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나무의 계절
크리스 버터워스 지음, 샬롯 보아케 그림, 박소연 옮김 / 달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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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다란 나무가 맨 앞에 있군요. 이건 잎이 무성해진 여름 나무겠지요. 맨 뒤는 잎을 다 떨군 겨울 나무네요. 나무는 언제나 좋지요. 이 책 《내가 사랑하는 나무의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예요. 나무는 사람과 가까이 있습니다. 자신이 사는 곳 둘레에서 나무를 하나도 못 보면 마음이 안 좋을 것 같아요. 숲은 아니어도 길을 걷다 나무를 만나면 기분 좋기도 합니다. 제가 만나는 나무는 길에도 있고 지나는 아파트나 학교에도 있어요. 나무 이름 많이 모르지만 여러 가지 나무를 만납니다.

 

 지금 같은 봄에는 나무가 겨울잠에서 깨어나겠습니다. 나무는 겨울에도 쉬지 않는다고 하는데, 겨울엔 쉬었다 따스한 봄이 오면 기지개 켜고 일어날 것 같기도 해요. 봄엔 나무만 깨어나지 않는군요. 개구리, 뱀, 곰, 다람쥐……. 겨울잠을 잔 동물과 땅속에서 겨울을 난 씨앗이 깨어나겠습니다. 처음엔 아주 작아서 안 보이겠지만, 비가 오고 하루하루 지나면 새잎이 보이겠지요. 작고 부드러운 연두색 새잎. 그런 거 만져본 적은 없어요. 나무를 좋아해도 만지지 않는 게 낫겠지요. 봄에 꽃이 피어도 나뭇가지는 꺾지 않기. 나무를 느끼려면 나무를 안아보는 게 좋겠네요.

 

 

 

 

 

 여름엔 나뭇잎 색이 진해져요. 볕이 뜨거워서 나무는 여름에 물도 많이 마셔야 한답니다. 사람도 목이 마르면 물 많이 마시는군요. 봄뿐 아니라 여름에도 꽃은 핍니다. 꽃이 피면 벌이나 나비가 찾아와 수분을 도와주지요. 여름에 작은 열매가 열리고 자랍니다. 사람이 혼자 살지 않듯 자연도 서로 돕고 사는군요. 때론 바람이 도움을 줍니다. 잎이 무성한 여름에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면 시원한 소리가 들립니다. 나뭇잎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하네요. 나무야, 고마워.

 

 언제든 나무는 좋은데, 가을엔 나무가 예쁘기도 하죠. 열매도 익고 나뭇잎은 빨갛게 노랗게 물들잖아요. 나뭇잎 색이 그대로인 나무도 있군요. 그런 나무는 그것대로 좋습니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고 열매를 맺는 나무. 많은 열매에서 땅에 떨어져 싹을 틔우는 건 그리 많지 않다지요. 어린 나무가 커다랗게 자라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친구 같은 나무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울할 때 찾아가서 말하게. 아쉽게도 그런 나무 만나지 못했어요. 마음에 드는 나무를 찾으면 될 텐데. 하나가 아니고 여러 나무를 만나야겠어요.

 

 바람이 차가워지고 가을이 끝날 무렵에 나무는 겨울을 나려고 잎을 떨구어요. 잎을 다 떨군 앙상한 나뭇가지가 조금 애처롭게 보이지만, 다음 봄을 생각하면 그런 마음 덜하겠습니다. 겨울 동안 나무는 힘과 영양분을 자기 몸에 쌓아뒀다 따스한 봄이 오면 꽃과 새잎을 피우겠지요. 나무는 그런 삶을 되풀이하면서 사람보다 오래 살고 여러 가지를 보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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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3-20 0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 산불로 재가 된 나무들이 제대로 성장해서 산림을 이룰려면 30여년의 세월이 걸린 다고 하네요.
화재로 땅 속 미생물들이 죽어서 성장을 하는데 필요한 영양분 공급을 받지 못해서라고 합니다
불이 난 후 내리는 봄비 그리고 봄을 시샘하는 눈 가루

마지막 겨울의 차가움이 사라지면 푸른 잎이 돋아 나겠죠 ^ㅅ^


희선 2022-03-20 01:27   좋아요 3 | URL
불은 많은 걸 앗아 가는군요 사람이 사는 집도 탔겠지만 나무가 많이 탔겠습니다 그게 다시 자라려면 시간 많이 걸리겠지요 불로 땅 속 미생물도 죽다니... 그렇다 해도 다시 나무를 심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걸린다 해도 나무를 심는 건 중요하죠 지금이 아닌 앞날을 생각하고...

큰 산불 안 났으면 좋겠네요 scott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03-20 01:42   좋아요 2 | URL
저도 그게 참 많이 아쉬워요 ㅠㅠ
그 많은 나무들이 다 없어졌으니~~

희선 2022-03-21 23:43   좋아요 1 | URL
예전에도 크게 산불이 나서 문화재 같은 게 탔다는 뉴스를 봤네요 이번에도 나무가 많이 타서 없어졌겠습니다 다시 심고 자랄 때까지 시간 많이 걸리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03-20 0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무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데 유달리 잎이 무성한 초록의 여름 나무가 제일 눈에 많이 들어와요. 나무는 언제나 좋아요. 이 책에 나무에 대한 예쁜 그림이 많을 것 같아요^^

희선 2022-03-21 23:45   좋아요 1 | URL
사람과 가까이에 나무가 있어서 다행이죠 숲에 있는 것만큼은 아니겠지만... 사람은 나무를 보면 좋은데 나무는 어떨지... 다른 곳에서 옮겨 심은 것도 있잖아요 나무도 사람이나 여러 가지 보는 거 좋아하면 좋겠습니다


희선

얄라알라 2022-03-20 0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러스트레이션과 희선님 올려주신 사진속 나무들이 친구같아요.
나무들은 원래 서로 친구일지도^^

희선 2022-03-21 23:46   좋아요 2 | URL
언젠가 책을 보니 나무는 뿌리로 말한다고도 하더군요 도시에선 뿌리를 길게 뻗기 힘들 듯합니다 뿌리가 안 되면 나뭇가지로... 나무는 다 친구일 거예요


희선

프레이야 2022-03-20 09: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오란 산수유인가요? 봄의 전령이지만 왠지 어느 계절이나 픔고 싶은 노랑. 나무는 언제나 좋아요 정말. 죽은 나무들이 안타깝네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서히 또 생명 움트길…

희선 2022-03-21 23:51   좋아요 1 | URL
산수유 며칠 전에 봤어요 그때는 덜 핀 듯했는데, 이제는 다 피었겠습니다 봄엔 노랑이 어울리죠 봄뿐 아니라 언제 봐도 좋겠습니다 불이 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저절로 불이 나기도 하지만 지금은 기후변화로 불이 더 크게 나네요 시간은 걸려도 다시 나무가 자라기를 바랍니다


희선

얄라알라 2022-03-22 0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뿌리로 말한다...희선님 말씀 너무 멋진 걸요. 저는 영화 아바타에서 나무 등장 씬이 가장 좋았어요....뿌리로 말한다 하시니 그 장면이 바로 떠오르네요

희선 2022-03-22 02:17   좋아요 0 | URL
아바타 안 봤지만 나무가 나오는군요 나비족과 나무가 소통한다는 말이 보이네요 지금 세계 최대 식물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도 봤습니다 그 영화에 나온 나무를 생각하고 만들었을지...


희선

psyche 2022-03-22 0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록빛이 노는 노랑색이 봄을 느끼게 하네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고 하던데 꽃들이 괜찮으려나요.

희선 2022-03-22 02:19   좋아요 0 | URL
제가 사는 곳보다 더 남쪽은 매화도 피었던데, 아직 꽃이 많이 피지 않았어요 춥기는 한데 아주 춥지 않아서 괜찮을 듯합니다 저만 덜 춥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꽃도 꽃샘추위 대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희선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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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금희 소설 다 만난 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여러 권 만났습니다. 산문집도 봤군요. 거기에서 개 장군이 이야기가 기억에 남기도 했습니다. 지난번에 나온 소설집 《오직 한 사람의 차지》를 보고는 김금희 소설이 힘들다고 말했네요. 뭐가 힘들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만난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는 좀 편하게 보자고 생각했어요. 이 생각하기 전에 그렇게 본 것 같습니다. 여러 번 만나서 조금 나아진 건지. 그건 아닌 것 같아요. 한국 단편소설은 아직도 어렵습니다. 이야기로 글을 보는 저는 거기에 담긴 걸 잘 모르기도 해요. 그래도 단편소설을 보다보면 어떤 건 슬프기도 하고 어떤 건 따듯하기도 합니다. 그런 것도 잘 못 느낄 때 있지만. 제가 이상한 거겠지요. 많은 사람은 소설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 잘 하던데, 저는 잘 못하겠습니다. 책 보고 쓴 지도 열해 넘었는데. 이건 그렇게 오래된 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담긴 소설을 보다 보니 거의 여름인 듯하더군요. 여름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지만, 여름이 많았습니다. 이 소설집은 2021년 5월에 나왔군요. 오월은 늦봄. 첫번째 소설 제목에 여름이 들어갑니다.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 이 책을 잠깐 펼쳐봤을 때 ‘장의사’라는 말을 봤는데, 그때는 장례를 하는 그 장의사인가 했어요. 책도 안 보고 그런 생각을 하다니. 장의사는 ‘나(주미)’가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던 친구로 의사가 되려고 한 사람이었어요. 반 아이들은 그 사람을 장의사라 했더니 정말로 의대에 들어갔습니다. 장은 성, 의사는 의사예요. ‘나’는 삼수생이고. 삼수생인 ‘나’와 장의사가 우연히 만나고 잠시 만나기도 하는데, 둘 사이는 멀어지고 마는군요. 왜 그렇게 됐을지. 두 사람이 좋아한 건 아니고 그저 친구로 만났던 거였어요. ‘나’는 장의사 학교 조교하고 잠깐 사귀고, 장의사는 학교에 적응 못했는데 다시 학교로 돌아가요. 그러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요. 이 이야기는 ‘나’가 나중에 떠올리는 거예요. ‘나’는 장의사한테 마음을 썼다면 장의사가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기 아이가 글자를 익히고 친구한테 편지를 쓰는데, 거기에 ‘안녕’이라는 말을 써요. 그런 인사를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는 듯합니다. 다른 소설도 이런 느낌이 들어요.

 

 두번째 소설은 <크리스마스에는>이에요. 이건 여름이 아닌 겨울이네요. 여기에서 ‘나(이지민)’는 방송국 피디로, 방송 때문에 지금은 맛집 알파고가 된 옛날 남자친구 현우를 만납니다. 맛집 알파고는 사진만 보고 그곳이 어딘지 맞혀요. 그걸 방송으로 할까 해서. 어쩐지 가짜 같았습니다. 사진만 보고 어떻게 음식점 이름을 맞히는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왜 두 사람은 헤어졌는지. 현우가 ‘나’가 아닌 선배를 좋아하게 됐군요. 아니 그 선배는 ‘나’도 좋아했습니다. 그 선배는 누구나 다 좋아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선배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이것보다 다른 게 더 중요할지도 모를 텐데. 지금 생각나는 건 이거군요. 현우를 만나고 ‘나’는 예전에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쯤 있었던 일을 떠올리기도 해요. 그런 때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건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사람 사이에는 좋았던 때도 있고 안 좋았던 때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쓰다니.

 

 예전에 한번 본 <마지막 이기성>은 지금도 이름과 자신을 생각하는 이기성(利己性) 두 가지가 생각나는군요. 일본 도쿄에서 공부할 때 이기성이 그곳에서 한국계인 가네다 유키코를 만나고 사귀다 헤어지는. 몇 해가 지나고 다시 도쿄에 가다니. 김금희도 마지막에 다시 만나는 이야기가 많다고 했는데, 다음 이야기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도 그렇군요. 이기성은 가네다 유키코가 아주 한국 사람이 아니어서 그렇게 헤어진 거 아닌가 싶습니다. 좋아한다고 했으면서.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에서도 ‘나(채은경)’는 여름 방학에 족보를 정리하는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기오성을 만나요. 어쩐지 두 사람이 좋아하는 것 같기도 했는데, 조금 오해가 생기고 그 뒤로 끝나고 맙니다. 그런 것뿐 아니라 정치, 이라크, 산재를 당한 사촌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이야기. 이런 것도 나오더군요. 어쩌면 이건 큰 뜻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도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자기와 상관있는 일 그렇게 많지 않지요. 하지만 그런 건 아주 없는 일은 아니기도 하지요.

 

 누군가의 사랑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괴의 탄생>에서 ‘나’는 자신을 많이 칭찬해준 교수가 무용과 대학원생과 함께 하려고 남편과 헤어진 걸 그리 좋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일하는 곳에는 뉴욕에 살다가 남편과 헤어지고 한국으로 돌아온 리애 씨도 있네요. 리애 씨는 남편과 헤어졌다고 했는데, ‘나’가 찾아보니 리애 씨 남편이 죽었다는 글이 나왔어요. 리애 씨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 건지도. 그런 교수와 리애 씨는 뭔가 맞는 건지. 나중에 두 사람이 함께 가는 모습이 나오는 걸 보니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사는 게 맞다 틀렸다 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어요. ‘나’는 교수님이 더 좋게 살기를 바랐을 테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은 별로다 해도 자신은 좋을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왜 소설 제목이 <기괴의 탄생>일지.

 

 제주도가 나오는 소설 《복자에게》가 있었는데, 여기에도 그런 소설이 있군요. <깊이와 기울기>. 여기에서는 예술가가 제주도 섬에서 지내는 이야기예요. 여러 예술가가 ‘공가’라는 곳에서 지내더군요. 거기에서 해야 하는 예술보다 르망 차를 고치는 일을 더 열심히 한다고 할까. 그때도 여름이었네요. 그런 가운데 집단체는 다른 사람과 다르게 자기의 예술을 했습니다. ‘나’는 집단체가 언제 그런 걸 했을까 해요. 여기에도 스치듯 세월호가 나오는군요. 요즘은 예술가가 제주도에서 작품을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 그런 사람 있다고 한 듯합니다. 김금희가 제주도에 갔을 때 그런 사람을 봤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걸 이렇게 소설로 쓰다니. 소설가는 자신이 보고 듣고 겪는 걸 이야기로 쓰는군요.

 

 잘 쓰지 못했지만, 스케치처럼 쓴 듯하네요. 스케치도 안 되려나. 제가 쓴 거 앞부분까지 보고 뭐야 이거, 할지도. <초아>는 사람 이름입니다. ‘나(김유은)’의 사촌. 앞에도 사촌 이야기 잠깐 나왔는데, 이번에 또 나왔네요. 초아는 지금 젊은이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좋은 대학에 갔지만, 일자리는 구하지 못하고 주식에 마음을 쓰는 듯하더군요. 그게 잘되면 좋겠지만, 안 되면 더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나’의 어머니와 이모는 부모 유산을 물려받지 못해 재개발 한다는 고향 땅을 사고 그거로나마 위안 받으려고 했어요. 그것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실제 농사 짓지 않으니. 그래도 자기 땅, 아니 딸 이름으로 된 땅이니 아무것도 없지는 않겠지요. 그러기를 바랍니다. ‘나’의 어머니는 ‘나’한테 초아한테 마음을 쓰라고도 하더군요. 혼자 두면 더 안 좋아진다고. 사촌하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도 있을 텐데, 저는 그러지 못하는군요. ‘나’는 한때 초아하고 살기도 했지만, 다음에 연락할지.

 

 누군가를 생각하고 다시 만나지만 그걸로 끝인 듯도 하네요. 모든 관계가 그렇지는 않겠지요. 아니 어쩌면 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연락이 끊겼던 친구 다시 만났지만, 오래 연락이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어떻게 살지. 잘 살았으면 합니다. 여기 나온 사람도 만났다 헤어진 사람이 잘 살기를 바랄 것 같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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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17 08: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은 읽었는데 희선님 리뷰를 봐도 잘 기억이 안나네요 😅 <크리스마스에는> 이건 생각이 납니다 ㅋ

희선 2022-03-18 00:00   좋아요 3 | URL
단편은 한번 보면 잊어버리기도 하죠 몇 번 보면 언젠가 본 적 있는데 하기도 하네요 이 책에서 두번 본 건 <마지막 이기성>이군요 이건 김승옥문학상에서 봤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2-03-17 09: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김금희작가의 책 중에 가장 최근에 읽은 것이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인데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희선님 글 읽어내려가니 조금은 기억이 납니다. 여러 단편중에서 그리 제 마음을 잡는게 없어서 그랬는가 봐요. 그래도 우리는 페퍼로니에 왔어가 제일 좋았어요^^

희선 2022-03-18 00:04   좋아요 3 | URL
단편은 오래 기억하기 어렵기도 하죠 저도 책 보고 시간이 지나면 내용 거의 잊어버려요 느낌이라도 남으면 좋을 텐데...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는 무슨 상 받았던 것 같은데... 2020년에 김승옥문학상 받았군요 이건 안 봤습니다 이런 상 받은 거 보고 단편집을 보면 거기에 그게 있기도 해요 예전엔 젊은문학상에서 본 소설이 있었는데...


희선

페크pek0501 2022-03-17 14: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편집을 읽고 잘 정리해 놓으셨네요. 단편집은 그래야 해요.
단편집은 단편의 제목이 생각이 안 나서 읽은 걸 다른 책에서 또 읽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희선 2022-03-18 00:06   좋아요 3 | URL
정리라도 잘 하고 싶은데 그것도 어렵네요 쓰다보면 다 쓸 것 같고... 읽는 건 괜찮아도 뭔가 뜻을 찾으려고 해서 어려운 느낌이 드는가 봅니다 그저 사람 사는 이야기로 봐도 좋을 듯한데, 아직도 안 되는...


희선

2022-03-17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8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2-03-20 0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금희 작가님
요즘 북토크 !활발하게 하시능!ㅎㅎ

페페로니,,라는
단어를 들으면
피자 부터 떠올립니다(배고픈 새벽 ㅠ.ㅠ)

희선 2022-03-20 00:16   좋아요 1 | URL
예전에 책 나오고 북토크 한다는 소식은 본 것 같기도 한데, 요즘도 하는군요 이 책 나왔을 때 라디오 방송에 나온 것도 들었어요 그때 한 말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맨 앞에 나온 거 읽었던 건 생각나네요 이 제목인 소설에 페퍼로니 피자 먹는 게 나와요 scott 님도 아시겠군요


희선

서니데이 2022-04-09 0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희선 2022-04-09 00:3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 고맙습니다 어느새 주말이에요


희선

책읽는나무 2022-04-09 06: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저도 김금희 작가님 좋아하는데 이 책은 못읽어봤어요.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 겠습니다.
<마지막 이기성>은 언제 읽은 것 같기도 합니다. 제목이 눈에 익은 걸 보니^^
만남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희선 2022-04-12 00:48   좋아요 2 | URL
저는 <마지막 이기성> 2019년 김승옥문학상에서 처음 봤어요 그때는 후보로 올라간 거였고, 그 다음해에는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가 김승옥문학상 받았네요 2020년 김승옥문학상 책은 못 봤지만... 다른 소설도 지나간 일을 말하지만, 김금희 소설에서는 그런 게 더 많나 싶은 생각이 지금 들기도 하네요 그런 게 상을 받기도 하고... 지금은 끝난 사이...


희선

mini74 2022-04-09 08: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그때도 읽으면서 참 좋다 했는데 ㅎㅎ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

희선 2022-04-12 00:49   좋아요 2 | URL
미니 님 고맙습니다 못 썼다 생각한 게... 부끄럽습니다 거의 그러는 것 같은... 그래서 늘 부끄러운...


희선

얄라알라 2022-04-09 08: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축하드립니다^^

희선 2022-04-12 00:49   좋아요 2 | URL
얄라알라 님 고맙습니다 주말 잘 보내셨겠지요


희선

thkang1001 2022-04-09 11: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주말과 휴일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2022-04-12 00:50   좋아요 2 | URL
주말 다 가고 새로운 주 첫날도 갔네요 thkang1001 님 고맙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2-04-09 1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당선 축하드려요. ‘이달의 시‘ 선정도 하면 좋을거 같은데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2-04-12 00:51   좋아요 4 | URL
새파랑 님 고맙습니다 좋은 말씀도... 주말이 빨리 갔네요 뭐 하고 지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게 없어요


희선

미미 2022-04-09 13: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저도 당선되신것 축하드립니다(∩˃o˂∩)♡


희선 2022-04-12 00:52   좋아요 3 | URL
미미 님 고맙습니다 미미 님 아직 날은 밝지 않았지만, 자고 일어나시면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04-09 13: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이 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제가 김금희 작가 좋아해서 더 기분이 좋아요**

희선 2022-04-12 00:54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 님 김금희 작가 좋아하시는군요 몇해 전에 우연히 책을 보게 됐는데, 앞으로도 좋은 소설 쓰기를 바랍니다


희선

thkang1001 2022-04-09 13: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scott 2022-04-09 15: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당선 추카!!

주말엔 페페로니 피자를 ^ㅅ^

희선 2022-04-12 00:55   좋아요 2 | URL
scott 님 고맙습니다 scott 님 주말에 페퍼로니 피자 드셨는지... 뭐든 즐겁게 드시기 바랍니다


희선
 
마가 스토리콜렉터 79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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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일도 일어난다. 그런 걸 경험한 적은 없지만. 어쩌면 내가 제대로 깨닫지 못한 거고 나 또한 어느 순간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갔던 적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곳은 이계라 할 수 있을까. 내가 그걸 느낀 적은 없지만,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떨까 생각하고 이야기를 지은 적은 있구나. 별로 길지도 않은. 왜 난 그런 걸 쓸까 하다가 내가 다른 곳에 가고 싶어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기는 하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아도 글속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마음이 좀 낫기는 하다.

 

 미쓰다 신조 소설 《마가》에는 갑자기 다른 세계에 가는 아이가 나온다. 세토 유마.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 건 아니다. 지금까지 두번쯤. 유마가 가는 곳에는 괴물이 있는 것 같다. 갑자기 그런 곳에 가면 무서울 것 같다. 자신이 사는 곳과 똑같아 보여도 아주 다른 곳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돌아다니면 더 무섭겠다. 혹시 그곳은 유마의 무의식 속은 아닐까. 꿈은 아니지만. 유마가 그런 일을 겪은 건 유치원에 다니기 전과 초등학교 4학년 때다.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에 유마가 길에서 들은 그림자 연극은 어쩐지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같았다. 그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 모티브가 되기도 하는가 보다. 어쩌면 이 이야기도 그럴지도. 여기에는 호박남자 괴담도 나온다. 호박남자가 아이를 데리고 간다는. 아이들은 그런 이야기 무서워하겠지. 유마도 무서워한 것 같다.

 

 이제 초등학생인 유마는 똑똑한 편이다. 아버지가 죽고 엄마와 둘이 살았는데, 엄마가 일하던 곳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했다. 유마한테는 새아버지가 생겼다. 새아버지가 다른 나라에 주재원으로 가게 돼서 유마는 새아버지와 어머니가 다른 삼촌과 지내야 했다. 유마는 어색한 새아버지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삼촌을 더 좋아했다. 삼촌이 유마를 데리고 간 곳은 고무로 저택이라는 곳으로 삼촌이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그 집 주인한테 받은 별장이다. 삼촌은 대학생 때 고무로 집안 손자가 사라져서 아이를 찾아주었더니 고무로 집안 사람이 그곳을 답례로 주었다. 그곳에서 안 좋은 소문이 나서 팔기보다 다른 사람한테 주는 게 낫다고 여겼던 걸지도. 고무로 저택 뒤에는 숲이 있는데 거기 들어간 아이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숲이 아이를 데리고 갔을까. 그런 느낌이 들게 말하고 싶었던 건지도.

 

 유마는 고무로 저택에 머물고 밤에 이상한 그림자를 본다. 그 그림자는 대체 뭐였을까. 책을 보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 생각을 따르기도 한다. 이상하게 난 유마가 생각하는 게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왜인지는 모르고 감으로. 그렇다고 해도 장난스럽게 한 말이 정말이었다는 건 몰랐다(삼촌이 한 말). 그걸 보면서도 가까운 사람이어도 믿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마는 더 깜짝 놀랐겠다. ‘마가’에는 미스터리와 호러가 담겼구나. 앞에서 유마가 이상한 세계에 빠진 이야기를 한 건, 고무로 저택 뒤에 있는 숲에 들어간 유마가 나무 굴에 들어갔다 고무로 저택 지하 창고로 나오게 하려고였다. 한자가 다른 이름.

 

 어떤 사람 집념은 대단하다. 그건 사람이었을까. 안 좋은 것에 사로잡혀 괴물이 된 건 아닐지. 유마가 다른 세계에 갔을 때 나타난 괴물이 그거였을지도. 이런 생각을 하다니. 사람은 안 좋은 이야기를 이용해 나쁜 짓을 하기도 한다. 유마 삼촌과 유마 삼촌이 아는 사람이 그랬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도 무섭지만, 진짜 무서운 건 사람이다.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잔인한 짓을 한다. 많은 사람이 그런 데 빠지지는 않겠지만. 또 다른 반전도 있다. 놀랍다기보다 어쩐지 씁쓸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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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3-13 0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쓰다 신조의 책이네요. 이 작가의 책은 호러지만, 생각보다 많이 무섭지는 않아요. 일본은 다양한 장르의 추리소설이 나오는데, 이 작가는 호러 미스테리 같았어요.
희선님, 주말 잘 보내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희선 2022-03-14 01:01   좋아요 2 | URL
미쓰다 신조는 호러만 쓴 것도 있는데, 미스터리도 조금 들어가고 어떤 건 호러와 미스터리가 반반인 듯도 하더군요 아주 무섭지 않지만, 갑자기 생각나서 오싹할 때 있기도 해요 어딘가 좁은 곳에 뭔가 있다는 이야기...

서니데이 님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하세요


희선

서니데이 2022-03-14 22:01   좋아요 1 | URL
생각해보면, 이 작가도 살짝 이야미쓰 같기도 해요. 나중에 생각나면 갑자기 무서워지는 느낌도 있는 것 같고요. 다른 작가는 현대 사회의 사건 등을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가는 일본 민속학에서 소재를 가져와서 조금 낯설지만 재미있기도 했었어요. 희선님, 잘읽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희선 2022-03-16 23:17   좋아요 1 | URL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미쓰다 신조 소설은 지금보다 예전 시대가 배경인 이야기가 있기도 하죠 민속학자가 나오는 것도 있고... 그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무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는군요 글자로 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작가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모았겠습니다 이번 주 하루하루 잘 가네요


희선
 
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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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인 이케이도 준은 처음부터 《변두리 로켓》을 네권으로 쓸 생각이었는지, 쓰다보니 여러 생각이 들고 여기까지 온 걸까. 이 책 《변두리 로켓 : 야타가라스》를 보고 농업용 트랙터와 콤바인이 무인주행이 되는지 찾아보려고 했는데 못 찾아봤다. 아주 없는 얘기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한국도 나이 많은 사람이 꽤 많아졌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들어갔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마찬가지구나. 나이 드는 사람은 늘어도 태어나는 아이는 줄어서 고령화 사회라 하는 거겠지. 농촌 어촌 사람이 많이 줄었겠다. 농촌에 젊은 사람이 없고 나이든 사람만 있어서 농사 지을 사람이 없겠다. 어릴 때 학교에서 한국은 쌀을 자급자족한다고 배웠는데, 시간이 더 가면 그게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쌀이 남아서 쌀로 여러 가지를 만들기도 했지만. 농사 짓는 사람이 없다면 쌀이 모자라고 다른 나라에서 사와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먹을거리는 자신이 사는 땅에서 나는 걸 먹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쌀이 모자라지 않을 때도 한국은 쌀을 다른 나라에서 사와야 했던가. 예전에 그런 거 협상한 적 있었던 것 같다. 그걸 뭐라 하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이 힘이 없어서 힘있는 나라가 말하는 걸 들어야 했던 것 같다. 농작물에는 한국에서 나는 것보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게 많지 않나. 이런 말로 흐르다니. 이번에 본 《변두리 로켓 : 야타가라스》에서는 쓰쿠다제작소가 농업용 기계 소형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만들고 무인 농업로봇을 만드는 이야기를 한다. 지난번에 데이코쿠중공업에서 일하던 자이젠은 부서를 옮기고는 앞으로는 농업에 힘을 쏟겠다 했는데. 자이젠은 무인 농업로봇을 쓰쿠다제작소 사장인 쓰쿠다 고헤이한테 말했다. 자이젠이 옮긴 곳은 우주 항공 기획 추진부였다. 그것과 무인 농업로봇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했는데 그게 그렇지 않았다. 데이코쿠중공업에서는 로켓을 쏘아올렸다. 거기에는 준천위성야타가라스가 있었다. 이건 오차가 몇센티미터라 한다. 이 위성이 무인 농업로봇에 도움을 준다.

 

 한국도 위성 쏘아올리지 않았던가. 위성은 한국 거여도 로켓은 다른 나라 거였겠다. 위성이 있어서 지금 한국에서 여러 가지 할 수 있겠다. 아니 꼭 한국 위성만 쓰는 건 아니던가. 과학을 잘 몰라도 과학이 발달해서 편하게 사는 사람 많겠다. 나도 마찬가지다. 로봇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많겠다. 그건 공장이다. 농촌에는 일할 사람이 없으니 무인 농업로봇이 있다면 참 도움이 되지 않겠나. 자이젠과 쓰쿠다는 일본 농업을 살리고 농사 짓는 사람한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무인 농업로봇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경쟁사는 조금 달랐다. 다이달로스와 자본 제휴한 기어 고스트 사장은 다이달로스 사장과 데이코쿠중공업 이사인 마토바한테 복수할 생각이었다. 이타미는 마토바 때문에 데이코쿠중공업에서 일하기 어려워지고 시게타는 아버지가 하던 공장이 망했다. 두 사람은 무인 농업로봇을 쓸 농사 짓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그걸 만들려고 했다. 그게 잘 될까.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자기 감정에 휩쓸리면 안 될 텐데. 일하는 사람이 지켜야 하는 것도 있지 않을까. 데이코쿠중공업 이사 마토바는 그러지 않았다. 자신이 다음 사장 자리에 앉으려고 자이젠이 낸 기획을 자신이 낸 것인 듯하려 했다. 마토바는 쓰쿠다제작소나 다른 사람 기술을 믿지 않고 경쟁사에 도움을 주는 하청공장에 압력을 넣었다. 그런 거 안 해도 사람은 어느 것이 좋은지 알 텐데. 마토바는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팠다. 높은 자리가 그렇게 좋을까. 어떤 거든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군가한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일이 남한테 도움을 주고 자기한테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으면 그것도 안 되겠다. 다른 사람한테 도움도 되고 돈도 들어오면 좋겠지. 쓰쿠다제작소 사람은 그런 마음으로 일했다. 기어 고스트에서 일한 엔지니어 시마즈 유도 그랬구나. 시마즈는 좋은 트랜스미션으로 차가 잘 움직이고 그걸로 다른 사람이 웃기를 바랐다. 기어 고스트 사장 이타미가 쓰쿠다제작소를 배신해서 시마즈는 기어 고스트를 그만뒀다. 난 그거 보고 시마즈가 쓰쿠다제작소에서 일하면 괜찮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소설이어서 멋진 사람이 나오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니 세상에는 정말 자신이 만드는 걸로 다른 사람이 기뻐하길 바라는 사람 있을 거다. 소설도 그런 것이구나. 그 소설을 보고 즐거워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겠다. 세상에 있는 여러 가지 물건도 그렇다. 가끔 성실함을 바보 같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정말 그럴까. 정실함이야말로 뭐든 할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성실함 꾸준함 그리고 참을성. 쓰쿠다제작소 사람이 그렇다. 쓰쿠다제작소만 좋다고 말하는 것 같구나. 큰 회사인 데이코쿠중공업에서 일하는 자이젠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런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야 할 텐데. 세상에는 큰 회사도 있고 작은 회사도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큰 회사는 없구나. 회사가 경쟁한다 해도 반칙하면 안 좋을 것 같다. 정정당당하게 힘을 겨루면 좋겠다. 그런 게 이 사회 나아가 나라를 좋게 만들겠지.

 

 

 

희선

 

 

 

 

☆―

 

 “중심은 어디까지나 농업이야.”

 

 쓰쿠다가 말했다. “다윈과 대결하는 데 눈이 가기 십상이지만, 그들한테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니지. 우리 농업은 고령화와 이농이 늘어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 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어. 무인 농업로봇은 농사를 짓는 많은 사람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줄 거야. 농업의 앞날을 새롭게 열어가려고 온 힘을 다해 이 사업에 참가하고 싶어.”  (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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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3-10 0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변두리 로켓이 4권인 것이네요.
읽지는 않았지만 어떤 의미로 쓰여진 것인지는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농업도 무인 기계화 시스템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도 듣지만,
그냥 먹거리만큼은 자연의 영향에서 수확한 것이면 좋겠다는 아날로그적인 생각도 해봐요^^

희선 2022-03-11 00:57   좋아요 2 | URL
농업이 쉬운 게 아니지요 겨울엔 쉰다고 하지만 할 게 참 많을 것 같아요 기계화가 된 게 좋은지 안 좋은지 잘 모르겠어요 편하고 사람이 많지 않아도 괜찮겠지만... 기계를 쓰는 걸로 안 좋아지는 것도 있으니, 이런 생각하면 안 될지도 모르겠네요 농업이 아주 사라지는 것보다 나을지도...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해야만 하는 것도 있을 거예요


희선

mini74 2022-03-10 08: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켓에서 트랙터라 ㅎㅎ 트랙터 만든다고 페라리가 무시해서 열받아 람보르기니 만든 회사가 생각나네요 ㅎㅎ

희선 2022-03-11 01:01   좋아요 2 | URL
그런 회사가 있었다니... 트랙터가 어때서 그런가 싶기도 하네요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를 러시아에서 팔지 않는다는 말이 있군요 그런 게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되면 좋을 텐데...


희선

Breeze 2022-03-10 16: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변두리로켓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는군요.
이번이 마지막인가요?
저도 몇 권 읽어서 반갑네요. ^^

희선 2022-03-11 01:04   좋아요 2 | URL
모두 네권 나오고 이번이 네권째예요 로켓에서 시작해 여러 가지를 만들더군요 잘 모르지만 밸브 시스템이 여러 기계에 쓰이는가 봐요 하나에서 끝나지 않고 하나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게 괜찮았습니다


희선

scott 2022-03-10 2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농업!
미래의 가장 안전한 먹거리!
고령화가 극심한 일본,,
그리고 한국 인력 난이 심각해서
앞으로 농업! 기계(Ai)에게 많이 의지 해야 할지 모르 겠네요!

이 작가 은행원 출신이여서 금융에 관한 작품 쏟아 낼 줄 알았는데
로켓 시리즈로!ㅎㅎ

희선 2022-03-11 01:08   좋아요 2 | URL
한국도 다르지 않지요 귀농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기계 도움을 받아야겠습니다 농업이 아주 없어지지 않아야 할 텐데 싶기도 해요 그게 없어지면 다 다른 나라에서 사야 하니... 예전에는 못 먹던 과일이 많기는 하지만 그런 거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먼 곳에서 온 거니... 쌀이나 과일 채소는 그곳에서 난 게 가장 좋지요

여기에도 은행 이야기 조금 나와요 빠지지 않는 은행 이야기... 그건 첫번째에 나왔군요


희선
 
도덕의 시간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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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인터넷 기사를 보면 별일이 다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죽게 내버려두고, 의붓아버지가 아이를 때리고 죽게 하고, 아버지가 딸을 성폭행하고 오빠가 동생을 성폭행하는. 범죄 미스터리 소설을 볼 때만 해도 그런 일은 소설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생각했습니다. 아니 현실에서 일어난다 해도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했네요. 그러고 보니 제가 이런 소설을 알고 본 게 열해가 넘은 것 같습니다. 언젠가 시간 차이는 있지만,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이 한국에서 일어난다는 말을 봤어요. 그게 정말 그렇게 된 것도 같습니다. 소설이 다 허구가 아니기는 하군요. 세상은 예전보다 더 어두워진 것 같네요. 코로나19 뒤로 더.

 

 어쩌면 제가 세상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설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19 뒤로 인터넷 기사를 보게 됐어요. 이게 대체 어떻게 되려나 싶어서. 그게 버릇이 돼서 지금도 여러 기사를 보기도 합니다. 기사만 보고 진짜 일어난 일인지 알 수 없기는 하겠습니다. 아이가 죽거나 아빠나 오빠한테 성폭력 당한 건 사실이겠지요. 그런 일은 예전에도 있었을 텐데. 아무 준비 없이 갑자기 아이를 낳은 사람은 부모가 어때야 한다는 걸 깨닫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잘 모릅니다. 부모가 어때야 한다 정해진 건 없을지도. 그래도 부모가 아이한테 주어야 할 게 있지요. 바로 사랑. 모정이나 부정은 처음부터 생기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아이를 기르면서 갖게 되는 마음이 아닐지.

 

 이 소설 《도덕의 시간》은 재일교포 오승호(고 가쓰히로)가 쓰고 2015년에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오승호 소설은 몇달 전에 한권 봤군요. 그때 소설을 봐서 이번에 이걸 본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옮긴 사람은 좋게 썼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도덕’을 생각하기는 했습니다. 그런 건 언제 배웠을까 생각해봤어요. 공중도덕이라는 것도 있군요.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는 멈추고 풀색일 때는 건너기. 이건 교통규범이네요. 공중도덕으로 말한다면 횡단보도로 건너야 한다. 길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 공중도덕은 누가 안 봐도 지켜야 하지만, 사람은 누가 안 보면 그걸 어기지요. 저는 잘 지키려고 하지만 가끔 횡단보도가 아닌 데서 길을 건너기도 합니다. 이런 말을 하다니 창피하네요. 그런 건 초등학생 때 배웠을지 집에서 배웠을지. 어쩌면 텔레비전을 보고 그래야 하나 했을지도. 언제 배웠는지 잘 생각나지 않지만 지켜야 할 건 지키려고 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도덕은 남이 안 볼 때 하는 작은 잘못이 아니군요. 그것도 도덕이다 해야 할지. 양심, 정의. 열세해 전 한 초등학교에서 교육계 권위자가 학생과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죽임을 당합니다. 그 사람을 죽인 범인 무카이 하루토는 죄를 인정하고 15년형을 받습니다. 무카이는 왜 스승을 죽였는지 말하지 않고 그저 “도덕 문제입니다”는 말만 했어요. 지금 나루카와 시에서는 경범죄가 일어나고 거기에서 ‘생물 시간을 시작합니다’, ‘체육 시간을 시작합니다’는 낙서가 나왔습니다. 도예가가 죽은 집에도 ‘도덕 시간을 시작합니다. 죽인 사람은 누구?’하는 글이 쓰여 있었어요. 두 가지 일은 상관없어 보이면서 상관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도덕’이라는 말 때문이겠지요. 두 가지 일이 일어난 시간은 다르지만 거기에는 형편없는 부모가 있기도 했습니다. 두 가지 일이 아니고 세 가지라 해야겠네요.

 

 사람이 언제나 착하게 살까요. 그렇지 않기도 하지요. 절대 선 절대 악은 없다고 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놓인 처지에 따라 바뀌기도 합니다. 바뀌지 않고 자기 마음을 지키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사는 건 힘든 일입니다. 저는 힘들다 해도 그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그렇게 사는 사람이 더 많다고 믿고 싶어요. 자신이 생각하는 게 다 옳다고 여기면 안 되기도 합니다. 저마다의 사정도 본다면 좋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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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07 08: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이 핵심이군요~!! 지켜야 하는건 꼭 지키려고 하는데 항상 그렇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지키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거 같아요 ^^

희선 2022-03-08 23:21   좋아요 2 | URL
나만 지키면 뭐 하나 하기보다, 많은 사람이 자기 하나라도 지키자 하면 더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많으면 지켜야 하는 거 잘 지키겠지요


희선

바람돌이 2022-03-07 08: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힘들어도 우리가 살면서 지켜야 할 선은 분명히 있지요. 희선님 말대로요.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아침입니다. ^^

희선 2022-03-08 23:27   좋아요 1 | URL
저도 지켜야지 하면서 가끔 못할 때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양심에 꺼리지 않게 살도록 해야겠습니다 지금은 밤이네요 바람돌이 님 잘 주무시고 아침 잘 맞이하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2-03-07 09: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덕이란 말을 오랜만에 사용해 보는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 교육받고 그 뒤로는 몸에 익혀 저절로 지켜져야 하는데도 세상엔 그렇지 않은 일이 많군요.
일본에서 일어난 일들이 그 뒤에 한국에서 일어난다는 것이 쇼킹합니다. 범죄 사건들을 보면 어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경악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지만 저도 이 세상은 선하고 좋은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믿고 있습니다^^

희선 2022-03-08 23:31   좋아요 1 | URL
학교 다닐 때는 도덕이라 하고 그런 걸 배우기도 하는데, 그때가 지나고 나면 그걸 거의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그때 배운 게 있어서 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를 지키겠습니다 그런 거 지켜서 뭐 하나 하는 사람도 조금 있지만, 그런 사람보다 지키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일어난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어떤 일은 엄청난 일이기도 하네요 큰일은 잘 알려지기도 해서 세상이 무섭구나 하기도 합니다 그런 일은 아주 많지 않을 거예요


희선

mini74 2022-03-07 09: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글처럼 자기 마음 지키며 사는 게 참 힘들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야겠지요 ~ 처지는 다르지만 꼭 지켜야 할 근본은 같으니까요. 희선님 편안한 월요일 보내세요 *^^*

희선 2022-03-08 23:38   좋아요 1 | URL
사람은 편한 쪽으로 살고 싶어하기도 하죠 저는 그렇게 하면 마음이 안 좋기도 해서 차라리 조금 힘들고 말지 합니다 오늘은 게으르게 지냈네요 다른 날과 다르게 했더니 그렇게 됐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지요 미니 님 남은 오늘 잘 보내시고 새로운 날 잘 맞이하세요


희선

그레이스 2022-03-07 09: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덕의 문제라는 말이 살인의 동기를 알려주는 것 같긴한데...;; 그 판단과 집행을 개인이 할 수는 없겠죠.;;

희선 2022-03-08 23:42   좋아요 1 | URL
그렇지요 개인이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집행하면 안 되는데, 그런 일이 아주 없지 않기도 하네요 오래전 일에는 다른 생각도 있었어요 나라나 사회가 개인을 다 돕지 못하기도 합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2-03-07 21: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읽었던 추리소설이 이 출판사의 책이었어요. 책속의 안내지에 오승호 작가 책이 많이 나온 출판사였습니다. 잘읽었습니다. 희선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2-03-08 23:43   좋아요 1 | URL
나카야마 시치리 책도 이 출판사에서 많이 나왔어요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다른 사람 소설도 많이 나왔겠습니다 오승호가 일본에서 잘되면 좋겠네요 한국사람이라 말하기 어렵다 해도 한국계니...


희선

scott 2022-03-07 23: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절대 선 절대 악은 없다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세상에는 여전히 따스한 불빛과 온기를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살고 있다는 거!^^

희선 2022-03-08 23:45   좋아요 1 | URL
사람은 자기 처지에 따라 바뀌기도 하네요 그래도 따스한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 많겠지요 그런 사람이 있어서 아직 세상이 돌아가기도 합니다


희선

2022-03-08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08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