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여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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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추리소설인줄 알았더니 로맨스소설이었던 이야기!

모든 것은 출판사의 실수에서 시작됐다.
‘천사들의 동행’, ‘천사의 기억’ 등 톰 보이드의 ‘천사 3부작’ 중 두 편이 이미 전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으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2권 디럭스 에디션 10만 부가 절반쯤 백지상태로 만들어진 것이다.
톰의 오랜 절친이자 출판 에이전트인 밀로는 이미 6개월째 시련의 아픔을 술과 약으로 달래며 두문분출하던 그를 다시 세상 밖으로 끌어낼 시도를 했고, 그 때 파본 10만부 중 한 권을 톰의 집에 두고 왔다.
그 날 밤 휘몰아치던 폭풍우와 함께 톰의 집에 흠뻑 젖은 알몸으로 한 여자가 나타난다. 자신이 톰의 소설 속 여주인공이라고 주장하는 여자 ‘빌리’. 여자의 말을 믿을 수도 없고, 파탄 나버린 자신의 인생에 그녀를 받아줄 여유도 없는 톰. 사실 그는 전작의 성공으로 아직 쓰지도 않은 천사 시리즈 3권의 판권까지 출판사와 계약을 마친 상태지만, 전 연인 ‘피아니스트 오로르’르와 헤어진 이후로 단 한 줄의 글도 쓰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그런 톰에게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오직 나머지 소설을 쓰는 방법 뿐이라고 재촉하는 ‘빌리’. 이 둘은 각각 자신들의 원래 자리인 베스트셀러 작가와 책 속 주인공으로 돌아가기 위해 위험한 동행을 시작하게 된다.

소설이니 그럴 수 있다 믿었고, 수영장에서 쓰러진 빌리가 잉크를 토해냈을 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철썩같이 믿었던 기욤 뮈소 작가님한테 제대로 뒷통수를 맞았지만 오랜만에 ‘그리고 그들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고전적인 행복한 결말을 보게 돼서 덩달아 행복해지고 말았다. 10년도 더 된 작품이 새단장을 하고 우리 앞에 다시 나왔는데도, 어디 하나 촌스러운 느낌 없이 여전히 사랑스럽고 멋지다. 시간나는대로 그 시절 젊은 청년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우리집 책장 속 먼지 쌓인 그의 작품들을 다시 꺼내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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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눈뜰 때 소설Y
이윤하 지음, 송경아 옮김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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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서양적인 SF와 지극히 한국적인 민간신화가 만나 새로운 전설을 써내려 가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계 최초 휴고상에 노미네이트 돼 주목받고 있는 이윤하 작가의 신작 '호랑이가 눈뜰 때' 이야기다.

‘천 개의 세계’에는 인간과 호랑이, 용, 이무기, 구미호, 천인, 고블린(도깨비) 등 다양한 종족이 살고 있다. 열 세 살 ‘세빈’은 용맹하고 영리하기로 명망 높은 용기 세계 주황 부족 출신의 호랑이령으로, 언젠가 환 삼촌처럼 우주전함 선장이 되는 게 꿈이었다.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된 날, ‘우주군’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은 세빈은 동시에 자신의 롤모델이었던 ‘환 삼촌’이 우주군의 반역자로 쫓기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우주군에 첫 발을 내딛은 날, 생도로써 받아야할 사전 훈련도 없이 곧바로 우주선 ‘해태호’에 오르게 되고 심지어 알지 못할 적으로부터 우주선이 공격받아 위기를 맞게 된다.
급기야 함께 우주선에 오른 ‘백 지(사람)’, 선배 ‘유나(천인)’, 남규(이무기) 생도들과 고립되고만 ‘세빈’은 각각이 가진 능력을 이용해 사태파악에 나선다. 그 과정에 세빈과 함께 탑승했던 조사관 ‘이’와 그의 조수 ‘민(구미호)’을 다시 만나게 되지만,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해태호에 나타난 적이 그토록 동경하고 믿어왔던 ‘환 삼촌’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삼촌의 편에 서면서도 세빈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부족에서는 마냥 어린아이 취급만 당하던 ‘주황 세빈’이 위기를 만나 성장해가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종종 잘못된 방향으로 가기도 하고 실수도 하지만, 결국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며 어른이 되는 것처럼, ‘세빈’ 역시 우여곡절을 겪지만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향해 나아간다.

‘호랑이’와 ‘구미호’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신화이야기를 SF로 풀어내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해내는 이윤하 작가 특유의 상상세계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미 디즈니+ 시리즈 영상화가 확정된 작품을 소설Y클럽을 통해 ‘정식출간 전 ‘대본집’을 읽어 볼 수 있어서 설레는 시간이었다. 글이 영상화되는 것은 또 전혀 다른 작품이 되는 것이라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나올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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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의 방 나비클럽 소설선
홍선주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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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 켠이 뚫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 끔찍한 일을 당했다. 살해 당했다. 범인은 얼마전부터 갑자기 약을 끊은 조현병 환자였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사이코패스였다. 불행한 어린시절을 겪으면서, 누군가에게 학대받으면서 소시오패스가 되었다더라."
분명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다. 아니 분명 가해자가 있는데도, 피해자들이 온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책임을 물 수 있는 가해자가 없다. 아파서, 가해자 역시 한때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어서 그 트라우마로 그랬단다. 그러니 안타깝지만 참으란다. 여기까지가 최선이란다.
말도 안되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양산한 사회 구조와 나라를 탓해보지만, 어딘지 깔끔하지 않고 매번 답답함만 남는다. 그 어느 순간에도 아무 이유없이 다치고 억울한 죽임을 당한 이들에게 '오케이, 여기까지!'라니.

그런 의미에서 홍선주 작가님의 이야기는 우리가 내내 마음에 담아두고 차마 못 꺼내던 것들을 구체적으로 기술해내면서, 답답했던 부분을 일정부분 해소시켜 준다.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을 다시 되돌려주기도 하고, 사랑을 얻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며 마침내 자신의 성공에 도취된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 커플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조직에 전혀 동화되지 못하고 잘못된 신념으로 스스로의 삶을 파멸로 이끄는 무대포신입사원과 거기에 약간의 양념을 쳐주는 선배 이야기는 요즘 직장생활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환청'을 듣는다든지 '환영'이라는 흔한 소재를 한 작품조차도 그동안 우리가 알던 시점을180도 뒤집어 표현함으로써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다섯 편의 작품 중 '푸른 수염의 방'과 '최고의 인생 모토'를 통해서 꽉 막힌 속이 좀 트이는 듯한 대리만족을 느꼈고, '연모'는 다른 듯 비슷한 두 사람이 만나 결국은 서로를 위해, 세상을 위해 잘 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책으로 묶인 단편들이 이렇게 닮은 듯 다른 모습으로 쓰여진 것을 보니 작가님의 내공이 장난 아닌 듯 한다. 그래서 오늘부터 나혼자 '작가님과 1일'을 외쳐본다. 홍선주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어봐야겠다.

#푸른수염의방 #홍선주 #나비클럽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한번시작하면뒷이야기궁금해서못참아요 #미스터리 #SF #스릴러 #가족비극 #상처 #조현병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꼬인인생풀기쉽지않네요 #홍성주라는장르 #이름이곧장르가된다 #딸들아아무나만나고다니면안된다 #멀쩡한남자일수록다시보자 #근데멀쩡한남자찾기도어렵 #딸만둘인데세상이너무무서워요 #재밌는데뭐라설명할방법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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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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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블랙 쇼맨 시리즈의 등장에 2년 전에 사두었던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사건'을 부랴부랴 꺼내 읽었다.
전작을 읽지 않았다고 해서 글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미리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마요와 삼촌 다케시의 관계며 다케시가 운영하고 있는 술집 '트랩 핸드(함정의 손)'의 연관성에 대해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으니 훨씬 이해도가 빨랐던 것 같다. '블랙 쇼맨'의 정체에 대해서도.

그간 매 작품마다 사회적 이슈를 교묘하고도 절묘하게 녹아내는 게이고님의 글발에 놀라곤 했는데, 이번 작품들은 시선이 좀 달라진 것 같다. 전지적 개인시점이라고 해도 무방할만큼. 그만큼 나역시 평소 즐겨보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나 '용감한 형사들' 등 지나간 사건을 재구성해 보여주는 진짜 남의 이야기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 멘션의 여자
낳았다고 다 부모가 아니다. 같은 뱃속에서 나왔다고 다 같은 형제자매가 아니다. 남보다도 못한 그들을 피하기 위해 죽어서도 죽을 수 없는 그녀의 이야기. 현대의학의 기술을 빌리지 않는 한 어려울 것 같은 상황설정이지만, 그들을 향한 분노와 상처만큼은 백만 번도 더 이해가 됐다.

📚 위기의 여자
최근 드라마나 영화 소재를 자주 등장하기도 하고 실제 뉴스에서도 공공연하게 발생하는 사건. 분위기 있는 바에서 '블루 하와이'도 마시고 '비트인 더 시트'도 마시면 좋겠지만, 현실 속에서 다케시 같은 술집 주인을 만나기도 어렵거니와 작정하고 속이고자하는 이들을 걸러내기란 쉽지 않다. 감언이설에 속지 말자. 직접 보지 않은 건물이나 계좌내역은 믿지도 말자. 휴대폰 속 사진은 얼마든지 조작 가능하다.

📚 환상의 여자
앞날 창창한 친구의 미래를 위해서 대단한 노력과 섭외력을 보여준 우정은 인정한다. 하지만, 내가 만일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작정하고 날 속인 것을 알게 된다면 아무리 그 의도가 선하더라도 용서가 안 될 것 같다. 우리 앞에 나타난 이후로 시종일관 모두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시크한 모습을 보였던 다케시가 이런 말도 안되는 연극에 동참했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님의 요청으로 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 공개됐다는데, 전작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사건'의 프리뷰작품 같기도 하고, 다음 작품을 위한 맛보기 같기도 한 느낌이라 곧 다음 이야기가 나오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500쪽 분량의 장편조차도 단편처럼 느끼면서 읽게 만드는 '게이고 신'인지라 신간을 읽을때마다 다음 책 발간에 대한 기대와 목마름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번 책은 짧아도 너무 짧아서 당분간 좀더 심하게 '다음책앓이를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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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강원도 여행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7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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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게 강원도는 단순히 '쉼'을 주는 여행지였다. 내가 태어난 곳 전라도에서는 너무 멀어서 여행조차 엄두가 안 났던 곳, 그러나 서울에 살면서 교통까지 발달하고 보니 맘만 먹으면 당일치기로도 다녀올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이었다.

그렇다. 단 한 번도 '역사유적지로서의 강원도'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리도 무식할 수가. 황윤 작가님의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강원도 편 덕분에 강원도에 대해 새롭게 배우게 됐다.

역시나 첫 장부터 당황스럽다. 강원도 여행이라더니 시작이 경주다. 교통이 발달한 지금도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경상도에 있는 경주와 강원도는 제법 먼 거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를 빼놓고는 강원도의 역사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둘 사이가 긴밀하다.

애당초 후사가 없던 신라의 선덕여왕이 죽자 당시 서열이 가장 높았던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후손 김주원을 왕으로 옹립하고자 했으나 생각지 못한 자연 사태로 선덕여왕의 사촌동생 김경신에게 왕의 자리를 뺏기고 만다. 이 후 김경신(원성왕)이 김주원을 명주군왕으로 봉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명주'가 바로 지금의 '강릉'이다.
또한 우리가 일본과 독도분쟁이 한창이었을 때 그 증거자료로 거론되는 인물인 '이사부'가 활약한 부임지가 강릉, 삼척 일대이다. 위험한 일이 생기면 일단 먼저 줄행랑부터 치고, 솟아날 구멍만 찾는 지금의 위정자들과 달리 그때는 귀족들이 앞장서 전쟁에 나가고 위험에 뛰어들었으니 이사부 뿐만 아니라 진골출신 귀족들이 신라의 수도 '경주'가 아닌, 산새도 험하고 위험한 변방 도시 강원도에서 활약한 것도 이해가 된다. 신라의 꽃이라 불린 '화랑'들 역시 낭도들을 이끌고 자주 동해안 일대를 방문했으며, 이때 우연히 부딪친 주변국들의 군사들과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고 한다. 황윤작가님은 화랑들이 지금으로 치면 G.P.같은 국경지대에 극기훈련을 다닌 것이라고 표현해 바로 이해가 됐다.
이외에도 언젠가 삼척여행길에 보았던 '용을 탄 여인'의 모습이 '수로부인'이라는 것과 책 표지에도 그려져 있는 강릉 월화정의 '편지를 물고 있는 노란 물고기' 이야기의 주인공 '연화부인'까지 기대 이상으로 강원도에 재미난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강원도 여행을 경주에서 출발하는 모습도 신기하고, 뭣보다 대중교통을 통해 당시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과거로의 여행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렇게 직접 다니면서 버스도착 시간이나 대중교통 이용, 인적 드문 강원도에서 택시를 이용해 유적지를 돌아보는 방법, 틈틈히 맛집 소개까지 해주니 이 책이 바로 진짜 '여행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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