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백야행 - 하얀 어둠속을 걷다 2009

스틸이미지

감독/ 박신우
출연/ 손예진(이지아,유미호),고수(김요한), 한석규(한동수),이민정(시영) ...
원작/ 히라시노 게이고


빛과 그림자 같은 그들의 운명은 하얀 어둠 속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출소한지 얼마되지 않은 한 남자가 잔인하게 살해를 당한다. 이 사건을 수사하던 수사팀은 14년전 발생한 살인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알고는 한형사를 찾아간다. 14년전 무슨 일이 있었기에... 14년전 한남자의 살인사건이 있었다. 그 살인사건에 연류된 지아와 요한은 친구이면서 부모가 알고 지내는 사이, 하지만 그 살인사건으로 인해 한형사는 귀중한 아들을 잃고 가정마져 잃어버렸다. 그는 요한의 뒤를 쫓기 시작하고 재벌 총수 승조의 비서실장 시영은 그의 부탁으로 완벽하리만치 결점이 없는 결혼상대자인 미호의 뒤를 캐러 다닌다. 스토킹을 당했다는 그녀의 뒤를 밟아 보지만 이렇다 할 결점이 들어나지 않지만 승조는 그녀가 왠지 멀게만 느껴진다.그의 재산을 보고 달려든듯 하여...

미호의 화려한 삶에 비해 요한은 어둠속을 걷고 있는 듯하다. 14년전 살인사건 이후 그들의 지난 시간은 영화에서는 그리 세세하게 다루지 않았지만 그들은 그 사건이후 계속된 연을 가지고 있던 것. 재벌 총수와 결혼을 앞두고 있으면서 뒤로는 요한을 바라보고 요한만을 마음에 담아 두고 있는 미호의 어딘가 모르게 섬짓한 미소.그들의 옷 색깔부터 완벽한 대조를 이룬다. 흑과 백.어둠과 밟음의 빛과 그림자 같은 그들의 지난날과 현재가 서서히 들어나면서 사건은 점점 엉킨 실타래를 풀어 나간다. 

한형사로 분한 한석규는 <눈에는 눈,이에는 이> 영화에서 같은 이미지로 겹칠 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였기에 형사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낼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봤다. 그만의 날카로운 눈빛과 무언가 포착하여 덮칠것만 같은 언어들은 미호와 요한의 잘못된 사랑사이를 줄타기 하듯 누비고 다니며 매듭을 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원작을 미리 읽었더라면 영화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을까? 원작을 읽고 싶었지만 미루다 읽지 못했는데 원작은 원작으로 영화는 영화로 만나는 것도 괜찮다.감독이 재탄생 시킨 영화는 하얀 스릴러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그리고 반가운 얼굴 차화연의 등장, 긴가민가 하며 보았는데 그녀다. 또 다른 신인 이민정, 요즘 드라마 <그대 웃어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신선한 얼굴인 그녀의 감칠맛 나는 연기에 미소를 머금고 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잊을 수 없던 고수의 서늘한 눈빛, 그의 촉촉히 젖은 듯한 서늘한 눈빛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스릴러에서 만나는 손예진의 느낌도 괜찮다. 어울릴것 같지 않으면서 잘 어울리는 그녀의 연기가 소름끼친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몇 편 본것이 있는데 이번 영화의 느낌은 정말 괜찮다. 제대를 한 고수 역시 느낌이 정말 좋다. 그를 영화에서 만난것은 이것이 처음인듯 한데 영화의 느낌이 참 좋다. 순애보적인 사랑이 잘못됨을 알면서도 그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인을 해야 하는 살인마, 앞으로 그의 영화행보가 기대된다. 이 영화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보러 갔다. 씨너스 무료티켓도 있었고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잘 마무리 되고 영화관 나들이로 정한 영화였는데 생각보다 느낌이 좋아 기분이 좋았다. 삐뚫어진 사랑이 빚는 결말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이 영화는 어쩌면 살인자인 그들을 그대로 버려둔 사회의 책임도 있고 그런 그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묻고 있는 듯하여 가슴이 아려왔다. 한형사의 독백처럼 14년전에 그 싹을 잘랐더라면 그들의 삶은 하얀 어둠 속을 걷지 않아도 됐을터인데...



스틸이미지

스틸이미지

스틸이미지

스틸이미지

스틸이미지


스틸이미지

이미지/네이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기아는 자연도채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


왜 세계의 절반이 굶주려야 할까? 한비야의 책들을 읽으며 많이 접했던 문제들을 작가가 종합을 해 정리를 해 놓은 책 같다. 아빠와 아이의 문답식으로 되어 있어 읽기에도 편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이해가 잘 되는 세계 기아 문제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깊숙한 곳까지 풀어 놓아 이해의 폭을 넓혀 주어 기아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지만 지금도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마다 1명씩 굶주림에 죽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타까운 현실이다. 

세계의 식량은 지구의 인구가 모두 그해 수확물로 먹고도 남는데 어찌해서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그리 많을까? 한비야와 탤런트 김혜자님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의 책을 읽으며 사진으로 보여지던 기아의 아이들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던 것이 어제일처럼 생생했는데 이 책은 그 사진속의 아이들이 왜 그렇게 굶주려야만 하는지 이론적으로 설명을 해주었지만 그래도 아직 환경문제 보다 더 큰 ’기아’ 문제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아문제’는 현실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일까? 미국이나 그외 선진국보다는 더 못한 나라에서 그들을 돕는 손길이 더 많다는 것은 한비야의 책에서도 미리 접한 이야기이지만 가진자 보다는 부족한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주머니를 쉽게 열고 그들의 문제에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는 것이다. 있는자들의 횡포에 의해 더 굶주리는 사람들, 옥수수로 배를 가득 채우는 소보다도 더 못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그들에게 희망은 있는 것인가? 팔다리가 앙상한 아이들이 배고픔과 비티민 A의 부족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북반구는 식략이 남아 돌아서 그 남는 식량을 처리하는것 또한 문제가 되지만 남반구는 반대로 식량이 모자라 날마다 굶주림에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기현상을 '자연 도태' 라고 할 수 있을지. 멀리 지구촌으로 눈을 돌리지 않아도 우리나라만 봐도 남한과 북한이 비교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식량문제, 풍년이 들면 농산물 가격하락으로 고민을 하는 농부들이 있는가 하면 그해 먹거리가 부족해 풍년이 든 농산물을 자신들에게 원조를 해 주길 바라는 북한의 식량문제 뿐만이 아니라 어제의 뉴스에서는 점심을 굶는 아이들이 많은데도 그런데 지자제 자금을 푸는것이 아니라 아방궁같은 청사건물을 짓고 호의호식하며 그것이 잘못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부터 멀게 가깝게 느끼는 기아 문제는 핵심이 사회 구조와 불공평한 분배 때문에 안타깝게도 매년 수백만의 인구가 굶어죽고 있다는 것이다.

기아가 산아제한의 수단으로 여겨져야 할까? 강한 자는 살아 남고 약한 자는 죽는 다는 '자연 도태설' 로 받아 들여야 할까? 생명을 그렇게 단정한다는 것은 무리일것 같다. 굶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굶주림에 대한 이해가 다르다. 풀뿌리를 먹어야 했던 어버이 세대는 굶주림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겪었지만 그렇지 못한 우리 세대는 '라면이라도 먹지..' 하는 말을 하기 쉽다. 하지만 풀뿌리 하나 제대로 없는 땅에서 흙으로 쿠키를 만들어 먹는 아이들도 있는가 하면 부자들이 버린 쓰레기를 뒤져 생활하는 빈곤층들도 많고 그 생활로 인한 더큰 위생문제로 발전하는 어느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인 '기아 문제'를 읽고 나니 내가 너무 배부르게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내 주머니도 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비극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기 위하여 스스로 자급자족의 경제를 키우고 서로의 생명을 담보로 싸우는 내란이 종결되야 하며 국제적인 손길마져 마다하는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며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지 못하는 사회구조도 뒤엎어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나라를 바로 세우고 자립적인 경제를 가꾸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을 한다. 환경 문제는 늘 다루고 있어 우리세대의 급선무처럼 느꼈는데 그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기아문제' 라니 개인 사회 지구촌 모두 함께 노력하여 보다 더 평등한 삶을 살아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개인적으로 작지만 카드나 그외 포인트를 기부하는 '기부제도' 가 참 좋은것 같다. 작은 힘이지만 지구촌 문제에 좀더 눈을 돌린다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한번의 기부이건 정기적인 기부이건 소모될 포인트기부로 작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실천해 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사의 나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아사의 나라
유홍종 지음 / 문예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황강은 천천히 흐르지만 강바닥의 물살은 빠르다.


작가의 책은 처음이지만 그의 논픽션 작품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아사의 나라’ 는 흙피리에 얽힌 왕녀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읽다 보니 그의 다른 작품들을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한참 뜨고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을 보지 않아서일까 그 드라마를 보았다면 이 작품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가져보지만 찬란함 만큼 역사적 사료가 부족하여 관심밖으로 밀려난 나라 ’가야국’ 의 아픔을 잘 나타내준듯도 하여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고구려 신라 백제 강대국들 틈에서 독립을 꿈꾸는 가야, 가약국의 왕녀 아사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섭렵하여 지식도 풍부하여 오라버니처럼 여기던 진술래에게 지략을 전해주기도 하는데 그녀를 맘에 두고 있던 진술래와는 다르게 그녀는 신라의 장수 설오유에게 첫눈에 반해 그와의 꿈같은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백제에 볼모로 잡혀가 의자왕의 후궁이 되기에 이르른다. 후궁이 되어도 설오유와 자신의 나라인 대야국과 황강을 잊지 못하던 그녀는 설오유의 아이를 가진것을 알고는 백제를 탈출하려 하지만 그녀의 맘과 같이 쉽게 그곳을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 아이만은 꼭 설오유에게 전해주려 노력한 결과 백제의 왕비 은고의 눈에 나 기어이 그녀에 의해 목숨을 잃지만 그녀가 낳은 딸 '사비' 만은 설파의 손에 넘겨주어 키우게 한다.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백제의 땅에서 자신을 감추고 숨어 살아야 했던 사비는 그녀의 이름을 지어주고 그녀의 앞날을 내다봤던 스님들과 함께 살지만 그도 오래가지 못하고 눈까지 멀어 앞을 볼 수 없는 신세가 되지만 스님의 열반과 함께 그녀에게 주어진 신기로 인해 어머니인 아사가 이루지 못한 일을 이루게 되기도 하고 아버지인 설오유 장군까지 만나게 된다.

작품은 아사의 이야기와 그녀의 딸 사비의 이야기로 나뉘어 있지만 강대국들의 치열한 싸움과 함께 설오유와 아사의 사랑뿐 아니라 백제가 왜 의자왕때에서 멸망에 이르렀는지 하는 작가적 상상과 의자왕의 고뇌와 왕권에만 눈이 먼 왕비와 간신배들의 권력다툼및 벡제 멸망과 백성들의 비참함을 잘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며 삼국뿐 아니라 국제 정세를 잘 나타내 역사를 간추려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책략에 능했던 아사였듯이 그녀의 딸 사비 또한 어머니를 닮아서일까 그와 비슷한 인물로 묘사되어 작품의 끝까지 어머니의 분신처럼 삼국의 정세뿐만이 아니라 어머니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며 불자의 삶으로 어머니 뿐만이 아니라 안타깝게 스러져간 영혼들을 위한 삶으로 마감하는 그녀의 마지막이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보고 난 느낌이 들듯 했다. 

아사와 설오유의 사랑뿐만이 아니라 삼국의 치열한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라 더 긴박하면서도 애절하게 읽었던 작품이다. 토적에 쓰인 8언의 시처럼 '바람 끝에 스친 인연의 숨구멍으로/ 그대 천 길 지옥불을 불러들였네./ 사랑이 그토록 슬픈 전설이라면/ 뉘라서 한목숨 바꿀 자 있으랴./ ' 지상에서 삼개월 부부의 연이었지만 그 깊은 인연의 끈이 삼국의 역사와 맞물려 대물림되고 찬란하였지만 만개하지 못한 꽃처럼 스러져간 가야의 슬픈 역사처럼 져야만 했던 아사의 사랑이 다시 꽃핀듯한 작품 '아사의 사랑' 은 백제에 무왕 서동의 사랑처럼 드라마로 재탄생 되어도 재미 있는 작품이 될 듯 하며 김훈의 '현의 노래' 에서 잠시 가야의 찬란한 문화가 언급되어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 작품에서 해갈하기엔 모자라지만 그나마 잊혀진 나라 가야의 등장은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것 같아 아쉬움을 잠시 달래준 작품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냇물에 책이 있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시냇물에 책이 있다 - 사물, 여행, 예술의 경계를 거니는 산문
안치운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길은 사람과 더불어 태어난다.사람이 사라지면 길도 사라진다.
길이 있는 곳에 사람이 있었고, 사람이 있는 곳에 길도 있다. 그러므로 길은 사람이고,사람은 길이다.


제목이 참 멋스러운 책이다. 느낌으론 시집같기도 하지만 연극평론가인 작가의 에세이다.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살며,여행하며,공부하고' 라는 부분으로 나뉘어 그가 일상이나 여행이나 공부를 위하여 해외에 나갔을때의 글들에서 공감가는 부분들도 많아 잔잔하게 읽어보기 괜찮은 책이었다. 걷기를 좋아하는 나와 자전거에 푹 빠진 남편이 있어 그의 이야기들이 더 와 닿았을까? 그가 교토와 파리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서울에서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게 됨으로 느끼는 불편함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남편덕에 더 공감을 하며 읽었던 부분인듯 하다.

<등산,신성함을 깨닫는 경험>에서는 가끔 뒷산을 오르며 산책의 즐거움을 느꼈던 적이 많았기에 더 공감이 갔던 부분들이 많았다. '산들을 오른다는 것은 과거를 정면에서 오르는 것과 같다. 황량한 능선들을 향한 바위산들은 우리들이 아끼고 존중하는 모든 것의 탄생과 성장을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라고 한 문장이나 '산에서 어떤 다른 시간보다도 더 아름다운 시간을 꼽는다면 그것은 해가 지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정신적인 아름다운과 평화와 이해의 시간이다.' 해가 지는 시간에 잠시 능선에 올라서서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던 시간이 있다. 찰나의 시간은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해가 지고 그 빛만 남은 산의 언저리를 한참을 바라보던 시간, 그 시간들을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이 되게 만들어주었다.

걷기여행으로 잘 알려진 스페인 북부 피레네 산맥아래 산티아고 가는 길인 '중세 순례자의 길'은 다른 책에서도 만났을때 정말 한번 가보고 싶던 길이었는데 이 책에서 다시 만나니 반갑기만 했다. 걷기란 무엇일까? 새삼스러우면서 다시금 떠 오르는 걷기의 발견은 '길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가면 길이 된다'는 길과 생의 아포리즘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 삶도 그러하다.' 라는 말처럼 그가 강조하고 있는 '길' 이란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이면서 인생의 길이기에 그가 여러부분에서 나뉘어 강조한 것들 또한 한마디로 정의 한다면 '길'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가 마지막 부분에 '맺으며' 에서 정리해 놓은 것처럼 그가 그동안 걸어왔던 길들은 최고의 장비로 완정무장된듯 했지만 아직 그 길의 의미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지만 평범하고 일상적인 장비를 가지고 길을 떠나는 아버지와의 너무도 비교가 되는 그의 깨달음이 가슴에 와 닿았다.'아버지의 낡은 장비와 내가 지닌 고급 장비들 사이에 그 범속함과 고급함 사이에 읽어야 할 의미가 있다.그러나 아직 잘 잡히지 않는다. 눈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닐까? 나는 어디에 있는가?' 자신의 삶이며 여행이며 공부였던 연극이 아버지의 낡은 장비를 통해 다시 바라보게 되었으니 그의 연극은 희망적이며 우리의 연극은 희망이 될 것이다.

낯선 작가의 책은 조금 머뭇거려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를 알아 가는 과정처럼 작은 산을 하나 함께 오르고 난 뒤의 작은 희열처럼 그의 연극에 대한 생각을 읽어서일까 젊은시절 재밌게 보았던 소극장의 연극들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별생각없이 받아 들이고 보았던 소극장의 연극,하지만 지금은 큰 무대에서나 볼 수 있고 소극장의 연극은 내가 사는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연극은 다른 장르와는 다르게 배우와 관객이 같은 공간에서 호흡을 하며 공감을 할 수 있어 참 좋은것 같은데 작은 규모의 연극이 사라져서 아쉽다. 지난날에 보았던 연극들을 뒤로 하며 그 연극과 관계하는 한사람의 마음 깊숙한 곳을 들여다 본 듯 하여 더 가깝게 연극에 다가서게 해준 책이 아니었나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안,지날 때까지>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피안 지날 때까지
나쓰메 소세키 지음, 심정명 옮김 / 예옥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자기 같으면서도 남 같고 긴 듯하면서도 짧으며 나올 듯도 하고 들어갈 듯도 한 물건을 가지고 게시니까, 
다음에 사건이 생기면 무엇보다 그것을 잊지 않도록 하세요. 그러면 잘 됩니다.’...


작가도 처음이지만 이 소설은 조금 독특하다.무료한듯 하면서도 읽어나갈수록 뭔지 모를 양파의 껍질을 버끼며 속을 파헤쳐 들어가듯 잔잔한 재미를 더해주는 소설이다. 소설일까 읽다가 다시 겉표지를 봤다. 분명히 장편소설 맞다. 하지만 처음 얼마정도는 주인공 게이타로처럼 무료하다.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의심스럽다. 법학과를 나와 직업도 없이 있던 게이타로가 친구인 스나가를 만나 탐정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 소설은 그가 만나는 인물들의 일상을 캐내어 들어가면서 부터 이야기는 달라진다.평범한 듯한 일상이 연결고리를 찾아 연결되어 멋진 탐정소설이 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듯 하다.

게이타로, 별다른 특징이 없는 그와 한곳에 머무르고 있는 모리모토의 이야기에 빠져 들면서 자신이 탐정일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가 세상을 돌아다니며 얻은 이야기들을 듣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가 사라진다. 그 또한 무사태평의 생활을 즐긴 사람으로 그가 남기고 간 이상 야릇한 지팡이는 소설을 연결지어주는 중요한 소품이 된다. 지팡이를 가지는 것부터 그의 소심함은 잘 들어나며 찾아간 점집에서 해준 말이 가리키는 것은 '이상한 모리모토의 지팡이' 라고 단정을 내린 그는 누군가의 뒤를 밟으러 나갈때도 그 지팡이와 함께 하며 이상한 일에 말려들면서 그가 바라던 탐정일치럼 소설은 차근차근 풀려 나간다.

'아무리 음양의 이치를 통해 커다란 형태로 나타난다고 한다지만 이래가지고는 방향조차 잡을 수 없는 안개 속이다.' 뒤를 쫓던 남녀가 안개 속만 같더니만 어느 순간부터 안개가 걷히듯 하면서 소설은 재미를 더해 나간다. 그 순간부터 소설은 '스나가의 이야기' '마쓰모토이 이야기' 로 바뀌면서 게이타로가 아닌 그들 자신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소설의 궁금증을 풀어나가듯 안개를 거두어 나간다. 게이타로가 궁금해했던 사항들은 그들이 직접 이야기를 해주듯 하면서 모든 궁금증과 그들의 관계, 마쓰모토가 비 오는 날에 손님을 받지 않는것등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탐정의 기법을 살리듯 소설을 연결시켜 나간다. 

어찌보면 이 소설은 지루할수도 있다. 읽는 동안 무슨 이야기인지 문화의 차이때문일까 지금시대의 소설이 아닌 1910년대의 소설이라 그럴까 나른함맛도 있었지만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그런대로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연작처럼 이어진 이야기들이 하나의 장편소설이 되면서 제목과는 거리가 먼 듯한 느낌이 들지만 탐정소설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지루함이 덜 하게 읽었던 작품이다. 작가도 처음이고 낯선 작품이지만 '순수한 감정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아름다운 것만큼 강한 것은 없다.' 그가 치요코를 표현했던 말처럼 그가 쓰려던 작품은 그런 작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