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꽃 피는 봄날

 

 

군자란

 

 

아침부터 날이 좋아 분주하게 움직였다. 베란다 문을 활짝 양쪽으로 열어 놓아도 춥지 않은

이제 정말 봄날이다. 집안에 문이란 문은 있는대로 다 열어 놓고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고는

청소기를 씽씽 돌렸다. 청소기만 돌리려고 했는데 기분이 좋아 스팀청소기까지 싹싹...

그리곤 친정집에 전화를 하니 작은오빠가 받는다.올라오는 길에 울집에 잠깐 들렸다 가라고,

내가 쓸까 올케에게 선물할까 하고는 [미니화장대]를 구매해 놓은 것이 있는데

와서 보고 올케가 맘에 든다고 하면 선물을 먼저 하고 난 다시 구매를 하여 쓰려고 한다.

먼저 주려고 했는데 언니가 다음에 선물해 주라고 하여 그냥 구매해서 방치해 두고 있었는데

기분이 또 그런것이 아닌듯 하다. 결혼식도 끝내고 신혼여행도 다녀오고 한참 기분 좋을 때

이런 뜻하지 않은 선물을 해 주면 좋을 듯 하다. 어제 서둘러 사진을 인화해 놓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USB에 저장하여 사진관에 가서 빼려고 하다가 인터넷으로 인화 하려고

그냥 놔두었다. 액자도 적당한 것이 있어 결혼식 사진은 좀 크게 빼서 액자에 끼워 주려고

하는데 미리 준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부터 해야할 일이다.

 

스팀청소까지 마치고 안방베란다 거실베란다 실외기등 집안에 있는 화분을 한바퀴 돌며

물을 주고 아니 정말 화분마다 봄빛이 가득이다. 은행잎은 더욱 많이 나와 삐죽 세상 구경하고 있고

군자란은 어제보다 더 피었다. 날마다 몇 개의 꽃대가 벌어지나 세는 것도 일이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듯 정말 하루하루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군자란,

이녀석 지고 나면 무슨 낙으로 봄을 날지....

집안의 먼지를 모두 제거를 하듯 창까지 모두 열어 놓고 신선한 공기로 바꾸고나니

봄이 더 성큼 집안으로 밀려 들어온 듯 정말 좋다.

집앞 은행에 볼 일이 있어 얼른 나가는 길, 바람이 불겠지 하며서 스카프를 하고 나갔는데

으흐, 덥다 더워... 가로수 밑에는 냉이가 벌써 꽃을 피웠다.

정말 냉이꽃이 피는 봄이 오고 말았다.. 은행에서 횡단보도만 건너면 뒷산이 마주 보이고 있어

그곳을 보니 날이 따듯하니 얇을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 오르고 있다. 나고 가고 싶은데...

오빠가 언제 올지 몰라 은행 볼일도 얼른 마치고 집으로 고고...

들어오는 길에 재활용품이 있는 곳을 보니 누군가 화분을 내놨다. 프라스틱이지만 새것이라

얼른 가지고 들어왔다. 큼직해서 울집 군자란 분갈이 할 때 쓰면 좋을 듯 하여 들고 왔다.

녀석들 분갈이 해야 하는데... 지금은 꽃이 피고 있으니 만지지도 못하겠고 꽃이 지면

서너개 해야할텐데 분갈이 하고 새끼를 떼어 내어 심어도 모든 화분들 넣어 둘 곳이 없다.

지금도 넘쳐나는 군자란들, 분양 보낸 군자란들은 잘 크고 있는지.

정말 날 좋다. 김발 한 줄 싸들고 뒷산에 가고 싶은 날...

 

201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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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호 열무김치비빔국수

 

 

 

주말부터 바쁘게 달렸더니 몸살기가 완연하다.그래도 얼갈이물김치에 밥을 한그릇씩 비우고는

기운을 내 보았지만 저녁은 무얼 먹을까 고민,친정에서는 신혼여행을 간 오빠가 온다고 하여

친정엄마가 준비하신다 하는데 갈까 하다가 망설여졌다. 나도 피곤하고 옆지기도 어제 회식을 하고

술을 퍼서리 피곤한 몸이라 가자고 하기도 그렇다. 전화를 몇 번 했고 언니에게서 전화가 오고

저녁을 간단하게 열무김치를 넣고 올해 1호 비빔국수를 맛있게 해 먹고는

엄마께 전화를 해 보았더니 신혼부부가 막 도착했다는 것이다.

-새신랑,신혼여행 잘 다녀오셨수..축하해..

했더니 좋은가 보다. 몇 마디 나누다 바로 작은올케를 바꾸어 주면서 오란다. 그런데 피곤하니...

옆지기는 저녁을 안먹고 내려갔다 올것 그랬다면서 서운해 하기도 했지만 둘다 피곤하니..

아님 내일 올라오는 길에 울집에 잠깐 들리라고 해볼까..

 

어젠 늦게 잠을 청하기도 했지만 큰딸이 새벽에 계속적으로 문자를 해 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유인즉슨 지난달에 수술한 코의 실밥이 떨어져 나왔다는 것이다.

그동안 그게 문제였다.녀석에겐.. 코 속에서 한쪽을 막고 있던 실밥,아니 수술 부위가 아문것인지

아닌지 조금 아프다고 하여 걱정하였는데 다행히 괜찮은지 실밥도 떨어져 나오고 많이 나아졌나보다.

녀석은 영광의 상처라고 영구보존을 하겠단다.. '더러워..ㅋㅋ' 했더니만

'그냥 휴지 위에 올려놨어..' 얼마나 절 고생시켰으면.. 딱한것... 

 

난 저녁에 옆지기에게 '비빔국수'를 서프라이즈로 하려고 문자도 하지 않았다.

워낙에 비빔국수라면 껌뻑 죽는 옆지기, 반찬도 그렇고 기분도 꿀꿀하고 날도 그렇고

암튼 찬밥은 있지만 괜히 준비하기 싫어서,아니 열무김치가 알맞게 익은 것이 물김치까지

지금 비빔국수를 하기 딱좋아서 몰래 해주려고 했더니 이남자 이렇게 엇박자일까...

점심에 짜장면을 먹었단다. 그것도 모르고 난 국수를 삶고 비빔국수를 했던 것이다.

어쩐지 심드렁하더니만.. 그래도 열무김치를 넣고 올해 1호 비빔국수로 한 열무김치비빔국수는

정말 맛있었다. 다른 것 하나도 넣지 않고 열무김치와 쉰 얼갈이물김치를 약간 너었다.

그리곤 양념에 썩썩 비벼 준 것뿐인데 나도 맛있게 먹었다.. 내일이면 탈이 날 것 분명하지만 말이다.

울집은 비빔국수로 인해 다른 집보다 친정엄마의 말씀에 의하며 고추장을 많이 먹는단다.

물론 고추가루도 더 먹는다. 오빠네에 비하여..자주 김치를 이것저것 담으니 양념이 많이 드나보다.

올해 비빔국수가 시작되었으니 앞으로는 더 자주 해 먹을 듯 하다.

그런데 단점은 이렇게 한두번씩 비빔국수를 해 먹으면 김치가 쑥쑥 들어간다는 것이다.

엄마가 주신 열무김치가 쑥, 그리고 내가 담은 물김치도 이제 다 먹어간다. 주말에 다시 담아야 할 듯.

 

201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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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에서 느낀 봄,자연을 지킵시다

 

 

 

 

큰딸을 만나러 갔다가 오는 길,저녁 햇살이 잔잔이 비추이고 바람이 쌀쌀하게 부는데

서울에서 내려 오다가 휴게소에서 우동도 먹었겠다 그냥 집에 들어가기 보다는 집근처 저수지에서

바람을 쐬고 들어가자고 했다. 09년에 이곳을 향하다가 여시와 함께 교통사고가 나서 한 해 동안

정말 고생을 많이 하였기에 그 후로 이곳에 올 기회가 없었다. 한동안 생태공원으로 거듭난다는

그런 말도 오가고 했는데 요즘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사람들의 욕심이 너무 과하게 작용을

한것인지 동네는 죽어가고 있고 땅은 버려지고 있는 듯 하여 안타까운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저수지로 향하는데 악취가 여기저기서 난다. 내 땅이 아니면 버려도 된다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정말 하고 즐기는 것은 좋은데 뒤처리다 안된다. 이곳이 만약에 자신들

안방이라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서 즐길까. 분명히 다시 찾을 곳인데도 마냥 쓰레기투척을 한다.

주변의 식당이나 그외 시설물에서도 오수를 그냥 버리는 듯 하다. 냄새..아니 악취 때문에

얼굴이 자연히 찡그려진다. 정말 짜증난다. 생태공원으로 거듭나게 자신들의 욕심을 조금 버렸다면

더 아름답게 변하고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곳이 되었을텐데...

 

그래도 물이 있고 물고기가 있으니 새들이 있다.멀리 원앙 비슷한 것도 보이고 오리도 있고...

여기저기 시간을 잊은 강태공들은 낚시를 즐기고 있다. 그와 난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목장길을 따라

한바퀴 돌까 했는데 여기저기서 풍겨오는 악취와 기분 나쁘게 만나는 쓰레기와 버려진 것들

때문에 그냥 가다가 말았다. 아니 무언가 동물의 발자국 같은데 이상해서 아무도 없고 외진 곳이라

돌아서고 말았다. 그리고 주변시설에서 그냥 저수지로 흘러 드는 오수의 냄새 때문에

그러지 않아도 머리가 아팠는데 더 아파 돌아 가기로 했다.

 

저수지의 나무들에는 봄빛이 물들어 있다. 약간 연두빛이 나면서 며칠 지나면 잎이 모습을 보일 듯

봄빛이 물들어 있다. 노란 산수유도 살짝 얼굴을 보이고 노란 민들레도 하나 만났다.

올해 처음 만나는 민들레,양지에서 노랗게 피어 있는 녀석,분명 봄이 왔다.

하지만 사람들의 이기심에 얼굴이 찡그려진다. 내가 이곳을 다시 찾게 될까...

고여 있는 물은 썩게 마련이지만 인간의 욕심도 부풀려지고 넘쳐나게 되면 썩게 마련이다.

 

2012.3.26

 

 

 

 

 

 

 

 

 

 

 

 

습지화 되어가고 있다

 

물가에 좌대를 만들어 놓았지만 이용자가 없어 버려져 있다

 

산수유

 

산수유

 

 

 

 

 

 

저수지 속 나무와 어떤 동물의 발자국인지...ㅜ 무섭당 외길인데~~

 

울집 뒤로 아파트 공사하는 곳도 보이네~

 

올해는 노란 나비도 보았고 노란 민들레도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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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큰딸 만나러 가다

 

 

 

작은오빠의 일요일 결혼식으로 하여 옆지기가 월요일을 경조로 쉬게 되었다.

값진 휴가,가까운 곳에 여행을 다녀오자고 미리 이야기를 했었는데 막상 월요일이 되니

큰딸에게 나녀와야 할 듯 하다. 며칠전 병원에 다녀오라고 전화를 했다고 골이 나 있던 큰딸,

지난 주 내게 삐져서 연락도 하지 말라고 하더니 일요일 늦은 시간 전화를 해 왔다.

'엄마,내가 미안해서... 외삼촌 결혼식은 잘 다녀왔어'

녀석 그럴거면서 투정을 부리기는... 반찬들 가지고 올라간다고 하니 오지말란다.

엄마와 아빠가 와도 학원에 있으니 안볼거라면서.. 아무려나..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피곤해서 그런지 결석이 있는 신장에 통증에 있어서 일찍 일어나질

못하겠다. 누워서 조금 찜찔을 하고는 약간 가라 앉은 상태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고는

바로 내가 담은 얼갈이물김치와 친정에서 가져온 열무김치 지난주에 담아 놓은 깍두기며

오이부추김치 달걀장조림을 반찬통에 덜어서 담아 가져갈 것을 준비했다.

오고 가는 길에 먹을까 하고는 빵과 딸기잼 그리고 메밀차도 준비해서 넣었다.

작은오빠 결혼식에서 가져 온 폐백용품중에 대추와 밤을 친정에서 가져왔는데

막내도 몇 개 까서 생율을 싸주고 남은 밤을 모두 까서 큰딸에게 가져다 주기 위해 준비했다.

녀석들은 생밤 깐 것을 잘 먹는다. 그렇게 준비하고 나니 한가방이다.

 

아침 일찍 서둘렀으면 점심시간이나 오전에 도착했을 터인데 평일이라 고속도로가 밀리지 않으니

한시간여 달려서 갈 수 있었다. 도착하니 한시 반경,학원비 결제를 하고 샘과 상담좀 하고..

그러다 잠깐 기다리니 쉬는 시간이라 녀석의 얼굴을 잠깐 보고 가기로 했다.

샘이 말했는지 '엄마,아빠~~~' 하며 밝게 웃으며 나오는 녀석...

오지 말라고 하더니 좋아서 난리다. 쉬는 시간 십분,짧은 만남에 짧은 대화를 하고는

녀석이 사는 방에 가서 방청소도 하고 욕실청소도 하고 냉장고에 있는 빈 통들 정리하고

반찬을 새로 정갈하게 옮겨 넣고 정리했더니 시간이 훌쩍,낙원상가에 구경갔다가 내려 갈까 하고는

시간을 보니 들렀다 내려가면 늦을 것도 같고 피곤하기도 하여 다음에 시간내보기로 하고는

오늘은 딸을 만나고 반찬들 가져다 준 것으로 만족하자며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은 더욱 한산하니 정말 고고씽이다.그냥 바로 집으로 가면 재미가 없다며

옆지기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 가자고 하여 집 바로 근처 휴게소에 들러 떡라면과 우동을

먹었다. 뭐 이른 저녁겸이다. 그렇게 먹고나니 배도 부르고 집에 들어가기도 그러고 하여

집주변 저수지에 들러 한바퀴 산책겸 돌았다.딸 보고 온 것이 여행 다녀온 것보다 더 좋다며

이제 딸들 보러 다니는 것이 여행이 될것 같다며 말하다보니 우리가 부쩍 나이가 든 것 같은..

암튼 하루 별 볼일 없이 지나갔지만 딸의 밝은 얼굴을 보았으니 다행이다.

모두 힘내서 올 한해를 이겨낸다면 꼭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201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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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출발,행복하세요

 

 

 

 

일요일,드디어 마흔 아홉해 독신을 고집한것인지 때가되지 않아 못간것인지

암튼 식구들 속 어지간히 썩히며 그동안 여기서 저기서 터지고 다니기만 하던 울 작은오빠,

드디어 짝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다.

 

전날 왜 내가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인지..암튼 2010년에 먼저 가신 아버지도 생각나고

별별 생각에 잠을 못 이루다 일찍 일어나 결혼식장에 갈 준비를 하는데 정기외출을 하여 집에

와 있던 막내가 수행도 있고 가면 학교에 들어갈 시간과 준비도 빠듯할 듯 하다며 안간다고 하여

옆지기와 둘이 가게 되었다. 서울에 있는 큰딸도 참석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언니가 한복은 모두 찾아 온다고 하여 예식장에서 갈아 입기로 하고 한시간여 일찍 가기 위하여

집에서 정말 이십여년만에 첨으로 화장을 했는데 옆지기도 막내도 어색하다며 지우란다.

그런 얼굴을 보지 않았으니 영 어색하도 하는데 난 이런 날은 화장을 해야 한다며

알레르기도 참고 겨우 하고는 식장으로 향해서 한복을 갈아 입으려고 하는데

식구들은 먼저 갈아 입고 머리단장도 하고 화장도 했다.

 

마지막으로 옷을 갈아 입고 식장으로 향했는데 여기저기 날 보고 이쁘다고 하니 기분은

좋았다. 아는 어닌들이 '예,이십대랑 똑같다..' 빈말이라도 그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훨훨..

멀리서 와 주신 친지들 찾아 인사하고 사진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곤 신부를 찾아 사진도 함께 찍어 주시는데 언니와 난 똑같은 한복을 했더니만

지나가기만 하면 '시누이들 아냐..' 하며 말을 하는 것이 다 들린다.

암튼 내 결혼식도 아닌데 괜히 기분 설레이며,아니 언니랑 올케는 속치마가 얌전한 것인데

어찌 나만 페티코드,철망을 준것이다. 신발도 다른 이들은 꽃신을 주고 난 그냥 평범한 것..

늦게 옷을 맞추러 갔더니만...ㅜ 그래 그야말로 붕한 몸으로 식장을 휘저으며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는..

 

오십을 앞둔 노친네 결혼이라 그런지 사진 찍는 이도 없고 난 내 기록 차원에서 마구마구 눌러

주셨는데 예식이란 눈깜짝 할 사이 지나가 버리고 가족들 사진 찍고 부케 던지고 친구들

자신찍고 했는데 난 그시간에 간만에 꽃단장을 하신 엄마와 오래간만에 모인 친지들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작은엄마랑 고모도 찍으세요.. 애 너희들도 찍자..'

하며서 엄마랑 우리도 찍고 조카들하고도 찍고 사촌들 하고도 찍고 작은집 식구들 하고도 찍고..

암튼 부케 던지는 줄도 모르고 식구들과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곤 바로 폐백을 한다기에 그곳에 가서 식구들하고 밀린 이야기 잠깐 사는 사이

폐백이 시작되어 곧 바로 찍사 노릇을 하느라 마구마구 순간을 담느라 정신이 없고

우리가 받을 때는 사촌들에게 찍으라 하여 겨우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하게 맘에 들지는 않지만

줄거리가 있는 작은오빠의 늦은 결혼식을 모두 담았다.

 

처음에 촛불으 켜고 자리에 앉으시던 울엄마 눈물을 줄줄 흘리고 계시다.

내가 바로 뒤에 앉았으니 보았지... 옆지기에게 내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드리라고 하고는

난 바로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주례사를 하는 동안 앞에 나가 사진을 찍고 돌아오니

울엄마 너구리가 되어 있다. 눈화장을 해 놓았는데 우셔서 그야말로 새까맣게 눈주위가 번져

너구리가 되었던 것. 부모님께 인사할 때 보니 작은올케도 작은오빠도 울고 있다.

울엄마도 우시고... 아버지가 계셨더라면 정말 좋았을 자리인데...

아버지는 마지막 가시면서 늘 엄마께 '작은놈 장가를 보내지 않아 내가 마지막에 눈을 못 감을 것 같어'

라고 늘 말씀하셨다면서 엄마가 아버지 가시고 말씀 하셨었다.

'그런데 어떻게  니아버지 그런 말씀 하시더니 그렇게 편안하게 눈을 꼭 갘고 가셨는지 모르것다.'

라고 하시던 엄마,엄마는 아마도 사람들 없었다면 펑펑 소리내서 우셨을 것이다.

'엄마 울지마셔요..화장 다 번지네.. 좋은 날 왜 우셔.. 이제 좋은 일만 있을거야.'

라고 해서 겨우 눈물을 진정시켜 놓았는데 계속 눈을 못 뜨고 계시던 울엄마...

 

그래도 예식이 끝나고 '엄마 우리랑 사진 찍자..언제 이렇게 꽃단장 할 날이 있겠어..'

했더니 '사진 안 찍어... 지랄한다.. 뭔 사진이래..' 하시더니만 잘도 찍으시던 울엄마,

그렇게 하여 엄마랑 모처럼 꽃단장 한 울 딸들이 함께 사진도 찍고 사위랑도 찍고

혼자 되신 작은엄마랑 고모랑도 찍고 식구들과 추억의 사진을 마구마구 눌러 주셨다.

예식이 끝나고 바로 자유여행으로 신혼여행을 가겠다는 작은오빠와 작은올케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막내를 학교에 들여보내기 위하여 준비를 하고는 시골에 갈 준비도 했다.

막내는 식장에 가지 못한 것을 사진으로 만나고 학교에 들어갔다.

막내를 보내고 언니와 함께 친정으로 향하여 큰오빠네와 함께 엄마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아버지가 없으니 늘 빈것 같은 느낌,하지만 이제 작은오빠가 짝을 찾았으니 덜하리..

그리고 겨울엔 큰오빠의 딸도 결혼식을 하게 되었다. 조카사위를 보게 된 것이다.

올핸 정말 바쁘게 생겼다. 울딸들 대입도 있어서 위로 아래로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친정엄마와 저녁을 먹고 큰올케와 오빠는 먼저 가고 언니와 난 남아서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다

쓸쓸해 하지는 엄마를 혼자 남겨 놓고 오기가 무엇해서 밤 11시 넘어서까지 있다보니 피곤,

언니네 들려서 엄마의 김장김치를 그곳에 가져다 놓았다고 해서 김치도 담아오고

언니가 준 막걸리에 간장에 잰 달래도 얻어 오고 그렇게 하다보니 집에 오니 12시가 훌쩍 넘었다.

피곤한 하루,생각해보니 정말 긴 하루였다. 지나고나면 별거 아닌데 준비하는데 탈도 많고

말도 많고..그래도 무사히 모든 일이 끝나고 신혼부부는 여행 잘 떠나서 다행이다.

엄마도 이제부터는 두다리 쭉 펴고 주무실 듯 하다. 모든 시름 다 내려 놓으시고 건강하시게

그저 오래오래 우리 곁에서 사시길 바랄 뿐이다.

늦은 출발을 하는 울오빠는 남들보다 배로 행복하게 살기를...

 

201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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