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이 책을 주문해 달라고 해서 인터넷을 갈아타기 전에 사용하던 곳으로 들어가
현금적립을 하기 위하여 그곳에서 구매를 해야겠다 하고는 로긴을 하지 않된다.
몇 번을 해도 안되더니 급기야 1일5회로 더 안된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여 뺑뺑이 돌 듯 겨우 내가 현금적립을 받던 K군에 연결이 되었다.
이 인터넷은 무려 11년이라 사은품도 챙기지 않고 꼬박꼬박 인터넷 요금을 내면서
그동안 이름만 VIP로 올려 있었는데 얼마전에 할인을 받는다고하여 다시 조정을 한것이
이번에 갈아타기를 하면서 거금의 <위약금> 내게 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동안 정말 가만히 있다가 앉아서 돈 내고 해지를 하게 되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 위약금은 잘도 챙겨서 통지를 바로 하는 K군, 현금적립예정이었던 부분이
많이 있어서 기다려도 기다려도 들어오지 않기에 그동안 알뜰하게 모아 두었던 3만여원을
로긴하여 적립이 되었으면 통장이체도 시키고 책도 주문하려고 하였는데 로긴이 안된 것이다.
아니 인터넷 사용자가 아니니 고객이 탈퇴의사도 없이 그냥 탈퇴가 된 것이다.
어찌할꼬 현금적립금..꼭 받아야겠다고,위약금은 꼭 꼭 챙겨 가면서 그럴 수 있냐며
현금적립예정이었던 부분도 있고 그동안 적립한 적립금도 받아야겠다고 돌려 달라고 했더니
다른 아디로 가입하여 신청하면 준다나.. 생각해 보니 오래전에 만들어 놓은 가족형 통합아디가
있어 그것으로 전해 주었더니 옆지기와 나 틀린 사람들이다.그래도 분명이 된다고 하여
전해주고는 기다리고 있는데 이게 소식이 없다.금방이라도 전해 줄것처럼 말을 하더니만..
해지하는 순간 위약금은 자동으로 챙기는 K군, 고객이 그동안 알뜰히 쌓아 둔 현금적립금은
왜 통지를 안해 준것이며 받아야 할 부분도 왜 돌려주지 않고 있는지.
그리고 그동안 쌓아 둔 마일리지는 고스란히 없어져 버렸다. 마일리지 있어도 쓸곳도 없었지만 말이다.
요즘은 포인트나 마일리지 시대인데 이렇게 고객에게 통지가 되지 않아서 소멸되는,
그야말로 돈으로 환급이 잘 안되는 버려지는 마일리지가 모이면 어마어마 할 듯 하다.
아예 소멸되기전에 기부을 하는 방법으로 가입이 되거나 좀더 자유롭게 마일리지를 쓰는
방법이 있으면 좋으련만 모두가 자기들 맘대로 쓰는것을 정해 놓으니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이용을 하면서도 불편한 제도에 묶여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K군에게 오후에 다시 전화를 해 봐야 할 듯 하고 이런 빈정상하는 일이 없었으면..
오전에 인터넷 K군과 싸우고 있는데 언니가 왔다. 가까운 곳에 직원이 볼일이 있어 함께 왔다는 언니,
오자마자 자기 집인양 내 책장 앞에서 책을 골라 잡는 언니, 친언니라도 이럴 때는 정말 싫다.
내가 읽지도 않은 책을 빌려 가겠다며 쇼핑백에 주어 담는데 그게 장난이 아니다.
뭐 빌려가고 가져온다면 좋겠지만 이십대에도 언니와 함께 살았던 나,
내가 사서 모은 책들 언니가 대부분 가졌다. 내 책이라고 돌려 달라고 해도 준 책이 없다.
급기야 강제적으로 내가 가져 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언니에게 책을 주지 않는 것도 아니다.
갈 때마다 몇 권씩 챙겨 주는데 당연하게 여긴다. 내겐 큰일인데도 말이다.
오늘도 역시나 책이 많은 울집이니 자신이 몇 권 빼 가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이거 빌려갈께... 읽고 줄께.. 하지만 말처럼 쉽게 돌려줄까.그냥 달라고 하던가.
<책과 집>이란 책에도 보면 이런 부분의 이야기가 나온다.백프로 공감이다.
'책을 진열하려는 애서가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책을 빌려가는 사람들,
즉 전집의 이를 빼놓고, 책꽂이의 균형을 파괴하는,짝 잃은 책을 만드는 사람들 이다....
서적광 로저 젠블러트는 자신의 거실 책장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친구를 보면 불안해진다고
고백한다. '분위기가 절정에 이른 클럽에서 이 여자 저 여자를 훑어보듯 이 책 저 책 훑어보는
음흉한 시선 때문에. 비평가 애너톨 브로야드의 말에도 공감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책을 빌려줄 때,결혼하지 않고 남자와 동거하는 딸을 보는 아버지의 심정이 된다.'
그랬다.오늘 내가 딱 이기분 이었다. 책장앞에서 유심히 내 책장을 들여다보는 언니,
내가 준 그 많은 책도 읽지 않았건만 왜 내 책장에 이를 빼내고 있는지..
(난 분명히 다른 이들에게 선물할 책은 따로 쌓아 둔다. 내가 봐야하거나 아끼는 책들은
책장에 가지런히 정렬을 해둔다. 책 한 권 한 권에는 내 소중한 정성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책을 빌려가는 사람들은 책에 담긴 내 정성을 모른다. 아니 빌려갔다가 잊으면
그냥 자신의 책이 되는 것이다. 돌려 준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가져간 책들을 돌려주지도 않을 것이면서... 내가 챙겨주는 책과 자신이 원해서 빼가는
책은 그 느낌이 다르다. 오늘 날은 좋은데 감기기운으로 인한 두통과 목감기로 인한 아픔에
더하여 인터넷 K군과의 빈정상함에 언니가 내 책을 유괴하듯 빼내간 그 틈이 아프다.
감기, 더하기 전에 병원에나 다녀와야 할 듯 하다...
2012.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