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다

 

삼월 들어서고 봄기운이 완여한 가운데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

지난주 병원생활을 하고 나서 주말인 일요일도 그리고 오늘도 피곤함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일요일은 정말 정신을 못 차리고 보냈다. 어제 늦은 시간,책을 붙잡고 있는데 졸립다.

내겐 무척 이른 시간인데 잠이 와 그냥 자고 말았다. 그래서였을까 오늘은 일찍 일어났다.

일어나니 깜깜, 비가 오려고 그랬을까... 스텐드를 겨 놓고 책을 보았다. 딸이 일어날 때까지...

 

늦은 아침을 먹고 책을 읽고 있는데 주말에 옆지기가 바꾸겠다는 인터넷 신청,

드뎌 오늘 바꾸러 온다는 전화와 문자가 빌발친다,봄비처럼...

한 곳의 인터넷만 죽 써왔는데 그는 늦었다면서 바꾸자고 하여 토욜 급하게 외출을 하고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고는 드뎌 오늘 오후에 '3년 약정'의 공짜 인터넷을 연결했다.

공짜라고 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을까? 드러나지 않은 이익을 저마다 다 찾아가는

카드사와 통신사들... 그덕에 전에 쓰던 인터넷 약정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나..나 참...

 

봄비가 내리기에 베란다 화단에 아침 일찍 들어가 봤다. 어제보다 더 올라온 군자란 꽃대와

활짝 핀 녀석들,도대체 몇 개나 올라왔나 하고 보이는 것만 군자란 꽃대를 세어보니 35개 정도..

언니에게 군자란 4개를 주었으니..그리고 앞으로 올라올 것이 얼마일지 모르는 일이라

장담하긴 이르지만 올해도 40여개는 꽃대가 올라와 화려하게 필 들 하다.

녀석들은 봄비 내리는 날에도 쉼없이 봄을 재촉하고 있다.

난 대낮이지만 어두움 때문에 옆지기가 손재주를 부려 전구를 맞게 해 준 스텐드를 켜 놓고

책을 읽었다. 인터넷 설치를 하러 들어온 아자씨, 울집 책을 보고 깜짝 놀란다.

-책이 많은 걸보니 티비는 보지 않겠네요...

이것저것 설명을 해 주시다가 하는 말이다. 처음에 들어서부터 깜짝 놀라더니 책때문이었나...

봄비 때문에 스산한 날, 내 마음도 봄비 때문에 방황한다.

 

20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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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보낸 시간

 

 

진장이 풀렸었나보다,병원에서 돌아와 집안 일을 조금 하고는 밀린 일들 하고 있는데

옆지기가 함께 나가야 할 일이 있다고 옆에서 채근하여 함께 나가게 되었다.

나간 길에 잠깐 마트에 들러 큰딸이 먹고 싶다던 것들,새우튀김과 떡볶이 그리고 필요한 반찬을

구매하다보니 저녁밥을 안쳐 놓고 나왔는데 부식으로 저녁거리를 사고 말았다. 양념치킨까지..

 

집에는 반찬을 해야할 것들도 있고 딸 반찬을 해줘야 할 것들도 있고..

암튼 병원에 가져갔다 가지고 온 것들도 정신이 없는데 이래저래 정말 정신이 없어졌다.

마트에 다녀 온 후에 딸과 함께 양념치킨과 새우튀김 떡볶이로 저녁을 대신했다.

그 전에도 잠이 쏟아지는 것을 억지로 참아 가며 있었는데 잠깐 나갔다 온것이 화근처럼

먹자마자 그냥 정신없이 눕고 말았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줄도 모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잠을 잤다. 곤하게 자고 있는데 옆지기가 마구마구 깨운다. 내가 거시책장 옆에 스텐드를 예전에

쓰던 것을 가져다 놓았는데 갈아 끼울 전구를 사왔는데 들어가는 부분의 성형이 틀린 것이다.

오늘 저녁에 마트에 들린 것도 스텐드전구 때문이었는데 구매하고자 하는 것은 찾지 못하고

다른 것만 구매를 해 온 것이다.그렇게 푸념을 늘어 놓았더니만 성형이 다른 부분을 깎아 내고는

스텐드에 전구를 끼워 틀어놓고는 나를 깨운 것이다. 뭐 자신의 능력을 알아 달라는 것인데

난 정말 피곤해서 자는데 깨웠으니.... 그래도 정말 잘했다. 꼭 필요했는데 그것을 그렇게 하여

쓸 생각을 했으니 당연히 이쁘다고 해야 하는데 넘 피곤하니 그도 짜증이 난다.

 

병원에서 있는 동안 정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첫날에는 꼬박 밤을 새듯 했는가 하면

그 다음날에도 여전히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함께 쓰는 사람들의 코고는 소리 때문에..

그러지 않아도 낯설어서 잠이 잘 오지 않고 수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잠이오지 않는데

집에서도 코고는 소리를 피해 거실에서 자기도 하는데 병원에서까지 남의 코고는 소리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다니...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났다는 안도감에 더욱 피곤이 몰려 왔던 것일까...

몇 시간을 잔줄도 모르게 푹 잤다. 그런데 그가 깨워 놓고는 자신은 들어가 잔다.

난,잠이 안 온다. 실컷 자고 일어났으니 잠이 오지 않을 수 밖에...

그래도 자야 하는데 아고...이 밤을 어찌할꼬...

 

20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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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봄이네

 

 

오늘 드뎌 퇴원하여 집에 왔다. 어제는 기분이 이상하여 잠이 오지 않아 딸은 공부를 하고

난 옆에서 책을 읽었다. 그렇게 둘은 깨어 있었는데 다른 환자들은 일찍 잠들었는지 조용했다.

늦게 잤건만 병원생활에 익숙해져인지 아침 일찍 일어났다. 7시면 정확하게 오는 밥차,

딸과 밥을 나누어 먹기도 하지만 내가 해다 놓은 밥을 데우기 위하여 탕비실에 가면

긴 줄이 늘어서있다. 연세 있으신 분들도 있고 젊은 사람들도 있고...

환자를 위한 밥을 데우거나 보호자인 자신들의 밥을 데우거나 그렇게 늘 밥시간이면

탕비실은 바쁜것이 병원이다. 그렇다고 보호자를 생각하여 전자레인지를 더 늘려주는 병원은

아니지만 침대마다 테블릿PC를 설치하여 우린 그런 여유로움을 누리지 못하고 왔지만

누군가는 편한 스마트 생활을 병원침대위에서도 누리게 될 것이다.

 

다행히 딸의 수술경과는 좋아서 아침 일찍 처치를 받고는 퇴원소속을 마치고 퇴원할 수 있었는데

딸과 함께 수술을 한 아줌마는 경과가 좋지 않았는지 어제도 오늘 아침에도 피가 너무 많이 나서

오늘 퇴원을 못할지도 모른다는... 딸은 정말 다행이다. 수술자리도 깨끗하고 딸은 코로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어 좋은지 웃는다.녀석...

퇴원하면서 점심을 어찌할까 하다가 오면서 죽을 사왔다. 딸과 난 죽을 먹고 옆지기는 다른 것을

먹는다고 하여 잠깐 마트에 들러 왔는데 집에 오니 할 일이 너무 많다. 5일,딱 집을 비웠는데

내 빈자리가 이렇게 크다니... 정리해야 할 것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고..

MTB를 타고 나가겠다던 옆지기는 스팀청소까지 하다보니 시간이 늦어져 나가지도 못하고

딸은 퇴원하며 맞고 온 주사 때문인지 다시금 잠의 세계에 빠져 버렸다.

난, 초록이들 물도 주고 눈데이트도 하고 그렇게 베란다에 들어가보니 군자란이 하루 이틀사이에

벌써 많이 피었다. 제라늄도 더 피어서 그야말로 봄이다. 봄 봄 봄 봄 봄...

딸을 불러 엄마의 화단을 보라고 봄이라고 하면서 설명을 해 주었더니 우리집에 꽃이 정말 많다며

좋아한다. 제라늄도 이쁘고 군자란도 이쁘고 아젤리아도 정말 이쁘다며...

이월에서 삼월도 건너오면서 봄이 성큼 다가온 듯 하다. 주말 그동안 빈자리를 채우기 위하여

분주하게 뛰어야 할테고 다시 뛸 준비를 하는 딸을 위해 준비해줘야 할 것도 많고..

바쁜 주말을 보낼 듯 하다. 날이 따듯해지니 뒷산에도 가고 싶은데...

 

20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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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과 삼월사이에서

 

 

 

이월과 삼월사이,그러니까 28일부터 큰딸과 함께 병원에서 있다.

잠깐 오늘은 잠깐 잠만 자려고 집에 들렀다. 큰딸이 28일 입원을 하여

29일 금식끝에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하루종일 금식이라 녀석 얼마나 짜증을 내는지..

거기에 이십년생 처음으로 전신마취를 하였으니 그 또한 얼마나 걱정을 하였는지..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고 경과도 좋다.어제부터 녀석과 난 병원에서 하나가 되어 붙어 있었다.

아침 일찍  짐을 꾸려 병원에 갈 준비를 하고 녀석이 퇴원 후 한양행을 해야하기에

그 또한 준비를 해야해서 정말 바빴다. 사야할 것들 주문해 놓고

마감해야 할 일들 한보따리 싸들고 병원에 갔건만 넷북이 안된다.

둘이서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하여 녀석의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와이파이로 연결을 해 보았지만

잠깐 연결 되었다가 꺼지는 인터넷,그러다 패닉상태가 왔다.

수술을 위한 마지막 검사에 이런저런 일들로 왔다갔다 하니 무얼 제대로 할 여유도 나지 않고...

암튼 정말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고 될 수 있으면 병원에 가지 말고 살아야 한다.

 

녀석의 수술 시간은 1시간이라 하였는데 그것도 알고보니 29일 세번째였는데

어찌하닥보니 네번째,마지막 수술로 밀려나고 말았다. 정말 어찌하다보니 인맥이란 인맥은

다 동원을 하듯이 아는 사람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하늘이 두쪽이 나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듯,

아니면 그동안 잘 살아왔다는 증거일까? 많은 분들이 여기저기 나서서 주셨기에 기분 좋게

그리고 흡족하게 모든 일들 잘 마쳤다.이제 경과를 지켜보며 며칠 기다려 보다가 퇴원,

3월1일부터 다시 병원에 가 있어야 한다. 옆지기가 하루 휴가를 낸다고 하여 밥을 해 오라 했더니

비슷하게 해 왔는데 영 주부9단 솜씨는 못 따라와 내가 할 일들도 있어 집에 잠깐,

그런데 정말 경비실이며 여기저기 쌓여 있는 택배들 택배들 택배들...너무 많다.

이 많은 택배들 언제 다 소화할지..경비실에 택배를 찾으러 갔더니만 아저씨가 '순찰중' 이시다.

늦은 시간이고 하여 핸폰을 했더니만 '아고 뭔 택배가 그렇게 많이 온데요~~~'

'애가 병원에 있어 제가 며칠 받질 못할 듯 한데 아저씨 죄송해요..잘 좀 받아 주세요...'

'아고 그런 사정이 있으셨구나..그런데 하루에도 왜 그리 많은 택배가 오는지..'

왜 택배는 겹치는 날에만 겹쳐서 오는지 모르겠다.

 

집에 오니 동네도 갑자기 낯설고 집도 낯설고..해야 할 일들은 정말 많다.

음식물 쓰레기 먼저 갖다 버리고 집안 조금 치우고 택배 정리하고 그런데 여시가 날 졸졸 따라다니며

녀석 자신을 알아봐주지 않는다고 안아주지 않는다고 낑낑 거리며 난리다.

큰딸이 하는 말, '엄마,제 여시 있잖아..요즘 어리광이 도가 지나쳐.. 저런 쇠를 어찌 낼까?'

정말 아이러니한 여시다. 어떻게 사람보다 더한지 모르겠다.

잠깐 집안일 하고 났는데 피곤이 몰려온다. 잠을 못잤다. 한숨도..

낯설기도 하지만 함께 병실을 쓰는 할머니께서 밤새 코를 골며 주무시는 바람에

큰딸과 난 날밤으로 보냈다. 거기에 수술에 대한 걱정 때문에 더욱 밤을 지새웠다.

그래서일까 녀석 수술동안 기다리면서 얼마나 머리가 아픈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드는 그 시간,누군가는 중환자실로 누군가는 회복실로 그리고 누군가는

차가운 관으로 이동을 했다. 정말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장소인 듯..

그런 가운데 시작된 두통 때문에 급기야 나 또한 진통제로 달래야 했던 날들...

다행히 녀석이 무사히 깨어나고 아프긴 하지만 경과도 좋고 죽도 잘 먹고 웃기도 하고...

전과 후가 너무도 달라 정말 나 또한 웃을 수 있음이 천만중 다행이라 생각한다.

아침엔 다시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녀석이 해다 달라는 반찬 만들어 다시 병원행을 해야 한다.

나의 일들은 녀석 때문에 더욱 더 밀리고 쌓이고..그래도 한가지 큰 숙제를 마친 것처럼

어깨가 가벼워졌다. 정말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함을 병원에서 한번 더 깨닫는다.

 

201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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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곱창전골이다,곱창집에 뭔소동인지

 

보글보글...정말 양 많다. 

 

소곱창 2인분인데 무척이나 양이 많다.. 

 

곱창이 어디 숨었나 했는데 밑에 들어 있었네요~~

 

큰그릇에 나오는 시원한 동치미

 

 

 

일주일동안 봄방학을 나와 있던 막내를 저녁에 학교에 들여 보내고

큰딸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막내와 함께 오려던 곳인데 저녁에 일찍 들어가야 해서

늦을까봐 집에서 저녁을 먹여 보냈다. 짐을 모두 기숙사에 들여야 했기에 바빴다.

녀석 일주일 동안 집에 와 있으면서 곱창 먹고 싶다고 했는데 한번 먹이지도 못했다.

 

그렇게 하여 셋이서 함께 정말 오래전에,결혼전과 후에 몇 번 갔던 곳인 [자매곱창] 에 갔다.

그런데 그런데 곱창집에 불이라도 난 것일까,사람이 정말 많다.

먹고 나간 자리를 치우기도 전에 들이 닥쳐 밀려 온 사람들로 가게안은 정말 불야성...

우리도 간신히 자리를 잡고 앉아 한참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하다가

겨우 그 귀하신 곱창이 넘저 나오시고 한참 끓고 있는데도 반찬이 나오지 않아

또 몇번 '아줌마~~~'를 외치면서 불러 세워서야 겨우 반찬이 나와서 먹을 수 있었다.

다른 곳보다 음식점에서 급한 한국사람들, 심장 약한 사람들은 이런곳에서 못 먹는다.절대 못 먹는다.

하지만 우린 성질 급한데도 먹었다.그것도 무척이나 배가 부르게..너무 먹었다.

2인분인데 양이 너무 많아서리 밥 한공기 비벼서까지 닥닥 다 긇어 먹고 왔다.

막내에겐 정말 미안한 일이다. 막내가 있었다면 우린 정말 양껏 먹을것인데

한놈이 빠져서 모두 더 먹게 된 것이다...

 

 

왜 꼭 우리의 음식은 끝에 밥을 비벼 먹어야 하는지..

꼭 밥 누른 누룽지까지 박박 긇어 먹어야 맛있는지...

미나리가 듬뿍 들어가고 맛있는 양념이 가득 들어가서인지 볶음밥도 맛있다.

비빔밥인가 볶음밥인가.. 볶음밥이겠지...

암튼 맛있게 배부르게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먹어 치웠다는 것..

 

이곳은 옆지기와 결혼 전에 몇 번 왔던 곳이다.

난 분위기보다는 실속파인지 얼큰하고 매콤한 것을 좋아해서리

곱창전골에 낚지볶음 오징어덮밥 등을 잘 먹으러 다녔다.

배부르게 먹고 나오며 큰딸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웃는다.

그러고보니 딱 이십년된 이야기다.녀석이 올해 스물이니...

맛은 변화지 않은 것일까..아직도 곱창집에 불이 나듯 찾는 일들이 많으니...

암튼 다음번에는 꼭 막내와 함께 와서 먹어야겠다.

소곱창1인분에 만오천원...예전에는 얼마였는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삼만원 조금 넘게 하는 돈으로 셋이서 배부르게~~

간만에 곱창전골 정말 맛있게 먹었다.

 

201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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