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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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제나 옳은 답지만 고르면서 살아온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신은 인생에서 한 번도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나요...


마법사가 있고 마법의 빵과 쿠기가 있는 맛있는 냄새가 늘 풍기는 빵집이 있다면 도피처로 딱이겠지.. 현실도피를 위하여 잠시는 피할 수 있지만 늘 자신의 현실과 피할 수는 없다. 부딫혀 이겨내지 않는다면 인생이 존재할 수 있을까. 소년의 성장은 우울 그 자체이다.부모의 불행한 결혼생활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린 것 같은 엄마의 자살소동과 마침내 자신의 목을 메어 죽는 엄마를 기억에서 지워햐 하는 그에게 엄마보다 더 불행한 생활을 가져다 준다면 주는 새엄마와 그녀의 딸 무희, 그가 저지르지 않은 성폭행을 오해를 사 집을 나가게 되는 소년은 집앞에 있는 단골 빵집으로 도피를 하게 된다. 새엄마와 부딫히기 싫어 저녁마다 갖가지 빵을 사갔던 단골빵집, 빵을 좋아하는 줄 알았던 그의 현실을 읽은 마법사 점장은 그에게 잠깐 현실에서 도피할 공간을 마련해 준다. 하지만 현실을 언제까지 피할 수 만은 없음을 알려준다.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만드는 쿠키와 빵은 주문제작으로 그들의 소망을 일시적으로 들어줄 수 있다. 쿠키와 빵으로 바뀐 현실도 자신의 몫임을 강조하는 점장. 그는 한달에 보름날 하루만 잠을 자는데 그때마져 몽마들과 싸우기 위하여 편한 잠을 자지 못하고 쭈그리고 잔다. 그런 그에게 온 몽마를 자신이 붙잡으면서 자신 또한 예전의 슬픈 과거와 꿈속에서 싸워야 하는 마법같은 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미완의 쿠키처럼 여겼던 아직 한번도 팔지 않은 쿠키를 그에게 마지막 선물로 주어 소년이 그 쿠키를 들고 집으로 향하며 자신의 시간을 되돌려 새엄마를 만나지 않는 시간과 좀더 자신들에게 어려운 현실이 아닌 것으로 피하려 하지만 <인연은 어떻게든 바꿀 수가 있으나 운명은 돌이킬 수 없다>는 말처럼 운명은 받아들여야 함을 말해준다.

엄마의 죽음과 새엄마의 갈등에서 소년은 불우한 가정생활에서 말더듬이 되고 자신의 영역에 갖혀 지내게 되지만 차츰 현실에 부딫히면서 자신의 운명과 맞서 싸워 이겨내는 그를 볼 수 있다. ' 소금이란 다만 녹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어떤 강게와 분리가 없다면 언제고 언제까지고 그 안에서' 처럼 그가 간직한 과거와 현실이 이젠 희망의 미래가 되고 있음을, 꼭 현실도피가 해결책이 아니란 것을 위저드 베이커리는 말하고 있다. 설령 내 이상을 이루게 해줄 마법의 쿠키나 빵이 있다 해도 내 운명은 내가 개척해 나가야 함을,부딫혀 얻어내는 것이 내 인생이란 것을 말해주는 위저드 베이커리, 마법이 들어가지 않은 달콤하면서도 옛 추억을 간직한 빵을 먹어보고는 싶다. 어느날 우연히 나의 파랑새와 마법 같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희망을 만난다고 해도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내것이 아니란 것을 한번더 느낀다. 

사춘기의 딸들을 두고 있어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은 눈여겨 보게 된다. 제1회 작품인 '완득이' 또한 재밌게 읽으면서도 가슴 뭉클함을 가졌는데 이 작품은 인생의 정답은 없지만 도피하기 보다는 맞서 싸워야 함을 강조한것 같아 좋았다. 무언가 문제가 있으면 숨으려 들고 감추려 드는 사춘기, 그런 아이들의 문제가 가정에서 비롯되고 혼자만의 문제도 아니면서 도피하기 보다는 부딫혀 해결하고 그 해결법을 환타지적으로 표현하여 읽는 맛을 느끼게 해 주었던 작품 '위저드 베이커리' 를 보면서 다음 작품들도 기대하게 된다. 청소년들의 문제가 비단 그들만의 문제이기 보다는 가정과 사회의 문제임을 직시하여 피하기 보다는 함께 풀어나가는 방법을 모색하게 해주는것 같아 관심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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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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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동안 아무것도 그리워하지 않았다. 
그릴 것 없이 살았음으로 내 마음이 얼마나 메말랐는지도 느끼지 못했다.

작가의 완숙함이 엿보이는 단편들이 읽는 동안 마음을 푸근하게 했다. '노년문학' 을 거론할 정도로 작가의 연륜도 만만치 않은데 아직도 왕성한 활동에 글에서 그 원숙함이 살아 있어 더 친근감이 더해진다. 이 책의 단편들은 중년을 지나 60대나 70대의 세대를 만나는 이야기들이 많아 다음 작품들에 대하여 더 기대를 가지게 한다.

그리움을 위하여... 자신은 아무것도 그리워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집일을 돌봐주던 사촌동생이 다시 찾은 사랑과 그리움이 큰 충격으로 전해졌던 작품.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도 춥지 않은 남해의 섬, 노란 은행잎이 푸른 잔디 위로 지는 곳, 칠십에도 섹시한 어부가 방금 청정해역에서 낚아 올린 분홍빛 도미를 자랑스럽게 들고 요리 잘하는 어여쁜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풍경이 있는 섬, 그런 섬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에 그리움이 샘물처럼 고인다. 

그 남자네 집... 얼마전에 티비에서 이 이야기의 모티브가 된 동네를 작가와 독일번역작가인가 하는 사람이 찾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의 옛 기억을 찾던 프로를 보게 되었다. 그 작품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작가의 예전 기억의 동네를 찾던 것이 이 작품의 배경이 되지 않았나 싶다. 옛 추억을 더듬던 그가 '넘칠 때 낭비하는 건 죄가 아니라 미덕이다. 낭비하지 못하고 아껴둔다고 그게 영원히 네 소유가 되는 건 아니란다.' 라는 마지막 맨트처럼 아껴두었던 추억의 쓸쓸함이 묻어났던 작품이다.

단편들은 60~70대의 삶과 부딫히고 있는 부분들이 많이 나온다. '마흔아홉 살' 에서는 고부간의 갈등이 시부의 팬티를 세탁기에 집게로 집어 던져 넣으며 '쨍그랑' 소리라도 나듯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그녀가 효부회의 회장이 되어 홀로된 노인들의 하초를 주무르듯 닦아주며 친구들에게 문제가 되기도 하고 후남아 밥먹어라에서는 나름 결혼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듯 미국에 가서 결혼생활을 하는 그녀는 아이들도 장성하여 잘 살고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치매가 찾아와 자신의 이름도 기억 못하는 친정엄마를 보면서 예전에 엄마가 자신을 부르던 '후남아 밥 먹어라' 라는 말에 그동안 평생 움켜쥐고 있던 세월을 스스르 놓아버리듯 하며 밥 뜸 드는 냄새와 연기 냄새 흙냄새와 어우러진 기막힌 냄새들이 '후남아 밥 먹어라' 라고 엄마가 다시 한번 불러 주면 모든 것이 다 좋아질듯한 아련함.. 

시골에서 교장으로 퇴직한 그가 아들과 손자들을 보기 위해 며느리의 살탕발림같은 말에 현혹되어 잘나가는 동네에 같은 아파트를 평수가 다른 것으로 두 집을 장만하여 늘 자식들 집의 불빛을 보며 살지만 그게 자식들에게는 올가미가 되고 그들에게도 올가미가 되는 식탁을 밝혀줄 초를 사면서 새로운 삶을 계획하는, '거저나 마찬가지' 에서도 친척의 회사에서 만났던 언니의 번역일을 봐주며 알바처럼 받은 돈을 모아 오백만으로 그녀의 별장을 빌려 살게된 그녀를 점점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서 그녀를 별장지기처럼 '거저나 마찬가지' 의 취급을 하는 당하며 그녀가 생각해낸 탈출구는 동거남의 아이를 갖는것, 삶의 벽에 부딫힌듯 하면서도 그들나름의 타계책으로 새로운 삶을 헤쳐나가는 삶이 읽는 묘미를 준다. 삶이란 정말 살아볼만 한 것이다. 그 귀절에 맞는 단편으로 '대범한 밥상' 의 이야기는 우리의 오해와는 다르게 삶을 그들만의 방법으로 헤쳐나가는 새로운 삶이 그려진다. 아들과 딸을 잃은 사돈지간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주들때문에 한집에서 살고 한 밥상에서 밥을 먹고, 동거를 하게 된 이야기.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삶이 끝났다고 보는 순간, 새로운 삶이 그들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게 만든 작가만의 해결책에서 연륜이 묻어난다.삶이 작가를 만나 좀더 폭 삭아 발효가 된 듯한 단편들이 희망을 안겨준다. 나 또한 칠순이 넘은 부모님이 계시기에 소개된 단편들이 좀더 가까이 다가와 안겨 생각할 틈을 주었다. 내 엄마가 만약에 치매에 걸렸다면 다른 식구들은 엄마를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내 일상이며 내 삶이란 것을, '인기척을 내기에는 이미 늦어 버리기도 했지만 그들의 목소리에서는 맛있는 걸 저희들끼리만 휘딱 먹어치워버리려는 다급하고도고 게걸스러운 식욕 같은 게 느껴졌다.'  남의 입에 오르면 이런 게걸스러운 소재로 여겨질 삶의 무게가 내가 닥치면 어떻게 헤쳐나갈까 하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는 단편들이 늘 먹던 평범한 밥상같은 밋밋함이 있는듯 하면서도 나름 좋았던 책이다. 이번 기회에 작가의 미루어 두었던 책들을 읽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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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스캔들 - Insadong Scandal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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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스캔들 2009

 

스틸이미지

 

감독/ 박희곤

출연/ 엄정화(배태진), 김래원(복원가 이강진),

임하룡,김정태,마동석,최송현,홍수현

 

 

그림복제 사기술의 스캔들....

 

 

400년전 사라졌던 그림복제가 시작된다. 그 그림은 안견의 '벽안도'. 그 그림을 복원할 이강진은 '강화병풍'을 복원했던 젊은 복원사로 그가 복원해 낸 강화병풍은 복원후에 바로 사라져 그가 누명을 뒤집어 써야만 했다. 그 사건을 맡았던 여형사는 이번에도 무언가 강한 냄새를 맡고는 그를 파헤치려 하지만 다른 형사들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인사동에 큰 손 배태진여회장, 미술계를 쥐고 흔들듯 그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그림과 미술품이 뒷거래,이강진은 고아로 절에서 자라 그의 그림 그리는 솜씨를 보고는 비구승은 그에게 그림복원이라는 것을 배우게 하여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다. 그는 안견의 '벽안도'를 배회장에게 받아 일년여 기간동안을 활애를 받아 그림 복원에 들어간다. 그가 그림복원을 하려던 실제 이유는 무엇일까... 숨겨진 실마리가 서서히 들어서며 이야기는 커다란 반전을 가져온다. 그리고 그의 숨겨진 비밀이 풀리고 사라진 '강화병풍'의 실체도 들어나며 '벽안도'의 실체도 들어난다.

 

고미술과 미술복원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 보인 영화에서 배태진회장역을 역을 맡은 엄정화의 변신은 눈부시지만 악년 연기로는 약간은 모자람을 보여준다. 그녀가 이쁘게 표현되기보다는 영화를 위해 좀더 망가지고 좀더 악역을 했어야 했는데 이쁘게만 나오려 한 욕심이 묻어 난다. 그런 반면에 이강진 역의 김래원은 복원가로 완벽하게 자신의 역에 들어 맞았던것 같다.드라마에서 다져진 연기가 이번 영화에서 여실히 들어난 듯 하다.

 

감초역으로 나온 임하룡의 중간중간 웃음을 주는 역도 괜찮았고 아나운서에서 연기자로 변신을 거듭한 최송현은 다른 인물인듯 한 느낌이 들었다. 성형의 힘일까.. 그녀를 처음엔 몰라봤다. 많이 변환 느낌, 나만이 느낀 것일까.. 영화는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그런 시나리오였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나름 신선하고 언젠가 티비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복원사들의 이야기를 스페셜로 봐서일까 낯설지 않고 그 다큐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새로운 시도로 신선함을 안겨준것 같아 별 기대없이 보았는데 실망은 안했다.좀더 우리의 영화에 박수를 보내주어야 할 것 같은, 신인감독의 첫 작품에 별을 듬뿍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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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문학과지성 시인선 52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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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금산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시인의 이 시 '남해 금산' 뿐만이 아니라 시집에 실린 시들을 두세번씩 읽었다. 시인의 시는 한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연결된 서사시 같은 기분이 든다. 시인의 시들을 처음 접한 기분은 뭐랄까 신선함 보다는 한번 들여다 보아서는 알지 못하는 무언가 깊은 내막을 간직한것 같은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부분에 나온 김현님의 해설에서도 보면 '깊은 주위를 기울이지 않으면 이성복 시를 읽어나가는 독자들은 시들 사이의 거리가 넓고 깊은 것에 우선 당황하게 된다. 때로는 환상소설의 한 장면처럼 납득하기 힘든 정황 묘사가 나오는가 하면, 때로는 그 이유가 선명히 설명되지 않은 절규가 터져나오고 있는 그의 시들은 그것을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 보낸 시간을 헛되이 만드는 듯한 절망감과 허망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라고 해설이 되어 있다. 나의 처음 막막함이 잘 표현되어 있는 듯 하다.

글은 읽는 사람의 몫이라 하지만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나 어떻게 시들을 받아 들여야 하나 할때가 종종 막막하여 읽은 시들을 소리내어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속으로 다시 읽어보다보니 세번정도씩은 곱씹듯 읽은 듯 하다. '어려운말로 이야기 하지 맙시다..' 처럼 난 그의 시들이 '남해 다도해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작은 섬과 섬사이의 간격' 처럼 느껴졌다. 그 틈사이에는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여러가지로 정의할 수 있는 것들이 잘 숨겨져 있 듯 그의 시에도 어떤 절박함과 희망이 적절히 숨겨져 있어 읽는이가 찾아야 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렇게 버리고도 남는 것이 삶이라면
우리는 어디서 죽을 것인가
저렇게 흐르고도 지치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면
우리는 언제 절망할 것인가

해도 달도 숨은 흐린 날
인기척 없는 강가에 서면,
물결 위에 실려가는조그만 마분지 조각이
未知의 중심에 아픈 배를 비빈다.

언제 시간이 되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읽어봐야 겠다. 나 또한 시를 좋아하고 습작하는 것을 즐겨하는데 어려운 글을 쓰지는 못한다. 아직 인생의 심오한 맛을 모르고 살아왔고 그 깊이를 알지 못하기에 나의 글들은 그저 낙서에 불과한데 한 줄 그 언어들에 인생이 삶이 그물에 걸려 퍼득이는 물고기처럼 살아야 함을,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문득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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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잔의 차
그레그 모텐슨.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 지음, 권영주 옮김 / 이레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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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려는 일은 큰 바다의 물 한 방울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한 방울이 없으면 바다는 줄어들 겁니다..


'1센트의 기적..'  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일을.. 처음 시작은 한 방울의 물처럼 고사리손에 의해 모여진 <1센트>에서 였다. 산악인 그레그는 뇌막염을 앓다가 갑자기 죽은 여동생의 유품중에서 그녀가 아끼던 목걸이를 산의 정상에 걸어 놓기 위해 K2를 오르던 중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들르게 된 파키스탄 북부 코르페 마을, 그 마을의 촌장인 하지 알라를 만나면서 그의 인생은 대반전을 하게 된다. 스승이며 아버지 같았던 하지 알리와 함께 마신 세 잔의 차 '발티 사람과 처음에 함께 차를 마실 때,자네는 이방인일세. 두 번째로 마시면 가족이 되지.가족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네. 죽음도 마다하지 않아. ' '닥터 그레그, 세 잔의 차를 함께 마실시간이 필요한 거야. 우리는 교육을 못 받았을지 몰라도 바보는 아니라네. 우리는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고 또 살아남은 사람들이야.' 

그의 극진한 대접으로 인해 건강을 회복한 그레그는 그에게 한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 약속은 마을에 '학교'를 지어주겠다는 것, 하지만 그도 부유하지도 않고 준비되어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굳은 신념>이 있었을 뿐이었다. 어려서부터 부모를 따라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자란 그는 개방적이면서 다국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자라서인지 미국인이라기 보다는 느리면서도 오지의 사람들과 잘 어울렸던 듯 싶다.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가진 재산의 전부였던 낡은 차도 팔고 간호사일을 하여 돈을 모았지만 그가 약속한 학교를 짓기엔 턱없이 부족했지만 교사로 있던 어머니의 학교에서 강연후에 아이들은 저마다 주머니를 털어 '1센트' 의 동전들을 모아 62,345센트를 보내주었다. 그 작은 물 한 방울과 같은 돈들이 모이고 그의 뜻을 알아 준 후원자였던 '장 회르니'를 만나게 됨으로 하여 첫번째 학교를 지을 돈인 '1만2천달러'를 모으게 되지만 그의 생각처럼 학교를 쉽게 지을 수는 없었다. 

코르페마을 앞에는 계곡이 있어 학교보다 더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다리'였던 것, 필요한 자재들을 구입하여 싣고 갔지만 바로 앞에서 부딫힌 난관앞에 학교보다 다리를 먼저 놓아주기로 약속하는 그레그,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필요한 자금과 물자를 구매하여 다리 공사를 한 후에 겨우겨우 학교를 짓게 되지만 자재는 삼분의 일이나 줄어 들었고 산간지방이라 바람과 눈과 싸우며 지어야 하는 상황, 그래도 모두가 합심하여 첫번째 학교를 무사히 짓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망이 깃들었는지 정말 감격적인 일이다. 산악인이면서 간호사였던 그의 직업은 '세 잔의 차'로 인하여 북부 파키스탄에 학교를 지어주는 일로 바뀌게 되고 회르니 박사를 만나며 CAI(중앙아시아협회) 회장이 된다. 그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어준 학교는 무려 '78'개나 이른다고 한다. 그 일로 인하여 반려자도 엿새만에 만나게 되고 사랑하는 두 딸을 얻으며 더욱 힘을 얻게 되는 그레그, 그가 제일 존경하고 그의 영웅이었던 테레사 수녀의 말처럼 '물 한 방울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물 한 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말이 그레그가 한 일과 너무도 딱 들어맞는다.

'1센트가 산을 움직일 수 있거든요...'
처음은 아주 미미했지만 그 끝은 지금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가 하는 일에 결코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만 있는것도 아니었다. 자금이 부족하기도 하고 메일과 편지로 욕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 지하실에 숨 듯 하며 사무실로 쓰는 지하실에 갇혀 지내던 시간들이 그의 본심을 알아주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보다 학교를 지어 수만명의 학생들에게 몇십년 동안 균형잡힌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자신들의 안보를 지키는 더 큰 일이라는 것을 9.11테러이후 많은 사람들이 깨닭게 되고는 그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게 된 동기가 된 <퍼레이드>지 덕분에 많은 자금을 확보하게 되어 다행이지만 그가 하는 일에 비난만 퍼부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과속방지턱 몇 개에 걸린것 뿐이야... 라며 그에게 아낌없는 힘을 실어 주었던 동지들과 친구들. 의회에서 노트북만 들고 다니며 바쁘게 세계정치를 논하던 시간보다 그의 한시간 강연이 더 현실이고 가슴음 움직여 주었던 <진실> 이었던 것이다. '아이들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겁니다. 테러와 싸우는 건 제 우선사항 순위에서 7,8위쯤 될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그곳에서 일하면서 전 몇 가지를 배웠습니다. 테러가 발생하는 건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데서 몇몇 사람들이 어느 날 우리를 미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죽음이 아니라 삶을 선택할 만큼 밝은 미래가 아이들에게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비록 산악인으로서 '정상'을 오르지는 못했다. 실패를 하였지만 자신의 일에서는 '정상'에 우뚝 섰다. 그가 정상을 밟지 못했다고 포기를 했더라면, 돈이 모자라 학교를 지을 수 없다고 약속을 거절했더라면, 포탄이 짓밟고 산악지형이라 일이 힘들다고 포기했더라면, 종교적 분쟁으로 인하여 늘 목숨의 위험이 따른 다고 포기했더라면, 그가 걸린 '과속방지턱'에서 주저 앉았더라면 지금의 그가 있을 수 있을까..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어린이들과 여자들이 대대로 교육을 받으며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질 수 있었을까.. 작은 일에서도 '자신' 보다는 자신보다 못한 다른 누군가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고 실천하였기에 그가 영웅처럼,아니 알라처럼 받들어졌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고 누구나 다 할 수 없는 일이란것을 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사진속의 서글서글한 미소가 가난한자의 대변인의 미소처럼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듯 하다. 내가 가져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남에게 배푸는것이 도움을 주는 것이 행복이란 것을 몸소 가르쳐주고 있다. 

처음 그에게는 에베레스트 등정도 중요한 일이었지만 자신의 평생에서 큰 가치가 있는 일은 학교와 병원을 지은 것이다. 무엇보다도 큰 족적을 남긴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일이 내 자신이 함께 자원봉사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뿌듯하게 느껴졌다. 그가 전하고 다닌 '평화의 메세지' 는 어떤 영화보다도 드라마 보다도 오래도록 가슴에 뇌리에 박혀 있을 듯 하다. 어렵다고 힘들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당하거나 그런 사람들이 읽어보면 정말 좋을 책이다. 나 또한 힘들다고 나약해지기 일쑤인데 나도 모르는사이 힘을 얻게 된것 같다. 자신에게 내재된 무한가치는 내 자신도 모르는 것이다. 일찍 포기하기 보다는 '물 한 방울'이 어디에 필요한지 세상을 둘러 본다면 언젠가는 바다를 이룰 수 있으리라.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의 유산을 남겨주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이 전쟁을 최종적으로 이길 방법은 폭탄이 아니라 책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한 잔의 차와 고사리 손에 의해 모여진 1센트와 학교 하나로 시작한 일들이 파도처럼 일어나 겁잡을 수 없는 큰?은 아이들이 혜택을 누리고 전쟁과 가난의 공포에서 벗어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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