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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
캐서린 호우 지음, 안진이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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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떤 걸 믿는다고 해서 그게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랍니다.'
마녀,과연 존재했을까? 마녀라고 하기 보다는 어떤 한부분에 남들보다 더 뛰어났거나 앞서갔던 여성들은 아니었을까. 이야기는 1600년대 말 어느 마녀라고 지칭된 여인의 이야기와 그녀의 딸과 그리고 후손에 이어지기까지 그녀들의 내면에 잠재한 남들과는 다른 재능과 함께 후손으로 짐작되는 코니의 1991년도의 이야기이다. 코니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마녀에 대한 역사에 대하여 파헤쳐 가던 중 우연처럼 외할머니의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그곳에서 손에 잡게 된 <성경과 열쇠> 에서 모든 것은 시작된다. 오래된 성경책 안에 숨겨져 있던 열쇠와 양피지의 글씨 <딜리버런스 데인> 이란 이름은 그녀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그녀의 연구를 부추기는 한사람, 그의 스승인 칠튼 교수 역시나 '연금술' 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어 그녀의 연구를 부추긴다.

그런 그녀가 우연하게 만나는 첨탑 수리공 샘과의 사랑과 자신의 집안 남자들이 겪는 사랑의 아픔처럼 그가 보이는 발작증세를 고치기 위하여 그녀가 찾아 헤매는 '사라진 책' 의 행방은 점점 묘연하기만 하고 안개와 같았던 '딜리버런스 데인' 부터 이어져 내려온 마녀라 지칭된 여인들의 삶은 마녀라기 보다는 그시대 부족했던 의술을 담당하고 허브나 민간요법으로 병을 치료하거나 산파일을 했던 여인들의 비구한 삶이 들어나게 된다. 그녀들이 정말 마녀였을까? 그녀들을 마녀로 지칭하고 처형하여 남겨진 사람들이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작가의 처녀작인 소설은 세세한 묘사와 추리적 기법으로 두껍지만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샘과 코니의 사랑이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맘으로 '사랑' 에 중점을 두고 읽어도 괜찮고 한집안 여인들의 숨겨진 내력을 파헤쳐 가는 이시대 젊은 여인의 아날로그식 사랑과 삶이 실제 역사학자이며 마녀재판을 겪고 살아 남은 후손이라 그런지 사실적이면서 스릴있고 재밌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외할머니의 집을 그리는 부분은 왠지 '타샤 튜더'의 삶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그녀의 정원을 그리다 보니 좀더 책읽기가 재밌어졌다. 허브들이 가득하고 담쟁이로 가려진 집, 그리고 마녀재판 이후 그녀들이 겪어야 했을 남루한 삶이지만 당당히 받아 들이며 산 여인들의 삶이 마음아프기도 하다.

작가가 표현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짜임새 있는 구성이 사실적이며 과거 또한 금방 현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거리감이 없이 읽을 수 있으며 샘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그녀를 지도했던 교수에 의한 것임이 밝혀지는 반전으로 이야기는 더 흥미로워진다. 제자의 연구를 자신의 이익으로 돌리려 한 교수의 광적인 욕심이 부른 화와 모든 것을 지켜보듯 딸인 코니가 해결하도록 한 엄마의 태도와 외할머니집을 다시 수리를 하여 시간이 멈춘듯 하지만 자신들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그들만의 삶이 과거와 현재가 적절하게 화해와 양보를 거듭한 해피엔딩이라 좋았던 소설이다.

1692년 매사추세츠의 작은 마을 세일럼에서 행해진 마녀재판, 누군가의 시기와 미움으로 시작된 것이 185명이 체포되고 20여명이 처형되는 일로 충격을 주었지만 20여명의 마녀를 처형하여 얻은 것은 무엇일까. 마녀로 지칭된 그녀들은 한가정의 엄마이며 치료사였는데 그녀들의 목숨과 바꾼 것은 무엇인지 그녀들이 남긴 일기와 기록에 남은 소박한 것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역사와 소설이 만나 읽는 즐거움을 안겨 준 책 '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 은 언젠가 영화로 만나도 좋을 듯 하다. 마녀 이야기를 다룬 그 어떤 책보다 재미와 스릴을 안겨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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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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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바로 지상에서의 인생을 이해하기 위해서 있는 거랍니다.'
착한 일,좋은 일을 해야만 가는 곳이라 알고 있는 천국, 그런 의미의 천국보다는 작가는 이해와 용서 모든것을 '원점'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천국에 비유한 듯 하다. 지난 일월에 올겨울 유난히도 많이 내리던 눈때문에 갑자기 교통사고로 작은아버지를 잃게 되었다. 아버지도 작년 여름에 암선고를 받으시고 수술도 못하시고 병마와 싸우고 있어 젊은시절 형인 아버지에게 그리 살갑게 하지 못하던 작은아버지는 빈손이라도 오며가며 아버지가 계신 시골집에 자주 들르셨다. 그러면서 우리와 만나 마음에 담아 놓았던 말씀도 꺼내 놓으시고 칠순을 눈 앞에 두고 있고 형이면서 아버지와 같았던 친정아버지가 아프시다니 몹시 마음이 아프셨던 모양이다. 그동안 못해드린것 미안하다며 심경을 토로하던 쓸쓸하고 외롭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작은아버지 마지막 가시는 길도 아버지를 뵈러 오시던 길이었다. 명절을 눈 앞에 두고 무언가 급하셨던지 형님을 뵙고 싶다며 서둘러 눈길을 달리시다가 사고를 당하셨고 마지막 '죽음' 에 대한 언질도 주지 않으시고 급하게 가셨다. 작은아버지는 지금 천국에 계실까? 아니 핏덩이를 남겨 놓고 일찍 가셨던 부모님 품에 안겨 그간 나누지 못한 정과 재롱을 떨고 계실까. 

너무 갑작스런 사고와 죽음에 작은아버지에게 향하던 애증이 용서와 이해로 돌아섰다. 그분을 편하게 보내드리고 싶었다. 천국이 그런 곳일까 책을 읽으며 문득 생각을 해 보았다. 83세의 에디가 자신의 생일날에 평생을 함께 한 직장인 '루비가든' 에서 자신은 인생에서는 운이 없었던 아이를 구하며 마지막 생을 하다며 만나게 되는 '천국'. 그가 만나는 다섯 사람이 전해주는 용서와 이해와 사랑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는 몇 번의 눈물을 훔치게 만들었다.

'우연한 행위는 없다는 것,우리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 바람과 산들바람을 떼어 놓을 수 없듯이 한 사람의 인생을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겁니다.... 삶과 죽음에는 공평함이 없어요. 있다면 착한 사람이 젊어서 죽는 일이란 없겠지요...... 모든 삶이 서로 엮여 있다는 걸 영혼 깊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지요. 죽음은 그저 어떤 사람을 데려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 옆을 슬쩍 비켜간다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둘의 생사가 엇갈리는 겁니다.'  내가 아니고 내 가족이 아니고 나와 가까운 이웃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할때가 있다. 나에게 닥친 불행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내게 온 불행이 아니라 쉽게 생각하는 죽음과 그리고 그가 살고 간 삶에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 나 하나가 아닌 모두의 삶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인생을 보는 눈을 키워준 소설.

'죽는 것? 그게 모든 것의 끝은 아니라네, 우린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하지만 지상에서 일어난 일은 시작일 뿐이지.' 시작은 곧 끝이고 끝은 곧 시작처럼 마지막이라 생각했던 죽음이 다른 세상의 삶으로 가는 시작이라는 그래서 지상에서의 미움이며 용서하지 못한 사람과의 화해로 마무리를 짓는 에디의 지난 삶에서 만난 다섯 사람, 어린시절 형과 공놀이를 하다가 그 공이 잘못 굴러 가면서 죽음을 맞게 된 에디가 몰랐던 타인의 죽음, '타인은 아직 미처 만나지 못한 가족일뿐.'이라는 말처럼 자신과는 아무 연관이 없을것 같은 사람의 죽음앞에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하는 그를 비롯해 원만하게 관계를 갖지 못했던 아버지와의 화해와 이해, 자신이 몰랐던 숨겨진 이면을 들여다 보고 진실로 그를 이해하게 되는,우린 우리에게 보여지는 단면만을 보고 타인을 판단하고 결론을 진다. 그런 획일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해 주는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은 ' 분노를 품고 있는 것은 독이에요. 그것은 안에서 당신을 잡아먹지요. 흔히 분노는 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공격하는 무기처럼 생각되지만 증오는 굽은 칼날과 같아요. 그 칼을 휘두르면 우리 자신이 다쳐요.' 어느날부턴가 자신을 지배하는 <독>을 품고 그 독으로 타인까지 죽게 만드는 그 늪에서 벗어나는 법을 가르쳐준다. 내 몸에 존재하는 독을 하나씩 버리고 나면 오는 <가벼움> 비로소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단계처럼 지상에서의 모든것을 털어버리는 에디의 만남은 내 삶을 뒤돌아보게 한다.

천국에 가는 길은 어쩌면 자신의 어깨와 가슴에 누적된 미움과 증오를 훌훌 털어버리듯 빈껍데기인 가벼움의 처음 상태로 돌아가듯 내가 살아온 <타인>들과의 연결고리를 매끄럽게 하는 시작이며 끝인것 같다. 빈 손으로 들어가는 그 길을 무엇때문에 우왕좌왕하며 욕심을 부리며 하나를 더 채우려 했는지 지난날을 돌아보면 부끄럽게 만드는 이야기, '용서하세요' 자존심 때문에 용서하지 못한 일들과 사람들이 있다. 지나고 나면 아무일도 아니고 나의 일처럼 생각하면 먼저 손을 내밀고 용서를 구할 일도 체면이나 지위 자존심 때문에 삶을 얼룩지게 만든것은 아닌지 생각하며 읽게 되는 소설로 죽음 또한 삶의 일부이며 나도 타인에게는 인생 한부분의 연결고리와 같은 존재이며 먼저 용서하고 이해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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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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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바다 한복판에서 불쏙 솟아올라 등에서 힘차게 물을 뿜어올렸다.주변에 있던 어부들도 물고기를 보고 탄성을 질렀다.금복은 믿을 수 없는 거대한 생명체의 출현에 압도되어 그저 입을 딱 벌린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물고기는 거대한 꼬리로 철썩 바닷물을 한 번 내리치고는 곧 물 속으로 사라졌다.' 산골에 살던 금복에게 대왕고래의 출현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고래> 소설의 제목이기도 하고 금복이 평대에 지은 영화관은 고래모양이었다. 그녀의 딸 춘희가 감옥에서 평대로 돌아와 마주한 것은 '한때는 융성했으나 몰락하고 만 고대도시처럼 평대는 아침안개에 휩싸여 희미하게 형체를 드러냈다. 멀리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은 건물들 사이로 우뚝 솟은 극장이었다.' 그랬다 그녀는 그녀의 엄마인 금복이 세상을 바꾸듯 평대를 다른 세상으로 바꾸어 놓았던 영화의 징표인 극장에 불을 질러 대참사를 일으킨 방화범으로 수감생활을 하다가 겨우 그곳을 찾아 다시 나타난 것이었다.

이 소설은 제목인 '고래' 처럼 무척이나 대단한 추진력과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450여 페이지에는 작가가 고래가 뿜어내는 물줄기처럼 쉼 없이 쏟아내 놓은 전설같은 이야기들로 빼곡하다. 이야기는 이야기를 물어 다시 쏟아 내 놓고 끝도 없는 이야기들은 언제 끝을 맺어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계속 이어진다. 사실이 아닌 허구이지만 금복이 좋아했던 '영화' 처럼 세상사,인간사가 모두 '허구이면서 영화' 와 같다는 의미처럼 거침없는 이야기들은 독자를 고래의 뱃속으로 유인해 놓은 듯 하다. 

작가를 처음 접한 것은 <고령화 가족>이란 작품에서였다. 그 작품을 유쾌하게 읽어 작가를 주목하게 되었고 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고령화 가족' 은 빠르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어 진도가 빠르게 나가는데 반해 이 책은 조금 더디게 읽었다. 끝도 없는 작가의 이야기의 마술에 걸려 든 것처럼 좀처럼 헤어나오질 못하겠더니 급기야 끝맺음 또한 다른 책들과 다르게 끝은 맺는다. 이 책을 접한 독자들이라면 뇌리에 각인을 깊게 남길 작품이다. 

이야기는 2대에 걸친 두여자의 이야기다. 엄마인 금복과 그녀의 딸인 춘희, 작가의 구라로 본다면 춘희는 아버지라고 알려진 인물이 죽고 사년만에 태어난 딸인데 도무지 여자냄새라고는 없다. 엄마인 금복이 페르몬을 흘리듯 남자들이 줄을 이어 따라올 화냥기에 비해 춘희는 야생의 상태로 자란 자연 그 자체라고 해야할 듯 하다. 이야기는 완전 허구이면서 그 허구안에 세상사를 모두 담고 있어 허구라고 보기엔 조금 난해하기도 하다. 엄마인 금복은 산골소녀이면서 가난하기 이를데 없었지만 그녀의 손이 다으면 모두가 '황금'으로 변하듯 그녀는 그야말로 모든 일에 성공을 거두어 들이듯 세상사를 휘어잡듯 한다. 하지만 그런 그녀 역시 죽음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인간으로 한푼 손에 쥐지 못하고 화염속에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자신마져.

엄마의 그늘에서 자라지 못한 춘희는 엄마인 금복이 남겨 놓은 평대벽와에서 그녀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벽돌을 구우며 자신의 이야기를 남긴다. '벽돌의 여왕' 과 같은 이야기를... 고래가 거친 물살을 헤치고 나가듯 금복이 하나의 풍랑을 이겨내면 거침없이 그보다 더 큰 풍랑을 만나고 곧 그녀는 그녀만의 방법으로 헤쳐나간다. 그녀가 부두에 처음 도착해서 본 대왕고래에서 느낀 ' 죽음을 이겨낸 거대한 생명체가 주는 원초적 감동' 처럼 그녀는 독자들에게 감동거리를 자꾸만 만들어 나간다. 부둣가에서 건어를 만들어 팔던 일이며 자신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여주던 네손가락의 건달의 이야기나 춘희의 아비인 걱정과의 삶이며 모든 것을 다 잃고 국밥집을 하다 빈털털이가 된 상태에서 국밥집 노인네가 감추어둔 비밀금고 같은 돈이 천장에서 쏟아져 그 돈을 밑천으로 그녀가 즐겨 마시던 커피로 다방을 낸 것이며 다방에서 얻은 수익과 그외 돈으로 벽돌공장을 만들고 고래모양을 본뜬 영화관을 짓고 정말 그녀는 사람이 아닌 신처럼 모든 일의 주동자가 되어 지내지만 모든 것은 한순간 물거품처럼 '영화'처럼 사라지고 만다.  

그녀의 영화와 같은 이야기 끝나고 그녀의 딸인 춘희의 이야기가 다시 야생녀의 모습으로 생생함을 전해주며 작가의 구라가 또 이어진다. 어쩌면 전설같은 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어져 소설을 손에서 놓고도 한참을 '어리벙벙'하게 만든다. 소설을 읽긴 읽었지만 영화를 보고 있었던 것처럼 모든 이야기들은 스쳐 지나간듯 하지만 잔상이 깊게 남는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삶과 죽음' 을 생각하게 해준다. ' 끝없이 상실해가는 게 인생이라면 그녀는 이미 많은 것을 상실한 셈이었다. 유년을 상실하고,고향을 상실하고,첫사랑을 상실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제는 젊음을 상실해버려 그녀에게 남아 있는 것은 모두가 빈 껍데게뿐이라는 것을 그녀는 싱그러운 수련의 육체 앞에서 뼈저리게 확인해야 했다.' 금복 그녀가 발버둥치며 산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엄마의 죽음과 가난에서 벗어나려 '고래'의 영원한 생명력과 추진력을 닮아보려 했던 그녀도 어쩔 수 없는 인간으로 모든 부귀영화가 개망초가 흐드러진 버려진 땅으로 둔갑하듯 '일장춘몽' 처럼 덧없음을 느끼게 하는 영화같으며 작가의 허구에 한없이 빨려들었던 소설 고래는 그의 작품을 한번 더 찾아보게 만들며 '우린 사라지는 거야.영원히. 하지만 두려워하지 마. 네가 나를 기억했듯이 누군가 너를 기억한다면  그것은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춘희와 점보가 영원으로 나눈 말처럼 그를 확실하게 기억하게 만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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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너무 복잡해 - It’s Complicate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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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너무 복잡해,2010



감독/ 낸시 마이어스
출연/메릴 스트립(제인),알렉 볼드윈(제이크),스티브 마틴(아담)...


사랑에 나이가 필요한가요,중년이라 더 멋진 그들의 복잡하고 화끈한 이야기


만약에 이혼한 전남편이 다시 좋아졌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는 유부남이고 자식까지 있다면... 이 영화가 그렇다. 메릴 스트립을 보기 위해 본 영화인데 제인과 제이크는 성인된 아이들 셋이 있지만 그들이 사춘시시절인 십여년전에 이혼을 하여 제이크는 젊은 아내와 살면서 개구장이 남자아이가 있고 그의 아내는 또 아이를 원해 그는 변호사지만 불임치료를 받으러 매일 병원으로 출근을 한다. 제인,그녀는 중후한 멋이 풍겨 나오지만 아직 이혼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듯 하며 베이커리를 운영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지만 뭔가 허전하다. 그런중에 아들의 졸업식이 있어 그들은 모두 뉴욕에서 만나게 되고 제이크의 젊은 아내가 오지 못해 제인과 제이크는 그곳에서 만나고 이혼후 짜릿한 시간을 갖게 된다.

제이크와의 불륜후 제인에게는 페르몬이 넘쳐나듯 그녀의 얼굴엔 웃음꽃이 떠나질 않고 모든 일상사가 활기가 넘쳐 난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제이크와 불륜에 빠진것을 털어 놓게 되고 그녀들은 '아그네스에 대한 복수' 라며 너무 좋아한다. 제이크,제인 이들 어쩜 좋은가. 이혼전엔 느끼지 못한 감정을 이혼후 이제서 그들은 달콤하게 느끼며 제이크는 제인과의 짜릿한 불륜에 몰래 전화와 몰래 데이트를 즐기는데 눈치 빠른 젊은 아내와의 사이에서의 개구장이 꼬마녀석,그를 바짝 얼게 만든다.한편 제인은 이혼후 십여년 동안 미루어온 집을 리모델링 하기 위해 의례를 하였는데 멋진 남자 아담이 온다. 그도 이혼을 한지 이년된 돌싱이고 그들 사이엔 미묘한 전류가 흐르게 되지만 놀랍도록 달라붙는 제이크때문에 그들사이는 가까워지질 못한다.

몰래 사랑이란 없나보다. 제인의 달라진 모습과 자식들에게 그들의 불륜이 들통이 나고 아이들은 사춘기적 겪은 부모의 이혼후 아픔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제이크, 그도 물론 아내에게 그의 감정을 들키고 만다. 역시나 그는 바람둥이를 벗어날 수 없는가보다. 느긋하면서 여유있고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엽게 나온 스티브 마틴(아담), 그의 여유로움과 제인의 여유와 중후한 멋은 정말 멋지게 조화를 이룬다. 화끈하게 웃고 화끈하게 빠져 들고 40,50대 공감을 많이 불러 일으킬 영화이다.

메릴 스트립,정말 멋진 배우이다. 주름살이 이렇게 아름다운 배우는 정말 처음인듯 하다. 이마와 눈가에 주름살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그녀의 웃음 행동들 모두가 사실적이며 자연스러운 연기 정말 압권이다. 흔히들 보톡스로 자신의 나이를 판가름하지 못하게 하는데 이 배우는 나이에 맞는 주름살이 너무도 아름다운데 그녀의 아름다움에 꼭 어울리는 스티브 마틴의 한마디 '지금 당신이 가진 제일의 매력은 나이에요.' 이 영화의 정점을 나타내주는 말이다. 그러면서 둘이 함께 크로와상을 만드는 장면과 와사삭 빵을 먹으면서 나누는 달콤한 입맞춤까지도 너무도 아름답다.

알렉 볼드윈과 스티브 마틴, 두 배우 역시 중년의 중후한 멋이 아름답게 나온다. 이 영화는 자식들로 나오는 젊은층과 중년의 배우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여감독에 의해 만드러져서인지 여자들의 맘을 정말 잘 표현했다.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연기 같지 않고 자연스런 일상같다. 여자의 로망처럼 꾸민 아늑한 집이며 그 집앞에 심어진 화단, 그 화단에서 싱그러운 채소들을 거두어 들이는 모습마져 사랑스럽다. 알렉 볼드윈은 배가 나오고 조금은 우스꽝스런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그 역시나 멋진 중년배우이며 스티브 마틴의 귀염성있으면서도 중후함이 좀더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이 이야기의 2탄이 나온다면 메릴 스트립과 스티브 마틴의 알콩달콩한 중년의 사랑이 멋지게 그려질 듯 하다. 

이 영화는 조조로 여자친구와 함께 보았는데 극장안은 온통 '아줌마'들 뿐이다. 아침에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나온 아줌마들,열심히 웃고 공감하고 그들의 사랑에 가슴 설레이다 해맑은 표정으로 집으로 향하는 그녀들, 나 또한 너무 달콤하면서 쌉싸름하고 와인한잔 한 듯 한 기분의 영화를 본 듯 하여 기분이 넘 좋았다. <맘마미아> 이후 메릴 스트립에 한번 떠 빠진 영화이며 중년의 사랑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말해주는,여자의 마음을 백프로 읽는,공감백배의 영화이며 남편과 꼭 다시 한번더 보고 싶은 영화이다. 이 영화를 계기로 '낸시 마이어스'의 작품들을 눈여겨 봐야겠다. 그녀의 작품으로는 <로맨틱 홀리데이> <사랑할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왓 위민 원트> <페어런트 트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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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군자란꽃



☆ 하루가 다르게 군자란꽃들이 활짝 피고 있다.
베란다에 들어가면 아젤리아와 함께
군자란의 화려함에 눈이 부시다.

금방이라도 '봄향기'가 풍겨 나올듯,
하지만 녀석들의 화려함에 비해 꽃향기는 없다.
화려한 것들은 향기가 없는 것들이 많다.

군자란이 피고 베란다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한바퀴 돌면서 물도 주고 스프레이 해주고
사진 한번 찍어 주고
그러면 아지들도 덩달아 옆에서 어리광도 부리며
밥도 먹고 물도 먹고 따듯한 햇살을 즐긴다.
꽃이 핀다는 것은 식물에게는 미안하지만
보는 이는 무척이나 '행복' 하다.
꽃 그 자체가 행복이고 기쁨이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황홀하다.


20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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