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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내 마음을 충전합니다 - 이근아 그림 충전 에세이
이근아 지음 / 명진서가 / 2019년 9월
평점 :
충전이 필요한 지금!!
그림으로 내 마음을 충전합니다( 이근아 그림 충전 에세이 / 명진서가 펴냄 )는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서 발버둥치다 에너지가 바닥난 날, 글쓴이가 위로받는 방법을 쓴 책이다. 이 책의 지은이 이근아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유학까지 다녀온 그녀는 결혼과 육아에 갇혀 힘들어한다. 마음은 사회에서의 커리어를 쌓고 싶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가 4개월이 되었을 무렵, 그녀는 취업을 생각한다. 경단녀인 그녀에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서울에 사는 그녀에게 제주도의 미술관에서의 일자리가 들어온다. 그녀는 4개월인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취업을 결정한다. 하지만 떠나기 마지막 날, 그녀는 그 일을 거절한다. 그녀는 엄마였다.
그렇다. 이 책은 엄마의 자리를 지키고자, 사회인으로서의 나를 포기한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엄마라는, 아내라는, 주부라는 자리. 그 자리는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다. 그리고 저절로 얻어지는 자리도 아니다. 결혼과 동시에 시작된 시댁과의 갈등, 그리고 단절. 이 모든 것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이 책에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많은 내용들이 나와 있었다.
그림 속의 남자를 살짝 들어내고
그 자리에 내가 앉아 본다.
눈을 감고 공기의 흐름이 전하는
나무의 향을 느껴본다.
평화로운 풍경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누군가 옆에서, 뒤에서
부지런히 움직여줘야 한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조력자로 부른다.
나 역시 남편에게 그런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조력자와 하녀는 한끗 차이임을
매일매일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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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희생할 필요는 없지 않니?’ 이 말처럼 참 편한 말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 희생이 항상 ‘나’라는 것이다. 모임이 겹칠 때, 친정과 시댁, 그 선택의 순간에 항상 희생해야 하는 것은 거의 대부분 ‘나’이다. 물론 남편은 친구 모임에 나가라고 한다. 자기가 아이들을 볼테니...... 하지만, 결국 나는 포기하고 신랑은 모임에 나간다. 이건 비단 나만이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남편들은 말할 것이다. 못 가게 했냐고, 나가라고 하지 않았냐고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한다. 읽으면서 저자의 지친 마음이 너무나 이해되었다.
어떤 큰 위안의 말이 이 책에는 있지 않다. 하지만, 주부, 엄마, 아내, 며느리, 딸로서의 고단한 일상이 이 책에 나와 있다. 잠을 자고 싶지만, 깊게 자지 못하는...... 쉬고 싶지만, 편히 쉴 수 없는 그런 고단한 일상을 말이다. 읽으면서 눈물이 또르륵 났다. 그림으로 그런 순간을 위안 받고, 충전하는 그녀가 너무 대견하고 안쓰러웠다. 조금은 쉬라고, 등을 토닥여주고 싶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커란의 그림에서처럼 이렇게
한 방향을 보고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이다.
나는 나와 같은 시대를 살며
허들에 걸려 넘어진 여성들에게
자주 감정 이입된다.
사회에서 잘 버티고 있든
못 버티고 가정으로 들어갔건
중요하지 않다.
지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하루하루 성장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각자 자신의 에너지를
바닥내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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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많이 공감이 되고 또 슬픈 감정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소개해준 그림과 글들은 나의 마음을 또 위로해주었다. 이 책은 육아와 사회생활이 힘든, 우리에게 많은 위안을 주고 있다. 이제 조금은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그녀가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