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몽이 학교에 갔어요
티보 귀숑 글, 프레데릭 피요 그림, 김영신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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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첫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미소가 떠오르기 시작해서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때까지 떠나지 않던 책이다. 미소로 시작해서 미소로 끝나는 책이라고나 할까?  ' 개조심! 사납고 무시무시한 개 있음' 이라는 말이 뭐가 그렇게 웃기냐고?  비실비실 미소가 삐져 나오게 된 이유를 정확하게는 설명하지 못하겠지만서도, 아마도 리즈가 " 큰" 소리쳤어요. 라는 문장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 전에 물론 " 이젠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 " 라고도 했고, 그 뒤를 이어서 가족 " 모두" 기분이 아주 좋았다는 말에서도....흠...이쯤되면 눈치를 못채는 것이 이상하지 않겠는가. 여기엔 분명 함정이 있다. 함정이 아니라면 조금은 커다란 허풍이... 과연 이 가족들이 한마음으로 허풍을 떨게 된 이유는 무엇일일까? 그것은 바로 ....


 

그들이 키우는 개 에드몽의 상태가 이랬기 때문이다. 사납기는 커녕 짖지도 못하는 개가 가족을 지킨다는 건 아무리 봐도 무리. 하지만 한눈에도 소심하고 겁많아 보이는 에드몽이 귀엽기는 하다. 비록 그가 집을 지키지는 못할 지라도 가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는건 분명해 보인다. 다만 문제라면 요즘 이 동네에 도둑이 기승을 부린다는 점. 해서 가족들은 의논끝에 명망높은 '집 지키기 훈련 학교' < 성 베르나르>에 에드몽을 입학시키기로 결정 한다. 거기에만 다녀오면 에드몽도 용감한 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기대에 차서 에드몽을 스쿨버스에 우겨 넣는 에드몽의 가족들. 과연 에드몽은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용감한 개로 거듭날 수 있을까? 


과연 어떻게 될까요? 에드몽은 진짜로 용감한 개가 될 수 있을까요? 라는 것이 궁금해서 계속 페이지를 넘길 수밖엔 없었던 책이다. 물론 에드몽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학교에서도 난리 부르스를 춘다. 각 학과마다 난처하거나 당황하거나 쩔쩔매거나 어정쩡하거나 , 나에게 왜 이러셔요? 라는 듯한 에드몽의 표정이 압권으로, 조카 읽어주려고 고른 책인데, 페이지를 열자마자 내가 웃고 말았다. 난 아무래도 루저 증후군 , 뭐 이런게 있는 모양이다. 완벽한 사람이나 동물보다는 약간 루저스틱 한 사람이나 동물에게 마음이 간단 말이지. 해서 완벽하게 소심한 이 개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더라. 물론 에드몽을 키우는 주인들 입장에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이 개가 불만스러울지  모르지만서도, 짖지도 이빨을 드러내지도 못하는 이 개가 나는 너무도 사랑스웠다. 해서 아가들용 동화책임에도 낄낄대고 웃으면서 고모 미소 함박 지으면 본 작품이 되겠다. 그나저나 요즘 작가들은 어쩜 이야기를 이리도 맛깔나게 잘도 쓰는지 말이다. 지금 내가 아기로 태어난다면 동화책 보는 재미로 정말 신 날 것 같다. 왜냐면 내가 어렸을 적 봤던 동화책이라곤 생쥐가 나오는 것이 유일했는데, 볼게 그것뿐이라는 이유로 닳고 닳도록 읽어댔었다. 그 여파때문인가? 아직도 나는 생쥐가 나오는 동화를 보면 뭔지 모르게 끌린다. 마치 자석처럼...아마도 어린 시절의 각인 효과 때문인가보다.  아...하려던 말이 옆길로 샜네. 그러니까, 요즘은 동화책이 다 너무 재밌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소재도 신선하고, 다양한데다, 그림은 귀엽거나 앙징맞거나 세심하거나 ...더군다나 이야기도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니, 아이가 부러운 내 마음 이해가 가실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어른 입장에선 이런 동화책이야말로 땡큐라는 것이지. 마음 놓고 읽어줄 수 있으니 말이다. 거기다 어른이 읽어도 재밌어~! 그러면 다 된거 아니겠는가. 어떻게 이보다 더 나은걸 바라겠어? 읽어주는 어른도 재밌고, 듣는 아이도 재밌는 동화책이라면 그거야말로 우리 모두가 바라는 동화책 아니겠는가. 하여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들이나 기타 등등님들에게 추천. 웃깁니다요. 아무리 냉소적인 사람이라도 절로 미소가 새어 나오는 책이여요. 그리고 루저인 듯한 개가 주인공이긴 한데,  뭔가 뭉클한 감동으로 끝을 맺어요. 이상 끝. 여기에 무슨 말을 덧붙이든 사족이 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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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베가 박물관을 만들었어요! 모두가 친구 27
오실드 칸스터드 욘센 글.그림, 황덕령 옮김 / 고래이야기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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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저 저 페이지만 보고는 이 책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생각이라기 보다는 직감이라고 해야 겠지. 책을 받아들고 딱하니 펼쳐 드는데, 다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정말 이 책은 괜찮을 것 같은데 라는. 더불어 약간의 설레임과 내용을 알고 싶은 조바심, 그리고 흥분되는 감정이 몰려 들어왔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 어째서 드는지는 나도 설명할 길이 없다. 하지만 기원을 따라가 보면 초등학교 시절 도서관에서 새 책을 받아들고 느끼던 감정에서 비롯된 듯하다.( 난 초등학교 시절, 어린이 사서로 1년간 일한 적이 있는데, 새로 만든 도서관이라서 대부분의 책들이 다 새 책이었다.) 어른이 되고 난 지금, 그냥 안다라고 말하면 건방지게 들려올까? 이 정도의 책이라면 좋은 책이라는것을 안다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 책의 어떤 독특함이,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참신함이 나를 설레게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그 모든 것이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그 이상의 것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나도 알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좋은 책이라는 느낌이 왔고, 그 느낌이 맞았다는 것!  첫 페이지의 첫문장인 < 이 아이는 쿠베여요.>를 " 이 아이가 쿠베에요." 라고 번역하면 읽기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상관없다. 내가 알아서 바꿔 읽으면 되니까.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통나무 몸통을 가진 쿠베라는 아이는 활짝 웃지도, 그렇다고 무표정하지도 않는 표정으로 우리는 맞는다. 내가 쿠베여요. 라고. 그의 비주얼이 그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나는 정직하고 진실하며 순진하지만 그렇다고 어리석지는 않아요, 라고. 우리가 아이들을 볼때 흔히 보게 되는 표정이다. 우리가 사랑할 수밖엔 없는... 그들의 순진무구한 표정 뒤로, 우리가 열광하게 되는건 그들의 열정이다. 다만 문제라면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짐작할 수 없다는 것. 그들은 그저 그것이 좋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열정을 가지고 해내기에 종종, 그 결과물로 인해 난관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행운의 화요일마다 숲에 가서 환성적인 모든 것들을 주어 모으던 쿠베는 자신의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묘미라 하겠다.



일단 이 책을 읽으면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누군가의 열정을 지켜보는건 흐믓한 일이니 말이다. 거기에 아이들의 열정을 무시하지 않고, 지지해주고, 조언을 해주는 어른들의 모습은 얼마나 근사하던지... 쿠베가 자신이 주어온 물건들때문에 수납할 공간이 부족해지자, 집에 박물관을 만들겠단 생각을 해내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실행에 나서는 과정들이 흥미롭기 그지없었다. 박물관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자신이 모아온 물건들을 관람하는 것을 흐믓하게 바라보던 쿠베가 결국 박물관을 닫게 되는 결정을 하게 되는 과정은 또 어떤가.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흔연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숲에서 환상적인 것들을 줍는 것이 그의 열정이라서 모으긴 하지만 그것으로 자신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는 모습이 얼마나 아이답던지...우리 어른들이라면 자신이 성취한 것에 눈이 멀어서 쉽게 그것을 놓아버리지 못하기 일쑤인데 말이다. 아이다운 천진함과 순수함으로 자신의 열정을 무언가로 바꾸어 가는 모습이 귀엽고 대견하기 그지 없었다. 그런 모습을 몸매만으로도 충분히 어필하는 쿠베라는 캐릭터가 신선하고, 그에게 조언을 해주는 할머니의 현명함은 고개를 숙이게 한다. 나 역시도 그런 현명한 어른이 되었음 하고 바라마지 않지만서도, 바람처럼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쿠베의 할머니처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아이의 열정과 꿈을 꺽는 그런 어른은 되지 않았음 싶을 뿐이다.


그림은 귀엽고 앙징맞으며, 섬세하고 정성스럽게 그려진 티가 난다. 빡빡하고 논리적인 설명조의 그림이 아니라, 여백이 많은 그림체가 오히려 독자의 눈을 사로잡고 설득력을 더 갖게 된다는 것이 이 작가의 장점. 낯설은 그림체지만 처음 본다고 해도 이물감없이 동화화게 하던, 유머와 인간미가 배어든 좋은 동화책이였지 싶다. 완벽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완벽 이상의 무언가가 있던 책, 간만에 괜찮은 동화책을 발견해서 무척 기분이 좋았던 작품이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여전히 이렇게 읽을만한 동화책들을 새롭게 창작해낸다는 것은 얼마나 뿌듯한 일인지... 인간의 창작력이여~~~ 영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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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수 글, 서정은 그림 / 서울문화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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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책을 사려고 검색창을 두둘기다 이제 메플이 두달에 한번씩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아이들이 얼마나 기다리는데, 이러시면 어떻해요 라고 항의하고 싶은 마음. 그래도 폐간이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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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메이플 스토리 오프라인 RPG 71 코믹 메이플 스토리 오프라인 RPG 71
송도수 글, 서정은 그림 / 서울문화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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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플을 사줘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조카가 이걸 일부러 들고와 꼭 나에게 읽어준다는 것이다. 내가 읽는걸 지켜 보면서 흐믓하게 바라보는 녀석이 어찌나 귀여운지, 녀석의 모습에서 내 모습이 투영된다. 내가 녀석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었을때 녀석 기분이 이랬겠구나 싶은...어쩌면 조카도 별 재미도 없는 동화책을 내가 흐믓하게 바라본다는 이유로 억지로 읽었을지도 모른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그래서 나 역시도 메플을 읽으면서 재미는 척 한다. 가끔은 재밌을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 것이 왜 재밌는지, 아이들이 왜 이걸 이렇게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럴때 나는 내가 진짜로 어른이구나 싶다. 그리고 생각한다. 작가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어른이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글을 쓴다는 것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고. 그래서 메풀의 작가에 대한 시선을 달리 하기로 했다. 누군가 좋아한다면 그만의 이유가 있는 것이며, 어쩌면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존중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 의미에서 메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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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메이플 스토리 오프라인 RPG 70 코믹 메이플 스토리 오프라인 RPG 70
송도수 글, 서정은 그림 / 서울문화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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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사지 않기로 작정한걸 포기하고 매달 20일쯤이 되면 자동적으로 산다. 살다보면 때론 포기나 체념이 훨씬 경제적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라건대, 내달에는 아무런 갈등 없이 주문할 수 있었으면...난 아무래도 갈등 구조에는 취약한듯 보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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