는 많은 나방을 보고 옥수수 농원이라도 있나 했는데. 미국에 사람이 있고 옥수수를 많이 심었나 보다. 비행기도 만들었다. 센쿠가 만든 걸로 비행기는 떨어뜨렸지만. 겐과 크롬과 코하쿠가 비행기에 탄 사람을 찾으러 갔다. 비행기에 탔던 사람은 일부러 자기 흔적을 남겨 놓은 것 같았다. 겐은 혼자 앞질러 가고 그 사람과 마주한다. 그 사람은 겐을 데리고 과학자가 있는 곳에 간다. 겐을 죽이지는 않겠지만. 처음에 물이 든 양동이에 겐 손과 발을 넣게 하고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건 거짓말 탐지기였다. 그런 걸 다 만들다니, 여기 있는 과학자는 뭔가 싶다. 이름은 제노였다. 어른이고 센쿠와는 다른 과학자 같은 느낌이 든다. 제노는 어떻게 깨어났을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다음 권 보면 알겠다.

 

 전에 백금을 찾으러 간 보물섬에도 사람이 있어서 놀랐는데, 미국에도 있을지 몰랐다. 어쩌면 지금 인류는 여기저기 조금 있을지도 모르겠다. 센쿠처럼 돌이 되고도 초를 세고 자기 힘으로 깨어난 사람. 그런 사람이 다 센쿠와 같이 모든 인류를 구해야겠다 생각하지 않을지도. 그런 식으로 새로운 사람이 나오겠다. 다 나쁘지 않으면 좋을 텐데. 사람이 아주 나쁜 건 아니니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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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7-31 23: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오늘은 7월 마지막 날입니다.
즐겁고 좋은 일들 가득한 한 달 보내셨나요.
8월엔 더 좋은 시간 되시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1-08-01 00:16   좋아요 3 | URL
몇 분 지나서 날짜가 팔월로 바뀌었어요 어쩐지 칠월 길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한 것도 없지만... 오늘 비 많이 온다는 말을 봤네요 그저께는 조금 왔는데... 팔월 첫날부터 비네요 비가 아주 안 오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서니데이 님도 팔월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1-08-01 1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8월 첫날인데, 첫날부터 비가 오네요 ㅋ 즐거운 8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희선 2021-08-02 23:44   좋아요 1 | URL
팔월이 오고 비가 와서 어제는 조금 덜 더웠는데, 다시 더워지겠습니다 새파랑 님도 팔월 즐겁게 보내세요 책과 함께 하겠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