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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삶이 될 때 - 낯선 세계를 용기 있게 여행하는 법
김미소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604/pimg_7987151333434570.png)
지금은 다른 나라 말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인터넷이 있으니 말이다. 세계가 다 이어져 있다. 그런 거 자주 느끼는 건 아니지만. 아니 꼭 그렇지도 않던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때 바로 알기도 한다. 내가 별로 관심을 안 가져서 그렇지(스마트폰이 없어서 그런가). 요새 참 안 좋은 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일으킨 거다. 내전이 끊이지 않는 곳 소식도 듣지만. 그런 것도 없어져야 할 텐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구나. 미얀마에서도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고 그 나라 사람이 많이 죽었다. 지금도 그리 괜찮지 않겠지. 《사피엔스》(이 책 읽었다고 말 하는 것 같구나)에서 유발 하라리는 지금은 전쟁보다 평화롭게 사는 게 더 낫다고 했는데. 여전히 무력으로 자기 뜻을 이루려는 사람이 있구나. 세계에서 전쟁이 하루 빨리 사라지기를 바란다.
다른 나라 말 공부 말하다가 다른 말로 흘렀다. 다른 나라 말이라 했는데 영어다. 한국 사람뿐 아니라 세계 사람은 다 영어 공부 하려고 할까. 한국이나 일본 그밖에 몇몇 나라에서는 영어를 알아야 한다 할 것 같다. 난 영어 하면 영국보다 미국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 이 책 《언어가 삶이 될 때》를 보니 영어를 알면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말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나라 사람도 있을 거다. 프랑스 사람은 영어를 알아도 프랑스말만 쓴다지. 지금도 그럴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쓰는 말이 바로 영어겠다. 그런 사람에 난 들어가지 않지만. 난 영어 잘 모른다. 아주 쉬운 것만 조금 안다. 그걸 안다고 할 수 있을지. 그런 걸 부끄럽게 여기는구나. 영어 모른다고 못 사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다른 나라 사람은 다른 나라 말을 아주 조금만 알아도 안다고 말한다고 한다는 게 생각난다.
김미소는 미국에서 영어 글쓰기를 가르치고 지금은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친다고 한다.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데 벌써 미국과 일본을 다니다니 했다. 아버지가 엄마하고 헤어지고 베트남 사람과 결혼해서 베트남 엄마(언니라 했지만)가 있고, 동생도 있다. 김미소는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지 않고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 들어갔다. 학교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그런 결정을 하고 하다니 대단하다.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기도 했구나. 그런 것도. 난 다른 곳에 갈 생각이 없다. 가고 싶다 생각한 적도 없구나. 그런 내가 영어 공부 해 보고 싶다 생각하기도 하다니. 말은 못해도 읽을 수 있으면 된다 생각했다. 한국말로도 말 거의 안 하고 사는데. 영어 공부 생각만 하고 여전히 시작도 못했다. 우울해서. 우울하다고 못하다니.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도 많을 거다. 김미소는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영어 글쓰기를 가르쳤다. 학생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잘 안 되기도 했다. 잘 안 됐다고 그만두지 않고, 다음엔 일본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로 했다. 미국에서 일자리를 바로 구하지 못해서 일본에서 일할 수 있는지 찾아본 듯하다. 그때가 2020년이다. 2020년은 코로나로 세계가 문을 걸어 잠그기도 한 해다. 일본은 더했다. 한국에서는 아예 못 갔던가. 김미소는 미국에 있어서 일본에 가기가 좀 쉬웠다 한다. 일본에서는 학생보다 교수여서 그것 때문인지 자신이 일본말 모르는 걸 부끄럽게 여긴 듯도 하다. 일본말 모르면 그냥 영어로 하면 될 거 아닌가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강의를 해서 밖에 나갈 일이 거의 없었다 한다.
일본에서 김미소는 일본말을 모르는 다른 나라 사람이었다. 미국에서라고 쉽지는 않았겠지만, 거기에서는 처음엔 학생이어서 좀 나았던 게 아닐까 싶다. 학생이기에 열심히 공부했다. 일본에서 김미소는 일본말을 배우러 다니고 온라인으로도 잠깐 배우고(여러 곳에서 쓰는 말을 물어보고 익혔다) 발레 학원에도 다녔다. 지금은 일본말 잘 한단다. 영어뿐 아니라 일본말도 알다니 부럽다. 이제 중국말 공부도 시작했나 보다. 다음엔 중국에 가서 영어를 가르칠까. 그런 일 없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하니 일본에서도 중국 사람한테 영어 가르칠 수 있겠다. 그런 때 중국말을 하나도 모르는 것보다 알면 더 낫겠다.
여전히 난 다른 나라 말을 공부하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그 나라 문화를 아는 것이다 하는데, 그것만 있지 않을 것 같다. 사람은 같은 말을 쓰지 않아도 조금 알기는 하는구나. 난 나라가 다르고 다른 말을 써서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해도 같은 사람이다 생각한다. 영어에서는 다른 나라 사람을 에일리언 alien(외계인)이라고도 한다던데. 지금까지 난 에일리언을 외계인으로만 알고, 다른 나라 사람은 포리너foreigner라고 한다고 알았다. 미국에서는 포리너보다 에일리언이라는 말을 더 쓸까. 이 말은 다른 나라 사람을 자신과 다르게 여기는 거 아닐까. 한국말에도 다른 나라 사람을 차별하거나 여러 사람을 차별하는 말이 있을 거다. 다른 나라 말을 안다면 그걸 좀 더 잘 알지도 모르겠고, 자기 나라 말에 갇히지 않고 좀 더 넓게 생각하겠다. 그래야 할 텐데.
난 영어 공부 언제 할지, 할 수 있을까.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